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나치독일의 길로 질주하는 미국, 그 끝은 어디?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10/30 [08:30]

미국 사회가 급격히 파시즘에 빠져들고 있다. 

 

많은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나치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다. 

 

▲ “트럼프/펜스 불법 파시스트 정권”.  © 찰스 에드워드 밀러



 

흥미로운 건 현 부통령인 JD 밴스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장관도 한때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 부르며 비판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미국의 히틀러’ 트럼프와 손을 잡았다는 건 결국 미국에 파쇼 정권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꼴이다. 

 

트럼프 정부의 파쇼 정책들을 나치독일과 비교해 보자. 

 

독재

 

히틀러는 권력을 쥐기 위해 1933년 수권법을 제정, 의회의 입법권을 행정부로 이관하고 헌법 위에 올라섰다. 

 

히틀러는 이 법을 활용해 나치당 이외의 정당을 해산하고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박탈하는 등 민주주의를 파괴한 끝에 총통이 되었다. 

 

트럼프 역시 자기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사법부를 짓밟으며 야당인 민주당을 탄압하는 등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트럼프는 군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면서 전형적인 군부독재의 모습을 보였다. 

 

법원이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으며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센 도시만 골라서 군대를 투입해 폭동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미국판 계엄령’에 해당하는 반란법 발동도 경고하고 있다. 

 

1807년 제정된 반란법은 대통령이 심각한 내란이나 폭력 사태를 이유로 연방군을 국내 치안 유지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는 법원이 시위 진압에 군대를 투입하면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리자 “반란법이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계속 (범죄에 의해) 살해되거나, 법원이나 주지사, 시장이 우리를 막는다면 반란법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법원이 이민자 추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추방을 강행했고 중단 명령을 내린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기간 자신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보복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의 독재 행보에 야당 의원들의 수모도 이어진다. 

 

트럼프 2기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이 있던 지난 3월 4일 트럼프에게 항의하던 앨 그린 하원의원은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대통령 연설 중 야당 의원의 항의는 흔한 일이지만 강제로 퇴장당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또 6월 12일에는 불법 이민자 단속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던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장관에게 질문하던 알렉스 파디야 상원의원이 경찰에게 체포당해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는 아예 대놓고 선거에서 지면 승복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부정선거이므로 헌법 일부를 폐지할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대통령 취임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하는 등 자신이 독재자임을 숨기지 않았다. 

 

또 헌법에 금지된 3선 도전을 공공연히 예고한다. 

 

트럼프는 지난 3월 NBC방송과 전화 대담에서 “3선 도전은 농담이 아니다. 방법들이 있다”라고 했으며 10월 27일에도 기자들에게 “(3선 도전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트럼프의 ‘책사’로 꼽히는 스티브 배넌은 2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대담에서 “트럼프는 2028년에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대안이 있다. 적절한 시기에 그 계획이 뭔지 밝힐 것”이라고 했다. 

 

인종차별

 

나치독일이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주장하며 유대인, 집시, 슬라브족 등 독일 내 소수민족을 차별하고 학살한 건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백인우월주의를 앞세워 유색인종을 차별하고 공격한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강행한 반이민 행정명령의 제목은 ‘미국인을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이었는데 이는 이민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관점이다. 

 

트럼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군대를 동원해 이민자를 추방했으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국경으로 파견해 난민의 입국을 막았다. 

 

또 외국인 등록에 관한 새로운 대통령령을 발표해 이민자를 ‘2등 시민’으로 취급했다. 

 

새 대통령령에 따라 14세 이상 외국인이 30일 이상 체류하려면 지문을 등록해야 하며 18세 이상이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또 불법 이민자에 관대한 이른바 ‘피난처 도시’에 연방 자금을 제한하였다. 

 

또 유색인종의 시각을 교육 내용에 포함하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교육을 백인에 대한 혐오, 역차별주의 등으로 공격하면서 관련 서적을 공립학교에서 제거했다. 

 

트럼프는 DEI 교육을 수용한 교육부를 아예 없애기 위해 교육부 공무원을 절반 가까이 해고했으며 교육부 해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도 했는데 이는 의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또 DEI 교육 중단이나 친팔레스타인 시위 중단에 협조하지 않는 하버드대를 본보기로 탄압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하버드대에 유학생 등록을 금지하고 총 40억 달러에 달하는 연방 보조금과 연구 계약을 취소했다. 

 

군국주의

 

히틀러는 베르사유 조약을 파기하고 독일 재무장에 열을 올려 주변국을 침략하더니 끝내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트럼프 역시 국방비를 올리고 주변국에 눈독을 들였다. 

 

트럼프는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칭하고 군비 확장을 하며 전쟁 준비를 한다.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방예산을 승인할 것”이라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장관은 “조만간 사상 최초로 국방예산 1조 달러 실현”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또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를 침공할 것 같은 분위기를 띄우고 캐나다를 향해 합병을 운운했으며,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등 주변국을 위협했다. 

 

현재는 미국 최대 항모전단을 투입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극우반공

 

히틀러는 공산주의세력이 국가 붕괴 음모를 꾸민다며 탄압했다. 

 

트럼프 역시 ‘좌파 척결’을 외치며 극우반공을 선동한다. 

 

트럼프는 2023년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 집회에서 “우리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그리고 우리나라 안에서 해충처럼 살아가는 급진 좌파 깡패들을 근절하겠다고 맹세한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하고, 선거에서 부정을 저지르며,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미국과 미국 꿈을 파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다”라고 했다. 

 

또 트럼프는 극우 선동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이용해 9월 22일 반파시즘 단체인 안티파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이 자국 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폭동 선동

 

히틀러가 전국적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계기는 1923년 뮌헨 폭동이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2020년 4월 미시간주 의사당 습격 사건,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을 선동하는 등 여러 차례 폭력과 폭동을 미화하고 선동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자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참가자들을 사면해 주기도 했다. 

 

파시즘의 배경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독일은 극심한 경제 위기에 빠졌는데 이는 나치당이 인기를 끄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현재 미국의 심각한 경제 위기는 파시즘 부활의 핵심 배경이다.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기간에도 파시즘이 창궐한 경험이 있다. 

 

▲ 1939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친나치 집회에는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출처: 미국 전쟁부]


그러나 파시즘으로는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마약처럼 일시적으로 위기를 잊게 할 뿐이다. 

 

나치독일이 결국 자멸의 길로 간 것처럼 미국이 파시즘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결국 나치독일의 뒤를 따라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