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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30일 수요일

조미대결을 핵심으로 한 21세기 지구촌정세 I부


분단신화 거짓깃발 사건으로서의 “북도발설”
정기열(중국칭화대학 초빙교수) 
기사입력: 2015/10/01 [08:5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400만명이 넘게 희생되고 온 강토가 초토화된 한국전쟁도 북 도발설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북이 도발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 그 결정적 근거는 교과서에서도 찾기 힘들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얼마 전 공식적으로 미국의 침략전쟁이라고 한국전쟁을 규정한 바 있다.   © 자주시보


MB시대 부활한 ‘식민지근대화론’이 일제시대 대표신화라면 분단시대 대표신화는 무엇일까? 이명박근혜시대 부활한 박정희유신시대 ‘국정교과서’에 실릴 분단시대 대표신화는 무엇일까? 식민사관(植民史觀)이 뼈속까지 들어찬 이영훈(현 서울대 경제학교수) 같은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 부르짓는 식민지신화와 조갑제(전 월간조선 편집장) 류의 극우친미사대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분단신화는 서로 다를까?

아니면 근본에서 둘은 뿌리가 같은 것일까? 각론은 다르더라도 둘 다 식민사관에 기초한 반민족적인 식민신화란 점에서 그들은 서로 다를 것 같지 않다. 전자가 일제의 식민지배 영구화를 목적했다면 후자 또한 미제의 분단지배  영구화를 목적한 것이었음에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분단외세가 70년 가까이 청와대 대리권력(분단세력) 앞세워 날조한 대표적 분단신화는 무엇보다 먼저 최근 8월 또 다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촉발시키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북도발설”이 아닐까 싶다.

한미양국정부는 분단시대 내내 그리고 오늘도 미국군대주둔 이유를 “북으로부터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올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또한 같은 이유에서 6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남녘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이유는 결국 그들 주장에 의하면 “북으로부터(가상)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다. 북도발설은 그러므로 워싱턴이 자국군대를 미국 식민지에 다름없는 나라들(대표적으로 일본, 남녘 같은)에 영구적으로 주둔시키는 명분인 것이다.

70년 똑같이 반복된 북도발설에 의한 미국군대주둔 명분은 그러나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합당한 명분인가? 그 명분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인가? 북도발설에 근거한 미국군대의 영구적 주둔명분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주제들을 남녘에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가?

감옥 갈 걱정없이 마음 편한 토론이 가능한가? 답은 물론 “아니다!”다. 분단시대 남녘사회에서 미국군대주둔, 북도발설에 대한 자유로운 공개토론은 줄곧 허용되지 않았다. 미국군대주둔이 정당한 것이라면 왜 한미정부는 미군주둔문제에 대한 토론을 타부(금기)시할까? 자유로운 토론마당이 왜 어려운가? 이 소고는 미국군대주둔 명분인 북도발설이 타당한가 아닌가에 대한 토론을 지면을 통해 시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군대주둔 명분으로서의 북도발설

세상천지에 산재한 미국군대는 오늘 우리나라, 일본 포함 “120여개가 넘는 나라들에 모두 1,400개가 넘는다.”1) 미본토 밖의 정확한 미군기지 숫자는 대부분 펜타곤 관계자들조차 정확히 모를 정도다. 상상키 어려운 그 많은 수의 미군기지(곧 미국군대)들의 주둔이유, 명분 또한 우리나라의 북도발설처럼 “누구누구의 도발설”에 근거한 것이다. 그 많은 나라들에 존재하는 미국군대주둔 이유가 모두 같다. 천편일률적으로 같다. 그것이 우리나라건 일본이건 필리핀이건 사우디건 세상천지 어디나 같다. 모두 누구누구 도발 때문에 미국군대가 주둔한다는 것이다.

주지하듯  미국이 주장하는 누구의 도발에 의해 일어난 전쟁으로 코리아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이 대표적 예다. 세 전쟁 다 검증되지 않은(특히 이라크 경우 세상에 낱낱이 폭로된 미국에 의해 조작된 대량살상무기보유설) 미국의 일방적 주장(누구누구의 도발설)에 의해 시작됐다. “피바다세계화”라 불려야 마땅한 500년 서구제국주의침략전쟁역사는 과거는 코리아, 베트남, 이라크에서 그리고 오늘은 우크라이나, 중동, 아프리카에서 과거와 똑같은 과정을 거쳐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주장이 언제나처럼 미국이 지배하는 유엔의 공식적 입장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그 입장은 동시에 그들이 장악한 세계주요언론(악마화선전)매체들을 통해 국제사회의 정설(定說)로도 둔갑한다. 그것을 세상은 소위 “국제여론”이라 부른다. 그 과정 즉 워싱턴주장이 유엔주장이 되고 국제여론으로 둔갑하는 과정은 어제나 오늘이나 똑 같다. 천편일률적으로 같다.

가관은 그 모든 미국주장(도발설들)이 명백한 객관적 사실로 둔갑 서구가 쓰는 “세계사”에 정설로 기록되는 것이다. 주한미군주둔 명분인 북도발설이 오늘 분단신화라 불리는 이유다. 북도발설에 기초한 대북심리전으로서의 “조선악마화”전략이 60년 넘게 오늘도 먹히는 이유다. 북도발설은 ‘거짓도 반복하면 진실처럼 들린다’는 괴벨스 주장을 현실로 만든 세기적 명분인 셈이다.

미국 추종 서양의 대표적 국가들과 그 하수인 나라들로 이루어진 16개국 이민족 연합군대가 이땅을 군화발로 짓밟으며 400만 넘는 인명피해와 삼천리금수강산을 초토화한 50년 한국전쟁의 명분도 북 도발설이다. 또한 그것은 1950년 7월 대전에서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전작권’ 넘겨 받은 때로부터 오늘까지 남녘의 군사(정치경제)주권 관련 미국이 모든 권한을 배타적으로 행사케 만든 명분이다. 절대불평등조약인 ‘소파’(SOFA) 뒤에 숨어 60년 넘게 모든 초법적 지위와 권한(주한미군범죄)을 맘껏 누리게 만든 명분이다.


▲ 북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의문이 남측 국민들 사이에서도 자자해다. 북측에서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함께 조사해보자고 했는데 왜 남측에서 이를 거부하고 보복 대북 스피커 방송을 재개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국민들이 많다.     ©통일뉴스 제공


6.15 때처럼 남북관계가 개선되려 할 때마다 반복된 북도발설과 거짓깃발사건들

2015년 8월 또 한차례의 전쟁위기는 따라서 과거 60년 넘게 그랬듯 앞으로도 또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는 예상된 또 하나의 결과일 뿐이다. 남북관계가 교류, 화해, 협력, 평화, 통일을 향해 움직일 때마다 북도발설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영원불변할 것 같던 6.15시대가 2010년 3월 천안함침몰사건(또 하나의 북도발설 주장)과 함께 하루 아침에 물거품되어 신기루처럼 사라진 배경이다. 신화로서의 북도발설은 그러니까 분단시대 만능보검 같은 것이다. 그렇다. 70년 분단시대 내내 북도발설은 군사(물론 정치경제사회언론문화종교 모든 것을 포함한)관련 모든 것을 틀어쥔 미국에게 만능의 보검이었다. 이번 지뢰 폭발을 계기로 발생한 8월 전쟁위기 같은 것은 그들에게 일도 아닌 것이다. 식은 죽 먹기다.

그렇다. 북도발설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첨예한 군사적 대결구도를 60년 넘게 존속시킨 신화다. 60년 넘게 1년 365일 계속되는 공격적인 핵전쟁연습을 가능케한 신화다. 한/조선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끝없이 긴장시킨 신화다. 미국의 분단지배전략에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북도발설 하나로 모든 것을 “萬事OK!”로 만든 신화다.

북도발설없이 미국군대주둔과 공격적인 소위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따라서 설자리를 잃는다. 명분이 없다. 달리 말해 북도발설이 존재해야 미국군대주둔도 군사훈련을 가장한 핵침략전쟁연습도 가능하다. 북도발설이 계속 존재해야 미국군대의 영구주둔 명분 또한 가능하다. 북도발설은 미국군산복합체를 분단시대 내내 공룡처럼 만든 분단시대 대표신화다.

미군산복합체를 ‘황금알 낳는 거위’로 만들어준 신화다. 그들에게 천문학적 이윤을 끝없이 담보해주는 신화다. 미군산복합체 이윤창출에 효자노릇하는 신화다. 끊임없는 핵침략전쟁연습 절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없어선 안될 존재다.

남녘사회에서 그들의 객관적 필요성, 타당성, 합리성 여부를 묻거나 의심했다가는 십중팔구 ‘종북’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미국군대주둔 명분인 북도발설이 날조된 허구에 불과한 것으로 사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에서 “신화”(神話)라 부르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일종의 신성모독죄(神聖冒瀆罪) 같은 것이다. 신화라 성격규정하는 것 자체가 ‘이적행위’로 몰릴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남녘사회에서 둘은 절대불변(絶代不變)하는 마치 지고(至高)한 “하나님” 같은 존재다. 감히 그 존재에 대해서 물어서도, 의심해서도, 알려고 해서도 안되는 최고지엄한 존재다.

이 연재기사는 미국군대주둔 명분으로서의 북도발설이 2015년 8월 또 한차례의 전쟁위기를 촉발시킨 근본원인이자 배경이라는 시각과 전제에서 쓰여진 글이다.


일방적인 북도발설 주장이 야기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2015년 8월 4일 남측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로 야기된 전쟁위기도 아직 원인 불명(不明)이다.
과거 60년 전이나 오늘이나 똑같다. ‘지뢰폭발’ 사고에 대한 객관적인 그 어떤 조사도, 결정적인 증거 제출도 전무했던 상황에서 북측소행이라는 남측의 일방적 주장만 난무한 채 남측은 마치 기다렸다는듯 남북합의 하에 10년 넘게 중지했던 (‘대북심리전’으로서의 전쟁행위에 다름아닌) 대북확성기방송을 일방적으로 재개했다. 전격적이었다. 우리민족이 또 다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로 몰려가게된 첫 배경이다.

원인불명의 8.4 지뢰폭발 사고를 북측소행이라 주장한 남측은 8월 20일 또 한차례 북도발설을 주장하며 무려 40여 발에 가까운 포탄을 북측에 발사했다. 전면전을 불사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로 몰려간 둘째 배경이다.

8.4 지뢰폭발 때처럼 8.20 때도 남측의 후속(?)포탄발사는 북측이 먼저 포탄을 발사했다는 남측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결행됐다. 전자 때처럼 후자 때도 남측의 주장만 달랑 있었다. 후자 때도 전자 때처럼 사건발생의 원인, 배경 관련한 그 어떤 객관적 증거도 제출된 것이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안이 있다. 일방적인 북도발설 주장 뒤 남측은 마치도 기다렸다는듯 대북방송재개와 포탄발사와 같은 중대한 군사적 판단과 결정을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진행한 사실이다. 대단히 목적의식적이고 치밀하게 준비된 전쟁도발 행위였다고 오해받기 십상인 행동이었다. 그렇지 않은 반대경우를 상상키 어렵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행동이었다.
남측주장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북도발설을 주장키 위해 거짓깃발사건들이 조작됐다는 비난과 의심을 피하기 어렵게된 배경이다.

전면전 발발 위기는 8월 22일 북측의 긴급대화제의에 의해 소집된 3일 간의 남북고위급회담을 거치며 일단락됐다. 전쟁위기는 8월 24(25)일 발표된 ‘남북공동보도문’ 발표와 함께 일단 진화됐다. 공동보도문에는 그러나 남측주장 곧 북도발설이 타당하고 근거있다는 북측이 동의한다는 그 어떤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달리 말해 남측의 북측소행 주장이 근거없는 일방적 주장이었음을 남측이 결국 인정한 것에 다름아닌 공동보도문이 ‘남북합의’를 거쳐 나온 것이다. 김관진 안보실장이 회담 뒤 가진 청와대기자회견에서 공동보도문에 없는 북측의 도발 인정과 사과의 내용을 거짓으로 보탠 배경일 것이다.

김 실장은 남북회담에서 ‘북측이 사과를 하고 [그들에게서]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낸 것이 큰 성과였다’는 거짓말을 했다. 공동보도문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또 북에서 직접 김관진 장관의 주장에 대해 강력히 부정하고 반발하였다. 그에 대해 남측 국방부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얼버무리고 말아버렸다.

70년 조미대결사 전기간 시도때도없이 남발한 미국제조 북도발설은 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신화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특별한 신화가 아니다. 북도발설 같은 분단신화는 우리나라만 아니라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세상천지 어디나 존재한다. 제국주의 침략전쟁이 감행된(될) 곳 어디나 존재해왔다.


▲ 베트남 전쟁을 확대시킨 장본인들인 케네디 미 대통령과 맥나마라 국방장관, 맥나마라는 후에 자신의 회고록에서 베트남 전쟁이 북베트남의 침략에 의한 전쟁이라는 자신의 그간 주장은 조작된 것이라는 양심고백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 자주시보

제국주의침략전쟁 명분으로서의 도발설과 거짓깃발사건들

도발설, 거짓깃발사건 둘 다 제국주의침략전쟁 정당성 확보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대적심리전(악마화선전전)으로서의 도발설(거짓깃발)날조는 침략전쟁의 명분, 구실, 빌미를 얻기 위한 제국주의세력의 핵심군사전략 가운데 하나다.

2010년 중국인민지원군 조선전쟁 참전 60주년 기념연설에서 당시 시진핑 부주석은 “조선전쟁을 제국주의침략전쟁”이라며 “조선동지들과 함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정의했다. 당시 그 발언은 남녘의 친미사대세력으로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다.
적어도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의 주장과 정 반대되는 주장을 한국의 무역교류 1위국 중국에서도 당당하게 내놓고 있으며 논란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핵심은 4백만이 넘는 인명피해와 삼천리금수강산을 초토화시킨 한국전쟁 또한 누구누구의 도발설에 근거한 거짓깃발사건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코리아전쟁을 촉발시킨 누구누구의 도발설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허다한 거짓깃발사건들은 전쟁 발발이 정확히 65년 지난 2015년 8월에 또 다시 반복됐다. 그와 비슷한 예는 미국지배 분단역사에 허다하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침몰사건이 좋은 예다. 천안함침몰을 북잠수정공격(거짓깃발)에 의한 것이라 주장(조작)한 뒤(곧 북도발설에 근거) 남측이 일방적으로 발동시킨 “5.24조치”로 <6.15통일시대>가 폐기처분됐던 역사를 말한다. 하지만 김황수 교수, 정기영 교수, 서재정 박사, 이승헌 박사, 신상철 선박전문가들 속에서 매우 합리적인 의문들이 지금도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제국주의침략범죄사는 지난 500년처럼 오늘도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천안함사건과 닮은 꼴인 1964년 8월의 매독스함사건이 또 하나의 좋은 예다. 당시 베트남 통킨만에 정박 중인 미해군함정(매독스)을 북베트남잠수정이 공격했다 주장한 사건을 말한다. 이는 사건이 발발한지 30여 년이 지난 1995년 조작사건 당사자였던 로버트 맥나마라 전국방장관의 양심고백으로 세상에 널리 공개됐다. 당시 조작된 거짓깃발사건(북베트남도발설)에 근거해 시작된 제국주의침략전쟁에서 2백만이 넘는 베트남의 무고한 희생과 온 국토가 파괴됐다. 날조된 도발설(거짓깃발사건)에 의한 또 하나의 제국주의침략전쟁이었다.

▲ 2003년 5월 1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항공모함 애이브라험 링컨호에서 이라크 전쟁 종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전쟁 명분이었던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부시는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전쟁 정당성 강변에만 열을 올렸다. 과연 전쟁 후 이라크엔 뭐가 남았는가. 시체와 파괴된 건물과 극도의 혼란과 내전뿐이다.     © 자주시보

2003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보유설을 날조 이라크에 대한 제국주의침략전쟁을 정당화했던 파렴치한 역사 역시 같다.
2011년 가다피정부의 자유민주인권문제를 조작 10대산유부국이었던 리비아사회주의체제를 완벽하게 파괴한 제국주의침략범죄 또한 마찬가지다.

리비아처럼 아사드정부의 자유민주인권문제를 조작 ISIS, 알케이다 같은 미국이스라엘제조의 이슬람극단주의테러조직들 앞세워 2011년 3월부터 벌이고 있는 침략전쟁 역시 같다. 2015년 내전을 빌미 삼아 미국이스라엘이 사우디, 카타르 같은 허수아비중동산유국가들 앞세워 예멘을 상대로 벌이는 침략범죄 역시 다르지 않다. 서구제국주의자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날조해낸 온갖 형태의 도발설과 거짓깃발사건에 기초한 침략전쟁범죄는 500년 전이나 오늘이나 똑 같다. 한치의 변화없는 제국주의 피바다범죄역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피바다세계화라 불려야 마땅한 서구제국주의범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여년 35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제국주의침략전쟁과 군사충돌에서 희생된 아이들 수는 군인들보다 많다. 희생된 아이들 수에서 2백만은 죽고 4-5백만은 불구가 됐다. 1천2백만은 집을 잃고 1백만 명이 고아가 됐다.

오늘 세상천지 곳곳에 묻힌 지뢰폭발로 매년 약 26,000명의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 그들 가운데 8,000에서 10,000명 정도가 아이들이다. 지뢰폭발 희생자의 75%는 민간인이다. 오늘 약 70여개 나라들에는 6천만에서 7천만 개에 달하는 지뢰가 묻혀있다. … 오늘 세상에는 [군산복합체들의 천문학적 이윤과 직결된] 약 5억만 정의 각종 살인무기가 존재한다. 1

990년대 이후 온 세상천지에서 발생한 허다한 전쟁과 군사충돌에서 그 살인무기들은 약 4백만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 희생자들 중 90%는 민간인이다. 그들 가운데 80%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오늘 세상엔 30,000여개의 핵무기가 존재한다. 그것들 가운데 5,000여기는 순간에 발사될 수 있도록 비상대기체제에 들어가있는 핵무기다. … 세상 모든 나라들이 지출하는 군사비 총액은 매년 약 8천억 달러다.

그 액수는 인류의 전체인구 45%에 속하는 최저빈국들 모두의 한해 국가총수입을 합한 것과 같은 액수다. 500년 모든 침략전쟁, 무력분쟁에서 희생된 수보다 지난 20세기 대량학살로 파괴된 사람들 수가 더 많다.

지난 세기에만 약 5천 4백만에서 8천만에 달하는 무고한 생명들이 대량학살에 희생됐다. 20세기 모든 전쟁에서 희생된 숫자를 더하지 않더라도 지난 세기 지구촌 곳곳에서 대량학살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 수는 약 1억 7천에서 3억 6천만 명에 달한다.”2)

앞에서 논한 침략전쟁, 무력분쟁, 대량학살, 온갖 형태의 인권침해, 범죄들에 희생된 사람들의 수는 1945년 2차세계대전 뒤에 만도 수억수천에 달한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의 전쟁범죄, 인류범죄, 인종범죄 발생 배경에는 천인공노할 제국주의세력의 날조된 도발설(거짓깃발사건)들이 있다.

누구누구의 도발설에 근거 목적의식적으로 제조된 온갖 형태의 거짓깃발사건들로 인해 발발 확전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리비아전쟁, 우크라이나전쟁, 지난 4년 계속되는 시리아전쟁 그리고 오늘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를 중심으로한 다국적제국주의연합세력의 예멘에 대한 침략전쟁과 무차별 대량학살이 대표적 예다.

수억수천의 생명을 무참히 파괴하고 재산을 약탈한 그 모든 천인공노할 전쟁범죄, 인류범죄, 인종범죄, 성범죄의 주범은 오늘 ‘인류역사에 전무한 세계제국을 일떠세운’ 미국이다.

제국의 세계제패를 위해 제조된 온갖 형태의 거짓깃발사건들은 지난 8월 또 다시 조작된 북도발설처럼 과학적 증거, 객관적 사실, 역사적 현실과 아무 상관없는 구실, 빌미, 명분에 불과하다. 거짓이다.

그 거짓은 세상천지 120여개 넘는 나라들에 산재한 1,400여개 군사기지들에 온 세상을 상대로 끝없이 인류범죄, 전쟁범죄, 인종범죄, 성범죄를 저지르는 21세기 제국군대 “20여만 명”을 주둔시키고 있는 명분이다. 그것들을 제국주의자이 ‘제조/날조/조작한 신화’라 부르는 이유다.
노암 촘스키는 그 모든 거짓을 제국적 지배야욕(Imperial Ambition) 한마디 말로 함축해서 부른다. (II부에서 계속)

2015년 9월 29일 화요일

북, “박 대통령 유엔연설 완전히 판 깨질 수도”

"이산가족 상봉 살엄장 같이 위태" 강조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09:0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연설을 비난하며 남북관개의 판이 완전히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섭 기자
 

북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결 악담을 늘어놓는다면 판이 완전히 깨질 수도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연합뉴스는 지난 2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인용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극악한 대결망동'이라고 비난하고 이산가족 상봉이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집권자가 밖에 나가 동족을 물고 뜯는 온갖 험담을 해대는 못된 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유엔 무대에서 또다시 동족대결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박 대통령이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헐뜯다 못해 평화통일의 미명하에 외세를 등에 업고 흡수통일을 실현해보려는 야망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공세를 취했다.

대변인 담화는 "이것은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며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극악한 대결망동"이라며 "모처럼 추진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도 살얼음 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경고했다.

담화는 "이미 남조선 당국자들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분별없이 내뱉는 언행 때문에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했다"며 "지금처럼 대결 악담을 늘어놓는다면 판이 완전히 깨질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남조선 당국은 운명적 시각에 도발적 언행이 예측할 수 없는 화를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동족을 무모하게 헐뜯은데 대해 민족 앞에 사과해야 하며 말을 가려서 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 담화는 이밖에 '동족대결 망발', '악담질', '얼빠진 소리', '치사한 넋두리', '철면피의 극치' 등 거친 표현 등을 쓰며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내용을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의 핵 포기와 개혁 개방을 거론했다.

2015년 9월 28일 월요일

‘줴치다’는 무슨 뜻일까?


[친절한 통일씨] <노동신문>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꿀팁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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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8  17: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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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우리 사회가 최상위 수준의 인권국가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정부가 나서서 
상대에 대한 적대적 내용을 담은 삐라 살포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로 인정, 법률적 근거 없이는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걸 보면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주장이 담겨있는 신문, 잡지, 영상물, 논문 등 1차 자료에 대한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돌아보면 퍼뜩 정신이 돌아온다. 외부를 향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데서 보장되어야 하는 ‘자유’를 누리기도 전에 먼저 보고 듣는 것조차 오랫동안 금기된 영역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자료에 대한 접근 그 자체를 처벌하지는 않으나 연구 목적이나 보도의 필요에 따라 정보에 접근하는 학자들이나 기자들에게 조차 쉽게 보장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 순간 자기검열을 하도록 하는 것이 실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북측 '조선말대사전'사이트는 실제 온라인 검색이 되지는 않는다. [캡쳐-조선말대사전 사이트]
현재 전 세계적으로 법률적 효력이 인정되는 국제인권규약인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는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를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하지만,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반국가단체 및 이적단체의 일체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한 자는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국가보안법 제1조 2항을 통해 법 해석·적용에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제한을 두고 있지만 사상과 양심의 자유, 표현과 언론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민주사회가 추구하는 자유권과 국가보안법의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러 곤란이 남아 있지만 일부 언론과 학문적 연구를 통해 북측 보도와 논문 등 원문에 제한적이나마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열람하고 진의를 파악하는 데에는 몇 가지 넘어서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 아쉬운 대로 국립국어원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에서 '북한어'를 검색해 뜻을 파악할 수 있다. [캡쳐-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이트]
분단 이후 남북에서 ‘뜻이 달라진 낱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발전 과정을 겪어 온 표현상의 차이가 제대로 된 독해를 가로막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남과 북의 언어적 차이를 단계적으로 극복하고 통일지향적인 단일 어문규범을 세우자는 목표로 현재 편찬사업을 하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남북공동편찬사업회’는 이를 위해 ‘공통으로 쓰는 말은 우선 올리고, 차이 나는 것은 남과 북이 성실히 합의하여 단일화한 33만여 개의 올림말을 싣고 ‘뜻이 달라진 낱말’의 뜻을 풀이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1. 그러나 《지뢰폭발》에 대하여 《북도발》이라고 괴뢰군부가 떠들고 괴뢰합동참모본부가 줴쳐대고 청와대가 악청을 돋구고 나중에는 유엔까지 합세하여 우리를 걸고드는 조건에서 그대로 침묵하고있을수가 없게 되었다.
2. 원래 제 주견도 없고 소갈머리없이 놀아대여 버벌치로 락인된 자이니 달리 될수 없는 것이다.
3. 아군지뢰를 갖다놓고 《북도발》을 떠드는 것은 미물같은 짐승도 낯을 붉힐 일이다.
지난달 14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이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이 북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낸 담화의 몇 문장이다.
1. 그저 평이한 문장이지만 밑줄로 그은 ‘줴쳐대고’라는 말의 뜻이 사전적으로 ‘‘이러쿵저러쿵 씨부렁거리거나 또는 이런 소리 저런 소리를 마구 하는 것’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걸 정확히 알면 문맥이 제대로 잡힌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미국이나 일본, 남측 당국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낱말은 수도 없이 발견된다. 대체로 빈도수가 높은 낱말은 아래와 같다.
어둑시근하다-통제밖에 있어 '질서가 없거나 뒤떨어진 상태에 있다'를 홀하게 이르는 말.
오새없다-사물의 속내를 분간하는 능력이나 분수가 없다. (말이나 행동이) 주책없고 분수없다.
우심(尤甚)하다-더욱 심하다.
조마롭다-매우 조마조마하거나 조마조마한데가 있다.
허실상몽하다(虛實相蒙-)-허한지 실한지 똑똑하지 못하다.
홀하다(忽-)-정중하지 않고 가볍다.
희떱다-(말이나 행동이) 거드럭거리며 거만한데가 있다.
덴겁-(뜻밖의 일을 당할 때) 어쩔 바를 몰라 하거나 몹시 겁에 질려 허둥지둥하는 것.
시룽시룽-실없이 지껄이며 멋없이 싱겁게 놀거나 정신나간 것처럼 행동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갈개다-마구 사납게 또는 난잡하게 행동하다. 남을 해롭게 하며 소란스럽게 난동을 부리다.
갈마들다-(착잡한 사상감정이) 엇갈려 일어나다.
게바라다니다-'함부로 이리저리 다니는 것'을 홀하게 이르는 말.
고아대다-(큰소리로) 요란스레 마구 떠들다.
줴버리다-함부로 내버리고 돌아보지 아니하다.
2. 버벌치는 벙어리의 황해북도 방언. 가끔 거친 표현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북측에서는 이밖에도 “미시리-어딘지 모자라고 실없이 지껄이며 시룽시룽하는 사람”나 “벌치-머저리, 바보의 자강도 방언”도 자주 사용한다.

상대를 낮추어 조롱하거나 비웃을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는 “게사니청-게사니(거위) 목청”, “망탕짓-(되는대로 마구 하는 동작이나 행동)을 헐하게 이르는 말”, “비린청-비위에 거슬리게 쨍쨍하고 어색하게 가는 목청”, “쏠라닥-쥐 같은 것이 좀스럽게 싸다니며 물건을 쏠거나 건드려 내는 소리나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 “엇드레질-(1) 서로 반대방향으로 감고 푸는 드레질. (2) '엇나가게 비뚜로 행동하는 것'을 이르는 말. =엇뚜질” 등이 있다.
“오가잡탕-여러 가지가 지저분하게 마구 뒤섞여 있는 것 또는 그런 상태. ▷ 온갖 너절하고 갖가지 뒤섞여진 잡된 것들. 오구잡탕 (烏口雜湯), 오사리잡것.”이나 “오그랑수-겉과 속이 다른 말이나 행동으로 부정적인 일을 꾸미거나 남을 속여 넘기려는 수법”는 다소 점잖게 부정적인 상태를 표현한다.
내부의 작업 풍토에 대해 지적할 때는 “멋따기-실속은 없으면서 멋을 내는데 신경을 쓰는 것” 등의 표현이 나타나기도 한다.
3. ‘짐승도 낯을 붉힐 일’이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된다.
또 다른 한 용례를 보자.
조국해방 70돐기념 민족통일대회 조선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련환모임이 14일 평양에서 있었다.<조선중앙통신> 2015.8.15.
“련환모임-둘이상의 집단이나 조직의 성원들이 모여서 함께 경축하고 즐기는 모임”
우리는 이들이 커서 그 이름처럼 혁명의 성산 백두산을 빛내이는 용감하고 끌끌한 역군이 되리라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노동신문> 2015.9.15. 창광유치원 참관기사
“끌끌하다-(사람이) 몸이 튼튼하고 생김새가 미끈하며 활력에 넘쳐있다”
북 사회 내부의 미담을 소개할 때에 주로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호기롭지만 우리에게는 낯선 표현이 종종 발견된다.
드팀없다-조금도 드티거나 어긋나거나 틀리는 일이 없다.
일매지다-한결같이 다 같거나 고르고 가지런하다.
헌헌하다-끼끗하고 의기가 당당하다. 거침없이 시원하다.
호호탕탕하다(浩浩蕩蕩-)-(바다 같은 것이) 끝없이 아주 넓다. 기세있고 힘차다.
후덥다-훗훗하게 덥다. 절절하고 뜨겁다. 후하고 따뜻하다.
흥그럽다-(마음이) 여유가 생기고 흥겹다.
흥성이다-사람들이 활기있게 떠들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루다.
거연히(居然-)-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아아히-아아하다(峨峨-). 차림이 엄숙하고 위엄이 있다.
옹근-제대로 다 있는. 조금도 축나지 않은.
용약(勇躍)-(부사로 쓰여) 용감하고 결단성 있게.
우정-속마음이나 본래는 그렇지 않으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또는 우정. 짐짓.
인차-(말하는 때를 기준으로 하여)얼마 되지 않아서 곧.=이내, (강조) 이내이내
나지다-잃었던 것이나 보이지 아니하던 것이 나타나다. (어떤 수나 묘리가) 생기다.
내오다-(기관, 조직체, 부서 같은 것을) 새로 조직하거나 꾸려놓다.
눅잦히다-긴장되는 분위기를 좀 누그러뜨려 가라앉게 하다. 성격, 성질, 말 등이 부드러워지고 순해지게 하다.
드놀다-‘사람의 의지, 견해, 생각, 마음, 각오 등이 굳건히 자리 잡히지 못하고 이리저리 기울어지거나 흔들리다’를 비겨 이르는 말.
모를 박다-(무엇을) 특별히 강조하다.
뭇다-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서 짝, 패거리, 조직체 등을 만들다.
요정(了定)내다-결판을 내어 마무리하다.
일떠서다-힘차게 일어서다.
짜고들다-(어떤 일을 해내기 위하여) 단단히 잡도리를 하거나 미리 빈틈없는 계획을 세우고 달라붙다.
쪼아박다-(뾰족한 끝으로) 쪼아서 박히게 하다. (어떤 글이나 내용을) 뚜렷하게 적어 넣다.
슴배다-조금씩 스며들어 안으로 배다.
차례지다-(일정한 차례나 기준에 따라) 몫으로 배당되다.
농업, 축산업, 산림, 수해복구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들은 아래와 같다.
농장의 일군들은 생산자 대중의 심장에 불을 지피는 화선식 정치사업을 참신하게 벌리면서 과일농사작전과 지휘를 패기있게 해나갔다. 농장에서는 과수밭의 지력을 높이며 과일나무 비배관리를 과학기술적으로 짜고드는 사업에 힘을 넣었다. 일군들과 농업 근로자들은 자체로 많은 량의 질 좋은 유기질거름과흙보산비료, 물거름을 생산하여 과수밭의 지력을 높이였으며 과일나무비배관리를 깐지게 해나갔다.<노동신문> 2015.9.25. 북청군 룡전과수농장에서
“화선(火線)-사격임무를 받은 사수가 차지하고 사격을 진행하는 점들을 연결한 선. 전투가 진행되고있는 계선”
“비배관리-[농학] '씨를 뿌린 다음 곡식을 거두어들일 때까지의 관리작업'을 통틀어 이르는 말”
“짜고들다-(어떤 일을 해내기 위하여) 단단히 잡도리를 하거나 미리 빈틈없는 계획을 세우고 달라붙다”
“흙보산비료-[농학] 비료의 하나. 흙에 주는 '보약'과 같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사적지 가까이에서 흐르던 개울물이 삽시에 강물처럼 불어나 사적지구역안의 여러 채 건물들이 위험에 처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래마대를 등에 지고 사품치는 물결속에 뛰여들었다.<노동신문> 2015.9.19. 라선시 홍수 피해 복구 현장 보도
“사품치다-물살이 계속 부딪치며 세차게 흐르다. =구품치다”
감탕-(주로 개가 같은데서) 물에 풀어져 아주 곤죽같이 된 흙. 니토 (泥土), 진흙
강반(江畔)-강가의 좀 판판한 땅.
견딜성-[농학] 농작물이 병해충, 습기 등에 잘 견디어내는 성질. 내수성, 내습성, 내후성 등.
그루-나무나 곡식 같은 것의 줄기의 밑둥. 한 해 동안에 같은 땅에서 농사짓는 번수
기대 (機臺)-어떤 물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하나의 단위로 쓰이는 설비. '공작기계'나 '방직기계' 등을 이르는 말.
날바다-아무것도 거칠 것 없는 무연한 바다.
누름세기-[금속] 재료가 누름을 받을 때 파괴되지 않고 그것을 견디는 정도.
다박솔-다보록하게 가지가 퍼진 잔솔.
된바람-몹시 세게 부는 바람. '북쪽에서 부는 바람'이나 '강한 사회적 선풍'을 이르는 말.
뙈기밭-매우 작은 밭뙈기
버럭-광산이나 탄광에서 광석이나 석탄을 캘 때 나오는 쓸모없는 잡돌이나 잡것.
벌방지대-벌지대. 들이 넓고 논밭이 많은 고장을 산간지대나 중간지대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부대기밭-산속의 나무나 풀을 베고 그 자리에 불을 놓아 일군 밭 =부대
부침땅-농작물을 심어 가꾸는 땅.
사등뼈-척추
소편 (小片)-작은 조각
신들메-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동여매는 일 또는 그 끈.
싸창-'모젤권총'을 달리 이르는 말.
언제(堰提)-[수리] 강을 가로막기 위하여 쌓은 뚝.
연유(燃油)-연료로 쓰는 기름.
졸짱-땅속 깊이 관을 박아 땅속의 물을 끌어 올리는 설비.
좌지(座地. 坐地)-기관총이나 포 등을 쏠수 있게 마련한 자리. '높은 지위'를 이르는 말
줴기밥-속에 반찬감을 넣거나 또는 그냥 만들어 손에 들고 먹을수 있게 줴기(데친 나물이나 또는 반죽한 가루, 밥 같은 것을 조그마하고 둥글둥글하게 주물러서 뭉쳐놓은 덩이)를 지은 밥덩이. 겉을 김으로 싸거나 콩가루나 깻가루에 굴려내기도 한다.
초물(草物)-'돗자리, 비, 광주리, 고리 같은 것을 만드는 왕골, 짚, 버들가지, 싸리 같은 것'을 두루 이르는 말.
한소편처리-집적 처리
북측 보도에서는 사전없이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표현들도 적지 않게 나온다.
사이트는 지난달 29일 통일부 대변인이 북의 응원단 불참 주장은 '구두로 전달했기 때문에 공식입장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 "과연 회담탁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당국의 입장발표가 아니라 사말사(些末事)적인 잡담이란 말인데 실로 앙천대소할 일"이라고 힐난했다.<우리민족끼리> 2014.9.3.
“사말사(些末事)-자질구레하며 중요하지 않는 일”
김무성 역도가 이번에 친미사대매국행각으로 상전의 인정은 받았을 수 있지만 대신 민심은 깨깨 잃어버렸다.<노동신문> 2015.8.12. 논평
“깨깨-더 할 수 없거나 여지없이. 몹시 심하게”
몇해 후 금천군으로 또 다시 이사한 리련순 동무에게 소학반학급이 맡겨졌다. 한개 학교사업을 책임지고 일하던 그가 평교원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련순 동무는 무등 기뻐했다.<노동신문> 2015.9.1. 처녀교장선생의 수기를 소개하는 기사
“무등(無等)-그 이상 더 없을 정도로”
바자-싸리, 짚, 수수대, 널, 참대 같은 것으로 엮거나 나란히 세워서 집둘레나 일정한 곳의 경계를 막는 물건 또는 그렇게 둘러친 것.
울바자-울타리로 쓰는 바자 또는 바자로 만든 울타리.
썩살-'굳은살'을 달리 이르는 말.
아부재기-(1) 아픔이나 어려움을 과장하고 엄살을 부리는 태도나 말. (2) '아우성(1)'을 통속적으로 이르는 말.
‘뜻이 달라진 낱말’에 대한 이해를 위한 당장의 해결책은 ‘사전’이다. 남측에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 올바른 국어해석의 규범적 역할을 한다면 북에서는 ‘조선말큰사전’이 그 역할을 담당하지만 독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기는 어렵다.
많이 쓰이는 남북 용어의 차이를 찾아 볼 수 있는 곳은 국립국어원, 통일부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전문용어는 사전의 도움없이는 뜻을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건축용어는 최근 국토개발부에서 발행했으며, 이에 앞서 금속, 물리, 화학, 의학 등 여러 전문분야의 용어는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에서 잘 정리한 자료가 있다.
<<남북 용어 사전 사이트>>
  
▲ [정리-통일뉴스]
  
▲ [정리-통일뉴스]
  
▲ [정리-통일뉴스]
  
 
 
 
[정리-통일뉴스]

김 위원장, “무지개호 황홀하다”

배수량 3천 500t급 유람선 대동강 둥둥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09/29 [07:2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조 된 최고의 시설을 갖춘 유람선 무지개호에 올라 황홀하다고 감탄과 찬사를 쏟아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건조돼 평양 대동강에 새로 띄워진 유람선 '무지개호'를 돌아봤다.

연합뉴스는 지난 28일 조선중앙통신의 "김정은 동지가 새로 건조한 종합봉사선 무지개호를 돌아봤다"며 "김정은 동지는 여러차례 설계를 지도해주고 건조에 나서는 모든 문제를 몸소 풀어줬을 뿐 아니라 배의 이름도 지어줬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시찰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김양건·오수용 당 비서, 조용원 당 부부장, 홍영칠 기계공업부(군수공업 담당) 부부장,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수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무지개호는 한번에 1천230여명의 손님을 태우고 전통음식 등 요리들을 즐기며 대동강을 유람할 수 있게 건조된 배로 이 배의 연면적은 1만1천390여㎡, 길이는 120m, 너비는 25m, 배수량은 3천500t이다. 

4층으로 된 배에는 민족요리식당, 커피봉사실, 청량음료실, 동석식사실, 연회장, 벨트 뷔페식당, 야외갑판식당, 회전전망식당, 상점 등이 들어서 있다.

무지개호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식당을 비롯한 여러 봉사시설과 문화후생시설을 갖춘 종합 봉사선(유람선)을 잘 무어(만들어) 옥류교와 대동교 사이에 띄워놓으면 인민들에게 또 하나의 문화휴식 장소를 마련해주게 된다."고 당부해 만들어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완성된 배가 불을 밝힌 것을 대동강변에서 바라보며 "칠색 영롱한 무지개 같다", "대동강이 더욱 밝아졌다", "사회주의 조국의 수도 평양은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정말 황홀하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김위원장은 내부를 돌아보면서도 "모든 요소요소가 흠잡을 데 없고 조형화, 예술화가 높은 경지에서 실현됐다"며 "인민들의 최상의 문명을 최고의 수준에서 누리게 하려는 당의 의도가 완벽히 실현된 현대적인 봉사 시설이 또 하나 생겼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그는 또 "특색 있는 원형승강기를 배치한 것도 좋고 계단도 원형으로 시공했는데 잘했다고, 특히 4층에 꾸려놓은 회전전망식당이 희한하다"고 하면서 여기서 부감하는(바라보는) 평양의 모습이 볼만하다"고 거듭 만족을 표명했다.

김 제1위원장은 유람선 건조에 기여한 남포조선소와 인민군 제4131군부대,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으며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다음달 10일 전에 유람선 영업을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독일 농촌의 '비밀'


15.09.28 18:26l최종 업데이트 15.09.28 18:26l


선진국 독일 농민들도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지 못한다. 농가당 연평균 농업소득이 2천만 원 밖에 안 된다. 그중 50% 이상은 세금으로 나간다. 한국 농민의 수준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한국 농민들과 독일 농민들의 생활은 차원이 다르다. 

독일 농민들은 농촌을,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기본생계를 국가에서, 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있다. 어찌보면 기본소득제나 마찬가지인 직불금 정책으로 농업 소득만큼 부족한 생활비를 보전해준다. 농민들은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그런 국가와 정부를 믿고 농촌을 잘 지키고 산다. 

무엇보다 독일에는 농부들 스스로 욕심을 조절하고 규제할 수 있도록 법과 정책이 마련돼 있다. 1954년에 만들어져 60년 넘게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녹색계획(Green Plan)이다. 도시보다 농촌이,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독일의 농업정책은 바로 이 4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철칙과 같다.

첫째, 농민도 일반국민과 동등한 소득과 풍요로운 삶의 질을 향유하며 국가 발전에 동참한다. 경쟁력 향상, 소득 증대만 추구하면 대다수 소농들의 토대는 무너지고 이농을 할 수밖에 없다. 

둘째, 국민에게 질 좋고 건강한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농산물을 과대포장해 비싸게 파는 것은 세금을 내는 국민을 배반하는 일이다. 

셋째, 국제 농업과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한다. 자국의 먹을거리 문제 해결은 물론, 먹는 것으로 다른 나라의 목을 조이지 않는다. 

넷째, 자연과 농촌의 문화경관을 보존하며 다양한 동식물을 보호한다. 농촌의 자연, 문화 경관은 모든 국민이 즐길 권리다. 국도변, 아름다운 호숫가에는 상점도, 간판도 들어설 수 없다. 

한줄 한줄이 다 금과옥조같다. 그래서 농민들은 농사를 크게 짓거나 돈을 많이 벌려고 무리를 하지 않는다.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다. 지금 2% 밖에 안 남은 독일 농민들은 독일 국민의 60%가 사는 농촌을 사람이 살 만한 생활공간으로 보전하고 보호하는 일에 오직 집중하면 된다. 자기의 자리만 그대로 잘 지키고 있으면 된다.  
기사 관련 사진
▲ 라인스바일러 마을 한복판에서 1581년부터 샘 솟고 있는 마을의 공공재 샘물 -
ⓒ 정기석

독일 농정의 목표는 '사람 사는 농촌'

이렇게 독일의 농정이 궁극의 목표로 삼는 지상과제는 그저 '사람 사는 농촌'이다. '돈 버는, 또는 돈 되는 농산업'이 아니다. 농민도 사람 꼴을 하고, 사람 대접을 받으며 살 수 있는 생활농촌을 지향한다. 그 소박하지만 소중한 '농(農)'의 철학과 가치를 공평하고 공정하게 실천하는 데 독일 농정당국은 매진하고 있다.

물론 첨단기술농업이니 농식품가공이니 수출농업이니 '돈도 되는' 농업전략과 정책이 없는 게 아니다. 그건 자본력과 조직력이 뛰어난 일부 기업농이 할 일이다. 대다수 중소농이 함부로 덤벼들 영역이 아니다.

평균적인 농민들은 이기적으로, 경쟁적으로, 독과점적으로 '저 혼자만 잘 먹고 잘 살 수 없게', '생활에 필요한 돈 이상은 못 벌게', 유기농업이나 지역농업에 충실하게 법이나 조합의 정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농촌공동체, 농업 협업경영체(Gemeinscaft) 동지들 사이의 약속으로 서로가 서로를 엄중하게 단속하고 규제하고 있다.

독일 농촌에는 더 놀라운 사실도 있다. '농촌에 최소한 유지되어야 하는 인구밀도'가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도록', '굳이 떠날 생각조차 들지 않도록' 정부의 공무원들은 애를 쓰고 있다. 농민들이 살고 있는 농촌의 전통과 경관을 지키려고 들판의,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베지 않는다. 농업소득 보다 많은 소득보전 직불금도 다 그런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정책의 성과물이다. 

그런 독일 농정의 현장에서 나는 계속 감동하고 감탄했다. 농민의 삶을 돌보고 지키려 애 쓰는 이 국가의 도덕성이, 이 정부의 책임감이, 이 국민들이 품고 있는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와 양식'이 놀라웠다. 결국 신뢰, 협동, 연대 같은 철두철미한 사회적 자본의 힘이 부럽고 샘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다 불현듯 의심과 의혹이 크게 들었다. 지난날 독일 등 유럽의 선진 농정을 배우고 돌아와 오늘날 대한민국 농정당국의 요직을 꿰차고 있는 수많은 학자, 공무원, 전문가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대체 무엇을 했나.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도대체 독일 같은 농정 선진국의 농업, 농촌 현장에서 그들은 뭘 보고 느끼고 돌아온 건가. 

설마 독일에 가서 농업을 자본에게 헌납하는 농업의 기업화개론과 공업화총론만 공부한 것인가. 삶의 터전인 농촌 마을을 한낱 유원지 같은 구경거리로 만드는 관광지화 경영론, 공원화 개발론만 실습하고 온 건가. 그게 아니라면 대체 우리 농업이, 우리 농촌이, 우리 농민의 삶이 도대체 왜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말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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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년이 넘은 중세의 골목길과 농가주택이 잘 보존된 라인스바일러 마을 -
ⓒ 정기석

포도 하나로 일군 농촌생활공동체, 라인스바일러(Leinsweiler)

지난해 5월, 조국의 농정과 농정책임자들에 대한 평소의 의심과 불신을 가득 품고 라인스바일러(Leinsweiler) 마을에 들어섰다. 독일 중서부 라인란트 팔츠(Rheinland Pfalz) 주를 대표하는 명품 수제 포도와인의 명산지다. 1935년에 개통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주가도(Weinstraße)'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수백년이 넘은 중세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풍광이다.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그 평화로운 농촌마을 어귀에 서서 나는 부러움과 안타까움, 희망과 절망, 그리고 한국 농정 책임자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교차하는 복잡미묘한 정신상태에 빠졌다. 

와인으로 유명한 라인스바일러 마을은 전체 180가구 가운데 와인농가는 16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와인농가가 소득을 독점하지 않는다. 와인농가끼리만 잘 먹고 잘 살지 앉는다. 와이너리를 소유하지 않은 나머지 가구도 와인시음장, 전통식당, 농가민박시설 등을 운영해 독일 평균농가 소득 이상의 농외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포도 하나로 모두 함께 먹고 사는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중 30여 가구에서 운영하는 농가민박은 우리 농촌휴양체험마을의 그렇고 그런, 틀에 박힌 농박 수준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일 도시에서 묵었던 그 어느 호텔들보다 더 쾌적하고 편안했다. 그곳에서 먹고 자는 동안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유년에 시골 외가에서 느꼈던 그런 만족감과 행복감까지 들 정도였다. 

특히 내가 묵었던 퇴페라이(Toepferei) 농박은 그림도 그리고 도자기도 굽는 예술가가 아틀리에를 겸한 곳이었다. 가족 단위의 장기 휴양객이 주 고객이라고 한다. 우리처럼 소주에 삽겹살이나 실컷 구워먹으려고 작정하고 오는 일회적 유흥 관광객은 없다.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이 휴양과 치유를 목적으로 농촌을 찾아오는 체류형 고객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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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 공예가가 운영하는 문화예술형 농박 퇴페라이(Toepferei) -
ⓒ 정기석

라인스바일러 마을은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포도로 농민들이 직접 만든 수제 포도주로 유명하다. 10ha가 넘는 포도밭을 경작하는 피터 스튜빙어(Peter Stu¨binger)씨 같이 '포도주 마이스터'들이 대를 이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마다 독특한 풍미의 와인을 경쟁하듯 만들고 있다. 중세 이래로 농가마다 대대로 이어온 고유 제조법 대로 만들어 맛과 향이 다 다르다.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10여 농가의 와인은 서로 다른 상표로 출하된다. 하지만 품질은 다르지 않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조합에서 와인의 품질을 철저히 공동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과 상품성이 좋은 라인스바일러산 와인은 이제 독일 전역으로 판매되는 것은 물론 외국에 수출까지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만일 한국에서 사려면 몇 배는 더 지불해야할 것이라는 스튜빙어씨의 엄포에 연수단원들은 와인 몇 병씩을 다투듯 배낭에 챙겨넣기에 바빴다.

이처럼 와인테마 농촌관광으로 활성화된 라인스바일러 마을 안에는 관광청의 공무원이 아예 상주하고 있다. 포도주 가도(Weinstraße)를 따라 이어진 14곳의 포도주 마을연합체의 가운데 라인스바일러 마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공무원 다니엘라 되닉(Daniela Doenig)씨는 '상생'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14개 마을의 농촌관광 농가들이 일정 금액을 내면 관광책자에도 실어주고 홍보를 관광청에서 대신 해줍니다. 해마다 연합체의 14개 마을이 돌아가면서 와인축제도 하고 있고요. 3년에 한 번 씩은 농가민박마다 평가를 해서 인증서도 부여하고요. 농가민박 대문마다 인증패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요즘 들어 포도주 농가 경영주들이 노령화되면서 농사는 못 짓고 민박만 하는 경우도 많아요."

마을 한복판 네거리, 마을의 가장 중요한 공공재 마을샘물에는 1581이라는 숫자가 새겨져있다. 1581년부터 샘물이 계속 솟고 있었다는 뜻이리라. 라인란트팔츠 지방에서 유일하게 중세 시대 건물과 거리가 남아있는 설촌 역사 800년의 마을답다. 이토록 오래된 마을의 농촌관광사업 주제는 자연스레 중세 독일의 전통과 문화를 살리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전통 와인과 전통 음식이 풍기는 중세와 현대의 역사적 조화를 체험하러 찾아오는 관광객은 연간 10만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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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스바일러 마을에 상주하는 관광청 홍보담당자 다이엘라 되뇍씨와 황석중박사 -
ⓒ 정기석

모두가 조금씩 농부인 '농부의 나라'  

"독일에 유기농(Bio)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죠.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유기농업이 더욱 빠르게 확산됐어요. 독일 국민들은 가격이 비싸지만 직접 농가를 찾아가 유기농산물을 구입해 먹었어요. 그러면서 자연과 환경을 생각했죠. 또 독일 등 유럽의 공무원들은 '농업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기본 이념이 투철해요. 

국민들의 먹을거리를 농민들이 얼마나 잘 친환경적으로 생산해 내는지 늘 감시하는 역할도 맡고 있어요. 매년 5%씩 무작위로 토양검정을 실시해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농민이 있다면 형사처벌을 하고 그동안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돈은 모두 환수할 정도로 엄격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초지사료과장을 지냈던 연수지도교수 황석중박사는 독일은 먹을거리로 장난을 칠 수 없는 사회라고 강조한다. 독일 농정의 성공이 생산자인 농민 뿐 아니라 소비자인 독일 국민의 의식과 실천에 크게 힘 입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인 도시민과 상생하는 협동과 연대의 전략이 없이는 농민 혼자 아무리 농사를 열심히 지어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는 라인스바일러 마을이 놓인 포도주가도처럼 80여 개가 넘는 관광가도가 있어요. 관광가도가 스치는 작은 농촌마을 안에도 수백 년이 넘은 중세의 건축물과 거리가 보존되어 있어요. 대부분의 농촌마을이 '동화 속 풍경 같다'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푸른 숲과 초지, 자연과 전통을 지키려는 생태적 마을가꾸기의 결과입니다. 심지어 지붕의 각도, 벽의 색깔 등 모든 것을 나라에서 법으로 정해 놨어요. 독일의 오랜 전통, 아름다운 문화경관을 볼 수 있도록 농가주택 외부는 마음대로 고칠 수도 없어요."

한 번 더 되풀이 한다. 아니 열 번, 백 번도 더 되뇌이고 싶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 굶고 깊게 문신처럼 새기려고 한다. 60년 전 독일이 정해놓고 변함없이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4가지 농업정책(그린플랜)을. 더도 덜도 말고 딱 이 만큼만, 모두가 조금씩 농부인 '농부의 나라' 독일이 하는 것 만큼만 우리도 하자. 

하나, 농민도 일반국민과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리게 하자. 둘, 농민들은 농산물과 농식품을 적정한 값에 국민들에게 팔고, 국민들은 농민이 수고한 만큼 보상을 하고 구입해주자. 그렇게 농민들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하고, 국민들은 농민들의 생활을 보살피자. 

셋, 먹을거리를 무기로 다른 나라의 목을 조이지 말자. 아니면 다른 나라도 우리의 숨통을 조이려 들 것이다. 넷, 착한 농업, 정의로운 농업으로 조상에게 물려받고 후손에게 빌려쓰고 있는 우리 자연과 문화와 경관을 지켜내자, 더도 덜도 말고, ICT융복합농업이나 스마트농업을 하기 전에 우선 이 정도만이라도 먼저 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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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스바일러 마을 180농가, 400여 주민을 먹여살리는 포도밭 -
ⓒ 정기석


○ 편집ㅣ장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