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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일 화요일

이란 “억류 한국 선박 선원 출국 허가... 선장·선박은 제외, 조사 계속”

 


억류 약 한 달 만에 선원 19명 석방 조치... 장기화 역효과 우려에 우호적인 행동 취한 듯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21-02-03 08:18:24
수정 2021-02-03 08: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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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국케미호 선박관리선사인 타이쿤쉽핑 사무실에 걸려 있는 한국케미호 모습. 2021.01.05.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국케미호 선박관리선사인 타이쿤쉽핑 사무실에 걸려 있는 한국케미호 모습. 2021.01.05.ⓒ뉴시스 

이란 정부가 현재 억류 중인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 선원 대부분을 풀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 시간) 발표를 통해 “페르시아만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킨 혐의로 억류된 한국 선박 선원들이 이란 정부의 인도주의적 조치로 출국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통신도 이날 하티브자데 대변인이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란 정부가 한국 선박 선원들에게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란을 떠날 수 있도록 출국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한국인 선장과 선박은 해양 오염과 관련된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억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또 이란 외무차관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 동결자금을 즉각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한국 측은 동결 해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케미호의 승선 선원 20명 중 한국인 국적 선장 1명을 제외한 우리 국적 4명과 외국 국적 선원(미얀마 국적 11명·베트남 국적 2명·인도네시아 국적 2명) 등 총 19명의 억류 해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박 및 화물의 유지, 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억류 해제되는 선원들의 인수와 귀국을 포함한 이동에 관해서는 선사 측과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종건 제1차관은 이날 오후 6시 50분부터 약 30분간 약 한 달째 억류 중인 우리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와 승선 선원들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위해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전화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케미’호는 지난 1월 4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에 환경오염 혐의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전격 나포됐다. 하지만 이란은 아직 우리 정부의 요청에도 환경 오염 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한국 국적 선박을 나포한 것은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석유 수출대금 70억 달러를 돌려받기 위한 압박과 함께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핵합의(JCPOA)’ 복귀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란은 그동안 한국이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자신들의 자금을 부당하게 동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억류가 장기화하면서 역효과의 우려가 나오자,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동결자금 해제를 위해 먼저 우호적인 행동을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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