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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5일 화요일

뉴스토마토 명태균 게이트 취재기 "핵심은 김건희 공천·국정 개입"

 

[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박현광 뉴스토마토 기자

  •  기자명이영광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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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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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5.02.26 08:42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지난 24일 김건희-명태균 통화 녹취가 공개돼 또 한번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IN>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 최근 명태균 사건은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고 명태균 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은 세 개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다. 뉴스토마토에서 명태균 게이트를 처음 보도한 지 5개월 만이다.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특검 필요성은 지난해 11월쯤부터 제기됐지만 12‧3 내란 사태로 인해 밀렸다가 이제 발의된 것이다. 명태균 사건을 최초 보도한 박현광 뉴스토마토 기자는 ‘명태균 특검법’ 발의하기까지 과정을 어떻게 봤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19일 서울 국회의사당역에서 박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박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명태균 게이트'를 첫 보도한 2024년 9월5일자 뉴스토마토 지면 1면 (이미지=뉴스토마토)
'명태균 게이트'를 첫 보도한 2024년 9월5일자 뉴스토마토 지면 1면 (이미지=뉴스토마토)

명태균 게이트를 처음 세상에 알린 기자로서 특검법 발의된 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명태균 게이트 취재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습니다. 명태균 게이트로 인해 윤석열 김건희 정권이 궁지에 몰렸고 이후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그게 윤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고 지금 명태균 특검법이 발의됐죠. 기자들에겐 자신의 기사가 세상에 변곡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있는데 이 정도까지 반향이 있다 보니, 한편으로는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가끔 무섭기도 하고 또 당연히 뿌듯하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는 뭐라고 해요?

“이렇게 큰 기사를 쓰고 나면 다들 고생했다거나 유명해졌으면 좋겠다고 해요. 근데 제 가족들은 아직도 걱정을 너무 많이 합니다. 왜냐하면 비상계엄 때 보셔서 알겠지만, 언론인이나 정치인을 수거 대상으로 삼고 실제로 살해하려고 했던 정황들이 나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친한 지인이나 가족들은 몸조심하라는 말을 진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명태균 게이트는 어떻게 취재하게 된 건가요?

“8월 중순쯤 저희 편집국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천하람 의원이 무슨 얘기를 했냐면, 지난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중진 의원에게 텔레그램 통해 지역구 이동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메시지를 본인이 봤다는 정도까지만 얘기한 거예요.”

박현광 뉴스토마토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박현광 뉴스토마토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그 당시 천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나온 상황인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역으로 추산해 보면 본인이 칠불사에 가서 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본 거죠. 근데 저희에게 얘기할 때만 해도 김영선 전 의원이나 칠불사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식사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얘기 듣고 제가 취재를 시작한 거죠.”

취재는 어디부터 시작했나요?

“천하람 의원이 알고 있다면 같은 당의 사실상 당수인 이준석 의원도 관련 내용을 알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준석 의원과 가깝게 지냈던 터라 솔직하게 물어봤죠. 그랬더니 이준석 의원이 칠불사 관련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첫 보도 이전에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뉴스토마토에서 큰 거 나올 거라고 얘기했잖아요. 어떻게 된 상황인가요?

“처음에 장성철 소장이 한남동과 창원에 먹구름이 낀다고 얘기했을 때는 저희와 소통하지 않았어요.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장 소장이 먼저 얘기했던 건데 그게 상황이 맞아떨어졌죠. 사실 뉴스토마토가 매체력이 강한 매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장성철 소장과 모종의 제휴관계를 맺었던 건 사실입니다.”

내란 사태가 일어나면서 명태균 게이트가 묻히기도 했는데 그땐 어땠나요? 아쉬웠을 것 같은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비상계엄 터지고 난 다음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거든요. 물론 나름대로 취재를 계속했지만, 명태균 게이트 집중할 때는 제가 주말도 없이 한 3시간씩 자면서 일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계엄 사태가 오히려 저의 건강을 챙겨줬죠.”

(왼쪽부터)김건희, 명태균, 김영선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김건희, 명태균, 김영선 (사진=연합뉴스)

첫 보도 나가고 김건희 여사 녹취 존재 여부가 관심이었잖아요. 장성철 소장은 있다고 얘기했는데 안 나왔어요. 증거 확보 안 하고 기사를 먼저 낸 건가요?

“그 부분도 편집국 내부에서 논박이 있었습니다. 저도 텔레그램 확보하고 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었어요. 근데 마지막 결정은 편집국장의 몫이죠. 편집국장은 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기사가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저도 그 판단을 따랐어요. 다만 그런 건 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제보자 중에 D 씨라고 있었는데, 그분이 텔레그램을 가지고 있었고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였기 때문에 보도를 했습니다. 그 뒤에 텔레그램을 확보 못 해서 난감했었지만, 강혜경 씨를 만나면서 명태균 녹취록이 확보돼서 텔레그램은 무의미해진 상황이 됐죠.”

보도가 나가고 11월 초에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떻게 봤어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은 명태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죠. 그때 녹취록이 나온 상태인데도 그걸 부정했었잖아요. 기자회견 보면서 이분이 굉장히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비상계엄으로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죠. 당시에는 더 열심히 취재해서 빼박 증거를 가져다 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12‧3 내란 사태가 명태균 게이트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저도 그 외 다른 요인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동안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의혹들은 계속 감시해 왔죠. 새로 생긴 충격이 있어야 비상계엄이라는 걸 설명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명태균 게이트라고 생각하죠.”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4년 11월 27일 국민의힘 당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 당 사무실의 모습(연합뉴스)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4년 11월 27일 국민의힘 당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 당 사무실의 모습(연합뉴스)

명태균 씨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오라 가라 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국민의힘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명태균 씨가 특검 시작되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국민의힘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님들, 나한테 빨리 와서 거래를 하세요’라는 메시지라고 봐요. 저는 명태균이 끝끝내 민주당에 협조하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의 황금폰이 열렸을 때 이제까지 해왔던 범죄 혐의들이 늘어날 거거든요. 그것을 오롯이 감당해야 할 텐데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봐요.

본인이 살길은 보수 정권의 재창출이거든요.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대선 후보는 이준석 의원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보수 정당이 살아나야 본인도 살아날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 입장에서 민주당에 협조한다?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명태균 씨가 특검 주장하는 건 강혜경 씨 부분에 대한 것 같은데 의도가 있을까요?

“비슷한 맥락인데 명태균 씨는 지금 정치자금법만 기소가 돼 있는 거거든요. 정치자금법에 대해 강혜경 씨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면 본인은 처벌 안 받거나 처벌을 받더라도 형량이 줄 겁니다. 그래서 지금 명태균 씨가 민주당에 얘기하는 건 강혜경 씨에 대한 공익제보자 신분을 없애든지 등 모종의 거래를 하려는 거고, 그렇게 하면 특검에 협조하겠다는 전략을 쓰는 거라고 생각해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뭐라고 보세요?

“저희 첫 보도는 명태균 게이트가 아니고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이었어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혹은 비선으로서의 국정 개입이죠.”

10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0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첫 보도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이었지만 후속 기사에서 길을 잃었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아니죠. 오히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사건보다 더 큰 맥락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명태균이라는 사람을 비춰줌으로써 김건희 여사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국민의힘의 의원들까지 다 엮여 있단 점이 드러났잖아요.

이 사람들은 국민의 봉사자로서 국회의원이 되거나 권력 잡으려고 했던 게 아니라 권력 자체가 ‘목적’이 된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권력 욕구와 사적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라는 걸 명확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명태균이란 민간인에게 청탁을 하고 여론조사 조작하는 걸 알면서도 도움 구하는 정황들이 계속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명태균을 비춤으로써 지금의 정치권, 특히 여권의 욕망덩어리 실체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혀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7일 검찰이 중간수사 결과 발표할 거라고 예고했지만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다는 내용뿐이었어요.

“맞습니다. 지금 창원지검은 사실상 정치자금법만 수사하고 있는 거거든요. 다른 수사도 했지만, 실제로 사건을 맡은 건 정치자금법이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에 대한 수사 내용만 우리가 발표할 거야’라는 입장입니다. 근데 창원지검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특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지검이 수사는 제대로 했나요?

“제가 파악하기로는 창원지검의 수사는 다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창원지검이 명태균의 황금폰도 확보했고 그 내용들을 다 파악했는데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권한을 넘어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그래서 명태균 특검을 통과시켜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6당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명태균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6당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명태균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관심 가는 사안 중 하나는 중앙지검에서 김건희 여사를 소환할 것인가 같아요.

“저는 빠르게 특검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지검은 시간 끌기하면서 한다고 해놓고 안 할 수도 있죠. 지금 중앙지검은 만약에 정권이 넘어갔을 때 기소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들의 존재감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저렇게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게 시간 끌 기회를 줄 필요 없이 빨리 특검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 공개 소환조사한다고 해도 의미 없다고 보세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예전에 출장 조사도 했었잖아요. 소환하더라도 그렇게 강도 높게 수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 말씀드리지만 빨리 특검을 해서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봐요.”

17일 명태균 씨 측에서 김건희 여사와 총선 전 통화 내용을 공개했어요. 김상민 검사 공천 내용이죠. 녹취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공개했을까요?

“그 부분은 텔레그램 전화로 통화해서 녹음은 안 돼 있다고 봐요. 명태균 씨가 그 내용을 공개한 것 또한 시그널이라고 생각해요. 뭐냐면 그 대화에 김상민 검사가 나오는데 그때 당시 창원 의창구에 거론됐던 후보가 김상민과 지금 당선된 김종양 의원 그리고 김영선 의원이었거든요. 후보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어요.

무슨 말이냐면, 윤핵관은 김종양 의원을 밀었고 김건희 여사는 김상민 검사를 밀었고 명태균은 김영선 의원을 밀었지 않습니까? 그 암투 속에서 김종양 의원이 후보자가 됐단 말이죠. 그러면 그 암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을 거고, 그 암투와 관련된 내용이 공개됐을 때 곤란해질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명태균 입장에선 1타 쌍피인 셈이죠.”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주목되는 게 황금폰에 담긴 내용인데.

“저는 사실 황금폰 내용을 더 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더 턴다고 하면 명태균과 관련된 이권 개입 그리고 이권 개입 과정에서 저질렀던 범죄들, 또 국민의힘 의원들의 범죄 혐의가 더 나올 거로 생각해요.

무엇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된 증거들이 나올 겁니다. 그렇게 되면 홍준표 시장도 문제가 될 거고요. 왜냐하면 당원 명부를 명태균 씨에게 전달한 게 홍준표 시장 측이니까요. 그리고 이준석 의원도 대단히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오세훈 시장이나 홍준표 시장은 나올 게 없으니 특검 하라고 주장하는데.

“이렇게까지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해요. 이들이 명태균 씨와 관계가 있다는 근거는 이미 명확하게 나와 있고 앞으로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본인들이 인정하면 정치 인생이 끝나는 거잖아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이들이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는 것 자체가 마음이 급해서인 거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대선주자로 나와야 본인들에게 제기된 의혹 물타기가 되거든요. 즉 지금 대선 출마 의지를 내보이는 것 자체가 본인들과 관계있다는 걸 방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명태균 게이트 관련해 취재 계획이 있을까요?

“명태균 게이트 관련해서는 마무리를 지으려고 해요. 그래서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책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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