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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30일 월요일

혁신적 진화 끝에 멸종한 빅토리아호 육식어종


조홍섭 2015. 11. 30
조회수 5691 추천수 0
목에 딱딱한 껍질 부수는 ‘제2의 턱’ 만든 혁신, 입 크게 못벌리는 대가 치러
입 큰 포식자인 외래종 들어오자 경쟁서 밀려 멸종의 길…“진화는 미래예측 못해”

 
ch1_mcgee2HR.jpg » '오렌지 바위 사냥꾼'이란 이름의 포식자 시클리드. 나일농어가 도입된 뒤 빅토리아호에 극소수가 살아남아 있다. 사진=매튜 맥기

진화에도 혁신 경쟁이 있다. 자신의 몸이 할 수 있는 기능적 한계를 돌파하는 혁신을 이룩하면 더 많은 곳에서 번성하며 종의 가지를 뻗쳐 다양성을 늘린다.
 
나는 능력을 획득한 공룡이나 시각을 넘어 초음파로 먹이사냥을 시작한 박쥐는 그런 ‘핵심 혁신’을 이룩한 고전적 예이다. 조류와 박쥐류의 풍부한 종 다양성은 그런 성공의 결과이다.
 
물 고기 가운데 핵심적 혁신의 예로 흔히 꼽히는 것이 ‘인두 턱’이다. 목구멍에 있는 여러 개의 뼈를 융합시켜 단단한 먹이도 손쉽게 깨뜨리는 ‘제2의 턱’을 만든 것이다. 바닷물고기 가운데 이런 턱을 지닌 예로 양놀래기, 자리돔, 날치 등이 있고 민물고기 가운데는 시클리드가 그런 적응을 했다.

ch2_mcgee5HR.jpg » 아프리카 최대 호수인 빅토리아호. 초대형 외래종인 나일농어를 풀어놓은 뒤 진화의 보석으로 일컬어지는 시클리드, 특히 포식성 시클리드가 급속히 멸종의 길로 접어들었다. 사진=매튜 맥기
 
아 프리카 동부에 있는 거대한 빅토리아, 말라위, 탕가니카 호수에 사는 시클리드는 진화생물학자가 보물로 여긴다. 생물 진화에서 순간에 해당하는 1만 5000여년 사이에 알을 낳은 뒤 입속에 보관하는 습성을 지닌 물고기 한 종이 500여 종으로 분화한 것이다.
 
특 히, 시클리드 가운데 인두 턱을 고안한 종은 다른 물고기는 먹지 못하는 단단한 껍질을 지닌 다슬기나 딱딱한 조류, 다른 시클리드의 비늘 등을 먹이로 삼는다. 그런데 인두 턱이 진화의 성공사례이면서 동시에 환경 변화에 따라 해당 종을 멸종으로 몰아넣는 진화의 막다른 골목이 될 수도 있음이 밝혀졌다.

ch3_mcgee3HR.jpg » '두 줄 흰 입술'이란 이름의 육식성 시클리드. 빅토리아호 자생종이지만 야생에서는 멸종했고 수족관에서만 생존해 있다. 사진=매튜 맥기
 
매튜 맥기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진화 및 생태학과 생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27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진화 혁신인 인두 턱이 빅토리아호 시클리드를 멸종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인 두 턱이란 혁신적 사냥도구를 보유한 시클리드가 시련을 겪게 것은 1950년대 사람이 호수에 나일농어를 풀어놓고부터였다. 최대 2m, 200㎏까지 자라는 나일농어는 빅토리아호 일대에서 시클리드를 마구 잡아먹어 토종 물고기의 씨를 말린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외래어종이다(■ 관련기사: 자연선택인 진화 역주행시킨 ‘인간선택’).
 
ch5_smudger888_cc by 2.0.jpg » 초거대어인 나일농어. 1950년대 빅토리아호에 유입된 뒤 지역주민들의 주요 어획대상종이 됐지만 토착 소형 어종은 급격히 멸종했다. 사진=smudger888, cc by 2.0

그 런데 외래어종이 직접 잡아먹어 토종이 멸종한다는 통념과 달리 이번 연구는 인두 턱을 지닌 빅토리아호의 포식성 시클리드가 도입된 나일농어와의 경쟁에서 밀려 멸종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었다. 목에 제2의 턱을 갖춘 해부구조는 혁신적 진화였지만 대가가 따랐다.
 
인두 턱을 만들기 위해 여러 뼈가 융합하면서 입을 크게 벌리는데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시클리드가 이런 해부학적 제약 때문에 같은 크기의 나일농어보다 입을 절반밖에 벌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먹이를 잡아먹는데 드는 시간도 같은 크기 나일농어가 몇 분이면 끝낼 일을 시클리드에게는 몇 시간이 걸렸다.
Toothed_Oral_and_Pharyngeal_Jaws_(crop)_tiff.jpg » 빅토리아 시클리드의 '제2의 턱'(왼쪽 색칠 부분).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CC BY-SA 3.0
 
이 번 연구결과에 대한 논평을 <사이언스>에 실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지라트 베르메이지는 “입을 크게 벌리는 기능을 버리고 목구멍에서 씹는 기능을 얻은 것은 시클리드 혁신의 아킬레스 건이다. 그 혁신 때문에 시클리드는 동물 경쟁력의 핵심인 최상위 포식자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진화의 혁신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로 시클리드의 놀라운 종 분화가 인두 턱을 만든 혁신보다는 광범한 성선택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라고 이 논문에서 밝혔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Geerat Vermeij, How Victoria’s fishes were knocked from their perch-Evolutionary innovations are not always beneficial, Science, 27 NOVEMBER 2015 • VOL 350 ISSUE 6264

Matthew D. McGee et. al., A pharyngeal jaw evolutionary innovation facilitated extinction in Lake Victoria cichlids, Science, 27 NOVEMBER 2015 • VOL 350 ISSUE 6264, pp. 1077~107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2015년 11월 29일 일요일

"법치국가"라면서... 정부에겐 헌법 공부가 시급하다


[取중眞담] 집회의 자유·형사사법원칙 무시 행보 이어져... 누가 법과 원칙에 도전하는가 15.11.30 08:40l최종 업데이트 15.11.30 08:40l박소희(sos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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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브리핑 룸에서 도심 내 불법 폭력집회에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6시 38분,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11월 27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불법폭력시위 관련 장관의 담화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는 법무부의 갑작스러운 공지였다.

잠 시 일었던 호기심은 '불법폭력시위 관련'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사그라졌다. 다음날 카메라 앞에 선 김현웅 장관의 담화는 예상대로였다. 그는 "대한민국은 법치(法治)국가"라며 12월 5일 열릴 민중총궐기 2차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엄포를 놨다(관련 기사 : 또 국민에 '엄포' 놓은 정부 "응분의 대가 치르도록 할 것").

하지만 '법의 지배'를 강조하는 김 장관의 발언은 어딘가 이상했다. 담화 곳곳에는 정부가 헌법 위에 서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대목이 있었다. 특히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복면금지법 관련 대목에서 그런 기운이 강하게 왔다.

[진짜 법치인가①] 얼굴을 가린 자, 불법·폭력시위자?

"얼굴을 가려 처벌을 면하고자 하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를 할 생각이라면 얼굴을 가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복면을 쓴 집회 참가자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경고였다.

대 한민국 헌법은 제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어도 법원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무죄로 봐야 한다는 '무죄 추정 원칙'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김현웅 장관은 이미 복면을 쓰고 집회에 나온 사람들을 불법·폭력행위자,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게 다가 아직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12월 5일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 수 없고, 참가자 중 누군가 법정에 세워지더라도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지는 더욱 단정하기 어렵다. 경찰과 시민이 충돌해도 잘잘못은 법원에서 가려져야 한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앞날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의 능력이라면 대단한 일이지만, 헌법에는 맞지 않는다.

헌법 27조 4항 :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진짜 법치인가②] 법도 없는데... 복면을 쓴 당신은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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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에서 김무성 대표는 복면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집회 참가자들의 복면 착용 등을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 연합뉴스

김 장관은 같은 맥락에서 판결 하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때도 '법원이 복면을 쓴 집회 참가자들을 엄하게 처벌한다'는 기운이 왔다.

"어제(26일) 서울고등법원도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경찰관들을 폭행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복면은 아직 죄가 없다. '얼굴을 가린 채 집회·시위에 참가하면 안 된다'는 법안은 이제 막 발의됐을 뿐이다(☞ 법안 바로가기). 그럼에도 복면을 썼다는 이유로 처벌이 이뤄진다면 위헌이다. '법이 정한대로 처벌한다'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데다 "집회 참가자는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는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맞지 않다.

서 울고법 재판부 역시 복면을 쓴 것만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진 않았다. "피고인이 모자와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 다수의 경찰병력을 폭행"한 일을 지적하긴 했지만, 재판부는 불리한 양형사유를 다섯 개 더 꼽았다. "익명성에 기댄 폭력시위꾼들에게 원칙적으로 실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는 김 장관의 말은 아직까지 그의 바람일 뿐이다.

헌법 12조 1항 :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진짜 법치인가③] 정부 마음대로 처벌 강화? 판단은 법원 몫인데...

김 장관의 담화에서 이상한 기운이 오는 부분은 더 있다.

"특히 집회 현장에서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폭력을 행사한 자에게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이 시각 이후부터 양형기준(어떤 범죄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처벌할지 권고하는 기준)을 대폭 상향할 것입니다."

주 어는 없지만 마치 법무부가 양형기준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보이는 말이다. 그런데 양형기준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다.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검사 2명이 위원회에 들어가지만, 최종 결론은 양형위원 13명의 논의를 거쳐 나온다. 법무부 마음대로 수위를 조절할 있다면, 지금껏 양형기준이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다면 심각한 사법권 침해다. 대한민국은 분명 입법권과 행정권, 사법권이 나뉜 민주공화국 아닌가.

헌법 101조 1항 :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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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 제는 법무부만이 아니다. 경찰도 심상치 않다. 2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불법·폭력 집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12월 5일 집회 개최를 신고한 전국농민회총연맹에 금지를 통고했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21조에 어긋나는 결정이다(관련 기사 : 경찰 2차 '민중총궐기' 집회 불허).

아무래도 정부에겐 헌법 공부가 시급해 보인다. 이왕이면 복면을 쓴 집회 참가자들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에 비유한 박근혜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하면 좋겠다(관련 기사 : "복면시위 못하게 해야... IS도 그렇게 한다"). 법은 정부 혼자 좌지우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민만큼 정부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그래야 이상한 기운이 오지 않는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중국은 어떤 성격의 '초강대국'이 될 것인가


[백년포럼] 서세동점의 해소, 다른 백 년은 가능한가?
이재호 기자 2015.11.29 16:26:11

'서세동점'(西勢東漸, 서양 세력이 동양을 지배하는 시대)은 해소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한국은 서세동점의 해소를 통해 다른 백 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2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년을 모색하는 '다른백년 창립준비모임' 주관으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해소, '다른 백 년'을 가져온다"를 주제로 하는 백년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역사학자 김기협은 그동안 세계를 지배해 온 서구 중심의 '원자론적' 질서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유기체적인 질서'가 그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협 선생은 "19세기에 유럽을 완전히 사상적으로 지배했던 이론이 원자론이다. 여기서 개인주의 풍조가 일어났는데, 문제는 원자론이 이렇게 긴 시간에 걸쳐 강한 지배력을 가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법가 사상에서 원자론적 원리에 입각한 사회조직 방법이 장기간 광범위하게 차용됐던 사례가 있는데, 당시 중국은 철기 보급으로 생산력이 급속히 확산되던 때"라고 진단했다. 급격한 생산력의 발전이 일어나는 시기에서는 원자론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 역사학자 김기협 ⓒ진선영

그런데 근대 이후 원자론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김 선생은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자원 공급이 무한대로 확대될 것 같이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지속성이 가능하긴 하다"면서도 "그런 급속한 발전은 자연을 타자화 시키고 뭉개면서 우리가 필요한 자원을 뽑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20세기 후반에는 결국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0년대 로마클럽보고서 '성장의 한계'가 나오고 오일쇼크가 겹쳐지면서 지속가능성 문제가 비로소 전면에 나서게 됐다. 근대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한계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그리고 각국 내부의 모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서구 자본주의 뛰어 넘을 대안?

세계를 움직이는 대안적인 세계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 선생은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이제 관심은 중국이 초강대국이 될 것인가 여부가 아니라 어떤 성격의 초강대국이 될 것인가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선생은 세계체제론을 발전시켜온 비교사회학자 조반니 아리기의 분석을 참고했다. 그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전개 과정을 개관하고 미국 헤게모니의 말기 증상을 살펴본 아리기는 1994년 <장기 20세기>라는 책에서 중국의 약진에 관심을 집중하고 세계체제의 다음 단계를 내다보는 열쇠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김 선생은 "책에서 아리기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제시된 '시장경제'가 자본주의의 무제한적 축적을 지향하는 원리와 다른 것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자본주의가 아닌 경제 발전 방식이 가능하며 전통시대 중국의 경우를 구체적 사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덧붙였다.

아리기는 스기하라 가오루가 제기한 '근면혁명'(Industrious Revolution)을 예로 들었다. 이는 경제적인 향상을 추구하면서 인적 자원을 동원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자본 집약적인 자본주의 발전에 대항하는 노동 집약적인 발전 원리를 제시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리기는 이 개념이 전통시대의 중국에도 적용되고 20세기 후반 이래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급속한 경제 발전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김 선생은 이에 대해 "근대 문명의 원자론적 관점에 밀려난 전통 문명의 유기론적 관점의 부활 가능성을 여기에서 본다"면서 "'서세동점'의 본질인 원자론적 관점의 극복에서 그 해소의 결정적 열쇠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성공회대학교 이남주 교수는 "아리기는 중국의 변화를 중국의 전통적인 요소와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를 이야기했고, 이것이 자본주의와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서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아리기는 중국의 농업사회적 전통에서 오는 규정력 또는 중국 공산당이나 사회주의 안에 있는 전통적 요소, 이데올로기가 가지고 있는 힘, 정부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공공적인 역할 등이 작동하는 부분에 주목하면서 중국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설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 성공회대학교 이남주 교수 ⓒ진선영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중국이 아리기가 이야기한 가능성을 실현시키고 있느냐는 부분에서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자본주의의 성과를 수용했는데, 중국 내에서 이를 수용하는 정도를 넘어서 자본주의의 긍정적 측면들이 사회의 기본 논리로 뿌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즉 지금의 중국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요소와 자본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을 결합시켜 새로운 대안체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자본주의 국가들과 유사한 양상으로 국가 체제를 가져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중국이 자본주의로 갈 것인지, 아니면 사회주의로 갈 것인지 양자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양자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중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 나가면서 동아시아나 세계 차원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One Road) 프로젝트가 서세동점의 해소와 연결되는 부분에 주목했다. 그는 "일대일로가 가지고 있는 문명적 전환의 계기가 있다"면서 "바다와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길을 연결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서진'(西進)적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전략의 핵심은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가는 대륙 네트워크를 다시 만드는 것인데, 이것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팽창과 어떤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대륙적인 협력이 해양적인 협력과 어떤 다른 측면을 만들 수 있을지 등의 문제들이 떠오른다"며 "(일대일로가)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새로운 협력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사실 우리에게도 서진적인 요소들이 많다. 냉전 붕괴 직전부터 노태우 정부 시절 북방정책이 있었고 DJ 정권때는 남북 정상회담, 노무현 정부 때 활발했던 남북관계를 넘어 박근혜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면서 "이것이 모두 전부 서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인데, 여기서 많은 잠재력을 발굴해야 할 상황이다. 서세동점의 해소와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 실질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주의를 돌아본다

원자론에 입각한 서구 중심의 자본주의가 물러난다면 그 자리는 어떤 대안으로 채울 수 있을까? 김기협 선생은 흔히 '좌익' 사상이라고 알려져있는 사회주의가 실제로는 "좌우를 뛰어 넘는, 중도 노선적인 '제3의길'로써 잠재성을 가졌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820년대 사회주의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의미로 '사회주의'가 쓰였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1848년 <공산당 선언>이 등장하면서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은 모두 사회주의인 것으로 규정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개념 정의는 곧 "범주 착오"라고 일갈했다.

김 선생은 "공산당 선언이 나오면서 제대로 된 사회주의는 '과학적 사회주의', 즉 공산주의이고 그전에 사회주의를 운운했던 것은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규정됐다"면서 "1820년대 사회주의는 원자론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원자론을 따르는 공산주의 계파 중에서 '사회주의도 자본주의에 반대했잖아. 그럼 우리 편이야'라면서 사회주의를 납치해 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산주의도 원자론적인 원리에 따른다는 점에서는 자본주의와 가깝다"고 평가했다.

김 선생은 해방 이후 1946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예로 들며 20세기 원자론이나 개인주의 지배가 확립돼있지 않은 사회에서는 사회주의를 '반(反) 개인주의'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사회주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 조선인의 대다수가 지키고 있거나 기억하고 있던 '전통질서'는 유기론적 원리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사회주의가 개인주의에 반대되는 체제로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 왼쪽부터 성공회대학교 이남주 교수, 김기협 역사학자, 박인규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 ⓒ진선영

이에 대해 이남주 교수는 "사회주의가 열린 개념일 수 있었는데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정통 개념에 의해서 그런 가능성이 제약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 개인주의적인 의미로서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이것이 반(反) 자본주의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이야기했는데, 이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개인주의 논리와 원자론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반자본주의 성격을 갖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회주의에 대해 열린 논의가 있어야 하고 그를 통한 대안적 상상, 더불어 '서세'의 진정한 해결 등이 우리의 과제라고 한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는 개인주의나 원자론이 지배적인 사상이 아닌 사회에서 사회주의가 어떻게 수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중국에서 과학적 사회주의가 지배적인 사회주의 해석이 되기 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조는 무정부주의였다"며 "무정부주의자들은 사회의 원리를 경쟁이 아니라 협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실천적 차원에서 이와 연관돼있는 것이 쑨원(孫文)의 민생(民生)주의였는데, 실제 나중에 국공합작 때 쑨원의 민생주의가 많이 수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쑨원의 이론은 과학적 사회주의로 가기 전에 제대로 발전되지 않은 이념이라고 평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개혁개방이후 쑨원의 사상은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덩샤오핑(鄧小平)은 사회주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여러 실험들을 실행했는데, 쑨원의 생각들이 많이 수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물론 공산주의와 쑨원의 민생주의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계급투쟁을 수용하느냐의 문제다. 공산당은 계급 투쟁을 사회의 진화·발전의 기본 원리로 간주했지만, 쑨원은 이를 사회적 병리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자론과 사회주의 해석 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세에 대한 저항과 극복이 대체로 지금까지는 서세에 대비되는 아시아적 특수성을 대립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면서 "서세를 극복하는 방법은 서세와 아시아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보편주의를 구성하는 과정이 돼야하기 때문에, 철학적 수준에서 미래의 비전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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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사일 판매는 조선민족끼리 전쟁 노림수" 강조

북 "남 하푼 미사일 구입 화약고 전변" 경고

"미국 미사일 판매는 조선민족끼리 전쟁 노림수" 강조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06:2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이정섭 기자

조선은 미국 정부가 최근 신형 하푼 미사일을 한국에 판매하기로 승인한 것을 '동족상쟁을 몰아오는 범죄'라며 남측이 화약고로 전변 될 것이라고 경고해 나섰다.

연합뉴스는 지난 29일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의 '무엇을 노린 무기판매 놀음인가'란 논평을 인용 "미국이 남한에 북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하푼 미사일을 판매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의 무기판매 놀음은 우리 겨레에게 동족 상쟁을 몰아오는 범죄적 책동이 아닐 수 없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미국이 무기판매를 통해 노리는 목적은 조선민족끼리 서로 대결하게 하자는 데 있다"면서 "미국이 남한을 상대로 무기들을 계속 팔아먹으면 그로 하여 남한이 상상하기 어려운 참혹한 후과(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화약고로 전변되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평은 또 "미국이 남한에 첨단 무장 장비들을 들이미는 것이 우리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억지력이 된다고 횡설수설하고 있다"면서 "이는 저들의 범죄적인 무기 배비(배치) 및 판매 책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황당한 궤변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1억 1천만 달러(한화 1천288억원 상당)의 신형 하푼 미사일을 한국에 판매하기로 승인했다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신형 미사일은 함정은 물론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데다 사거리도 기존보다 두 배 늘어난 24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 “대선 미스테리, 개표 종료보다 2~3시간 먼저 개표방송


“막판 4시간 특정후보에 유리한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열려”
스마트뉴스팀  |  balnews21@gmail.com


   
 
   
▲ <사진=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 영상 화면캡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2012년 대선의 개표 과정과 관련 “개표가 완료되는 시점보다 먼저 개표방송이 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총수는 27일 업로드된 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제4투표구,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제3투표구, 경남 김해시 부원동 제2투표구 등의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수는 “대선 미스테리”라며 “막판 4시간 동안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선거구의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열렸다”고 주장했다.
개표기계에는 시작되는 점과 끝나는 시점이 기록되는데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제4투표구의 경우 오후 10시 16분에 기계가 돌기 시작해 10시 38분에 개표가 종료됐다.
   
▲ <사진=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 영상 화면캡처>
이어 부장판사 출신 선관위원장이 개표 완료 시간을 손으로 작성해 공표하는데 녹양동 제4투표구의 경우 11시 55분에 공표가 됐다. 김 총수는 “그런데 방송은 10시 36분에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제3투표구는 박근혜 후보가 52.9%로 이긴 선거구로 오후 10시 39분 전자개표기상으로는 개표가 끝났다. 이어 선관위원장이 10시 56분에 수기로 개표 종료를 공표했는데 방송은 오후 8시 5분에 됐다고 김 총수는 설명했다.
경남 김해시 부원동 제2투표구도 선관위원장이 수기로 작성한 개표 종료 시간은 10시 53분인데 방송 시간은 오후 8시 26분이었다고 말했다.
   
▲ <사진=팟캐스트 '김어준의 파파이스' 영상 화면캡처>
김 총수는 “선관위원장이 종이에 적은 시간보다 2~3시간 전에 방송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1만5천개가 넘는 선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인 현상이었고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가 방송에 나갔던 데이터들을 엑셀 형태로 정리해 공개했다”며 ”뒤집을 수 없는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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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불편하게 하면 검열 1순위?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ㆍ통치자에 대한 비판·풍자 담았더니
ㆍ전시 불허·작가 체포·지원금 중단
ㆍ“뒤에 숨은 권력, 전방위적으로 검열”

박근혜 정부는 시국사건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표현의 검열보다는 박 대통령과 관련(박정희 전 대통령 포함)된 내용의 검열을 철저히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검열 방식이 전방위적으로 집요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예술가의 자기검열을 내면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문화연대는 29일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부터 최근까지 검열 논란을 조사한 결과 20여건에 이르렀다”며 “이를 분석한 결과 사회 이슈 등이 아니라 통치자에 대한 비판·풍자 검열 사례가 많다. 이는 전제군주적·파시즘적 검열 형태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풍자 검열의 대표 사례는 2013년 12월 ‘현대문학 사태’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소설가 이제하·정찬·서정인 등의 작품 연재를 중단시켰다. 또 박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풍자한 홍성담 화가의 ‘세월오월’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까지 출품됐으나 전시되지 못했다. 이외에 박근혜 대통령이나 현 정권을 풍자한 연출가의 지원 배제나 작가 체포 등도 있다. 문화연대 측은 “박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는 창작물은 애초 제작·유포를 차단하는 게 검열 가이드라인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문화연대는 검열 방식과 관련, “예술가들의 자존심과 명예에 흠집을 내거나, 지원금을 차단하고, 사법적 권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검열이 이뤄진다”며 “작품의 전시·공연·상영 배제나 강제 중단, 비판적 작품 작가의 고소·고발 및 체포, 공공지원금 지원 배제나 예산축소 협박 등 다양하고 구체적이며 집요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검열 주체는 청와대와 국정원 등 국가권력,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문화예술위원회·영화진흥위원회·국립국악원 등 문화공공기관, 예술가나 예술기관의 자기검열로 구분된다. 문화연대는 “청와대 등 국가권력은 제왕적 위치에서 숨어서 검열하는데, 검열 전략과 검열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문화연대는 “공공기관은 검열 주체·대리자 역할은 물론 윗선의 지시와 무관하게 권력자가 불편하면 어떨까를 알아서 판단해 겁을 먹거나 권력에 충성심을 보여 신분 상승을 원하는 욕망에 따른 사전 검열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 화연대 이동연 집행위원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한마디로 보복과 검열의 수단이 야비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대에는 예술가들이 감옥에 끌려가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양심수로 ‘멋있게’ 갔으나, 요즘은 공공기물 훼손 같은 잡범 취급을 하고 벌금을 물린다”며 “이는 권력이 예술가 행위의 원래 가치를 평가절하하면서 작가들의 자존심을 통제하려는 행태”라고 밝혔다.

2015년 11월 28일 토요일

조계종 화쟁위 “2차 민중총궐기 때 종교인들이 사람벽이 될 것”

조계종 화쟁위 “2차 민중총궐기 때 종교인들이 사람벽이 될 것”

28일 기자회견, “경찰 조계사 투입시 국민과 함께 좌시하지 않겠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사 경내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고 2차 민중총궐기가 평화시위가 되길 바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사 경내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고 2차 민중총궐기가 평화시위가 되길 바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 때 종교인들이 ‘사람벽’을 만들어 평화시위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투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투입을 우려하고 평화시위를 바라는 화쟁위원회 호소문’을 발표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호소문을 통해 “경찰이 법 집행을 위해 조계사 경내로 들어온다는 풍문이 있는데 끝내 풍문이길 바란다”면서 “만일 이를 실행하려 한다면 시민사회, 종교계, 불교계와 범국민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12월 5일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평화집회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화쟁위원회는 “12월 5일 집회가 평화시위 문화의 전환점이 되도록 차벽이 들어섰던 자리에 종교인들이 사람벽으로 평화지대를 형성할 것”이라면서 “불교인뿐만 아니라 이웃종교에도 함께할 것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집회에 다른 종교인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화쟁위원회에 소위원회를 꾸려 다른 종교에 제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쟁위원회는 “중재를 위해 경찰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책임 있는 답변도 공식적인 만남도 없었다”면서 “법과 질서 안에서 평화를 가꿔야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그 길을 외면한다면 스스로 평화를 부정하는 정부임을 자인하는 꼴”이라면서 경찰이 즉각 책임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관해서는 “한 위원장은 이미 화쟁위 중재가 받아들여지면 경찰에 자진출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면서 “(화쟁위원회도) 경찰 출두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지만 그러려면 경찰과 정부도 태도를 바꿔야한다”고 못박았다.
도법 스님은 “평화는 모든 국민들의 열망이고 이는 곧 국가와 정부, 여야가 존재하는 이유”라면서 “평화가 실현되고 지켜질 수 있도록 저희도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12월 5일 집회를 금지 통고한 것에 대해서는 “집회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대회 주최측과 함께 평화시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방식은 집회의 방식과 계획이 나오면 이에 맞춰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동관련법 처리와 관련해 "여야가 노동계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작은 변화의 조짐이라도 존중될 수 있도록 여야 대표를 직접 만나 조건없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도록 호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도법 스님은 "이른바 '노동개혁'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녹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27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어 경찰은 전국농민총연맹의 2차민중총궐기 집회신고를 28일 금지 통보했다.
한편 한상균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조계사에 공권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2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15년 11월 27일 금요일

새정치 은수미 “국민보호 위해 차벽 앞에 의원들이 서자”


정의당 정진후 “12월5일, 가면무도회 열자.. 단, 박근혜 가면은 빼고”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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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7  17:11:39
수정 2015.11.27  17: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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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총궐기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여당이 ‘복면착용금지법’을 발의하는 등 정부와 여당이 시민들의 집회 참가를 위축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에 이어 정치권 등에서도 ‘12월 5일 가면을 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12월5일, 거리에 모여 모두 함께하는 ‘가면무도회’”를 제안했다.
그는 “불법과 타협 없다”는 김현웅 법무부장관의 담화문을 비판, “우리 국민 누구도 ‘불법과 타협’하라고 그에게 요구한 적 없다”며 “그냥,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했을 뿐”이라고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가슴에 쌓여 흘러넘치는 국민의 목소리만 갖고, 거리에 모여 ‘가면 무도회’를 열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면서 “국정 한국사 교과서 철회하라고! 노동자를 더 이상 삶의 시궁창으로 몰아넣지 말라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우리의 농민을 살려내라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 ‘박근혜 가면’만은 쓰지 말자면서 그 이유에 대해 “그 가면 쓴 얼굴을 보고 군중이 분노하여 ‘폭력시위’를 일으킬 수 있으니”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도 “12월5일 ‘국정화, 노동개악 난 반댈세!’를 가면이나 탈 쓰고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라면서 “차벽까지 쳐주니 거대한 공간이 생기잖아요. 차벽 앞엔 국민보호를 위해 의원들이 서구요”라고 의원들의 참여를 제안했다.
   
 
은 의원은 “우리 국민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국정화와 노동개악에 반대할 뿐”이라면서 “그것 때문에 국가가 국민을 폭도로 규정한다면 제가 대신 가면 쓰고 물대포를 맞겠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동명대 김동규 교수(언론광고학)는 야당 의원들에게 정부‧여당의 일사분란한 공세에 맞서 정기국회에서 가면시위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경향신문> 27일자 “‘복면야당’을 보고싶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유사한 선례가 있다”면서 “지난 1996년 12월 김영삼 정권 하의 신한국당이 노동법을 날치기했을 때, 야당 의원들은 검은 넥타이를 맨 채 입장, 여당의원 명패에 일제히 검은 천을 씌웠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면을 쓰고 일제히 대회의장에 입장하면 “(이런) 진풍경을 언론이 놓칠 수 있겠는가”라며 “유수의 국제 통신사들이 동시에 수십 개 나라로 사진을 타전할 것이다. 세계적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2015년 10대 뉴스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야당들이 앞장서서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이해 수준을 세계만방에 과시할 기회를 마련해주니 대통령도 매우 좋아하지 않을까”라면서 “홍보전략 차원에서 볼 때도, 외유 열 번 나가는 것보다 이 한 장 의 사진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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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6일 목요일

영면한 YS, 그는 우리에게 큰 짐도 남겼다



[영결식종합] 민주화 투쟁의 상징… 지역 간극의 극대화 폐해 기억해야

임두만 | 2015-11-27 09:15: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영면에 들었다. 2015년 11월 26일 오후 2시, 눈발이 흩날리는 가운데 그의 영결식은 국회 본관 앞마당에서 엄수됐다.
▲국가장으로 치러진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 YTN 중계화면 캡처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장례위원회 위원, 정·관계 인사, 주한외교단 조문사절단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갑자기 추워진 일기에다 서울에 첫눈이 내리는 가운데 오후 2시부터 1시간20분 동안 거행된 영결식은 최초의 국가장답게 매우 장중하게 치러졌다.
이날 YS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오후 1시56분쯤 국회의사당 영결식장에 입장했다. 이 운구차를 부인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씨 등 유가족과 많은 정치인들이 맞았다. 이어 김동건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 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김 전 대통령의 약력보고 등으로 이어진 뒤 , 고인이 개신교 장로인 관계로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의 집례로 기독교 의식이 진행되었다. 또 국가장인 때문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의식도 치러졌다.
종교 의식이 끝나자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업적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은 9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선서를 시작으로 김 전 대통령의 청년 시절 모습, 74년 신민당 총재 취임연설, 79년 의원직 제명 당시, 83년 민주화 요구 23일 단식 당시 모습 등이 담겼다. 또 금융·부동산실명제, 조선총독부 해체, 하나회 척결, 역사 바로세우기 등 주요 업적이 소개됐다. 이는 YS사후 국내 전 언론에서 진행되었던 ‘김영삼 영웅화’작업의 결정판이었다.
특히 추모 동영상에서 꼿꼿했던 고인의 모습과 육성이 나오자 유족과 조문객들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분향과 헌화도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서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했다는 가곡 ‘청산에 살리라’가 조곡으로 울려 퍼졌다. 이처럼 장중한 영결식은 3군 통합조총대가 발사한 총 21발을 끝으로 1시간20여 분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이어 운구차는 국회의사당을 떠나 그가 40여 년 거주했던 상도동 서저를 향했으며, 사저에서 10여 분을 머물렀다. 그리고 다시 사저를 떠나 500미터 가량 떨어진 ‘김영삼 대통령 기념 도서관’으로 향했다. 아직 완공되지 못한 도서관은 지하 4층 지상 8층으로 '민주화 투사'로서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존하면서 민주주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는 여야 지도부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여야 지도부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했으며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등 상도동계 인사들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업씨 등 동교동계 인사도 상당수 영결식에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도 참석했다. 최삼규 국민일보 사장 등 언론계 인사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영결식장에 결린 YS의 대형 영정… YTN 중계화면 캡처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난 YS, 그의 서거와 함께 국가장 기간 동안 추모 분위기는 그의 공과 중 공이 극대화 된 기간이었다. 그래서 아쉬운 점도 있다.
사후 추모… 이는 우리 인간이 가진 가장 좋은 덕목이다. 모든 사람들이 한번 왔다가 필히 가야 할 길을 먼저 간 이들에 대한 예의가 사후에는 추모로 나타난다. 극악한 범죄자가 아닌 이상 공과가 있는 정치인이든 자연인이든 사후에는 과보다 공이 더 치하되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재의 YS 추모 분위기에 나타난 ‘김영삼 영웅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 곁을 영영 떠났으므로 차분하게 그의 과도 되새기면서 정치인의 정치역정을 더듬으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YS는 생전에 자신이 꼭 풀고 갔어야 할 문제를 풀지 못하고 더 엉키게 해놓고 떠난 과실(過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실은 어쩌면 그가 남긴 수많은 공에 비춰 결코 작지 않은 과실이다. 진보와 보수를 이념의 구분이 아니라 영남과 호남이란 지역으로 극명하게 가른 과실(過失).
그가 3당 합당을 단행하기 전 독재와 역사후퇴를 가장 극명하게 반대한 지역은 부산과 마산이었다. 마산은 4.19의 발상지이며 부산은 10.26의 발상지다. 불과 30년 전 정도였던 시기에 부산과 마산은 광주와 동일한 독재에의 저항과 민주주의 사수의 보루 지역이었다.
그런데 그가 3당 합당을 단행한 1990년 이후 이 지역은 바뀌었다. 그 같은 변화는 시민의식이 갑자기 진보에서 보수로 변한 것이 아니다. 1차는 고향 출신의 정치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충정에서 시작된 편가름이 지금은 아예 지역 전체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새누리당’ 일변도가 되면서 자신이 가장 극명하게 반대한 독재자를 미화하는데 앞장선 지역으로 바뀌었다. 만약 부산과 마산 등 영남 남부 지역 민심이 70~80년대 상태라면 박근혜도 김무성도 그 누구도 현재의 교과서 국정화 드라이브를 앞장서서 찬성하지 못할 것이다.
홍준표 도지사가 도민소환 운동에도 당당한 것, 김무성 대표가 교과서 국정화 정국에서 자신이 정치적 아버지라고 추앙한다는 YS와 전혀 다른 역사관을 보이면서도 당당하게 ‘역사전쟁’이라고 말하는 이율배반적 정치를 해도 되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심지어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이라는 대학 측 판정이 나왔음에도, 탈당만으로 의원직을 지키는 문대성 의원이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것, 고인이 된 YS 본인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가 확실하게 후퇴하고 있음에도 이를 당당하게 변호하는 김도읍, 하태경 등 의원들이 재선을 자신하는 것… 이 모든 폐해는 YS가 3당합당을 통해 부산도 마산도 영남 전체도 다 ‘이념 없는 맹목적 보수’ ‘호남 반대로의 맹목적 보수’ 지역으로 만든 것에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생전 YS는 실상 자신이 스스로 주장한 민주주의자 의회주의자라면 자신의 정치적 제자를 자임하는 김무성과 현 여권 상도동계의 반 민주적 처사를 준엄하게 꾸짖었어야 한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권위주의화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했어야 한다. 현재 그의 차남 김현철씨가 하는 것과 같이… 이에 이 간극을 누가 메울 것인가? 남은 우리는 이점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대로는 우리 역사가 긍정적으로 진전되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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