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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장동혁 대표님, “독도는 일본땅”도 역사해석의 다양성일까요?

 

[기고] 장동혁 대표님, “독도는 일본땅”도 역사해석의 다양성일까요?

4·3 역사왜곡과 제주도민 모욕 영화 ‘건국전쟁2’ 관람을 규탄하며

  • 정근효 진보당 제주시갑지역위 공동위원장10대 청소년들의 극우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조롱하고, 배척하는 등 혐오가 놀이처럼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말과 행동으로 가득 찬 영상과 게시물이 많은 청소년에게 전달되며, 왜곡된 세계관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남성 학생들의 교실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학벌 서열에 따른 차별,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 비하, 페미니스트와 중국인 혐오, 심지어 공산주의 국가나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감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가며, 놀이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와 조롱이 너무 흔해서, 이제는 그런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 연휴인 7일 서울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청년들과 '건국전쟁2'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역사왜곡이 심각한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영화 관람 후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존중"을 언급했는데, 뼈아픈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시도에 '다양한 관점'이라는 그럴싸한 표현을 붙여, 무책임함을 드러냈습니다. '건국전쟁2'는 강경 토벌의 임무를 부여받고 제주도로 건너온, 이른바 '제주도 초토화 작전'의 시발점인 인물 박진경을 그린 영화입니다. 박진경 연대장 재임 기간에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제주도민 5,000여 명이 공산주의자 또는 부역자라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그중 상당수가 학살된 객관적인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박진경을 미화하는 이 영화는 제주 4·3의 진실을 모욕하고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영화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민들과 4·3 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저도 함께 분노합니다.

    4·3희생자유족회를 비롯한 도내 52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제주4·3 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4·3평화공원까지 찾았으면서도 끝내 희생자들과 유족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던 대선후보로도 부족해 4·3 왜곡에 앞장서는 영화까지 두둔하는 정당이라면, 그 끝은 극우세력을 제외한 국민에게 외면받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4·3의 당사자인 제주 유족들의 입장에도,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역사 해석의 자유', '문화적 자유'라며 궤변을 반복했습니다. 심지어 '건국전쟁2'를 함께 관람하자고 합니다.

    이런 기사를 보고 한 친구가 저에게 "그럼,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하는 것도 역사해석의 자유니까 존중되어야겠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어디선가는 "건국전쟁이 뭐가 문제냐, 빨갱이들의 공산폭동이 4·3 아니냐"라는 역사왜곡과 혐오가 가득한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10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이 혐오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가 된 현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점점 더 극우로 치닫고 있다는 장동혁 대표와 제주도당의 행보를 꼬집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걸 바라신 겁니까?

    10대 청소년들의 극우적 사고방식은 결코 개인적 일탈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성 정치권, 특히 제1야당이라는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언행이 왜곡된 가치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단순한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발언과 행동을 해야 하지만, 혐오와 역사왜곡을 서슴지 않으며, 청소년들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역사왜곡 발언은 혐오와 조롱을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세태를 더욱 공고히 할 뿐입니다. 청소년들의 우려스러운 흐름에 정치권이 나서서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필자를 비롯한 진보당 제주도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사 앞에서 장동혁 대표는 ‘건국전쟁2’ 관람과 역사왜곡 언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진보당 제주도당 제공

    건강한 시민의식과 비판적 사고 능력이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에게 권력을 가진 이들이 거짓된 역사를 들이민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질문을 이 사회에 던질 수 있겠습니까? 미래의 주역이라 말하는 청소년들이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외면하고 편협한 극우적 사고에 매몰된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붕괴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과연 이런 정당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올바른 가치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혐오를 방조하며, 청소년들의 극우화를 방관하는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가? 답이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고,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국민적 심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혐오를 놀이처럼 여기는 청소년들의 문화가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 되며, 이를 더 부채질하는 국민의힘은 해체돼야 합니다.

    편집자주
    필자는 만 18세 청소년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진보정치인입니다. 제주도민으로서 장동혁 대표의 건국전쟁2 관람을 비판하는 주장을 기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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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 2025-10-15 18: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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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5-10-15 18: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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