민주, 국힘보다 낮은 지지율에 술렁…지도부 “일시적 착시” 외면
‘지도부 전략부재’ 질타
- 수정 2025-01-22 08:43
- 등록 2025-01-22 06:00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최근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지도부는 ‘가짜 뉴스’와 ‘보수층 과표집’에 따른 ‘일시적 착시현상’임을 강조하며 ‘탄핵심판과 내란범 재판이 본격화하면 바로잡힐 것’이라고 안심시키지만, 이런 흐름이 2주 넘게 지속되자 당내에선 지도부의 ‘무사안일’과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최근 여당 지지율 상승세를 두고 “정치 고관여층이라고 할 수 있는 우파 세력이 결집하면서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했다. 보수 지지층이 과표집되는 부분이 있는 거지 민심 저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이런 인식은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여론조사 특위)를 꾸린 데서도 드러난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편향되게 설계된 여론조사들의 확산력을 차단하면 여론 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란 인식이 읽힌다. 이날 첫 회의를 연 여론조사 특위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표본 표집 정보를 더 엄격히 명시하게 하고, 조작·왜곡이 의심되는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적극적으로 이의 신청을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최근의 예상 밖 여론 흐름을 ‘편향된 조사’나 ‘보수 과표집’ 탓으로 돌리는 지도부에 대해 “지엽적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편향이니, 과표집이니 하다가 결과가 갑자기 좋게 나오면 그때는 뭐라고 할 건가? 더 잘하라는 질책으로 받아들이고 실력 있고 신뢰할 만한 수권정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당 지지율이 흔들리자 비이재명계도 참았던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지율이 정체된 건 중도층이 느끼는 이 대표의 스타일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안 때문인데, 당이 이 문제를 직시하길 꺼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명계는 이런 문제제기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 방에선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고민정 의원이 “일시적 출렁임일 수 있지만, 이런 결과가 지속되는 것에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한 친이재명계 의원이 비꼬는 투로 맞받아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친명계 안에서도 자성론이 나온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여당은 위기가 닥치니 본능적으로 뭉치는데, 우리는 이 대표 지지율은 30%대고 나머지는 다 한자릿수로 나오니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당 전략기구에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해 17일 결과를 공개한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3%)에선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은 36%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여심위 누리집 참조).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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