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윤석열 체포 오락가락한 오동운 공수처장, 처음부터 수사 의지 없어...공수처 무용론 커져
25.01.07 06:32ㅣ최종 업데이트 25.01.07 06:5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체포 집행을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애초 공수처를 믿어선 안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사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서 조직살리기 차원에서 윤석열 체포라는 중대 사안을 떠맡고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 공수처를 탓하는 목소리입니다. 공수처는 경호처 저항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어떠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일주일을 허비했고, 그사이 극우세력의 기세만 올려주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야권에선 차제에 윤석열 수사 전체를 아예 경찰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맡기기로 결정한 것은 5일 밤입니다. 실질적으로 영장 만료 하루를 앞두고 경찰에 책임을 떠넘긴 셈입니다. 단 한차례 영장 집행 시도끝에 포기한 것도 한심하지만 자신들이 체포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진작 경찰에 권한을 이관해 실효성을 높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수처는 경찰이 반대하자 현재의 공조수사본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윤석열 측에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안이한 인식과 리더십 부재, 윤석열측 시간만 벌어줘
공수처는 지난달 18일 검찰로부터 윤석열 수사를 이첩받은 뒤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공수처가 내란 사건을 넘겨받은 건 검찰정권 우두머리인 윤석열 수사를 검찰 손에 맡길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윤석열의 거듭된 출석불응에도 체포하지 않고 "더 지켜보겠다"며 한가한 행태로 일관했습니다. "체포는 아직 먼 일"이라고 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뒤늦게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미 신뢰는 깨진 상황이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공수처의 전략 부재가 불거졌습니다. 영장을 발부받은 지난달 31일 곧바로 집행에 들어가지 않고 사흘이 지나서야 나선 것부터가 실책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공수처가 미적대는 틈을 타 경호처가 대비 태세를 갖추는 등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실제 지난 3일 체포 집행에 투입된 인원은 경호처 측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되거나 연행된 경호처 직원도 없었습니다. 공수처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경호처의 격렬한 저항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무능과 무기력을 실토했습니다.
법조계에선 체포영장 집행 무산과 관련해 오동운 공수처장의 안이한 인식과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오 처장은 윤석열이 공수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국회에서 "대통령께서 공수처에 출석하시는 소중한 시간을 꼭 내주시기를 거듭 요청드리고 원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습니다. 내란 주범을 수사해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할 수사기관장이 처음부터 꼬리를 내렸으니 이후 과정이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합니다.
오 처장 임명 직후 본격화한 채 상병 사건 외압 수사도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커녕 윤석열과 대통령실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채 상병 사건 외에도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마약사건 세관 직원 연루 의혹 등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굵직한 사건이 상당수지만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수사인력이 부족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수사력 부재, 지휘부의 리더십과 의지 부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 집행 과정에서 드러낸 무능력과 취약성은 법 집행의 신뢰도와 국가기관의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신속·엄정한 단죄를 바라는 국민여망을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던 내란 우두머리가 별일 없다는 듯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는 비정상적 상태를 결과적으로 용인한 셈입니다. 공수처는 이달로 출범 4년을 맞지만 이대로라면 무용론이 더 비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 다수의 시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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