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트랙터를 끌고 전남과 경남에서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출발한 전봉준투쟁단이 22일 서울 대통령 관저 앞 진입의 꿈을 이뤘다. 이날 오후 4시 께 서울 초입인 남태령 고개에서 트랙터 행진단을 가로 막던 차벽을 열었다. 대치가 시작된 29시간여 만이었다. 농민들은 동학농민군을 이끌고 한성을 탈환하려 했던 전봉준의 꿈을 130년 만에 이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9일 충남 공주 우금티에서 합류한 전봉준투쟁단은 트랙터를 몰고 다음 행선지인 서울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반전이 시작된 건 청년들과 시민들이 연대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들은 농민들과 밤을 지새우며 농민들과 함께했다. 전농 TV는 유튜브로 현장을 생중계했다. 밤샘 시위 현장에는 핫팩과 닭죽 등 후원 물품이 쇄도했다. 현장을 가지 못하는 시민들이 마음의 후원을 보낸 것이다.
22일 아침이 되자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남태령 고개 현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후 2시께는 주최 측 추산 약 1만 명으로 늘어났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윤석열 체포 구속-농민 행진 보장 촉구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후원 물품도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야당 의원들이 대거 현장을 찾아 경찰과 협상을 벌였다. 윤석열퇴진비상행동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결국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경, 여론에 밀려 차 벽을 열었다. 오후 5시경에는 선두 트랙터가 사당역 사거리에 도착했다. 전봉준투쟁단 등 트랙터 행진단은 오후 6시 40분께 마지막 목적지인 윤석열 대통령이 있는 한남 관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전국 농민들의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을 전달하고 이날 오후 7시가 넘어 해산했다.
전봉준투쟁단을 이끈 하 대장은 "130년 만에 전봉준 농민군의 꿈을 이뤘다"며 "시민들이 불가능했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 [현장] 한남동까지 따라온 남태령 '난방버스'... (왜 날 울려ㅠㅠ) '윤석열 체포·구속' '사회대개혁' '개방농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서울로 향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이 2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진입한 가운데 전날 밤부터 남태령 촛불 시민들을 지원했던 난방버스도 한남동까지 따라왔다.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는 전날인 21일 오후 서울로 들어서는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경찰에 막혔다. 계속해서 경찰이 길을 터주지 않자 트랙터는 36시간 넘게 남태령고개에서 대기했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했던 2030 여성 등 시민들이 결합해 경찰에게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서 먹을거리와 핫팩 등 보온용품과 쉴 수 있는 난방버스 등이 쇄도했다. (기획: 박순옥 기자, 촬영: 권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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