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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5일 금요일

“트럼프, 클린턴 못 이룬 방북 성사시켜라”

<미니인터뷰>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성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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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5  16: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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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31일까지 대북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매일 낮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상 결단'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오후 3시 30분 1인 시위를 진행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전 퇴진행동 상황실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조건없이 북미 대화에 나서" "북핵 비핵산을 전제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를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소망이었던 방북을 성사시키라"고 주문했다.

  
▲ 24일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소망이었던 방북을 성사시키라"고 주문했다. [사진-정성희]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 31일까지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인데, 한편으로 대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전쟁연습을 하다가 우발적 요인으로 진짜 전쟁이 터질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은 안 된다고 했지만,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주한미군 이외 미 군사력으로 한국의 승인 없이 대북 타격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이 조건 없이 빨리 북미 간, 남북 간의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 정성희 : 문재인 대통령은 몇 차례 남북대화를 제안했는데요.
■ 안진걸 :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를 제안하면서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와 압박을 호소하거든요. 모순이지요.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10년 동안 남북관계를 파탄 내고 온갖 장애를 조성했는데, 정권교체 후 말로만 대화 제안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들이겠어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10.4선언 10주년 전후로 더 담대하고 성의 있는 대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정성희 : 사드 한국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에다가 전쟁위기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우리 경제가 더 어렵습니다.
■ 안진걸 :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뜻에 반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실현에 앞장서면 보수지지층의 이탈로 국내 개혁에 차질을 빚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어요. 정부가 우리에게 불필요한 사드 추가 배치 하고 대북 제재와 훈련에 동참하여 긴장이 고조되니까 경제가 위기상황이예요. 경제와 평화는 같이 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가 너무나 중요한 개혁과제이지요.
물론 한반도 평화 문제가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남쪽이 아니라 미국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북-미 중-미 한-중 관계를 모두 어렵게 하는, 중국의 보복으로 엄청난 경제 피해를 자초하는, 사드의 한국 배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 연례적 방어적 목적이라고 하지만, 선제타격 참수작전 등을 포함한 작전계획 5015에 기초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연습으로 위기가 가중되니까 외국자본이 이탈하는, 그야말로 북 미사일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타격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조건 없이 대화하면 평화가 오고 경제가 좋아지는데, 누이 좋고 매부 좋은데 말입니다. 한국의 보수층이 두터운 건 사실이지만, 문제 해결의 방법은 대화 이외에 없잖아요? 대화 안 하면 전쟁 하자는 건데,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절대 다수가 전쟁은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재를 하면 대화가 될까요? 미국 등 국제사회 일부가 대북 제재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거기에 앞장서거나 동참 하면 안 되지요. 남북대화가 되겠어요? 남한정부만이라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절체절명의 한반도 상황을 고려하여 미국과는 다른 해법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 정성희 : 이번 을지연습에 미국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상 처음으로 관련 미군사령관들이 한꺼번에 방한, 회견, 참관하여 힘을 싣고 있습니다.
■ 안진걸 :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의 자제를 존중한다면서 대화를 기대하는 발언을 했지요. 트럼프가 아무리 막 나가는 사람이라도 전쟁을 함부로 할 수 없지요. 대화의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한국정부의 역할이 절실한 때 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관계를 선도하길 바랍니다. 정부가 제재보다 대화를 진정성 있게 계속하면 북쪽도 어느 시점에 응할 것이라고 봐요. 특히 5.24조치 해제하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전면 허용하면 양측 모두 도움이 되니까요.
□ 정성희 :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가 가중되면 서민과 중산층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지지 않습니까?
  
▲ '군사행동 중단 조건없는 대화' [사진-정성희]
■ 안진걸 : 대외의존적인 남한만의 구조로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 저조로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안으로는 내수를 살리고 밖으로는 남북경협에 기초한 북방경제를 개척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분단리스크, 코리아리스크를 없애고 평화체제를 구축해야지요. 촛불민심의 요구도 적폐 청산과 헬조선 타파인데, 그 중에 분단 적폐로 인한 끝없는 긴장과 불안을 청산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성희 : 미국 국내 정치위기 때문에 트럼프의 한반도 평화 협상 결단이 더 늦어지지 않나요?
■ 안진걸 :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위기에 봉착하면 대외정책에서 강경 입장을 취해 인기를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북미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의 막말대로 전쟁이 일어나도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어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죽었는데, 이제는 미국 본토까지 전쟁터로 변하고 미국 사람들도 엄청 죽기 때문이지요.
국내 정치위기를 겪는 트럼프가 전쟁위기 대신 평화협상을 선택하면 생존과 안전을 우려하는 미 국민들의 박수를 받게 되는 환경이지요. 그러므로 트럼프는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조건 없는 대화를 결단해야 합니다.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 방북했고 뒤이어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려 했잖아요? 트럼프가 클린턴이 못 이룬 방북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 정성희 : 마지막으로 평화-핵 문제 해법에 대한 여러 의견 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 안진걸 : 남한의 핵 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반입으로 대응한다? 말이 안 되지요. 핵 군비확장으로 긴장만 높아지고 미국이 허용하지도 않지요. 북 비핵화를 전제로 평화협정 체결한다? 북이 동의하지 않지요. 세계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이 땅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먼저 실현해야지요.
세계시민들이 핵 있는 나라들에게는 줄이고 없애라고, 핵 없는 나라들에게는 개발하지 말라고 촉구해야지요. 그런데 패권형이 아니라 생존형 평화용 핵무기를 이미 만들어버린 상황에서 핵 폐기를 전제로 평화를 보장하겠다고 해서 믿겠습니까? 북이 전쟁억지력이라고 생각하는 핵을 완전히 폐기한 후 다시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선제공격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생존과 안전, 평화 대타협을 위한 핵무기라면, 비확산 또는 동결 대 평화협정을 빅딜하고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는 동시에 북 핵-미사일 실험도 중단하여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야겠지요.
□ 정성희 : 오늘 1인 시위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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