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반기문 총장 방북은 긴장과 평화 양날의 칼

반기문 총장 방북은 긴장과 평화 양날의 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1/18 [12:4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정섭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8일 조선 관영 조선중앙통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부터 나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한다.
원래 반기문 사무총장은 취임하자마자부터 평양방문 의사를 계속 표해왔으며 조선중앙통신 관계자가 방북 성사와 일정까지 말했다고 하니 확실한 정보로 보인다.

무슨 목적으로 방문하려는 것이며 북은 왜 이 시점에서 허락했을까?

15일 연합뉴스가 한국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이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강원도 원산 앞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고 밝혔는데 이 결정을 내리던 시기 반기문 총장의 방북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유엔인권위에서는 대북인권결의안을 매년 통과시키고 있는데 점점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문제를 점점 부각시켜가고 있다. 이는 북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특대형 도발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지금 추세대로 가면 북은 유엔의 대북인권 결의안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여 단호한 물리적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 확실하다.

북은 이번 반기문 총장을 만나 이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전달할 결심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기문 총장과 대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북의 강력한 물리적 조치가 바로 이어질 것임을 동해 항해금지구역 선포를 통해 암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이다.
4일이라는 짧지 않은 일정도 북이 반기문 총장에게 북의 인권과 관련된 시설들을 최대한 많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 2015년 5월 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배를 타고 동해로 나가 수중시험발사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수심까지 침하한 신포급 전략잠수함은 북극성-1호를 발사하였다. 수심 50m에서 고속사출되어 굉음을 내며 솟구쳐오른 그 미사일 동체에 북극성-1이라고 쓴 붉은 글씨가 선명하다. 유사시 핵탄이 들어갈 탄두부는 검은 색을 칠했고, 동체의 앞쪽과 뒷쪽에 굵고 검은 띠를 하나씩 둘렀다. 그 미사일은 화염과 연기를 뿜으며 동해의 하늘로 높이 날아갔다. 지금까지 공개한 핵억제력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의 하나였다. 최근 북이 동해에 다시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다. 또 어떤 핵억제력을 과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자주시보

보수언론들은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 채택 등 흐려진 북의 인권 영상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북은 유엔의 눈치나 보는 나라가 아님은 그간의 행적을 통해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 뭐라고 하건 북은 제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유엔에서 대북인권문제를 떠들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김정은 시대 접어들어 유엔의 인권공세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강경하게 반발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유엔의 대북 인권도발에 대해 보복조치까지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반기문 총장의 방북이 북의 인권문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북과의 관계를 진실에 기초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더욱 긴장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없지 않다. 평화의 칼이 될 수도 있고 긴장격화  칼이 될 수도 있는 방북인 셈이다.

문제는 유엔 총회 등 회원국들의 발언권이 커져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권위 등은 미국이 거의 좌지우지하는 기구라는 점이다. 그래서 반기문 총장이 북과 건설적인 합의를 해도 그것이 지켜질 지는 미지수이다. 반기문 총장의 방북과 때를 같이 하여 북이 동해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도 이런 미국에게 보내는 경고의 의미가 크다고 본다.

물론 항해금지구역선포 즉, 북의 핵억제력 강화는 유엔의 대북인권 압박보다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에 대한 대응 성격이 본질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유엔이 그런 격화되는 북미대결전 정세를 완화할 수는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유엔이기에 이번 반기문 총장의 방북이 성과를 내고 또 향후에도 그 기조가 이어진다면 북미관계가 풀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용하게 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요즘 다시 한반도 주변에 대규모 함대를 끌고와 훈련을 시작하는 등 미국의 행보를 보면 과연 반기문 총장이 방북한다고 해서 한반도 정세 긴장이 풀려갈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