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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6일 토요일

“이는 야당이 유력후보인 나를 죽이려는 음모야”


[영화평] 검사외전의 메시지. 이 영화는 ‘픽션’이 아닌 ‘현실’이다.
임두만 | 2016-02-07 09:19:3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설 연휴 첫 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난 그 토요일, 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을 만나러 극장으로 향했다. 우연히 돌리던 텔레비전 채널에서 이 영화가 개봉 후 줄곧 이슈가 되면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개에 끌린 것이다.
© 임두만
이 영화는 6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250만 명을 돌파했다. 7일 영진위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에 따르면 6일 하루에만 무려 93만 8,96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자리한 가운데 개봉 4일째를 맞이한 ‘검사외전’의 누적 관객은 255만 1,423만 명이 되었다.
일단 텔레비전에서 소개된 영화의 줄거리가 괜찮았다. 리뷰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현직검사가 사기꾼을 이용해 누명에서 벗어나려는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나왔다. 주인공은 ‘국제시장’ 으로 내게 낯익은 황정민이란 배우였다. 또 그동안 텔레비젼을 통해 낯을 익힌 강동원이란 배우도 있었다.
저녁 7시30분 시작이라는데 광고가 10여 분을 잡아먹더니 40분쯤 되어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소문이 사실인듯 극장 안은 빈 의자가 없이 가득 찼다. 시작은 여타 다른 영화와 달랐다. 출연진과 스탭을 소개하는 화면이 어딘지 모르게 정돈되지 않은 느낌… 그러나 시작과 함께 몰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영화는 스토리 안에 나를 잡아 가뒀다. 물론 이는 배우들의 현실감있는 연기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에서 낯익은 배우 황정민, 그는 국제시장에서 전쟁 피난민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에 베인 절약이 수전노로 비친 연기로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 눈빛, 행동 하나하나에 담긴 진실성과 현실성, 그럼에도 애절하게 나타났던 인간사랑… 그런데 검사외전의 황정민은 또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한 폭력검사가 ‘피의자를 때려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징역 15년의 형을 받아 감옥에 갇힌 뒤 그 누명을 벗기 위해 사기꾼을 이용한다. 그 사기꾼의 활약에 의해 검사를 감옥으로 보낸 거악이 단죄된다. 영화의 줄거리다. 물론 영화니까 가능한 상상이다. 영화니까 그 거악이 단죄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도 상류층이라 이름한 곳곳에 그 거악들이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폭력시위란 용어에 익숙하다. 시위대의 폭력에 경찰이 부상하고 경찰 장비가 파손되었으며, 이러한 공권력의 무력화를 막기 위해 더 강한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여론몰이는 늘 성공한다. 그래서 결국 '정의롭던’ 시위는 ‘사회안정을 해하는 근절되어야 할 폭력시위’쯤으로 몰려 ‘정의’는 소수의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지난 12월의 서울 도심 시위소식…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백남기 농민의 상황이 기억에도 생생하다.
그뿐인가. 철거에 반대하다 경찰의 강압진압에 밀려 불에 타서 죽은 사망자가 나왔던 용산참사의 시위 주동자들은 긴 옥살이를 했다. 그런데 이 진압이 당당하고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경찰 총수는 국영기업체 장을 거쳐 국회의원에 입후보 한다는 뉴스가 현실이 되었다. 특히 그의 국회의원 출마를 그가 근무했던 공기업 노조원들이 지지한다는 뉴스까지 눈을 어지럽힌다.
검사외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철새 도래지를 개발하여 돈을 벌려는 검은 자본가, 그 철새도래지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과 주민들의 대치, 이 시위의 합법적(?) 진압을 위해 동원된 폭력조직원, 그들의 뒤에 얽힌 검찰 상층부와 집권당이란 거대한 검은 커넥션…이 영화의 얼개를 이루는 핵심이다.
스스로 폭력 검사를 자임하는 정의로운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은 이 검은 커넥션을 벗기려고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런 고군분투 때문에 이 거대한 검은 커넥션이 제거해야 할 명단이 가장 먼저 오른다.
지난 대선과정의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불법 선거운동 사례를 수사하다 낙마한 뒤 지금도 현직으로 돌고 있는 윤석열 검사, 그 검사의 수사를 뒷받침하다 ‘사생아’추문으로 낙마한 검찰 총수 채동욱.
그런데 당시 이들과 반대 자리에서 권력기관의 불법선거를 감쌌다는 의혹을 받은 고위 경찰은 지금 집권당의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이 유력한 지역에서 유력 후보로 활동 중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 환경단체로 위장한 폭력배들의 경찰폭행과 시위진압 경찰의 사망… 이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된 폭력배는 그러나 이미 검은 커넥션이 버리기로 한 카드다. 이 카드는 검은 커넥션을 벗기려는 변재욱 검사를 함께 보내는 카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카드는 멋지게 조합되어 결국 변재욱 검사는 수사 중 피의자를 죽인 검사가 되어 징역 15년을 받는다. 물론 이 카드를 성공시킨 고위검사와 검은 커넥션 안의 핵심들은 성공가도를 질주한다. 채동욱과 윤석열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검은 커넥션들의 성공이 떠오른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이 현실과 다르다. 이 검은 커넥션을 보기 좋게 깨는 것이다. 그도 한 어설픈 사기꾼에 의하여… 그 안에 들어 있는 페이소스와 개그가 던지는 의미는 그냥 웃음으로 종결 지을 것이 아니다.
앤딩크래딧이 다 올라가도록 관객 거의 전부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한 전율… 마지막에 자신의 모든 죄가 밝혀졌음에도 그 거악의 화신이 던지는 외침 “이는 야당이 나를 죽이려는 음모야” 이 영화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그래서 나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유독 많은 법조인들이 국회의원직에 출사표를 던지고, 언론은 이들을 ‘새피’라고 소개하며 각 정당의 영입인사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다. 무슨 검사, 무슨 판사… 특히 고위직 검사와 대법관을 지낸 이는 ‘더 훌륭한 인재’쯤으로 포장되어 무려 ‘험지차출론’의 대상으로 추켜세워진다. 그가 공직후보자 청문회도 서지 못하고 낙마한 대상임에도… 이들이 만약 검사외전을 관람한다면 이 영화를 그냥 ‘영화니까, 영화적 상상력으로 뭔들 못해?’라고 웃으며 넘길 수 있을까.
그래서다. 나는 이 영화가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1,000만이 아니라 1,500만도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선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 같은 검은 커넥션이 움직이면서 금수저와 훍수저의 차이를 더 강고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므로…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하여 권력 안에 담긴 진실을 조금이라도 인식할 수 있도록 영화는 더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괜한 조바심이 들기도 했다. 혹시 이 영화가 불편한 권력의 이러저러한 압력에 이 영화가 조기 종영되는 불상사가 생기지는 않을 것인지 하는 조바심이 그것이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86 

2016년 2월 5일 금요일

"호남 타령 그만하고, 영남 너나 잘하세요!"


[4.13 호남의 선택] 장은주 교수에게 묻는다
윤중대 호남 누리꾼| 2016.02.05 13:58:40
오는 4.13 총선 또 2017년 대선에서 호남 민심은 어디로 갈까요? 호남 주민은 대대로 선거에서 이른바 '민주 후보'와 야당에게 몰표를 던졌습니다. 1997년의 정권 교체로 탄생한 김대중 대통령,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기적 역시 호남이라는 '상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남의 몰표는 정작 자신이 대통령으로 만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도 조롱을 당했죠("호남이 날 좋아서 찍었느냐,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지"). 하지만 호남은 또 2012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로 나온 '영남 출신'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습니다. 아시다시피 그와 야당은 정권 교체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야권은 분열했습니다. 

지금 호남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호남의 토호-엘리트 등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으로 이미 분열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현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호남의 보통 사람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 틈에 정의당, 녹색당과 같은 진보 정당이 굴기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요.

김욱 서남대학교 교수의 도발적인 책 <아주 낯선 상식>(개마고원 펴냄)과 이에 대한 장은주 교수의 역시 도발적인 칼럼을 계기로 '호남'을 둘러싼 날선 공방이 <프레시안> 지면에서 진행 중입니다. '호남의 선택'을 둘러싼 이모저모는 프레시안 옴브즈만을 비롯한 여러 독자가 직간접적으로 공론화를 요청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관련 기사 : 호남이 '세속화' 되어야 한다고?(장은주)선거 전엔 '호남 몰표'! 선거 후엔 '호남 없는 개혁'?(김욱)) 

장은주, 김욱 교수의 글에 이어서 자신을 "호남 누리꾼"이라고 소개하는 윤중대 씨의 역시 도발적인 기고를 싣습니다. <프레시안>은 이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를 언제든지 환영합니다(tyio@pressian.com). 

장은주 교수는 그의 글에서 "지금과 같은 시대에 민주공화국의 서로 다른 지역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도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대립과 갈등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인지"라고 말하면서, 영남의 지역 패권주의나 호남에 대한 차별이 없다는 듯한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호남이 영남 패권주의에 포섭(?)"되었다면서 영남 패권주의의 존재를 긍정한다. 

이렇게 같은 글에서 동시에 다른 주장을 하는 장은주 교수에게 정식으로 묻고 싶다. 영남 패권주의가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영남인이 정치, 경제, 사회의 각 부분에서 지도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장은주 교수가 말하는 '사회과학'의 도구를 빌리지 않아도 금방 확인이 되는, 거의 객관적인 사실이다. 지금껏 1960년 이래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7명의 대통령이 모두 영남 출신이었다는 사실처럼 말이다. 박근혜 정부 역시 영남인이 주도권을 쥐고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삼성을 위시로 한 재벌 역시 영남 출신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영남인이 특별히 우수하거나, 혹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성실히 노력했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는, 이른바 '노오력' 론이다. 영남이 잘나고 우수해서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니 이는 부당한 패권이 아니라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이러한 사상을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곳이 있으니, 다름 아닌 대구에 본사를 둔 인터넷 사이트 '일베'다. 

다른 하나는 흔히 말하는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카르텔 개념을 빌려와 영남 지역성이 박정희 정권 이래 강고한 네트워크로 작동해 지역 패권을 형성해 왔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장 교수가 "씁쓸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하는 김욱 교수의 <아주 낯선 상식>(개마고원 펴냄)이라는 글의 기본 전제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영남 패권의 주요한 작동 기제인 '호남 왕따(혹은 영남-경기·충청·강원-호남의 층위를 갖는 유사 지역 카스트) 체제' 역시 동시에 논해진다. 

장 교수가 일베의 '노오력 영남'주의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연 카르텔의 한 전형으로 '영남 패권주의'라는 해석에는 거의 경기에 가까울 정도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니면 혹시 장 교수는 그 모든 영남 편향, 영남 독식의 현상이 단지 수학적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진실은 장 교수 본인만이 알 것이다.

새누리당 천지를 만든 이들이 누구인가? 그 고통은 누가 받고 있나?

▲ <아주 낯선 상식>(김욱 지음, 개마고원 펴냄). ⓒ개마고원
아무튼, 영남 패권주의 존재 논증은 이쯤 해두자. 말이야 바른 말이지, 호남인 입장에서 영남 패권주의 논의는 솔직히 논하기도 싫은 주제다. 마치 그것은 '개는 짖는다' '해는 동쪽에서 뜬다' 하나마나한 소리가 되어버린 지 오래기 때문이다. 장 교수처럼 횡설수설하며 명시적으로 영남 패권이 없다고 외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이 주제를 대놓고 다루는 경우는, 적어도 호남에서는 별로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평범한 네티즌인 내가 굳이 이렇게 장 교수를 비판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칭 "영남 개혁 세력"의 정체성을 자임하는 장 교수가 이 글에서 보여주는 인식구조가 해괴하고, 심하게 말하면 부도덕하기 때문이다.

장 교수 글을 거칠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금 호남에서는 안철수를 뽑겠다며 '야권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거기에는 김욱 교수와 같은 사람들의 '영남 패권주의론'이 자리하고 있다. 영남 패권은 없으며, 김욱 교수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망상분자다. 

영남은 새누리당 천지라 본인 같은 개혁 및 진보 세력은 대변자가 없었다. 반면에 호남 사람들은 지역의 다수를 점하는 개혁 정당을 마음껏 뽑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호남의 세속화를 말하는 호남의 일부 엘리트 출세주의자들을 보며 영남의 소수파 민주 진보 세력은 '호남 사람'들에게 큰 배반감을 느낀다. 

영남 패권주의의 가장 큰 피해는 영남 사람들이다(?). 영남 패권주의로 이익을 보는 것은 소수의 영남 출신 엘리트들과 지역 토호뿐이다. 그리고 호남은 유리한 정치적 지위(?)를 이용하여 호남을 더 복지 친화적이며 인간적인 삶의 공간으로 만들지 못한 잘못이 있다. 그래서 호남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부족'이다. 

그래서 호남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주의적인 호남 정치가 아니라, 호남의 더 많은 민주주의다. 호남은 민주적 시민성의 모범을 보여야 하고, 과감히 몰표를 던져야 한다. 절체절명에 처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호남이 이를 구원해야 한다. 특히 새누리당은 호남에게는 '국민전선'과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안철수에 쏠리는 호남 표심을 '야권 분열'이라고 걱정하는 것은 선거를 앞둔 노파심이니 별 달리 논의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평소에는 호남 몰표를 지역주의라고 욕하는데 앞장선 사람들이("호남의 노무현 지지는 암 환자의 몰핀 투여"(유시민), "호남의 90% 몰표는 전라인민공화국 행태"(진중권)) 정작 몰표가 분산되게 생기자 몰표를 왜 안 내놓느냐며 윽박지르는 게 황당하다는 점을 논외로 치면 말이다. 

장 교수의 글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호남의 이익을 말하는 호남 엘리트를 보며 영남의 소수파 민주 진보 세력은 '호남 사람'들에게 큰 배반감을 느낀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문장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이를테면 충청도 정치인이 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고 강원도의 '민주 진보 세력'이 '충청도 사람들'에게 큰 배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치자. 이게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얘기인가? 왜 다른 지장자치단체에서 지역 발전을 고민하는 데 그 지역민에게 배반감을 느끼나? 

새누리당 천지에 사는 본인과 같은 '영남 소수파'가 불쌍하다는 자기 연민 정서를 바탕으로, 개혁 정당이 집권하는 '호남이라는 유토피아'에 사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피해의식을 나타내는 부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 천지의 영남 현실에 대한 절망과 한탄이 호남을 향해 발산되는 해괴한 감정 회로! 

새누리당 천지를 만든 장본인은 호남 사람들이 아니라 장 교수가 발 딛고 사는 영남의 '영남 다수파'다. 왜 호남에게 화를 내는가? 군사 쿠데타로 헌정을 뒤엎고 광주 항쟁을 잔인하게 진압하고 외환 위기를 초래하고 4대강으로 환경을 파괴하고 부정선거로 정권을 탈취한 세력을 지지한 '영남 다수파'가 새누리당 천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영남 다수파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호남 사람들이다. 장 교수가 연민해 마지않는 '영남 소수 진보파'가 영남 다수파에게 입은 피해는 기껏해야 정치적 취향의 불만족이나 지역 정치 영역에서의 좌절일 것이다. 그것 역시 당사자에게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객관적인 잣대로 생각해보자. 

호남 사람들은 영남 다수파에게 천수백 명이 죽었고, 차별과 탄압을 받았고, 지금도 대구에 본사를 둔 '일베'에서 매일 수백 수천 건의 언어 살해를 당하고 있다. 영남 진보파의 아픔에 우리들이 울어야 한다면, 호남의 아픔에는 대한민국 전체의 굿판이라도 필요할 판이다.

장 교수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모를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압도적인 사실로 존재하는, 호남의 고통과 손해에 대한 인식은 없다. 거꾸로 그 피해 당사자인 호남에 대한 엉뚱한 투정과 불만과 더불어 그 주체를 가련한 '영남 소수파'로 놓는 전도된 인식만 존재한다. 다시 말해 잘못한 것은 호남이고 피해자는 '영남 소수파'라는 얘기다.

참으로 놀라운 이기주의와 자기연민이다. '영남 소수파'가 '호남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호남이 먹고사는 것을 고민하니까! 

호남 엘리트가 지역 이익을 추구하는 호남의 세속화를 이유로 영남 소수파가 '호남인'에게 배반감을 느낀다면, 호남 사람들을 죽이고 탄압한 영남 엘리트의 존재로 호남 소수파(그게 있다면)는 영남인을 괴물로 봐도 된다는 것인가. 

'영남 소수파', '호남 엘리트' 같이 편리한 대로 지역적 정체성을 구획지어 어떻게든 영남을 피해자이자 고발자의 자리에, 호남을 가해자이자 피고발자의 자리에 놓으려는 그 노력은 가상할 지경이다. 하지만 진실은 '영남'이 '호남'을 죽이고 차별하고 탄압했다는 것이다(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장 교수가 정말 정의와 도덕을 중시하는 진보적 지식인이라면, 일단 '영남 대 호남'이라는 문제를 먼저 생각한 뒤 영남 소수파를 운운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혹시 너무나 명백한 영남의 잘못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이 애향심과 충돌하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인가? 반드시 '프로타고니스'가 되어야 한다는 그 영남 특유의 주인공 의식이 '가해자 영남'을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는가? 보수의 영역에서는 산업화의 주역 영남, 진보의 영역에서는 척박한 현실에서도 진보적 전망을 잃지 않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주역 영남(민주주의와 진보를 마음껏 누리는 배부른 호남에 비교하여)이 되고 싶은 것인가? 장 교수의 글에서는 이와 같은 '자뻑'과 더불어 호남에 대한 해괴한 우월의식이 곳곳에서 보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진보와 개혁은 개개인의 자기 부정과 반성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며, 장 교수가 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그 영남 진보파의 주인공 의식은 자기기만과 착각에 불과하다. 기초적인 자기 부정도 못하면서 무슨 진보이고 개혁을 자임한단 말인가.

물론 장 교수가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영남이 호남을 탄압하고 차별했다는 사실을 부정해도 된다. 영남은 잘못한 것 없고, 홍어 전라도 놈들이 죽을 만해서 죽었고, 차별할 만 해서 차별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영남이 누리는 모든 특권과 지대는 정당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자부하면 된다. 물론 이것은 정확히 일베가 표방하는 바이긴 하지만, '리무진 좌파'도 있는데 '일베 좌파'는 없으라는 법 있는가. 일베가 진보나 좌파와 반드시 상극이라는 고정관념도 장 교수의 글을 읽다보면 왠지 사라지는 느낌이기도 하고.

호남으로 이주하든지,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든지 

그의 글에서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호남의 부족한 민주주의"를 논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나는 여기서부터는 어떤 반론을 할 의욕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정치학의 문제는 논증의 대상이지만, 임상 심리의 문제는 이해와 해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편하게 민주와 진보를 누리는 호남이 왜 북유럽 같은 복지 천국을 만들지 못했냐는 반문에서 읽혀지는 것은 상론했듯이 어떻게든 호남을 가해자, 피고발자, 안타고니스트로 만들고자하는 날것 그대로의 욕망, 그리고 그 욕망에 구축된 상식과 이성이다.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천국을 만들 수는 있는 것인지, "부족한 민주주의"란 게 뭔 말인지, 호남이 왜 시민성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인지, 인식의 낙차가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엽기적' 인식들이지만, 따져 묻는 것은 그만하기로 한다.

그저 나는 장 교수에게 말한다. 호남의 부족한 민주주의가 안타까우면, 장 교수 본인이 호남으로 와서 민주주의 열심히 일구시라. 장 교수 같은 영남의 '소수 진보파'들이 호남으로 원적과 주소를 죄다 옮겨, 민주주의가 넘쳐흐르는 진정한 진보의 유토피아로 만드시라. 전라남도 장흥, 곡성, 순천, 나주, 함평, 보성, 목포, 담양 등으로 와라. 땅은 넓은데 사람은 없어서 원시 공산주의부터 공동체주의, 생태주의 등 다양하고 세련된 여러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장 교수 말대로라면 진보파로 살기에 영남은 지옥이고, 호남은 천국인데, 영남에서 계속 살 이유가 없다. 이참에 지인과 친척, 지역 주민 가운데 진보 좌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 죄다 끌고 진보의 유토피아 호남으로 와서, '호남의 부족한 민주주의'를 채워주시라.

복지 미비에 대해서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 있다. 영남 개혁파 여러분이 호남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복지 예산에 쓸 돈을 기부하는 것이다. 호남 지방자치단체에겐 복지를 하고 싶어도 할 재정이 없다. 물론 성남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호남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죄다 몰표로 당선된 토호라 그런 의식이 없다.

장 교수가 증오해 마지않는 그 "호남 엘리트", 영남인들로 하여금 "호남인에게 배반감을 느끼게 만드는" 지역 유지들이다. 따라서 없는 재방 재정을 짜내서 복지를 할 정도로 선진적이고 전위적인 차원의 복지의식은 없다. 선진적 의식을 지닌, 영남이라는 동토에서 단련된 민주 복지의 전사들인 '영남 소수파' 여러분이 여러모로 도와줘야 한다.

이렇게 할 생각이 없다면, 다시 말해 호남에 이사 와서 민주주의를 일굴 생각도, 돈을 줘서 복지 호남을 일궈줄 생각도 없다면, 그냥 영남에서 열심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의 당선을 위해 힘쓰시라. 그래야 이번 총선에서 경상도를 또다시 빨간 색이 장악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 아닌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영남의 새누리당 천지에 '영남 개혁파'의 책임은 없는가. 영남 개혁파가 영남 지역민에게 선택받지 못했기에 새누리당이 뽑히는 것 아닌가. 영남 개혁파의 무능과 무책임이 새누리당의 경상도 독식을 부른 것이 아닌가. 그러면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쇄신으로 지역민에게 다가가야지, 왜 엉뚱하게 호남의 '부족한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계신가. 

빨리 밖으로 나가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선거 운동을 하시라. 언제까지 대한민국이 영남 개혁파의 무능으로 인한 경상도 몰표로 손해를 봐야 하는가.
독자가 프레시안을 지키는 힘입니다

벡톨 교수, '북 로켓 성공한다면 미국 서부 전역 사정권 안에'

‘북 로켓 수준 점진적 개선...핵심기술 역량은 미지수’(VOA)벡톨 교수, '북 로켓 성공한다면 미국 서부 전역 사정권 안에'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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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05  12: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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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8일부터 25일 사이에 발사하겠다며 지난 2일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통보한 발사체는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이다.
북한은 한사코 인공위성 발사임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사실상 대량파괴무기의 운반수단으로 사용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며 ‘제재’의 칼을 거두지 않고 있다.
북한의 로켓 개발 과정을 오래 관찰해 온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 서부지역에 다다를 수 있을 만큼의 발사거리와 지구궤도에 진입하는 정도의 기술은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위성발사체인 운반로켓을 ICBM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인 핵탄두 소형화, 대기권 재진입, 유도제어 기술 등의 수준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5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미국의 상업위성 사진 분석업체인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셉 버뮤데즈 선임 분석관을 인용해 “북한이 발사를 거듭하면서 (ICBM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진전시키고 있지만 습득한 기술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횟수의 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북한 로켓의 크기와 그 밖의 다른 요소들을 고려할 때 이론상으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역량을 갖기 일보직전으로 볼 수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이론상으로 가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로켓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수십 년 전 미국과 구 소련, 중국 등이 사용하던 1세대 기술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면서도 이론상의 역량은 핵탄두를 실은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면서 발생시키는 엄청난 진동과 열을 발생시키는 ICBM을 실제로 설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반면, 미국 안젤로 주립대학교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미 지난 2012년 12월 ‘은하 3호’를 발사하면서 알래스카, 하와이, 그리고 미국 서부 지역 일부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단언했다.
벡톨 교수는 이어서 이번에 북한 로켓의 추진체가 더욱 커질 것으로 가정하고 로켓 시험발사에 성공한다면, 시애틀부터 샌디에이고에 이르는 미국 서부 전역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북한이 적어도 지난 2년 동안 로켓 추진체 개발을 위해 이란과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부터 동창리 위성 발사장의 시설을 확장한 것을 볼 때 지금까지 보아 온 가장 큰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이란이 80톤 규모의 로켓 추진체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기술자들을 북한에 보냈다며 이란을 제재한 바 있으며, 북한은 지난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높이를 기존 50m에서 67m로 높이는 등 시설 증축 공사를 마무리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미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궤도 재진입 기술을 개발했고, 장거리 미사일의 재진입 기술 역시 적어도 3년 전에 갖춘 것으로 본다”며, “북한은 일반적 관측보다 훨씬 진일보한 탄두 재진입 역량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VOA는 이밖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과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닉 한센 객원연구원 등의 의견을 소개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현재 핵 보유국들의 과거 핵 개발과정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치밀한 계획아래 초기부터 소형화에 매진해 왔을 것”이라며, “북한이 소형화 등에 필요한 기술을 얻는데 여전히 제약이 많고 정교한 ICBM 개발을 완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최근 국제기구에 위성발사계획을 톨보하면서 추진체 낙하 예상 지점을 2012년과 비슷하지만 그 범위가 축소된 것에 주목했다.
이는 로켓의 유도제어 역량과 관련해 “반복된 시험을 통해 정확한 낙하지점을 예상할 수 있을 만큼 관련 기술을 개선시켰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ICBM에는 그 만큼 정밀한 유도제어 역량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역량은 1960년대 초 미국과 구 소련 수준이며, 작은 규모의 위성을 낮은 지구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면서 단기간에 수많은 로켓을 발사한 것에 비해 몇 년에 한번씩 밖에 발사하지 못하는 북한은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닉 한센 연구원은 북한 로켓의 재진입 기술은 제대로 시험을 거치지 않아서 ICBM으로 활용되기에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로켓은 크기가 커지고 추가장치가 부착될 수도 있지만 지난 2012년의 은하 3호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열된 야권…‘아름다운 패배’는 없다


등록 :2016-02-05 19:23수정 :2016-02-06 07:28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성한용 선임기자의 4·13 총선 전망
정치는 결과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결국 나쁜 것이다. ‘아름다운 패배’는 현실 정치에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는 산수다. 수학이 아니다. 공식이 간단하다. 덧셈과 뺄셈이다. 뭉치면 이긴다. 분열하면 진다.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도저히 질 수 없었다. 그런데 졌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인제 후보의 탈당과 출마였다. 이인제 후보는 무려 500만표(19.20%)를 득표했다. 여당표가 갈렸다.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표차는 겨우 39만표(1.53%포인트)였다.
2002년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노무현 후보는 ‘제3후보’였던 정몽준 후보와의 극적 단일화로 이회창 후보를 꺾었다. 정권을 놓친 사람들은 두 차례 같은 실수를 반복한 뒤에야 교훈을 뼈에 새겼다.
그 뒤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기본 전략은 언제나 ‘우리는 뭉치고 상대는 갈라친다’였다. 새누리당과 친여 성향 이데올로그들은 10여년 동안 ‘여권 단결-야권 분열’ 프레임을 만들어 확산시켰다. 특히 ‘호남’과 ‘친노’를 이간했다. 호남을 중도나 ‘합리적 진보’로 치켜세웠고, 친노에 종북과 운동권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4·13 국회의원 선거는 이런 ‘여권 단결-야권 분열’ 프레임의 효과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에서 치러진다. 어떻게 될까.
여권 1997·2002대선 패배 뒤
‘여권 단결-야권 분열’ 전략
결국 호남-친노 갈라치기 성공
종편·보수신문은 ‘여권 서포터’
야권 수도권서 연대 실패하면
‘새누리 200석’ 저지 쉽지 않아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달리 지역구마다 승부가 난다. 이론적으로는 49% 득표율의 정당이 지역구 의석을 단 한 석도 못 건질 가능성이 있다. 소선거구제의 마술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은 호남 민심을 놓고 각축하고 있다. 호남은 야당의 ‘영혼’이니 당연하다. 언론도 두 야당의 호남민심 쟁탈전을 중계하고 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이번 선거를 호남만 치르는 건가? 아니다.
지역구 의석이 현재의 246석에서 253석으로 늘 경우 예상 의석을 살펴보자. 수도권이 122석(서울 49, 인천 13, 경기 60)이다. 지금보다 서울과 인천이 각 1석씩, 경기는 8석이 늘어난다. 지역구 전체의 반에 가깝다. 이번 선거의 승부처는 수도권이라는 얘기다.
야권 수도권 연대 못하면 여권 ‘역대급 승리’ 못 막는다
지역구 전체 의석의 반이 수도권
비수도권 다 합쳐야 영남과 동일
그런데도 온통 관심은 호남 쏠려
새누리는 수도권 30%만 돼도 과반
일 자민당식 영구집권 진입할 수도
‘진박’ 공천 둘러싸고 잡음 있지만
‘애국’ 앞에선 분열할 가능성 없어
어설픈 명분싸움 끝에 이별한 야권
다당제로 포장해 분열 책임 피하고
이해타산 묶여 연대 성사 어려울듯
호남은 얼마나 될까. 28석(광주 8, 전남 10, 전북 10)에 불과하다.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말이 있다. 달팽이의 촉각(觸角) 위에서 싸운다는 것인데 작은 나라끼리의 싸움을 의미한다. 의석수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금 와각지쟁을 하고 있다.
눈을 다른 지역으로 돌려보자. 영남은 무려 65석(부산 18, 울산 6, 경남 16, 대구 12, 경북 13)이다. 호남 28석과 충청 26석(대전 7, 충남 11, 충북 8), 강원 8석, 제주 3석을 다 합치면 영남과 같은 65석이다. 현재의 지역대립 구도가 깨지지 않는 한 영남과 충청, 강원에서 강세인 새누리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 47석을 여야가 절반씩 나눠 갖는다고 치고 19대 국회 권역별 정치지형(충청·강원 24석)을 반영해서 대략 계산하면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30%(37석)만 차지해도 과반 의석이 된다.
야권이 수도권 의석 70%를 확보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2004년 17대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76석(70%)을 획득한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라는 특별한 상황 때문이었다. 이번 4·13 선거에서 야권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할 수 없다. 문재인 전 대표는 목표 설정을 잘못했다.
수도권은 오히려 여당이 압승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 분열은 새누리당의 기회다. 요즘 국회와 새누리당 당사에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발길이 잦다. 당내 경쟁자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선거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당시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 무려 81석(73%)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70% 의석을 차지하면 어떻게 될까. 대충 계산해도 ‘200’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200석이면 국회에 일본 자민당처럼 보수 기득권 영구집권 체제가 들어서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이 무력화되는 것은 물론이다.
믿기 어려운가? 간단한 산수를 해보자. 1996년 15대 선거 결과는 신한국당 139, 새정치국민회의 79, 통합민주당 15, 자민련 50, 무소속 16이었다. 신한국당과 자민련을 더하면 189석이다.
2008년 18대 선거 결과는 통합민주당 81, 한나라당 153, 자유선진당 18, 민주노동당 5, 창조한국당 3, 친박연대 14, 무소속 25였다.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에 친박무소속연대(12)를 더하면 197이다.
여와 야는 선거에 임하는 전략과 태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진박’ 공천을 둘러싸고 전쟁중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친박과 비박 세력이 분열할 가능성은 없다. 이유가 뭘까.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둘 다 이른바 ‘애국세력’이다. 애국세력은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자칭 보수우파가 계속 집권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권이 바뀌면 나라가 망한다고 정말로 믿는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보수가 분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애국이라는 명분을 기득권 수호라는 이해타산과 일치시키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어설픈 명분 싸움 끝에 이별했다. 그 뒤 양당은 분열 프레임의 주술에 걸린 좀비처럼 행동하고 있다. 왜 그럴까.
유럽식 다당제가 분열 프레임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유럽식 다당제는 우리 정치 현실과 거리가 먼 이상론이다. 그런데 2017년 대선에 대비해 전국 조직을 구축해야 하는 안철수 의원의 이해타산, 이번에 낙선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야권 경쟁자를 제거한 뒤 4년 뒤를 노려볼 수 있는 출마 희망자들의 이해타산이 절묘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야권은 앞으로 연대가 어려워 보인다.
‘여권 단결-야권 분열’ 프레임이 유통되는 통로는 언론이다. 친여 성향의 일부 신문과 종편(종합편성채널)이 중심이다. 요즘 종편 토론의 단골 소재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벌이는 야권 주도권 다툼이다. 여야 대치 구도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소설가 복거일은 최근 ‘민란의 추억’이라는 칼럼에서 “안철수 현상은 본질적으로 민란”이라며 “특히 안 의원은 ‘총선에서 야권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 자신이 실패에서 배우는 정치가임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양당체제 극복’ 성공할까”
“20년 만에 국회 3당체제 도전…안철수 ‘이번이 마지막 기회’”
“안철수의 국민의당, 야권연대 끊어야 양당구도 깬다”
국민의당 창당 다음날 아침 어느 신문의 1면 머리기사, 3면 머리기사, 사설의 제목이다. 다당제로 포장된 야권 분열 프레임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더 강렬해질 것이다.
결국 여권의 완벽한 단결과 야권의 분열, 그리고 여권의 승리를 염원하는 언론의 지원 속에 치러지는 4·13 선거는 여당에 ‘역대급 승리’를, 야당에 ‘역대급 패배’를 안길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볼까?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사정에 매우 밝은 전략통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영삼 정부 이후 정치는 갈수록 국민들과 괴리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때마침 안철수 신당이 출현했다. 안철수 신당의 정치혁신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새누리당에서 영남의 중도보수 세력을 뜯어내야 한다. 그런데 충청의 중도 세력조차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호남을 석권할 가능성도 없다. 안철수 의원은 이런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아니다. 4·13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더라도 정치지형을 바꾸지 못할 것 같다. 안타깝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연대하지 않으면 야당이 완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선거 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폭주를 걱정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내가 백남기다" 보성에서 서울까지 걷는다


16.02.05 20:57l최종 업데이트 16.02.05 20:57l




이 땅에 살고 있는 누구라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신나게 일하고 재미나게 놀고 사이좋게 살다 죽는 평범한 일상이 요즘처럼 절실할 때가 있었던가 싶다.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이 죄스럽고 미안하여 부담을 한 짐 지고 살아가야 하는 야만적인 세상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지만 2016년 지금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은 이 말이 위로가 되지 않을 만큼 고통스럽다. 

지난 2015년 11월 14일, "대통령의 공약인 쌀값 21만 원 보장하라"는 농민들의 정당한 외침이 있었다. 이에 대한 국가의 응답은 경찰의 폭력적이고 살인적인 물대포였다.

집회 진압 과정에서 가톨릭농민회 백남기 임마누엘(전 가톨릭농민회 전국부회장, 전남연합회 회장) 농민이 10m도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경찰이 정조준한 물대포에 맞았다. 그는 의식을 잃고 70여 일이 넘도록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당일 경찰은 쓰러진 백남기 농민을 향해, 또 그를 구조하려던 사람들을 향해, 후송하는 구급차에도 계속해서 물대포를 쏘아대며 반인륜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명백히 국민을 상대로 한 국가의 잔인한 폭력이다.
기사 관련 사진
▲  혜화동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
ⓒ 천주교인권위원회

백남기 농민이 서울에 올라왔던 이유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은 왜 새벽밥을 먹고 일찍 서울에 왔을까? 정부와 일부 언론은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언급도 외면하지만 "10만이 넘는 국민들이 왜 서울 시내에 모였는지" 더 외면했다.

당시 농민들은 "쌀값 보장과 TPP 가입 반대로 농민생존권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쉬운 해고, 비정규직 양산하는 노동개악 안 된다"고 외쳤다. 빈민들은 "대책 없는 노점 강제철거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보장하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안 된다"고 외쳤다.

이렇게 당시 1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요구는 단 하나였다. "정부는 제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는 것이었다.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에 쌓인 국민들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땅의 국민이라면 마땅히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으며, 국가는 이런 국민의 고통스런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며 들어주고 보호해줄 의무가 있지 않는가?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차벽과 물대포를 포함한 폭력적인 공권력으로 국민들을 공격하고 철저히 외면했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사건이 발생한 지 70여 일 지난 오늘날. 지난해 11월 14일 국민들이 요구한 사안이 어떻게 되었나를 살펴보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폭력시위가 우려되어 차벽과 물대포를 앞세운 것이 아니라 아예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작정한 처사였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농민들의 쌀값 보장 요구에는 지난 2015년 12월 29일 밥쌀용 쌀 3만 톤 추가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자의 노동개악 반대 요구에는 지난 1월 22일 정부 행정지침 발표를 강행했다. 또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에는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요구에는 집필진 미공개 밀실 집필을 강행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박근혜 정부 3년차, 물대포 직사로 차가운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진 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은 공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가한 국가의 폭력이다. 백남기 농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사건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국가폭력은 독재권력의 국민 무시가 최고 정점에 이르렀을 때 하느님의 섭리처럼 발생하였다. 1960년 김주열, 1979년 오원춘 납치사건,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 1987년 박종철과 이한열, 1991년 강경대와 김귀정 사망 사건이 그렇다. 이렇게 발생한 국가폭력 사건은 4.19, 부마항쟁, 6.10 항쟁으로 이어져 정치와 세상을 바꿨다. 이번 백남기 농민의 국가폭력 사건도 이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백남기 대책위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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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기 대책위 농성장에서 쾌유 기원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천주교인권위원회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백남기 대책위)가 요구한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청장의 파면 등의 책임자 처벌, 두 번 다시 이러한 국가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은 현재로 해결이 요원하다. 

대책위의 요구는 약 11년 전, 2005년에 전용철 농민이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여의도에서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아 죽임을 당했을 때 노무현 정부가 했던 최소한의 조치(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진상규명, 대통령의 사과, 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허나 박근혜 대통령은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를 '테러 단체'에 비유했고 당시 시위진압 경찰 간부를 승진시켰다. 또한 1500명이 넘는 집회 참가자를 수사했지만 백남기 농민의 가족과 농민단체가 지난해 11월 18일 고발(경찰청장, 서울지방경찰청장, 현장지휘관, 살수 경찰을 살인미수로 검찰에 고발함)한 건에 대해서는 고발인 조사 외에 아무런 조치가 없다.

최소한의 인간적 사과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 그야말로 비상식, 비정상, 몰염치한 정부다.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10년 전보다 훨씬 후퇴하였음을 정부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이제 백남기 대책위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박근혜 정부와 싸워서 한국 정치상황을 바꾸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 4.13 총선을 앞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볼 작정이다.

2월부터는 백남기 농민의 밀밭이 있는 보성에서 서울까지 도보순례를 계획하고 있다. 순례 지역에 있는 국민들에게 국가폭력 사건을 알리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함께 일어설 것이다. 민중이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이 땅의 주인이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국민임을 선언할 것이다.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국가폭력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언제라도 국가폭력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대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백남기 농민은 평생을 정의와 평화, 생명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전남 보성에서 우리밀 농사를 지으며 땅과 자연과 세상을 살리는 가톨릭 농민운동의 지도자였다. 가톨릭농민회 역사에서, 시작한 싸움에 포기란 없었다. 수세 거부, 농협 민주화, 함평 고구마 사건, 오원춘 사건 등 독재 권력과 맞서 싸워 매번 승리하였다.

이번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도 가톨릭농민회에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소명이라 여기고 있다. '가농' 50년 역사에 면면히 흐르는 정의, 평화, 생명의 힘으로 반드시 끝장을 볼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이 행복한 일상을 보장받는 민주공화국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백남기 농민이 쾌유하실 때까지 우리가 '백남기'가 되어 국가폭력 사건의 해결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해보자"고 호소한다. 내가 바로 '백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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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요 백남기님, 함께가요 밀밭으로! 도보순례 일정 웹자보
ⓒ 천주교인권위원회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손영준님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입니다. 이 글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월간 소식지 <교회와 인권>에도 실렸습니다.

아빠, 일어나 여행 가야지…

아빠, 일어나 여행 가야지…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씨는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그날
 집회·시위를 현장에서 관리했던 담당자들은 대거 승진했다.
김연희 기자  |  uni@sisain.co.kr

옷은 비닐 팩에 담겨 있었다.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회색 줄무늬 내의, 청바지, 남색 남방, 검정 바람막이가 마구잡이로 절개돼 있었다. 응급실에서 옷을 벗기지 않고 잘라서 제거한 탓이다.
백도라지씨(34)는 돌려받은 남색 남방을 알아봤다. 지난해 10월, 도라지씨가 아버지에게 준 생신 선물이었다. 등산화는 어버이날 준 선물이었다. 파란색 나일론 조끼에는 ‘가자! 11월14일 서울로! 밥쌀용 쌀 수입 반대-보성군농민회’라고 적혀 있었다. 물대포를 맞은 옷에서는 캡사이신과 최루액이 섞인 지독한 냄새가 났다. 나중에 경찰과 검찰 조사 때 증거로 내기 위해, 도라지씨는 옷을 세탁하지 않았다. 베란다에 걸어놓고 말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옷은 비닐 팩에 담겨 있었다.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회색 줄무늬 내의, 청바지, 남색 남방, 검정 바람막이가 마구잡이로 절개돼 있었다. 
ⓒ시사IN 이명익
옷은 비닐 팩에 담겨 있었다.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회색 줄무늬 내의, 청바지, 남색 남방, 검정 바람막이가 마구잡이로 절개돼 있었다.
주머니를 뒤지니 꼬깃꼬깃 접힌 1만원권 두 장과 묵주가 나왔다. 천주교 신자인 백남기씨가 항상 지니고 다니던 묵주였다. 도라지씨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묵주를 여러 번 비눗물에 닦아냈다. 이 묵주는 동생 민주화씨(30) 손에 채워졌다. 민주화씨가 네덜란드로 돌아가며 묵주를 차고 갔다. 민주화씨에게 묵주는 아버지의 분신이다. 민주화씨는 아버지의 묵주를 쥐고 기도한다.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씨가 80일째(1월25일 기준) 의식불명 상태다. 뇌파가 잡혀 뇌사 상태는 아니지만 뇌뿌리와 대뇌 절반 이상이 손상됐다.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의 도움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의료진은 남은 시간을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예상했다.
그날 이후 도라지씨의 삶도 바뀌었다. 6년간 다니던 회사를 휴직했다. 오전 9시와 저녁 6시, 출퇴근 시간에 맞춰졌던 일상은 오전 10시30분과 저녁 8시, 중환자실 면회 시간 기준으로 돌아간다. 30분간 짧은 면회 시간에 그는 아버지에게 수다를 떤다. “빨리 일어나, 이렇게 누워 있으면 허리 아파서라도 일어나겠다.” 반응이 있는지 보려고 허리춤도 꼬집어본다. 그러나 “세상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내 큰딸”이라고 도라지씨를 불렀던 아버지는 답이 없다.
80일 동안…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백남기씨는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한 가마니(80㎏)에 17만원인 쌀값을 2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쌀 한 가마니 값은 오히려 15만원으로 떨어졌다. 백씨는 겨우내 자라는 밀을 심어두고 보성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이명익</font></div>지난해 12월19일 3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도라지씨(왼쪽)와 민주화씨가 인사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지난해 12월19일 3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도라지씨(왼쪽)와 민주화씨가 인사하고 있다.
사건 당일 제일 먼저 병원에 도착한 사람은 서울에 사는 도라지씨와 남편이었다. 도라지씨는 “물대포에 맞았으니 많이 젖었겠구나 생각했지, 의식 없이 사경을 해맬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짓던 아들 두산씨(32)는 어머니와 밤새 고속버스를 타고 보성에서 올라왔다. 민주화씨는 아들 지오와 남편, 네덜란드인 시부모와 한국에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손자 지오는 중환자실에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얼마 뒤 민주화씨도 어린 아들이 있는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세 살 지오와 백남기씨는 ‘절친’이었다. 지난해 6월, 1년 만에 한국을 찾은 손자를 깜짝 놀라게 해주기 위해 백씨는 새끼손톱에 파란색 네일아트를 받았다. 백씨는 이제 막 뛰어다니기 시작한 손자와 장구를 두드리고 베개로 장난을 쳤다. 할아버지의 작은 장난에도 지오는 까르르 웃어댔다. 백씨는 손자가 다녀간 뒤로 매일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로 돌아간 지오는 레고에서 머리카락 색이 하얀 인형을 찾아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민주화씨는 자기 전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지오를 보며 바닥에 엎드려 소리 없이 울었다. 민주화씨는 1월27일(현지 시각)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기간을 맞아 관광객으로 붐비는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한다.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씨 사진 밑에는 ‘아버지가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후 여전히 의식이 없다. 정부의 사과도 전혀 없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는 영어 문구를 썼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 맞느냐며 놀라워했다. 1인 시위를 지켜보던 네덜란드 경찰은 “같은 경찰로서 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남기씨(오른쪽)와 손자 지오는 ‘절친’이었다. 그러나 지오는 중환자실에 있는 할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네덜란드로 돌아가야 했다. 
백남기씨(오른쪽)와 손자 지오는 ‘절친’이었다. 그러나 지오는 중환자실에 있는 할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네덜란드로 돌아가야 했다.
 1990년대 초 농활 왔던 학생들이 찍은 백씨의 가족사진. 
1990년대 초 농활 왔던 학생들이 찍은 백씨의 가족사진.
백씨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80일 동안, 경찰과 정부의 사과는 없었다. 진상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사건 하루 뒤인 11월16일 “경찰 살수차 운용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3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국회 현안보고에서 “결과가 중한 것만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다, 잘됐다고 말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백남기씨 가족은 전국농민회총연맹, 가톨릭농민회 등 농민단체와 함께 지난해 11월18일 경찰 관계자들을 살인미수(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강신명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총 7명이다. 고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검찰은 기소 여부도 결정하지 못했다. 도라지씨는 “만약 교통사고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이미 사고 낸 사람은 처벌을 받고 보험사를 통해서 보상도 다 이뤄졌을 거다”라고 말했다. 가족 고발을 대리한 박주민 변호사는 “사안의 중대성과 통상적인 수사 진행 속도를 고려했을 때 기소 결정이 굉장히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사이 집회·시위를 현장에서 관리했던 서울경찰청 담당자들은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에서 대거 승진했다.
도라지씨는 1월11일에 충남 홍성지원에서 살수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 물대포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다. 살수 조작 요원은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로 이 영상을 보며 물대포를 조종한다. 경찰은 백남기씨가 넘어진 것을 보지 못했다며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살수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도라지씨는 “아빠를 쏘고 잠시 이동했다가 다시 아빠 쪽으로 왔을 때 아빠가 바닥에 누워 있고 다른 분들이 구조하러 오는 모습이 보인다. 분명히 조준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 측 참관인으로 나온 서울지방경찰청 박창환 경비3계장은 “충분히 보인다는 것은 가치 판단의 문제”라며 확답을 회피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백민주화씨 페이스북</font></div>네덜란드로 돌아간 둘째 딸 민주화씨가 1월27일부터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백민주화씨 페이스북
네덜란드로 돌아간 둘째 딸 민주화씨가 1월27일부터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백씨가 손꼽아 기다리던 ‘칠순 여행’
백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는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같이 올라왔으니 같이 내려가야 한다”라며 보성군 이웃과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이 천막 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 오후 4시에는 이곳에서 ‘백남기 임마누엘 쾌유 기원 미사’가 열린다. 도라지씨는 “아무 연고도 없는데 병실로 찾아와 울고 가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 초, 농활로 마을을 찾았던 서울대 의대 졸업생들도 중환자실 앞을 찾았다. 이제는 모두 의사나 교수가 된 이들은 중환자실에 들러 백남기 ‘이장님’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한 의사는 농활 갔을 때 찍은 사진을 도라지씨에게 전해줬다. 사진에는 젊은 백남기씨와 어린 삼남매가 찍혀 있다. 전남 보성군 웅치면 마을 주민들은 백씨네 몫까지 김장김치를 담갔다. 보성역 앞에도 천막 농성장이 차려져 쾌유를 기원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백남기씨는 중환자실에서 해를 넘겼다. 백씨는 올해 우리 나이로 일흔, 10월 칠순을 맞아 네덜란드 여행 계획을 세웠다. 둘째 딸 민주화씨네를 처음 찾아가는, 백씨로서는 손꼽아 기다린 여행이었다. 그 여행은 이제 기약이 없다.

2016년 2월 4일 목요일

봄꽃은 해마다 일찍 핀다, 20년 뒤면 2월부터 봄

봄꽃은 해마다 일찍 핀다, 20년 뒤면 2월부터 봄

이은주 2016. 0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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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3년 동안 2~3월 기온이 4~5월 기온보다 상승폭 2배
개나리·진달래 20일, 벚나무 12일, 아까시나무 4일 일찍 개화  

 
05502220_R_0.jpg» 입춘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다사마을 국도변에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자 동박새가 날아왔다. 광양/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아직 겨울이지만 이제 입춘이니 봄이 머잖다. 벌써 남쪽 지방에선 봄꽃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12월은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였다. 물론 1월 들어 추위의 기세가 대단하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겨울 추위가 예전 같지는 않다는 데 많은 이가 동의한다. 
 
기상 전문가들도 늦게나마 돌아온 추위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고, 겨울의 지속 기간이 해마다 앞뒤로 짧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현재의 온난화 추세라면 20년쯤 뒤 한반도에서 계절상 12월은 가을, 2월은 봄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3.jpg» 2015년 기상청이 예보한 지역별 개나리 개화 예정일. 올해는 이 날짜가 어떻게 달라질까. 그림=기상청 누리집

겨울이 짧아지면서 봄을 알리는 봄꽃의 개화시기도 일러지고 있다. 그렇다면, 봄꽃의 개화기는 어떻게 결정되며 인간의 활동이 봄꽃 개화에 어떤 영향을 줄까?
 
2014년 봄철 서울 여의도의 벚꽃은 예상과 달리 일찍 피었다. 기상청에서 4월11일께 봄꽃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기상청이 예보한 이 날짜도 평년보다 2~3일, 2013년에 비해서는 5일 정도 늦은 것이었다. 기상청이 이렇게 예측한 까닭은 벚꽃을 포함한 봄꽃 개화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2월과 3월12일까지의 기온이 평년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었다.

05005694_R_0.jpg» 관측 사상 처음으로 3월에 서울에서 벚꽃이 핀 2014년 3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옆 길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사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하지만 기상청이 예보한 벚꽃 개화시기인 4월11일보다도 2주나 빠른 3월29일에 여의도에는 벚꽃이 피었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때 이른 3월 중하순 더위에 서울 벚꽃의 개화도 예년보다 13일이나 빨라졌다. 오늘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도 공식 개화했고, 벚꽃이 3월에 피는 건 관측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라고 보도했다.
 
기상청 자료를 보니 3월26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21.9℃, 27일 20.4℃, 28일 23.8℃로 평년보다 기온이 10℃가량 높았다. 2014년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13일부터 20일까지 예정되었는데 벚꽃이 4월4일부터 6일까지가 만개했고 지역마다 제대로 예측되지 못한 벚꽃 개화시기로 주최 측은 울상이 되었다. 기후변화로 과거 개화 자료와 중기 기상 예보에 근거한 봄꽃 개화시기를 미리 알아내는 게 쉽지 않아진 탓이다.

sp1.jpg» 2014년 순차적으로 피어야 할 개나리, 진달래, 수양벚나무가 서울대 캠퍼스에서 동시에 폈다. 사진=이은주 교수
 
서울에서의 다른 봄꽃의 개화 시기는 어떻게 변했을까? 서울에서 83년(1922~2004년) 동안 주요 봄꽃 식물의 개화기는 앞당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3월 말에 피는 개나리와 진달래는 이 기간 동안 개화기가 19~20일 일러졌고, 4월에 피는 왕벚나무와 복숭아꽃은 11~12일, 5월에 피는 아까시나무는 4일 일찍 개화했다. 이것은 2~3월의 기온이 4~5월에 비해서 지난 83년간 온도 상승폭이 두 배 이상 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sp4.jpg» 서울에서 관찰한 개나리, 진달래, 왕벚나무, 복숭아, 아까시나무의 첫 개화시기 변화. 이른 봄에 피는 개나리와 진달래의 개화기가 늦은 봄에 피는 아까시나무에 비해 개화기가 더 많이 빨라졌다. 그림= 이은주 외 Int. J. Climatology 26:2117-2127 (2006)
 
개나리와 진달래는 키가 작은 관목이며 왕벚나무, 복숭아나무 그리고 아까시나무는 키가 큰 교목이다. 키가 큰 교목에 비해서 키가 작은 관목은 뿌리가 얕기 때문에 온도에 더욱 민감하다.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대략 11℃였으나 1980년대부터 높아지기 시작해서 2000년대 들어와서는 13℃ 정도에 이르렀다.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이 1.5℃ 상승한 것을 고려한다면 서울 지역은 지구온난화 영향에 더해 지역적인 도시화 현상이 맞물려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sp2.jpg» 서울에서의 1922년부터 2004년 연평균 기온 변화. 개화기에 영향을 주는 2, 3, 4, 5월 월평균 기온 변화. 4월과 5월 월평균 기온보다 2월과 3월 월평균 기온이 더 많이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이은주 외 Int. J. Climatology 26:2117-2127 (2006)
 
봄꽃 개화시기 예측은 어떻게 할까? 표 1에 그 답이 숨어 있다. 식물의 생장주기는 적산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적산온도란 식물의 생장온도일수(Growing degree days)를 모두 합산한 값으로 그 지역의 기후에 따른 식물의 재배가능성을 예측하거나 현재 관심이 있는 식물의 생육단계를, 즉 잎이 나오거나 개화 시기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생장온도일수는 해당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열을 얼마나 받았는지를 표시한다. 계산방법은 일최고 기온과 일최저 기온을 합해 둘로 나눠 평균기온을 구한 뒤 여기서 기본온도(보통 5℃)를 뺀 값을 매일 합산한 것이다. 
 
여기서 기본온도는 식물이 생장을 시작하는 온도로 식물마다 다르지만 주로 4~6℃이다. 예를 들어, 개나리의 경우 기본온도는 4.1℃이며 생장온도일수가 84.2가 넘으면 개화를 시작한다.
 
그러나 왕벚나무는 생장온도일수가 106.2로 개나리보다 22나 차이가 난다. 따라서 보통 벚꽃이 개나리보다 7~10일 정도 늦게 핀다. 기상청에서 우리나라 지역마다 개화시기 예측을 할 때도 이러한 각 식물마다 특정적인 생장온도일수를 활용하고 있다.

■ 우리나라 대표 봄꽃 식물의 첫 개화까지 필요한 생장온도일수

기본온도(℃)
생장온도일수(℃)
평균
표준편차
(a) 1월 1일부터

개나리
4.1
84.2
25.2
진달래
4.0
96.1
38.3
왕벚나무
5.5
106.2
16.2
복숭아
5.3
138.0
29.1
아까시나무
8.3
233.1
46.7
(b) 2월 1일부터


개나리
4.4
82.7
25.5
진달래
4.3
94.5
39.1
왕벚나무
5.8
105.3
16.2
복숭아
5.8
137.1
29.1
아까시나무
8.7
232.9
46.8

 
봄철 개화시기에 인간 활동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우리나라 대표적인 봄꽃의 개화에 가장 영향을 주는 시기는 2월과 3월 기온이다. 전국 연평균 기온은 지난 80년 동안 1.5℃ 상승했지만 도시화 영향으로 서울은 2월과 3월 중 기온이 각각 2.4℃ 상승하였다. 이것은 도시지역이 전원지역보다 집중난방, 자동차 이동 등으로 인한 열섬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한반도 봄꽃은 개화기가 점차 빨라질 것이다. 이제는 제철에 피는 봄꽃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