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371] ‘쓸개가 커라!’
필자는 제자들에게 “강하고 담대하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이렇게 ‘담대하라’라는 말을 하지만 학생들이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갑자기 의문이 생겼다.
‘담대(膽大)하다’는 말은 ‘쓸개가 크다’는 말인데, 그것이 어떻게 ‘배짱이 두둑하고 용감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담대하다’라는 용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한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 쓸개는 ‘명예와 자존심의 상처로 인한 분노를 주관한다’고 한다. 자존심이나 용기 등의 감정이 쓸개와 연관되어 있다는 말이다. 흔히 비굴한 사람을 일컬을 때 ‘쓸개 빠진 놈’이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한의학적 소견과 궤를 같이한다.
요즘은 담낭 절제 수술을 한 사람이 많아서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담이 약하면 우유부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말은 두려움이나 충격을 느낄 때 간과 쓸개가 차가워진다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유래한 것이다(‘생명사랑 청솔정 snccsj.com’에서 인용).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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