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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전교조 1500여명 교사들 연가투쟁

“역사를 주무르는 이들에 맞서 교사들이 온몸으로 역사를 씁니다”

전교조 1500여명 교사들 연가투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0일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가투쟁 국정화 교과서 반대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개악 저지 국정화 철회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20일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가투쟁 국정화 교과서 반대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개악 저지 국정화 철회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 자리에 있는 우리가 온몸으로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연가투쟁은 끝이 아닌 시작이 될 것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악’에 맞서 20일 연가투쟁을 진행했다. 제주, 울산, 경남,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연가를 내고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 모인 1500여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700명)의 교사들의 열기는 한낮에도 10도안팎에 머무르는 날씨를 무색하게 했다. 저마다 문구를 쓴 노란 수건과 “국정화 철회”, “노동개악저지”라고 적힌 손피켓을 든 교사들의 환호 속에 전국교사결의대회 시작을 알리는 풍물가락이 울려퍼졌다.
“불통, 무능에 국민들 목소리 ‘폭력’으로 매도하는 이 정권, 가만둘 수 없다”
변성호 위원장은 “마음만 먹으면 회피할 수 있지만, 징계‧고발을 감수하고 이 자리에 나선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말문을 열었다. 변 위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수없이 외쳐도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노동개악으로 노동자들 삶을 파탄내려는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누군가 나서야 한다”면서 “학부모와 청년들, 아이들이 우리의 연가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두려움을 접고 싸워서 이 정권의 야만을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교사들이 아무것도 못하게 발 묶는 교원평가 도입은 노동개악으로 추진하려는 저성과자 해고와 다를게 없다”면서 “전교조를 지키는 것이 곧 우리 사회를 제대로 지키는 것이고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농민총연맹,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419교원노조, 평등교육실현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중상을 입은 백남기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폭력적인 진압을 벌인 경찰을 규탄했다.
문경식 전 전농의장은 무대에 올라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일하는 사람이, 농사짓는 사람이 마음 놓고 열심히 일하고 잘살 수 있는 세상 만들자는 것뿐인데, 너무 슬프고 분하다”면서 “국민이 제대로 대접받고 살자고 나선 것을 폭도로, 과격시위로 매도하는걸 두고볼 수 없다,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서 정권을 완전히 심판하고 민중들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고,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 보면 연가투쟁 지지 안할 수 없어...제대로 된 교육 위한 투쟁 온 맘으로 응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이 20일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가투쟁 국정화 교과서 반대 전국 교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이 20일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가투쟁 국정화 교과서 반대 전국 교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교조의 연가투쟁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지지의 뜻을 표해왔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도 지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평등교육실현위한 전국학부모회 박준영 대표는 “이 정권이 벌이고 있는 교육정책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연가투쟁을 반대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아이들의 교육권을 빌미로 선생님들을 몰아붙이겠지만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한 선생님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엄청난 탄압 속에서 연가투쟁을 진행하는 것은, 스스로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자율적이고 정의로운 아이들로 키우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인성교육법으로 아이들의 인성을 재단하려는 현실에 맞서 싸우는 선생님들을 응원한다”며 힘을 보탰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김승주(이화여대)씨는 “교원평가제, 성과급평가를 강화해 교사들이 강요된대로 말하고 가르치도록 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중립을 가장한 탄압이자 노동개악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면서 “전교조 교사들의 투쟁은 수많은 민중, 학생 그리고 교육을 위한 것으로 노동개악 저지 투쟁의 디딤돌이 될 것이고 그 길에 함께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거센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한국사교과서 국정 고시를 강행하고 세월호 진실을 영원히 묻으려는 정권이 물대포로 노령의 농민을 조준사격해 사경을 헤매게 하고 군사정권식 공안통치를 되살리고 있다”는 한편, “법치주의를 거스르며 근거없는 교원평가 ‘훈련’을 제정하고 인사와 보수를 연계한 경쟁체계에 교사들을 몰아넣어 철저히 통제하려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교육과 노동이 정치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상황을 두고볼 수 없다”면서 “2차 교사시국선언으로 답할 것이고 나아가 민주시민들과 뜨거운 연대투쟁을 전개해 총체적 난국을 돌파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2차 연가투쟁 참가자들은 시청까지 행진해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 4월 24일 전교조는 9년만에 연가투쟁을 진행해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했다. 20일 2차 연가투쟁에 참여하지 못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검은 리본을 달거나 검은색 옷을 입고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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