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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8일 월요일

문 대통령 “3·1독립정신, 패권적 국제질서 거부”

일본 향해서는 “역사 직시하고 이웃나라 상처에 공감해야” 기자명 이광길 기자 입력 2022.03.01 11:03 수정 2022.03.01 11:14 댓글 0 “그러나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거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코로나 위기 속에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강대국의 횡포 속에서 ‘지정학적 단층선’에 위치한 한반도의 진로를 3·1독립정신에서 찾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으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라며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예술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 기념식이 열린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문 대통령이 2017년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운동의 공적을 후손들이 기억하기 위해 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할 것을 약속한 데 따라 제103주년 3·1절에 맞춰 개관했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 기념관에는 3·1독립운동의 함성이 담겨있다. 풍찬노숙하며 나라의 독립에 한평생을 바쳤던 지사들의 애국심이 담겨있다”며,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역사는 평범함이 모여 위대한 진전을 이룬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역사”라고 밝혔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가난한 나라”가 “평범한 국민들의 힘”으로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3·1독립선언서는 운동의 목적이 “빛나는 민족문화를 맺고”, “세계 문화에 이바지할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했으며, 백범 김구 선생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이라 했는데, 한 세기 지난 지금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가 세계를 뒤덮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BTS와 기생충, 오징어게임 열풍을 거론하며 “우리 문화예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라고 잘라 말했다. “차별하고 억압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문화예술의 창의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문화예술은 끊임없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정부 요인과 독립유공자 후손, 광복회 및 종교계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추모의 시간,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의 순서로 진행됐다. 관련기사 문 대통령, 북 겨냥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 갖춰” “이정재·정호연 수상, 문화예술인 열정과 발전된 민주주의 결과”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오늘부터 방역패스 모두 없어진다…확진자 동거인도 격리 안 해

4개월 만에 중단…QR인증·음성확인서 제시 안해도 돼 동거인은 전원 수동감시로 전환…방역 계속 완화 연합뉴스 등록 2022.03.01 09:53:13 식당·카페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중단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식당·카페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중단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1일부터 전국에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시행이 중단된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의 동거인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확진자 폭증에 따른 관리 여력 효율화,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 등에 따라 방역 조치들을 계속해서 풀고 있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식당·카페 등 11종의 시설,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전면적으로 중단했다. 방역패스 중단은 작년 11월 도입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이나 행사 입장 시에 QR코드를 인증하거나 음성확인서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 방역패스 해제 시설은 ▲ 유흥시설(유흥주점·단란주점·클럽·나이트·헌팅포차·감성주점·콜라텍·무도장) ▲ 노래(코인)연습장 ▲ 실내체육시설 ▲ 목욕장업 ▲ 경륜·경정·경마, 카지노 ▲ 식당·카페 ▲ 멀티방 ▲ PC방 ▲ 스포츠경기장(실내) ▲ 파티룸 ▲ 마사지업소·안마소 등 11종의 다중이용시설이다. 또 ▲ 의료기관 ▲ 요양시설·병원 ▲ 중증장애인·치매시설 ▲ 경로당·노인복지관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입원·입소자 면회 때 적용하던 방역패스도 중단된다. 50인 이상 대규모 행사·집회에 적용되던 방역패스도 해제된다. 단, 대규모 행사·집회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최대 참여 인원은 접종여부와 상관없이 299명까지로 제한된다. 보건소는 이날부터 음성확인서 발급 업무를 하지 않는다. 정부는 4월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도 잠정 철회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방역정책의 중심이 '고위험군·자율방역'으로 이동했고, 방역패스 효력 중지 소송에 따른 정책 혼선 등을 고려해 방역패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잠정적인 것으로 향후 새로운 변이 발생, 백신 접종 상황 등에 따라 방역패스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밀접 접촉자 격리 지침도 바뀌어 확진자의 동거인은 모두 수동감시 대상이 된다. 그동안 동거인 중 백신 미접종자는 7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접종완료자는 격리 의무를 지지 않았으나, 이날부터는 예방 접종력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격리 의무를 해제하고 수동감시를 한다. 수동감시란 관할 보건소가 제시한 주의사항을 자율적으로 준수하면서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애쓰는 것을 말한다. 보건소는 수동감시 시작일로부터 10일간 외출 자제, KF94 마스크 상시 착용, 감염위험도 높은 시설 방문 자제, 코로나19 의심증상 발생 시 의료기관에서 진료 등 핵심 수칙을 지켜줄 것을 권고했다. 검사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동거인으로 분류된 직후와 6∼7일째에 각각, 총 2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3일 이내에 PCR 검사를 받고, 6∼7일째에 신속항원검사(60세 이상은 PCR)를 받으면 된다. 새 기준은 이날부터 기존의 격리·검사 대상자에게 소급 적용된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3만명 중·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13만3천917명이었다. 신규 확진자는 주말·휴일의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사라지는 2일부터 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연구기관은 대선일인 오는 3월 9일 일일 확진자가 23만명 이상이 되고, 재원 중인 중환자는 1천2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3월 초∼중순, 신규 확진자는 최대 18만∼35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이재명, 안·심에 '연정' 제안... "각자 특장점 분야 맡자"

[현장] "민주당 '정치개혁' 당론 결정... 이미 대통령 당선 이상의 성과" 22.02.28 17:08l최종 업데이트 22.02.28 17:49l글: 김성욱(etshiro)사진: 이희훈(lhh)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의 '정치개혁' 연대와 관련해 "안 후보도 새정치의 이름으로 원했고, 심 후보도 소수 정의당의 이름으로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지 않나"라며 "이제 각자가 국민에게 인정받는 만큼의 정치적 몫을 갖고 연합정부의 일원으로 참여해 각자의 특장점이 있는 부분을 맡아 실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자"라고 밝혔다. '연정'까지 언급하며 두 후보에게 구애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동대구역 앞 유세에서 "진정한 정치 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들에게 10% 지지 받는 정치세력은 10%의 의석을 갖고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렇게 하려면 연합정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전제했다. 이 후보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차악 선택의 정치, 적대적 공생 정치, 발목잡기 정치를 이제 그만 할 수 있다"면서 "정치교체가 확인되는 나라를 만드는 게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민주당도 양당 독점체제에 안주했었다... 앞으론 완전히 다를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는 또 전날(27일) 민주당이 긴급의원총회를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결선투표 개헌과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 개편 등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을 언급하며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의총이라도 해서 의지를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어제 의총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뒤로 '빠꾸'도 불가능하다"라며 "정치개혁과 관련해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미 대통령이 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돼서 4년 또는 5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그 이후에 휙 과거로 돌아가면 어떡하겠나"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정치를 바꿔놓으면, '정권교체'를 넘어서 '정치교체'를 하면 이재명 없이도 잘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도 양당 독점체제에 안주해왔다"라며 "그러나 앞으로 이재명이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하는 민주당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이재명, #연정, #대선, #안철수, #심상정

"대학생도 예비 노동자다!" 대학생들 CJ 택배노조 연대 농성 들어가

임지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2/28 [18:18] ▲ 대학생들이 택배노조 투쟁 연대 농성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지현 통신원 졸업을 앞둔 다른 대학생은 “고용 불안으로 생과 사를 오가는 험난한 삶의 터전에서 살아가는 노동자들과 달리, 정치계 주요 인사들은 노동의 가치를 저해하는 망언을 쏟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대학생은 “노동 환경 개선은 곧 민생과도 직결되어 있다”라며 “우리의 호소를 무시하지 말라”라고 외쳤다. 이날 대선실천단 기자회견에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노동자도 함께했다. 노동자는 “CJ대한통운은 ‘파업 대오가 언제 흩어질 것인가’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라며 “목숨처럼 소중한 과로사방지 사회적 합의를 지키려는 택배노동자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재가동’하겠다는 민주당 입장을 환영하며, 이에 화답하여 이 시간부터 CJ대한통운 점거 농성을 전면 해제한다. 하지만 파업 대오는 여전히 건재하며, 우리는 택배 현장을 과거로 돌려 과로와 노예의 삶을 강요당하는 끔찍했던 과거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라며 총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단식에 들어간 김수형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표는 “전 국민이 택배 노조의 투쟁을 지지한다”라며 “더 일하다 죽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 대학생 기자회견에 택배노동자도 함께했다. ©임지현 통신원 김 대표는 “예비노동자인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투쟁하겠다”라고 뜻을 밝혔다. 대선실천단은 ‘CJ는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 ’기득권정치 규탄한다’는 문구가 적힌 택배 상자를 CJ대한통운에 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찰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택배노조와 연대하려는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하면서 농성 물품들을 강제로 압수했다. 대선실천단 단원은 “경찰은 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CJ대한통운이 아닌 대학생들을 막는 것인가. 택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대학생이 연대해 농성하려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라고 절규하며 경찰의 대응을 규탄했다. 또한 “우리의 투쟁은 인간의 생존권에 대한 투쟁이며, 노동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다”라고 호소했다. ▲ 대학생들이 농성을 하기 위해 천막을 쳤다. ©임지현 통신원 ▲ 경찰이 대학생들의 농성 물품들을 압수하고 있다. ©임지현 통신원 그리고 이날 밤 한기를 막기 위해 농성장에 깔개를 반입하려는 대선실천단과 경찰의 충돌이 이어졌다. 대선실천단은 “더 노동자들이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해 연대 농성과 동조 단식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 최소한의 방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라며 깔개 반입을 막는 경찰을 규탄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사망한 택배 노동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경찰은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더는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하지 않기를 바라며 농성하는 대학생들의 앞길을 막지 말라”라고 외쳤다. 이어서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대학생들의 정당한 투쟁을 가로막고 오히려 기득권인 CJ 사측의 입장에 서있다”라며 경찰의 행동을 비판했다. 그러나 경찰은 끝내 방한용품 반입을 막았다. 경찰은 몸싸움 과정에 넘어진 대학생을 비웃거나 항의를 위해 전화한 국민의 전화를 모두 수신 거부로 돌리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28일 파업에 들어간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이날 CJ대한통운과 대화를 위해 본사 점거 농성을 모두 해제했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에 함께 참여했던 민주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 경찰이 방한 물품을 반입하는 대학생을 막고 있다. ©임지현 통신원 ▲ 대학생들을 가로막으며 밀치는 경찰의 뒷모습이다. ©임지현 통신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우크라 5시간 협상 "휴전·전투종식 목표"…'국면 전환' 가능할까?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3.01. 09:38:52 러시아 "합의 기대 찾았다"면서도 핵 전력 강화 준비 태세 돌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은 양국이 다음 협상을 예정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랴크가 협상 이후 기자들과 만나 "휴전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전투를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포돌랴크는 "양측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로드맵을 구현하기 위해 각자의 수도로 돌아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며 "이번의 결정을 진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협상을 여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인 <타스>통신 역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회담이 5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측 대표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회담 직후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사안을 찾았다"며 "다음 회담은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협상 대표단은 이번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협상 전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둘러싸고 협상을 계속할 수 있는 나름의 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메딘스키 보좌관이 다음 협상 장소를 언급하며 추가 협상을 공식화한 만큼, 이번 만남으로 파국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2월 28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벨라루스의 고멜에서 양국 간 협상이 진행됐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 반발해 핵 전력 강화 준비 태세에 돌입하는 등 군사적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어 향후 군사적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전략미사일군과 북해함대, 태평양함대 및 장거리 비행단(전략폭격기 비행단) 지휘부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및 장거리 폭격기 등이 비상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푸틴 대통령이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크림반도에서의 러시아 주권 인정,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등 러시아의 이익이 고려돼야 현 사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협상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양측이 다음 협상을 이어간다고 해도 당장 휴전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만큼, 군사 충돌에 따른 민간인의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방송 CNN은 협상 종료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40분 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며, 여전히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 러시아 측 대표단으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과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 레오니트 슬추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집무실 고문과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집권당 '국민의 종' 당 대표 다비드 하라하미야 등이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장소는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에 부쳐졌다.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우리말 산책 국기를 향해 ‘모두’ 일어설 수는 없다

우리말 산책 국기를 향해 ‘모두’ 일어설 수는 없다 엄민용 기자입력 : 2022.02.28 03:00 수정 : 2022.02.28 03:05 3월이면 학교들의 입학식을 비롯해 3·1절, 세계 여성의날, 납세자의날, 3·15의거 기념일, 상공의날, 세계 물의날 등 여러 기념일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런 행사에 참석해 있다 보면 귀에 거슬리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사회자가 하는 “먼저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라는 표현도 그중 하나다. ‘내가 먹겠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어미 ‘-겠-’은 주체의 의지를 나타낸다. 이 때문에 우리말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먼저 (우리가) 국민의례를 하겠습니다’로 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국민의례규정 예시안에 ‘먼저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던 터라 현장에서는 어색한 표현이 그대로 사용되곤 했다. 그러나 정부가 2017년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하면서 ‘먼저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라는 표현을 ‘먼저 국민의례를 하겠습니다’로 바꿨다. 정부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리겠습니다’로 고쳤다. ‘및’이 주는 딱딱한 어감을 피하고, 예사말 ‘있다’를 높임말 ‘올리다’로 바꾼 것이다. 또 ‘모두 자리에 일어나 앞에 있는 국기를 향해 주시기 바랍니다’에서 ‘모두’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을 위해서다. 이런 점에서 ‘애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도 고쳐 써야 한다. “같은 가락을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노래하다”를 뜻하는 ‘제창’ 뒤에는 ‘-하다’가 붙는 것이 자연스럽다. ‘애국가 제창이 있겠습니다’보다 ‘애국가를 제창하겠습니다’가 훨씬 우리말답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요즘도 행사장에서는 여전히 옛 표현이 널리 쓰인다. 행사장에서 많이 듣는 “○○○님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라는 말도 고쳐 써야 할 표현이다. 행사에는 다양한 사람이 참석한다. 그중에는 소개할 대상보다 지위가 높거나, 지위가 낮더라도 나이가 많은 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회자는 소개할 사람과 자신의 관계보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을 먼저 생각해 ‘○○○님을 소개합니다’ 정도로 말해야 한다. 우리말먼저 국민의례를 하겠습니다애국가를 제창하겠습니다

2022년 2월 26일 토요일

자본주의의 기생충

자본주의의 기생충 윤석열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자본주의의 적이다 강기석 | 2022-02-25 08:54: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능력만큼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나쁜 짓(주가조작, 사기, 권력을 이용한 특혜, 투기, 탈세, 노동착취)으로 돈을 번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아야 자본주의가 버틸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해서 번 돈으로 판검사 전관을 사서 처벌을 면한다. 결국 나쁜 놈과 (전현직) 판검사들이 검은 돈을 나누어 먹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적이다. 검사들은 아무 죄가 없는 사람들도 단지 이 시스템을 해체하려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두고 죽이기도 한다. 민주주의의 적이다. 국힘당 윤석열 대선 후보의 사법개혁 공약(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편성권·인사권 독립)은 검찰이 ‘나쁜 놈들’을 통해 ‘나쁜 돈’을 빨아먹는 시스템을 더 강화하겠다는 선언과 단 한 치의 다름도 없다. 윤 후보가 문재인정부를 수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이 시스템을 해체하려 한데 대해 보복하겠다는 선언과 단 한 치의 다름도 없다. 윤석열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자본주의의 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직 여야 국회의장‧의원 윤석열 후보 지지 결의' 행사에서 만세 삼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희태 전 국회의장, 윤 후보, 강석호 전 의원.사진출처: 노컷뉴스 그런 윤석열 후보가 24일 ‘전직 국회의장·국회의원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동의하는 분이라면 어떤 정파, 지역, 계층 관계없이 전부 함께 하고 통합하겠다”고 했다. 판사 출신 이인제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자유주의 세력과 집단주의 세력의 피할 수 없는 일대 결전이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빨판이 굵은 기생충들이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501

2022년 2월 25일 금요일

[사설] CJ 계속된 대화거부, ‘설마가 사람 잡는다’

기자명 편집국 승인 2022.02.25 11:10 댓글 1 노조의 60일 넘는 농성에도, 본사 점거에도 CJ대한통운 사측은 대화를 거부했다. 전국택배노조는 대화 재개를 위해 그동안 모든 조건을 양보해 왔다. CJ그룹이 택배노동자의 목숨값으로 챙겨 간 3천억 원을 더는 문제 삼지 않겠다는 수정안도 던졌고,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본사 점거도 풀어보았다. 오죽하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까지 나서 사측에 대화를 촉구했겠나. 그러나 CJ는 점장들의 요구마저 묵살해 버렸다. ▲물조차 마시지 않고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전개하는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 단식 5일째에 접어들었다. ▲물조차 마시지 않고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전개하는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 단식 5일째에 접어들었다. 급기야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 물조차 마시지 않는 일명 아사단식(굶어 죽을 각오로 하는 단식)을 결행했고 오늘로 5일째 접어들었다. 아사단식으로 6일을 넘긴 예는 지금까지는 없다. 의사 소견은 “지금 쇼크가 와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늘이 고비다”라고 진단했다. 진경호 위원장이 목숨을 건 이유는 간단하다. 노‧사‧정이 같이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지키라는 것. 다른 모든 택배사는 국민이 합의해준 택배비 인상분을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사용하는데, 유독 택배 물량의 41%를 차지하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만 그동안 인상분 중 약 3천억 원을 삼켜버렸다. 더구나 편법으로 부속합의서를 작성해 사회적 합의의 핵심 내용이자, 과로사의 주요 요인인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에게 다시 전가했다. 진경호 위원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사단식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 ‘부속합의서’ 때문이다. CJ 사측의 태도는 완강하다. 대리점 점장들이 “부속합의서는 폐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측에 대화를 촉구하자, 사측은 “그러면 분류 비용을 대리점에서 내라”는 억지를 부렸다고 전해진다. CJ 사측은 ‘진경호 위원장이 저러다 말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듯하다. 탐욕에 눈이 멀어 다른 이의 고통 따위야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가에게 작은 것을 얻기 위해도 목숨을 건 단결투쟁이 필요하다는 피의 교훈을, 이 땅의 노동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선택은 노조와 같이 죽던가, 아니면 편법으로 작성한 부속합의서를 폐기하는 길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이재현 회장이 알아 두어야 할 것은 “가진 놈이 죽기는 더 싫다”는 진리를 택배노동자는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합의문 발표식에서 합의문을 들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정부와 여당도 대선 중이라는 핑계로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사회적 합의에 참여해 사진 촬영까지 같이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노조와 사람이야 죽든 말든 제 잇속만 챙기겠다는 사측 중 어느 쪽에 압력을 가해야 하는가. 더구나 이 약속을 주선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 자신이 아닌가. 25일 택배노동자들의 청와대 앞 집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 전에 경각에 놓인 진경호 위원장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당장 정부 여당이 나서 CJ 사측의 합의 이행을 강제해야 한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편집국 sonkang114@gmail.com

대리정권인가, 장기항전인가…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등록 :2022-02-26 06:59수정 :2022-02-26 09:15 정의길 기자 사진 정의길 기자 구독 러, 제공권 장악 뒤 3면에서 우크라군 포위 키예프 장악하고 동부 우크라군 고립 시도 향후 변수는 시가전과 우크라군 항전 여부 우크라 안정화엔 중장기적으로 60만 병력 필요 러시아군의 25일 새벽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둘러 보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25일 새벽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둘러 보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24일 개전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기갑부대는 수도 키예프 인근까지 육박했다. ‘결사항전’을 외치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인 상태다.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후 러시아군의 의도에 대해 개전 초 키예프를 신속 점령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참수’(제거)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리 정권을 세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서구 정보·군사 당국자들도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압도적인 전력을 쏟아 부어 함락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데 동의한다. 벌써, 침공 12시간만에 러시아군 공수특전 병력과 공격용 헬기는 수도 키예프의 25~30㎞ 안에 접근해서 북서 외곽에 자리한 공항을 놓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관련해 키예프 서부의 고스토멜과 안토노프 공항을 놓고 공방전을 벌여 재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예프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새벽 키예프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여러 발이 떨어져 굉음이 발생했다는 증언이 쏟아진다. 서방의 한 정보 당국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러시아는 정해진 시간 내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효율적인 불도저 같은 우위를 같고 있다”며 “핵심 변수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전투를 벌여서 푸틴에게 코피를 흘리게 하느냐이다”고 지적했다.앞으로 며칠 내 전쟁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될 시가전의 양상이다. 미국 등 서구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키예프를 뭉개 버리기보다는 질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즉, 키예프를 포위한 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전력의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포위한 뒤 시가전을 시도하면,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가 꺾일 수 있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에 노출돼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24일 전경. 키예프/EPA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에 노출돼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24일 전경. 키예프/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 러시아군이 일방적 우세를 보일 것임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예측보다 훨씬 빨리 전황이 기운 것은 두 나라 사이의 압도적인 전력 격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외부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불가능한 상황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꼽힌다. 그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수가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취약성’이다.우크라이나를 거대한 시계로 보면, 러시아는 10시 방향에서 12시를 지나 7시 방향까지 세 방면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벤 베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연구원(전 영국 육군 준장)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우크라이나의 이런 지형적 취약성에 대해 “방어자에게 매우 어려운 입지”라고 말했다. 잭 워틀링 영국 왕립연합연구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는 다방면에서 위협받아서 그 전력이 아주 “옅게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침공군 전력은 19만명에 달하나, 우크라이나의 전체 정규군 병력은 12만5천명이다.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전을 선포한 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군부대에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가한 뒤 3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경을 넘어 침공했다. 북쪽에선 벨라루스 접경, 동쪽에선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 경계, 남쪽으로는 2014년에 강제 합병한 크림 지역을 넘어서 침공했다. 침공이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의 첫 방어선은 러시아 군의 정밀 미사일 공격으로 폭격 당했다.핵심 전선은 북쪽 국경에서 수도 키예프까지 불과 100㎞ 떨어진 북쪽 전선이다.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 침공한 러시아군은 전투기, 공수 특전부대, 헬기를 동원해 키예프 인근 주요 공항들을 공략하고 있다. 목적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우크라이나 정권 전복이다. 서구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가 키예프를 며칠 내로 점령하려고 “압도적인 전력”을 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의 초기 작전은 “주요 인구 중심지들을 점령하려는 의도가 확실하다”며 특히 키예프의 정부를 ‘참수’하는 것이 궁극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각) 이곳에 살던 주민이 절규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각) 이곳에 살던 주민이 절규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은 이 공격을 받치기 위해 동부와 남부에서도 동시에 진격해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을 포위하려 시도하는 중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은 돈바스 내전 때문에 동부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동시 공격을 벌여 이 전력의 발을 잡아두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심 도시인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벌어지고 있다.전쟁의 양상을 결정한 또다른 요소는 제공권이다. 전쟁이 시작된 직후 지상과 흑해 함대에서 100여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 러시아의 Kh-31P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의 레이더와 통신시설을 공격했다. 또, 러시아 공군의 전투기 75대가 발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지휘통제 시설, 공군기지, 대규모 병력 주둔지를 공격했다. 유럽의 한 서방 정보 관리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지금 효과적으로 제거됐다”며 “그들은 더 이상 비행하거나 자신들을 보호할 공군력이 없다. 본질적으로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한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전쟁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가르게 될 마지막 변수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부 배후지로 전략적 후퇴를 한 뒤 항전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려면 우크라이나군 주력은 러시아의 포위를 피해 서구와 가까운 서부로 이동한 뒤 러시아의 진공을 저지하며 새 전선을 확보해야 한다. 마이클 코프먼 미 해군분석센터(CNA) 연구원은 “러시아군의 진공에 우리는 놀라서는 안 된다”며 “문제는 우크라이나 군이 저지선을 확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게릴라전을 막으려면 약 60만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하다.마티유 블레그 영국 채텀하우스의 유라시아프로그램 연구원은 앞으로 “2~4일 동안 상황을 판단하면서 진공, 정지, 탈환이 반복되는 진격-중단 작전이 될 것이다”며 “그 다음은 러시아 군의 사망자가 어느 정도이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전쟁은 최대한 전면적인 접근이나, 단순히 돈바스를 확보하려는 기만전략일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친러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이 있는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리정권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인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수렁에 빠질 것인가? 향후 며칠이 고비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각계 1,284명 “대한민국, 촛불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2/25 [17:55] “검찰 등 선출되지 않은 국가권력 기구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목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 기구로 되돌리고 정치적 분풀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역사적 후퇴를 단호하게 심판해 달라. 정치적 반대파를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낡은 공안통치로의 회귀를 막아달라.” 25일 오전 11시 서울 언론회관 20층에서 ‘촛불정신 계승과 실현을 위한 비상 시국회의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이처럼 호소했다. 비상 시국회의는 2016~2017년 국민 촛불의 정신을 되살리고 이어가려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5주년과 2022 대선을 앞둔 현 상황에서 촛불정신을 실현할 방안을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 긴급호소문을 발표했다. 비상 시국회의에 동참한 사람은 단체와 개인을 포함해 1,284명이다. 비상 시국회의는 긴급호소문에서 촛불혁명에 함께했던 촛불국민에게 민주주의 퇴행을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비상 시국회의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권력남용을 국민의 촛불로 심판한 지 5년을 맞았다. 그런데, 국민의 합의와 강력한 의지로 시작한,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여정이 크나큰 기로에 서 있다”라고 현 정세를 짚었다. 이어 “촛불 이후 국민이 선택한 첫 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국가권력과 사회 권력을 민주적으로 개혁하는 데 많이 부족했다”라면서 “촛불 승리 5년, 새 대통령선거를 맞은 지금 촛불에 함께 했던 국민의 심경은 복잡하다”라고 진단했다. 비상 시국회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생각하는 선택지가 다양하지만, 결코 촛불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되며, 촛불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상 시국회의는 “우리가 거둔 성취가 미미하다고 실망하여 퇴행을 용납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라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그 주인은 촛불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비상 시국회의는 “나라의 주인이 다시 일어나 미완의 촛불개혁을 완성할 길을 나가자”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호소문 전문이다. 촛불광장에 함께 했던 모든 국민들에게 드리는 긴급호소문 온 국민이 촛불을 들어 시작한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여정이 크나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촛불의 주역인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퇴행을 바로 잡고 새 대한민국을 향한 전환을 이끌어 주십시오. 2016년~17년 역사적인 촛불 승리를 이루어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 가을에서 봄까지 촛불을 들고 광장을 지키며 전 세계 시민들이 찬탄해 마지않은 평화적인 변혁과 전환을 이루어낸 위대한 이 나라의 민주시민 여러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권력남용을 국민의 촛불로 심판한 지 5년을 맞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합의와 강력한 의지로 시작한,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여정이 크나큰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민 촛불의 결과로 주어진 조기 대선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촛불 이후 국민이 선택한 첫 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국가권력과 사회 권력을 민주적으로 개혁하는 데 많이 부족했습니다. 기득권의 저항, 코로나19 위기 같은 어려움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많은 잘못과 퇴행이 있었습니다. 촛불의 주역인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민의를 반영한 다양한 정치세력과 촛불연합을 형성하여 사회적 통합과 연대 속에 기득권 구조를 개혁하지 못하고 도리어 거대 양당체제에 안주해왔습니다. 스스로 개혁주체로 자임하면서 정치적 기득권 추구를 정당화했고, 특권을 비난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은 더욱 심화되었고 평범한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재벌총수는 석방되고 사과와 반성도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마저 사면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촛불개혁이 지체된 것에는 기득권의 저항이나 정권의 한계뿐만 아니라 촛불의 주역이자 나라의 주인인 우리의 책임도 있습니다. 특히 촛불에 함께 했던 사회단체들이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의 고통과 연대하고 기득권 유착 구조와 싸우는 사명에 더 치열하지 못했고 촛불 민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는 정부를 질책하고 그 일탈을 견제하는 역할도 다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양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구조를 개혁하여 다양한 민의가 존중되고 그 비중에 맞게 반영되는 정치구조를 창출하는 데 역부족이었음을 통감합니다. 촛불 승리 5년, 새 대통령선거를 맞은 지금 촛불에 함께 했던 국민들의 심경은 복잡합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생각하는 선택지가 다양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촛불에 함께 한 시민들은 공통의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촛불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촛불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권층의 이익에 봉사하고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며 사회적 약자와 재난 참사의 피해자들을 핍박하고 통제하는 데 앞장섰던 거꾸로 선 국가권력 구조를 개혁하는 일은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 특권과 차별이 없는 평등하며 공정한 사회로의 전환을 멈출 수 없습니다. 지난 70년간 대결과 적대의 악순환을 겪어온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 대신 새로운 냉전의 격랑 속에 겨레의 미래를 내던질 수는 없습니다. 전 지구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전환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검찰 등 선출되지 않은 국가권력 기구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목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기구로 되돌리고 정치적 분풀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역사적 후퇴를 단호하게 심판해 주십시오. 정치적 반대파를 빨갱이로 몰아부치는 낡은 공안통치로의 회귀를 막아주십시오.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가난하거나 취약한 이들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시민의 안전과 행복보다는 돈과 이윤을 앞세우며, 재난재해와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보다는 축소은폐에 관심을 쏟는 비인간적인 시장우선주의, 4대강댐 복원 같은 철지난 개발지상주의 부활에 맞서 주십시오. 성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과 혐오가 힘을 얻고 더욱 공고화되지 않도록 함께 연대해 주십시오 국민 대다수는 사상 최악의 빚더미에 눌려 고통받고 있는데, 몇몇 대기업은 최고의 흑자를 누리고, 정부재정은 OECD 나라 중 가장 건전한데도 민생을 위한 지출은 가장 인색한 이 불균형과 역설을 바로잡아 민생복지와 공공성을 최우선에 두고 일하는 정부로 바꾸기 위해 행동해주십시오. 70년간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과 적대를 종식시키기 위해 어렵게 이룩한 합의들을 폐기하여 대결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미중전략경쟁의 한편에 서서 다른 편을 적으로 돌리는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것에 반대해 주십시오. 균형 잡힌 평화협력이 우리가 갈 길입니다. 상대를 군사적으로 자극하고 압박하는 방식은 이미 수없이 실패해왔습니다. 출구 없는 군비경쟁이 아니라 종전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의 길도 열립니다. 거대 양당 중심의 낡은 정치구조를 바꾸는 데 촛불시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현재의 정치구조 아래서는 어떤 정권도 개혁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국민을 편 가르고 본질을 벗어난 갈등만 부추기는 승자독식의 정치독점구조를 혁파합시다. 국민의 민의가 그 비율대로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듭시다. 위성비례정당 같은 기득권 꼼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합시다. 국민과 소통하고 서로 다른 정치세력 간에 대화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정치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촛불 이후의 첫 정부가 민의를 실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냈다면 이제 나라의 주인들이 다시 일어나 미완의 촛불개혁을 완성할 길을 나갑시다. 촛불을 들었던 주권자의 이름으로, 민의를 존중하고 주권자를 두려워하는 정치, 다양한 정치세력이 공존하면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당당히 요구하고 쟁취합시다. 우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역동성과 잠재력을 발휘해온 저력 있는 시민들입니다. 무수한 난관을 이겨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가 거둔 성취가 미미하다고 실망하여 퇴행을 용납하는 실수는 하지 맙시다. 지금 이순간에도 촛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 주인은 촛불시민입니다. 오늘의 호소를 계기로 촛불정신을 실현하는 길에 대한 주권자들의 다양한 토론과 실천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짝 피어나고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2022년 2월 25일 촛불정신계승과 실천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참가자 일동 * 단체소속 3.1민회(황선진), 4.16세월호참사피해자가족협의회(김종기), 4.16안산시민연대(위성태), 4.16약속지킴이도봉모임(김홍석), 42재단(장영승),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서울지부(정영철), 518기념재단(차명석), 6월민주포럼(고철환,김중배,전민용,양길승),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권정숙,김귀옥,류태선,문국주,박영호,이용성,이종률), AOK(이기표,정연진,최형록), DMZ평화네트워크(류종렬), GK부동산경제연구소(안정배), KB국민은행노동조합(심상균), KT새노조(김미영), NCCK안동정의평화위원회(전경상), NCCK인권센터(박승렬), 가톨릭평화공동체(현철), 강릉경실련(목영주,심헌섭,전영권), 강원살림(최복규),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윤도현), 강원시민사회비상시국회의(박병준, 반준식, 이상진, 하광윤), 건국대학교(정진아), 걷는교회(정지영), 겨레하나(이연희,최종택),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송성영), 경찰무궁화클럽(김응만), 고고문물연구소(조현종),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전남병), 고대민주동우회(안희옥), 고양시민회(장건상,한정혜), 광민회(김승원, 김태수,유선규,임창진,임형), 광주YMCA(문기전), 광주광역시약사회(이명희), 광주기독교협의회(장헌권), 광주민예총(임용철), 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철우), 광주전남대학민주동문회협의체(최석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김승원,김현영,원순석,정용화), 광주희망행동22(김승원,김진환,김현영,박재만,배삼태,염철훈,윤만식,윤청자,이영민,장헌권,조남일,최강은,최낙선), 구리YMCA(이정희), 구미YMCA(나대활), 국가책임어르신행복위원회(박재익), 국경없는인권(강기종), 국립목포대학교(임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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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완성연대(김재광,정연훈 최권행),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김미강,최성주), 춘천YMCA(이원영), 충남문화예술연대(변영환),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박진용), 충북대민주동문회(김병화,김봉조,김성운,김승구,김영석,김영주,김진규,김형근,김홍갑,노정상,민천기,박명구,박태준,배한용,석웅희,송태성,신동연,유행열,이승원,이승진,이용근,이용희,이장섭,이태희,임대성,최재호,최종국,한정호),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김태윤,손은성,안건수,오정란,이명순,이선영,이한나,이혜정,한용진,허석렬,홍성학), 카톨릭희망행동22(기춘), 통일맞이(소상엽), 통일시대충북연대(김만수,김신응,김원수,김윤모,김은교,김정웅,김창유,노영우,박상근,변은영,신영희,이나양,정순배,한종만), 평등평화세상온다(임채형), 평택대학교(선재원), 평화를만드는여성회(김정수), 평화와통일을위한YMCA만인회(김종기), 평화재향군인회(이천동), 포럼지식공감(원동욱,한명석), 프로그레시브코리아(클레어함), 한겨레신문발전연대(임성호), 한국YMCA전국연맹(김건희,김경민,이창호,홍경표), 한국교육100(정진화), 한국미술협회(서주선), 한국민예총(강욱천), 한국민족극협회(윤만식), 한국민족서예인협회(여태명), 한국민주정치연구원(기원일),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전국동지회(박영호),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한국사회혁신가네트워크(김제선), 한국에이즈퇴치연맹경기지회(윤재상),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박철규), 한국요가문화협회아힘사공동체(정강주), 한국자원순환학회(박철순), 한국작가회의(홍일선), 한국청소년정책연대(이영일), 한민족유럽연대(이종현), 한백통일재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한살림전북(문정숙), 한신민주화운동동지회(전병생), 한울림교회(이승봉), 한청협동지회(김정열,윤선이), 합수윤한봉기념사업회, 환경운동연합(강홍구,김은숙,김춘이,안숙희), 환경정의(황숙영) * 개인 감상윤, 강경숙, 강남식, 강미라, 강수돌, 강우진, 강을희, 강정일, 강주영, 강진국(목사), 강창욱, 강채리, 경암황숙, 경윤호, 고영일(목사), 고은영, 고지훈, 고진하(목사), 고평년, 고홍수(전,교사), 공수현, 공웅재, 곽광욱, 곽노진, 곽노현, 곽동철(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곽용섭(변호사), 곽일신(문화사랑모임), 곽종록, 곽준서, 권규대, 권미숙, 권미주, 권선영, 권오덕(춘천시민연대 공동대표), 권오혁, 권종(편의점), 권형주(한림대교수), 권형택, 김경화, 김기수(서원교회당회장), 김나영, 김난일, 김남선, 김남영, 김대호, 김도형, 김동규, 김동준(목사), 김두기(강원518동지회), 김명숙, 김명환, 김명희, 김무성, 김병욱(대전김대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병하, 김복수, 김삼용, 김상도(목사), 김상우, 김성권(목사), 김성호, 김성희, 김송기은, 김수열(전,교사), 김수영(목사), 김순호(원로신부), 김승건, 김승원, 김연찬(서원대 명예교수), 김영규(목사), 김영명, 김영범(한림대교수), 김영애, 김용우(원로목사), 김용항(자영업), 김원봉(파트너컴퍼니대표), 김원유, 김유덕, 김윤호(삼양에코너지대표), 김응규, 김응진(자영업), 김익배, 김익중(전,교사), 김일중, 김자현, 김재실, 김정민, 김정아, 김정애(춘천시민연대 대표), 김정은, 김종, 김종수(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이사장), 김종찬, 김종훈, 김주홍(유치원이사장), 김주환(목사), 김준영, 김준철(광산지역환경연구소장), 김진국(목사), 김진철, 김진태, 김창균(전,관동대교수), 김창회, 김한솔, 김해원, 김행인, 김향미, 김헌식(교수), 김혁, 김현석, 김현주, 김형진, 김홍영, 김희정, 나승구, 남기현, 남태식, 노수경, 노현순, 도근환, 도선붕(교수), 류동표(상지대교수), 류명희, 류순권, 류시영(한라대교수), 류호선(목사), 문성식(회사원), 문춘원, 문태호(강원교육비전21대표), 문한호, 민경숙, 민경원(목사), 민경진(목사), 박근식, 박대승, 박동연, 박래군(전,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공동대표), 박미경, 박미리, 박미선, 박병준(강원518민주화운동동지회회장), 박봉환, 박상필, 박상현, 박선미, 박성근, 박석운(전,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공동대표), 박성현, 박소현, 박순응(동면교회담임목사), 박순진(춘천나눔의집대표), 박영봉, 박영주(목사), 박용진, 박응임, 박재순(자영업), 박정민, 박제욱, 박종국, 박종덕, 박종헌, 박종희(협동조합친구들), 박준식(한림대교수), 박준의, 박준호, 박진수(강원민주재단), 박찬교(농업), 박창희, 박천주, 박철하, 박필용, 박현숙, 반기민(농촌연구소), 방은근(태백중앙병원원목), 방창식, 배석만, 배용한, 배은경, 배효식, 백경진, 변자형, 서상섭, 서중교, 선한길, 설삼철, 성기서(서원대명예교수), 성낙철(전,무위당사람들이사장), 성석주, 손방일, 손병보(가톨릭관동대교수), 손승희, 송건섭(도박을걱정하는시민모임대표), 송경상(강사), 송경용(성공회신부), 송덕규(목사), 송영, 송영훈(강원대교수), 송인문, 송인호(회사원), 송종근, 송준석, 송춘화, 송해철, 송현섭, 신경숙(자영업), 신기호, 신대영, 신동인, 신민준, 신수정, 신이홍, 심명순, 안무업(한림대교수), 안병학, 안영도, 안재성(작가), 안창용, 안철현, 안희옥(고대민주동우회), 양길모(강릉원주대교수), 양다은, 양우창(중부대교수), 양태열, 양효식, 어재선(경동대교수), 엄은희, 여태명, 오동철(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운연위원장), 오상운(포천나눔의집원장), 오성순, 오수미, 오승현, 오영근(목사,강원조기축구협회부회장), 오영숙, 오제호(중고차매매), 옥성군, 원기준(목사,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 원용석(민주생명포럼대표), 유경선(강원민주재단남북교류위원장), 유대식(목사), 유동철, 유재범, 유재임, 유정애, 유제화, 유희경, 윤복겸, 윤봉구, 윤성자, 윤신아, 윤우상, 윤종기, 윤종화, 윤창현(상장중앙교회당회장), 윤희정, 이경구(한림대교수), 이경미, 이경숙, 이경은, 이계형, 이광문, 이광희(전,강원도교육청정무특별보좌관), 이국남, 이규성, 이기수, 이기원(한림대교수), 이기중, 이덕경, 이도윤, 이동규(목사), 이득영(목사), 이명옥, 이명희, 이무성, 이병기, 이복주(농업), 이봉우, 이봉운, 이쁜이(대한성공회원주교회담임), 이삼용(목사), 이상진(원주제일교회원로목사), 이석진, 이선경(615남측위원회강원본부집행위원장), 이선영, 이선우, 이성길, 이성룡(한림대교수), 이성숙, 이성호, 이소은, 이숙진, 이순, 이승렬, 이연주, 이영숙, 이영일(여수지역사회연구소이사장), 이영희, 이완영(회사원), 이요한(김성수열사추모사업회사무국장), 이용근, 이우기, 이우원, 이우종, 이은규, 이의진, 이이철, 이인석, 이인섭, 이재성, 이재영, 이재욱, 이재웅(한림대교수), 이재찬, 이정심, 이정옥, 이정웅, 이정희, 이종구, 이종옥, 이종하, 이종현, 이종희, 이지원, 이진복, 이진욱, 이창래(남북강원도협력협회부이사장), 이태경, 이태영, 이필용, 이하나, 이학룡(자영업), 이학영(목사), 이헌수(남북강원도협력협회이사장), 이현욱(원탑엔터테인먼트대표), 이후정, 이흥규, 임대성(충북보건과학대교수), 임명수(한겨레가족모임), 임선영, 임성래, 임성윤(전,춘천시민연대대표), 임승철, 임영철, 임예민, 임유, 임재구, 임재택, 임태환, 임형석(강원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자수명, 장보웅, 장부영(목사), 장성수, 장지연, 장지호, 전명숙, 전영문, 전현경, 전현찬, 정구율, 정덕수, 정명섭(강원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정송남, 정수연, 정연구(한림대교수), 정영언, 정용남(한림대교수), 정우나, 정유순, 정윤희, 정은희, 정인환, 정재현, 정준호, 정지성(충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상임이사), 정지영, 정지창, 정창훈, 정태황, 정한교, 조규호, 조대연, 조덕호, 조도형, 조민지, 조병집, 조삼호, 조석현, 조솔, 조순형(청주도시산업선교회대표), 조연길, 조영태, 조용식, 조용주, 조인호(자영업), 조항용, 지용옥, 진병철, 진영종, 채만기, 최근수, 최미라, 최병필, 최상천, 최선형, 최은주, 최인호, 최재근, 최정순, 최종열, 최진, 최철, 최학희, 최현기, 최현수, 하광윤(강원민주재단 상임이사), 하현주, 한광섭, 한덕희, 한명희, 한상언, 한서정, 한성민, 한진경, 허미옥, 허상수, 허수향, 현상윤, 홍석경, 홍영준, 홍영훈, 홍종철, 홍종화, 홍학기, 황규원, 황보순자 (439명)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심·안 “양당 독식 구조 깨자” 입 모을 때 즉답 회피한 윤석열

윤석열 “민주당, 위성정당 만들어 정의당 배신”...이재명 “국민의힘 먼저 시작” 김도희 기자 doit@vop.co.kr발행 2022-02-26 00:09:14수정 2022-02-26 00:20:39 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02.25.25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두 번째 TV 토론회에 앞서 심상정(왼쪽부터)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02.25.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깨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윤 후보는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현한 ‘위성정당 사태’를 소환하며 대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을 추궁했다.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를 명분으로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등장시킨 자당의 책임은 쏙 뺐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은 정치개혁 일체를 반대해 왔다”며 “현재의 양당 체제가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보나,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보나,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라는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 전신 정당부터 줄곧 거대양당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국민의힘은 현재도 106명의 현역 국회의원을 보유해 제1야당 위치를 점하고 있다. 윤 후보가 발화하는 ‘다당제 연합정치’에 대한 입장이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일단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정의당이 협의를 해서 (선거제도 개편을) 이뤄낸 거니까, 최소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본다”며 “그건 정치 신의에 반하는 거고 정의당과의 약속과도 위배되는 거라고 본다”는 생뚱맞은 말을 이어갔다. 이후 윤 후보는 “정치개혁에서 개헌 문제보다 더 중요한 건 선거제도의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이걸 대통령의 공약으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건 저희가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우리 당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유보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 대표성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는 중·대선거구제를 오랫동안 제가 정치하기 전부터도 선호해 왔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당제 연합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쇼”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전격 제안해서 정권교체라고 하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라고 하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참 우려된다”며 “민주당은 실천하지 못하는 정당이란 걸 이미 입증했다. 지난번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의당 협조받아 해놓고 바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우리 정의당을 뒤통수치고 배신했다”고 거론했다. ‘다당제 정치 구현’ 적극적인 이재명·심상정·안철수 심 후보,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다당제 정치 구현의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특히 거대양당의 또 다른 한 축이자 172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속한 민주당의 이 후보는 “국민 의사가 전적으로 반영되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저희 당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가능하면 이번 기회에 저도 평생 꿈꾼 양당 독식체제를 좀 깨고 실질적으로 권한이 배분된 국민 한 표 한 표가 똑같은 가치를 갖는 체제로 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의당을 배신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윤 후보를 보면 가끔씩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해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와 민주당에 정치개혁의 진정성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심 후보는 “늘 보면 민주당은 개혁과제를 약속하고 안 되면 국민의힘 때문에 안됐다고 얘기한다. 그런 경우가 많다”며 “정치개혁 제대로 하는 거 진심이길 바란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 거대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한 민심의 구조 그대로 국회 의석이 가능한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숙 37년만에 복직한 날…"하청 노동자 차별 말고, 누구도 죽지 않게 해 주세요"

[현장] 25일 영도 HJ중공업 사내 단결의 광장에서 김진숙 복직 행사 진행 기사입력 2022.02.25. 15:40:23 최종수정 2022.02.25. 15:52:46 '소금꽃나무' 김진숙이 조선소로 돌아왔다. 25일 영도 HJ중공업 사내 단결의 광장에서 해고 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복직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23일 금속노조와 HJ중공업이 김진숙 위원의 복직 합의가 이루어지고, 25일 명예 복직과 퇴직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관련 기사 : '소금꽃나무' 김진숙, 퇴직 37년만에 명예복직 합의) 김 위원의 복직 행사에는 HJ중공업 조합원들, 홍문기 HJ중공업 대표이사와 2011년 희망버스부터 연대 활동을 지속해온 문정현 신부가 참석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 등도 노동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홍문기 대표이사는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해 본인과 회사 모두가 아픔을 겪었지만 양보하고 이해함으로써 과거의 반목을 화해와 치유로 매듭지을 수 있었다"라며 "기존 해묵은 갈등은 털고 노사가 함께 재도약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복직한다, 네 글자를 받기 위해서 37년이 걸렸다"라며 "해고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37년을 살아야 했던 이의 삶을 하나의 등대로 삼고 연대해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회사가 매각되고 그렇게 투기자본이라고 외쳤던 회사에게조차 오늘은 먼저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노사 갈등이라는 부정의 아이콘은 모두 한진중공업과 함께 역사 속으로 보내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한진으로 가는 마지막 희망버스'를 타고 온 문정현 신부는 "김진숙 위원은 노동운동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표본"이라며 "오늘 노동해방을 위해 한 발짝 뗐으니 힘을 합쳐서 한 발짝 더 가서 노동해방을 이루자"라고 말했다.  ▲김진숙 위원이 영도 HJ중공업 사내 단결의 광장에서 복직인사를 하고 있다. 김 위원은 해고 이후 37년이 지나 복직했다. ⓒ프레시안(이상현) 복직인사에 나선 김진숙 위원은 가슴팍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힌 종이를 꺼내 소감을 말했다. 김 위원은 "김진숙에게만 굳게 닫혔던 문이 오늘 열렸다"라며 "탄압과 분열의 상징이었던 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갈테니 여러분들은 미래로 가시라"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발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래 김진숙 위원 발언 전문) 행사가 끝난 후 김 위원은 조선소를 둘러봤다. "동료들이 일하던 곳을 보고 싶다"라는 김 위원의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 김 위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선소에 들어올 때 죽은 동지들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라며 "김진숙 복직의 의미는 나 한 사람 복직시킨다고 되는게 아니라 진정한 노사 모두 주인이 되는 진정한 노사화합과 경영진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이번 대선에 대해 "지금까지 본 대선 중에 제일 한심스럽다"라며 "노동, 비정규직, 여성 등 이 사회에서 가장 절박하고 절실한 문제를 얘기를 안한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120시간 노동이라거나 여가부 폐지, 이대남 등 자기들 입맛에 맞는 것들만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민주주의의 진보를 원하는 후보라면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을 말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살거다"라며 "노동자의 현실에서는 병들면 자기 몸에만 집중하는게 사치처럼 여겨졌었는데 이제 치료를 잘 받아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2018년부터 암 투병 중이다.  아래는 김진숙 위원 발언 전문 김진숙에게만 굳게 닫혔던 문이 오늘 열렸다 정문 앞에서 단식을 해도 안 되고 애원을 해도 안 되고 피가 나도록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이 오늘에야 열렸다. 37년입니다. 검은 보자기 덮인 채 어딘지도 모른 채로 끌려간 날로부터 37년.  어용노조 간부들과 관리자들 수십 수백 명에게 아침마다 만신창이가 된 채 공장 앞 도로를 질질 끌려다니던, 살 떨리던 날들로부터 37년입니다. 경찰들이 집을 봉쇄하고, 영도로 돌아오는 시내버스를 불심검문하고, 공장 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닭장차에 군홧발로 짓이겨 넣던 그 억장 무너지는 날로부터 37년입니다. 훈련소 폐건물에 감금해놓고 돌아가며 감시를 하던 그날로부터 37년입니다. 그렇게 생이별을 당한 아저씨들이 보고 싶어 눈물 방울마다 아저씨들이 맺혀 오르던 그 사무치던 날들로부터 37년이 흘렀습니다. 그중 가장 보고 싶었던 허씨 아저씨가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고, 그 아드님으로부터 오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한 글자라도 아저씨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퇴직금과 채용 저축으로 유인물을 만들고, 산복도로 골목골목 집집마다 "조합원 여러분" 제목의 유인물을 놓고 돌아섰던 북받치는 날들로부터 37년 만에 여러분들 앞에 섰습니다. 오늘 하루가 저에겐 37년입니다. 저의 첫 노조이자 생의 마지막 노조인 금속노조 한진 지회 조합원 동지 여러분 여러분들의 동지였음이 제 생에 가장 빛나는 명예이고 가장 큰 자랑입니다. 심진호 집행부와 여러분들의 힘으로 굳게 닫힌 문을 마침내 열어주셨습니다. 이 낡은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 박창수 위원장이 입고 끌려갔던 옷, 김주익 지회장이 크레인에서 마지막까지지 입었던 작업복, 곽재규가 도크 바닥에 뛰어내릴 때 입고 갔던 그 작업복, 최강서의 시신에 입혀줬던 그 작업복. 탄압과 분열의 상징이었던 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은 제가 입고 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미래로 가십시오. 더 이상 울지 않고, 더 이상 죽지 않는 그리고 더 이상 갈라서지 않는 이 단결의 광장이 조합원들의 함성으로 다시 꽉 차는 미래로 거침없이 당당하게 가십시오. 노조위원장마다 감옥으로 끌려가거나 해고되거나 죽었던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 이후 그토록 복직을 기다리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복수노조를 만들어 34살 최강서를 죽였던 한진중공업 새로운 경영진들에게 말씀 드립니다. 단 한 명도 자르지 마십시오. 어느 누구도 울게 하지 마십시오. 하청 노동자들 차별하지 마시고 다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이 복직은 의미가 있습니다. 신념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굴종할 수 없어 끝내 버텼던 한 인간이 있었음을 이념이 굳세서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같은 꿈을 꾸었던 동지들의 상여를 메고 영도 바다가 넘실거리도록 울었던 그 눈물들을 배반할 수 없었던 한 인간이 있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정치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하루 6명의 노동자를 죽인 기업의 목소리가 아니라 유족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어제 동료가 죽은 현장에 오늘 일하러 들어가는 노동자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차별하는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장애인, 여성들 그들이 목숨 걸고 하는 말을 들어야 차별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동일방직, 청계피복, YH 수많은 70~80년대 해고노동자들 삼화고무를 비롯한 부산 지역 수많은 신발 공장 노동자들이 30~40년을 해고자로, 위장취업자로 빛도 이름도 없이 사라진 그 억울한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맺힌 한을 풀어주십시오. 아사히, 아시아나케이오, 건보공단, 도로공사 비정규직들, 수많은 노동자들의 눈물을 씻어주십시오. 이제 이 공장에는 11년 전 고철로 팔려나간 85호 크레인이 곧 다시 세워지게 됩니다. 희망버스로부터 11년, 변함없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희망버스 승객여러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특히 우리 지부 동지 여러분.  엄동설한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하고 절을 하고 글쓰기 강좌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하셨던 여러분. 드라이브 스루에 함께 하시고 청와대 까지 함께 걸었던 여러분. 문정현 신부님, 그리고 오늘 사진으로 오신 백기완 선생님, 여러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세월, 37년의 싸움을 오늘 저는 마칩니다. 먼 길 포기하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긴 세월 쓰러지지 않게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해고의 위기 앞에 선 태영버스 동지여러분들 힘내십시오. 끝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김진숙 위원장이 복직행사에 참여해 노래를 들으며 웃고 있다. ⓒ프레시안(이상현) ▲김진숙 위원이 복직행사에 참여해 앉아있다. 김진숙 위원은 부당해고 이후 37년 만에 조선소로 돌아왔다. ⓒ프레시안(이상현) ▲김진숙 위원이 희망버스 참여자들과 만나 조선소로 들어가고 있다. 파란색 작업복을 입은 김진숙 위원과 그 옆으로는 고 백기완 선생의 사진이 있다. ⓒ프레시안(이상현)이상현 기자(=부산) |

2022년 2월 24일 목요일

[우리말 바루기] 별것 아닌 것의 위로

[우리말 바루기] 별것 아닌 것의 위로 중앙일보 입력 2022.02.24 00:03 지면보기 지면 정보 이은희 기자 “뭘 좀 먹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속 대사는 현실에서도 유효하다. 갓 지은 밥 한 그릇,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이 지친 마음을 녹이기도 한다. 별거 아닌 거에 위로를 받는 순간이다. 소설의 ‘별것 아닌 것’과 현실의 ‘별거 아닌 거’의 차이는 뭘까? ‘별거’는 ‘별것’, ‘거’는 ‘것’을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별것 아닌 것’을 입말로 표현하면 ‘별거 아닌 거’가 된다. ‘거’에 서술격조사 ‘이다’가 붙으면 ‘거다’가 되고 주격조사 ‘이’나 보격조사 ‘이’가 붙으면 ‘게’로 형태가 바뀐다. “곧 힘낼 거다” “사는 게 뭐라고”처럼 쓰인다. “어떤 것으로 할까” “어떤 거로 할까” “어떤 걸로 할까” 중 올바른 문장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의미상 차이는 없다. ‘것으로’를 입말로 하면 ‘거로’가 된다. ‘걸로’는 ‘것으로’의 줄임말이다. ‘것’의 형태일 때는 앞말과 잘 띄다가도 ‘거’로 모습을 바꾸면 앞말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것’ ‘거’ 모두 의존명사다. 앞말과 띄는 게 원칙이다. ‘게’와 ‘걸’의 형태가 됐을 때 혼란은 가중된다. ‘게’가 ‘것이’의 줄임말이면 띄지만 어미나 조사로 쓰이면 붙인다. “힘든 게 많죠” “버티는 게 쉽지 않아”와 같이 ‘것이’가 줄어든 형태일 때는 띄어야 한다. “별명이 뭐였게?” “든든하게 먹어” “내게 줘”처럼 어미나 조사로 사용됐을 때는 앞말에 붙인다. ‘걸’도 마찬가지다. ‘걸’이 -ㄴ걸, -ㄹ걸 등 문장 끝에서 종결어미로 쓰이면 붙이나 ‘것을’의 줄임말이면 띄어야 한다. “이미 떠난걸” “꽃이 예쁜걸”과 같이 어미로 사용됐을 때는 앞말에 붙이지만 “좀 참을 걸 후회돼”처럼 ‘것을’이 줄어든 형태일 때는 띄어 쓴다. 우리말 바루기 다른 기사 이전 [우리말 바루기] ‘컨셉’은 바른 표기일까?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외래어 당구용어 올바른 우리말로 탈바꿈

외래어 당구용어 올바른 우리말로 탈바꿈 제휴뉴스 (webmaster@idomin.com) 2022년 02월 24일 목요일 댓글 0 프로당구협회 'PBA 용어'발표 다마 등 48개 표현 표준화 작업 투어 중심으로 사용 확대 계획 '다마→당구공, 시네루→회전, 오시→밀어치기, 우라마시→되돌리기….' 정체불명의 외래어와 일본어 잔재 투성이였던 당구 용어가 바른 우리말로 탈바꿈한다. 프로당구협회(PBA)는 23일 'PBA 당구용어 2022'를 발표했다. 출범 원년부터 지속해서 표준화 작업을 거쳐 온 성과다. 이번 용어 정립을 위해 현역 선수는 물론 PBA 심판진, 당구 경기 해설가 등 PBA 각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2019년부터 정기적인 회의를 거쳐왔다. 이들은 우선 당구 방송이나 당구인들이 흔히 사용해온 당구용어 자료를 취합한 후 일본어 잔재 용어와 비속어를 배제하고, 정확한 우리말과 국제 통용어인 영어 표현을 토대로 올바른 당구 용어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이번 'PBA 당구용어 2022'를 통해 발표된 용어는 총 48개다. 우라(뒤돌리기), 하꾸(옆돌리기), 오마(앞돌리기), 빵꾸(넣어치기) 등 기술 용어를 비롯해 다마(당구공), 다이(당구대) 등 당구용품 용어 및 경기 용어 등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거쳤다. PBA 당구용어는 앞으로 PBA 투어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 사용할 예정이며, 중계 등에도 적극적으로 권장할 예정이다. 또 PBA 홈페이지 상시 게재, 대한당구장협회와 협력해 전국 주요 당구클럽에도 포스터 형식의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PBA는 당구용어 정리 사업의 첫발을 뗀 만큼, 향후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지속해서 진행, 올바른 당구용어를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PBA는 "방송과 선수 등 PBA 관계자들이 중심이 돼 용어의 조기 정착을 이루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후 동호인들과 당구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홍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년 2월 22일 화요일

코로나 확진자 17만명 웃돌아…정부 "공포 가질 이유 없어"

확진자 폭증세…환자-재택치료자 '더블링' 이어져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2.23. 10:51:46 최종수정 2022.02.23. 10:57:18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 수는 500명을 넘었다. 확진자 폭증세가 재현됐으나 정부는 지나친 공포를 경계하며 낙관적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17만1271명, 해외 유입 181명의 새 확진자가 각각 보고돼,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만1452명이라고 밝혔다. 전날(9만9573명) 확진자 수를 하루만에 7만 명 넘게 뛰어넘는 폭증 현상이 일어났다. 한주 전인 지난 16일(9만443명)의 1.9배, 두주 전인 지난 9일(4만9567명)의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주 확진자 수가 두 배로 뛰는 더블링 현상이 이날도 재현됐다. 이날 검사 양성률은 20.5%를 기록해 사흘연속 20%대를 이어갔다. 검사자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서만 5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서울에서는 4만 명이 넘는 새 확진자가 보고됐다. 비수도권인 부산에서도 1만 명을 초과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해외 유입 확진자를 포함해 경기의 신규 확진자는 5만3532명(해외 유입 8명)이었다. 이어 서울 4만1467명(78명), 부산 1만2816명(1명), 인천 1만1063명(3명), 경남 8023명(7명), 대구 6306명, 경북 4996명(4명), 충남 4838명(6명), 광주 4225명(4명), 대전 4078명(2명), 전북 4024명(14명), 충북 3475명(6명), 울산 3447명, 강원 3192명, 전남 3083명(2명), 제주 1762명, 세종 1079명이었다. 하루사이 9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독성이 낮은 오미크론 유행이 발생한 후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누적 사망자는 7607명이며 누적 치명률은 0.33%다. 위중증 환자 지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총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32명 늘어난 512명이다.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17만1452명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52만1294명으로 전날(49만322명)보다 3만972명 늘어났다. 이날 재택치료 환자 수는 일주일 전인 16일(26만6040명)의 2.0배다. 재택치료 환자 수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더블링 현상이 관측됐다. 워낙 급격하게 환자 증가세가 이어짐에 따라 일선 보건소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인력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매주 두 배씩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보건소의 업무부담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지자체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6500여명을 확충했고, 곧 중앙부처 공무원을 추가로 일선 방역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그러나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코로나19 위중증률과 사망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환자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의 메시지는 점차 낙관적인 경향을 뚜렷이 보이는 모습이다. 전날 중대본 브리핑에서도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현재는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엔데믹)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며 "금번 오미크론 유행은 단기적으로는 위기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한 번은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방대본은 작년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6만7207명의 중증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형 중증화율 1.40%, 치명률 0.70%의 4분의 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60대 이하 연령군에서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0.03~0.08%이고 치명률은 0~0.03%에 불과하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고연령자가 아닌 경우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정부로부터는 낙관적 메시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의료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올라가고 있고,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환자 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메시지만 전달한다는 비판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8일 고대의료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지금이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순간"이라며 "보수적으로 잡아서 (현재 확진자의) 두배 이상 실제 확진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한 시간 연장한 정부 정책을 두고 "더 많은 사람이 접촉하고 (바이러스가) 전파돼 확진자가 더 일찍 정점을 찍고 더 크게 나올 수 있"고 이 같은 정부 정책이 "방역 완화 시그널(신호)로 국민에게 (받아들여져) 코로나19가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원래) 가드를 반쯤 내렸는데, 더 내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촛불정부에 대한 분노, 두 번의 경험이 말해주는 교훈

[강인규 리포트] 투표하러 1363킬로를... 우리는 미국-영국의 어리석은 선택 피해야 합니다 22.02.23 05:57ㅣ최종 업데이트 22.02.23 09:00 저는 이번 주말,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왕복 1363킬로미터를 운전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미국 이주노동자인 탓에 필라델피아 총영사관 출장소에서 투표를 해야 합니다. 꽤 먼 거리지만, 그나마 제가 사는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투표소입니다. 대선 이야기가 나오니, 한국에서 보낸 지난 여름이 떠오르는군요. 저는 한국에서 석 달을 보내며 많은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가 여전히 코로나와 씨름 중이지만, 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모국에 머무는 동안, 방역 일선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계신 분들에 대한 경이와 감사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몇 끼 안 되는 식사나마 지역 식당 여러 곳을 최대한 이용하려 애썼습니다. 요즘 인터넷에 '맛집' 정보가 넘치고, 잘 검색하면 만족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바일 주문을 하면 집에 앉아 편안히 음식을 받아먹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저는 좀 색다른 맛집 찾기를 시도해 봤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제가 다니는 길가에서 눈에 띄는 식당을 무작정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 달 반 동안 진행된 '나만의 맛집 찾기'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나중에는 더 여러 식당을 경험하기 위해 다니지 않던 골목길을 찾아 들어가기도 하고, 일부러 먼 길을 돌아 시장 안에 숨은 식당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한식, 중식, 일식, 베트남, 인도 음식을 비롯해, 치킨, 삼겹살, 빵, 과자, 팥빙수, 커피 등 종류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 마음의 별점을 받은 식당들이 여럿이고, 올 여름에도 그곳을 찾을 생각에 들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 과정에서 마주친 수많은 얼굴들입니다. ▲ 저는 2년만에 한국을 찾아 '나만의 맛집 찾기'를 시도했습니다. ⓒ 강인규 시간은 빨리도 흘러, 미국에 되돌아온 지 벌써 6개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다시 6개월이 지나면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고,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하지만 확신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새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앉아 있으리라는 점입니다. 아, 유력 후보 한 명이 '청와대 해체'를 공언한 만큼, 어쩌면 다른 곳에 앉아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이 글에서 지난 여름 한국에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몇 가지를 말씀 드릴까 합니다. 제가 거리, 식당, 찻집에서 마주했던 얼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친 모습으로 서로 웃어주던 얼굴들 제가 한국에서 만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젊은 얼굴들입니다. 어디에나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제가 논문을 쓰기 위해 늘 찾던 집 앞 커피숍의 바리스타가 있습니다. 이들은 매일 아침 반가운 얼굴로 맞아줄 뿐 아니라 (마스크를 썼지만, 눈 모양으로 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성스레 라테 위에 예쁜 무늬를 만들어 주곤 했습니다. 한 번은 라테 아트를 만들던 중 컵 밖으로 우유 거품을 쏟았는데, 괜찮다는 제 만류에도 굳이 새 커피를 만들어 예쁜 문양을 띄워 주었습니다. ▲ 제가 한국에서 보낸 행복한 여름은 청년들에게 크게 빚진 시간들이었습니다. ⓒ 강인규 커피를 받아서 제가 늘 앉던 2층 자리로 가면, 항상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수험서를 밑줄 그으며 읽는 것으로 보아, 취업이나 자격증 준비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들은 새로 도착한 사람과 정중히 목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아래층 매장에서 사 온 음식을 서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절친한 친구들은 아니지만 꽤 오래 얼굴을 익혀온 사이로 보였습니다. 이들은 아침에 도착해서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공부하곤 했는데, 제때 끼니를 챙겨 먹는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남자 한 명이 접시를 들고 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는 여성에게 슬며시 내밀었습니다. 그 위에는 탁구공 크기의 동그란 케이크 두 개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살짝 놀란 듯했지만 웃으며 접시를 받았고,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간 뒤에 파스텔 톤의 '탁구공' 하나를 수줍게 입에 넣었습니다. 별 일 아니었는데도, 그 날은 종일 기분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현재가 암울하다 해도, 서로 배려하는 가운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따금씩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대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매우 차분하고 정돈된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도 대학에서 강의하지만, 공부 많이 했다는 교수들 가운데도 조리 있게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주어와 술어가 따로 놀고, 일관성 없이 횡설수설하기 일쑤이지요. 저는 여기서 한국 사회의 핵심적 문제를 봅니다. 그 어느 세대보다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그토록 열심히 준비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합당한 기회와 보상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뿐인가요. 어렵게 직업을 찾는다 해도, 청년들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자리로 내몰리곤 합니다. 중대재해 사망자 중 절대 다수가 하청노동자라는 통계가 있지만, 저는 그 찻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식 잃은 어머니의 울음 섞인 외침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쿠팡 노동자로 일하다가 과로사한 20대 청년 장덕진씨의 어머니였습니다. 한국의 현재이며 미래인 청년들의 목숨과 삶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에 희망이 있을 수 없습니다. '평행 우주' 속의 길 잃은 분노 한층 더 우려스러운 점은, 현실 속에서는 일상적으로 발견하는 정중함, 감사, 배려를 인터넷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시판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장이었는데, 이들은 학교로 나뉘고, 직업으로 나뉘고, 남녀로 나뉘어 상대에게 좀 더 고통을 줄 언어를 찾기에 여념이 없는 듯했습니다. 가족구조의 변화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혼자 보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혐오의 언어가 사용자들의 사회적 인식과 판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좌절 속에서 손쉬운 분노의 대상을 찾는 것은 매우 인간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길 잃은 분노는 문제의 해법을 찾아 주기는커녕, 눈앞의 해결책마저 놓치게 만들기 쉽습니다. 정치권은 이들의 분노와 좌절에 귀 기울이는 척하면서 도리어 부추겨 활용하곤 합니다. 정치인들에게 가장 무서운 상대는 연대해서 함께 요구하는 시민들이지,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싸우는 국민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현실에서 대다수 청년들은 서로 공통점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차이점이 더 많을까요? 우리는 이 '증오의 정치'가 초래할 미래를 이미 수년 전에 목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브렉시트가 그렇습니다. 오바마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말하며 집권했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유권자들, 특히 백인 남성 노동자들의 실망감을 분노로 증폭시키는 전략을 택했고, 이를 위해 이민자들과 비백인 시민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언어를 동원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지요. ▲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들의 분노를 이용해 집권했지만, 그의 집권 후 경제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됐습니다. <포춘>지가 말하고 있듯, 퇴임 당시 트럼프의 일자리 성적은 1930년대 경제대공황 이래 최악이었습니다. ⓒ Fortune 결과는 어땠을까요? 경제상황은 더 악화됐고, 그로 인해 트럼프는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지만, 인종 혐오와 차별의 언어는 여전히 미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인들을 포함해, 비백인들을 향한 협박과 폭력은 폭증했고, 며칠 전에도 뉴욕에서 한인 여성이 피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브렉시트 역시 판박이어서, 유럽연합에 가입한 뒤 외국인 노동자가 밀려와 일자리를 빼앗아 갔으며, 외국 노동자들이 제대로 비용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영국 국가의료제도(NHS) 축내고 있다는 주장이 득세했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지요. 한국의 경우도 그렇지만, 영국에서 외국의 노동자들은 보험료는 많이 지불하면서 혜택은 잘 누리지 않아, 오히려 재정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세력은 스스로 문제해결의 능력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떠도는 근거 없는 주장들은 이성적 판단보다 손쉬운 분노를 자극했고, 흥분한 영국인들은 간발의 차이로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브렉시트 가결 뒤 일주일 만에 외국인과 이민자에 대한 폭력 사건이 5배나 늘었습니다. ▲ 유럽연합 탈퇴에 표를 던진 이들은 막상 브렉시트가 가결되고 나니 인터넷에서 "브렉시트는 무엇인가"와 "유럽연합은 무엇인가?"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길 잃은 분노가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을 낳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 강인규 유럽연합 탈퇴는 51.9%대 48.1%로, 정말 박빙의 차이로 결정되었습니다. 탈퇴론자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고 환호했을까요? 하지만 이들은 탈퇴 가결이 결정되자마자 인터넷에서 뭔가를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유럽연합이 뭔가?" "브렉시트란 무엇인가?" "브렉시트 가결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최근 여론조사는 영국인들이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탈퇴 가결이 잘 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 39%,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여론이 48%로 뒤집힌 상태이니까요. 하지만 현재에도 혐오의 언어와 왜곡된 정보는 여전히 영국사회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 브렉시트 결정 후에 영국의 여론은 뒤집혔습니다. 탈퇴가 잘 한 결정이었다는 여론이 39%, 잘못된 결정이라고 믿는 사람이 48%에 이릅니다. ⓒ Statista 분노는 길을 비추는 불쏘시개로 때로 분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5년 전 분노 속에서 촛불을 들었듯 말입니다. 하지만 당시 우리는 미래에 대한 뚜렷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긴 날 동안 그 추위 속에서 촛불을 지켜낼 수 없었겠지요. 지금 시민들이 느끼는 분노는 정당합니다. 정부가 촛불 앞에서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 분노의 화약을 터뜨리기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가결이 그러했듯, 우리의 대선 역시 박빙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그만큼 당신의 한 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재 지도자가 충분히 나아가지 못했다면 더 나아갈 사람을 뽑아야지, 뒤로 갈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던 작년 8월 초, 저는 짐을 챙겨놓고는 늘 찾던 커피숍으로 갔습니다. 바리스타들에게 늘 하던 대로 커피를 주문하고는,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늘 웃음 짓던 눈이 이제 깊은 서운함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년 여름에 다시 오느냐고 묻고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꼭 다시 오세요, 저 여기서 계속 일하고 있을게요."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본 사람들 사이에, 기껏해야 하루 1-2분 대화한 사람들 사이에 이런 정과 유대감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유리문을 밀고 나오면서 기원했습니다. 그 분들의 일이 매일매일 즐겁기를, 그리고 그 성실함에 걸맞은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말입니다. 이제 저는 소망합니다. 그 바리스타의 출근 길, 그리고 이층 청년들 방문 길을 한 걸음이라도 가볍게 만들어 줄 지도자를 우리가 고르길 말입니다. ▲ 촛불 1주년인 지난 2017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1주년 집회 '촛불은 계속된다'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선거 #한국 #브렉시트 #촛불정부 #트럼프

대선 토론 논란된 국채 비율, 어느 정도면 적당할까

“몇 %냐” 따지는 후보들...핵심은 따로 있다 김백겸 기자 kbg@vop.co.kr발행 2022-02-23 09:03:18수정 2022-02-23 09:13:5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2.21.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2.21. ⓒ뉴시스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가부채 비율보다는 부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재정 확대를 주장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국가부채 비율이 GDP 대비 어느 정도면 적정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IMF(국제통화기금)이 85%까지 유지하는 게 적정하니까 너무낮게 유지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고, 우리는 50%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다시 윤 후보가 "몇 %인지 말하라"고 캐묻자 이 후보는 "저는 모르겠다. 지금은 (한국의 국가부채 다른 나라에 비해 비율이) 낮고, (올릴 만한) 여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의 말대로 'IMF가 국가부채 비율 85%를 권고했다'는 주장은 해석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여유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해 11월에 발간한 198호 브리핑에 따르면 OECD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채 비율은 49.7%인로 OECD 평균인 135.3%보다 85.6%p 낮다. 국채 OECD 32개국 가운데 29번째로 일본(241%)이나 미국(143%) 등에 비해 재정건성성이 비교적 준수한 수준이다. 또한 경제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국채비율은 필연적으로 늘어난다. GDP와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필요한 지출도 같이 증가하는 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채 비율이 단순히 증가했다는 것만으로 재정건정성을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올해 GDP대비 국채 비율은 241%이다. 국가부도를 맞았던 그리스(227%)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일본이 당장 국가부도를 맞을 확률은 희박하다. 이유는 일본 국채의 구성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국채의 90%를 일본 기관과 일본 내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갚을 수도 있다. 해외에 대한 채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이 해외에 가진 자산보다 높지 않다. 일본의 2020년말 기준 대외순자산은 356조9,700억엔(약 3,684조원)이다. 대외 순자산은 해외 금융자산에 해외에서 지고 있는 금융부채를 뺀 것으로, 일본이 해외에 진 부채를 갚고도 3,000조원 이상의 해외자산이 남는다는 뜻이다. 반면 그리스 국채의 경우에는 해외 채권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그리스의 대외순자산은 오히려 채무가 GDP를 넘어설 만큼 많았다. 이것이 일본과 큰 차이다. 결국 국채의 비율보다 국채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국채는 내국인 보유율이 높고 다른 나라보다 순부채비율이 낮다"면서 "금융성 부채가 많은데 달러나 외화를 사기 위한 국채 비율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현금과 예금 등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성 채무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순부채비율은 작년 기준 18%다. 90%를 상회하는 선진국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순부채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국채의 상당부분이 달러 등 외화 구매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의 2020~2024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1년 국가채무 945조원 가운데 금융성 채무는 352조원으로 전체의 37.2%를 차지한다. 한국의 국채를 소유한 채권자들도 85%이상이 국내 기관이나 내국인 투자자들이다. 한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14.1%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외 순자산도 지난해 말 한국은행에 따르면 6,092억달러(약 726조원)에 달한다. 해외에 진 부채를 갚고도 700조원 이상 남는다는 말이다. 이상민 수석연구원은 "GDP대비 국채 비율이 얼마가 적정한가는 순부채비율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다르다. 국채 비율은 정치적인 숫자 놀음일 뿐"이라며 "결국 부채 비율이 늘면 좋냐 나쁘냐는 건 아무도 모르는 거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재명 후보가 "모르겠다"고 답한 것이 정답인 셈이다. 물론 국채 비율이 상당 부분 증가하면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지원 등 재정 투입은 약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국채 발행과 재정확대, 증세를 지적하는 것은 모순된다. 상대방 흠집내기를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국채 비율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소상공인 지원도 하고, 감세도 한다고 하면서 국채 비율을 더 늘리면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후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02.2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후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2.02.21. ⓒ뉴시스 '기축통화 논란' 의미 있을까 TV토론에서는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국가채무 비율을 늘리는 것이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금의 차이를 아느냐"면서 "기축통화국은 국채 발행하면 수요가 전세계에 있지만 비기축통화국 국채는 수요가 많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곧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할 정도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매우 튼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가 주장한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가능성'은 지난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보도자료를 통해 'IMF의 특별인출권(SDR) 준비 통화에 원화가 포함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다. 현재 SDR 준비통화에는 달러, 엔화, 위안화, 유로화, 파운드 등이 포함돼 있다. SDR 준비통화의 편입이 곧바로 기축통화 편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비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국채 발행을 줄여야 한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예를 들었던 그리스가 기축통화 위상을 가진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리스는 유로화를 사용하지만 이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도 없었고, 결국 국가부도 상태가 되고 말았다. 반대로 비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갖는 장점도 있다. 한국의 경우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국채에 대한 국내 수요가 해외보다 훨씬 높다. 또한 국채의 상당 부분이 기축통화를 보유하는 데 쓰인다. 안 후보의 주장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국채가 해외에서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는 13억달러 규모의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를 발행했는데 외국 투자자들의 큰 관심으로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평채와 7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외평채로 각각 발행됐는데, 최종 유효 주문은 달러화 채권이 발행액의 4배, 유로화 채권이 6배로 나타났다. 발행 규모보다 4배, 6배 많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는 뜻이다. 외평채는 외화 보유와 원화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 때문에 국채지만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행위로 인식된다. 채권의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기축통화냐 아니냐는 것보다 국가 신뢰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리스의 경우 재정이 어렵다는 소문이 나오는 가운데 국채가 매물로 나왔지만, 매수자가 없어 가격이 폭락하면서 국가부도를 가속화했다. 한국의 경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모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발표했다. 일본, 중국(A+)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달러 등 외화를 구매하는 국채가 많고,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채의 국내 채권자 비율이 높다"면서 "이런 팩트는 무시하고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문제라는 식의 주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수준 낮은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비슷하면서도 다소 다른’ 두 진보 성향 후보

[대선후보 통일외교안보 공약③]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 기자명 이계환 기자 입력 2022.02.22 17:16 수정 2022.02.22 17:33 댓글 1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족)과 김재연 진보당 후보. [사진합성]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족)과 김재연 진보당 후보. [사진합성]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는 총 14명의 후보가 나섰다. 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 윤석열 국민의힘, 3. 심상정 정의당, 4. 안철수 국민의당, 5. 오준호 기본소득당, 6. 허경영 국가혁명당, 7. 이백윤 노동당, 8. 김동연 새로운물결, 9. 옥은호 새누리당, 10. 김경재 신자유민주연합, 11. 조원진 우리공화당, 12. 김재연 진보당, 13. 이경희 통일한국당, 14. 김민찬 한류연합당 후보 등이다. 모두 정당 소속이고 무소속 후보는 없다. 한솥밥 먹던 관계였던 정의당과 진보당 대략 진보 성향 5명, 보수 성향 5명, 중도 4명으로 대별된다. 다른 분야보다도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공약은 진보와 보수와의 계선이 뚜렷하다. 특히 북한을 상대로 한 대북정책은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기초라고 볼 수 있다. 대북정책을 놓고 볼 때 진보-보수 간 입장 차이는 더 커지고 명확해진다. 한마디로 진보는 북한을 향해 민족화해 입장을 갖고 있으나 보수는 대결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역대 정부에서도 나타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금세기 들어 진보 성향인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는 민족화해 입장을 띠고 각각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남북정상회담은커녕 그나마 잘 유지되던 ‘금강산 관광 중단’, ‘개성공단 철수’ 등이 이어졌다. 진보 성향의 정부 때는 남북 갈등이 있더라도 일시적이거나 계기적이었으나, 보수 성향의 정부 때는 남북관계가 항시적으로 긴장되다가 전쟁 일보 직전의 상태까지 가기도 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헌법 정신에 비쳐 볼 때 보수 성향보다 진보 성향의 정당이나 후보의 정책을 살펴보는 게 더 어울린다 하겠다. 게다가 대부분의 후보들이 민생문제가 첨예하다는 이유로 통일정책과 대북정책을 전면에 내걸지 않는 편에 비해 진보 성향의 후보들은 나름대로 정책을 내기 때문이다. 대선을 보름 앞둔 현재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렬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하면, 진보 성향으로 유의미한 존재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두 당은 한때 통합진보당(통진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관계였다가 2012년 이른바 ‘통진당 사태’ 때 분열되면서 몇 차례 곡절을 겪다가 지금의 정의당과 진보당으로 분화, 변화해 왔다. 당시 두 당 분열의 결정적 요인 중의 하나가 ‘대북정책’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진보진영에서 대선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민주노총이 주축이 되어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변혁당, 녹색당, 한상균 노동자대선후보 등 5개 세력에 대해 진보 대선후보 단일화를 성사하고자 했으나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각 세력 간의 이해관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정의당-진보당’ 간 두 당의 이전 분열 과정에서의 상처로 인한 상호 신뢰가 부족한 탓이라는 중론이 많았다. 심상정 후보의 정의당은 원내 정당이고 김재연 후보의 진보당은 원외 정당이다. 심 후보는 공식적인 TV 토론회 등에서 자신의 정책을 밝힐 기회가 있지만 김 후보는 거의 없다. 그리고 두 후보가 한자리에서 토론이나 정책 발표를 한 적도 없다. 따라서 상호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 한계가 있기도 하다. 심상정 후보와 김재연 후보의 통일외교안보 기본 정책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선 공약집.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선 공약집.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심상정 후보는 ‘20대 대선 강령’에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는 강령적 정책을 밝혔다. 모두 6개 정책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 대북정책과 관련된 것은 따로 1개의 장으로 되어있지 않고 다만 ‘5 모든 지역은 평등하며 평화와 공존은 정의당의 변함없는 지향이다’에서 마지막에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평화공존 지향’ 정도로만 나와 있다. 통일, 대북정책이 없어 아쉬운 대목이다. 대신 ‘심상정 대선 공약집’에는 자세히 나와 있다. 분야별 공약에서 ‘외교ㆍ안보ㆍ남북관계’라고 제목을 달았는데 보통 ‘통일외교안보’라 부르는 것에서 ‘통일’을 ‘남북관계’로 바꾸면서 그것도 맨 뒤에다 놓았다. 심 후보는 이 ‘외교ㆍ안보ㆍ남북관계’ 공약에서 “흡수통일, 비평화적이고 급격한 통일 추진을 배격. 평화적 공존과 협력을 최우선으로 함. ‘남북연합’을 가시적인 기간 내의 목표로 하는 남북관계론(통일론) 정립”으로 표시했는데, ‘남북관계론’이라 하고서 옆에 괄호를 해 ‘통일론’을 넣은 게 눈에 띈다. 여기에서도 ‘통일’보다는 ‘남북관계’를 선호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지난해 정세현 전 통일장관이 “남북이 당장 실현 가능한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면서 통일부를 ‘남북관계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 이면에는 남측에서는 아직 남북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법적으로는 1991년 유엔 동시 가입으로 인해 이미 별개의 국가로 됐다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는 남측과 북측이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에서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한 합의를 다소 협소하게 하는 면이 있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의 대선 공약집.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김재연 진보당 후보의 대선 공약집.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김재연 후보는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된 나라를 상상해 봅니다’는 제목의 출사표에서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된 나라를 위한 다섯 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영구 중단과 4자 종전선언 및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2025년, 통일연방공화국 건설의 1단계인 남북연합 시대 개막, △모병제로의 전환과 선제적 평화군축으로 군비경쟁의 고리 단절, △국가보안법 폐지, △민족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어 ‘제20대 대통령 선거 진보당 정책공약집’의 ‘평화통일’ 부문에서 이를 좀 더 구체화해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비동맹 중립국 선언, △2025년 연합‧연방제 통일국가 건설, △선제적 군축으로 국방비 축소, △국가보안법 폐지, 반통일 법체계․제도 개선, △민족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남북합동 우주개발 등 다소 원론적이면서 발빠르고 색다른 공약을 제시했다. 참고로 지난 1월 21일 ‘20대 대선에 즈음한 종교·시민사회 평화통일회의’의 대표자들은 20대 대선후보들에게 '평화통일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분단과 전쟁의 극복, 평화적 통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라면서 △‘공존과 존중, 언행일치는 관계개선의 기본’, △‘남북공동선언과 합의의 계승과 실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핵무기·핵위협 없는 한반도 만들기’, △‘군비경쟁의 악순환 끊고 종전과 평화협정으로 나갈 것’, △‘평화와 주권에 기초한 균형 있는 외교 필요’, △‘평화통일로 가는 모든 과정에서 민의 주도적 참여와 역할 보장 및 성평등한 방향에서의 실현’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에 따르면 김 후보의 정책이 이들의 ‘평화통일 요구안’과 비교적 맞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두 후보가 발표한 통일외교안보 공약에서 차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공식적으로 또 공통적으로 진보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차이를 실감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와 남북관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한 대응과 입장을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현안에 대한 심상정 후보와 김재연 후보의 입장 대선 후보의 정책을 가장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현안에 대한 대처와 입장이다. 대선 시기에 들어와 최근 한반도 정세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 현안으로는 ‘종전선언’을 비롯해 ‘선제타격론’과 ‘사드 추가 배치’ 그리고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를 비롯한 핵·미사일 대응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대선후보 첫 TV토론에 임하는 심상정 후보.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대선후보 첫 TV토론에 임하는 심상정 후보.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먼저, 종전선언 그리고 나아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과의 관계이다. 특히 종전선언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매번 제안을 했으며 최근까지도 공들인 사안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두 후보 모두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심상정 후보는 [경남도민일보](2022년 2월 14일)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종전선언을 뜻하는 “정치적 선언이 성사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와 “이후에도 평화 프로세스가 지속될 수 있다는 비전 공유가 필요하다”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과의 관계를 연계했다. 김재연 후보는 “남·북·미·중 간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2025년 통일연방공화국 건설의 1단계인 남북연합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2022년 2월 10일)은 4명 후보(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분석한 ‘2022 대선 공약 탐구’에서 “심상정 후보는 평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남북의 주도적 역할과 균형적 한·미관계 등을 강조하며 진보정당 후보로서 색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평했다. 이재명, 윤석렬, 안철수 후보에 비해 가장 진보적이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윤석렬 후보에 의해 촉발된 ‘선제타격론’이다. 심 후보는 [경향신문](2022년 1월 23일)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윤 후보가 말하는 선제타격은 북한의 미사일이 ‘액체연료’를 탑재하고 ‘고정식 발사대’를 사용한다는 전제로 나온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구닥다리 개념에 입각해 ‘선제타격’밖에 없다고 발언하는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폭로하는 셈”이라고 타박했다. 이후 심 후보는 대선후보 첫 TV토론(2022년 2월 3일)에서도 북한의 핵 도발 상황을 전제로 한 윤석렬 후보의 ‘선제타격론’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 매우 경솔한 발언이다. 국민들은 정치 초년생인 윤 후보가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전쟁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불안해한다”고 연타를 날렸다. 김재연 후보의 경우 ‘진보당 김재연 선대위’는 성명(2022년 1월 11일)에서 “윤석열 후보의 ‘선제타격’론은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아갈 수 있는 극히 위험천만한 주장”이라면서 “윤석열 후보가 ‘대북 선제 타격’론의 위험성을 모르고 주장했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주장했다면 ‘전쟁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폄하했다. 김재연 후보의 한반도평화선언.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김재연 후보의 한반도평화선언.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다음으로, 역시 윤 후보에 의해 제기된 사드 문제이다.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 첫 TV토론(2월3일)에선 “북한에서 수도권을 (미사일로) 겨냥할 경우 고각발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도권에 (사드가) 필요하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재차 주장하자, 심 후보는 “수도권을 방어하려면 개성쯤에 사드를 배치해야 된다”며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전략자산화 했는데, 잠수함을 타고서 측면에서 공격하면 방어가 불가능하다”며 사드 추가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이러한 대선후보 첫 TV토론에 대한 반응으로 김재연 후보는 ‘진보당 김재연 선대위’ 성명(2022년 2월 4일)에서 “만약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진심으로 사드 추가 배치가 북한 핵미사일 방어용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 이는 무지의 고백이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묵은 안보팔이로 지지자 규합을 위한 선동이라면 이것은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통박했다. 다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문제이다. 북한은 올 1월에만 극초음속 미사일과 중거리탄도미사일 등 일곱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특히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했다. 심 후보는 대선후보 첫 TV토론(2022년 2월 3일)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겠다고 얘기한다. 레드라인을 반발짝 넘어섰다”며 “공멸로 가는 오판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하면서 “지금 대화가 절실하다”며 “2018년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해 북미 대화가 시급히 재개돼야 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2022년 2월 10일)은 4명 후보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분석한 ‘2022 대선 공약 탐구’에서 “심 후보는 제재나 확장억제로는 일시적으로 북핵을 관리할 수 있지만 해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평화전략을 통해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민주노총 주최 진보정당 대선후보 첫 토론회(2022년 2월 9일)에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백윤 노동당 후보가 “북한의 핵무기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고 묻자 “핵 없는 사회, 한반도 비핵화는 변함없는 우리의 목표”라며 남북정상 간에도 합의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나아가 김 후보는 “다만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게 현재 위기 상황의 원인”이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핵미사일 중단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보당 김재연 선대위’는 논평(2022년 1월 20일)에서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재개를 시사했다”며 북한의 모라토리엄 철회 시사를 지적하고는, “역사적 사실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북한의 더 큰 강경 대응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미국이 제재 일변도의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해야 한다. 북미는 직접 대화를 통해 ‘싱가포르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법”이라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포기를 강력히 주장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후보의 대북정책 심상정-김재연 두 후보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대목은 ‘북한 문제’와 ‘미국 문제’, 즉 대북정책과 대미정책이다. 선거 유세 중인 심상정 후보.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선거 유세 중인 심상정 후보. [사진출처-정의당 누리집] 정명론(正名論)에 따르면 ‘이름을 바로잡는 일’(正名)은 중요하다. 한때 화제가 됐던 통일부 명칭 변경과 관련해서 심상정 후보는 [경향신문](2022년 1월 23일)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통일부를 평화부(또는 남북관계부)로 개칭하고, ‘평화통일’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부서로 전환할 생각”이라며 “장관을 평화부총리로 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부의장으로서 남북관계·외교·국방 정책을 총괄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통일부의 위상을 강화하는 측면은 있으나 사실상 ‘통일부’가 아니라 ‘평화부’나 ‘남북관계’부로 대치되는 것이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심 후보는 대선 공약집에서도 통상적인 ‘통일외교안보’가 아니라 ‘외교ㆍ안보ㆍ남북관계’라고 제목을 달리 달았다. 또 이 공약집에서 “남북관계론(통일론) 정립”이라고 표현했다. 전반적으로 ‘통일’을 회피하고 ‘평화’나 ‘남북관계’로 바꾼 것이다. 이는 심 후보와 정의당이 통일보다는 평화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민족통일’보다는 ‘평화공존’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에 비해 김재연 후보는 ‘통일’에 중점을 둔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김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진보당 정책공약집’에서 “2025년 연합‧연방제 통일국가 건설”이라 못박고, [경남도민일보](2022년 2월 14일)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2025년 통일연방공화국 건설의 1단계인 남북연합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그에 바탕해 통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예민한 ‘미국 문제’와 관련, 심 후보는 대선후보 첫 TV토론(2022년 2월 3일)에서 대통령이 되면 북·미·중·일 정상 중 누구를 가장 먼저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선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미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보다는 민족이 더 우선한다는 입장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일종의 재치문답 형식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선거 유세 중인 김재연 후보.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선거 유세 중인 김재연 후보. [사진출처-진보당 누리집] 김재연 후보는 한국미디어네트워크(2022년 2월 11일)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미국의 압력 앞에서 우리의 국익과 민족의 이익, 국민을 둘러싼 평화를 위해 선택하고 결단할 수 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는 왜 그것을 하지 못했는가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고는 “미국을 두려워하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 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가 이행해야 할 남북 약속과 과제들 그리고 우리의 결단을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 극미를 주장한 것이다. 또한 김 후보는 [경남도민일보](2022년 2월 14일)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도 “전쟁을 구실로 한반도에 주둔한 외국 군대를 내보내고, 남과 북이 군사적 갈등과 대치가 아닌 평화로운 상호 군축을 실행에 옮기도록 할 것”이라며 사실상 주한미군철수와 함께 남북 상호 군축을 주장했다. 김 후보와 진보당이 원외이고 또 후발주자로서 선명성을 강조해야 하는 절박감이 있다고 해도, 그 정체성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심 후보와 김 후보는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통상 진보성이 갖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그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주요 사안인 대북정책과 대미정책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다. 정의당과 진보당은 ‘가까우면서도 다소 먼’ 관계이자, 심 후보와 김 후보의 ‘통일외교안보’ 공약은 ‘비슷하면서도 다소 다른’ 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관련기사 ‘대북 선제타격’ 더하기 ‘사드 추가 배치’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구축과 국익중심 실용외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계환 기자 khlee@tongilnews.com

김건희 계좌 5개 주가조작 보도한 한겨레 “중대한 사안”

기자명 장슬기 기자 입력 2022.02.23 07:35 댓글 6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한겨레 “청년희망적금 몰린 청년들 현실 직시해야” 근본대책 마련 주문 “대선공약도 토론도 없는 지역언론 정책” 비판 칼럼 “윤석열, 지역언론 정책 답변 안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연루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한겨레 등은 검찰 공소장 범죄일람표 등을 근거로 김씨 계좌 5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기간 중 사용된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 21일 대선 TV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김씨가 주가조작 선수 이아무개씨(구속기소)와 관계를 끊었고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는 기존 해명을 번복하며 “당연히 주식을 했고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이 적극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가 ‘청년희망적금’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5부제로 선착순 마감을 공지했는데 조기마감을 우려한 청년들이 몰려 은행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4일까지 신청기한을 연장하면서 가입요건을 충족할 경우 전원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청년희망적금에 몰리는 이번 일이 청년세대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더 근본적인 청년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내놓고 TV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언론 정책’에 대해 공약도 토론도 없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방송 6개사가 주관한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는 지역언론 정책에 대해 답하지 않았고 다른 후보들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나마 기자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이기에 지역언론 질문이라도 나온 것이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었다는 내용의 칼럼이다. ▲ 2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2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주가조작 정황 추가 드러난 김건희, 검찰이 조사할까 23일 한겨레 1면과 4면 기사를 보면 검찰이 주가조작 범행에 이용됐다고 판단한 157개 증권계좌 중 김건희씨 명의 계좌는 기존에 알려진 것 외에 4개가 더 드러났다. 한겨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요청으로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구속기소) 공소장에 첨부된 주가조작 범죄일람표, 이미 공개된 주식거래 내역, 권 전 회장 등 재판 증인과 사건관계자, 수사 내용 잘 아는 관계자 등을 교차 취재해서 이러한 내용을 확인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다른 방식으로 검증해 같은 취지의 보도를 했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확인된 김씨 명의 증권계좌는 △김씨가 주가조작 선수 이씨에게 제공했다고 밝힌 신한증권 1계좌 △투자자문사 이아무개 대표(구속기소)가 범죄에 이용한 2계좌 △권 전 회장의 매수 권유로 김씨가 직접 주식을 사는 데 이용한 2계좌 등 5개다. 한겨레는 윤 후보 측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김씨의 신한금융투자 계좌 매매내역을 분석했는데 “고가 매수와 종가 관리 등을 통한 시세조종 흔적”과 함께 “작전세력 구성원끼리 물량을 돌리는 통정매매 의심 정황”도 있다고 보도했다. ▲ 23일자 한겨레 정치면 ▲ 23일자 한겨레 정치면 한겨레는 “종합하면 검찰이 기소한 주가조작 혐의 거래 가운데 125만3800여주(40억7150만원)가 김씨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며 “검찰 판단에 따르면, 2010년 1월~2011년 3월 김씨 명의 계좌로 통정매매(106건), 고가매수(113건), 물량소진(45건), 허수매수(16건), 종가관여(4건) 등 284차례 시세 조종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윤 후보 측은 한겨레에 “일관되게 밝혀온 바와 같이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한 사건이다. 검찰의 공소장 범죄일람표는 그 근거와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고, 오류나 향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경향신문도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계좌’ 4개 더 있었다”는 기사에서 이 사건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해당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적극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사설 “짙어지는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검찰 뭐 하나”에서 “윤 후보는 이씨에게 맡겼다는 계좌 하나만 지난해 공개했는데, 이 계좌의 거래내역에도 고가매수, 종가관리 등 주가조작 정황이 나타나있다”며 “김씨는 주가조작 사건 외에도 도이치모터스와 다수 수상한 거래를 해온 사실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윤 후보의 해명이 바뀐 점도 언급하며 “주가조작은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면서 거액의 이득을 챙기는 중범죄라는 점, 해당 의혹에 대해 윤 후보가 줄곧 부인해 정직성 판단의 기준이 됐다는 점, 검찰총장 출신 후보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 등에서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며 “주가조작 가담자들을 모두 구속기소하고 김씨가 직간접으로 가담한 정황을 확보하고도 김씨를 소환조사조차 않는 것은 ‘봐주기 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청년희망적금에 몰린 청년들, 이게 청년세대 현실 청년희망적금은 지난 21일부터 11개 은행에서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5부제로 가입을 진행했는데 출시 첫날부터 은행 모바일 앱 접속이 지연되는 등 혼란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주간 청년희망적금을 신청하는 청년들 가입을 모두 허용하겠다고 했고 여야는 지난 21일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하면서 “청년들 수요가 충분히 충족될 수 있도록 지원대상 확대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시행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경향신문은 “이틀 만에 사업 확대 ‘희망적금’ 쇄도에 비친 청년들의 현실”이란 사설에서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젊은층의 폭발적 수요는 ‘N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세대의 현실을 보여준다”며 “이자소득 비과세, 저축장려금의 추가지원 등 연 10%대 금리효과가 있는데 청년층은 그동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등을 마련)’, ‘빚투(빚내서 투자)’로 표현되는 투자행태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고 전했다. 청년희망적금은 총급여 3600만원 이하 만 19~34세 청년이 매월 50만원 한도에서 만기(2년)까지 납입하면 시중이자에 더해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주는 적금 상품이다. 이자소득세 면제로 사실상 연 10%대 금리가 적용된다. ▲ 23일자 경향신문 사설 ▲ 23일자 경향신문 사설 이 신문은 부동산 폭등으로 집 마련이 어렵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찾기 어려워 단기 투기에 관심을 보이다가 “고이자에 모처럼 안정적, 장기적 자산관리 상품이 나오니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라며 “오죽하면 이러겠느냐는 생각에 한없이 미안하고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나아가 청년희망적금에 몰리는 청년들에서 그동안 청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또 충족시킬 정책을 마련했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구인과 구직 일자리의 불일치 감축, 교육·주거 등 생활안정화 등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함은 물론”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사설 “‘희망적금’ 가입 몰린 청년들의 ‘척박한 현실’ 직시해야”에서 “청년들의 고용사정이 나빠 소득도 부진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청년들이 자산을 모을 방법도 별로 없다”며 “청년수당 지급론, 기본자산론(특정 연령대에 도달한 사람에게 목돈 지급)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하고 창의적 대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언론 질문에 소통에 대한 의견만 밝힌 윤석열 한선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겨레 칼럼 “대선공약도 토론도 없는 ‘지역언론 정책’”에서 “11일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지역언론 정책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며 “언론과 소통계획과 지역언론에 대한 정책을 같이 물었는데 소통에 대한 의견만 밝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후보들도 추상적이고 모호한 원론적 수준의 발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기자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였기에 그나마 지역언론 질문이라도 등장한 것이라는 자조적 생각이 들뿐”이라고 했다. ▲ 23일 한겨레 기획면 ▲ 23일 한겨레 기획면 한 교수는 “인구 절반이 사는 지역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을 접할 때면 깊은 무력감에 휩싸이고 지역언론의 문제를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가한 공공성 타령으로 치부하는 시선을 접할 때면 맥이 풀린다”며 “지원과 규제가 균형을 맞춰야 하는 정책 문제를 돈 몇푼 더 달라는 요구로 치환하는 논의를 볼 때면 희미한 전투력마저 사라진다”고 했다. 한 교수는 미디어정책이 콘텐츠 산업육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황도 비판했다. 그는 “지역미디어 생태계의 역할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업계의 민원성 사업에 가까운 정책이라는 것이 냉정한 평가”라고도 했다. 지역 지상파 방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부디 차기 정부에서는 지역 지상파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며 “전체 지상파 정책 안에 뭉뚱그려서는 안되고 독립기금 확보만이라도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2022년 2월 21일 월요일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환경·사회·투명 경영’과 ‘이에스지(ESG) 경영’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환경·사회·투명 경영’과 ‘이에스지(ESG) 경영’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카카오스토리 공유 네이버밴드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구분선 댓글입력 :2022-02-22 06:58ㅣ 수정 : 2022-02-22 06:58 문화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김정희 한글문화연대 기획위원 김정희 한글문화연대 기획위원 ▲ 김정희 한글문화연대 기획위원 새로 들어온 외국어 표현 중에서도 영어 단어의 각 뜻을 알면 어렴풋하게라도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영어 단어의 알파벳 앞자리를 따서 만든 약어의 경우 각각의 알파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요즘 언론에서 흔히 접하는 ‘이에스지(ESG) 경영’이 대표적인 예다. ‘ESG’란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의 머리말을 모은 것으로, 이에스지(ESG) 경영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하고 법과 윤리를 준수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경영 철학을 일컫는다. 국립국어원에서 꾸린 새말모임 위원들 사이에서 이 말을 다듬는 것에 논란이 있었다. “경영계에서 브랜드처럼 굳어진 용어라서 다듬은 말을 내놓아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미 괄호 안에 우리말로 풀어서 설명을 써 주는 방식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다듬은 말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위원들은 결국 “어려운 개념어인 만큼 더더욱 우리말로 풀어낸 대체어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이전에도 시에스알(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에스브이(CSV·공유가치창출)처럼 우리말로 풀어 쓰지 않고 통용된 경영 관련 약어가 더러 있었지만, 이에스지는 그것들보다 우리 삶에 훨씬 많이 노출돼 가는 추세이고,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 가야 할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7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대상자 2000명 중 무려 38.8%가 “ESG 경영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 보았다”고 답했고, 33.9%는 “들어 본 적은 있지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62.1%의 응답자가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렇다. 쉽게 풀어 쓴 우리말이 꼭 필요한 단어였다. 다듬은 말 후보는 두 가지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첫 번째는 영어 단어의 뜻을 그대로 번역해 옮겨 만든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경영’이다. 괄호 안에 약자로 ‘환사지 경영’이라고 병기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너무 설명적이고 길다는 의견이 나오자 지배구조 뒤에 ‘개선’이라는 글자를 뺄까도 논의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지배구조 경영’이라고 하면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자는 의미인지 불분명해지므로 ‘개선’을 넣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번째는 영어 단어를 우리말로 일대일 번역하는 대신 좀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쓰거나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회’라는 단어는 ‘사회 공헌’으로 바꾸어 그 의미를 더 선명하게 표현하고, ‘지배구조 경영’ 대신 ‘책임 경영’, ‘투명 경영’, ‘윤리 경영’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이런저런 조합을 해본 끝에 최종적으로는 ‘환경·사회·투명 경영’이라는 표현으로 다듬었다. 이들 1, 2안을 선택지로 설문조사해 보니 국민들은 두 번째 방안, 즉 ‘환경·사회·투명 경영’에 더 많은 표를 던져 주었다. 응답자의 86.6%가 ‘적절한 표현’이라고 호응한 것이다. 실은 단어의 원뜻을 되도록 변형시키지 않고 다듬은 말로 옮기고자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경영’(환사지 경영)을 1순위 후보로 꼽은 새말모임 위원들의 선택과는 다른 결과다. 원뜻을 얼마나 ‘직역’해야 하는가, 과감한 삭제와 변용을 더한 ‘의역’이 필요한가? 다듬은 말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이번에는 국민들이 후자의 손을 번쩍 들어 주었다. ※ ‘새말모임’이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2022년 2월 20일 일요일

[나랏말싸미] '부조금'과 '부주금'

[나랏말싸미] '부조금'과 '부주금'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승인 2022.02.21 07:00 댓글 0 장례식 부조금을 내다 장례식 부주금을 내다 결혼식 부조금 좀 대신 전달해줄래? 결혼식 부주금 좀 대신 전달해줄래? 경험상 아직 결혼식과 장례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부조금'이 맞는 표현인지 '부주금'이 맞는 표현인지 헷갈린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단어가 축하하는 의미인지 슬픔을 애도하는 의미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다. 먼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부주'는 '부조'의 잘못된 표현으로 등록돼 있다. '부주금'이라는 표현은 틀린 표현으로 '부조금'만 표준어로 인정된다. '부조'는 잔칫집이나 상가 따위에서 돈이나 물건을 보내는 것으로 결혼식과 장례식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부의'은 '상가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나 물품'이라는 뜻이며, '조의'는 남의 죽음을 슬퍼한다는 의미로 '부의금/조의금'은 '장례식'에만 한정돼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사전적 의미다. ●부조 ►명사 ① 잔칫집이나 상가(喪家) 따위에 돈이나 물건을 보내어 도와줌. 또는 돈이나 물건. ・ 결혼식 부조. ・ 장례식 부조. ② 남을 거들어서 도와주는 일. ・ 생계 부조. ・ 이 딸이 집에 와 있으면 그만큼 살림에 부조가 되고 의지가 되련마는 뺏긴 것이 아깝고 샘도 나는 것이었다.≪염상섭, 취우≫ ●부조-금 ►명사 : 부조로 내는 돈. ≒부좃돈. ・ 친구의 결혼식에 부조금을 내다. ●부의 ►명사 : 상가(喪家)에 부조로 보내는 돈이나 물품. 또는 그런 일. ≒전의, 향전. ・ 부의를 보내다. ・ 친지들의 부의로 장례를 치르다. ●조의 ►명사 :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 ・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 임금의 붕어에 대하여 온 국민은 흰 갓과 흰 신으로 조의를 나타내었다.≪김동인, 운현궁의 봄≫ ●조의-금 ►명사 : 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내는 돈. ・ 조의금을 모아 보내다. ・ 그 가정 형편이 어려운 걸 생각해서 장례 비용을 모두 학교가 부담한 것이라든가 현이 아이들의 조의금을 전한 일들이라면….≪전상국, 음지의 눈≫ ・ 「비슷한말」 부의금(賻儀金), 조위금(弔慰金) [자료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국매일신문]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2022년 2월 19일 토요일

윤석열 유세 속 '증오'의 연설, 그리고 '분노'의 정치

[기자의 눈] 이준석 대표도 '혐오 정치'라 지적했건만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2.02.19. 10:15:20 외교·안보 분야에선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중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신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민주당이 반발한 것을 두고 "전쟁 상황과 다름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확실할 때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사드 배치를 이야기했더니, 나보고 전쟁광이라고 막 풍악을 울립디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김정은 심기 안 건드리고, 경호 잘하고 굴종 외교 하면 한반도의 평화가 지켜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지지자들은 곳곳에서 '빨갱이들'이라고 외쳤다. <서울경제> 2월 18일자. 윤석열의 언어가 다시 거칠어졌다.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이 잦아졌고, 증오의 언어도 늘어났다. 지난 12월 29일 윤석열 후보가 경북 안동을 찾아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쏟아낸 말들이 떠올랐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입각해 민주화 운동을 많은 분이 해올 때 거기 끼워가지고 좌익혁명이념 그리고 북한의 주사이론을 배워 민주화 운동 대열에 낑겨 마치 민주 투사인 것처럼 지금까지 끼리끼리 서로 도와가며 살아온 그 집단이 이번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 "무식한 삼류 바보를 데려다 정치해서 망쳐놓고, 외교 안보 전부 망쳐놓고, 무능을 넘어서서 이제 뭐 사찰에 과거 권위주의 독재 정부가 하던 것까지(…)과거 권위주의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놔서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다. 이 정부는 뭘 했냐." 그간 거친 말을 자제해 오던 지금과 달리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다시 그의 입이 거칠어졌다. 윤 후보는 17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유세 과정에서 자신의 '적폐 수사' 발언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하는 걸 겨냥해 "누가 정치보복을 제일 잘 했느냐"며 "자기 진 죄는 남에게 덮어씌우고, 자기 진 죄는 덮고, 남에게는 짓지도 않은 죄 만들어 선동하고 이게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서울 송파 유세에서는 "비상식적인 좌파이념을 쫓아내면 이 나라는 잘 굴러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청년 괴벨스"라고 비판하자 "이준석이 괴벨스면 국민의힘은 나치이고 우리 후보는 히틀러이고 우리를 지지하는 젊은 지지층은 유겐트입니까?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나치로 몰고 유겐트로 모는 것이 혐오정치의 정확한 정의입니다"라고 했었다. '혐오 정치의 정의'를 실현하는 연설, 이런 게 국민의힘이 그간 비판해 왔던 '내로남불'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월 18일에 올린 페이스북 글 18일 TK 일정 첫 유세지인 경북 상주에서 윤 후보는 "80년대 운동권들이 자리와 이권 다 해먹었지 않나. 이제는 폐기처분해야 하는 수십년 전의 사회혁명 이념을 가지고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뭉쳐 공직도 나눠가지고 이권도 갈라먹고 나라를 거덜냈다"고 했고, 구미 유세에서는 "40년, 50년 전에 한물간 사회혁명, 그 이념에 도취해서,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 세력을 이어가며 족보팔이를 해서 이권 세력을 구축하고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과 이권을 다 나눠 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계획과 농촌 새마을운동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의 혁명을 이룩하신 분이다. 이 나라를 완전히 바꾸셨다. 그게 바로 혁명이다"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좌파 사회혁명 이론이 아니고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이게 바로 진정한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에 대한 공세도 빼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과 전교조는 이런 거(학력검증) 반대한다. 공부할 거 없다 이거다"면서 "그냥 좌파 이념에만 충실하게 따르고 그냥 민주당만 지지하면 우리가 나중에 세금 걷어서 기본소득 주고 우리가 그냥 대충 살게 해주마. 이게 사람이 먼저냐"라고 했다. 공산주의자, 주사파, 80년대 운동권, 좌파 이념. 이분법적 '색깔론'에 기반한 갈등과 증오의 언어들이다. 윤 후보 연설의 키워드는 '분노'다. 분노의 언어는 그 논리적 단순함으로 인해 전달력 가성비가 좋다. 윤석열 후보에 따르면 북한 사상(주사파)를 가진 80년대 '사회 혁명' 신봉 운동권 세력이 현재까지 이어와 나라를 거덜냈다. 일종의 '음모론'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부동산 정책 비판에서는 '음모론'이 더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윤 후보는 경기 용인에서 한 유세에서 "이 정부 경제정책, 부동산 정책을 보라. 이것을 도대체 28번이나 한 게 말이 되는 소리냐? 저는 이 사람들이 머리가 나빠서 그랬다고 보지 않는다(...) 아주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다. 집값 올려서 운 좋아 집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은 민주당 찍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는 "집값 올린 것이 실수가 아니라고 했는데, 양극화 역시 마찬가지"라며 "못 사는 사람은 자기들 편이라 생각해서 양극화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일부러 양극화를 심화시킨 민주당의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통치 전략이자 선거 전략이다. 물론 '역설'과 '반어법'의 일종이라 생각되지만, 이런 식의 '음모론적' 서사는 분노의 조건을 강화한다. 최근 '멸공 논란'의 섬뜩함은 상대를 '섬멸'하자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구호도 그렇다. 논의의 여지를 거세한 '폐지'라는 단어는 토론의 여지를 삭제한다. 그것은 '존치 아니면 폐지'의 이분법적 단순함을 추구한다. 이렇게 비판하면 국민의힘은 '갈라치기는 민주당 정권이 먼저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윤석열 후보의 저 연설들이 '통합의 언어'로 변하지는 않는다. '미러링'아니면, '내로남불'이다. 저 분노의 이분법에서는 실제 민주당 운동권 세대가 국민을 '약탈' 했거나, '좌파 이념'에 휩싸여 대한민국을 거덜내려 고의적 양극화를 기획했거나 하는 주장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이건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사일 뿐이니까.  이런 윤 후보의 말들은 곧바로 언론과 SNS를 통해 퍼져 나간다. 분열과 증오는 SNS 시대에 더 잘 먹힌다. '소셜 온난화'의 저자 찰스 아서는 소셜 미디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 중 '분노'에 특히 주목한다.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자신들이 편가르기 진술을 '해결할' 수 있고, 그러므로 논리라는 양날의 검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사고방식을 바꿔놓을 수 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편가르기 전술은 교량 역할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편을 가르려는 것이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의 영구기관이며 절대로 소진되지 않는 무궁무진한 연료다. '사람들은 편가르기 진술(scissor statement)에 반응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참여하게 될 거고요.'라고 디레스타는 말한다. '사람들이 그 진술을 강하게 신뢰하거나 또는 강하게 불신한다면 그들은 그 전술에 강하게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정치 논쟁처럼 커다란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면 더(…)" 다시 '이념 발언'으로 돌아온 윤 후보식 '편가르기 진술'은 '저런 무도한 민주당 운동권과 좌파'의 정신을 일깨워 바른 길로 인도해 가거나, 민주당과 정의당을 찍으려 투표장에 가는 사람들을 설득해 내려는 노력의 일환이 아니다. '편가르기' 그 자체만 성공하면 된다. 편이 갈라지면 사람들은 참전한다. SNS 시대의 선거 유세는 매우 유용하게 진화했다. 논리적 설득은 필요없다. 자극적인 말은 단문과 육성, 동영상으로 잘려 피드의 상단에 배치되고 사람들의 '분노의 연대'를 강화한다. 윤석열 후보의 연설은 그런 면에서 탁월하다. 윤석열 후보가 다시 '색깔론'의 언어, '분노'의 언어로 회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증오는 효과적이다. 트럼프의 선거 고문 로저 스톤은 이렇게 말했다. "난 당신의 증오를 즐긴다. 내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날 증오할 일도 없었을 테니."(I rebel in your hatered. Because if i won't effected hatered, you weren't hate me) '갈라치기' 전략의 교과서같은 말이다. 환호하는 이에게, 증오하는 이에게 영향을 미친 것만으로 성과다. 편은 알아서 나뉜다. 그리고 싸움은 저절로 벌어진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우리 사회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한다. '통합'은 없고 '분노'만 남아있을 대선 이후가 걱정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선대본 상임고문이 18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 유세에서 윤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속보] 코로나 확진 사흘째 10만명대…위중증 31명, 사망 51명↑

등록 :2022-02-20 10:00수정 :2022-02-20 10:12 장현은 기자 사진 장현은 기자 구독 신규 확진 10만4829명 위중증 환자 이틀째 400명대 재택치료자 45만명 넘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10만명대로 나타났다. 주말임에도 확진자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위중증 환자수도 증가해, 이틀 연속 400명대로 집계됐다. 재택치료자는 하루만에 4만9356명 늘어 45만493명으로 나타났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4829명(국내 10만4732명, 해외유입 9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10만2210명보다 2619명 늘었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96만2837명이다.신규 확진자는 이달 2일 2만명을 넘은 후, 5일 첫 3만명대를 기록했다. 9일 4만명대로 집계된 뒤, 하루만인 10일 5만명을 넘어섰다. 16일에는 9만명을 넘어선 뒤, 18일부터 사흘째 10만명대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4일부터 1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4617명→5만7164명→9만435명→9만3132명→10만9823명→10만2210명→10만4829명이다. 이날 일일 확진자 수는 1주일 전(5만6428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7일간 일일 및 누적 확진환자 추세.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홈페이지. 최근 7일간 일일 및 누적 확진환자 추세.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홈페이지.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439명으로 전날 408명보다 31명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부터 이틀 연속 400명대로 나타났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200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4일부터 300명대로 올랐다. 전날 집계된 400명대 위중증은 1월24일(418명) 이후 26일만에 처음이다. 사망자는 80살 이상 34명, 70대 11명, 60대 5명, 50대 1명 등을 포함해 51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7405명으로, 누적 치명률은 0.38%다. 최근 재원중 위중증 환자 추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최근 재원중 위중증 환자 추이. 중앙방역대책본부.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날 17시를 기준으로 32.5%(2651개 병상 중 862개 사용)로, 가용 병상은 1789개 남아있다.재택치료 대상자는 45만493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9만1961명, 경기 13만4843명, 인천 2만9833명, 부산 3만1687명, 대구 2만1903명, 광주 1만2229명, 대전 1만293명, 울산 8234명, 세종 4024명, 강원 8434명, 충북 1만5008명, 충남 1만3421명, 전북 1만7664명, 전남 9673명, 경북 1만4335명, 경남 2만1349명, 제주 5602명이다. 재택치료자는 전날(40만1137명)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4만9356명이 늘었다.정부는 전날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 중이다. 전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3주간 식당,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한 시간 연장된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6명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시행 중간에 의료체계 붕괴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윤석열 후보에게 겹치는 김기춘, 그냥 환영일 뿐인가

국민의힘 안상수 '좌파 문화계 정리' 발언, 수사했던 윤 후보가 답하라 22.02.19 20:16l최종 업데이트 22.02.20 08:53l송경동(umokin) 블랙리스트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2022.2.15 ▲ 블랙리스트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 2022.2.15 ⓒ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일할 때
지난 시기 국정원이 위법적으로 사찰해 온
문화예술인 249명 중점관리명단을
간신히 받아 왔다

이름 옆에 A, B, C 등급이 매겨져 있었는데
다행히 A등급 스물 네 명에 내 이름이 또렷이 들어 있었다
B나 C였다면
난 국정원의 존립 이유를 믿지 못했을 것이다
- 졸시, '자존심' 전문 5년여 전 일기려니 생각하며 써서 컴퓨터 어느 한쪽에 묵혀 두었던 시 한 편을 꺼내본다. 실제 상황이었다. 시는 창작과 상상을 써야 한다는데 난 어쩐 일인지 늘 사실만을 쓰기에도 바쁘다. 박근혜는 몰래 하기라도 했지만 오늘(2월 18일) 오전 11시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다녀와야 했다. 지난 2월 15일 우습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한 일이 있었다.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젓이 헌정 유린, 국정 농단, 내란 음모의 계획을 밝혔다. 이른바 '좌파 문화계를 확 바꾼다'는 계획이었다(관련기사: "좌파척결? 블랙리스트 수사한 윤석열 사과해야" http://omn.kr/1xept). 거창한 포부에 비해 그 계획이 필요한 이유로 든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아부하기 정도다. "김건희 여사는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되어야 할 분인데", "예술계에 좌파가 많아 김건희를 변호해주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라고 한다. 본인이 유튜브 방송인 '신의한수'에 출연해 그 같은 부분에 대해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고 자랑하고 있다. "대선 승리 확실하다", "좌파 문화계를 확 바꾼다"라는 타이틀의 위 유튜브 방송 영상을 공유하며 "저는 문화예술계를 장악한 좌파 기득권들이 이념을 나눠 반대 이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실력과 열정 있는 문화예술인을 변론하지 않고 인신 공격과 프레임을 씌워 벼랑 끝으로 몰고 간 행태를 지적"했다면서 "문화예술계가 그간 굉장히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확 바꿔야 한다고 한다. 큰사진보기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 페이스북 ▲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 페이스북 ⓒ 안상수 페이스북 관련사진보기 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긴급히 마련된 규탄 기자회견에 다녀 왔다. 이제 보니 지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의 몸통이었던 박근혜, 김기춘, 조윤선 등은 안상수에 비하면 양반이고, 간이 작은 사람들이었던 듯싶다. 이들은 자신들이 국가 기관을 사유화, 도구화 해서 실행하는 '좌파 문화예술인 색출 지정 및 척결 계획'이 얼마나 위법하고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건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다. 10여 년에 걸쳐 은밀한 공작으로 진행되던 일의 빙산의 일각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것은 2016년 9월 국정감사 당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사업 등에 참여해 왔던 이들의 양심선언과 제보에 의해서였다. 그 의혹이 제기되고도 특별검사 수사와 재판을 통해 핵심 증거와 증언 등이 제출되기까지 이들은 자신이 특정 문화예술인들을 '좌파'로 규정짓고 '척결'을 시도하거나, 별도로 사찰·검열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우리 헌법이 정한 표현과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 출판·결사의 자유를 부정하고 훼손하는 반헌법적 국가 범죄라는 것을 그들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사진보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017년 1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한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017년 1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그 국가 범죄의 결과 박근혜, 김기춘 등과 당시 문체부 장관이었던 김종, 조윤선 등이 구속되어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이 행한 블랙리스트 국가 범죄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적인 범죄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바로 얼마 전인 2월 14일에도 서울고법 형사 3부는 '국가정보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또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원, 문체부 등 국가 행정기관이 총동원되어 문화예술인들을 사찰하고, 지원 배제하고 차별했던 불법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자료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공작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젠 백주대낮에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특정 문화 예술인들을 '좌파'로 규정짓고, 그 '정리'를 주장한다.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1층 현관에 버젓이 걸려 있는 '문재인정부 불법사찰 국민신고센터'의 이름은 '윤석열캠프 블랙리스트 재실행추진센터'로 이름을 바꿔 걸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지난 박근혜 정부 시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헌법 전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는 규정을 위배함으로써 국민 기본권인 평등의 원칙을 훼손하고, 개별성·고유성·다양성으로 표현되는 문화 국가의 원리를 위법한 사찰·검열·차별·배제를 통해 훼손한 국가 범죄였다. 국가 권력을 사유화, 특권화 한 대통령과 위법한 비선 실세, 집권 세력 등이 정권 또는 지배 체제에 비판적이거나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인과 국민 일반의 기본권인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 제21조 제1항 언론·출판의 자유, 제22조 예술의 자유 등을 총체적으로 유린한 심각한 헌정 농단 사건이었다.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인종, 세대, 지역, 정치적 견해,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나 신체적 조건 등에 관계없이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는 문화기본법 제4조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적·민족·인종·종교·언어·지역·성별·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를 이유로 문화적 표현과 문화예술 활동의 지원이나 참여에 대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제3조 ③항 등을 위반한 중대한 위법 행위였다. 그런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위법의 실행을 위해 집권세력이 국가기관, 공공기관 등을 통해 법·제도·정책·프로그램·행정 등의 공적(公的) 또는 비공식적 강요·회유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정치적 견해를 가졌다는 자의적 까닭만으로 특정 문화예술인들을 '좌파'로 규정하고 사찰·검열·차별·배제하는 등 권력을 오·남용함으로써 민주주의 원리를 파괴하고, 예술 표현의 자유와 문화예술인의 권리를 침해한 국가범죄이자 위헌적이고 위법, 부당한 행위라는 것이 대한민국 법원 판결문의 내용이었다. 수사 검사였던 윤 후보의 생각은 무엇인가 이번 안상수의 발언은 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공공연한 범죄 음모의 공표와 다름없다. "대선 승리 확실하다"는 인식에 기초해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의 트라우마에서 지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 받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해 협박성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헌정 유린의 공약 사항에 대해 오늘 다시 문화예술인들이 차가운 거리로 나서기까지 국민의힘은 어떤 변명과 사과의 논평도 없다. 당의 공식 입장으로 묵인하겠다는 태도다. 결국은 모든 선대위를 대표하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이에 대한 입장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 유지를 담당했던 검사였다.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 대답하길 바란다. 당신의 얼굴 위로 겹치는 김기춘의 얼굴은 그냥 환영일 뿐인가. 큰사진보기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2016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본격적인 수사 개시를 알리며 현판식을 하고 있다.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2016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본격적인 수사 개시를 알리며 현판식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후보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당시 특검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며,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지가 없었다. 하여 그 한 겨울 특검이 출범하던 날인 2016년 12월 12일 그동안 나왔던 의혹과 증언들을 철한 고소·고발장을 들고 우리가 특검을 찾아 갔었다. 그 지난한 과정을 거쳐 김기춘과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모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혐의로 구속되었다. 당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 우리 문화예술인들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천만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함께 이룬 일이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이젠 그 특검 검사였던 당신을 규탄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서야 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가공할 국정농단의 연장과 희극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간 박근혜 시절부터 블랙리스트 진상규명과 이에 따른 명예회복 및 피해 보상을 위해 일해 온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이번 건과 관련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규명, 이후 대책에 대한 명시적인 약속이 없을 시 며칠 이내로 해당인인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 그리고 그 당의 대선 후보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 대해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명예훼손'과 또다시 블랙리스트로 몰 테니 기다리라는 '공갈, 협박', 나아가 헌법에 명시된 여러 권리 침해를 위한 범죄 실행 모의 혐의로 다시 고소 고발을 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이 싸움을 계속해 가야 하나. 얼마 전인 2월 11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소설가 이문열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는 전혀 실효도 없었고 내가 알기로도 탁상 기획으로 끝난 걸로 알고 있다"라며 "실질적으로 진행돼서 이 사람을 배제해라 하는 식의 어떤 정치적 결정이나 행정적인 분리로 나타나는 그런 경우는 그래서 내가 잘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참 어이없고 무책임한 발언이다. 각종 재판의 판결문이라도 좀 찾아보기 바란다. 지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펴낸 백서라도 잠깐 보기를 바란다. 얼마나 그 기획이 촘촘하고 전방위적이며 집요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 진상규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따른 책임자 처벌과 이에 따른 명예회복, 피해자 보상, 사회적 기억 사업 등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안상수의 이와 같은 자신감 있는 발언과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의 이와 같은 뭉개기는 나오지 않았을 터였다. 같은 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항의에도 블랙리스트 실행기관의 장이었던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을 끝내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임명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도 잘못했다 민주당과 이재명 캠프의 반성과 사과도 있어야 한다. 우리는 다르다고 강변할 게 아니다. 이런 사태들과 교란 상황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11월 3일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행진' 당시 '미진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모아 집권 여당인 민주당 당 대표에게 전달했다. 당 대표는 직접 참여한 간담회에서 민주당 내에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특별법 TF'를 구성하기로 약속했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어떤 얘기도 들어보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황희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일이나 사회적 기억 사업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런 모든 문제의 핵심인 미진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약속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과거 문체부와 함께 꾸렸던 진상조사위는 민간위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어떤 조사권 등도 갖지 못한 장관 자문위원회에 불과했다. 권한 없음과 짧은 조사기간, 충분하지 않은 조사인력으로는 블랙리스트 실행의 몸통인 청와대도, 국정원도, 나아가 구 새누리당에 대한 조사도 할 수 없었다. 하물며 당시 진행되던 특검의 조사 자료조차도 권한 없음으로 공유 받을 수 없었다. 이런 미진함에 힘입어 과거 블랙리스트 실행에 함께 했던 이들이 어떤 사회적 반성도 없이 활개를 치고, 그 미진한 진상규명의 핵심 조사 대상인 새누리당의 후신 국민의힘이 오늘 다시 '좌파 문화예술계 척결'을 말하고 있다. 큰사진보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전남 목포 평화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오후 전남 목포 평화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이재명 후보 캠프도 이런 미진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약속대로라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안 하는 현실이어서 안타깝다.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동료 문화예술인들도 나서서 안상수와 윤석열 후보를 비판하겠다고 하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먼저 이재명 캠프부터 지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미진한 처리에 대한 반성과 사과부터 하고, 특별법 제정 공약을 해주길 바란다. 이는 문화예술인들의 명예회복에만 관계되는 일이 아니다. 다시는 어떤 정치 세력도 국민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과 출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도록 하는 역사적 경고등과 표지, 그 교훈을 세워두는 일이다. 진즉 특별법 제정에 대한 약속만 지켜졌더라도 오늘과 같은 안상수의 기가 막힌 망발은 보고 듣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난 지금도 궁금하다. 국정원이 10여 년에 걸쳐 나를 중점관리 명단 249명에 올리고, 그것도 A급 스물 네 명에 포함하곤 어떤 일을, 누가, 어떻게 해 온 것일까. 그 명단과 자료는 당시 청와대 등에 어떻게 소통되었을까. 나의 어떤 일상을 사찰하고 검열해 왔던 것일까. 나는 언제까지 나의 모든 일상을 조심하며 끊임없는 자기검열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 걸까. 특별법이 통과되어 법에 근거한 투명하고 성역 없는 조사 등이 이루어지면 나 개인뿐만이 아니라 모든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이 그 사찰 자료 등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었기에 별다른 법적 조치를 안 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책임을 이 정부와 다음 정부에 묻기도 요원해진 것이라면 이제라도 내가 다시 찾아봐야겠다. 국가는 지난 시기, 나와 우리 문화예술인들을 어떻게 사찰 검열해 왔는가? 국가와 정부는 그 전모를 법에 근거해 단 한 점의 의혹도 없게 밝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 의무와 책임을 부정하거나 적당히 손질하고 묻으려는 정부는 진정한 민주정부가 아닐 것이다. - 시인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블랙리스트, #안상수

시민 호응 뜨거운 ‘전쟁광 윤석열 사퇴 촉구’ 활동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2/19 [20:40] ▲ 19일 오후 광화문에서 진행된 ‘전쟁광 윤석열 사퇴! 평화 버스킹’에서 노래패 '우리나라'의 이광석 가수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신은섭 통신원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전쟁광 윤석열 사퇴 촉구 선언 추진위’(이하 추진위)에 속해 사퇴 촉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퇴 촉구 활동에 대한 시민 호응이 뜨거워 소개한다. 추진위는 촉구 선언 기간(27일까지) 매일 오후 2시 국힘당사 앞 1인 연설을 진행한다. 1인 연설을 응원, 성원하는 시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즉석에서 하는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는 시민의 모습을 보며 한 참가자는 "우리 국민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마음의 열도 그리고 전쟁광 윤석열에 대한 분노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 윤석열 사퇴 육성 1인 연설을 본 시민이 건넨 음료수. ©신은섭 통신원 1인 연설은 유튜브 가수 백자TV,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민족위 페이스북 페이지 등으로 생중계한다. 매일 1인 연설을 진행한 다음 만들어 올리는 유튜브에 쇼츠 영상도 반응이 좋다. ▲ 국힘당 중앙당사 앞에서 진행하는 사퇴 촉구 연설 영상 화면 갈무리. © 신은섭 통신원 ‘가수 백자TV’ 구독자 Sonicjinn 님이 '선언문을 영어로도 만들어 돌리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도움도 줘 17일에는 선언문 영어판이 나오기도 했다. ▲ 영어로 된 '윤석열 사퇴 촉구 선언'. © 신은섭 통신원 많은 국민의 자발적 선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추진위 측에 따르면 온라인 서명 설문에 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 란이 있는데, 필수가 아님에도 거의 모든 선언 참여자가 한 마디씩 남기고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 몇 개를 아래에 소개한다. “가족에게 두 번 다시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 평화가 우리와 함께하기를!” “유엔 헌장을 보면 먼저 도발하거나 침략하는 행위는 전쟁범죄라고 되어 있다.” “우리의 아이들을 평화로운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게 하고 싶다.”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언에는 2월 19일 20시 30분 현재 2,770명이 참여했다. 오늘(19일), 광화문 교보빌딩 인근 고종 기념비 앞에서는 ‘전쟁광 윤석열 사퇴! 평화 버스킹’ 행사가 열렸다. ▲ 19일 오후에 진행된 ‘전쟁광 윤석열 사퇴! 평화 버스킹’에 출연한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 가수. ©신은섭 통신원 버스킹은 사퇴 촉구 선언 공동제안자 중 한 사람인 가수 백자 씨가 제안하고 가수 박정환, 송희태, 이광석, 대학연합 노래동아리 내일, 여대생연합 노래동아리 늘해랑, 노래악단 씽이 함께했다. 유튜브 채널 가수 백자TV, 마로니에TV, 민족위TV, 송희태TV, 주권방송, 촛불전진 등에서 생중계했다. 많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함께하며 공감,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선제타격 1호 윤석열은 서초동 너희 집에 사드 배치해라!", "(선언) 동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우크라이나에서 할머니랑 애들이랑 총 연습한다는 기사 보면서 너무 무섭고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적게나마 후원했습니다. 이렇게 나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댓글에서 사퇴 촉구 활동에 대한 국민의 성원을 확인할 수 있다. ▲ 송희태 가수의 공연. © 신은섭 통신원 한편 추진위는 사퇴 촉구 선언 QR코드가 찍힌 명함도 배포하고 있다. http://bit.ly/전쟁광윤석열사퇴촉구선언 후원계좌 하나은행 764-910025-21007 김은진 ▲ 윤석열 사퇴 촉구 명함. © 신은섭 통신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년 2월 18일 금요일

민주, 예결위서 '14조원 정부 추경안' 새벽에 기습 단독처리

민주, 예결위서 '14조원 정부 추경안' 새벽에 기습 단독처리 본회의에는 21일께 상정…민주 '2조+α' 증액한 수정안 제출해 의결할듯 국힘, 날치기로 규정하면서 강력 반발 전망…대선 앞두고 공방격화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위 전체회의 속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위 전체회의 속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4분 만에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사진행을 거부하면서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날치기 처리를 했다면서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선 정국에서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9일 오전 2시 8분에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당시 예결위 회의장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없었으며 예결위 회의 개회 후 정부 추경안이 상정돼 처리되기까지는 모두 4분이 걸렸다. 사회는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 대신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이 진행했다. 민주당은 전날부터 이종배 예결위원장에게 추경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위원장이 여야 간사간 추가 협의가 진행된다는 이유로 회의를 정회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예결위에서 농성을 진행하다 차수 변경으로 이날 0시에 회의가 자동으로 산회 되자 0시 1분에 예결위 전체회의를 재소집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20일 오후 2시에 예결위 전체회의를 소집한 바 있으며 애초에는 이날 단독 의결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새벽 이종배 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예결위원장을 비운 상태에서 단독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자 의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예결위원 50명 중 민주당 소속이 30명이다. 민주당은 국회법 50조에 따라 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단독 처리를 했다.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할 경우 등에는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의 간사가 직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장 직무대리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개회한 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예결위원장으로서 시급한 민생 안건을 처리 해야할 의사 일정 작성 책무를 거부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결위 간사로 국회법 50조 5항 따라 본인이 사회를 보게 됐다"면서 추경안을 의결했다. 의결 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번 추경안은 소상공인 지원 및 방역 보강을 위한 원포인트 추경으로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및 소상공인 어려움을 감안해 국회에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대로 집행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께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예결위에서는 정부 추경안을 그대로 의결했으나 본회의에서는 별도의 수정안을 올려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정부안보다 2조여원이 증액된 수정안을 만들었다. 이 수정안에는 방역지원금 300만원 외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요양보호사, 법인택시 종사자 등 약 140만명에게 100만원 안팎의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전날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규모가 2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안 14조원을 일부 증액한 '16조원 + α'가 수정된 추경안이 될 것이란 의미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추경안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40조 규모의 추경안 처리를 그동안 요구하면서 추경 처리에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단독 추경 처리를 맹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2022년 2월 17일 목요일

우리말 톺아보기 젓가락은 사이시옷

우리말 톺아보기 젓가락은 사이시옷 입력 2022.02.18 04:30 1 0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숟가락’의 표기는 앞말의 받침 ‘ㄹ’이 ‘ㄷ’으로 변화하는 과정임을 함께 알아본 적이 있다(2021년 12월 24일자 우리말 톺아보기 참고). 그러면 숟가락과 짝꿍인 ‘젓가락’은 왜 ‘ㅅ’ 받침으로 적어야 할까? 젓가락은 단어 구성을 따져 보면, ‘저(箸)+-ㅅ+가락’으로 분석된다. 한자어 ‘箸(젓가락 저)’에 ‘가락’이 붙었을 때, 발음이 [저까락]으로 나는데 사잇소리가 첨가되었다. 이 사잇소리를 역사적으로 ‘ㅅ’으로 표기해 왔기 때문에 ‘ㅅ’으로 받치어 적는 것이다. 한글맞춤법 제30항 2. (1)에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은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도록 한 규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이시옷 표기에 대한 한글맞춤법 제30항은, 어문규정 중 가장 헤아려 공부할 것이 많은 조항이다. 두 개의 단어가 결합하는 합성어 조건에, 한자어인지 순우리말인지를 구별해야 하는 한자 지식이 필요하다. 사이시옷으로 결합하여서는 언중이 어떻게 발음하는지에 대한 음운론적 현상도 알아야 한다. 한자어끼리의 결합은 사이시옷 표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숫자(數字)’처럼 두 음절로 된 한자어 중, 단 6개는 언중들이 너무나 많이 사이시옷을 적어 예외로 두기도 하였다. 이와 달리 발음이 변하는 대상도 아니고, 합성어가 아닌 파생어로서 명사 ‘해’에 접미사 ‘­님’이 결합한 ‘해님’은 [*핸님]으로 잘못 발음하고 ‘*햇님’으로 적어 ‘ㅅ’을 남용하는 예이다. ‘ㅅ’을 적거나 적지 않았을 때, 어색한 것은 국어사전을 꼭 찾아보도록 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2022년 2월 16일 수요일

확진자 연일 폭증, 오늘도 10만명 근접…거리두기 조정 '주목'

어젯밤 9시에 이미 9만명 넘어…이대로면 이달 말 20만명 달할 수도 정부 내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방역상황 급악화에 완화 여부 '고심' 연합뉴스 등록 2022.02.17 07:32:02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발표되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방자치단체 집계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총 9만228명이다. 오후 9시에 9만명대 확진자가 집계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고, 전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9만443명과 비교하면 겨우 215명 적다. 직전일(15일) 동시간대 8만5천114명과 비교하면 5천114명이나 많다. 자정까지 추가로 집계된 확진자까지 합치면 9만명 중후반, 많게는 1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일 2만명을 넘은 후 5일 3만명, 9일 4만명, 10일 5만명을 차례로 넘어섰고, 10∼15일 6일간 5만명대로 유지되다가 16일 9만443명을 기록, 10만명에 다가섰다. 신규 확진자는 거의 매주 '더블링'(숫자가 배로 증가) 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에는 2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13만∼17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내달 초 하루 최대 36만명을 예측했다.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언제 정점에 도달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서 정점 도달 시점과 규모를 예측하려면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 진단 체계가 잘 유지된다면 본격적으로 유행 정점에 접어드는 시기는 3월 초이고 감소까지는 그로부터 2∼3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3월 초 20만 명 가까이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는 PCR 검사로 확인된 환자만을 집계한 것이다.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2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지역사회의 '숨은 감염자'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행히도 위중증 환자 급증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200명대였던 위중증 환자가 이번주 들어 300명대로 증가해 최근에 급증한 확진자 규모가 위중증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4일 KBS 긴급진단에서 "향후 2∼3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위중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를 거쳐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정부는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오후 9시'를 골자로 하는 거리두기를 '8인·10시' 등으로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하루 10만명대 확진자 발생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조정 수위를 고심 중이다. 자영업자의 피해 등 사회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 거리두기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방역 측면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들도 있고 다양한 쟁점들도 있다"며 "확진자 발생 규모나 위중증 환자 수, 의료체계 여력 등과 같은 방역적 요인과, 사회·경제적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팩트체크] “광주, 전국서 GDP 꼴등” 윤석열 발언…진짜 최하위는 대구

이승훈 기자 lsh@vop.co.kr발행 2022-02-16 23:06:39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이날 윤 후보는 광주에 이어 전주, 청주, 원주를 돌며 유세에 나선다. 2022.2.16.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이날 윤 후보는 광주에 이어 전주, 청주, 원주를 돌며 유세에 나선다. 2022.2.16. ⓒ뉴스1 “광주 역내 GDP가 전국에서 몇 위쯤 합니까!? 꼴등입니다! 꼴등! 왜 이렇게 됐습니까?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에게 한 게 뭐 있습니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광주 전통시장을 방문해 “복합쇼핑몰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광주 시민들이 선거 때마다 계속 더불어민주당을 찍어줬기 때문에 광주에 발전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못사는 도시가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 편 가르기 하여 고정표를 획책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가 이 같은 유세를 펼친 장소는 송정매일시장으로, 1982년 처음 개설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재래시장이다. 이곳에서 재래시장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주장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 ‘광주 GDP가 전국에서 꼴찌’라는 말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국내총생산을 뜻하는 GDP는 국가 전체의 총체적인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수치로 쓰인다. 따라서 광주의 GDP를 알려면, 일정 기간 동안에 각 시·도 내에서 경제활동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하였는가를 나타내는 경제지표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줄여서 GRDP)으로 살펴봐야 한다.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 개인소득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 지역총소득, 개인소득 ⓒKOSIS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주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2799만4000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대구(2395만8000원)와 부산(2742만6000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 지수가 가장 낮은 시도는 대구였다. 또 2000년 대비 1인당 지역내총생산 증감률을 봤을 때, 광주의 증감률은 183.9%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감률(168.0%)보다 약 15.9%p 높은 수치다. 마찬가지로 부산(180.2%), 대구(160.6%) 등보다 높다. 이 외에도 울산(104.0%), 경상남도(128.7%), 경상북도(140.4%), 인천(157.0%), 제주도(165.7%), 대전(167.7%), 경기도(171.5%), 강원도(174.7%), 전라북도(174.&%) 등보다 높았다. 광주보다 증감률이 높은 지역은 충청북도(216.9%), 충청남도(197.9%), 전라남도(186.6%) 뿐이었다. 시도별 지역내총생산 등 2000년 대비 증감률 시도별 지역내총생산 등 2000년 대비 증감률 ⓒKOSIS 2020년 1인당 개인소득으로 따지면, 광주는 2128만6000원으로 전국 평균(2120만5000원)보다 높았다. 이는 부산(2038만7000원), 대구(2008만7000원), 인천(2013만2000원), 세종(2119만1000원), 경기(2114만5000원), 강원(2021만원), 충북(1982만1000원), 충남(2001만1000원), 전북(2002만3000원), 전남(2010만3000원), 경북(1962만원), 경남(1955만6000원), 제주(1992만1000원)보다 높다. 광주보다 1인당 개인소득이 높은 곳은 서울(2406만1000원), 대전(2135만1000원), 울산(2355만9000원)뿐이었다. 2000년 대비 1인당 개인소득 증감률이 광주(167.1%)보다 높은 지역은 강원도(171.6%)뿐이었다. 광주가 선거에서 민주당만 뽑아서 전국에서 발전 속도가 제일 늦고 광주시민들도 제일 못살게 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인 셈이다.

한동훈에 녹취록 없다 한 날 "ㅠㅠ 누가 봐도 한동훈 음성지원"

이동재 전 기자 재판 자료 중 채널A 법조팀장 카톡 입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전후 생긴 일 22.02.17 05:54l최종 업데이트 22.02.17 05:54l글: 소중한(extremes88)박현광(parkhyungwang)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ㅠㅠ 누가 봐도 (녹취록 발언은) 한동훈 음성지원." - 2020년 3월 31일 오후 6시께 "(3월 30일) 한 검사장의 질문에 '녹음파일은 없고 그러므로 녹취록은 없다'는 취지로 답변." - 4월 2일 오후 8시께 MBC '검언유착 의혹' 보도(3월 31일 오후 7시 30분 <뉴스데스크>)를 전후로 채널A 법조팀장 A 기자가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다. 비슷한 시기의 메시지임에도 MBC 보도의 핵심 쟁점이던 '한동훈-이동재 녹음파일'의 존재 유무와 관련해 다소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MBC 보도 이틀 뒤인 4월 2일, A 기자는 '3월 30일~4월 1일' 한동훈 검사장과 소통 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사내 누군가에게 보고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A 기자의 이 메시지엔 자신이 한 검사장에게 '녹취록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3월 31일] 한 검사장은 오후 통화에서 '채널A가 MBC에 녹취록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요청. 저는 한 검사장에게 '녹취록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MBC 보도 전 입장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 보도 내용을 확인한 뒤 녹취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4월 1일] 한 검사장은 계속해서 '회사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 맞느냐'고 물어왔고 '변화 없다'고 답변. 그런데 A 기자의 다른 메시지를 보면 이런 기조와는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3월 31일 MBC 보도 직전 채널A 두 기자가 녹취록 보고 나눈 대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부근 동아일보 사옥 내 채널A 본사.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A 기자의 메시지 전체를 살펴보면 두 종류의 녹취록이 등장한다. 3월 23일 오전 11시께 A 기자가 여러 명에게 보낸 문답 형태의 녹취록이 있는데, 이는 그 전날인 3월 22일 이동재 전 기자가 채널A 본사에서 제보자 X를 만나 보여준 것이다. 이 전 기자는 이를 다음 날 A 기자에게 보고했다. 또 다른 녹취록은 3월 31일 A 기자가 B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에 나온다. B 기자는 채널A 자체 진상조사에 참여한 인물이다. 이때는 채널A 측이 MBC 보도가 곧 나올 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녹취록은 이 전 기자가 3월 13일 한 카페에서 제보자 X를 만나 보여준 것이다. 녹취록엔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에 도움이 되고, (중략) (이철의) 와이프 처벌하는 부분 정도는 긍정적으로 될 수 있고, (중략) (이철 측)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줄 수는 있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기자는 이후 자체 진상조사에서 이 녹취록에 대해 "(한 검사장의 말이 아닌) 창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 기자는 이 녹취록을 B 기자에게 공유하며 "◯◯(카페 이름)에서 보여줬다는 녹취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한 검사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3월 31일 오후 5시 52분] B : 녹취록만 보면 뭐 한동훈이 피 볼 일은 없을 거 같긴 한데. A : 한동(훈)에게 달달 볶이는 것은 내가 죗값을 치르는 거라고ㅠㅠ (중략) B : 근데 한동훈이 취약한 워딩도 있긴 해서.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건데",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이런 워딩. A : ㅠㅠ 누가 봐도 한동훈 음성지우너(지원의 오기 - 기자 주) B : (이)동재가 그래도 멀쩡하게 취재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아오 진짜ㅋㅋ A : 이놈을 ㅠㅠ (중략) B : 딴 건 모르겠고 그 동안 채널A 법조팀이 열심히 취재해서 쌓아올린 명성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고 회사 위상에도 먹칠을 하게 될 수 있는 실수를 했다는 점을 본인이 스스로 잘 깨닫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여줬으면 ㅠ A : 동재는 징계(에 대해) 감봉 3개월을 자기가 막 정해서 얘기하더라. 채널A 법조팀장 "나 한동훈에게 하루 종일 시달려서" 특히 B 기자는 한 검사장이 MBC에 '녹취록·녹음파일은 없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을 두고 "우린 그렇게 대응 못한다"라고 말했다. A 기자는 한 검사장을 지칭하며 "하루 종일 시달렸다"라는 이야기도 꺼냈다. A : 동재는 자기와 한동훈 대화가 사실 아니라고, 회사가 제발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자기 너무 괴롭다고 (한다). B : 정신 못 차렸네. 그걸 회사가 어떻게 얘기하나. 그랬다가 둘이 얘기한 걸로 밝혀지면 그땐 누가 책임지라고 (중략) 그럼 회사 자체가 거짓말쟁이가 되는데 그건 리스크가 너무 크죠. A : (MBC에) 한동훈은 그렇게 (녹취록 없다고) 대응했잖아. B : 그건 한동훈 대응이니까 한동훈이 책임지는 거고. A : 그런데 (우리와 한동훈이) 다르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B : 우리는 그렇게 대응 못하죠. A : 나 한(동훈)에게 하루 종일 시달려서. B : 일단 한(동훈) 얘기는 일절 하면 안 될 거 같고 보도본부장이랑 상의해서 대응 방향을 확실하게 정해야 할 듯요. 두 기자가 이러한 대화를 나눴을 때만 해도 꽤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던 녹취록들은 채널A 자체 진상조사를 거치며 '검증하지 못한 것'이 됐다. 결과적으로 '녹취록은 없다'는 한 검사장의 대응 내용과 같아진 것이다.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는 5월 21일 ▲ 이 기자 말대로 3월 13일 녹취록은 스스로 조작한 것인지 ▲ 3월 13일, 3월 22일 녹취록의 당사자가 한 검사장인지 여부를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 및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해 녹음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A 기자의 메시지 중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당시 검찰총장)가 채널A 기자에게 사적으로 녹음파일에 대해 물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A 기자는 4월 2일 사내 누군가에게 "윤석열 총장이 ○○○ 기자 통해서 계속 물어오고 있나 봐요. 음성파일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관련기사 : [단독] "윤석열이 계속 묻나봐, 음성파일" 검언유착 보도 직후 채널A 카톡 http://omn.kr/1xcfc). 한동훈 "제보자 X가 채널A 꼬신 것" 채널A는 'A 기자와 한 검사장이 MBC 보도 전후로 여러 차례 소통한 일'에 대해 <오마이뉴스>로부터 질의를 받고 "질의하신 내용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에 대해 당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질의 사안 역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추측성 내용으로 귀하가 사실에 어긋나는 보도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려 드린다"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한 검사장에게 14일 오후부터 전화·문자로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27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 검사장은 A 기자와의 소통과 관련해 "(MBC 보도 전에) 자기들(채널A)이 (먼저 연락이 와) 미안하다면서 MBC에서 무리하게 취재하고 있고 갑자기 (내게) 취재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월 20며칠로 기억하는데 (A 기자가 전화로) 이동재가 저를 팔아서 취재하다 (MBC에) 촬영을 당한 것 같다고 그랬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기에 내가 '그게 말이 되냐.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고 정확히 MBC에 대응해 달라'라고 말했다"라며 "이 전 기자와 (후배인) ○○○ 기자가 절 그쪽(제보자 X)에 (녹취록이 있다고) 판 것이다. 그 둘은 내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라고 떠올렸다. 또 "(두 기자가) 굉장히 욕심을 내다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지○○(제보자 X)이나 MBC 쪽에서 (검언유착 의혹을 이끌어내기 위해 채널A를) 꼬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태그:#채널A, #한동훈

‘대북 선제타격’ 더하기 ‘사드 추가 배치’

[대선후보 통일외교안보 공약②]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기자명 이광길 기자 입력 2022.02.17 07:52 수정 2022.02.17 08:04 댓글 1 [사진 갈무리-윤석열 홈페이지] [사진 갈무리-윤석열 홈페이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외교안보 분야 슬로건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다. 윤 후보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남북관계 정상화하고 공동번영 추진, △국민합의에 기초한 통일방안 충실히 추진, △‘북한인권재단’ 조속히 설립, △한미동맹 재건하고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상호존중 기반한 한·중관계’ 구현, △한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 실현 등 ‘20대 외교안보공약’이 나열되어 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약속한 것 빼고는 한나라당(1997년 11월 출범) 이래 국민의힘의 외교안보정책 기조를 대체로 계승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도 “공약의 틀 자체는 예상 범위 내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늘 그렇듯 ‘디테일’이다.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어떤 접근법을 취할 것인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한미동맹 ‘재건’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한중관계에서 ‘상호존중’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등.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국내정치에 남북통일 문제를 이용한 쇼”라고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폄하하고 “저는 쇼 안한다”고 했다. “정상이 만나려면 기본적으로 상호 원활한 접촉을 통해 관계가 진전되는 예비 합의에 도달한 뒤”라고 못박았다. ‘실질적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는 안 된다며, “실질적 비핵화의 첫 단계는 국제적 검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전면적 사찰을 허용하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1차 핵위기’(1992) 이후 30년 넘는 대북 협상과정에서 실현 불가능한 접근법으로 판명된 ‘선비핵화론’을 되풀이한 셈이다. 윤 후보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원칙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칙적 대처’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짐작할 수 있는 발언들은 있다. 바로 ‘대북 선제타격’과 ‘사드 추가 배치’다. 전작권도 없는 데 선제타격?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사진출처-윤석열 홈페이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사진출처-윤석열 홈페이지] 지난달 11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직후, 윤 후보는 이 미사일이 수도권에 도달하는 데 1분 이내라며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는 선제 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위험한 전쟁 도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국방전문가인 정의당 김종대 전 의원은 “군사령관의 임무는 전쟁이 나면 이기는 것이고, 대통령의 임무는 그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대통령(후보)가 할 말이 아니라는 뜻이다. 해군 장교 출신인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은 아직 전작권이 없기 때문에 선제타격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작권 환수는 필요없다”고 했으니, 그 당의 대선 후보가 ‘실현 불가능한 임무’(Mission Impossible)를 할 수 있다고 우기는 셈이다. 한국이 전작권을 가져왔다고 해도 ‘킬체인’으로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모조리 추적해 파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러 차례 선제타격을 검토한 미국도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가 지난 4일 [워싱턴포스] 기고에서 “(북한 내) 군사기지를 선별해 선제타격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외교적 관여가 유일한 대북 옵션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지난 11일 TV토론에서 윤 후보는 ‘선제타격론’을 비판한 글을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실은 최승환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를 공개 저격했다. “그 저자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하는 분으로 유명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12일 [CBS 노컷뉴스]에 반박문을 보내 “두 후보 간 토론이 한국의 안보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튼튼히 할 수 있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제 개인에 대한 인격 모독성 발언으로 이어져 매우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제가 국제정치학회에서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학자라면, 윤 후보를 돕고 있는 한국 정치학자들은 어떤 수준의 학자들로 보고 계신지 윤 후보에게 묻고 싶다”고 했다. 14일 [CBS 노컷뉴스]는 “윤석열이 업신여긴 美교수, ‘윤핵관’보다 10배 실력 높았다”는 기사를 통해, ‘구글 스칼라’ 검색 결과 최승환 교수의 학문적 업적도는 23, 논문인용지수는 2014인데, 윤석열 캠프 외교안보정책본부장 김성한 고려대 교수의 학문적 업적도는 7, 논문인용지수는 200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수도권 방어 위해 ‘사드 추가 배치’? 지난 11일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토론 중인 윤석열 후보(오른쪽).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지난 11일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와 맞토론 중인 윤석열 후보(오른쪽).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지난달 30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한 직후 윤 후보는 SNS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한줄 공약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는 필요없다”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을 인용해 반박했다. “미국도 필요 없다는 사드를 중국의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겠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는 것.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등을 이유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발표했다. 경북 성주에서 주한미군이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베이징과 동남부 연안 등 중심지역이 사드 레이더의 탐지범위에 들게 된 중국은 △한국으로의 단체 관광 제한, △한국 대중문화 금지(한한령) 조치를 내렸다. 이 후보가 거론한 ‘중국의 경제보복’이다. 사드 추가 배치의 주체가 주한미군인지 아니면 한국군이 구입해서 운용하려 하는지 분명한 설명은 아직 없다. 2016년 7월 당시 중국은 한국이 구입해서 운용한다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이었다. 이 경우에도 사드 1포대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 2천억원)라는 비용 대비 효과가 문제된다. 성주지역에서 목격했듯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윤 후보가 지난 3일 TV토론에서 “수도권 주민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으니 경기 평택이나 충남에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할 수 있다”거나 “수도권이 아니어도 강원도든”이라고 언급한 직후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한 게 그 증거다. ‘상호존중’에 기반한 한중관계에 대해, 지난 15일 “강인선·배성규의 정치펀치”에 출연한 김성한 교수는 “‘혼밥 외교’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인줄 알았다.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되는 ‘윤석열표 대중정책’이 밥을 같이 먹는 것이라니!) 그는 “윤 후보는 상대와 대화를 하면서 식사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시 주석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는 자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중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와 윤 후보는 대광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한반도 위기 대처할 수 있나? ‘이대망’(이번 대선은 망했다)이라는 말이 떠돈다.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아 진흙탕 싸움을 벌이다보니 외교안보를 비롯한 정책 대결이 실종됐다. 선거에 눈이 팔린 사이, 한반도 정세는 전쟁 접경이던 2017년 11월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윤 후보가 다가오는 ‘한반도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TV토론에서, 윤 후보는 “남북은 휴전선을 중심으로 약 40개 사단이 대치해있고 수천문의 방사포, 장사정포, 미사일 기지가 배치되어 있다”면서 남북-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신뢰구축조치로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와 배후 기지의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의 이런 발언들을 보면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어떻게든지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의지가 읽혀져서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함세웅 신부와 이해동 목사 등 각계원로 130명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무엇을 얻어내렵니까”라고 물었다. “한반도 위기관리에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득표전술로서 선제공격론을 내세우는 것으로 민심을 얻겠다는 발상은 가당치 않다”고 했다. ‘한반도 평화와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를 염려하는 여성연구자와 활동가’ 90여명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그간 국제사회의 여러 노력들이 보여주듯이, 위기관리와 군비경쟁 억제를 통한 ‘전략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우리들은 한반도 평화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지도자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구축과 국익중심 실용외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