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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3일 토요일

쿠바 한인이주 100년...오늘 쿠바 아이들은 BTS를 커버해 유튜브에 올린다

 [인터뷰] 유튜브 '까날쿠바' 운영하는 정호현 감독 "한-쿠바 역사 100년을 기록하기 위해"


 "100años de coreanos en CUBA(쿠바 한인 100년) 축하공연"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클릭했다.


'까날쿠바'(CanalCuba, 채널 쿠바)라는 이름의 이 유튜브 채널에선 쿠바의 10대, 20대들이 나와 익숙한 K-POP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훤칠한 아이들이 BTS, ITZY, SuperM, BlackPink, 4MINUTE 등등 익숙한 그룹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도 한국어 가사에 반응하며 마치 한국인처럼 입모양을 들썩인다.


▲까날쿠바 채널 갈무리
 

우리에게 멀고 생소한 나라지만, 쿠바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정도로 지구상에서도 '별난 나라'. 그 곳의 아이들에게도 K-POP열풍은 여지없이 불어왔다. 과거에는 한국 드라마나 대중가요가 '매니악'한 취미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지금 쿠바의 10대, 20대들은 다르다. 쿠바는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고, 미국의 제재로 인해 어쩔수 없이 전 세계와 단절된 나라이지만, 그들은 다른 세계의 아이들과 똑같이 호기심 많고 열정적이다. 젊은 쿠바 친구들에게도 K-POP은 선풍적 인기다. 리듬과 춤이 일상인 나라, 살사와 룸바의 나라 쿠바에서도 세련된 이미지의 K-POP은 매력적인가 보다.


올해는 쿠바 한인 이주 100년이다. 100년이라는 특별한 숫자가 아득해 보이지만, 100년 전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시대에 상륙했던 한인들은, 100년 후 한국 문화의 쿠바 상륙을 맞이할 줄 알았을까.


 

쿠바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 열악한 자본 환경에서 이 영상을 제작한 이는 쿠바에 거주하는 정호현(훌리아) 감독이다. 다큐 영화 <쿠바의 연인>을 연출했던 그답게 영상 촬영과 편집에서 베테랑의 기운이 느껴진다.


"쿠바 한인 이주 100년인데 너무 조용히 지나가는 게 아쉬워서 유튜브에 100년 기념 영상을 올렸어요. 유투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배워가고 있어요. 자막 공들여야 하고, 번역해서 스페인어 넣어야 하고. 생각보다 일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코로나로 '집콕'인데 유튜브 덕분에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 [CanalCuba]K-POP en CUBA,쿠바 아바나 말레꼰 커버 댄스
 
▲ [까날쿠바] C.A.I 'K-POP en CUBA' 'K-POP en HABANA' 쿠바 아바나 커버댄스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만 이렇게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K-POP 팀만 100팀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한다. 아바나뿐 아니라 쿠바 전역에서 K-POP을 즐기고 K-POP 경연대회가 열린다. 이들은 '축제'처럼 K-POP과 함께 모여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교양 유튜브 채널'에 가까워보이는 까날쿠바 채널인데, 정 감독은 처음에 쿠바 친구들의 K-POP 커버 영상을 채널의 한 코너로 생각했다고 했다. 그래서 춤추는 친구들에게 '잘 찍고 잘 편집한 영상'을 선물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추천을 받아 처음에 3팀의 친구들과 영상을 찍었다. 쿠바의 명소 탁 트인 말레콘에서 춤을 추니 느낌이 좋아 보였다.


▲쿠바에 거주하며 까날쿠바를 운영하는 정호현 감독 ⓒ정호현
 

"쿠바의 남자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K-POP 세계(?)에 몸담고 있는지 저도 미처 몰랐어요. 한번은 제가 길을 걷고 있는데, 쿠바 아주머니들이 어디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한국에서 왔다 했더니, 딸이 K-POP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연락처 받아 가기도 했어요. 한국 관련 행사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면서요. 이런 영상들이 소문이 나니까, 지금도 제 와츠앱에는 '우리들이 연습한 K-POP을 추고 싶다. 영상으로 찍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요. 젊은 친구들이 땀 뻘뻘 흘리며 K-POP 연습하고, 자기들 휴대폰으로 찍어서 올리고, 공유하고 그런 모습이 보기가 좋았어요."


 
 

그렇게 말레콘에서 3팀과 함께 촬영을 했다. 그런데 곧바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쿠바에 방역3단계가 적용돼 아바나가 봉쇄됐다. 그러나 K-POP에 열정적인 젊은 친구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실내 촬영 장소를 섭외하러 다녔다. 마침 좋은 스튜디오가 나왔다.


 

"사장님이 돈 없어도 장소 빌려줄 테니, 언제든지 와서 찍으라고 해서 너무 고마웠죠. 저는 장소 구하고, 촬영감독 섭외하고, 아이들 팀 선정하고, 연락하고 등...즉 촬영 컨디션 및 촬영 일정을 잡고요. 춤, 의상, 화장 등은 각 팀이 갈고닦은 솜씨를 선보이는 거예요."


 

까날쿠바에 업로드되는 영상 자체가 십시일반으로 선물 받은 것들이었다.


 

"영상 촬영을 도와주는 친구가 드론 영상도 선물해 줬고, 영상 촬영하는 친구의 친구가 오디오까지 도와줬어요. 그 친구들에게 저는 제육볶음, 돈까스, 카레로 감사 표시를 했죠."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은 사실 쿠바에서 먹기가 어렵다. 물자가 부족한 것은 둘째 치고, 한국식으로 다듬은 식재료 자체가 없다. 이를테면 돈까스를 튀기려면 직접 빵을 부숴 빵가루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로 더 열악해진 환경에서 한국 음식까지 만들어 스테프들에게 대접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까날쿠바'와 K-POP 팬들의 '호의'에 비하면 대수가 아니었다.


 

문제는 있었다. 특히 영상 업로드가 문제였다. 쿠바에서도 비대면 교육 때문에 아이들 수업이 인터넷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인터넷 환경은 매우 좋지 않다. 3분짜리 영상 하나 올리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유튜브를 보기도 쉽지 않다. 쿠바 사람들도 공원 등지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통해 영상을 보는데, 공기처럼 인터넷이 깔린 한국과 비교하면 바깥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들의 열정은 우리 보통 사람의 몇 배나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쿠바에서 조회 수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아요. 집에서 와이파이가 안 되니까 밖에 나가야 하고, 더군다나 코로나 시대인데다가, 여하튼 돈이 나가는 작업이니까.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다운받아서 서로 공유하는 문화들이 있어요."


 

영상에 등장해 춤을 추는 쿠바의 K-POP 팬들은, 왜 K-POP이 좋은 걸까. 궁금했다. 무엇이 그들을 K-POP에 빠지게 할까.


"그 친구들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나에게 대화를 걸어주는 듯한 노랫말이 좋다. K-POP 안에는 춤, 팀 플레이, 색감, 패션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어서 보는 맛, 추는 맛, 함께하는 맛을 즐길 수 있다.'...남미 남성들 하면 고정관념이 타투, 금목걸이, 근육, 구릿빛 피부 등인데, 한국 K-POP 가수들처럼 마른 몸에,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귀걸이하고 때로 화장도 하고 춤추는 것에 대해 쿠바 부모들도 거부감이 일부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자녀들과 함께 K-POP을 좋아해 아들이 K-POP 춤을 추는 것을 지원하고 돕는다는 부모들도 있어요."


▲ [CanalCuba] 쿠바에서 100년! 너도 한번 살아봐. 100años! #쿠바이민100년 # 여성독립운동 #대한애국여성회 #에네깬

쿠바 한인 이주 100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영상으로 남기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지구의 국경선 쿠바도 예외는 아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쿠바의 현재 코로나 확진자 수는(2일 기준) 7만6276명이고, 사망자 수는 425명이다. 사망률은 0.6%로 코로나 방역 모범국인 한국(1.7%)보다 낮다. 남북미를 통틀어 가장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지만, 남북미를 통틀어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나라들(도시국가 수준의 인구 소국 제외) 중 하나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고립은, 코로나라는 외생변수로 더 심각해졌다. 1년에 1만 명에 달하던 한국인 관광객도 코로나 여파로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그래도 그곳에서는 삶이 이어진다. 당연하게도.


 

올해는 쿠바 한인 이주 100년 되는 해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트럼프는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대쿠바 정책을 거의 폐기하다시피 했다.) 분위기와 함께 한-쿠바 관계 100년을 기리는 행사들이 소박하게나마 활기를 찾았을 터다. 

1905년 5월 14일. 인천을 떠난 1033명의 한인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도착했다. 주로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던 그들 중 300여 명의 한인은 1921년 3월 멕시코를 떠나 쿠바로 이주했다. "쿠바가 매우 잘 살아서 사탕수수를 자르는 노동자들도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일한다고 했고, 물을 마시지 않고 대신 우유와 맥주를 마신다고도 했다"는 말에 혹해서 떠났으나, 그것은 환상이었다. 한인들은 쿠바 아바나에서 2시간가량 거리인 마탄사스 등에 정착해 한인촌을 이루고 대한국인국민회를 만들었다. 그들은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고 한글 학교를 세웠다. 도서관을 만들고 한인 사회 소식을 공유하기 위한 간행물을 출판했다. 대한인국민회 한인들은 강령을 만들었다.


 

"대한인국민회 회원들은 한국의 진보적인 정치 이상을 지지하며 모든 수단을 다해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울 것"

 

그들은 에네켄 농장과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들게 일해 번 돈을 아껴 아바나의 중국 은행을 통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보낸다.


 

그렇게 지구 반대편 생소한 섬에서 조국의 독립을 바라며 살아가기 시작한 지 100년. 정호현 감독은 까날쿠바로 한국인들, 그리고 쿠바인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원래는 K-POP은 물론이고 쿠바에서 사는 이야기, 훌리아가 만난 사람, 쿠바 한인 이주의 역사 등을 다루고 싶었다. 까날쿠바 채널에는 정 감독이 직접 만든 쿠바 한인 이주 100년 역사 관련 영상도 있다. 정 감독은 "지금은 100년 한인들이 삶을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좀 더 조명해 보고 싶다. 이번이 아니면 다시 하기 힘드니까. 그리고 지금 80대이신 어르신 분들 다들 돌아가시면 못하니까, 거기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쿠바 여성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쿠바의 성소수자 문제, 쿠바의 영화 문제다. '까날쿠바에 들어가면 쿠바의 이런저런 소식이 있더라. 내용이 들쑥날쑥해도 재미는 있네. 볼 만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듣는 채널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4021818508797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너무 서울대 보내지마라"... 자유인 채현국 영원히 잠들다

 [현장] 노무현도 찾아갔던 학교, 효암학원 명예이사장... 추모 분향소에서 만난 사람들

21.04.03 18:32l최종 업데이트 21.04.03 19:06l
 양산 개운중학교에 마련된 고 채현국 효암학원 명예이사장의 분향소.
▲  양산 개운중학교에 마련된 고 채현국 효암학원 명예이사장의 분향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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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좋은 학생만 길러내는 곳이 아니라 좋은 교사도 길러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삶이란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깨우치는 과정이다.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가 썩는다. 공부를 하면 썩어도 덜 썩는다. 상 받는 아이들은 상 받지 못하는 아이들 덕분에 상을 받는 것이다."


누가 한 말일까. 2일 영원히 잠이 든 고 채현국(1935~2021) 효암학원 명예 이사장이 한 말이다. 고인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숱한 어록을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인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왔다. 아버지(채기엽)가 1956년 설립한 흥국탄광을 돕던 고인은 사업가의 길을 걸었고, 한때 '전국 소득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973년 재산을 모두 분배하고 사업을 정리했던 그는 이후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때 핍박받던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활동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채기엽은 1968년 효암학원을 인수했고, 1974년 양산에 효암고등학교가 개교했다. '효암'은 채기엽의 호다. 채현국 선생은 1988년부터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효암학원은 효암고와 개운중을 두고 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개운중 추모분향소 조문 이어져 
 
큰사진보기강의하는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예술터에서 열린 '쓴맛이 사는 맛' 초청 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예술터에서 열린 "쓴맛이 사는 맛" 초청 강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3.19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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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특1호(3층)에 마련되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가 놓여 있다.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는 개운중 중앙현관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학교 정문에는 "시대의 스승 채현국 명예이사장, 영원히 잠들다"고 쓴 추모펼침막이 걸려 있다. 이곳 추모분향소는 4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분향소에는 류경렬 전 효암고 교장과 강호갑 효암고 교장 등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는 김일권 양산시장을 비롯해,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 여태전 남해상주중 교장 등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가 놓여 있다.

비가 내리는 속에 추모분향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2002년 12월 6일 '학교 수업'
 
큰사진보기 고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때인 2002년 12월 6일 양산 효암고등학교에서 수업했고, 이 학교는 교실 앞에 '노무현 대통령이 수업한 교실'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  고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때인 2002년 12월 6일 양산 효암고등학교에서 수업했고, 이 학교는 교실 앞에 "노무현 대통령이 수업한 교실"이라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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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국 선생과 관련한 일화는 많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효암고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 2002년 12월 6일이었다. 당시 부산에서 유세했던 노 대통령은 부산 지역 학교에서 수업하려고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김순남 교사(효암고)는 "당시 부산 쪽 학교들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우리 학교 쪽에)요청이 와서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했다.

현재 효암고 2층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수업한 교실'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당시 효암고 교장은 이내길 교장이다.

류경렬 전 교장은 전교조 출신이다. 류 전 교장은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었다가 복직했고, 2002년 이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이듬해 교장이 되었다.

류경렬 전 교장은 "이사장님은 이념적 문제에 있어 앞서가셨던 분이다"며 "전교조 해직 교사를 더군다나 사립학교에서 받아들이고 그것도 교장에까지 임용한 것은 당시 전국 교육계에서도 유일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효암고 오기 전에 몇 번 만났다. 그때 하신 말씀 중에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칠 권리도 있지만, 학생들은 공부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 일방적으로 자기 욕구대로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또 그는 "이사장께서는 '너무 서울대 보내려고 하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다"며 "졸업식 때 '이사장상'을 수여하시는데 상을 수여하면서도 '상을 받지 않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 안 받는 사람이 있으니 상을 받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지식인 허위의식에 단호했던 당당한 자유인"
 
큰사진보기 뉴스타파-목격자들 4회 ‘건달 할배, 채현국’, 2015
▲  뉴스타파 <목격자들 4회 "건달 할배, 채현국"> 중에서5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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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교장은 "이사장님께서는 늘 자발성을 강조하셨다. 공부든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해야 재미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시켜서 하는 일은 재미가 없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부터 학교에 오시지 못하셨다. 그 전에 학교에 오시면 학교운영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으셨고, 수목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지금 학교에 수목이 울창한 것도 고인 덕분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여태전 남해상주중 교장은 "채현국 선생을 수식하는 말들은 수없이 많다. '당대의 기인', '현대판 임꺽정', '거리의 철학자', '한때 전국 10대 거부' 등이다"며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만나는 입장에서 채현국을 바라볼 것이다"고 했다.

여 교장은 "제가 만난 채현국 선생은 우상과 허영을 넘어선 당당한 자유인이었다. 돈과 권력과 명예보다도 책과 사람과 대자연을 더 좋아했다"며 "특히,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지식인의 허위의식에 단호했다. 배움과 성찰의 끈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치열하게 질문하고 뜨겁게 사유하는 겸손한 자유인이었다"고 했다.

채현국 선생은 언론 인터뷰와 강연을 통해 갖가지 '어록'을 남겼다. 특히 "꼰대는 성장을 멈춘 사람이고, 어른은 성장을 계속하는 사람"이란 말은 '당당한 자유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대학생 200여 명 전국 미군기지 앞 반미행동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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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주한미군 철수하라!” 

 

4.3항쟁 73주기인 3일, 전국의 주요 미군기지 앞에서 울려 퍼진 함성이다.

 

▲ 4.3항쟁의 넋이 비로 뿌린 3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은 서울 미 대사관 기자회견을 필두로 해서 용산 미군기지·평택 캠프 험프리스·군산 미군기지·대구 캠프 워커·부산 미8부두 앞에서 ‘4.3항쟁 73주기 대학생 반미행동(이하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대학생을 막는 한국 경찰들.  © 김영란 기자

 

▲ 용산 미군기지 6번 게이트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서울대진연 회원들을 경찰이 막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진연]  

 

▲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담벼락에 선전물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출처-경인대진연 반미행동 동영상 화면 갈무리]  © 김영란 기자

 

▲ 군산 미군기지에 계고장을 붙인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 [사진제공-광전대진연]  

 

▲ 대구 캠프 워커에서 주한미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는 대경대진연 회원들. [사진제공-대경대진연]  

 

▲ 3일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대진연  © 김영란 기자

 

4.3항쟁의 넋이 비로 뿌린 이날,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은 서울 미 대사관 기자회견을 필두로 해서 용산 미군기지·평택 캠프 험프리스·군산 미군기지·대구 캠프 워커·부산 8부두 앞에서 ‘4.3항쟁 73주기 대학생 반미행동(이하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대진연은 반미행동에서 주한미군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모든 미군기지 앞에서 한국 경찰은 “주한미군은 항의서한을 받지 않는다”라며 대진연 회원들을 저지했다. 

 

대진연 회원들을 “학살자 미국은 사죄하라”. “주한미군 철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완강한 투쟁을 벌였다. 

 

대진연은 항의서한에서 4.3항쟁 학살 책임자인 미국이 73년이 지나도록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하고 있는 것과 주한미군이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짚었다. 

 

대진연은 “미국은 단 한 번도 동맹국이 아니었다. 이들이 말하는 동맹은 허울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용산 미군기지에서는 주한미군이 가장 많이 다니는 6번 게이트와 13번 게이트 앞에서 약 120명의 학생이 15개조로 나뉘어 반미행동을 했다.

 

서울과 중앙대진연 회원들은 약 70m 간격을 두고 미군기지를 에워싸고 연설과 상징의식을 했다. 

 

▲ 서울대진연 회원들이 성조기를 뚫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진연]  

 

 

 

▲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서 반미행동을 하는 중앙 대진연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성조기 찢는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행진하는 학생들  © 김영란 기자

 

▲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  © 김영란 기자

 

“통일된 한반도, 자주로운 한반도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4.3항쟁 영령들의 뜻을 계승하겠다.”

 

“제주도민들의 그 숭고한 정신과 애국심을 이데올로기로 조작하고 무차별 학살한 미국은 제주도민들이 겪어왔을 아픔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죄해야만 한다.”

 

“미국은 끔찍한 학살을 저지르고 제대로 된 사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주한미군은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미군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서울대진연은 6번 게이트를 시작해서 전쟁기념관까지, 중앙대진연은 13번 게이트에서 6번 게이트까지 행진을 하고 반미행동을 마쳤다. 

 

용산 미군기지 앞 반미행동에 참가한 대진연 회원들은 아래와 같이 심정을 토로했다. 

 

“첫 투쟁이어서 매우 떨렸는데 대학생들 모두가 결의에 찬 목소리로 뜨겁게 외치는 모습을 보고 힘을 받아 더욱 뜨겁게 투쟁할 수 있었다. 투쟁하는 내내 우리의 목소리가,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의 절규가 담벼락을 넘어 미군에게도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다. 4.3항쟁 학살배후인 미국이 제주도민들의 고통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한국에서 떠나는 그날까지, 전 국민이 미국의 실체를 알게 되는 그날까지 목소리 내리라 다짐했다.”

 

“4.3학살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미국의 모습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 미국은 진정어린 사과를 하고 이 땅을 당장 나가야 한다.”

 

“끔찍한 4.3 학살을 자행한 미국이 지금까지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은 것에 너무나 화가 난다. 그리고 경찰이 항의서한문 전달을 가로막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리고 용산 미군기지가 너무 크다는 것을 행진하면서 실감했다. 이 땅을 미군이 사용한다는 것이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대청대진연]  

 

▲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 반미행동 [사진제공-경인대진연]  

 

 

경기인천대진연과 대전충청대진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내정간섭을 일삼는 미국을 규탄했다. 또한 4.3학살 사죄를 요구했다. 그리고 4.3항쟁과 관련된 시 ‘경계의 사람’와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의 문예공연을 진행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노마스크 댄스파티 등을 벌이며 한국의 방역법을 무시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코로나부대 주한미군은 필요 없다. 당장 나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캠프 험프리스 담벼락에 반미 내용의 선전물을 부착했다. 

 

▲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은 군산 미군기지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사진제공-광전대진연]  

 

▲ 군산 미군기지에 계고장을 붙이는 대학생들 [사진제공-광전대진연]  

 

 

광주전남대진연과 전북대진연은 군산 미군기지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4.3학살 배후 미국 사죄하라”.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위기 조장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앞세워 우리를 도와준다는 것은 허상이다. 미국은 방위비분담금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고, 전쟁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 주한미군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고 강조했다. 

 

구중서 ‘군산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반미행동에 함께 참여해 연대발언을 했다. 

 

이들은 군산 미군기지 문에 계고장을 붙이는 행동을 한 뒤에 반미행동을 마쳤다.

 

▲ 대구 캠프 워커 후문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한 대경대진연이 대형 성조기를 찢고 있다. [사진제공-대경대진연]  

 

 

대구경북대진연(이하 대경대진연)은 대구 캠프 워커 후문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대경대진연은 “4.3항쟁 학살자, 미국은 사죄하라”, “캠프 워커 환경오염 주한미군이 책임져라”,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경대진연 회원은 “반환예정인 캠프 워커에서 비소·다이옥신·카드뮴·석면 등이 검출되었다. 그런데 미군은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지려하고 있지 않다. 주한미군이 환경오염 문제를 책임지고 정화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책임질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대경대진연은 성조기와 이승만 사진에 물풍선 던지기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부경 대진연 회원들의 항의서한 전달을 가로막는 경찰들 [사진출처-부경대진연 반미행동 동영상 화면 갈무리]  

 

부산경남대진연(이하 부경대진연)은 부산 8부두 앞에서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부경대진연 회원들은 “4.3학살 배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 “8부두 세균실험실 당장 폐쇄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부경대진연은 “주한미군은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세균실험을 이곳 미8부두에서 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세균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세균실험실 폐쇄를 요구했다.   

 

부경대진연은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한편, 대진연 회원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반미행동을 진행했다. 

 

아래는 항의서한문 전문이다.

 

---------아래---------------

 

4.3항쟁 73주기, 학살 책임자 미국은 사죄하라!

 

제주 4.3항쟁이 73주기를 맞았다.

제주 4.3은 미군정과 분단에 반대하며 자주통일 조국을 건설하기 위한 제주도민의 뜨거운 항쟁이었다. 그러나 몇 년간 지속된 싸움에서 제주도민 3만 명이 학살당했고, 그 수법 또한 잔혹했다. 그 해 감자와 갈치는 인간의 피와 살을 먹고 자라 팔뚝만 했다고 한다. 제주도 학살은 미군정 하에서 자행됐다. 작전권을 가지고 있던 미군이 개입한 사실 또한 분명하다. 미국이 학살의 책임자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학살의 책임은 결코 지울 수도, 면할 수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73년이 흐르도록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의 기만적인 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의 두 정상이 세 차례에 걸쳐 합의한 내용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지속적으로 개입하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킨다. 지난 3월에는 북 선제 타격과 지도부 참수 작전을 명시한 전쟁훈련을 진행하는가 하면, 2+2 회담에서는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미국은 이미 국민의 보금자리를 빼앗은 자리에 사드를 배치했다. 이것도 모자라서 두 가지 역량을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말은 무슨 심보인가. 미국의 존재는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한반도에 긴장감만 조성할 뿐이다. 

 

바이러스까지 퍼뜨리는 주한미군의 존재는 정말이지 무용지물이다. 

코로나로 인해 국민의 삶이 위태롭다. 주한미군은 코로나 방역에 협조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주한미군은 어떠한 검사도 받지 않은 채 입국한다. 지난 12월에는 미군기지에서 댄스파티까지 벌였고, 이후에는 열댓 명이 모여 술을 마시다 집단감염까지 일으켰다. 심지어 미군기지는 치외법권이라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다. 주한미군 발병률은 우리 국민의 16%에 달한다. 확진자 소식은 연일 들려온다. 그럼에도 주한미군은 최근 용산 지역의 코로나 보건조치를 ‘브라보’로 완화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주한미군은 단 한 번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헤아린 적이 없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는 이상 한반도 평화는 물론이고 국민의 안전 또한 담보할 수 없다.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이 땅에 들어온 주한미군은 제주도민을 무참히 학살했다. 또한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며, 급기야 바이러스까지 퍼뜨리고 있다. 미국은 매번 본인의 패권을 고수하기 바빴다. 미국은 단 한 번도 동맹국이 아니었다. 이들이 말하는 동맹은 허울에 불과하다. 뻔뻔하고 파렴치한 주한미군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사죄 한 마디 없고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주한미군은 당장 이 땅을 떠나라. 

 

4.3 학살 책임 미국은 사죄하라!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 주한미군 철수하라! 

 

2021년 4월 3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2021년 4월 2일 금요일

‘기후악당’ 기업 광고 거부하는 언론 ‘뉴스펭귄’


[인터뷰] 김기정 뉴스펭귄 대표, “누구나 호감 갖는 동물 이야기로 환경 문제 효과적 전달”


뉴스펭귄’. 지난 1월 포털 검색제휴 합격 매체 명단에 독특한 이름이 있었다.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멸종위기종과 기후위기 문제를 다룬 기사가 홈페이지 전면에 보였다. ‘매체소개’란에는 “지구가열화를 야기하는 기후악당과는 비즈니스 제휴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었다. 언론은 넘쳐나고 광고는 부족한 시대, ‘기후 악당 기업’ 광고를 거부하겠다는 이례적인 선언이었다. 

‘뉴스펭귄’은 그린포스트코리아의 자매 매체로 2017년 멸종위기 전문매체를 표방하며 창간했다. 언론 불모지로 꼽히는 인스타그램에서 3만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소셜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펭귄의 김기정 대표를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뉴스펭귄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기정 대표는 KBS, 국민일보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그린포스트코리아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뉴스펭귄 김기정 대표.
▲ 뉴스펭귄 김기정 대표.

- 멸종위기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은 생소하다.
“지구가열화가 지속되는 바람에 사과의 주산지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간다는 건 다들 안다. 하지만 지구가열화로 인해 우리나라 해안지방 상당수가 물에 잠긴다고 하면 잘 안 믿는다. 우리가 모토로 삼고 있는 멸종위기종은 훨씬 더 상황이 어렵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든 수치, 데이터, 기호의 나열이 아니라 누구나 호감을 느낄 수 있는 동물 이야기로 접근해보자는 취지다. 동물에 대해 살펴보면서 멸종위기종에 대해 알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게 우리의 의도다.”

- 매체 이름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
“매체 이름 덕에 호감도가 높아졌다. 펭수의 반사효과를 보기도 했고, ‘뽀통령’도 펭귄이라 친근감이 있다. 펭귄은 두 가지 의미다. 멸종됐거나 멸종의 벼랑 끝으로 몰린 동물을 상징한다. 펭귄이 남극에 많다고 생각하지만 17종 가운데 11종이 멸종됐거나 멸종위기다. 또 하나는 ‘퍼스트펭귄’(first penguin)이라는 의미가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위기를 무릅쓰고 달려나가는 이를 말하는 표현이다.”

- 언론에 광고, 협찬은 중요한 요소인데 ‘기후악당 기업과는 비즈니스 제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이 인상적이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기후악당에 해당할 텐데 어떻게 할 거냐는 얘기를 듣곤 한다. 내부적으로 기후 악당을 정하는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고, 예외 없이 적용한다는 원칙이 있다. 향후에는 주기적으로 기후악당 기업 명단을 공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회사 경영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광고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뉴스펭귄 비즈니스 제휴 정책.
▲ 뉴스펭귄 비즈니스 제휴 정책.

- 매체 소개에 ‘인간도 멸종위기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은 그물처럼 얽혀있다. 이 그물망을 생물 생태계라고 부른다. 그물망 안에서 각각의 생명체들이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역할을 맡아 공존한다. 우리가 흔히 천적 관계라고 말하는 게 공존 관계다. 이 관계에서 한 개체수가 폭증하거나 급감하면 생태계의 그물망이 파괴된다. 하나의 생태계의 고리가 끊어지면, 멸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간만이 살아남게 되는 고립기가 올 거라는 전망이 있다. 비관적인 견해로는 100년 안에 인류가 멸종위기종이 될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만큼 멸종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다.”

-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가 인식의 척도가 된다. 지구가 지금 달아오르고 있는데 온난화라고 하면 아지랑이 정도 수준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기사에서 온난화 대신 가열화, 고온화를 쓰고 있다. 온난화라는 건 지구 온도 상승 속도에 비해서는 한가하고 안일한 용어다.”

- 이 외에 기성 언론이 쓰고 있는 문제적 표현은 무엇이 있나.
“‘친환경’이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상당수는 ‘그린워싱’(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이다. 기업이 환경친화적이라고 위장해놓은 것들에 언론은 여과 없이 친환경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석탄을 친환경 포장재에 담아서 배달하면서 ‘친환경’이라고 하는 식이다. 언론이 이를 보도할 때 주의 깊게 가려냈으면 한다.”

▲ 뉴스펭귄 김기정 대표.
▲ 뉴스펭귄 김기정 대표.

- 멸종위기종 관련 기사 가운데 인상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나.
“광화문 교보 빌딩에 대형글판이 있다. 지난해 11월말부터 2월 말까지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에서 발췌한 글귀를 내걸면서 낚시꾼이 바다에서 고래를 낚는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배경으로 썼다. 하필 멸종위기종인 혹등고래였다. 환경단체가 이를 문제 제기한 것을 취재하고, 교보문고측에 입장을 물었다. 교보문고측은 ‘표현의 자유로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멸종위기종을 낚는 모습을 광화문 한복판에 걸어놓고 표현의 자유라고 한다면 멸종에 대한 감수성이 대단히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환경 현안 기사도 적극적으로 쓰는 것 같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려는 금융사들을 적극 취재했다. 시민단체로 구성된 ‘탈석탄 네트워크’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려는 금융사들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우리는 금융사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상당수 회사들이 발을 뺐는데 우리 매체 보도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본다.”

▲ 뉴스펭귄 인스타그램 페이지 화면.
▲ 뉴스펭귄 인스타그램 페이지 화면.

- 소셜미디어에는 동물에 대한 콘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선 동물에 대한 기사가 관심이 높다. 치타가 멸종위기에 몰렸다는 점을 소개한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왜 강하고 빠른 치타가 멸종위기에 놓였는지 궁금해하면서 읽게 유도했다. 이슬람의 부호들이 치타를 애완용으로 키우면서 밀렵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기사들은 호응을 얻고, 멸종 위기종에 대한 고민을 던지기도 한다.”

- 인도네시아 동물원에서 탈출하다 사살당한 수마트라 호랑이를 다룬 기사도 있다.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이라 이 문제를 다뤘다. SNS에서 한 독자가 호랑이의 입장에서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라는 짧은 댓글을 써 반향이 있었다. 우리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영장류는 야생에 있어야 할 다른 동물을 가두고 죽이고, 유희의 도구로 만들고, 절멸 상태로 내모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야생에 있어야 할 수마트라 호랑이를 유희의 도구로 만들어놓았기에 벌어진 참사라고 생각한다.“

- 멸종위기종도감 섹션이 따로 있다. 
”멸종위기종도감을 전담하는 그래픽 기자가 따로 있다. 그 기자가 다양한 자료를 검색한다. 자료 조사 후에 멸종위기종, 취약종 등을 구분해 콘텐츠로 만든다. 향후에는 이 도감을 교육에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도감만 골라보는 독자들도 있다.”

▲ 뉴스펭귄 멸종위기종 도감 갈무리.
▲ 뉴스펭귄 멸종위기종 도감 갈무리.

-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을 내놨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2016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5년이 흘렀다. 지난해 말에서야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를 UN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지으려고 한다. 항공산업을 어떻게든 줄여서 항공운송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자는 게 세계적 추세인데 우리는 역행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정부 목표를 믿고 싶다. 믿게 만들려면 정부가 훨씬 더 강하게 정책을 밀고 가야 한다. 당장 기업에 피해가 있다고 해서 우리의 미래와 바꿀 수는 없다. 탄소중립에 대한 정부 목표는 더 높아져야 하고 가속화돼야 한다.” 
 
- 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병에 라벨 떼고 버리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100년 뒤에 멸종돼도 나와는 상관 없잖아?’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하는 작은 노력이 기후위기를 막을 것이라는 각성이 필요하다. 또한 끊임없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왜 정부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멸종을 저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느냐고 물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환경 파괴를 막는, 기후위기 재촉을 저지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목소리들을 모아 정부를 움직이게 하고 제도를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1년 4월 1일 목요일

신규확진 558명, 사흘연속 500명대…"마치 4차유행 초입, 위태로워"

 


지역발생 533명, 해외유입 25명
비수도권 지역 집단감염 증가, 전국적 재확산 우려
정세균 총리 "매우 위태로운 상황"

&nbsp;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잠시 몸을 풀고 있다.&nbsp; (사진=연합뉴스)
▲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잠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또 500명대 중반을 나타냈다. 사흘 연속 500명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558명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551명)보다 7명 더 늘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533명, 해외유입이 25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67명(지역발생 165명), 경기 160명(지역발생 156명), 인천 23명(지역발생 22명) 등 수도권이 350명이다.

 

이제는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에서도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전국적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정한 시설 중심이 아닌 일상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중소규모의 감염이 터져 나오고 있어 정부의 방역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봄철을 맞아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 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마치 4차 유행 초입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 총리는 "하루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고 수도권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감염이 확산돼 우려가 크다"며 "지난 겨울 3차 유행 본격화 과정에서 500명대였던 확진자 수가 불과 닷새 만에 두 배로 치솟았던 상황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활절을 낀 이번 주말엔 외출과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청명과 한식을 맞아 성묘하는 분도 많을 것”이라며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주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