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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2일 수요일

‘합계출산율 0.78명’에 화들짝 놀란 언론

 

  • 기자명 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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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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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여성가족부 폐지 논의

종합일간지, 정부에 저출산 대책 마련 요구… “행동으로 저출산 극복 나서야”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합계출산율)가 0.78명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나오자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23일 이 소식을 1면에 내걸고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7년 저출산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적인 이유로 부위원장을 해임시키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의하는 등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회원국(평균 1.59명) 중 꼴찌였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0년 전의 절반 수준인 2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 16년간 지출한 저출산 대응 예산은 280조 원에 달한다.

▲2월2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23일 이 소식을 1면에 내걸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일보는 2면 <대책 없는 저출산위, 정부 출범 9개월 만에야 첫 회의> 보도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 모두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도 출산율 상승에 실패한 터라, 윤석열 정부에만 저출산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 지적처럼 현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저출산 해소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에서 “임기 1년이 지나는 윤석열 정부는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프랑스, 일본이 성공한 출산율 반등을 한국이 못 해낼 리 없다. 문제는 지도자의 철학, 의지, 행동”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2월23일 한국일보 2면 기사 갈무리.

한국일보는 “상징적 장면은 전날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의 1차 운영위원회”라며 “저출산 대책 지휘 본부 격인 저출산위가 1차 운영위를 실시한 건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만에 저출산위 회의를 주재한 모습과 비교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13일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로 꼽혔던 나경원 전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해임한 결정 역시 저출산을 대하는 정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3면 <16년간 280조 투입 ‘백약이 무효’… 저출산 대책 컨트롤타워 강화해야> 기사를 통해 “정부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고, 청년들이 결혼을 결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2월23일 국민일보 기사 갈무리.

국민일보는 “(저출산위는)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나경원 부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위원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이에 따라 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위원회가 현금지급식의 단기대책이 아닌 고용과 주거, 보육과 교육 등 전 생애를 유기적으로 고려한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 <0.78명까지 추락한 출산율, 나라에 미래가 있겠나>에서 “사태가 심각해진 지 오래인데, 정부 정책은 게으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나경원 전 부위원장을 정치적 이유를 들어 해임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그 정도인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임신·출산으로 인해 여성들이 입는 불이익, 가사와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문제도 심각한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하는 것도 앞날을 어둡게 한다”고 밝혔다.

▲2월23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 <‘출산율 0.78’ 국가 소멸 위기, 대통령이 나서야>를 내고 “초저출산에 대한 한국 사회의 위기의식은 지나칠 만큼 안이하다”며 “그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원인과 대책 또한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출산율이 회복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계속 떨어진다는 건 아무도 근본 원인을 해소할 행동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2월23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는 “국가 소멸의 위기라면 저출산 대책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에 둬야 하지만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관련 정책의 최전선에 서야 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정치를 위한 장식인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말 아닌 행동으로 저출산 극복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핀란드처럼 미래 이슈를 현안으로 끌어들여 해결하는 국회 미래상임위원회와 같은 시스템적 대안도 적극 생각해 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어스테핑 중단 100일 “독백 수준의 일방적 메시지만 발신”

MBC와의 갈등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한겨레는 4면 <문 닫은 도어스테핑, 편안하십니까>를 통해 “윤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이 공을 들였던 새해 기자회견이나 순방길 기내 간담회 등을 모두 건너뛰며 언론 접촉을 최소화했다. 대신 보수 언론·외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공개회의 발언 전문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했다고 대통령실은 자평한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은 지난해 6월 대통령실 이전을 홍보하는 보도자료에서 ‘출근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매일 목격하고, 출근길 국민의 궁금증에 수시로 답하는 최초의 대통령’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불가능한 소통 방식과 횟수를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선 1주년이 다가오는 지금, 용산시대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2월23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또 한겨레는 사설 <출근길 문답 중단 100일, ‘질문받는 대통령’ 약속 잊었나>를 내고 “윤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 쌍방향 소통 대신 독백 수준의 일방적 메시지만 발신해왔다. 언론의 질문 기회는 차단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는 모습”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남은 것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언뿐이다. 새해 기자회견을 대신한다던 각 부처 업무보고는 윤 대통령의 20~30분에 이르는 장황한 연설로 마무리됐다”며 “출근길 문답 재개를 포함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23일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세계일보, 동성 배우자 건보 피부양자 자격 인정에 “위헌”

서울고등법원이 동성인 배우자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세계일보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 체계에 어긋나는 위헌적 판결”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고등법원은 동성 부부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생활공동체 관계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위헌적 ‘동성 결합’ 건보 인정 판결, 대법원이 바로잡아야>에서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면서 사실혼 관계와 같다고도 하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재판부 판단은 건강보험 취지를 지나치게 확장 해석함으로써 상위법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며 “재판부가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다수결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소수자 권리 보호와 법원 책무를 거론함으로써 헌법과 법률보다 판사 개인의 신념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가족 관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에 섣불리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며 “구체적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별 법령의 해석만으로 혼인의 의미를 동성 간 결합으로까지 확대할 수 없는 일이다. 건보공단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대법원이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세계일보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유지재단·효정글로벌통일재단 등 통일교 관련 단체들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문사다. 통일교는 보수적인 가족관을 중시하는 등 동성혼을 반대하는 교리를 갖고 있다.

▲2월23일 서울신문 칼럼 갈무리.

반면 서울신문의 박록삼 논설위원은 칼럼 <법 밖의 부부>에서 이번 판결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가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면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건강보험 외에도 충돌할 법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연금, 납세 문제, 상속 문제, 병원 보호자권 등은 현실의 높고 낮은 벽”이라고 했다. 박 논설위원은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하지만 동성결혼 합법화는 세계적인 추세에 가깝다. 또 다양성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작동 원리”라고 밝혔다.

박록삼 논설위원은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의 동반자등록법 형식 동성혼 합법화를 비롯해 아시아의 대만과 일본 24개 지자체 등의 사례가 있다”며 “우리가 허락해 주거나 동의해 줄 영역의 문제가 아님을 뜻한다. 이것을 선제적으로 개선해 갈 것인지, 아니면 항소와 많은 법적 쟁송 뒤로 미뤘다가 바꿔 나갈 것인지만 남은 셈”이라고 했다.

▲2월23일 경향신문 10면 갈무리.

경향신문은 10면 <“동성혼 인정 판결 기다리기보다 입법적 대안 시급”> 보도에서 “‘혼인’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 변경이 관건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며 “법원의 전향적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입법적·행정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성소수자가족구성원네트워크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시정하고, 평등한 가족구성권 보장, 동성혼 법제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2월23일 파이낸셜뉴스 사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상혁·전현희에 “자진사퇴 선례 남기는 것이 순리”

파이낸셜뉴스는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과거 정권에서 코드인사로 임명된 두 위원장은 정권이 교체된 만큼 자진사퇴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사설 <한상혁 방통, 전현희 권익위원장 그만 물러날 때>에서 “두 장관급 정무직 기관장은 그동안 국무회의 참석과 대통령 대면 업무보고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고도 임기를 채우겠다며 버텨왔다”며 “새 정부와 국정철학이나 정책 노선이 다른데도 임기제를 구실로 자리를 지키는 건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장 본인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것은 물론 몸담은 조직마저 만신창이로 만들어 직원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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