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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여기 자리 있어요(?)”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74] “여기 자리 있어요(?)”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4-12-30 06:20:53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우리말을 연구하면 할수록 어려움을 느낀다차에서 “00가 5연패 했습니다라는 말이 나오니까 옆에 앉은 사람이 다섯 번 내리 패()한 것으로 인식했다실제로는 다섯 번 내리 우승한 것을 말하는 중이었다오연패(五連覇)였다으뜸 패(자와 패할 패(자가 같아서 생긴 오류다.
 
또 다른 경우도 있다. “나 담배 끊었어라고 할 때는 금연한 것을 말하는데지하철에서 엄마와 통화 중에 학생의 말에서 엄마나 학원 끊었어라고 할 때는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표를 끊었다는 말이다물론 학원에 다니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을 수 있다아내와 함께 실소를 지었다우리말의 의미가 참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궁금하다.
 
다의어를 넘어서 반의어를 포용하는 것까지 이르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지하철이나 극장에서 여기 자리 있어요(?)”라고 하는 말도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다앉을 사람이 정해져 있다는 말인지내가 앉아도 된다는 말인지여기에 앉지 말라는 말인지 문맥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투덜투덜!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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