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서 확인하는 '새로운 세계' 열망 더욱 단단해져...전쟁 유도 '외환죄' 규탄
- 이승현 기자
- 입력 2025.01.11 23:39
- 수정 2025.01.1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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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닷새째인 11일 2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사회대개혁!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영하 11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한파에 더 두터운 방한복과 방한모로 대비하고 주말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은 한겨울 추위도 녹일만큼 뜨거운 열기로 '윤석열 즉각 체포'를 외쳤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한달을 훌쩍 넘기는 동안 광장에서 만나 서로 나눈 연대의 힘이 커진 그 만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은 더욱 공고해졌다.
대통령 경호처는 사표가 수리된 박종준 처장 대신 이른바 '김건희라인'으로 불리는 김성훈 차장이 대행을 맡아 경찰의 3차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를 꽁꽁 틀어막고 있어 영장집행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의결서에서 '내란죄' 표현를 뺀 것을 두고 '민주당의 사기탄핵에 대한민국이 속았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며 탄핵심판 지연을 위한 불순한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연일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위원장들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불침번서듯 버티며 '내란공범'이라는 비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한술 더 떠서 김민전 의원은 이틀전 '체포영장 집행 저지'와 '관저 주변 감시'를 주장하는 '반공청년단', '백골단'을 국회소통관으로 불러들여 공공연하게 '테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체포가 가까워지면서 민주노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살해 위협까지 올라오는 등 극우세력의 난동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가기관에 자리잡은 계엄옹호 세력들의 발호도 그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계엄선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며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탄핵심판시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과 불구속 수사 등의 권고를 담은 권고 안건을 오는 13일 전원회의에 상정, 공식 발표 여부를 결정하기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뜬금없이 지난 2016년부터 사드배치 반대운동을 펼쳐 온 원불교 성주 진밭평화교당과 강현욱 교무에 대해 지난 9일 압수수색을 자행하기도 했다.
성주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이닥친 날 가뭄의 단비처럼 채상병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군사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무대에 올라 "윤석열의 불법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은 군인을 항명죄로 뒤집어 씌운 일은 계엄선포 이후 김용현이 장군들을 모아놓고 내란에 동조하지 않으면 항명이라는 협박으로 이어졌다"며 "불법수사 외압에 부역하며 박 대령을 탄압해 온 국방부검찰단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관련자들을 모두 감옥에 보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정훈 대령이 무죄면 윤석열은 유죄"라며, "명백한 탄핵사유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6일 한남동 관저앞에서 16시간 '인간 키세스'로 버틴 청년 여성은 "언론은 민주주의를 만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수혜자이고, 헌법으로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는 특권층이며, 견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집단"이라며, "윤석열씨가 체포, 구속, 파면되고 죗값을 치르게 되면 동시에 우리가 저항하고 소래내서 뜯어고칠 것은 바로 언론"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가짜 뉴스를 만들고 객관적인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반복되면 또 다른 정치 권력과 언론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에는 민주주의 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중인 20대 여성 예비노동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아버지가 부정선거를 진심으로 믿으며, 온 나라가 중국인과 중국공산당에 점령당했다는 이야길 자주한다고 하면서 '학벌과 스펙으로 포장된 기득권 엘리트들이 나라를 망치고도 남는 다는 것을 이미 많이 겪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소수자와 약자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면 우리 모두의 삶도 더 나아질텐데 왜 그렇게 차별할까? 윤석열과 국힘에 표를 주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았을까?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알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알며, 권한을 적절하고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는건 아닌가?'라며 "우리 사회가 부디 잘못된 답을 반복하지 않고 기득권자들에 대한 환상에서 빠져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서울로 친구들과 함게 졸업여행을 온 보물섬학교 9학년 학생은 "본디 사람은 부끄러움과 미안함,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존재라고 알고 있다. 학생인 저도 성찰하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 그런데 이 나라의 대표인 윤석열 대통령님께선 왜 부끄러움을 모르시냐?"라며 따져 물었다. 또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
이어 1948년 제주 4.3사건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선포한 계엄령과 그로 인해 발생한 숱한 억울한 희생에 대해 언급하고는 "대한민국에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라며 보물섬학교에서 배운 가치를 이루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우리는 오늘을 기억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을 우리가 가진 힘으로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 바란다"는 각오와 덕담도 건넸다.
최은아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 사무처장은 34년 전인 1991년, 쇠파이프로 스무살 새내기 대학생 강경대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백골단'이 국힘의 비호아래 국회에서 부활하는 모습에 치를 떨었다.
"윤석열이 입만 열면 반대 세력들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운운할 때, 저들이 정치적 주도권을 위해 심지어 전쟁까지 불사하려고 군대를 동원해서 대북 전단을 뿌리고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을 때, 그리고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면서 국민들 앞에 직접 군대의 총부리를 들이댔을 때, 저들은 국민을 지켜야 할 공권력을 폭력의 수단으로 국민을 짓밟는 수단으로 거침없이 썼다"고 규탄했다.
또 "이제 공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으니 폭력 집단을 직접 조직해서라도 반대 세력을 기어이 짓밟고 말겠다는 광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내란 주범과 공범들, 분단과 냉전에 찌든 정치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는다면 저들은 다시 공권력을 장악하여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전쟁까지도 꾀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인 제빵사 임종린씨는 "2년전 SPC 파리바게뜨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당시 동료 시민들에게 '도와 달라고, 살려달라고' 절규했고, 이에 적극적인 연대로 화답해 준 시민들 덕분에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남태령과 한강진을 거치며 이어진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들의 연대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17~18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윤석열을 감옥에 가두고 국힘을 비롯한 내란세력들을 소탕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내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 1박2일 대행진에 함께 해달라는 요청에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회의 집행위원인 강새봄 윤석열퇴진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의 장기 하나하나가 썩었다는 것을 스스로 나서서 떠들어대는 이들이 있다"며 △윤석열을 절대 보호하는 것이 자신들의 존재가치라는 충성쇼를 벌인 경호처장 박종준 △윤석열 체포가 내란이라는 변호인단 △윤석열의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는 방탄회의를 13일 개최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살해 협박하는 극우들의 행각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혼란을 끝내는 길은 오직 체포, 그리고 파면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체포, 구속 △13일 오전 10시 30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수호회의 저지 기자회견 △매주 금요일 국민의힘 해체의 날, 전국적으로 국힘 해체투쟁을 비롯해 내란동조세력의 준동을 막아내는 일은 "더 늦으며 안되고 이번 주에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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