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창립 40주년 기념사업 본격 추진
- 김래곤 통신원
- 입력 2025.11.12 15:49
- 수정 2025.11.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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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 어머니들이 참석자들과 함께 2014년 10월 16일, 탑골공원앞에서 민가협 1000회 목요집회를 끝마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25_3327.jpg)
1980~90년대 군사독재 시절, 부당하게 구속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보랏빛 스카프를 두르고 거리로 나섰던 어머니들의 산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민가협은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 인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고문과 불법 구금, 교도소 내 인권 침해에 맞섰다. 시위 현장에서는 학생과 시민을 몸으로 지켜냈고, 교도소와 수사기관 앞에서는 고문 중단과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민가협은 1985년 12월 12일, 국가폭력과 인권유린 피해자 가족들이 결성한 단체로, 지난 40년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해왔다.
![1980년, 90년대 민가협 어머니들이 거리에서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26_3619.jpg)
![1980년, 90년대 민가협 어머니들이 거리에서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27_3736.jpg)
민가협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각 대학 민주동문회와 독재시절의 ‘양심수’들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결성하고, 민가협 40년 역사를 정리한 아카이브 구축, 사진집, 기념도서 발간, 헌정공연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가협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가협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활동은 민주주의를 제도적 수준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지키는 숭고한 실천이었다”며 “민가협의 정신이 다음 세대와 함께 나누어지길 바란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순덕 민가협 의장이 지난 9월 11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 100일 기자회견을 하는날, 당대표실에서 서로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업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28_3811.jpg)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민가협 어머니들이 꿈꾸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완전한 내란의 종식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통해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 손솔 진보당 국회의원, 배우 안내상·우현·정진영·조진웅,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도 영상 메시지로 40주년을 축하했다.
![1980년, 90년대 민가협 어머니들이 거리에서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29_3844.jpg)
기념사업위원회는 “민가협은 지난 40년간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의 모태가 된 단체로, 어머니들의 희생과 헌신이 민주주의의 뿌리를 세웠다”며 “민가협의 정신이 잊히지 않고 계승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 40년간 민가협의 주요 활동을 정리한 것이다.
![독재정권도 벌벌 떨게 만든 ‘보랏빛 스카프’의 힘.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1_4245.jpg)
①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1989~2007)
1989년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첫 공연을 개최한 뒤, 매년 겨울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을 열며 양심수 석방과 인권보호를 호소했다. 민족예술인에서 대중예술인까지 폭넓은 참여가 이어지며 18년간 지속된 대표적 인권문화제였다.
② 목요집회 –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1993~2020)
1993년 9월 23일 첫 집회를 시작으로 2020년 2월까지 27년간 총 1,257회 진행된 ‘목요집회’는 양심수 현실과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사회에 알리는 장이었다. 이 집회를 통해 초장기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고, 어머니들은 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③ 민가협장터 – 양심수석방 기금 마련(1992~2018)
서울대학교 오월제와 대동제 기간에 열린 민가협장터는 ‘양심수석방기금 마련 장터’로 27년간 총 54회 개최되었다. 어머니들의 손맛이 담긴 음식으로 모은 수익금은 영치금과 석방운동 기금으로 쓰였다.
④ 교도소 인권투쟁 및 면회운동
교도소 내 폭력과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방문투쟁을 이어가며, 안기부·대공분실 등 무소불위 기관의 인권침해를 고발했다. 경찰에 연행되고 폭력을 당하면서도 어머니들의 투쟁은 ‘인권 119’로 불리며 수많은 양심수에게 힘이 되었다.
![세상을 바꾼 어머니들이 ‘3대 인권투쟁’.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2_4315.jpg)
⑤ 반민주악법 철폐 운동
민가협은 국가보안법·사회안전법·보안관찰법 등 반민주악법 철폐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했다. 그 결과 사회안전법(1989), 전향제도(1998), 준법서약서(2003)가 폐지됐다. 또한 공안문제연구소 폐지(2004)를 이끌며, 민주화운동보상법 제정에도 참여했다.
⑥ 비전향장기수 송환 및 조작간첩 사건 공론화
1990년대 중반부터 초장기수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1999년 12월 31일까지 모든 비전향장기수를 석방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2000년 9월에는 6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북녘 고향으로 송환되는 역사적 사건을 이끌었다.
⑦ 고문기술자 이근안 현상수배(1989)
1989년 2월, 민가협은 국민수사를 선언하며 고문경관 이근안을 현상수배했다. 이후 10년간 200여 명의 고문수사관을 고발하는 활동으로 1999년 이근안의 자수를 이끌어냈다. 이 운동은 고문 근절을 위한 인권투쟁의 상징으로 남았다.
⑧ 민주화운동 관련 법 제정 참여
민가협은 피해자 가족이라는 특수한 위치에서 입법 로비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단순한 지원단체가 아닌 입법 추진 주체로서 민주화운동 관련 보상법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⑨ 인권강좌 및 시민교육(2000~2007)
총 49회에 걸쳐 열린 인권강좌는 악법 연구, 한미관계, 검찰개혁, 한반도 평화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인권·평화교육의 장이 되었다.
⑩ 해외 연대 및 국제인권활동
민가협은 국내 투쟁을 넘어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회’ 등과 연대하며 세계 인권운동과 보폭을 맞췄다. 또한 국제인권활동가들과 함께 목요집회를 이어가며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확산시켰다.
40년간 ‘보랏빛 스카프’로 상징된 민가협 어머니들은 국가폭력에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자, 오늘날 인권운동의 뿌리로 남아 있다. 양심수 석방, 국가보안법 폐지, 그리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향한 그들의 외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민가협 40주년 주요 일정이다.
![‘엄마의 보랏빛 꿈’ 제목의 치열한 현장 사진전 포스터.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3_4517.jpg)
① 기념 사진전 : 11월 13일(목)~21일(금), 인사동 아지트미술관 제1전시관
‘보랏빛 어머니들’의 치열한 현장 사진 공개
② 기념 심포지엄 : ‘민주와 인권을 향한 40년, 어머니의 위대한 여정’: 11월 27일(목),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김준혁, 김영진, 김태년, 민병덕, 박홍근, 이인영, 진성준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40명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로 참여할 예정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민가협 40주년 기념 특별헌정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4_4537.jpg)
③ 헌정공연 :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 12월 13일(토),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 김준혁, 김영진, 김태년, 이인영, 진성준 의원 등 40명의 여야 의원 공동주최, 정태춘·박은옥, 안치환, 이은미, 동물원, 꽃다지, 노래마을, 도종환 시인 출연 / 사회: 권해효·최광기
![‘엄마의 보랏빛 꿈’ 제목의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진집 표지 모습.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5_4647.jpg)
④ 또한, 온라인 기록관(https://www.archivecenter.net/minkahyup)을 통해 민가협의 40년 활동 기록이 디지털 아카이브로 공개되며, 기념도서와 사진집, 구술영상도 순차적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기념사업위원회는 “민가협 어머니들의 발자취는 한국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역사”라며 “다음 세대가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여 및 문의>
보라빛스카프단 참여: https://bit.ly/민가협40주년기념사업
후원계좌: 국민은행 031601-04-164394 (예금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홈페이지: www.m40.kr
문의: 안영민 상임운영위원장(010-8010-7013), 이병인 사무국장(010-3786-3535)
사진전·심포지엄·헌정공연으로 이어지는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은, 거리의 인권지킴이로 살아온 어머니들의 뜨거운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 동참 포스터. [사진제공-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511/215045_112537_488.jpg)
안영민 민가협 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운영위원장(전대협동우회 회장)은 “민가협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기억과 기록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기억이 전달되고 기록이 전승되지 않으면 그것은 역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기억과 기록이 없는 기념사업은 그저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현재 민가협 어머님들의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많은 분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생존하신 분들 중 상당수는 요양원에 계시거나 투병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활동이 가능한 분은 열 분도 채 되지 않는다”며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50주년에는 어머님들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머님들이 살아계실 때 그들의 발자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기념사업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번 40주년 기념사업은 그 기억을 남기기 위한 투쟁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만약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과 내란 음모가 성공했다면, 우리는 다시 1980년대의 암흑기로 되돌아갔을 것”이라며 “그 시절처럼 구속과 수배, 고문이 일상이 되고 감옥이 양심수들로 가득 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80~9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 가장 치열하게 싸운 단체 중 하나가 바로 민가협이었다”며 “민가협 어머니들은 고문과 구속, 폭력의 위협 앞에서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싸웠다”고 회고했다.
안 위원장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그 기반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투쟁과 희생, 헌신이 있었다”며 “그들을 끝까지 지켜주고 가족의 이름으로 싸워온 이들이 바로 민가협의 어머니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가협의 40년은 단지 한 단체의 역사가 아니라, 이 땅의 민주주의가 피로 써 내려온 역사이자 그 기억을 남기기 위한 오늘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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