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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8일 일요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 ‘실탄 유혈진압’... 최소 18명 사망, 수십명 부상

 현지 SNS, ‘미얀마 전역에서 25명 사망’ 주장도... 서방국가, 미얀마 군부 폭력 진압 일제히 규탄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1-03-01 08:58:33
수정 2021-03-01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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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진 28일(현지 시간) 군경이 최루가스와 실탄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벌어진 28일(현지 시간) 군경이 최루가스와 실탄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현지 트위터 캡처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군경의 실탄 무력 진압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28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이날 미얀마 전역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이날 “미얀마 시위에서 고조되는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군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나우’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도 이날 유혈 사태로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군경에 무작위로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시민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망자 소식에는 이날 양곤 2명, 띤간쥰 1명, 다곤 1명, 다웨이 5명, 만달레이 2명, 바고 3명, 파코쿠 1명, 메익 7명, 라쇼 1명, 머라먀인 2명 등 최소 25명이 숨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미얀마 군부를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군경의 폭력을 비난하면서 “우리는 버마(미얀마)의 용감한 사람들과 굳건히 연대한다”며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계속 책임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적 시위대에 치명적 폭력을 쓰고 무조건 체포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함께 군부를 향해 선거로 표출된 미얀마인들의 뜻을 존중하고 억압을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등도 이날 외무부 성명 등을 통해 미얀마 군경의 폭력적인 시위대 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U는 특히, “이런 상황 전개에 대응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제재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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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열린 갱도진지 출입문들

 

[개벽예감 433] 일제히 열린 갱도진지 출입문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3/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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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 느꼈다 

2.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서 진행되는 실전훈련

3.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과 최근 내외정세동향

 

 

1.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 느꼈다

 

2021년 2월 2일 당시 미국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였던 캐슬린 힉스(Kathleen H. Hicks)는 자신의 인준문제에 관한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인준청문회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2021년 2월 9일 제35대 미국 국방부 부장관에 취임한 캐슬린 힉스는 미국 매사츄세츠공과대학(MIT)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09년에 미국 국방부 전략-기획-무력담당 부장관을 지냈고, 2012년 3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을 지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힉스 부장관은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능력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고 한다. 

 

“미국은 북조선과 같은 나라들이 제기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있다. 본인이 인준을 받으면,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한 식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겠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위협하는 나라들 가운데서 유독 조선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원래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은 미국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위협하는 나라들을 거론할 때, 우선 로씨야와 중국을 지목한 다음에 세 번째로 조선을 지목했었다. 이를테면, 2019년 4월 1일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미국의 핵억제정책(U.S. Nuclear Deterrence Policy)’이라는 제목의 문서는 미국을 위협하는 나라들을 로씨야, 중국, 조선 순으로 지목했다. 이것은 미국 군부의 오래된 관행이다. 그런데 이번에 힉스 부장관의 답변서를 보면, 그런 관행을 벗어나 지목순서를 바꾸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런 변화현상이 단순한 서술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인식의 변화라는 사실은 존 하이튼(John E. Hyten) 미국군 합동참모차장의 발언에서 명백히 확인되었다. 미국 공군 대장 하이튼은 2016년 9월 전략사령관에 취임했고, 2019년 11월 합동참모차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력을 지휘하는 전략사령관 출신으로 합동참모처장에 임명되었으므로, 미국 군부에서 누구보다도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정보에 관해 정통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2021년 2월 23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자리에서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요격체계 개발문제와 조선의 미사일위협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물은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21년 2월 23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가 주최한 화상대담에 참가한 존 하이튼 미국군 합동참모차장이 발언하는 모습이다. 그는 화상대담에서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중국, 로씨야, 이란이 아니라 조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지적하면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제로 미국 본토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늘어놓은 이런 우려 섞인 발언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군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하여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진행하는 것에대해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 군부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훈련에 대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군부의 심리적 위축, 그것은 조선인민군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의전쟁도발심리를 제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국가미사일방어능력은 중국, 로씨야, 이란이 아니라 분명히 북조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략) 북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제로 우리에게 발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것을 격추할 능력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미국 국가항공우주정보쎈터(National Air and Space Intelligence Center)가 국방정보탄도미사일분석위원회(Defense Intelligence Ballistic Missile Analysis Committee)와 합동으로 2020년 7월에 작성하여 2021년 1월 11일에 발표한,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위협(Ballistic and Cruise Missile Threat)'이라는 제목의 자료는 조선, 로씨야, 중국, 인디아, 이란, 파키스탄의 미사일능력을 평가한 것인데, 미국에 대한 미사일위협도에서 조선을 로씨야, 중국, 인디아 다음으로 낮게 평가했다. 이 자료는 조선이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각종 첨단전술유도무기들, 중거리순항미사일,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키기 훨씬 전인 2020년 상반기에 작성된 것이므로, 조선이 그 열병식에서 과시한 엄청난 미사일능력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하였으며, 따라서 최근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느끼는 위협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의 군사력, 특히 조선이 지난 5년 동안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킨 미사일능력에 대한 미국 군부의 인식은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크게 달라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미사일능력에 대해 위협감을 느낀 결정적인 계기가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에 한 차례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의 미사일능력에 대해 위협감을 느낀 또 다른 결정적인 계기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1년 2월 말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전략무기들을 동원한 가운데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활동이 그런 결정적인 계기로 된다. 도대체 어떤 군사활동이기에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인지 그 사정을 알아보자.

 

열핵탄두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김정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는 직할부대다. (조선에서 이전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칭호가 사용되었으나, 사회안전군과 민간무력이 정규군 수준으로 강화된 오늘에는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민간무력을 총지휘하는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새로운 칭호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최근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군사활동에서 위협감을 느끼는 까닭은 전략군 부대들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활동이 미국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2021년 2월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다음과 같은 군사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2020년 11월 17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의로 공화국 전체 무력에 하달된 ‘2021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과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명령서를 인용한 2020년 11월 23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투훈련기간이 7개월에서 9개월로 늘어났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략군의 전투훈련기간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4개월, 그리고 2021년 7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5개월이라는 것이다.  

 

또한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올해 조선인민군 전투훈련의 중요한 목적은 “전략무기를 중심으로 제국주의침략세력의 도발책동을 저지하고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 조선인민군 전투훈련이 전략무기를 중심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무기는 핵탄두 또는 열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중거리순항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 

 

2020년 12월 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전략군 부대들에 새로 배치된 로케트와 장비들에 대한 운용방법을 빠른 시간 안에 숙련시킴으로서 불의의 정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투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2020년 12월 11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지난 시기에는 조선인민군 전투정치훈련이 시작된 12월 한 달 동안 정치사상학습, 군사지식학습 등 실내상학을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올해부터는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실내상학을 생략하고 “싸움준비, 전쟁준비완성에 모를 박고 시작부터 실전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4개월 동안 각종 중거리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동원하는 강도 높은 실전훈련에 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지난 5년 동안 조선에서 진행된 열병식들과 시험발사들에서 세상에 공개된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 시험발사는 생략하고 열병식에만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3형과 화성-16형, 그리고 조선에서 공식명칭을 밝히지 않아서 미국이 자의적 별칭으로 부르는 KN-14, KN-17, KN-21이다, 또한 열병식에도 등장하고 시험발사도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올해 실전훈련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이외에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도 동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위에 열거한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을 험준한 산악지대에 있는 갱도진지들에서 출동시켜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서 진행되는 실전훈련 

 

미국의 정찰위성들이 감시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에 관한 정보가 한국 언론매체에 보도되었다. 아래에 열거한 작전기지들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이 배치되었다.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들어가는 갱도진지들은 따로 있다.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자강도 전철군 갈골동에 있는 제52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자강도 화평군 무명산에 있는 제53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평안북도 삭주군에 있는 제54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

 

2021년 2월 18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C)가 발표한, ‘미신고 북조선: 유상리 미사일작전기지(Undeclared North Korea: The Yusang-ni Missile Operating Base)’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는 7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작전기지인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발사대차들이 들어가는 갱도진지의 길이가 약 400m라고 한다.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위에 열거한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이 1개씩 주둔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들 가운데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은 4개인 것이다. 

 

2013년 6월 6일 중국 <환구시보>의 인터넷판 <환구망(環球網)>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9개 여단으로 편성되었는데, 1개 여단에 5개 대대가 있고, 1개 대대에 450명의 병력이 배속되었다고 한다. 그 보도가 나온 때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은 9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략군 여단의 편제를 보면, 제1대대, 제2대대, 제3대대는 미사일발사를 담당하고, 제4대대는 미사일연료주입을 담당하고, 제5대대는 경계임무를 담당한다고 한다. 1개 대대에는 미사일 4발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두 사진은 2021년 2월 18일 미국 전략국제안보연구소(CSIS)가 발표한 자료에 나오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를 촬영한 민간위성사진이다. 사진에 나오는 이 작전기지는 평안남도 은산군 유상리에 있는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다. 위쪽 사진은 여단사령부가 있는 지휘통제구역을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차들이 들어간 거대한 갱도진지를 촬영한 것이다. 제51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는 험준한 산악지대에 건설된 7개 구역으로 이루어졌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갱도진지의 길이는 약 400m이며, 출입구가 북쪽과 남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또한 공기가 통하게 하는 통기시설이 산 꼭대기 세 군데에 건설된 것으로보아, 그 산이 통째로 갱도진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마어마한 대형 지하요새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1개 여단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12발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북부 험준한 산악지대에는 이런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4개가 있다. 미국 군부가 겁을 먹을 만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이 4개가 있고,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을 운용하는 여단이 5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여단이 주둔하는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12발씩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각종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약 50발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0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보유한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약 100발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발사대차 48대가 4개 지역의 대륙간탄도탄작전기지들에서 갱도진지 출입문을 열고 일제히 밖으로 나와 여러 곳에 미리 정해놓은 발사지점들까지 이동하고, 발사대를 수직으로 세우고,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이 주간에는 물론 야간에도 진행되고 있다면, 미국 군부가 위협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군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을 지낸 로리 로빈슨(Lori J. Robinson)은 2019년 12월 18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자신이 북부사령관 겸 북미우주항공사령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2017년에 조선이 23차례의 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미국 군부는 매번 그 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날아오는 것으로 가정했었노라고 실토한 바 있다. 그는 가정했다고 말했지만, 위협감을 느꼈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으로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즉시발사태세에 돌입하는 실전훈련을 4개월 동안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실전훈련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는 미국 군부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실전훈련 중에 갑자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면서 위협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군부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전훈련에 대해 위협감을 느끼는 것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군부의 심리적 위축, 그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의 전쟁도발심리를 제압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11월 23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올해 실전훈련에서 특징적인 것은 전략군의 훈련기간이 7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된 것과 함께 방사포병의 훈련기간도 9개월로 연장된 것이라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지난 시기 실전훈련에서는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이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고, 전체 포병의 훈련기간만 명시되었는데, 올해는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이 전체 포병의 훈련기간에서 분리되었고, 훈련기간이 9개월로 연장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올해 조선인민군의 실전훈련에서 전략군의 작전능력과 더불어 방사포병의 작전능력도 비상히 향상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방사포는 적진에 불우박타격을 쏟아 부을 때 사용하는 기존 방사포가 아니라 저고도비행으로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가 절제수술식 정밀타격을 가하는 대구경조종방사포를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들에 배치된 5종의 대구경조종방사포는 다음과 같다. 

 

3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230km 

4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300km 

5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350km 

60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400km 

610mm 조종방사포 - 사거리 420km  

(위에 열거한 조종방사포들의 구경과 사거리는 추정치다.)

 

위에 열거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각이한 사거리를 보면, 조선인민군이 설정한 ‘남조선작전지대 방사포타격권’은 군사분계선 남측 지역으로부터 남해안에 이르기까지 남측 전역을 다섯 구역으로 구분한 타격권임을 알 수 있다. 2016년 3월 12일 <로동신문>에 실린 ‘정세론 해설 - 핵선제타격권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해설기사는 “1차 타격대상으로 선정한, 동족대결의 소굴인 청와대와 괴뢰반동통치기관들, 남조선작전지대 안에 들어온 미제의 모든 핵타격수단들은 우리의 신형 대구경방사포만으로도 넉근히 요정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조선과 미국의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전시상황에서 사용하는 전략무기이고,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의 대구경조종방사포는 남과 북의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전시상황에서 사용하는 전술무기다. 그러므로 올해 조선인민군이 전략군의 훈련기간과 방사포병의 훈련기간을 9개월로 연장한 가운데 진행하고 있는 강도 높은 실전훈련은 조선과 미국의 무력충돌, 그리고 남과 북의 무력충돌을 각각 상정한 실전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과 최근 내외정세동향

 

두 개의 전쟁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한(조선)반도에서 군사대결이 첨예해질 때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두 개의 전쟁개념을 자주 언급한다. 그것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을 통일전쟁과 반미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에서 말하는 두 개의 전쟁개념은 서로 어떻게 연관되고, 또 서로 어떻게 구분되는가? 조선에서는 반미대결전을 최후의 결전 또는 판가리싸움이라고 하면서도 조국통일대전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연방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조국통일대전은 최후의 결전 또는 판가리싸움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전쟁개념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을 동일한 전쟁을 가리키는 두 가지 명칭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오다. 전쟁의 성격도 서로 다르고, 전쟁의 양상도 서로 다르다. 전쟁의 성격을 대비하면, 조국통일대전은 조선인민군과 한국군이 싸우는 내전(civil war)이고, 반미대결전은 조선인민군과 미국군이 싸우는 국제전(international war)이다. 또한 전쟁의 양상을 대비하면, 조국통일대전은 정밀타격 전술무기를 사용하여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초단기속결전이고, 반미대결전은 대량파괴 전략무기를 사용하여 대규모 전쟁피해를 발생시키는 장기전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전쟁전략은 조국통일대전과 반미대결전을 각각 수행하는 혁명전쟁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국통일대전은 반드시 싸워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내전이고, 반미대결전은 가능하면 싸우지 않고 전쟁억제력으로 제압해야 하는 국제전인 것이다. 그러므로 조국통일대전(내전)을 개전 72시간 만에 급속히 종결하고, 반미대결전(국제전)으로 확전되지 않게 하는 것이 조선의 혁명전쟁전략에서 핵심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첨단전술무기인 대구경조종방사포 5종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들은 조국통일대전을 급속히 종결하여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전임무를 완성하기 위한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벌이는 것이다. 또한 첨단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 7종을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조국통일대전에 무력개입하려는 미국의 전쟁도발책동을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제압함으로써 반미대결전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한 강도 높은 실전훈련을 벌이는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열병종대 선두에서 김정길 상장이 행진하는 장면이다. 가슴에는 훈장들이 빛나고, 어깨에는 별 세 개가 빛난다. 열병종대 선두에서행진하는 군사지휘관은 그 군사단위의 사령관이므로, 김정길 상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전에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관은 김락겸 대장이었는데, 이번에는 김정길 상장이 전략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최근 조선인민군 지휘관들을 활력과 패기가 넘치는 40대와 50대로 전원교체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다른 군종과 달리 핵무기를 운용하는 군종이므로, 최고사령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는 직할부대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전략군에서는 핵무력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유일적령도체계, 유일적 지휘관리체계를 확고히 세우고 주체적인 로케트타격전법을 더욱완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조선인민군이 두 개의 혁명전쟁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실전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까닭은, 내외정세가 위태로운 지경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내외정세동향은 다음과 같다. 

 

1) 최근 한국군의 전쟁준비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제2신속대응사단이 창설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국군 최초의 공정사단으로 등장한 제2신속대응사단은 전시에 공중강습으로 평양을 점령하는 특수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017년 12월 1일 한국군은 세간에 ‘참수부대’로 알려진 특수전여단을 창설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규모가 더 큰 제2신속대응사단을 창설했다. 

 

한국군은 평양을 점령하는 작전능력을 증강하는 것과 더불어 원산에 기습적으로 상륙하는 작전능력도 증강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10월 15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기존 여단급 상륙작전능력을 사단급으로 확대할 것이고,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해오던 기습상륙훈련을 네 차례로 늘이겠다고 하면서, 기습상륙전에서 사용할 경항공모함, 상륙함, 공기부양정, 상륙돌격장갑차, 전술교량차량, 무인전투차량, 무인정찰기, 120mm 박격포 등 신형 전투장비를 대폭 증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상륙작전능력을 증강하기 위한 한국군의 발걸음이 날로 빨라지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한국군의 전쟁전략은 공중에서 공정사단이, 지상에서 기동군단이, 해상에서 상륙사단이 동시다발로 북진공격을 개시하여 평양을 신속히 점령하는 입체적 공격전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제7기동군단은 2021년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이천과 여주 일대에서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했고, 제2신속대응사단은 2021년 2월 24일부터 세종시 조치원에서 충청남도 계룡대에 이르는 지역에서 공중강습훈련을 실시했다. 그 뒤를 이어 해병사단도 기습상륙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한국군이 이처럼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므로, 조선인민군도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2) 2021년 7월 23일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에서는 오는 3월 4일부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연례회의를 진행하고, 3월 5일부터는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연례회의를 진행하고, 2022년에는 중국공산당 제20차 대회를 소집하게 된다. 올해 창건 100주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이 역사적 전환기에 달성하려는 국가발전목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통일전쟁이다. 중국에게 대만은 미국에게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되는 자국 영토다. 중국이 대만통일위업을 완수해야 다가오는 또 하나의 100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연대로 빛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대만통일위업은 통일전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하려는 통일의지를 드러낼수록 그 내전을 무력으로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반중국공세가 심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무력충돌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군사대결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므로, 조선은 통일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3) 지금 이란은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연합세력의 방해와 저지를 뚫고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한다. 미국의 묵인 아래서 침략적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는 이란이 자위적 핵억제력을 보유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되었다. 그런데 만일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중동의 군사상황이 자기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악몽으로 바뀔 것을 예상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무력으로 저지하려고 광분하고 있다. 그로써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위기가 고조되었다. 

 

다른 한편, 장악력이 강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려고 날뛰던 이스라엘 전쟁광들을 눌러놓을 수 있었지만, 장악력이 약한 바이든은 이스라엘 전쟁광들을 눌러놓을 힘이 없다. 만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면, 이란의 보복공격으로 중동전쟁이 일어나고, 미국은 무력개입을 피할 수 없다. 이란-이스라엘전쟁이 일어나 미국군이 중동전선에 집결하면, 중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중동의 군사대결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므로, 조선은 통일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언론매체들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군과 한국군은 내외정세가 격화되고 있는 오는 3월 둘째 주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것은 공중에서 공정사단이, 지상에서 기동군단이, 해상에서 상륙사단이 동시다발로 북진공격을 개시하여 평양을 신속히 점령하는 입체적 공격전을 준비하기 위한 지휘소훈련(CPX)이다. 이 실전훈련이 시작되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일미국군사령부, 주한미국군사령부, 한국군 합참본부,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실시간으로 명령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조선을 공격하는 북침합동작전을 지휘하게 될 것이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후방에서 미국군을 지원하는 작전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므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아니라 사실상 한미일연합실전훈련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한미일연합실전훈련을 가리켜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고 부르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또한 이번 지휘소훈련은 전투부대를 출동시키지 않고 군사위성통신망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므로, 조선을 크게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원래 지휘소훈련은 전투부대를 출동시키지 않고, 지휘관들끼리 하는 실전훈련이다. 전투부대를 출동시키는 실전훈련은 지휘소훈련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가지고 나중에 별도로 진행하는 법이다.   

 

앞으로 며칠 뒤 미국군과 한국군이 평양을 점령하는 지휘소훈련을 강행하면, 조선인민군도 서울을 점령하는 실전훈련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군사대결상황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공장에서 도망가다 잽히믄, 사람들 앞에 옷 베껴 돌렸당께”

 등록 :2021-03-01 04:59수정 :2021-03-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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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들
전남 장흥군 장평면 강제동원 피해자 한순임씨.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제공
전남 장흥군 장평면 강제동원 피해자 한순임씨.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제공

“종방(종연방적) 들어가서 밤에도 하고 낮에도 하고, 죽게 일만 했제.”

전남 장흥군 장평면에 사는 한순임(89)씨는 지난 2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77년 전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1932년 1월4일(음력) 태어났지만 3년 늦게 호적에 오른 한씨가 만 12살을 막 넘긴 1944년 음력 2월 하드렛날(초하루)이었다. 풍습에 따라 ‘콩을 큰 솥에 볶으며 잡귀가 ‘연기처럼’ 사라지길 기원’하던 그날, 장동면 봉동리 고향 마을에서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마을에 트럭들이 나타났다.

일제강점기 방직공장 여공들의 복장. 출처: &lt;광주1백년&gt;(박선홍 지음)
일제강점기 방직공장 여공들의 복장. 출처: <광주1백년>(박선홍 지음)

남정네 몇사람이 한씨의 손목을 낚아챘다. 본격적으로 중국을 침략한 직후였던 1938년 일제는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해 전시 인적·물적 자원 총동원 체제를 갖췄고, 이듬해 국민징용령을 발령해 관 알선, 보국대, 국민징용 등 방법으로 대대적인 인력동원에 나섰다. ‘모집’ 형태였다지만 사실 거짓으로 회유한 강제동원이었다. 1940년대 들어 ‘인력 공출’은 더욱 심해졌다.

한씨가 도착한 곳은 광주에 있던 ‘종연방적 전남공장’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가네보 공장’으로, 해방 뒤엔 전방㈜과 일신방직㈜ 임동공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 20일 사단법인 광주마당이 시민 50여명과 함께 광주의 근대산업 유산인 전방과 일신방직 임동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계현씨 제공
지난 20일 사단법인 광주마당이 시민 50여명과 함께 광주의 근대산업 유산인 전방과 일신방직 임동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계현씨 제공

일본 미쓰이 계열 종방은 1935년 광주 임동 23만1405㎡(7만평)의 터에 공장을 지어 면 제품을 생산했다. 방적기 3만5000추, 직기 1440대, 종업원 3000명에 이르는 조선 최대 규모였다. 여성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는 13~14살이었다. 1940년 이후 군복·속옷·양말 등을 만들어내던 종방에서 이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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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무명) 잡고 그놈 올 떨어지믄 디지게(죽도록) 불러다 뚜둘고(때리고), 그런 데로 갔어.”

재래종 면화(목화)에서 실을 뽑아 짠 직물이 무명이다. 하루 절반 이상을 공장에서 일하고,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개인시간도 전혀 없었다.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정혜경 박사는 “부모들한테 ‘밥도 먹여주고, 기술도 가르쳐주고, 학교도 보내준다’고 해 마지못해 (자식을) 보내도록 했다. 그런데 공장에 갔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 ‘집에 가고 싶다’고 해도 못 가게 했기 때문에 강제동원인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북구 임동 전방, 일신방직 공장 전경. 광주시 제공
광주시 북구 임동 전방, 일신방직 공장 전경. 광주시 제공

고된 노동을 견디다 못한 소녀들은 종종 담장 밖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붙잡힐 경우엔 가혹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도망)가다가 잽히믄 딱 알몸으로 딱 배께(벗겨) 갖고, 알몸으로 해갖고 여자, 남자 다 공장에 있는 사람들 모아놓고 그 가운데로 돌린당께. 한번 두번 아니여. 도망갈께미. 느그도 도망가먼 이런 꼴 본다, 그랑께 느그는 절대 일만 해라. 그것이여.”

한씨는 부모가 어렵사리 공장으로 찾아왔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나중에 딸 소식 듣고 얼굴 본다고 그 시골서 아버지하고 엄니하고. ‘홍대새비’(새우) 요만썩 헌 놈 사서 갖고. 공장 문지기한테 줘서 거기서 빼갈라고…. 문지기 좋은 일만 했제. 빼가기는커녕 포도시(겨우) 면회만 허고. 뒤돌아보며 잘 있다가 오라고. 엄니도 울고 아부지도 울고.”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사는 최점덕 할머니.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제공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 사는 최점덕 할머니.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 제공

긴 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턱없이 낮았다. 한씨는 “한달 일하고 받은 돈으로 배고픈께 김밥 두줄 사 먹어. 두줄 사 먹으면 딱 맞어”라고 말했다.

한씨는 1945년 8월 해방이 돼서야 공장에서 풀려났다. 그러나 종방 생활은 평생의 부끄러움이었다.

“종방에 잡혀가 맞고 일했다는 얘기 요만치도 누구보고 안 해봤소. 부끄러와 부끄러와. 그런 데 간 것이 부끄러와. 암도 몰라. 내가 말 안 해. 지금까정 누가 물어본 사람도 없고.”

전남 보성군 조성에 사는 최점덕(1934년생)씨도 11살 때인 1945년 봄 종방으로 끌려갔다.

“안 나오면 아버지를 데려간다고. 아버지가 노무자로 잡혀가버리면 우리 식구는 굶어죽게 생겨. 긍께 아버지 대신 내가 간다고. (가보니) 우리는 나이가 어려서 기계 다룰지 모른다고 운동장 같은 데서 누에고치를, 그걸 몽그르게 말리게 널으랍디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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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서럽던 기억을 최씨는 구전 노래로 기억하고 있었다.

“동지섣달 진진 밤에 밤잠 못 자고, 이삼 사흘 긴긴 해에 바람 못 쐬고, 오뉴월 더운 날에 바람 못 쬐고, 인정 없고 사정 없는 쓸쓸한 종방. 문방 놈아 잡지 마라 갈 길 바쁘다. 기차 소리 한번 나면 그만이로시.”

일제 말기 조선엔 방적공장이 137곳 있었다. 국무총리 소속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위원회’(2005~2006년)에 신고된 사례 중엔 공장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성폭행을 당했거나 정신이상을 일으켜 자살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족들의 신청도 꽤 있었다.

광주시 북구 임동 전방, 일신방직 공장 안 옛 여성 노동자 기숙사 전경. 정대하 기자
광주시 북구 임동 전방, 일신방직 공장 안 옛 여성 노동자 기숙사 전경. 정대하 기자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의 자료를 보면, 일제는 1938년 5월 국가총동원법 제정 뒤 1945년까지 연인원 650만명(1명 2~3회 중복자 포함)이 국내 공장과 탄광 등지로 강제동원했다. 하지만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서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와 달리 국내 공장에 강제동원된 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혜경 대표는 “정부가 1970년대 강제동원 피해자 8500명에게 지원금 30만원씩을 지급할 땐 국내 동원 피해자들이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현행 강제동원조사법의 지원금 지급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광주광역시는 201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여성노동자 지원 조례’로 개정했다. 조례에 따라 국내 강제동원 여성 피해자들을 포함해 8명에게 월 30만원씩 생활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전남·서울·경기·인천·전북·경남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조례가 제정돼 일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rea/honam/984863.html?_fr=mt1#csidx3a5985191ac57b7954cb9879b5a31f0 

‘신문 유료부수 현실화’란 이름의 ‘언론개혁’ 시작됐다

 내부고발→정부 조사로 드러난 신문업계 유료부수 ‘사기’ 정황

여당·시민사회 비판 속 신문업계 침묵…광고단가 조정 불가피 
“언론이 먹고사는 방식의 저열함에 주목해야” 사회적 관심 ↑

 

 거래되고 있다. 업체가 설명하는 신문지 용도는 ‘단열, 뽁뽁이, 포장, 애견동물, 유리창 청소, 과일·야채 보관’이다. 새 신문지 10~13kg이 5280원에 팔린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20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종이신문 구독률은 6.3%였다. 역대 최저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종이신문 이용률은 80%가량 줄었다. 그런데 ABC협회는 같은 기간 일간지 유료부수가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격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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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문구독률. 2020년은 6.3%다. 

지난해 11월 “일간신문 공사 부정행위를 조사해야 한다”며 ‘부수 조작’을 폭로한 ABC협회 내부 진정서가 문체부에 접수되며 앞선 격차가 가리키는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ABC협회는 신문사 본사로부터 부수 결과를 보고받고, 20여 곳의 표본지국을 직접 조사해 본사가 주장하는 부수와의 성실율(격차)을 따져 부수를 인증하는 국내 유일 공사기구다. 그런데 진정서에는 “지난 5년간 ABC협회 일간신문 공사결과는 신뢰성을 잃었고 공사과정은 불투명해 구성원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적혀있었다. 

진정서에는 “표본지국 표집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나 최근 2~3년간 신문사의 교체지국과 교체지국 수, 교체 사유에 대해 공사원이 전혀 인지하지 못해 의도적 부수 왜곡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적혀있었다. “부수 차이에 대한 보정자료 제출은 공사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하지만 최근에는 보정자료 제출을 협회가 신문사에 요청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한 신문사의 경우 8건의 보정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조원이 알지 못하게 공사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ABC협회 내부관계자는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회장은 우리에게 신문사를 주인으로 모시는 조직이라는 기본 마인드를 강조했다. 우리는 하인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BC협회 운영경비 상당수를 신문사들 회비로 담당하는 게 사실이다. 공사원들도 공사를 나가 신문사와 문제를 일으키면 혼나니까 의욕이 꺾여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하며 “신문사들이 회사 경영 차원에서 발행 부수를 줄이고 있지만 유료부수는 줄이고 싶지 않다 보니 지금 같은 비현실적 성실율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협회는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없는 공사결과를 버젓이 발표하게 되었다.” 내부 진정서의 결론이었다. ABC협회 2020년(2019년도분) 공사결과에서 조선일보는 95.94% 유가율을 기록했다. 100부를 발행하면 96부가 돈을 내고 보고 있다는 ‘현실 불가능한’ 지표였다. 조선일보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같은 해 한겨레 유가율도 93.73%였다. ABC협회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지난달 문체부가 전국의 일부 신문지국을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선 결과는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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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ABC협회.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문체부의 신문지국 현장조사 결과 모두 9곳의 조선일보 표본지국에서 보고 부수는 15만7730부, 실사 부수는 7만8541부로 평균 성실율 49.8%를 나타냈다.  ABC협회는 조선일보 유료부수가 116만2953부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조선일보 유료부수는 절반 수준인 58만1476부로 추정해볼 수 있다. 지난해 ABC협회 공사에서 표본지국이었던 조선일보 ㄱ지국의 성실율은 98.07%, ㄴ지국의 성실율은 98.12%로 매우 높았지만 문체부 조사에서 드러난 ㄱ지국과 ㄴ지국 성실율은 각각 56%와 4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지표는 단순히 신문사가 부수를 속여 독자를 ‘기만’한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ABC협회 내부관계자는 “유료부수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광고단가를 정하고 있는데 이걸 왜곡시킨다는 것은 국가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당장 국회에서는 신문사를 상대로 부당하게 수령 한 정부 광고와 정부 보조금 환수, 보조금법에 따라 5배 이내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하고 공정거래법 위반혐의 조사 및 사기죄 고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ABC협회를 상대로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체부는 ABC협회 부수 공사결과가 허위 혹은 조작이었다고 결론 나는 경우 ‘설립허가 취소’를 비롯해 ‘정책적 활용 중단’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와의 ‘공조’도 검토 중이다. 공정위 신문 고시에 의하면 ‘실제로는 독자에게 배포되지 않고 폐기되는 신문 부수도 독자에게 배포되는 신문 부수에 포함·확대해 광고주를 오인시킴으로써 자기에게 광고 게재를 외뢰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의 경우 불공정거래에 해당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매출액의 2% 이내 과징금이 가능하다. 

 

“ABC협회는 오늘이라도 해산해야 한다”

신문지국장들의 증언은 문체부의 현장조사 결과를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 지난해 취재에 응한 신문지국장 A씨는 “파지가 2분의1이 나오고, 2분의1이 넘는 곳도 있다. 발송 부수의 40%만 작업하고 나머지는 파지다. 요즘 신문지국 먹고사는 방법이 파지 파는 것이다. 파지 가장 많은 곳이 동아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순”라고 말했으며 “아무리 신문사 회비를 받아 운영해도 이렇게 발표하면 안 된다. ABC협회는 오늘이라도 해산해야 한다. 그 사람들 때문에 신문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한 신문지국.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조선일보의 한 신문지국.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신문지국 운영 수십 년 경력의 A씨는 “조중동 세 곳을 합쳐 절대 150만 부를 넘기지 못한다”고 말하며 “수도권 아파트 1000세대에 한 자릿수 신문이 들어간다. 그런데 아직도 116만부를 인증한다? 직업인으로서 그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신문지국장 B씨 역시 지난해 취재에서 “ABC협회에서 뜬 부수(성실율)를 절대 잡아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국장들의 파지 수입이 적지 않다. 구독료만 받아서는 운영이 안 된다. 지국에서도 사실대로 (유료부수를) 보고하지 않는다. 본사는 알고서도 부수를 뻥튀기해야 하니까 묵인한다”고 귀띔했다. 

광고업계도 마찬가지다. ABC협회 이사로 인증위원회에 참여 중인 곽혁 광고주협회 상무는 지난해 11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인증 시스템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독자명부, 수금내역 등 유료부수 산정 기준이나 근거를 검증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으며 “표본지국 선정에 대한 정보도 없어 특정 매체에 우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광고업계 관계자 역시 미디어오늘에 “ABC협회 부수 결과는 광고업계에서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문사들은 달랐을까. 

2014년 조선일보가 중앙일보의 제휴 독자 서비스를 두고 “신문업계 전체의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보를 통해 “제휴 독자 서비스는 신문을 다른 서비스에 끼워주는 ‘덤’ 정도로만 여기게 만들어 신문 자체를 ‘공짜’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중앙일보는 “조선일보는 판매지국 체제여서 부수를 할당해 관행대로 부수를 책정할 수 있지만 우리는 판매시스템이 직영체제여서 잘못된 관행을 할 수 없는 환경이다”라고 주장하며 “ABC 표본조사가 객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더 이상의 ‘확전’은 없었지만, 중앙일보의 주장 가운데 “잘못된 관행”이라는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신문업계는 ‘잘못된 관행’을 알고 있었으나, 미필적 고의로 이를 지속해왔을 수 있다. 2009년 등장한 총리 훈령에 따라 신문사들은 정부 광고를 받기 위해 ABC협회 인증을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같은 해 ABC협회는 유료부수 기준을 정가(일부 80% 할인)와 준유가 2개월에서 50% 할인과 준유가 6개월로 개정, 유료부수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신문업계 공통의 목표는 ‘유료부수 방어’였을 것이다. 실제로 부수는 아주 조금씩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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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앙, 동아일보.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전국 신문지국 실태조사’ 연구를 진행한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20여 곳의 신문지국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조중동의 잔지(발송은 됐지만 풀지 않고 그대로 버리는 부수) 비율은 가장 보수적으로 봐도 36%(약 100만부 규모)였다”고 말했다. 심영섭 겸임교수는 “만약 구독료를 100% 받는 곳만 유료부수로 판단하면 유가율이 30%로 떨어지는 일간지도 있다. 경제지는 10%대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공사원들은 지국이 사전에 준비해놓은 전산 자료와 증빙서류를 확인하고 그냥 인증해줄 뿐이다. 지금 성실율은 엄밀히 말해 유통부수 성실율이다. 그런데 준유가부수 개념이 있다 보니 (유가율을 높이기 위해) 편법을 쓴다”고 지적한 뒤 “지역에서는 주지(종합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지역지 4개를 끼워준다. 구독료 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가율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제 유통부수 인증 방식으로 바꾸고, 신문사는 유가비율을 깨끗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심영섭 교수는 “ABC협회 정상화를 위해선 신문사 판매국장 중심의 이사회를 바꿔야 한다. 현재 구조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부수 인증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지금 ABC협회는 엄밀히 말해 제3자 인증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ABC협회가 신문사로부터 재정 독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4일 “의미 없는 ABC협회 부수 공사 인증제는 폐지되어야 하며, 대안적인 인증기관을 통해 신문·디지털 통합지수 등 새로운 언론 영향력 평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발언하는 모습.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최고의 신문 자부한 조선일보의 부수 부풀리기 조작극”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의 신문이라 자부하는 조선일보의 부수 부풀리기 조작극이 드러났다. 뻥튀기 부수로 최근 5년간 20억이 넘는 정부 지원금을 부정 수령하고, 정부 광고에서도 1000만 원 대 높은 단가를 받아 부당이득을 챙겼다. 즉각 시정조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수 조작도 서슴지 않는 일그러진 언론 행태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며 “막강한 권력을 누리면서 견제받지 않는 언론 권력의 잘못에 대해 엄정히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광고단가 자료에 따르면 중앙지의 경우 2020년 발표 유료부수 60만 부 이상 언론사가 A군, 20만 부 이하~5만 부 이상은 B군에 포함되는데, 국내에선 조선·중앙·동아일보만 A군에 해당한다. 조선일보는 76억1600여만원, 동아일보는 95억1500여만원,  중앙일보는 83억2000여만원의 정부광고 수입을 올렸다. 문체부 현장조사 결과를 인용한다면 조중동 모두 A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정부 여당이 향후 이 사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조중동의 정부광고 단가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사건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신문 권력’ 해체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유력 신문사들은 유료부수를 기준으로 자신들의 매체 영향력을 강조해왔고, 유료부수는 일종의 ‘상징자본’으로 기능하며 각종 협찬 및 광고영업에서 힘을 발휘해왔다. 앞서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언론개혁은 우리 뜻에 맞는 언론을 잘 살게 해주는 게 아니라 그릇된 방식으로 먹고사는 언론이 먹고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언론개혁을 위해선 “(문제적 언론이) 먹고사는 방식의 저열함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생경제연구소 등 몇몇 시민단체는 이미 일부 신문사 등을 상대로 형사고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사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내부고발을 주도한 뒤 최근 해고된 박용학 전 ABC협회 사무국장 섭외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신문사-신문지국 간 ‘부수 밀어내기’ 등 갑을관계 문제도 재조명 될 조짐이다. 그리고 대다수 신문사는 현재까지 약속이나 한 듯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질수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보다 실효적인 ‘언론개혁’이 눈앞에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월 27일 토요일

“백신에 물 타서 접종시킨다”는 가짜뉴스 또 기승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1-02-27 17:51:14
수정 2021-02-27 17: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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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접종 첫날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2021.02.27
화이자 백신 접종 첫날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2021.02.27ⓒ사진공동취재단

27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오해에서 비롯된 가짜뉴스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당초 화이자 백신은 희석액을 섞어서 접종하게 돼 있는데, 이를 두고 당국이 마치 접종인원을 인위적으로 늘리기 위해 백신에 물을 섞어서 접종하고 있다는 식으로 둔갑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오해에서 비롯된 가짜뉴스는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화이자 1병당 접종 인원을 설명하면서 한 말에서 비롯됐다.

정 원장은 이날 오전 화이자 백신 접종을 참관하러 온 정 총리에게 “주사기도 좋고, 간호사 기술도 워낙 좋아서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며 “동결된 화이자 백신이 해동되면 0.45cc 정도가 되고, 여기에 1.8cc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cc가 되는데, 1회 접종 용량을 0.3cc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통의 주사기와는 다르게 잔량이 거의 남지 않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 LDS)를 사용했더니, 1명분이 더 확보된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런데, 해당 언론보도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백신에 식염수를 왜 섞느냐’며 “1병에 5명분인데 희석해서 7명 맞추라는거네요. 국민이 마루타인가요?”, “맞는 사람만 실험용 쥐 되는 거지”, “이런 짓을 한 인간이 의사라면 그 사람은 정말 의사 자격 없다”, “식염수 탈 생각을 하다니 XX것들이네요”, “까이꺼 물 더 타서 1병당 한 70명 접종하면 되지 뭐”, “그냥 한강에 뿌려라 서울 시민들 다 마시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매체는 노골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큰 해당 부분만 발췌하여 기사 제목으로 뽑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 설명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당초 희석액을 섞어서 사용하게 돼 있다.

이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화이자 같은 경우 자체가 0.45㎖인데 0.45㎖에 희석액을 1.8㎖ 더하도록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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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6일 금요일

文대통령 지지율 47% 상승세… 민주당 지지율도 35%로 올라

 

임두만 | 2021-02-26 09:09:5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文대통령 지지율 47% 상승세… 민주당 지지율도 35%로 올라
문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 44%, 국민의힘 지지율 20%… 문 대통령 부정평가 내려가면서, 국민의힘 지지율 또한 하락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26일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상승세로 변해 47%를 기록, 50%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25일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의 2월 4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은 47%로 전주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지난주 조사에서 49%였으나 이보다 5%포인트 하락한 44%를 기록했다. (도표참조)

▲도표출처 :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

따라서 이 같은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 조사 이후 처음으로 부정평가를 앞지른 것으로서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둔 시기로 일각의 레임덕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측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60대(60~69세)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모두 상승했다. 특히 40대, 50대의 상승 폭이 컸다.

이밖에 20대 지지율은 36%로 지난 조사(33%) 대비 3%포인트 상승했고, 30대와 70대 이상의 지지율은 각각 5%포인트 상승한 51%, 42%로 나타났다. 반면 60대(60~69세) 지지율은 지난 조사(35%)에서 5%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지표조사의 또 다른 조사에서 나타나듯 정부의 코로나19 위기관리 능력을 국민들이 신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이번 지표조사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대해 69%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부정적 평가는 28%에 그쳤다.

한편 이 조사에 나타난 정당 지지도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다.

즉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5%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0%에 그쳐 집권여당 민주당이 제1야당 국민의힘에 비해 15%p 높게 나타났다. 더구나 지난주에 비해 민주당은 1%p 상승했으며 국민의힘은 3%p 하락, 여권 강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도표출처 :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

또한, 뒤를 이어 정의당 5%, 국민의당 4%로 나타난 것을 보더라도 진보 정의당이 보수 국민의당에 앞서 있어 여론이 보수진영에 우호적이지 않음도 읽을 수 있다. 참고로 태도유보 층이 32%로 매우 두터운 부동층이 있음도 확인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 국민의힘 대응에 대해 국민들이 불신으로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국민의힘은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 정부 당국에 백신확보 미흡을 질타하며 ‘백신전쟁 실패는 정부의 무능’으로 몰아갔으나 정작 정부의 백신접종 일정이 나오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려는 최근에는 백신 위험론을 주장하며 대통령부터 맞으라는 공세를 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심각하다는 인식이 67%, 심각하지 않다는 인식이 31%이며,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62%가 신뢰한다고 응답, 신뢰하지 않는다 34%를 압도했다. 결국 이런 인식의 국민정서가 코로나19 방역과 백신정책에 대해 일관성을 보이지 못한 야권을 비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표출처 :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

한편, 이 조사는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정기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다.

이에 전국지표조사 측은 “성・연령・지역으로 층화된 가상번호 내 무작위로 추출된 전국 총 3,349명과 통화하여 그 중 1,007명과 응답 완료한 조사로서 응답률은 30.1%”라고 밝혔다.

또한 NBS측은 “가중치산출 및 적용방법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셀가중, 2021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내용은 전국지표조사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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