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기 내각 청문회 시작
김해정기자- 수정 2025-07-14 08:30
- 등록 2025-07-14 05:00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및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특혜·갑질 전력, 입시·취업 비리 연루, 논문 표절 등을 7대 낙마 기준으로 제시한 국민의힘은 보좌진 상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이 제기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벼르고 있다. ‘전원 통과’를 자신하는 여당은 논란이 된 후보자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보고 나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닷새간 하루 3~5명의 청문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데다, 청문회 때마다 불거지는 자료 제출 지연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야당이 요구한 증인·참고인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정치공방만 있는 김빠진 청문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명의 청문회가 이어지는 ‘슈퍼위크’ 첫날인 14일에는 강선우(여성가족부)·배경훈(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재수(해양수산부)·정동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4명의 청문회가 열린다. 날 선 공방이 예상되는 건 보좌진 상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다.
강 후보자는 최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여당 보좌진에 자신이 지난 5년간 보좌진 46명을 교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46명은 개인별 직급 변동 내용을 포함해 동일인이 중복되는 누적 숫자로, (면직 보좌관 실제 수는) 28명이며 이는 통상의 범위”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강 후보자의 행태는 과거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갑질보다 훨씬 심각한 쓰레기 갑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배경훈 후보자에 대해 2003년 전문연구요원 복무 당시 근무를 부실하게 했다는 의혹, 전재수 후보자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대전·서울에 있는 업체로부터 이중으로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 정동영 후보자는 배우자가 태양광발전소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편법 쪼개기’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문회 때마다 논란이 된 후보자들의 자료 제출 지연은 이번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이 취합한 자료 제출 현황을 종합하면, 강선우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요구한 자료 216건 중 84건(39%)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동영 후보자는 상임위원회 의결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자료 중 33.2%(1332건 중 443건)를 내지 않았다. 채택된 증인·참고인은 강선우 후보자가 2명, 전재수 후보자 1명, 정동영 후보자 0명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자료는 내놓지 않고, 증인은 피하고, 질문엔 침묵한다. ‘청문회 무력화 작전’이 시작됐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전원 청문회 통과’가 목표지만, 이진숙·강선우 후보자의 경우는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고 본다. 눈여겨볼 대목은 두 후보자를 두고 미묘한 기류 차이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어 강 후보자의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에 대해 “악의적인 신상 털기이자 명백한 흠집 내기”라고 엄호했지만,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회에서 소명을 먼저 듣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명이 안 된다면 저희가 한번 더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한 것도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낙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대통령실은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소명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사청문을 통해 소명을 지켜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인사청문에서 국민 의혹이 잘 소명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정 최하얀 고경주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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