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24년 12월 2일 월요일

[작문 비법: 4장 어문어법으로 무장하라] 1. 어문 지식 습득은 퇴고의 기본

 

[작문 비법: 4장 어문어법으로 무장하라] 1. 어문 지식 습득은 퇴고의 기본

  • 기자명 김웅식 
  •  
  •  입력 2024.12.03 06:19
  •  
  •  댓글 0
    •  

    [편집자 주] 글을 쓰기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문제는 글쓰기에서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머리와 손에 잔뜩 힘을 주게 되면 글이 잘 풀려나오지 않는다. 글을 억지로 짜내려 한다면 고통만 연속될 뿐이다. 글쓰기는 한마디로 말하면 초안을 바탕으로 퇴고를 반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월드투데이>는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적어 나가는 '자유연상법'을 활용한 작문 비법을 소개한다.


    사진=픽사베이
    [김웅식 <난향 바라기> 저자] 퇴고 과정은 전투에 비견된다. 버릴 문장과 살릴 문장을 구분해 글을 수정해야 하고, 글 가운데 전체 글에 도움이 되는 아군과 방해가 되는 적군을 가려서 취사선택해야 한다. ‘퇴고 전투’에 나설 때 어문 지식은 총알에 해당한다. 어문법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춰야 퇴고를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어문 지식 습득은 글쓴이의 기본적인 자질에 속한다. 총알을 챙기지 않은 군인은 병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받듯이 어문지식이 없는 사람은 글쓴이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글을 잘 고치려면 무엇보다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바르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어야 제 나름의 멋진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 아무리 기교를 부려도 음을 정확하게 듣지 못하면 바이올린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이 없으면 훌륭한 문장을 쓰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우리 말글에 대한 기본소양은 중요하다. 언어는 사회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한 바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 약속의 내용이 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초고는 시간을 두고 수정해 나가야 한다. 서두른다고 좋은 글이 나올 수는 없다. 오래된 장맛이 진하고 좋다는 말이 있듯이 글도 어느 정도 묵혀 둬야 제대로 된 글이 나온다. 즉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자기가 쓴 글을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데, 내가 쓴 글이라고 의식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수정이 힘들고 그게 그것인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퇴고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초고 작성 과정에서 소홀히 여겼던 어문법에 따라 말글을 다듬는 것이다. 초고 작성 때는 표준어, 맞춤법, 띄어쓰기 등 어문법에 대해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 이제 퇴고 과정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초고를 작성할 때는 어문법을 생각하지 말고 글을 쓰라고 말하는데, 이 말을 오해하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결단코 어문법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고, 초고를 쓸 때는 무엇을 쓸 것인지 그 내용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물론 출판의 경우 편집 전문가가 교정을 볼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퇴고 과정에서 저자가 직접 수정 보완하는 게 옳다. 

    평소 우리 말글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은 학습을 통해 쌓아야 한다. 이게 글을 잘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바탕이 된다. 물론 초중고 시절, 아니면 대학에 가서 우리 말글에 대한 어법이나 작문법을 공부할 수 있다. 개중에는 쉽게 쓰는 말글이니 공부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국어문법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말하는 것과 문자로 표기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말하는 것처럼 글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 정복하지 못할 어문법은 없다. 

    ◆ 어문법도 사회적인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가능한 한 지켜져야 한다

    우리 말글을 제대로 아는 것과 글쓰기하고는 밀접한 관계가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이치에 어긋나고 틀린 생각이다. 실례로 프랑스에서는 신문사 교열기자들이 오랜 기간 글을 다듬는 일을 하고 난 뒤에 취재부서로 발령받아 기사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은 자기 말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지대하다고 한다. 프랑스어가 아름답고 예술적인 언어라는 평가를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 말글에 대한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초중고 12년 동안 국어를 배웠고, 우리말을 쓰는 데 문제가 없으니 어문법을 애써 익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좋은 글, 올바른 글을 쓰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법규를 위반하면 그것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다. 사회적인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제재를 받는 것이다. 어문법도 사회적인 약속이라는 측면에서 가능한 한 지켜져야 한다. 만약 ‘나는 내 나름의 어문규칙을 사용하겠다’는 아집으로 글을 쓴다면 사회로부터 비난받고 고립될 것이다. 물론 일부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어문 파괴’의 암호 같은 글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그것은 아주 예외적인 일이다. 일반 대중을 염두에 두고 쓰는 글이라면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라는 인식으로 어법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 어문규칙을 무시한다면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사회통합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출처 : 월드투데이(https://www.iworldtoday.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