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울린 다른 구호
“내가 사랑하는 시민을 위해 남태령으로”
"윤석열은 다스 시디어스처럼 몰락할 것"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에서 차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구호가 울렸다. 진보당을 비롯한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윤석열 체포를 외친 반면, 일부 극우단체는 차벽 너머에서 탄핵 무효를 외쳤다.

극우단체는 확성기와 나팔로 도발을 계속했고, 반대쪽 집회 참여자가 지나갈 때마다 고성을 질렀다. 경찰은 본 기자에게도 “일부 시민이 시비를 걸 수 있으니 기자증을 패용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진보당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집회 무대 한켠에는 무료로 어묵을 나눠주는 포차가 들어섰고,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커피와 녹차가 준비됐다.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시끄러워서 발언할 수가 없다”면서도 “우리가 더 고함 세게 지르면서 주눅 들지 말자”며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발언대에 올라선 윤 의원은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있어야 할 곳은 따뜻한 한남동 아랫목이 아니라, 공수처 수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정혜경 의원도 마이크를 잡고 민주주의를 사수한 20, 30 청년, 여성에게 감사함을 전달했다. 정 의원은 “우리는 비정상적인 차별과 소외, 갑질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본인 역시 20대 시절부터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단결해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함께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살다 보니 지금 국회의원이란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 30 여성분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광장에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비호하는 집권 여당에 분노하며 이 자리에 모인 시민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시민 발언도 돋보였다. 서울예술대에 재학 중이라는 김예담 씨는 “원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박한 파티를 꾸리고, 멀리 사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따뜻한 연말을 보낼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란 자가 노동자를 탄압하고, 예술인 억압하고, 소수자를 짓밟으며 시민을 모욕하던 자가 계엄을 일으켰다”고 분노했다.

“12월 3일 국회에서 밤잠을 설쳤고, 크리스마스 영화 대신 뉴스에 쏟아져나오는 모욕적인 언사들을 들었고, 남태령을 뛰어나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내 삶을 긍지를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그래야 했다. 내가 사랑하는, 억압받는 사람들과 시민들의 삶을, 긍지를 존엄을 지키기 위해 그래야 했다”고 말했다. 

스타워즈 팬이라고 밝힌 고등학생 김민욱 군은 “스타워즈의 중요한 주제는 차별과 혐오를 내세우는 잘못된 권력을 시민이 연대해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스타워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별과 혐오의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반면 우리의 연대는 반란 연합이 제국을 무너트린 것처럼 잘못된 권력을 무너트리고 있다”고 응원했다.

이어 “계엄 당시 국회로 달려간 시민, 농민과 연대를 위해 남태령에 달려간 시민들은 두려움을 꾹 참고 데스스타 앞으로 달려간 온 은하계의 시민과 똑같다”며 “윤석열은 시민들에 의해 몰락한 황제, 다스 시디어스처럼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진보당 윤석열 체포 촉구 대회 ⓒ 김준 기자

 김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