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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일 금요일

[양해원의 말글 탐험] [175] 9살과 아홉 살

 


이사 한번 잘 왔다. 아파트 현관에서 모르는 아이가 두 손 모아 인사하다니. 마주친 것도 아니고 뒤쫓아오면서. 승강기에서 내릴 때 또 안녕히 가시란다. 그러고 보니, 어른도 웬만해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지 않던가. 도회지에 이런 동네가 있구나. 그 녀석, 한 아홉 살 됐을까. 흐뭇한 마음이 갑자기 찌뿌둥해진다. 툭하면 ‘9살’ 하는 표기가 떠오른 탓이다. ‘구 살’이라 쓰고 ‘아홉 살’이라 읽어라?

우리는 수효를 말할 때 ‘일(一) 이(二) 삼(三)’보다 ‘한 두 세’를 주로 쓴다.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왜 ‘일 달, 이 달, 일 해, 이 해’라 하지 않을까. 달·해가 순우리말이라, 앞에 오는 수량 관형사도 한자어보다는 순우리말이 어울리기 때문이리라. 고라니 일 마리가 아니라 한 마리, 배롱나무 이 그루가 아니라 두 그루, 연필은 삼 자루가 아니라 세 자루 해야 자연스럽듯.

심지어 뒤에 한자어가 와도 대개 순우리말을 쓴다. 트럭 한 대(臺), 색종이 두 장(張), 단편집 세 권(卷). 물론 고정 법칙은 아니어서, ‘일(日), 년(年)’과 만나면 4일, 5일, 6년, 7년으로 쓴다. 주로 시간과 연관 있다.

물론 예외 같은 조어가 없을라고. 무일푼. ‘한 푼도 없다’를 ‘일 푼도 없다’고는 안 하는데, 한자어 접두사 ‘무(無)’와 어울리려다 보니 ‘무한푼’이 아니라 ‘무일푼’이 됐을 터. 그마저도 ‘무1푼’이라 쓰지는 않는다. 결국 아라비아 숫자는 앞서 보았듯 뒤에 오는 말이 한자어일 때나 일부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다. ‘보름은 15일을 말한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으면’ ‘육군 복무 18개월’처럼…. 아홉 살을 ‘9세(歲)’로는 써도 ‘9살’ 하면 어색한 까닭이다.

며칠 뒤 승강기에서 이웃을 한 분 마주쳤다. 알은체할 틈도 없이 먼저 인사하시는데, 일흔이 훌쩍 넘어 보인다. ‘사흘’을 ‘4일’로 알아듣는 세태에, 많은 것을 ‘잃은’ 나이로 착각할라. 세상의 중심에서 멀어지기에는 너무 ‘이른’ 연배 아닌가. 인생은 칠십부터!

2022년 9월 1일 목요일

‘국감 뇌관’ 김건희 여사…관저공사·장신구·취임식 초청, 송곳검증

 등록 :2022-09-02 05:00

수정 :2022-09-02 09:52

 
 
코바나 관련 업체 관저공사 수주·취임식 초청명단
나토때 착용 수천만원 장신구 대여 등 의혹 커져
민주당, 국감서 송곳검증 별러…집무실 이전비용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2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2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이전 비용과 관저 리모델링, 김건희 여사 장신구 논란, 취임식 초청자 명단 등을 두고 대통령실이 깔끔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의혹을 키우고 있다. 국정조사 요구서도 제출해놓은 더불어민주당은 10월 시작될 국정감사를 통해 송곳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초부터 김 여사와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이 폭발력 있는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화력을 쏟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나랏돈이 추가 투입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부처 자체 필요에 따라 추진된 것이고, 직접 비용이 아닌 예산 집행 과정에서 부수되는 부대 비용”이라고 말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애초 책정된 집무실 이전 비용 496억원에 더해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3곳에서 306억9500만원의 예산이 추가로 전용됐다’고 지적한 데 대한 해명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국방부 시설 통합 재배치, 경비단 이전, 경호부대 이전 관련 공사 등 연쇄 비용이 발생했지만 “부처별로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전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비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드리는 그 비용을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6.30 마드리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2.6.30 마드리드/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맡았던 시기 인연을 맺은 업체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사실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가 ‘여사 추천’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경위를 두고도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대통령실이 496억원에 더해 최소 306억원을 더 썼다는데 누구도 국민께 ‘혈세 낭비의 진실’을 설명한 사람은 없고, 더욱이 집무실과 관저 공사에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업체들이 특혜성 수의계약을 얻어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 이실직고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때 선보인 장신구 출처를 놓고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앞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김 여사가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6천만원), 팔찌(1500만원), 브로치(2600만원)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고 문제제기를 하자 대통령실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재산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가의 장신구 대여는 대가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짜 수산업자 사건’ 때 박영수 특검이 외제차를 며칠 빌려 탔다가 특검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장신구 사용) 대가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밥 많이 한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2.09.01 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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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임금과 성적 빼곤 다 올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고물가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유독 쌀값만은 예외다.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23.6%가 하락했다.

    3년 연속 풍작에 따른 쌀 비축량 증가가 원인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온다. 과연 쌀 풍년이 원인일까?

    고물가 시대, 쌀값까지 오르면 서민들 먹고살기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식량자급률 60%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안고 전농을 찾았다. 하원오 의장의 구수한 미소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최근 발표된 농업관련 자료는 ‘MMA’, ‘TRQ’, ‘RPC’, ‘시장격리’ 등 어려운 용어들이 많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하 의장은 동네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처럼 쉬운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밥이 남게 쌀을 안쳤다고 어머니를 욕하는 경우도 있나?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맞았으면 농민에게 박수를 보내도 시원찮을 판에 이 무슨…

    쌀값 폭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하 의장은 대뜸 이렇게 역질문을 해왔다.

    “풍년 농사를 지었으면 정부가 농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쌀값이 물가 인상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세우는 게 말이 되냐?”며 농민을 밥 짓는 어머니에 비유했다.

    쌀값이 폭락한 사연은 이렇다.

    고물가가 계속되자 정부는 주곡인 쌀값이라도 잡기 위해 40만 톤을 수입하고, 공공비축미를 대거 방출했다. 그러나 쌀 수요가 준 데다 2021년 풍작으로 쌀은 공급과잉이 되었다. 여기에 2022년까지 풍작이 예상되면서 쌀값 하락세를 부추겼다.

    쌀값은 공급이 많은 추수철 10월이 가장 싸다. 쌀 수요자 입장에선 몇 달만 기다리면 값싼 햅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쌀을 살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지금 쌀값은 작년 추수기보다 22.8%가 하락한 실정이다. 이마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뒤늦게 시장격리(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를 실시했지만 이미 쌀값은 폭락할 대로 폭락한 상태라 효과는커녕 최저가 역공매로 인해 가격 하락만 부추겼다.

    결국 양곡관리법에 따라 쌀값을 직접 관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쌀값 폭락의 주범이 되고 만 것.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 양곡창고에 쌀 비축분을 6개월 치로 늘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현재 14만 톤 수준의 비축분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량 80만 톤에 맞추면 물가 걱정 없이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있다.

     

    커피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섰다. 커피 한잔 원두 가격 500원, 밥 한 공기 쌀값 230원.

    쌀값이 물가 인상 원인이라는 건 거짓 정보

    ‘농민의 주장대로 쌀값을 올리면 자칫 물가 인상을 부추기지나 않을까?’라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건넸다. 하 의장은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요즘 사람들 하루 세끼를 다 합쳐도 겨우 밥 한 공기가 고작이다. 커피는 최소 2잔을 마신다. 원두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앞질렀다. 쌀 한 공기 값을 현 230원에서 300원으로 올린다고 물가가 뛰면 얼마나 뛰겠는가. 차라리 커피값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

    하 의장은 영농비 폭등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윤석열 정부를 힐난했다.

    실제 비룟값은 지난해보다 150% 올랐고, 인건비는 70%, 영농자재비 38%, 사룟값은 30%가 올랐다.

    농가도 고물가와 공급망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비룟값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영농기계 면세유 지원까지 줄였다. 여기에 쌀값까지 폭락했으니, 농민들이 논농사 대신 아스팔트농사를 선택할 수밖에. 최근 농민들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연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백은지 기자
    사진: 백은지 기자

     

    윤석열, 5천만의 압박보단 200만 농민 목소리에 귀 닫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것

    하 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쌀값 폭락을 막을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농민 목소리에 귀를 막고 요리조리 상황만 모면하려는 정부의 농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2%대로 추락한 농정예산 비중을 반등하고, 식량자급율도 6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물가 폭등을 쌀값 때문이라며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룟값 지원마저 삭감하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는 약속을 지킬 의지가 전혀 없다.”

    하 의장은 “세계적인 기후위기, 공급망 위기,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장차 우리나라도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세계 7대 곡물수입국인 한국의 곡물자급률(2020년 기준)은 20.2%, 식량자급률은 45.8%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주식인 쌀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밀은 0.5%, 옥수수 0.7%, 콩 7.5%에 그친다.

    하반기 투쟁계획에 대해 하 의장은 “쌀값 투쟁이 전부는 아니지만, 쌀은 농업의 기준”이라며, “이길 때까지 싸우는 것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검찰 소환 통보에 “이재명 리스크” vs “정치보복” 갑론을박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9.02 07:57
  •  

  •  댓글 0
  •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대장동 및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국민의힘이 고발한 건이다. 이날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날이고, 통상 선거가 끝나면 선거 당시의 상대방 발언을 문제 삼으며 취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데 그렇지 않았기에 민주당은 이를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의 머릿기사는 대부분 해당 이슈였다. 동아일보를 제외하고 8개 종합 일간지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했고 민주당이 반발했다는 제목을 사용했다.

    사설은 논조가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 대표의 소환이 당연하며 민주당의 반발이 맞지 않다는 논조였다. 반면 한겨레는 정기국회 첫날 야당 대표를 소환한 것은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며 정치 반발이라는 논조로 사설을 썼다.

    정기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는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종부세 부과 기준인 특별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우선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장기보유 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부과를 제외하거나 연기하는 개정안 처리에만 합의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주요 입법과제를 공개했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처리할 법안은 많았지만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이재명 대표 소환 이슈로 인해 이번 국회가 정쟁이될 것이라는 우려의 사설이 나왔다.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2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2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검, 이재명에 ‘6일 출석’ 통보 민주당 ‘정치보복’ 강력 반발”
    국민일보 “檢, 이재명 소환 통보 李측 ‘전쟁이다’ 반발”
    동아일보 “무역적자 66년만에 최악 환율은 13년만에 최고점”
    서울신문 “檢, 이재명 소환 통보…민주 ‘전쟁’”
    세계일보 “檢, 이재명 대표에 소환 통보…정국 급랭”
    조선일보 “이재명 6일 소환…측근 ‘전쟁입니다’”
    중앙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정국 태풍 속으로”
    한겨레 “검찰, 이재명 대표 소환…민주당 ‘전쟁’”
    한국일보 “검찰, 이재명 소환 통보…야당 ‘전쟁’ 반발”

    ▲2일 조선일보 1면.
    ▲2일 조선일보 1면.

    정기국회 첫날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와 관련해 한 발언 때문이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협박해서 용도변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고발했다. 또한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인터뷰에서도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허위 발언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이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의 1면 기사와 정치 주요 기사는 해당 이슈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이 대표 측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달 6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대표를 조사할 예정이며, 성남지청 검사가 합류해 함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계·조선 “이재명 리스크” 강조, 한겨레 “정치보복성”

    이날 언론의 사설은 이미 ‘이재명 리스크’가 있었기에 민주당의 반발은 적절치 않다는 논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 첫날 소환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논조로 나뉘었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이재명 리스크’를 강조했고 한겨레는 ‘정치보복’의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사설을 썼다.

    ▲2일 서울신문 사설.
    ▲2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사실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이미 지난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라며 “지난달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도 이재명 리스크였고, 이런 이유로 당대표가 기소되더라도 당직을 유지할 길을 열어 놓으려 당헌까지 개정한 게 민주당이다. 이 대표 소환조사가 민주당으로서도 새삼스러울 게 아닌 일인 것”이라고 썼다.

    이어 서울신문 사설은 “원내 1당의 야당 대표로 국민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사건 수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을 털어내고 상응한 사법적 판단을 받으면 그만일 일”이라며 “정치 탄압이니 보복이니 하는 프레임으로 민생을 볼모 삼아 대여 투쟁에 나설 일이 아닌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정작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앞에서 정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민생과 국회가 여야 정쟁에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정국 파행을 막기 위한 대화 노력을 배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2일 세계일보 사설.
    ▲2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 역시 서울신문의 논조와 비슷했다. 세계일보 사설은 “민주당은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지도 모자라 대표 타이틀까지 달아주고, ‘기소 시 당직자 직무정지’ 조항이 담긴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는 등 3중의 방탄복을 입혔다.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를 정쟁화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 대표 측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이고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과 다시 두 달 만에 대표직에 오른 것, 검찰 기소 시에도 대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당헌 개정까지 한 것 모두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이런 식으로 덮을 수 없고 설사 덮는다 해도 대선에서 국민의 신임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2일 조선일보 사설.
    ▲2일 조선일보 사설.

    한겨레 사설 “국회 첫날 야당 대표 소환 이례적, 정치보복성”

    반면 한겨레는 검찰의 소환이 순수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반발이 당연하다고 사설을 썼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했기 때문이라지만 정기국회 첫날, 취임 나흘 된 제1야당 대표에게 전격 소환을 통보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국 급랭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야당 대표의 소환이란 사안을 담당 검사만의 순수한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전쟁’이라며 당 차원에서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제기된 사건 수사는 누구에게나 공명정대하고 엄정해야 하지만 사안과 경중,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정치보복성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이 대표 역시 정치적 보복 논란과 별개로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일 한겨레 사설.
    ▲2일 한겨레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지난 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9월 9일이다.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한 것을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정기국회가 시작된 첫날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게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썼다.

    그 이유로 “혐의가 적용된 이 대표의 발언 내용도 대부분 대선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을 주고받다가 나온 것들”이라며 “통상 선거가 끝나면 여야는 상대방의 발언을 문제 삼았던 고소·고발을 취하한다. 이번에는 그런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생에 올인해야 할 정기국회 기간 여야는 '사정정국 블랙홀'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정정당당하게 소환에 응해 의혹을 명백히 소명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 법 적용에 누구도 예외나 특혜가 주어질 수 없다”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미미하고 여당이 내홍에 휩싸인 지금 국면전환용이란 의심을 받아서도 곤란하다.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다고만 할 수 없다. 보복수사라는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정당국의 공정하고 절제된 공권력 집행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2일 한국일보 사설.
    ▲2일 한국일보 사설.

    정기국회 개회됐지만 정쟁 신호탄 울리면서 우려 커져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가 1일 개회됐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14~15일 진행되고 대정부질문은 19~22일에 시작된다. 10월4일부터 3주간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서민주거 안정과 출산 돌봄 지원, 수해 복구 등 민생 법안이 논의되고 각 당의 입법 과제도 밝혀졌다. 여야는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등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종부세 과세기준 완화에 대해선 이견 절충에는 실패했다.

    어느 때보다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많아보이는 정기 국회, 언론은 첫날부터 정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국민일보 6면.
    ▲2일 국민일보 6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이 진상규명을 벼르는 대통령실 사적채용·관저공사 특혜·김건희 여사 의혹, 검경의 전방위적인 이재명 대표 수사도 정쟁으로 치닫는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선을 넘지 않는 절제와 국민 눈을 무서워하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민생 앞에 세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여야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이재명 대표 소환으로 인해 “모처럼 조성됐던 여야의 협치 움직임도 사라지게 생겼다”며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로 국회에는 협치가 사라지고 정쟁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이 대표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대상이 10여건에 달한다. 어떤 식으로든 의혹과 불법은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사가 이 대표를 겨냥한 정치 보복이나 사정 정국 조성용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2일 동아일보 사설.
    ▲2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기국회를 이끌어갈 여야 지도부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조만간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 정기국회 중에 원내지도부가 바뀌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6일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국회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떠한 당파적 이익도 국익과 민생이 걸린 현안보다 앞설 순 없다.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만 삼는 구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날 민주당이 발표한 22대 민생 입법과제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의 22대 민생 입법과제 중 14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데, 반(反)시장적이며 현금 퍼주기식 포퓰리즘 성격”이라며 “이들 법안들은 정부의 시장가격 개입, 경쟁 제한, 노조 편향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화물차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법, 금리 폭리 방지법, 쌀값 정상화법, 납품단가 연동법 등은 수요·공급, 사적 계약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 가격에 정부가 개입해 시장 질서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며 “법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퇴진이 국민의 생명과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9/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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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김영란 기자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아래 민족위)가 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한 ‘전쟁반대 평화선언’에 1,000여 명의 시민과 48개의 단체가 참여했으며, ‘퇴진이 평화다’라는 현수막 100여 장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수원 등에 걸었다고 밝혔다. 


     



    ▲ "윤석열 퇴진이 평화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안성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한미연합훈련으로 우리의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라면서 “오늘(9월 1일)로 대규모 군사훈련은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의 군사훈련은 계속될 것이기에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청년학생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미국 반대의 목소리 끝까지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선 국민주권연대 회원은 “하와이에서 9월 1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다. 여기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참여하는데 한·미·일 삼각동맹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면 한반도에 다시 일본의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다. 이미 지난 7월에 평택 미군기지에서 한·미·일 초급장교 모임이 진행됐다”라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면 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되면서 한반도는 위험해질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 완성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권오혁 촛불전진 정책위원장은 “평화적 통일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헌법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지켜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의 행보는 무엇인가. 선제타격을 외치면서 헌법을 파괴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대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일본과 손잡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윤석열 정권이 한시라도 더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가 깨지며 헌법이 파괴된다.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는 것이 헌법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평화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쟁광 윤석열 퇴진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를 주장했다.


     



    ▲ 상징의식을 하는 참가자.  © 김영란 기자


     



    ▲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자는 의미의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반드시 우리의 힘으로 한미훈련 중단시키고 평화를 실현할 것이다


     


    윤석열은 후보 시절부터 무조건 대미 추종, 노골적인 친일 행태와 함께 막가파식 대북 강경 행보를 보였다. 윤석열은 당선 이후 많은 이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일과 손잡고 기어이 전쟁 훈련을 벌였고, 그로 인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었다.


     


    윤석열 집권 이후 한국군이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군대와 함께 벌인 군사훈련은 무려 20여 회에 달한다. 그리고 훈련을 벌이지 않은 날보다 훈련을 벌인 날이 훨씬 많다. 훈련들은 육·해·공군, 해병대 등 모든 군종, 병종을 총동원해 진행되었으며, 또 참수 작전이나 상륙 훈련과 같은 온갖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한미는 8월 22일부터 마침내 실 기동 훈련까지 포함한 대규모 후반기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마저 벌여놓았다. 지난 8월 29일부터 펼쳐진 2부 ‘반격’ 훈련은 그동안 한미훈련을 벌이며 뱉어놓은 ‘방어적’이라는 말이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실토하는 것이다. 


     


    이런 윤석열과 미일 전쟁 세력의 전쟁 위기 고조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는 전쟁 반대 평화선언, 매일 평화 행동,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 행동 등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했다. 천여 명의 시민이 평화선언에 동참했고, 전국 곳곳에 ‘퇴진이 평화다’ 현수막이 걸렸다.


     


    오늘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이 끝난다. 하지만 앞으로도 한미훈련은 계속될 것이고 이와 함께 위기 또한 계속될 것이다. 계속되는 한미훈련과 함께 찾아올 더 큰 위기에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은 우려가 크다. 대북 전단 살포도 지속해서 평화를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 


     


    북한을 자극하는 이러한 대북 적대시 행위들은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한다. 북한은 적대시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상대방이며 함께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할 동반자이다.


     


    갈수록 고조되는 위기 속에 민심은 평화 실현, 윤석열 퇴진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 촛불 국민은 이 힘을 더 크게 모아내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눈부신 새날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전쟁광 윤석열은 퇴진하라!


    전쟁을 부르는 한미훈련 영구 중단하라!


    전쟁 위기 고조시키는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한다!


     


    2022년 9월 1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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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민간, 간토 조선인 대학살 99주기 日추도모임 첫 참석

     

    총련, "간토학살은 인류사상 최악의 제노사이드 범죄"

    • 기자명 도쿄=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9.01 18:56
    •  
    •  수정 2022.09.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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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99주기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한국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99년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모임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추모비 앞에서 거행됐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동경도본부와 동경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주최한 이번 '간또대진재 조선인학살 99돌 도쿄동포추도모임'에는 그동안 발길이 닿지 않았던 한국에서 민간 대표단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기를 앞두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이종걸 대표상임의장과 대표단, 그리고 지난 7월 12일 서울에서 발족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를 대표해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공동대표와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대표 등이 일본 현지 추모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조성택 총련 도쿄도본부 권리복지부장의 사회로 약 한시간동안 진행된 추모모임에는 남승우 총련 부의장이 단체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니시자와 준(西澤 淸) 도쿄진상조사단 일본측 대표, 고노 다츠오(河野 達男) 일조우호촉진동경의원연합회 공동대표, 후지모토 야스나리(藤本 泰成) 포럼 평화·인권·환경 공동대표 등이 추도사를 했다.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총련 도쿄도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덕우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일제의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사건은 국제법이 엄금하고 있는 집단학살, 제노사이드'이며, '조선민족 배타에 기반한 인류사상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사건에 책임이 있는 일본 당국은 그때로부터 거의 100년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사죄와 보상을 하는 대신 엄연한 역사적 사실마저 은폐하고 외면하며,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간또대진재 학살만행을 스스로 진상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영혼앞에 무릎끓어 용서를 빌고 배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조일(북일) 평양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일본은 간또대진재 조선인 학살을 비롯한 침략과 식민지 범죄에서 응당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평양선언의 정신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조일 관계 정상화를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923년 9월 초하루 간또 지방을 뒤흔들어 놓은 미증유의 대진재와 대화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으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주민들을 죽음의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하였다"며, "엄청난 자연재해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일본 정부는 무능하고 속수무책이었던 자신들을 향한 민중의 불만과 비판을 억누르고 무마해 보려고 '조선인 탄압'이라는 더러운 수작을 고안해내었고 열흘 남짓한 기간에 6천 6백여 명의 무고한 우리 동포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대참극, 전대미문의 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전말을 정리했다.

    북측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유가족협회도 추도사를 보내왔다. 협회는 강경익 총련 도쿄도본부 국제통일부장이 대독한 추도문에서 "간또대지진을 계기로 감행된 조선인 살육만행은 지진으로 인하여 조성된 심각한 사회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일본 정부가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감행한 무차별적인 조선인 대량학살범죄였다"고 하면서 "일본정부는 아직까지도 이 살육만행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산되지 않은 범죄는 새로운 범죄를 낳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간또조선인학살사건을 비롯하여 일본이 조선민족에게 저지른 가지가지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들에 대해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대를 이어가며 기어이 그 대가를 받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것에 대해 대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99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선조들 앞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게 되어 애통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조선인 학살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해야만 난마처럼 얽힌 한일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내년 100주기 추도식에는 일본의 사죄와 반성의 소식과 함께 조선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사실과 함께 "2023년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이하여 '간토대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기관과 연대하여 '간토제노사이드 국제학술회의'도 준비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추모행사가 열리는 같은 시간에 20여미터 떨어진 공원내 공간에서 일본 우익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됐으나, 확성기 사용을 금지시킨 조치가 취해지면서 큰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모행사가 열린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이날 오전 민단회관에서 별도로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은 민단 한국중앙회관 8층 강당에서 윤동민 주일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99주년 관동대진재순난동포추념식'을 별도로 개최했다.

    이수원 민단 동경본부 단장은 추념사에서 "오늘 동포 추념식을 거행하는 것은 당시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의해 학살된 수천 명의 수난 동포에 대한 애도를 표함과 동시에 그 만행을 규탄하며 우리 동포가 학살된 그 진실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우리들의 사명을 자각하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두번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사회의 구축을 위해 역사적 사실의, 진실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 아래 동경본부는 관동재진재 수난동포 추념식을 오랜 기간에 걸쳐 거행해왔다"고 밝혔다.

    민단은 그동안 시간을 달리하여 같은 장소에서 추도모임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일관계 정상화'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내부 반발이 있어 실내행사로 치르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모임은 간토대지진 50년이 되던 1973년 도쿄도 의회의 찬성으로 '위령공원'으로 불리는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공식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추도모임이 열리는 공원내 '간토대진재 조선인 학살자 추도비'도 이때 '조선인 희생자 추모행사 실행위원회'가 마련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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