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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1일 화요일

‘천하의 조성우, 거악에 포효하던 늠름한 기상’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 엄수.. 300여명 참석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이 21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

소에서 열렸다. 박석운 상임장례위원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선배님께서 각종 거악에 대해 포효하시던 그 늠름한 기상과

호방한 웃음,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가 벌써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이 21일 오후 7시 고인이 안치되어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빈소는 물론 복도까지 300여명의 추도객들로 꽉 차, 평소 고인이 입버릇처럼 밝힌 ‘사람은 남길 수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빈소는 물론 복도까지 300여명의 추도객들로 꽉 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상임장례위원장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추도사에서 이같이 고인을 묘사하고는 벌써 그리움을 표했다.

박 공동대표는 “선배님께서는 폐암 4기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지난 연말경까지도 빛의 광장에 직접 참여하시는 투혼을 발휘했었다”면서 “그러시던 선배님께서 윤석열 퇴진이라는 투쟁의 결실을 미처 보시지 못하고 그만 우리 곁을 떠나시게 된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고 분을 삭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고인의 활동 역사와 영역을 보여주듯 노동자, 민중, 시민, 정치, 학생운동, 동문회, 통일, 진보 영역 등 각 분야의 인사들이 나서 추도사 행렬을 이어갔다. 추도사에서는 고인에 대해 이처럼 ‘거악에 포효하던 늠름한 기상’을 비롯해 ‘천하의 조성우’, ‘시대정신을 맘껏 살다간 사람’, ‘우리 시대의 호걸’ 그리고 ‘백두산 호랑이로 태어났어야 할 사람’ 등 말의 상찬이 이어졌다.

상임장례위원장인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상임장례위원장인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제가 사회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소문으로 그 이름을 많이 들었다”면서 고인에 대해 “참 좋은 형이다, 그런데 좀 무섭다.”, “그 형 따라서 함께 운동을 하면 고생은 엄청하고 되는 일은 없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끝까지 하니까, 조심해라.”, “잘못하면 한 대 주어 터진다.” 등의 세평을 전했다.

진 공동대표는 “윤석열이 구속되었고, 파면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는데, 형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윤석열이 파면되는 모습을 어디서 지켜본단 말입니까?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형은 어디 계십니까?”하고 숨가쁘게 재촉하고는 “이렇게 웃는 모습으로 ‘니들이 알아서 해라’ 이래도 되는 겁니까?” 하며 원망을 가장한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국회부의장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회부의장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인에 대해 “언제나 호탕하게 웃던 ‘천하의 조성우’”라고 부르고는 “지금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대한 시기에 있다. 선생이 평생 추구한 민주, 통일, 평화의 가치는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면서 “선생이 추구했던 민주와 통일, 평화는 이상이 아니라 실현될 것”이라고 기렸다.

이해학 겨레살림공동체 이사장은 고인에 대해 ‘시대정신을 맘껏 살다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해학 겨레살림공동체 이사장은 고인에 대해 ‘시대정신을 맘껏 살다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 이사장은 고인이 2003년 평양 개천절 행사에서 던진 폭탄선언 “나는 단군이다. 너도 단군이다. 우리는 모두 단군이다”를 상기시키고는 이 일로 고인을 북쪽에서도 껄끄러운 존재로 좋아하지 않았고, 남쪽에서는 “아예 무시하고, 겁내고, 구속하고, 추방하고, 또 구속하고 패대기쳐도 되는 줄 아는 구박데기였다”고 알렸다.

이 이사장은 “그래서 조성우는 남과 북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되는 일이 없는 일만 하다가 갔다’라고 스스로도 이야기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감히 증언한다. 누가 뭐래도 조성우야말로 시대정신을 당당하게 살고 간 멋진 놈이라고!”하며 반전을 일으켰다.

도천수 긴급조치7호동지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도천수 긴급조치7호동지회 회장은 “형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네 차례나 징역을 사는 고초를 겪으면서 평생을 투쟁해 오셨다”면서 “그런 형의 투쟁이 밑거름이 되어, 이제 K민주주의는 자랑스러운 MZ세대의 폭발적인 참여로 기어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감옥에 처넣었다”고 고인의 공을 기렸다.

김남수 고려대민주동우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남수 고려대민주동우회 회장은 고인의 전국비상시국회의에서의 왕성한 활동을 상기하고는 “이제 쉬셔야 할 나이에 젊은 우리 못지않은 활동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감탄을 표했다.

고인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겨레하나’가 개칭한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의 이연희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고인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겨레하나’가 개칭한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의 이연희 공동대표는 “조성우 선생님께서 2015년 겨레하나 이사장을 맡게 되신 후 지금까지 10여년. 선생님은 항상 우리 후배들의 기둥이고 어른이셨다”고 회고했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선생님은 지난해 북의 대남노선 전환에 대해 유독 마음 아파하셨다. 평화통일을 위해 바친 당신의 삶 전체를 흔드는 것일 수 있었겠다, 짐작한다”면서 “그러나 선생님 사전에 중단과 좌절은 없었다”고 고인의 의지를 기렸다.

이 공동대표는 “겨레하나가 조직혁신을 준비할 때 ‘겨레하나’라는 이름에 담긴 숭고한 뜻, 20년 역사에 담긴 헌신을 계승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하셨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데 힘을 실어 주셨다”면서 “그렇게 함께 준비한 총회 당일,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기나긴 추도사가 끝난 뒤 유족인사와 호상인사가 이어졌다.

유족인사를 하고 있는 고인의 큰딸 정연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고인의 큰딸 정연 씨는 유족인사에서 “아빠는 누군가에게는 투사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리더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욕쟁이 꼰대일 수도, 이상주의자로 기억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빠는 내게 허당 아빠였다”고 정리했다. 허당(虛堂)은 고인의 호로 ‘어설프고 엉뚱하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정연 씨는 “아빠가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은 남길 수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오늘 정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다. 너무 고맙다”면서 울먹였다.

호상인사를 하고 있는문국주 전국비상시국회의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호상인사로 나선 문국주 전국비상시국회의 운영위원장은 “워낙 건강하고 의지가 강했던 분이다. 최근엔 술도 안 마셨다.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가셨냐는 질문들이 많다”고는 “작년 말에 ‘잠이 잘 안 온다. 몸이 쉽게 피곤해진다’고 말해왔다. 여기에다 탄핵집회에 나가 찬바람을 맞아 더 상했다. 병원에 가니 폐암으로 나왔다. 그 이후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악화됐다”고 저간의 사정을 알렸다.

문 운영위원장은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장례위원회에 속한 단체와 개인들이 실무를 해줘서 일련의 절차를 큰 어려움 없이 잘 치르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고는 “고인이 황망하게 빨리 떠나 너무 슬프다”며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을 삭혔다.

이날 최은아 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추도식은 행사 사이사이에 추모영상, 약력소개와 추도시 낭독,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서우영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으며, 서해성 시인이 추도시를 낭독했다.

‘우리 시대의 호걸’이라는 제목의 추도시를 낭독하고 있는 서해성 시인.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서해성 시인은 ‘우리 시대의 호걸’이라는 제목의 추도시에서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 때 고문하는 신군부 수사관에게 왜 이런 말을 했소. / ‘니들 90년대 통일 대통령 될 사람을 이렇게 패다가 나중에 어쩌려고 이러냐.’ / 그런데 어쩌다 면서기 한 번 못 해보았소.”라고 따졌다.

시인은 계속해서 “어째서 어째서 가막소를 그리도 자주 갔소. 베를린 남북 해외실무회담 남측 대표로 / 범민족대회로 / 바르샤바 남북회담으로 / 또 무얼로 쫓겨다녔소. 짧은 한 생을 줄기차게 가막소와 수배와 항쟁으로 산 이유가 대체 뭐요.”라고 재차 따졌다.

이어 시인은 “내 삶이 노선이다! / 내 삶이 가장 뜨거운 노선이다! / 외치던 혁명가 조성우, 어째서 이렇게 함부로 길을 떠나는 거요.”라고 끝까지 따졌다.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겸 작곡가인 이지상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겸 작곡가인 손병휘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추모공연에는 가수겸 작곡가인 이지상 씨와 손병휘 씨가 나섰다. 이지상 가수는 “백두산 호랑이로 태어났어야 했다”며 고인의 기상을 기리면서 ‘흐린 눈빛으로는’과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두 곡을, 손병휘 가수도 ‘그날이 오면’과 ‘언젠가 우리는’ 두 곡을 각각 열창해 추모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영결식은 22일(수) 오전 10시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진행되며, 영결식 후 오후 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한편, 고인은 18일 오전 9시 34분 서울대병원에서 폐암으로 타계했다.

유족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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