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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8일 화요일

'디지털 리터러시' 대신할 말은?…인기협, 작명 공모전

 


임성호

입력 : 2023.02.27 13:54:01카카오스토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대체할 용어 발굴을 위한 작명 공모전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문해력'이라는 의미로,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이 용어의 개념 범위가 최근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리터러시의 사전적 의미를 넘어 확장됐다는 지적이 업계 등에서 제기됐다.

이번 공모전은 기존과 차별화된 대체 용어를 찾기 위한 취지다.

다음 달 2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접수하고, 수상작은 전문가 평가를 거쳐 4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상금은 1등(1명) 60만 원, 2등(1명) 30만 원, 3등(1명) 10만 원 총 100만 원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인기협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인기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sh@yna.co.kr(끝)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름다운 우리말] 말과 관련된 우리말

 

[아름다운 우리말] 말과 관련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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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관련된 우리말을 알아본다.

 

▶말눈치 : 말하는 가운데에 은근히 드러나는 어떤 태도

-아들의 말눈치를 짐작하니 새 장난감이 갖고 싶은가 보다.

 

▶말말이 : 이런저런 말마다

-대상을 받은 두 배우는 소감을 전하며 말말이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말잔치 : 말로만 듣기 좋게 떠벌리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토론회는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말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국립국어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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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6일 일요일

"한계 봉착한 한국의 수출주도형 모델, 그 대안은…"

 

[경제, 묻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7. 05:44:12


불과 한두 해 전 한국 사회 곳곳에서 극일(克日)이 거론됐다. 일인당 구매력평가(PPP)로는 이미 한국이 일본을 웃돈다는 자화자찬이 인터넷을 덮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올해 들어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1~20일의 반도체 수출액이 거의 반토막(44%) 났다. 한국의 장기 성장 밑거름이었던 중국 시장이 닫히고 있다. 물가가 폭등하고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혼선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극일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의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사회에 먹구름처럼 끼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괜찮은가. 한국 경제가 딛고 선 땅은 잃어버린 30년으로 향하는가, 아니면 탈출구가 있는가. <프레시안>은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를 만나 한국 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실마리를 찾아보았다. 
 
나 교수는 한국의 수출주도형 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내수 소비를 키우기 위한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개혁이 없다면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고 나 교수는 지적했다. 나 교수는 아울러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와 거꾸로 가 우려된다고 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한국 수출 주도형 모델 이제 한계 

프레시안 :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특히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 실적이 심각하다. 지난해 무역적자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이달까지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심각하다. 자연히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어난다. 

나원준 : 일본식 장기 불황을 떠올리게끔 하는 유사한 흐름이 보이는 것 같다. 우선 과도한 가계부채를 들 수 있다. 부동산 버블이 꺼진 후 일본의 장기 불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요인이 과잉부채다. 과잉부채는 경기 위축 시에 가계 소비 여력을 떨어뜨려 수요가 과잉 위축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장기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지금 한국이 일본과 닮은 모습이다. 
 
(2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고, 전 세계에서도 특수한 상황에 처한 홍콩(0.75명)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이는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다. 일본의 출산율은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달한 1989년 1.57명까지 떨어졌다. 일본 사회가 이른바 '1.57 쇼크'로 기억하는 현상이다. 이후 일본의 출산율은 2005년 1.26명까지 떨어졌다.) 

인구 감소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측면이다. 한국의 인구감소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일본의 기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지금 한국 상황이 일본식 장기불황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이 과거 일본보다 나쁜 모습도 있지만 좋은 모습도 있다. 

프레시안 : 과거 일본보다 나쁜 점과 좋은 점을 나눠 설명해 달라. 

나원준 : 수출 경쟁력은 지금 한국이 과거 일본만 못하다. 모두들 알다시피 1980년대 일본 가전제품과 자동차, 기계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가 워낙 좋아서 플라자 합의 이후에도 일본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건재했다. 반면 지금 한국의 위상은 그만 못하다. 

세계 경제 흐름이 한국에 불리하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지금은 1980년대 이후 계속된 세계화가 퇴조하는 등 세계 경제 지각판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가 구조적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 국면에 있는 건 사실이다. 밑바탕에 이런 경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가 터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세계화 흐름을 가장 잘 탄 나라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개척해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 이는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다. 현 상황에서 기존의 수출 주도 방식만을 답습한다면 '답이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프레시안 : 당시 일본보다 나은 점은? 

나원준 : 지금은 대전환의 시기다.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이 경제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 전환에 성공한다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더 좋은 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 현 한국 경제 상황이 암울한가?

나원준 : 많은 분이 '경제 위기'라고 하면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처럼 기업이 줄도산하고 실직자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그림을 그리는데,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는 그런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중장기적인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가계부채나 물가폭등 등 당장 중요한 이슈도 있지만, 더 중요하게는 그간 한국의 성공 모델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큰 문제다. 

프레시안 : 1년째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 모델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해석 가능해 보인다.

나원준 : 그렇다. 여러 기관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 정도로 잡고 있는데 그 근거로 보는 무역수지 전망이 내 생각엔 여전히 낙관적이다. 이미 1월과 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 원인을 일시적 부침에서 찾을 순 없다. 급변하는 세계 무역 구조에서 한국이 미아가 되어 버렸다. 굉장한 구조적 위기다. 



내수 주도 모델로 전환할 때

프레시안 : 최근 들어 과거 냉전 구도의 재등장이 거론되고, 신자유주의적 글로벌 공급망의 해체가 거론되는데 이 흐름이 특히 수출주도형 모델인 한국에 좋지 않다, 는 정도로 정리된다. 

나원준 :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 시국인데, 불행히도 한국의 성장 동력은 수출에 있다. 한국 경제는 수십 년 간 수출 주도형에 딱 맞춰 작동하는 모델이다. 

앞으로도 한국 경제는 성장해야 한다. 문제는 성장을 어떻게 하느냐다. 대부분의 생각은 과거 방식의 답습에 머무르는 것 같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치를 새롭게 잘 잡고,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계속해서 상품을 팔자는 식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당장 문재인 정부도 동남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인구 대국이자 소비 대국으로 떠오르는 인도 시장을 집중 개척해서 인도의 성장에 한국이 올라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본다. 

지금 따져야 할 건,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가야 하느냐다. 이런 수출 주도 성장 구조는 항상 우리에게 일정한 내핍(耐乏)을 강요한다. 수직적 하청 구조, 저임금의 고착화를 통해 성공한 모델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가는 게 맞느냐고 우리가 질문해야 한다. 과도한 가계부채, 사교육 문제, 양극화 문제, 인구감소 문제가 이런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걸 우리가 여태 경험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은 나라다. 수출주도형 모델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어서 그렇다. 장기간에 걸쳐 GDP 대비 소비 비중이 쭉 떨어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7년 발표한 '내수 활성화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1996~2015년 한국의 평균 GDP 대비 내수 비중은 61.9%였다. 이는 OECD 회원국 35개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을 포함한 총 41개국 중 27위에 불과하다. 일본의 GDP 대비 내수 비중은 84.8%다.) 

그만큼 내수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 이유는 임금 불평등이다. 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정체된 실질 임금이 우리 내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었으나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금도 우리는 유효 수요 제약의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노동생산성과 임금증가율 간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 실질임금은 정체됐는데 노동생산성이 매우 빠르게 증가한 시기다. 이는 다시 말해 한국 노동자가 그만큼 힘들게 산다는 이야기다. 

이는 결국 악순환 논리를 만든다. '봐라, 내수가 취약하니 우리는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자 임금을 더 제약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지면 노동자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니 내수가 더 떨어지고, 그만큼 더 수출 의존 모델에 국가가 매달리게 된다. 이는 결국 한국의 자립적인 경제 기반 형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의 수출 주도형 모델은 내핍을 강요했다. 이제 내수를 키워야 할 때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곧바로 따라오는 질문이 '한국의 내수시장은 작다'는 것이다. 당장 일본은 1억 인구 국가고 한국 인구는 그 절반 수준이다. 

나원준 : 한국 인구가 결코 적지 않다. 우리 경제 규모도 큰 편이다. 그에 걸맞게 내수가 커지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우리가 여태 겁이 나서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지, 이런 대안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곧바로 '문재인 정부 때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다.

나원준 : 나는 '임금주도성장'이라고 칭하는데, 이름이야 붙이는 사람 마음이다. 문재인 정부는 좋은 말은 다 갖다 썼는데 제대로 추진한 게 없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 당시를 되새겨 보면 '편의점 사장이 알바생보다 돈 못 버는 게 말이 되느냐'는 식의 논란이 일어났다. 

나원준 : 단순히 임금을 올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도록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문제의 핵심 원인인 수직적 하청구조는 건드릴 생각 없이 소주성만 들고 나왔다. 실제로 소주성이든 임금주도성장이든 가능하려면 현재 생산 사슬의 상당한 가치가 대기업에 쏠린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공정경쟁이 일어날 수 없는 장을 재편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현재 한국 체제는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형 모델에 최적화했다. 결국 이 구조 자체를 재편해야만 한다. 

프레시안 : 기존 수출 중심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소비 활성화에서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이는 임금주도성장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 구조를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 는 얘기로 정리된다.

나원준 : 그렇다.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현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 답습한다면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치게 되고, 그러면 정말 과거 일본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수출 신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수출은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 이념에 종속 

프레시안 :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가 특히 심각하다. 이를 보는 시각에는 두 갈래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 실패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원인이라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나원준 : 두 가지 다 어느 정도 맞는 것 아니겠나. 중국 스스로가 그간 공급망 자립화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게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이 차지하던 중고위 기술 시장을 이제 중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대체했듯, (적어도 중국에서는) 중국 기업이 서서히 한국 기업을 대체하는 양상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하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미중 갈등 국면에서 오히려 대 중국 수출이 늘어난 나라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 어느 정도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경제 문제를 이념 문제로 바라보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우파들 주장과 달리 오히려 현 정부 경제 정책이 이념에 종속됐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위기 대응책이 감세와 재정 긴축 정책이다. 간단히 말해 돈을 덜 걷고 덜 써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자는 게 현 정부 방침인 듯하다. 

나원준 : 지금의 이 거대한 변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그 충격이 누구에게 특히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감세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영국에서는 감세를 꺼냈다가 총리가 교체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금은 정부가 재정정책을 써야 할 때다. 윤석열 정부는 세계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감세와 긴축을 결합한 윤석열 정부 대책은 최악의 재정정책이다. 국가가 제 역할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서 결국 약자부터 다쳐 나가게 된다. 

이런 대책이 결국 재정 수지로 나타나게 된다. 소비가 더 위축되면서 세수가 더 줄어들고, 이는 더 큰 폭의 재정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위기 시그널도 더 뚜렷해진다. 

프레시안 : 외국인 자본의 국내 투자를 용이하게 해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나원준 : 투기자본이 들어올 뿐이다. 백해무익하다. 우리 기업의 실적이 좋아서 무역수지 흑자가 일어난다면 외화는 오지 마라고 해도 들어온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거래 자유화는 한국 경제의 거시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오히려 지금은 외화를 더 통제해야 할 때다. 외화의 이동으로 인해 환율이 불안해지는 문제에 대응하려면 외환거래세를 매기는 등 통제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급진적인 이야기라고들 하겠지만, 이미 여러 국제기구도 비슷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가 참고할 만한 모델이 있을까? 

나원준 : 당장 미국 바이든 정부를 봐라. (우리 같은 동맹 뒤통수를 치기는 하지만) 욕먹더라도 어쨌든 미국 내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정책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증세해야 한다고 명확히 선언해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 

한국 정부도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재정을 써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정부가 개별 자영업자의 소득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를 전후해 자영업자가 어느 정도 영업손실을 봤는지를 정부가 다 알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재정을 투입해 개별 자영업자가 코로나19 기간에 떠안은 채무를 대신 사가면 자영업자 부채 문제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재정정책을 위해 과감하게 증세해야 한다. 내가 증세 운동 차원에서 횡재세 도입을 요구한 이유다(☞관련기사 : 횡재세, 반드시 연내 입법되어야 한다). 정부가 빚을 지면 안 된다고 이를 수수방관한다면,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이 빠져죽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다 더 큰 외부 위기가 오면 정말 헤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절하고 있다. 한은은 과연 서민경제까지 고려하는 기관인가. ⓒ연합뉴스

통화 정책으로 물가 잡기는 난센스정부 재정이 제역할 해야 

프레시안 : 최근 한국 경제에 가장 긴박한 이슈가 물가 폭등이다.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나원준 : 사람들이 흔히들 착각하는 게 경제가 상승할 때 물가가 오른다는 믿음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다. 물가가 오르면 경제가 나빠진다. 대부분 물가 상승 요인이 수요가 아니라 공급측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떠올리면 된다. 

현재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론, 달러화체제에 편입된 한국은행까지 추진하는 대책이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건 난센스다. 공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기준금리 인상으로 어떻게 잡나.

당장 대학생이 화폐경제론, 거시경제학에서 배우는 게 '통화정책은 총수요 관리 정책'이라는 것이다. 통화정책은 총공급 관리 정책이 아니다. 문제는 공급에 있는데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그건 경제를 죽이겠다는 거다. 역시 학생들이 배우는 필립스 곡선만 봐도 알 수 있는 얘기다. 금리가 올라가면 실업이 늘어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의도적으로 경제를 죽여서 힘이 빠지면 총수요가 줄어드니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거다. 이는 현실경제에서 단 한 번도 실증된 적 없다. 많이들 과거 1980년대 Fed 의장을 지낸 폴 볼커를 예로 들지만, 당시 물가 폭등은 80년대 국제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발생해서 잡혔다. 

프레시안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바람직한 물가 대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나원준 : 절반은 맞는 얘기다.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마구 끌어올리니 한은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상황임은 분명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모순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건 문제다. 한은은 한국 경제 현 상황을 두고 외환위기 가능성이 없다고 호언했다. 외환위기 가능성이 없는데 금리를 왜 올리나. 

프레시안 :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나. 

나원준 :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 이는 무슨 공산주의자적인 발상이 아니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책이 가격통제다.

다시금 바이든 정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바이든이 최근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2022)을 두고 한국에서 주로 논란이 된 건 한국 자동차 기업 때리기였지만, 실은 이 법안의 중요한 다른 한 축이 정부가 제약회사와 약값을 협상하겠다고 명문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독과점인 제약회사가 자기들 멋대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제 정부가 약값을 통제하겠다고 한 것이 IRA 2022다. 가격통제는 60~70년대 케인스주의자들이 가장 즐겨 썼던 정책이다. 

한국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은 원래부터 가격 통제를 한 나라다. 당장 공공요금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공공요금을 관리해야 한다. 

프레시안 :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을 펴고, 외환거래세와 같은 세금을 매겨서 외화 이동을 통제하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안정화하자, 는 말로 여태 정리했다. 이런 입장이 자칫 한은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인다. 

나원준 : 이미 한은은 너무 한국 사회로부터 독립한 상태다. 중앙은행이 국가 거시경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는 기관인데, 외따로 떨어져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 면면을 보라. 전부 금융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 뿐이다. 이게 과연 민주주의적인 구성인가? 한국 서민의 이해는 한은 정책에 전혀 대변되지 않는다. 이상하게 한국에서 한은의 독립성이 마치 성역인양 거론된다. 지금은 한은의 민주적인 통제를 고민해야 할 때다. 

프레시안 :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가 크다. 정부는 그 대책으로 강남과 용산을 제외한 전국의 토지 규제를 사실상 다 풀었다. 

나원준 : 부동산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침체하는 건 분명하다. 자칫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규제 몽땅 풀어놓고 할 일 했다고 할 때가 아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무능함이었다. 정부가 더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정부가 풀어놓은 규제가 경제가 현 위기국면을 벗어난 후 다시금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질 뇌관이 될 수 있다. 그때는 무슨 수로 시장을 통제할 건가. 지금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는 가격이 떨어지도록 하되, 시장 위험이 커지는 건 관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떨어지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빚을 더 키워서 떠받치려 해서는 안 된다. 경착륙은 경계하되, 지금 중요한 건 ‘착륙’ 자체다. (끝)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나원준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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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머리를 겨눈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

 

[개벽예감 529] 미국의 머리를 겨눈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2/27 [09:13]

<차례>

1. 1,300km 더 높이 상승한 화성포-15형

2. 핵방사포 15문으로 절반승 쟁취한다

3. 조선의 ‘핵화살’, 일본으로 날아간다

 

 

1. 1,300km 더 높이 상승한 화성포-15형

 

2023년 2월 18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소속 제1붉은기 영웅중대 전투원들이 9축 18륜 자행발사대차를 몰고 평양국제비행장에 나타났다. 자행발사대차에는 길이가 22.5m나 되고, 무게가 7.2톤이나 되는 육중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실려 있었다. 화성포-15형이다. 잠시 후, 화성포-15형은 엄청난 굉음과 눈부신 섬광을 발산하며 만리대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화성포-15형은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포-15형 고각발사가 “미국과 남조선의 군사적 위협행위가 간과할 수 없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불의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화성포-15형이 “적대 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불가항력적으로 구축한 전략핵무력”이라는 사실을 기사화했다. 화성포-15형은 2017년 11월 29일 고각으로 발사되어 최고정점고도 4,475km까지 솟구쳐 올랐던 바로 그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2023년 2월 18일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이 5,768.5km까지 솟구쳐 오른 것이다. 이것은 5년 전에 비해 약 1,300km나 더 높이 상승한 것이다. 

 

조선에는 화성포-15형보다 더 강력한 세계 최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화성포-17형이 있다. 화성포-17형은 2022년 11월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고각으로 발사되어 6,040.9km까지 상승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은 장소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은 5,768.5km까지 상승했다. 

 

일본 방위상 하마다 야스까즈(浜田靖一)는 2023년 2월 18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14,000km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14,000km를 넘으면 화성포-17형의 사거리와 엇비슷해지는 것이다. 

 

이번에 화성포-15형이 5,768.5km까지 상승한 것으로 하여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와 화성포-17형의 상승고도는 불과 272km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양자의 비행시간도 약 3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정황은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화성포-17형의 사거리와 엇비슷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래 화성포-15형의 사거리는 13,000km로 추정되었고 화성포-17형의 사거리는 15,000km로 추정되었는데, 이제는 서로 엇비슷해졌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조선의 언론보도에 들어있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23년 2월 18일 화성포-15형이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되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서, 2017년 11월 29일에는 화성포-15형을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한 것이다. 화성포-15형을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였으므로, 상승고도가 2017년 11월에 비해 약 1,300km나 더 높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였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1) 화성포-15형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로 설계, 제작되었다. 1단 추진체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이 달렸고, 2단 추진체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이 달렸다. 그런데 2단 추진체에 달린 고체연료엔진을 더 강력한 추력을 내는 신형 고체연료엔진으로 교체하면,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질 수 있다. 

 

2) 화성포-15형 탄두부의 탑재중량은 1,000kg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탑재중량을 500kg 정도로 줄이면,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질 수 있다.

  

외부에서는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진 이유를 확실하게 파악할 길이 없지만, 위의 두 가지 추론 중에서 화성포-15형 탄두부의 탑재중량을 줄여 고각으로 발사하였을 것으로 보는 추론이 유력하다.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를 높이기 위해 2단 추진체에 달린 고체연료엔진을 새로 설계, 제작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이 이치에 맞지 않는 까닭은, 조선이 이미 화성포-17형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를 화성포-17형의 상승고도와 엇비슷하게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성포-15형의 탑재중량을 왜 줄였을까 하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오른다. 화성포-15형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탑재중량을 줄인 것이 아니라면 타격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탄두부의 탑재중량을 줄인 것이다. 화성포-15형의 탑재중량을 줄였다는 말은 무거운 모의전략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가벼운 모의전술핵탄두를 장착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14,000km 밖에 있는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탄두조종능력이 첨가된 화성포-15형을 이번에 고각으로 발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이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당중앙은 탄두조종능력이 향상된 전지구권 타격 로케트 개발을 결심하고 이 력사적 과업을 국방과학자들의 애국충정심에 의거하여 빛나게 관철”하였는데, “1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제고할 데 대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받은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지난 2년 동안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기 위한 개조사업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화성포-15형 고각발사에서 정밀타격능력을 검증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이번에 화성포-15형 고각발사에 관한 소식을 전하면서, 화성포-15형에 장착된 모의핵탄두가 “조선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라고 보도했다. 강평에서 <수>보다 한 급 아래인 <우>를 맞은 것은, 화성포-15형에 장착된 모의전술핵탄두가 표적을 명중하지 못하고 약간 빗나갔다는 것을 암시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장착된 메가톤급 열핵탄두는 대도시 전체를 핵폭풍으로 날려버릴 엄청난 폭발위력을 가졌으므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정밀타격능력을 가질 필요도 없고, 타격정밀도를 높일 필요도 없다. 그런 까닭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전략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핵강국들 사이에서 불문율처럼 공인되었다. 

 

그러나 김정은 총비서에게 고정격식화된 불문율은 언제나 무의미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는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해 타격정밀도를 높인 미증유의 핵전투력량을 개발하였다.

 

조선에서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기까지 논의되었던 핵심 문제는, 조선이 미국을 제압할 선제타격능력을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조선이 화성포-15형에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하는 다른 핵강국들의 불문율을 그대로 따르면, 화성포-15형은 선제타격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5형은 전쟁억제수단 또는 보복타격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다른 핵강국들의 불문률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해야 했고, 그것을 선제타격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해야 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핵전투씨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북침 전쟁 도발 징후가 나타났을 때, 조선인민군 전략군 제1붉은기 영웅중대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한 화성포-15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것이다. 그러면 워싱턴 전역이 파괴되지 않고, 오로지 백악관과 펜타곤만 외과수술식으로 감쪽같이 제거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 엄청난 핵전투씨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미 선제타격에 적합하게 개조된 화성포-15형은 미국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라고 말할 수 있다.

 

2. 핵방사포 15문으로 절반승 쟁취한다

 

2023년 2월 20일 조선인민군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 소속 방사포병 구분대가 600mm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였다. 조선의 600mm 초대형 방사포에는 전술핵탄두가 장착되므로, 그것은 일반 방사포와 차원이 다른 핵방사포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사격훈련에 나선 방사포병들은 발사점으로부터 탄착거리를 395km와 337km로 각각 계산하여, 탄착점에 설정해둔 가상표적을 향해 방사포탄 2발을 사격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600mm 핵방사포의 탄착거리를 395km와 337km로 계산한 까닭은 무엇인가? 600mm 핵방사포 2발을 연속사격한 발사점이 평안남도 숙천군 일대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도를 펴보면, 숙천군 발사점에서 남쪽으로 340km 떨어진 곳에 청주 공군기지가 있고, 남쪽으로 395km 떨어진 곳에 군산 공군기지가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방사포병들은 한국군 청주 공군기지와 미국군 군산 공군기지를 각각 가상표적으로 삼고 동해 쪽으로 핵방사포 2발을 연속사격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2발을 동해로 쏘는 사격훈련을 진행하기 전날인 2023년 2월 19일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를 북상해 서해 남쪽 상공에 들어서더니 남부지역 상공을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간 것이다. 북침 폭격 연습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때 군산 공군기지에서 미국군 F-16 전투기들이 이륙하고, 청주 공군기지에서 한국군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이륙하더니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를 졸졸 따라다니며 호위 비행을 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군은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북침 폭격 연습을 위해 호위비행대를 이륙시킨 군산 공군기지와 청주 공군기지를 가상표적으로 삼고 600mm 핵방사포 사격훈련을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2월 20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600mm 핵방사포 사격훈련 소식을 보도한 기사에서 600mm 방사포 4발을 사격하면 적의 공군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의 견해를 인용했다. 600mm 방사포탄 4발에 상용탄두(고폭탄두)를 각각 장착하고 사격하는 경우, 상용탄두 4발의 폭발위력으로는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일부에 손상을 줄 뿐이고 초토화할 수는 없다. 한미련합군 공군기지를 초토화하려면, 600mm 방사포탄 4발에 전술핵탄두를 각각 장착하고 사격해야 한다.

 

실제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는 600mm 핵방사포 4발을 탑재한 4축 8륜 자행발사대차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600mm 핵방사포를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방사포 부대들 중에 한미련합군 공군기지를 초토화하는 특별임무를 받은 핵방사포 부대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한국군 공군기지는 모두 몇 개소나 될까?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전술항공작전기지가 16개소이고, 지원항공작전기지와 헬기전용작전기지가 30개소라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군 공군기지는 총 46개소에 이른다. 주한미국군은 오산 공군기지, 군산 공군기지를 사용한다. 거기에 더하여 비상활주로도 5개소가 있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 공군기지에 비상활주로까지 더하면 총 51개소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미련합군은 공군력의 존망 문제를 좌우하는 51개소의 공군기지와 비상활주로를 무조건 방어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미련합군이 600mm 핵방사포 공격을 막아낼 요격 수단을 전혀 갖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공군력의 존망 문제를 좌우하는 51개소의 공군기지와 비상활주로를 단 1개소도 방어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에서 여러 차례 진행된 발사훈련에서 입증된 것처럼, 600mm 핵방사포는 사격징후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으면서 불시에 기습사격을 단행할 수 있고, 핵방사포탄은 매우 낮은 고도에서 변칙비행을 하면서 적의 레이더 감시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간다. 이것은 한미련합군이 600mm 핵방사포에 대한 방어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한미련합군의 비상 대책은 하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자기들의 공군기지를 파괴할 위험에 처해 있으므로, 한미련합군은 수송차, 굴착기, 평토기를 비롯한 공병부대 중장비를 대거 동원하는 활주로 복구훈련을 열심히 해오고 있다. 활주로 복구훈련은 조선인민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활주로에 깊이 4m, 지름 13m에 이르는 피탄 구덩이가 파진 전시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활주로 복구훈련에 동원된 한미련합군 공병부대는 수송차로 골재를 실어 날라 피탄 구덩이를 급히 메우고, 중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활주로 표면을 평평하게 다진 뒤 유리섬유판을 깔아놓는 것이다. 이것이 약 4시간 걸리는 활주로 긴급 복구훈련이다. 

 

그러나 활주로 복구훈련은 상용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공격을 받은 상황을 상정한 훈련에 불과하다. 조선인민군이 600mm 핵방사포를 사격하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핵무기 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5킬로톤급 전술핵탄두 한 발이 지표면에서 폭발하는 경우 깊이가 약 15m, 지름이 약 70m나 되는 거대한 피탄 구덩이가 파진다고 한다.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활주로의 길이는 3km 정도이므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4발을 연속사격하여 거대한 피탄 구덩이 4개가 생기면, 한미련합군 공병부대는 활주로를 복구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15문을 동원한 기습사격으로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53개소를 공격하면 모든 활주로가 복구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명을 거의 살상하지 않고서도 한미련합군 공군력이 제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전 초기에 적의 공군력을 제거하면, 절반승을 쟁취할 수 있다. 

 

▲ 북한 제2경제위원회가 2022년 12월 31일 당중앙에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증정하였다.  

 

그래서 지금 조선에서는 600mm 핵방사포 증산 투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연간 생산목표보다 더 증산한 600mm 핵방사포 30문을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에 바치는 증정식이 2022년 12월 31일 평양에 있는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 앞마당에서 진행되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600mm 핵방사포를 15문만 동원해도 한미련합군 공군력을 제거할 수 있는데, 2022년 증산 투쟁에서 600mm 핵방사포 30문이 추가로 증산되었으니, 조선은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전술핵타격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기습사격으로 한미련합군 공군력을 제거할 600mm 핵방사포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가 아닐 수 없다.  

 

3. 조선의 ‘핵화살’, 일본으로 날아간다

 

2023년 2월 23일 조선인민군이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또다시 진행했다. 조선인민군 동부지구 전략순항미싸일부대 소속 구분대는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로 전략 순항미사일 4발을 연속 발사하였다. 조선인민군 구분대는 중대를 의미한다. 한 차례 발사훈련에서 전략 순항미사일을 4발이나 쏘는 것은, 조선에서 전략 순항미사일이 엄청나게 많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연속 발사된 전략 순항미사일 4발은 동해에 설정된 2,000km 계선의 거리를 상정한 타원 비행궤도와 8자형 비행궤도를 2시간 50분 8초에서 2시간 50분 24초 동안 맴도는 비행을 한 끝에 가상표적을 명중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이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이를테면, 2021년 9월 11일과 12일, 2022년 1월 25일, 8월 17일에 각각 진행된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것이고, 2022년 10월 12일, 11월 2일, 2023년 2월 23일에 각각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 부대들이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기간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전략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이고,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전략 순항미사일이 실전 배치된 2022년 후반기부터는 핵전투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에 실전 배치된 전략 순항미사일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2023년 2월 23일 핵전투훈련 소식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전략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2,000km라는 사실, 그리고 전략 순항미사일의 명칭이 ‘화살’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 순항미사일이 ‘화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우리는 5,000년 동안 활과 함께 살아온 활의 민족이다. 돌이켜보면, 기원전 277년에 고주몽은 맥궁으로 천년강국 고구려를 창건했다. 7세기 후반에 신라는 고구려의 쇠뇌기술을 더 발전시켜 사거리가 700m에 이르는 초대형 쇠뇌(crossbow)를 만들었다. 13세기에 고려의 삼별초군은 맥궁으로 몽골침략군과 끝까지 맞서 싸웠다. 16세기 말에 명장 이순신은 각궁으로 왜적을 물리쳐 민족의 운명을 지켰다. 

 

그리하여 조선왕조 시기의 저명한 실학자 리수광(1563~1629)은 1614년에 집필한, 백과사전과 유사한 형식의 서책 ‘지봉류설’에서 “천하에 으뜸가는 무기는 조선의 활, 중국의 창, 왜의 조총”이라고 썼는데, 왜의 조총은 사거리가 기껏 50m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선활의 최장 사거리는 무려 450m에 이르렀다. 조선활이야말로 당대의 천하제일병기였다. 

  

조선활이 천하제일병기로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애기살’이라고 부르는, 길이가 30cm밖에 되지 않는 특수화살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조선의 궁수들은 대나무통을 반쪽으로 쪼개 만든 ‘통아’라는 작은 발사 도구를 각궁에 덧대고 애기살을 쏘았다. 다른 화살은 120m를 날아가는데, 애기살은 450m를 날아갔다. 애기살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소리가 적병에게 들리지 않는 우수한 스텔스 무기였고, 사거리가 매우 길고, 명중률이 매우 높은 천하제일병기였다. 도끼날촉을 달아놓은 애기살을 쏘면,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오늘도 전해진다. 

 

애기살을 쏘는 조선활이 17세기 천하제일병기로 동아시아 무대에 등장했었다면,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조선의 전략 순항미사일은 21세기 천하제일병기로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를 ‘화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도록 한 것이다. 조선의 전략 순항미사일은 문자 그대로 ‘핵화살’이다. 조선인민군 ‘핵화살부대’는 2023년 2월 23일 핵전투훈련 중에 ‘핵화살’ 2발을 연속 발사했다. 

 

2021년 10월 11일 조선로동당 창건 76돐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진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핵화살’이 전시되었다. 화살-2형과 함께 화살-1형도 전시되었다. 보도사진에 나타난 화살-1형은 탄체가 검은색으로 도색되었고, 탄두부와 날개는 흰색으로 도색되었다. 화살-2형은 화살-1형과 반대로 탄체가 흰색으로 도색되었고, 탄두부와 날개는 검은색으로 도색되었다. 화살-1형에는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되지 않았는데, 화살-2형에는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되었다. 탄두부에 도색된 흑백격자 무늬는 핵탄두가 장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탄두부에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된 화살-2형은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전략 순항미사일이 분명하다. 그와 달리, 탄두부를 흰색으로 도색한 화살-1형은 상용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화살-1형은 원통형 발사관 5개를 실은 5축 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고, 화살-2형은 원통형 발사관 4개를 실은 5축 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화살-1형의 사거리는 1,500km이고, 화살-2형의 사거리는 2,000km다. 

 

‘핵화살’의 사거리가 2,000km에 이르는 것은, 그 전략 순항미사일이 일본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제압할 타격 수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저고도 순항 비행으로 적의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가고, 사거리가 매우 길고,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고,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핵화살’은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다. 

 

2023년 2월 21일 미국의 군사전문가이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인 앤킷 판다(Ankit Panda)는 ‘미국의 소리(VOA)’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조선은 실질적으로 (미국과) 핵전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화성포 계열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600mm 핵방사포, ‘화살-2형’ 전략 순항미사일은 미국을 제압할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이다. 미국은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이 자기 머리를 겨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자멸적인 북침 전쟁 연습을 영구히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