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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8일 월요일

한미FTA 폐기되도 손해 날 게 없는 이유


[박영철의 국제 경제 읽기]트럼프 정부, 한미FTA 협상 신경쓸 여력 없어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 간의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의 첫 회담이 양측의 이견으로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추후 협의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김현종 한국 협상 대표가 회담 결렬 후 낸 성명 내용이다. 회담 장소 문제로 한 달 정도나 볼썽사나운 기 싸움 끝에 가까스로 서울에서 열린 한미FTA 개정 협상이 첫 회담부터 삐걱대고 있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이번 개정 협상이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중에는 논의조차 되지 않은 의제라는 점이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의 목적이 기존 한미FTA 협정의 개정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한국에 통보했다는 사실은 외교적 '무례'와 '협박'에 준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트럼프가 한미FTA 개정 협상을 선언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이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곧 구성될 한국 협상팀에게 "협상에 당당히 임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전 정권처럼 '미국 비위 맞추기', '끌려가기' 및 '굴욕적'인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간곡한 지시이다.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

이 칼럼에서는 한미FTA 재협상에 임하는 양측의 입장과 성취하고자 하는 주요 목적, 그리고 향후 협상의 전망은 어떤지 살펴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개정 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적자가 한미FTA 발효(2012년) 이후 크게 악화하였으므로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파트너인 멕시코나 캐나다, 그리고 세계 경제 대국인 중국에 '무역 전쟁'을 선포하면서,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축적한다'는 비난보다는 그 어조가 부드러운 편이지만, '세계 무역'의 경제적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한다는 점과 충동적인 '협박'이란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국제 무역의 목적이 단순히 무역 흑자를 내는 것만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위와 같은 미국의 '도전적'인 주장에 문재인 정부 협상팀의 대응은 매우 단호하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강점을 가진다. 

우선 협상 회의 장소를 미국이 제안한 워싱턴이 아니라 서울로 정하고 회의 시기를 늦추자고 역으로 제안하여 결국 성공시켰다. 

더 중요한 사실은, 한국 협상팀은 한미FTA 효과가 미국의 주장처럼 한국에만(One Way) 유리한 것이 아니라 두 나라에 다 같이 유리한 '상호 호혜적(Mutually Beneficial)'이라고 주장하는 4~5개의 보고서가 한국과 미국의 정가와 학계에서 발표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중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보고서는 2016년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238억 달러지만, 만약 한미FTA 협정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440억 달러로 거의 배로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국제문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1년 8.5%에서 2016년 10.6%로 2.1%포인트 상승하고,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동안 2.57%에서 3.19%로 상승하여 한미FTA 협정이 상호 호혜적이란 사실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트럼프 정부, 무능력에 NAFTA 협상에도 급급  

그런데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 회기의 첫 회담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추후 협의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결렬되었는가?  
회담 시작 전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회담 장소가 서울로 정해지면서 돌연 미국 측 대표로서의 방한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회담 당일에는 미국 측이 한미FTA 개정 협상을 정식으로 요구하면서, 한국이 이를 '수용 불가'라고 못 박고, <한미FTA 의 경제적 효과 분석의 필요성>을 역으로 제안하여 회담이 시작도 못 하고 끝났다. 왜냐하면, 미국대표단이 한국의 역제안에 대한 답을 귀국 후에 통보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어찌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아직 공식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 대표단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추론이 매우 높은 설득력을 가진다. 즉 미국 측은 우선순위에서 크게 밀리는 한미FTA 개정 협정에 큰 관심도 없고, 최악의 경우 기존 한미 FTA 폐기도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아래 두 가지 이유가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첫째,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멕시코 간의 NAFTA 협상에서 크게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이 고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미국 협상팀 중에 NAFTA 전문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몇 주 전 서울 방문을 돌연 취소한 미국 협상팀 대표 라이트하이저도 현재 이 협상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측이 고전하는 또 다른 이유는 NAFTA 개정 협상의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이 협상을 올해 안에 끝내려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2018년 7월 1일로 예정된 멕시코 대선 기간에 NAFTA 개정 협상이 '폭발적인' 정치 현안으로 변질하여 미국 측에 불리하게 전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 아나 스완슨, '트럼프는 NAFTA에 대한 협박을 이행할 수 있는가?')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 기능이 폭발 개연성이 높은 국내 문제로 거의 '혼란' 상태에 빠지고 있다. 최저치 39%로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 특임 검사 뮬러가 속도를 내는 러시아 수사(Russia Probe), 백악관 웨스트 윙의 내부 권력 싸움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 스티브 배넌의 전격적인 해임,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 간(미치매코넬과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의 감정적인 충돌과 갈등, 9월 말로 다가오는 정부 부채 한도 연장, 트럼프의 최우선 과제인 오마바케어 폐기 실패, 슈퍼리치만을 위한 조세 개혁 법안의 정체, 샬러츠빌 인종주의 세력들의 난동과 폭력사태에 대한 트럼프의 양비론적 발언,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 백인 우월주자인 애리조나 전 경찰청장 아파리오의 사면 등 수많은 사건이 트럼프의 행정 능력을 크게 마비시키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백악관의 대외 정책이 노련한 행정부 관료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미국 우선주의적인 독선과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판단에 좌우된다는 뜻이다. 물론 자신의 골수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이고 정책이지만,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는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과 심지어 군부에서도 비난을 받고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 FTA 개정 협상의 전망은 어떤가? 답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한국이 이번 협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본다. 최악의 상황인 기존 한미FTA의 폐지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온다 해도 크게 손해날 게 없는 상황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손자는 '적을 알라'고 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자신도 잘 모르고 우리 한국은 전혀 이해 못 하고 있다. 반대로 이제 한국은 '우리 자신을 다시 알게 됐고' 동시에 '미국의 허점'도 제대로 파악하게 된 셈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이번 한미FTA 개정 협상에 '당당히 임하여' 좋은 결과를 맺을 기회를 가진 셈이다. 당장 협상하자고 조를 필요가 없고 협상이 재개되면 '한국 우선주의'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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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는 벨기에 루뱅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서,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경제 분석가(Country Economist and Project Analyst)로 15년(1974~1988년)간 근무했다. 그 이후 원광대학교 교수(경제학부 국제경제학)를 역임했고, 2010년 은퇴 후 미국에 거주하며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 일본 홋카이도 상공 통과 2700km 비행해 태평양 낙하


합참 "평양서 발사, 비행거리 약 2700여km, 최대고도 약 550여km"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17-08-29 09:08:51
수정 2017-08-29 0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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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자료사진ⓒ뉴시스

북한이 29일 수도 평양에서 동해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기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 2700여km 비행한 뒤 북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는 이날 "북한은 오늘 5시 57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700여km, 최대고도는 약 550여km로 판단하였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26일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동해상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특히 그동안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일본 열도를 통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발사 실험을 해 왔으나, 이번에는 일본 상공을 통과하도록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앞선 발사 실험과 달리 북한 미사일이 자국 상공을 통과하자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을 발령하고 일부 지역에 피난 정보를 발표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훗카이도 상공을 통과, 훗카이도에서 동쪽으로 1180km 지점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관측했다. 미 국방부 로버트 매닝 대변인은 이날 "북한에 의해 발사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비행했다는 것을 확인한다"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진 않는다고 결론내렸다"이라고 밝혔다.

“적폐는 방관자 때문에 생긴다”

세월호 ‘유민 아빠’ 김영오 씨, 단식정진단 지지방문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7.08.29 01:15
  • 댓글 2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46일간 단식을 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정진단을 지지방문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간 ‘우리 사회에 적폐가 왜 있을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적폐는 방관자 때문에 생깁니다. 잘못을 알면서 방관자로 있는 불교계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 나쁜 겁니다.”
28일 명진ㆍ효림스님 단식정진단을 지지방문한 세월호 희생자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저녁 7시 작은 촛불모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46일간 단식을 진행한 바 있다.
“나는 종교가 없다”고 밝힌 김 씨는 “그럼에도 이곳에 온 이유는 여기계신 분들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약자들이 단식으로 밖에 호소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식으로 호소하는 세상을 저는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적폐’에 대해 김 씨는 “알면서도 침묵하는 방관자들이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간 ‘우리 사회에 적폐가 왜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결론은 방관자다. 적폐는 방관자 때문에 생긴다”며 “잘못을 알면서 방관자로 있는 불교계 사람들이 많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 보다 방관이) 더 나쁜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김 씨는 “처음 단식을 시작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수천명 수만명이 지지를 보내기 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다. 보수 언론, 일베를 비롯한 보수 단체 등이 ‘시체팔이’, ‘세금도둑’ 등을 거론하며 별별 음해를 다했지만 저는, 유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명진스님을 지켜주는 주변 분들이 강해야 스님도 잘 버티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버티면 언젠가 빛이 온다. 모두 힘내시라”고 응원을 덧붙였다.
이날 저녁 촛불모임에는 비오는 날씨에도 불자 50여명이 참석해 우정국 공터를 가득 메웠다. 명진스님과 함께 4일째 단식을 이어 온 효림스님은 ‘불살생’ 계율을 거론하며 “생명을 죽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다. 자비심을 상실하고 자기보다 약한자를 억압, 착취하고 권력을 행사해 독재를 행하는 등의 폭력 또한 아주 심각한 폭력”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호법부로부터 등원공고를 받은 허정스님은 “두 달 넘게 조계사 앞에서 시위할 때는 아무 일이 없었는데 촛불법회 후 등원 공고를 받았다. 겁주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는 처음부터 제적을 각오하고 이 운동을 시작했지만 일반스님들은 ‘조사하겠다’고 하면 겁을 먹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촛불법회에 보다 많은 수좌스님들이 오셔야 한다. 촛불법회가 성황리에 개최돼야 명진스님이 단식을 그만둘 수 있고 또 자승 원장이 결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지난 2014년 8월, 단식 중이던 김영오 씨가 <불교포커스>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

'거대 도박 기업' 마사회와의 5년 싸움, 승리했다


17.08.28 21:18l최종 업데이트 17.08.28 21:18l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이원영

<용산 장외발매소 협약서>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와 한국마사회는 용산 장외발매소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협약한다.

하나, 한국마사회는 용산장외발매소를 2017.12.31.까지 폐쇄한다.
하나, 한국마사회는 용산장외발매소 건물 매각을 원칙으로 하며 장외발매소 용도로 활용하지 아니한다.

2017년 8월 27일
용산화상결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율옥 / 을지로 위원회 위원장 이학영 / 농정개혁위원회 위원장 정현찬 / 한국마사회 회장 이양호

8월 27일, 주민들이 승리한 역사적인 날

2017년 8월 27일은 매우 역사적인 날입니다. 용산주민들과 마사회의 화상경마도박장을 둘러싼 기나긴 싸움이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입니다. 5년 동안 학교 앞 200m 도박장을 반대한 주민들이 승리했습니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아래 주민대책위)와 한국마사회는 지난 27일 오전 11시에 주민들과 여러 정치인들, 언론사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용산화상경마장을 폐쇄할 것을 공표하고 약속하는 협약식을 체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진영·유은혜·진선미·제윤경·박주민 의원, 김광진 전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여럿 참석했습니다. 이런 협약식은 우리나라 주민·시민운동, 정치사에 매우 이례적이고 획기적인 사례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박장 반대 투쟁 기림비 설치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년간 학교 앞, 주거지 앞 화상경마도박장 추방을 위해 한여름의 폭염과 한겨울의 사나운 강바람 속에서 주말을 희생하고 설과 추석 명절을 희생하고 천막을 지키며 1인 시위와 집회, 문화제와 기도회, 미사에 함께 해주신 학부모님, 선생님, 지역주민, 시민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주민대책위 공동대표이며 가톨릭 수녀인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은 도박장 폐쇄 협약서에 서명한 뒤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저희는 단순히 학교 앞 교육환경을 지키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마사회가 얼마나 큰 조직인지, 얼마나 무도한 싸움이 될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오가는 길목이 경마도박장이 뿜어내는 죽음의 기운으로 덮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사·학부모·주민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과 교사·학부모·주민들이 이 싸움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학교 앞 도박장 반대 싸움의 시작은 2013년 5월로 한참 거슬러 올라갑니다.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성심여중고 앞에 완공된 초대형 건축물이 '화상경마도박장'이라는 사실을 용산구의원을 통해 알게 된 교사·학부모·지역주민들은 2013년 5월 1일 주민대책위를 구성했고 활동을 줄기차게 이어왔습니다. 

요약하기 어려운 길고 긴 투쟁 과정
"학교 앞 경마도박장 안돼요" 용산 주민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일 오후 청와대 부근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화상경마도박장 강제·기습·폭력 개장 시도 규탄 및 반대 주민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지난 2014년 7월 2일,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청와대 부근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화상경마도박장 강제·기습·폭력 개장 시도 규탄 및 반대 주민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이렇게 시작된 싸움, 말이 5년이지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자라 학교를 졸업하고 새 학교를 입학하는 일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용산 화상경마장이 위치한 자리는 여름에는 비바람이 거세고 겨울에는 바람이 휘몰아치는 그런 곳입니다. 집에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왔다가는 집회 내내 심하게 추위에 떨어야 합니다. 도박장 앞 천막은 거센 비바람에 버티기 위해 몇 차례 재건축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회 참석자들은 우스개 소리로 "마사회 도박장보다 무더위, 땡볕과 찬바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처음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 용산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했을 때, 이곳을 방문한 기자들과 정치인들은 '도박장이 이 건물 몇 층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지상 18층, 지하 7층 초대형 건물이 모두 화상경마장으로 쓰인다고 했더니 대부분 깜짝 놀랐습니다. 용산 경마장은 마사회가 소유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상경마장입니다. 1200억 원이 넘는 돈이 건물에 들어갔습니다.

용산 주민들은 지난 5년 동안 단식·삭발·고공농성을 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기자회견, 문화제, 행진, 국정감사 방청, 국회 방문, 주민 서명, 기도회, 미사, 현수막 게시, 홍보물 배포, 사진전, 명절 제사 등 이 투쟁 과정을 요약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혹시 싸움에 지더라도 후회없이 하자"는 게 주민대책위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불법·탈법으로 공기업임을 포기한 마사회

시작부터 어설펐던 주민들의 싸움 상대인 마사회는 연 매출 8조 원에 이르는 거대한 공기업입니다. 일제시대 경마구락부에서 출발해 오늘날 전국에 화상경마장 29개, 말이 뛰는 본장 3개를 소유한 재벌기업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천문학적인 금액의 마사회 연 매출은 안타깝게도 서민들이 어렵게 번 돈을 도박에 탕진해 벌어들인 수입입니다. 이런 마사회의 본래 기업 목적은 뜻밖에도 '말 산업 육성'이랍니다.  

용산주민들은 마사회와 싸우면서 마사회의 본질을 '사행산업(합법도박업)에 혈안이 돼 도박장 확대에 혈안이 된 회사'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사회는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승인 과정에서 문서에 학교와의 거리를 350m로 거짓 기재하고, 첨부한 지도에는 학교를 누락했습니다. 민원 발생의 개연성이 없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화상경마장 비율 축소와 사전협의 규정도 위반했습니다. 

게다가 경비원으로 채용할 수 없는 성범죄 및 폭력 전과자를 채용해 이들을 경마장 입점 찬성 집회에 참석시키는 등 경비업법을 위반하기도 했으며, 2014년 6월 기습 개장할 때는 마사회 소속 유도부·탁구부 그리고 다른 지역 경마장 이용객을 동원하는 행위를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마사회의 불법과 탈법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고 대부분 언론에 자세하게 보도가 됐습니다. 마사회는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에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2016년 9월 서울경찰청은 마사회가 찬성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이른바 '카드깡'으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그 비자금으로 찬성집회를 열고 일당 10만 원을 지급하고 찬성 집회 주도자의 외상 식비를 내줬으며 찬성집회 동원자의 폭행죄 벌금도 대납해줬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파면 팔수록 가관인 마사회의 이런 행위들은 마사회가 공기업임을 포기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용산화상경마장이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왜 마사회는 불법적으로 찬성집회에 사람을 동원하고, 카드깡을 하고, 각종 절차를 위반하면서 거짓을 일삼았을까요? 도박장 확대는 사회적 상식(합의), 도덕적 명분에서 밀리기 때문이었습니다. '도박장 확대'라는 마사회의 또다른 본질 자체가 너무나도 커다란 약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용산화상경마장 개장 저지 나선 학부모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으로 지역주민과 마사회 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화상경마장 앞에서 성심여고 학부모가 화상경마도박장 개설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돈보다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환경이 우선이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어른들이 지켜주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울타리이며 안전장치이다"며 "학교 교육환경을 해치는 화상경마도박장 개설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 2014년 7월 7일,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장 당시 모습. 성심여고 학부모가 화상경마도박장 개설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도박장 반대에 대한 각계각층의 응원과 연대가 큰 힘이 됐습니다. 

마사회가 궁지에 몰렸다고 하지만 마사회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졌습니다. 엄청난 돈과 정치력이 있음을 용산주민들은 모르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 경험, 시민운동 경험이 전무한 용산주민들은 도박장 반대 싸움이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안전을 지키고, 도박으로부터 가족의 행복을 침해당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용산주민들의 도박장 반대 싸움은 언론에 지속적으로 자주 보도됐습니다. 학교 앞 주택가 등 도심에 도박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85.1%에 달하고 화상경마장을 규제하는 법안이 국회에는 11건이나 발의됐습니다.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의회, 용산구의회에서도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발표했으며 국민권익위도 도박장 이전에 문제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국회 농림위 국정감사에서도 해마다 용산화상경마장 문제가 강하게 지적됐습니다. 용산구 주민 17만 명이 반대서명에 참여했으며 용산구 관내 34개 초·중·고 교장단, 학운위 위원장, 학부모 대표가 도박장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성직자들도 매주·매월 도박장 앞에서 도박장 추방을 염원하는 미사와 기도회를 이어갔습니다. 농민단체·교육시민단체와 아동인권 복지단체에서도 학교 앞 도박장과 도박장 안 키즈카페 설치를 반대하는 등 각계각층의 지지와 응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가는 주민들에게 커다란 힘이 됐습니다. 힘없는 주민들은 압도적으로 여론전에서 승리했습니다. 

힘없는 주민들이 승리한 이유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이원영

도박장 반대 투쟁을 이어가면서 주민들의 시민의식 역시 성장했습니다. 단순한 동네 문제가 아니라 오랜기간 이어져 온 사회 적폐 문제임을 깨달았고,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권력의 문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민주주의의 문제임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학교 앞 도박장 문제 해결이 왜 이렇게 어려웠는지 사람들은 알게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거대한 촛불항쟁이 한국 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렸고 새로 선출된 새로운 정부가 구성됐습니다. 용산주민들은 새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크게 기대했지만 이렇게 쉽게 풀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접한 도박장 폐쇄 협약식 소식에 5년간 싸움에 참여한 주민들은 "이렇게 간단하게 풀릴 일이었는데 5년이나 그렇게 고생을 했다니!"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한국 사회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 5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워온 주민들의 노력과 각계각층의 연대와 응원이 있었기에 주민들이 승리한 것입니다. 

곱씹어 볼수록 역사는 엄중합니다. 영원히 권세를 누릴 것 같은 불의는 언젠가는 시민들의 심판을 받고 역사의 평가를 받게 마련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이원영

"국민을 책임지는 것이 국가라고 할 때 오늘 이 협약식이 전국의 화상경마도박장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이 마련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에 우리 대책위는 지난 5년의 싸움 과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실질적으로 폐쇄되기까지 이 자리를 지키며 국가의 사행산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나아가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럽지 않을 어른으로 살기 위해 오늘의 자리를 시작으로 우리는 또다시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이 땅 곳곳에서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는 이들과 연대하며 함께할 것입니다. 지난 5년의 싸움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7일 폐쇄 협약식에서 김율옥 교장은 끝으로 새로운 다짐을 전했습니다. 

정부의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는 고삐가 풀려있는 상태이고 도박중독자, 도박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마사회법,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학교보건법 등 도박 규제 관련 법안은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도박 관련 정치와 시민운동이 풀어야할 숙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용산화상경마장 문제의 해결은 끝이 아닌, 출발점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집회·농성은 계속됩니다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과 승리대회 현장 모습.
ⓒ 이원영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김율옥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정현찬 농정개혁위원회 위원장.
▲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추방농성장 앞에서 열린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김율옥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정현찬 농정개혁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

거대 공기업 마사회와 5년간 맞서 싸워 용산주민이 승리한 사례는 앞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갈 시민 권력의 길에 중요하고 값진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협약식을 끝으로 주민들의 싸움은 끝났을까요? 도박장 앞 주말 집회는 다음 주부터는 없고 천막 농성장은 바로 정리할까요? 어찌해야 될지, 고민됐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어제(8월 27일) 마사회와의 협약식이 잘 마무리돼 감사드립니다. 마사회가 12월 31일까지 폐쇄한다고 약속했는데 농성과 집회는 어떻게 할까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공지합니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우리는 마사회보다 더 일찍 철수할 수 없기에 농성과 집회를 계속합니다. 

9월부터는 경마를 다시 오전 10시 40분에 시작하니 집회는 매주 토·일 오전10시부터 11시까지 하겠습니다. 농성장 지킴이도 농성장을 철거할 때까지 지속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사회의 용산화상경마도박장이 올해 12월 31일 철수할 때까지 용산주민들의 집회와 농성은 계속된다고 대책위 소통방에 28일 바로 공지됐습니다. 그래도 집회 시간은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이원영 시민기자는 현재 용산시민연대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 공동대표로 활동했습니다.


조미핵대결 종식시킬 비장의 무기,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다

[개벽예감263] 조미핵대결 종식시킬 비장의 무기,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08/28 [13:47]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쌤릿을 조립생산하던 조선이 ‘주체탄’을 만들기까지 50년
2.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화성-14형 첨두
3. 새로 개발된 4D탄소/탄소복합재료 성능판정시험결과
4. 구면체 용기 속에 들어가는 소형 고체조종로켓엔진
5. 조미핵대결 종식시킬 비장의 무기는 북극성-3 

1. 쌤릿을 조립생산하던 조선이 ‘주체탄’을 만들기까지 50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2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김일성 주석의 1966년 8월 11일 교시에 따라 설립되었다고 한다. 그 교시에 따라 1966년 11월 30일 함경남도 함흥에 국가과학원 화학공학연구소가 설립되었는데,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도 거의 같은 시기에 설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탄도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연구, 개발, 생산하는 화학재료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조선의 미사일개발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왜냐하면, 그 연구소가 설립된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68년부터 조선은 소련산 미사일을 조립생산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에서 부품을 수입하여 현대 코티나 승용차를 조립생산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해에 조선은 사거리가 100km인 소련산 미사일을 조립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제인스 쏘비엣 인텔리전스 리뷰(Jane's Soviet Intelligence Review)> 1989년 5월호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조선은 1968년에 사거리가 100km인, 소련에서 수입한 지대함미사일 SSC-2B 쌤릿(Samlet)으로 무장한 5개 대대를 동해안에 배치하였고, 그 지대함미사일 부품을 소련에서 들여와 조립생산하는 시설도 갖추었으며, 이듬해에는 중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그 조립생산시설을 확장, 개건하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소련산 미사일 부품들을 들여와 조립생산하기 전에 탄도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연구, 개발, 생산하는 화학재료연구소부터 설립하였다는 사실이다. 초창기에는 선진국의 미사일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미사일을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는 과학기술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 훗날 조선을 미사일강국으로 만들어준 원동력으로 되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2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이 연구소는 탄도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각종 소재들을 연구, 개발, 생산하고, 고체로켓엔진도 생산한다. 이 연구소는 김일성 주석의 1966년 8월 11일 교시에 따라 설립되었다. 이 연구소가 설립된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68년부터 조선은 소련산 지대함미사일을 조립생산하기 시작하였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포드자동차에서 부품을 수입하여 현대 코티나 승용차를 조립생산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해에 조선은 사거리가 100km인 소련산 지대함미사일을 조립생산하기 시작하였다. 50년 전 이 연구소의 설립은 미사일을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는 과학기술토대를 마련하기 시작한 첫 걸음이었으며, 훗날 조선을 미사일강국으로 만들어준 원동력으로 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7년 8월 2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화성> 계렬 로케트들의 열보호재료와 전투부, 분출구재료를 비롯하여 각종 현대적인 무장장비들에 쓰이는 여러 가지 화학재료들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을 보장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소에서는 연구개발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연구소는 연구개발은 물론이고 생산도 하고 있다. 이것은 조선의 국방화학공업이 산학협동화를 넘어 산학일체화로 나아갔음을 말해준다. 

위의 인용문에서는 화성 계렬 탄도미사일의 소재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북극성 계렬 탄도미사일의 소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화성 계렬 탄도미사일의 소재는 물론이고 북극성 계렬 탄도미사일의 소재도 연구, 개발, 생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계열이 아니라 계렬이라고 표기해야 옳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화성 계렬 탄도미사일들은 액체추진제를 사용하고, 북극성 계렬 탄도미사일들은 고체추진제를 사용한다.

조선이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화성 및 북극성 계렬의 탄도미사일들을 조선에서 ‘주체탄’이라고 부른다. 2017년 5월 15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면서 그 미사일을 ‘주체탄’이라고 불렀는데, 그 때부터 조선에서는 ‘주체탄’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되었다. 

조선이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설계기술로 ‘주체탄’을 만들어낸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탄도미사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공학기술들 가운데서 가장 난도 높은 기술은 로켓엔진 설계기술과 재돌입체 설계기술인데, 그 두 가지 핵심부품을 독자적인 기술로 설계, 생산하려면 고도의 로켓공학기술이 요구된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얻은 정보를 분석하면, 조선이 독자적인 설계기술로 ‘주체탄’을 만들어내기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두 차례의 발전단계를 거쳐 왔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단계는 모방생산단계다.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설계기술을 아직 개발하지 못하였던 1970년대에 조선은 소련의 탄도미사일 설계기술을 모방하여 화성-1과 화성-3을 만들었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였을 때, 거기에 있는 화성-1 해설문과 화성-3 해설문에는 각각 모방생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여러 탄도미사일들 중에 화성-2는 없었다. 화성-2가 왜 빠졌는지는 알 수 없다.

둘째 단계는 독자생산단계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쳐 2015년까지 조선은 자력으로 개발한 설계기술로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을 생산하였으나, 소련-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에서 아직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하였다. 이 시기에 조선은 소련-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에서 차츰 탈피하면서 독자적인 설계기술을 점점 더 많이 생산에 도입하였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였을 때, 거기에 전시된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10, 화성-11 설명문들에는 독자생산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여러 탄도미사일들 중에 화성-4, 화성-8, 화성-9는 없었다. 그 미사일들이 왜 빠졌는지는 알 수 없다.  

셋째 단계는 독자설계단계다. 2015년 이후 조선은 부분적으로 남아있던 소련-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을 완전히 폐기하고, 조선식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으로 대체하였다. 조선이 100%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설계기술로 생산한 ‘주체탄’들은 화성-12형, 화성-14형, 북극성-2형이다. 

화성-12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2017년 5월 15일 조선의 보도기사는 화성-12형을 가리켜 “우리 군수로동계급이 로케트공업부문에 남아있던 교조주의, 보수주의, 형식주의를 불사르고 주체적 립장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새롭게 설계, 착상하고 연구, 완성한 새 형의 지상대지상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라고 하였으며, 화성-1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탄도미사일을 ‘주체탄’이라고 불렀다. 이런 사정을 보면, ‘주체탄’은 화성-12형 개발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전 탄도미사일들에는 ‘형(type)’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는데, ‘주체탄’들에는 ‘형’이라는 말을 붙였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5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진행된 화성-12형 시험발사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을 '주체탄'이라고 불렀다. 조선의 미사일개발사를 보면, 2015년 이후 조선은 부분적으로 남아있던 소련-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을 폐기하고, 조선식 탄도미사일 설계방식을 완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100% 독자적인 탄도미사일 설계기술로 생산한 '주체탄'들은 화성-12형, 화성-14형, 북극성-2형이다. 표준화, 소형화된 경량핵탄두만이 아니라 대형화된 중량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주체탄'의 특징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표준화, 소형화된 경량핵탄두만이 아니라 대형화된 중량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주체탄’의 특징이다. 화성-12형 시험발사성공소식을 전한 조선의 2017년 5월 15일 보도기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로케트연구부문에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 중량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탄도로케트를 빨리 개발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였다고 서술하였는데, 그 과업을 받은 “로케트연구부문의 일군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중략) 짧은 기간에 세상을 들었다놓을 훌륭한 무기체계를 만들어냈다”고 하였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표준화된 핵탄두는 소형화된 전술핵탄두를 뜻하고, 대형화된 중량핵탄두는 전략핵탄두(열핵탄두, thermonuclear warhead)를 뜻한다.  

그런데 화성-12형이 개발되기 전부터 존재하였던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독자생산단계에서 독자설계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생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할 때 직접 목격한 화성-13에는 액체로켓엔진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신형 고체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 고체로켓엔진은 조선이 그 동안 잔존하던 소련-러시아 설계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독자적인 설계기술로 개발한 것이므로, 요즈음 조선에서는 ‘주체탄’으로 거듭난 화성-13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2.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화성-14형 첨두

2017년 8월 2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각종 탄도미사일들의 열보호소재, 전투부소재, 분사구소재를 연구, 개발, 생산한다고 하였는데, 그 소재가 바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3-direction carbon/carbon-silicon carbide composite material)다. 조선에서는 소재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재료라는 말은 쓴다.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는 페놀수지(phenolic resin)가 함유된, 흑연인조견사(graphite rayon)를 여러 겹 적층한(laminate) 소재다. 그 소재의 명칭에 나오는 3D라는 글자는 세 방향을 뜻한다. 이를테면, 날줄과 씨줄로 직조한 섬유는 2D(두 방향)직조섬유이고, 날줄과 씨줄 사이에 다른 줄을 하나 더 넣고 직조한 섬유는 3D(세 방향)직조섬유다. 3D직조섬유는 2D직조섬유보다 직조밀도가 더 높으므로, 당연히 장력(張力, tensility)과 탄력(彈力, ductility)이 더 강하다. 

흑연인조견사에 페놀수지를 함유한 적층식 화학재료를 고압장치 안에 넣고 섭씨 2,500도의 고열을 가하면, 그 화학재료가 열분해되면서 페놀수지는 탄소로 변환된다. 그렇게 변환된 탄소를 진공실(vacuum chamber)에 넣고 콜타르핏치(coal tar pitch)를 함유시키면 탄소가 경화(硬化)된다. 이런 이중공정을 세 차례 거치면서 얻어낸 소재에서 추출한 탄소섬유를 세 방향으로 직조하여 경도(solidity)를 높인 합성소재가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다. 
위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를 “최근년간” 국산화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근년”은 구체적으로 언제였을까?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된 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를 촬영한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개발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3>은 2016년 3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된 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를 촬영한 것인데, 바로 이것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개발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다.

▲ <사진 4> 2016년 3월 14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첨두가 유리상자 속에 보관되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혁명사적교양실에 전시되어 있다. 그 유리상자 위쪽에 "이 전투부 첨두는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의 고심어린 연구의 귀중한 산물이며 국보입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말씀판이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4>에서 보는 것처럼, 2016년 3월 14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 사용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첨두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첨두가 유리상자 속에 보관되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혁명사적교양실에 전시되어 있다. 그 유리상자 위쪽에 “이 전투부 첨두는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의 고심어린 연구의 귀중한 산물이며 국보입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말씀판이 보인다. 

2017년 8월 2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를 연구, 개발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주체조선의 첫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에서 대성공을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2017년 7월 4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조선의 첫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전투부 첨두가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화성-14형만 그런 게 아니라, 화성-12형과 북극성-2형에도 그 복합재료로 만들어진 전투부 첨두가 각각 장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분야에서 기술공학적으로 가장 앞섰다는 미국이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을 때, 재돌입체의 돌진낙하속도는 135km 고도에서 초속 12.4km(마하 36.4)에 이르렀는데, 그처럼 가혹한 환경에서도 재돌입체는 소멸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자료에 따르면,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는 섭씨 3,0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개발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첨두를 장착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지난 7월 29일 0시 28분경 일본 홋까이도 서쪽 수역에 낙하할 때 고극초음속으로 돌진낙하하면서 융제현상(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 표면이 고열, 고압으로 발생한 플라즈마상태에서 침식되는 현상)을 견뎌낸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도 <디플로맷(Diplomat)> 2017년 8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은 2017년 8월 초에 작성한 내부보고서에서 화성-14형 재돌입체가 돌진낙하하는 중에 급격히 침식되다가 소멸하고 말았다고 서술하였다니 참 한심한 일이다.   
  
▲ <사진 5> 맨위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2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그 연구소가 새로 개발한 4D탄소/탄소복합재료 성능판정시험결과를 보고받았다. 중간에 있는 사진은 4D탄소/탄소복합재료가 어떻게 성형되었는지를 말해주는 구조도이고, 맨아래쪽 사진은 3D탄소/탄소복합재로와 4D탄소/탄소복합재로의 직조밀도를 비교하는 컴퓨터합성사진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새로 개발된 4D탄소/탄소복합재료 성능판정시험결과

2017년 8월 2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새로 개발한 “첨두재료의 시험결과를 보고받으시고 로케트기술이 발전하였다고 하는 선진국가들에서 만든 것보다 밀도, 세기, 침식속도 등 모든 특성값이 더 우월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기존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보다 더 우월한 신형 복합재료를 최근에 새로 개발하여 성능판정시험까지 이미 끝마쳤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연구소가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보다 더 우월한 4D탄소/탄소복합재료를 최근에 새로 개발하였다는 사실은 <사진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4D탄소/탄소복합재료 제조공정도”라는 제목이 큰 글씨로 쓰여 있는 도면에 “앞으로 로케트전투부첨두와 고체로케트발동기 (이 부분은 사진에서 식별하지 못함-옮긴이) 재료로 쓰이는 3D복합재료뿐 아니라 4D, 5D (이 부분은 사진에서 식별하지 못함-옮긴이) 개발하여야 합니다”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가 적혀 있는 것이 보인다.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그 연구소가 최근에 새로 개발한 4D탄소/탄소복합재료의 성능을 판정한 시험결과를 보고받았는데, 그 시험결과를 위의 사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에 나타난 도표를 옮겨적으면 다음과 같다. 
  

위의 도표에 기록된 밀도지표에는 kg/n㎥라는 단위가 표시되었는데 이것은 나노(nano)㎥ 당 kg이라는 뜻이다. 4D탄소/탄소복합재료의 밀도에서 요구된 성능지표는 1,854kg/n㎥ 이상인데, 성능판정시험에서 1,857kg/n㎥에 도달하였으니 합격한 것이다. 
또한 위의 도표에 기록된 당김세기(장력)지표에는 MPa라는 단위가 표시되었는데, 이것은 밀리파스칼(milipascal)이라는 압력측정단위다. 1밀리파스칼은 1파스칼의 1,000분의 1이다. 4D탄소/탄소복합재료의 당김세기(장력)에서 요구된 성능지표는 80MPa 이상인데, 성능판정시험에서 85.7MPa에 도달하였으니 합격한 것이다.
또한 위의 도표에 기록된 4D탄소/탄소복합재료의 구부림세기(탄력)지표를 보면, 성능지표의 요구수준이 80MPa 이상인데, 성능판정시험에서 83.64MPa에 도달하였으니 합격한 것이다.
또한 위의 도표에 기록된 플라즈마침식속도라는 말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돌입체가 대기권으로 들어와 돌진낙하할 때 대기마찰로 발생하는 융제현상으로 재돌입체 표면이 플라즈마상태로 변하여 침식되는 속도를 측정한다는 뜻이다. nm/s라는 단위는 1초 당 나노미터를 의미한다. 1nm는 0.000000001m다. 4D탄소/탄소복합재료의 플라즈마침식속도에서 요구된 성능지표는 0.295nm/s인데, 성능판정시험에서 0.2943nm/s에 도달하였으니 합격한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최근에 새로 개발한 화학재료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군관이 왼손으로 가리키는 물체는 고정틀에 빼곡 들어찬 탄소봉 다발이고, 그가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물체는 탄소봉으로 성형되기 이전 상태의 화학물질이다. 이 탄소봉들은 그 연구소가 최근에 새로 개발한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최근에 새로 개발한 화학재료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서 군관이 왼손으로 가리키는 물체는 고정틀에 빼곡 들어찬 탄소봉 다발이고, 그가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물체는 탄소봉으로 성형되기 이전 상태의 화학물질이다. 이 탄소봉들은 그 연구소가 최근에 새로 개발한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것이다.  

▲ <사진 7>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에서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신형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궁륭식 녹색문을 달아놓은 설비는 탄소섬유에 골타르핏치를 함유시킬 때 사용하는 진공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7>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에서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신형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궁륭식 녹색문을 달아놓은 설비는 탄소섬유에 콜타르핏치를 함유시킬 때 사용하는 진공실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생산현장을 시찰하면서 탄소섬유직조기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이 기계는 탄소섬유실을 탄도미사일 추진체에 감는 기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8>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생산현장을 시찰하면서 생산설비를 살펴보는 장면인데, 사진 속의 기계는 탄소섬유실을 탄도미사일 추진체에 감는 탄소섬유직조기다. 

▲ <사진 9>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생산현장에 있는 탄도미사일 추진체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4D탄소/탄소복합재료에서 추출한 탄소섬유실을 탄소섬유직조기로 그 추진체 표면에 감아놓았다. 이처럼 탄도미사일 추진체 표면에 아주 미세한 틈을 수없이 내고 거기에 탄소섬유를 촘촘히 감아놓으면, 무게가 훨씬 가벼워질 뿐 아니라, 고압과 고열에 견디는 성질도 매우 강해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9>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탄소섬유실을 탄소섬유직조기로 감아놓은 탄도미사일 추진체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이전에는 추진체를 알루미늄특수합금으로 만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무게가 무거워져 사거리가 줄어든다. 그와 달리, 추진체 표면에 아주 미세한 틈을 수없이 내고 거기에 탄소섬유실을 촘촘히 감아놓으면 무게가 훨씬 가벼워질 뿐 아니라, 고압과 고열에 견디는 성질도 매우 강해진다. 

▲ <사진 10> 위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에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먼저 시찰한 혁명사적교양실에 전시된 탄도미사일 추진체인데, 표면에 3D탄소/탄소복합재료에서 추출된 탄소섬유실이 감겨있다. 아래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 연구소 생산현장을 시찰할 때 살펴본 탄도미사일 추진체인데, 표면에 4D탄소/탄소복합재료에서 추출된 탄소섬유실이 감겨있다. 이 두 사진을 비교해보면, 탄소섬유실의 조밀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 그 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생산현장을 시찰하기 전에 혁명사적교양실을 먼저 시찰하였는데, <사진 10>에서 보는 것처럼 혁명사적교양실에는 이전에 3D탄소/탄소복합재료에서 추출한 탄소섬유실을 감아놓은 탄도미사일 추진체가 전시되어 있었다.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해보면, 탄도미사일 추진체에 감겨있는 탄소섬유실의 조밀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11> 위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2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신형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 14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서 사용된, 3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이다. 이 두 사진을 비교하면, 신형 전투부 첨두의 크기가 기존 전투부 첨두의 크기에 비해 상당히 작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탄도미사일 전투부의 무게가 종전보다 가벼워졌다는 뜻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1>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2일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든 신형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6년 3월 14일 대기권재돌입환경모의시험에 사용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기존 전투부 첨두를 살펴보는 장면을 비교할 수 있다. 그 두 사진을 비교하면, 신형 전투부 첨두의 크기가 기존 전투부 첨두에 비해 상당히 작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탄도미사일 전투부의 무게가 종전보다 가벼워졌다는 뜻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 로켓엔진 분사구, 추진체 등을 4D탄소/탄소복합재료로 만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총중량이 그만큼 더 가벼워질 것이다. 가벼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고 날아갈 수 있었던 사거리를 대형 중량핵탄두를 장착하고 날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의 탄도미사일 개발사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4. 구면체 용기 속에 들어가는 소형 고체조종로켓엔진

2017년 8월 2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지도하면서 “고체로케트발동기제작공정을 현지에서 료해하시고 생산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을 읽어보면, 그 연구소는 고체로켓엔진 제작에 필요한 소재만이 아니라 고체로켓엔진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사진 1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벽면에 붙어있는 해설문에 붉은색으로 57종이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그 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57종에 이르는 화학재료를 개발하였다는 뜻이다. 이 사진에서 맨앞쪽에 보이는 붉은색 물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 뚜껑이다. 그 옆에 전시된, 농구공처럼 생긴 회색 물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3단 추진체 고체조종로켓엔진을 들여놓는 구면체 용기다. 그 옆에 깰때기처럼 생긴 검은색 물체와 갈색 물체는 그 연구소가 새로 개발한 신형 로켓엔진분사구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2>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벽면에 붙어있는 해설문에 붉은색으로 57종이라고 쓴 글씨가 보인다. 이것은 그 연구소가 설립 이후 57종에 이르는 화학재료를 개발하였다는 점을 말해준다. 첨단소재를 57종이나 개발하였다면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위의 사진에서 맨 앞쪽에 보이는, 붉은색으로 도색된 물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 뚜껑이다. 북극성 계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하는 원통형 발사관은 엄청난 고압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므로, 그 연구소에서 개발된 고밀도소재로 원통형 발사관이 제작된 것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 뚜껑 옆에는 농구공처럼 생긴 회색 물체가 전시되었는데,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3단 추진체 고체조종로켓엔진을 들여놓는 구면체 용기(spherical case)다. 
그 구면체 용기 다음에는 깔때기처럼 생긴 검은색 물체와 갈색 물체가 전시되었는데, 이것은 로켓엔진분사구(nozzle)들이다. 최근 그 연구소는 두 종의 신형 로켓엔진분사구를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 <사진 13> 이 사진은 2008년경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당시 후계자와 함께 탄도미사일 로켓엔진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들을 살펴보는 장면인데, 깔때기처럼 생긴 로켓엔진분사구들이 여러 종이다. 이 로켓엔진분사구들은 알루미늄특수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3>은 2008년경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당시 후계자와 함께 탄도미사일 로켓엔진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들을 살펴보는 장면인데, 깔때기처럼 생긴 로켓엔진분사구들이 여러 종이다. 이 로켓엔진분사구들은 알루미늄특수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 <사진 1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을 시찰하는 장면인데, 아래에 확대한 사진은 그 연구소가 개발한 제품을 도면에 표시한 것이다. 이 사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초점이 흐려져 글씨를 식별할 수 없지만, 다른 확대사진을 보면 "전투부류선체"와 "3계단구형발동기"라는 글씨를 식별할 수 있다. 이 사진에서 전투부류선체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깔때기처럼 생긴 로켓엔진분사구 위에 구면체 용기가 조립된 그림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3단 추진체에 장착되는 소형 고체조종로켓엔진이 그 구면체 용기 속에 들어간다.     © 자주시보

<사진 14>는 위에서 언급한 게시물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것인데, “광명성-1호, 2호, 화성 12호 화학재료”라는 제목이 큰 글씨로 쓰여 있다. 화성 12형이라고 써야 하는데, 그 게시물에는 화성 12호라고 잘못 썼다. 그 제목 아래에 있는 도면을 확대하면, “전투부류선체”와 “3계단구형발동기”라는 글씨를 식별할 수 있다. 그 연구소가 개발한 3D탄소/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로 만든 전투부류선체(warhead streamline body)가 왼쪽에 그려져 있다.   

사진에서 전투부류선체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깔때기처럼 생긴 로켓엔진분사구 위에 구면체 용기가 조립된 그림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3단 추진체에 장착되는 고체조종로켓엔진이 그 구면체 용기 속에 들어간다. 소형 로켓엔진인 고체조종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 3단 추진체에 4개가 장착되는데, 3단 추진체의 비행안정성을 유지시키고 비행각도를 조종할 때 사용된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제목을 보면, 화성-12형만이 아니라 실용위성들인 광명성-1호와 2호에도 소형 고체조종로켓엔진이 장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1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켜도 남들이 걸은 길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년대와 년대를 뛰어넘어 비약을 일으켜야 합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씀판이 보인다. 말씀판 왼쪽에는 화성-13 구조도가 게시되었고, 말씀판 오른쪽에는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 구조도가 게시되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5>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켜도 남들이 걸은 길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년대와 년대를 뛰어넘어 비약을 일으켜야 합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씀판이 보인다. 말씀판 왼쪽 벽에 “화성 13”이라고 쓴 제목이 보이고, 그 제목 아래에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 구조도가 보인다.

▲ <사진 16> 이 사진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과학기술성과전시실에 게시된 화성-13 구조도를 확대한 것이다. "조종격간열차페, 3계단발동기, 2계단발동기, 1계단발동기"라고 쓴 글씨들을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열차폐재료-4, 열차페재료-3, 열차페재료-2, 열차페재료-1"이라고 쓴 글씨들도 식별할 수 있다. 이것은 화성-12 전투부 첨두가 네 겹의 열차단재로 성형되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6>은 그 구조도를 확대한 것인데, “조종격간열차페, 3계단발동기, 2계단발동기, 1계단발동기”라고 쓴 글씨들을 식별할 수 있다. 열차페라는 말은 열을 차단한다는 뜻인데, 조선에서는 차폐라고 쓰지 않고, 차페라고 쓴다. 그 밑에는 화성-13 전투부 첨두의 열차단재료 구조도가 그려져 있다. “열차페재료-4, 열차페재료-3, 열차페재료-2, 열차페재로-1”이라고 쓴 글씨들을 식별할 수 있다. 이것은 화성-13 전투부 첨두가 네 겹의 열차단재로 성형되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17> 이 사진은 화성-13 전투부 첨두의 열차단재 구조도 옆에 끝부분만 조금 보이는 화성-13 분사구 그림이다. 고체로켓엔진을 생산하는 연구소에 화성-13 구조도가 전시된 것은 화성-13이 기존 액체로켓엔진체계에서 새로운 고체로켓엔진체계로 개조되었음을 말해준다. 원래 액체로켓엔진체계로 제작된 화성-13에는 추진로켓엔진이 2개였는데, 위의 사진을 보면, 새로운 고체로켓엔진체계로 개조된 화성-13에는 추진로켓엔진이 1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17>은 화성-13 전투부 첨두의 열차단재 구조도 옆에 끝부분만 조금 보이는, 화성-13 분사구 그림이다. 고체로켓엔진을 생산하는 연구소에 화성-13 구조도가 전시된 것은 화성-13이 기존 액체로켓엔진체계에서 새로운 고체로켓엔진체계로 개조되었음을 말해준다. 내가 2013년 6월 5일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할 때 목격한 화성-13 하단부에는 중앙부에 추진로켓엔진분사구 2개가 있었고, 그 주위에 조종로켓엔진분사구 4개가 있었다. 그런데 위의 사진에는 추진로켓엔진분사구가 1개뿐이다. 이것은 화성-13이 고체추진로켓엔진 1개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개조되었음을 말해준다. 

▲ <사진 18>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7축14륜 발사대차가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싣고 이동하는 장면이다. 바로 그 원통형 발사관 안에 신형 고체추진로켓엔진 1개를 장착한 화성-13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액체추진로켓엔진 2개를 장착한 기존 화성-13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지만, 신형 고체추진로켓엔진 1개를 장착한 화성-13은 7축14륜 발사대차에 탑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장착한 기존 화성-13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가지 않지만, 신형 고체추진로켓엔진을 장착한 화성-13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간다. <사진 18>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7축14륜 발사대차가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싣고 이동하는 장면인데, 바로 그 원통형 발사관 안에 신형 고체추진로켓엔진 1개를 장착한 화성-13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액체로켓엔진 2개를 장착한 기존 화성-13은 8축16륜 발사대차에 탄체가 노출된 채로 탑재되었지만, 신형 고체추진로켓엔진 1개를 장착한 화성-13은 7축14륜 발사대차 발사관에 들어간다.  


▲ <사진 19> 이 사진은 <사진 15>를 부분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수중전력탄도탄 <북극성-3>"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제목 아래에 "...우리식의 탄도탄발동기를 빠른 시일 안에 개발하여야 합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말씀판이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3에 장착할 신형 로켓엔진을 이른 시일 안에 개발하라는 과업을 주었고, 그 과업을 받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북극성-3에 장착할 신형 로켓엔진을 이미 개발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조미핵대결 종식시킬 비장의 무기는 북극성-3 

위에서 언급한 <사진 15>를 부분적으로 확대한 <사진 19>를 보면,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중전략탄도탄과 잠수함발사전략탄도미사일은 동의어다. 지금까지 조선이 공개한 북극성 계렬 탄도미사일은 북극성-1과 북극성-2형이다. 북극성-1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고, 북극성-2형은 지대지탄도미사일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진 19>를 다시 보면, “...우리식의 탄도탄발동기를 빠른 시일 안에 개발하여야 합니다”라고 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말씀판이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극성-3에 장착할 신형 로켓엔진을 이른 시일 안에 개발하라는 과업을 주었고, 그 과업을 받은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는 북극성-3에 장착할 신형 로켓엔진을 이미 개발하였다. 그 사진이 그런 사실을 말해준다. 

▲ <사진 20>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공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흰색 미사일 탄체에 붉은색 글씨로 북극성-3이라고 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놓여 있다. 이 사진은 조선이 이미 북극성-3을 개발, 완성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북극성-3에 장착할 신형 로켓엔진이 개발되었으니, 북극성-3이 완성된 것일까? <사진 20>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공장을 현지지도하는 장면인데, 흰색 미사일 탄체에 붉은색으로 북극성-3이라고 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보인다. 이 사진은 2015년 12월 말에 촬영된 것이다. 촬영시점을 그렇게 보는 까닭은 2015년 12월 21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절모를 쓰고 길이가 긴 외투를 입었는데, 북극성-3 옆에서 촬영한 사진에서도 똑같은 중절모를 쓰고 똑같은 외투를 입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곁에 서 있는 수행원도 그 두 사진 속에서 똑같은 옷차림을 하였다.

▲ <사진 21> 위의 두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5년 12월 21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는 장면이다. 발사된 그 미사일이 북극성-1인지 북극성-3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절모를 쓰고 길이가 긴 외투를 입고 있었는데, <사진 20>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똑같은 중절모를 쓰고 똑같은 외투를 입고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곁에 서 있는 수행원의 옷차림도 그 두 사진에서 똑같은 옷차림이다. 이런 정황은 2015년 12월 당시 조선이 북극성-1과 북극성-3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1>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5년 12월 당시 조선은 북극성-1과 북극성-3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12월 21일에 시험발사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북극성-1인지 북극성-3인지는 알 길이 없다.

북극성-3은 북극성-1보다 성능이 더 향상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다.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들을 종합하면, 북극성-1은 길이가 8.9m, 지름이 1.5m, 무게가 15t이며, 300kg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3,500km를 날아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표준화된 핵탄두들은 무게가 300kg으로 규격화되었다.  

북극성-3은 그런 북극성-1보다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이 분명한데, 사진만 봐서는 북극성-3이 2단형인지 3단형인지 식별하기 힘들다. 만일 북극성-3이 2단형이라면 사거리는 약 5,000km로 추정되고, 3단형이라면 사거리는 약 8,000km로 추정된다. 
조선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2015년 5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일곱 차례나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로 진행하였다. 그 가운데서 북극성-1 수중시험발사와 북극성-3 수중시험발사가 각각 몇 차례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북극성-1과 북극성-3이 각각 여러 차례의 성능판정시험을 마치고 실전배치된 것이 분명하다.  

▲ <사진 22> 위쪽 사진은 지난날 소련이 실전배치했던 수중배수량이 3,500t인 골프-II급 전략잠수함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고, 아래쪽 사진은 조선의 어느 항구에 정박한 골프-II급 전략잠수함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조선은 1993년 9월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운용하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3발을 탑재하는 골프-II급 전략잠수함 10척을 수입하여 개조하였다. 조선은 핵탄두를 장착한 북극성-3을 3발씩 탑재한 골프-II급 전략잠수함 10척을 실전배치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2>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은 수중배수량이 3,500t인 골프-II급(Golf-II class) 전략잠수함을 실전배치하였다. 조선은 1993년 9월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운용하던 골프-II급 전략잠수함 10척을 수입했는데, 원래 러시아는 이 전략잠수함에 길이 13m, 지름 1.2m, 무게 16t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3발씩 탑재하였다. 조선이 개조한 골프-II급 전략잠수함에는 북극성-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3발씩 탑재된다. 그러므로 조선은 핵탄두를 장착한 북극성-3을 3발씩 탑재한 전략잠수함을 10척이나 실전배치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명령을 내리면, 3,500t급 전략잠수함 10척은 임의의 수역 해수면 아래서 북극성-3 30발을 연속발사할 수 있다. 

만일 조선이 북극성-3을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여 최고정점고도 약 2,500km에 도달하는 놀라운 장면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 조미핵대결에서 수세에 몰려 기진맥진한 미국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될 것이고, 조미핵대결은 곧바로 종식될 것이다. 북극성-3 최대고각발사를 단행하여 조미핵대결을 2017년 안에 조선의 승리로 끝내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이 실행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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