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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8일 월요일

남·북·미 정부에 묻는다, 전쟁 위기를 수습할 대책은 있는가?

 [정욱식 칼럼] 2022년 가을 위기에 던지는 질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2.11.29. 11:06:03  


올 가을 들어 한-미 동맹과 북한은 한반도 안팎에서 전시를 방불케 하는 무력시위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여러 사람들은 '이러다가 전쟁이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남-북-미 당국은 힘만이 살길이라며 군사력과 사용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한-미가 "정상화"라는 이름 하에 강화하고 있는 연합훈련과 군비증강은 한반도의 안보를 '안정화'시키고 있는가? 과거에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군사적 맞대응을 자제했던 북한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군사 행동에 나서고 있는 원인과 배경은 무엇인가?

올 가을 위기가 달라진 한-미 동맹과 북한을 보여준 것이라면, 한반도 주민은 상시적이고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 북한의 도발적인 언행은 스스로 표방해온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어울리는 짝인가? 그리고 최근의 북한의 행동이 그들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효과적인가? 

남-북-미는 이 위기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가장 중요하게는 대결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대화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렇게 제기된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많은 찬반과 논쟁이 있다. 

2022년 가을 위기가 보여준 것은? 

가히 역대급 무력시위 공방전이었다. 올해 가을 한-미 동맹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벌인 군사훈련을 두고 하는 말이다. 9월 23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이끄는 항모강습단의 부산 입항에서부터 11월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끝날 때까지 43일간의 양측 무력시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제의 미덕이 실종되었다. 한-미 동맹과 북한은 한 치도 밀리지 않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군사적 대응과 맞대응을 반복했다.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미는 "국가애도기간"에도 불구하고 240여 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비질런트 스톰을 강행했고, 북한은 애도 표시는 고사하고 수십·수백 발의 미사일과 포탄을 동해와 서해 공해상에 쏘아댔다. 

 

처음 벌어진 일들도 있었다. 북한은 9월 25일 새벽에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는데, 발사지가 바다가 아닌 저수지인 것은 처음이었다. 9월 30일부터는 한-미-일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가상한 대잠수함 훈련에 돌입했는데, 동해상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이 실시된 것도 처음이었다.

해상훈련을 마치고 귀항하던 미국의 항모강습단이 뱃머리를 돌려 동해로 재진입해 또다시 연합훈련에 나선 것도, 극심한 유류난에 시달려온 북한이 100대가 넘는 군용기를 동원해 공군훈련을 실시한 것도 처음이었다. 11월 초에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동해상의 공해로 미사일을 쏜 것도, 이에 대응해 남한 전투기들이 NLL 이북의 공해상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처음이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북한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있다. 한-미, 혹은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 가을 이전까지는 중단 요구와 외교적 비난에 초점을 맞췄었다.

북한이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에 군사적 대응에 나선 것도 8월 17일에 평안남도 온천비행장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게 유일했다. 

특히 UFS의 본 연습이 진행된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는 군사적 대응을 자제했었다. 하지만 9월 하순부터는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북한이 한-미의 군사 행동에 일일이 군사적 맞대응에 나선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달라진 북한의 행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북한이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를 채택한 것이 '터닝 포인트'였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제가 일방적으로 핵위협을 가해오던 시대를 끝장냈다"며, 한-미의 군사 행동에 대해 맞대응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이는 "핵무력" 건설과 법령화를 통해 '힘의 균형'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1월 1일 박정천 조선노동당 비서가 북한의 군사적 맞대응 의지를 "단지 위협성 경고로 받아들인다면 그것부터가 큰 실수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한반도 전쟁과 민생 위기는 '뉴 노멀'? 

문제는 2022년 가을 위기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한-미 동맹과 북한의 입장을 살펴보면 이러한 우려가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은 10월 초순에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외무성은 11월 4일에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한-미의 군사 행동에 대해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천명"했다. 

한-미 역시 '강 대 강'의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11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는데, 여기에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내용들이 여러 가지 담겨 있다.

우선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어떠한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런데 미국이 핵태세검토(NPR) 보고서 이어 SCM 공동성명에서도 북한의 핵사용시 "정권 종말"을 거론함으로써 북한의 반발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미가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Table Top Exercise)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한 것 역시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한다. 확장억제의 핵심은 미국의 핵우산인데, 이 연습이 연례적으로 실시되면 북한은 "핵전쟁 훈련"이라고 더더욱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는 또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산하에 한-미 미사일대응 정책협의체(CMWG, Counter-Missile Working Group)를 신설하고, 한-미 미사일방어 공동연구 협의체(PAWG, Program Analysis Working Group for the ROK-U.S. Missile Defense)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시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킬 체인'과 MD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특히 한미는 "2023년에는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목에서 한-미 동맹과 북한의 입장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최근 군사 행동을 통해 한-미 동맹에 보낸 메시지는 '무력충돌 위험을 수반하는 군사적 긴장고조를 감수하든지, 연합훈련을 중단하든지 양자택일하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한-미의 대응은 더 강력한 군사 활동 계획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미가 군사 계획을 하나둘씩 행동으로 나선다면 북한도 행동으로 맞대응할 것이다. 한반도 위기가 일상화되고 이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된 내년 3월에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우려가 크다. 

설상가상으로 대결을 말리고 대화를 주선하는 '갈등 중재자'마저도 부재한 현실이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1994년 전쟁 위기 때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중재자로 나선 바 있다. 

김정일 정권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날카롭게 대립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및 중국 정부가 위기관리 및 북-미 대화 중재에 힘썼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촉발된 남북한의 전쟁 위기 국면에선 미국이 한국을, 중국이 북한을 자제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까지 있었던 김정은과 트럼프의 벼랑 끝 대결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갈등 중재자로 나섰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한미일과 북중러가 서로 삿대질하기에 바쁘다. 

하여 남-북-미 정부에 거듭 묻지 않을 수 없다.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과연 평화를 지킬 수 있는가? 혹시 전쟁을 막으려는 언행이 전쟁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상대방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하는데, 인간의 오판이나 기계의 오작동 가능성은 생각해봤는가? 북한은 한-미의 비핵 공격 시에도 전술핵을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알고 있는가? 

한-미는 북한이 전술핵을 써도 김정은 정권을 끝장낼 수 있는 "압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겪게 될 한반도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생각해봤는가? 전쟁 발발 시 무고한 사람들이 입게 될 가공할 피해는 누가, 어떻게 책임지고 보상해줄 수 있는가? 어떤 전쟁이나 가치의 승리도 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압도적인 실천적 군사 조치들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과연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가? 

남-북-미 정부는 너나할 것 없이 비현실적인 가정과 극단적인 피해망상을 얼버무려 군사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한다. 한-미는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해, 북한은 한-미 동맹의 북침에 대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남-북-미가 동원하는 '모든 대책'은 막말 공방과 군사 행동에만 머물러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면서 하는 언행이 만일의 사태를 초래할 위험성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만들어진 모든 총과 진수된 모든 전함, 그리고 발사된 모든 로켓은 궁극적으로 굶주려도 먹지 못하고 헐벗어도 입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것"이라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말을 되새길 때이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벌이는 각종 군사 행동이 막대한 탄소를 배출해 지구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자각할 때이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핵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1990년대 초에 한-미 정부는 '모든 대책'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도 포함시켰다.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팀 스피릿' 훈련을 중단키로 하고, 이를 북한에 통보한 것이다. 그러자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합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1993년에 팀 스피릿이 재개되면서 이러한 성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과 2019년에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게 오늘날 한반도 위기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말았다. 

또 '연합훈련 타령이냐'고 반문할 수는 있다. 동시에 '연합훈련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면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것 이외에 어떤 대안이 있느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왜 모든 대책에 연합훈련 중단은 제외되어야 하는가'라는 항의도 가능하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한-미가 내년 3월로 예정된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를 조속히 선언하면서 정세의 반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이다. 

기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유망한 요소'가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데에 있어서 단계적 접근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북한의 요구와 공통분모를 품고 있기에 대화와 협상이 재개되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한-미 연합훈련 유예를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북한 역시 막말과 군사적 위협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한-미의 대북정책에는 단계적 해법이 담겨 있는 만큼 대화와 협상 재개는 북한의 요구 사항을 하나둘씩 풀어가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최근에 딸을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은 과연 자녀 세대에게 물려줄 것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내년은 여러 모로 주목받는 해가 될 것이다. 우선 3월이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를 선언해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지 30년째가 된다. 7월이면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고 10월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이다. 이렇듯 '꺾어지는 해'를 맞이해 한반도 위기도 꺾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같이 중단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협상이 비핵화 협상과 함께, 혹은 먼저 시작되는 첫해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70살이 된 한-미 동맹이 이를 주도할 수 있는 노련미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 이 글은 필자가 동아시아재단에서 발간하는 <동아시아 정책논쟁>에 기고한 것을 재단 측의 동의를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원문과 영어 번역문은 동아시아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중앙, '더탐사'에 "시민언론의 민낯...반지성 가려내야"

 

  • 기자명 박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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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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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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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파업 이해관계자 수치 단순 인용하고 파업 폭력성 강조
    더탐사 인터넷 생중계에 ‘금도 넘은 돈벌이’
    이태원 참사 한달에 아침신문 “책임 질 사람 책임져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5일 만에 정부가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합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업무 복귀를 강제하는 ‘업무개시명령’을 시사했다. 아침신문은 1면에 “노사 법치주의”, “핀셋 업무개시”라고 호응한 신문과 “예정된 결렬”, “기울어진 법”이라며 정부 책임을 비판하는 신문으로 갈렸다. 다음은 각 1면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화물 파업 첫 교섭 ‘예정된 결렬’’

    국민일보 ‘尹대통령, 오늘 ‘업무개시명령’ 심의 국무회의’

    동아일보 ‘정부 오늘 ‘시멘트-레미콘 업무개시명령’ 꺼낸다’

    서울신문 ‘“노사 법치주의 확실히 세워야”’

    세계일보 ‘시멘트 등 ‘핀셋 업무개시’ 칼 뺀다’

    조선일보 ‘업무개시 명령, 오늘 시멘트 운송부터 내릴 듯’

    중앙일보 ‘업무개시명령, 시멘트 운송차부터 발동 유력’

    한겨레 ‘대통령의 기울어진 ‘법대로’’

    한국일보 ‘“양보 없다” 안전운임제 첫 협상 결렬’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운송사업주와 운수종사자(차주)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 방침은 28일 오후 2시 국토부와 화물연대 첫 교섭을 3시간 30분 앞둔 시점에서 나왔는데 이를 두고 정부가 애초에 협상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섭이 2시간도 안돼 결렬됐고 아침부터 정부, 여당이 일제히 강경 대응 기조를 선제적으로 공표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놓고 “이 조항은 헌법(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지며, 강제노역을 받지 않는다)과 충돌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운수노동자들이 개인사업자인 특수고용직이라 안전 및 처우개선 협상 대상으로 인정 못한다던 정부가 강제노동 카드를 꺼내든 것도 모순이다. 한마디로 노동자의 파업권은 물론 일하지 않을 자유 등 기본권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 29일자 아침신문 1면.
    ▲ 29일자 아침신문 1면.

    경제 피해 전달한 신문들 자체 분석은 없었다

    29일 아침신문은 파업의 경제적 피해를 강조하며 ‘617억’, ‘3000억’ 등의 숫자를 거론했다. 하지만 모두 파업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추정치를 그대로 받아 쓰는 수준에 그쳤다. 조선일보는 29일 3면에서 “하루 손실액이 6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며 레미콘업계 성명을 인용했다. 617억을 명시한 아침신문은 조선일보, 국민일보 등이었다.

    ▲ 29일자 서울신문 3면 기사.
    ▲ 29일자 서울신문 3면 기사.

    서울신문은 3면에 ‘“하루 손실액 3000억”…초유의 업무개시명령, 시멘트부터 칼 뺀다’ 기사를 냈다. 3000억 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추정치다. 서울신문은 “지난 6월 집단운송 거부 등 과거 사례를 볼 때 하루 약 3000억원의 손실이 전망된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을 검증 없이 단순 인용했다.

    중앙일보 역시 6면에 ‘시멘트업계 피해만 나흘간 464억…인천항 컨테이너 반출입 94% 급감’ 제목을 달았지만 기사 본문에는 한국시멘트협회의 추정치를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29일자 3면 기사.
    ▲ 조선일보 29일자 3면 기사.

    파업의 폭력성을 강조한 보도도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이 운행 중인 비조합원 화물차량을 뒤쫓아가 갓길에 차를 세우게 한 뒤 차주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욕설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3면 ‘계란, 물병, 쇠구슬…폭행당하는 비조합원들’ 기사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폭령 행위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하면 조합원과 비조합원 충돌이 더욱 번질 수 있어 노노갈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 29일자 한겨레 7면.
    ▲ 29일자 한겨레 7면.

    한겨레는 화물연대가 요구를 낮춰도 국토부가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화물연대는 기존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 품목 7개로 확대 요구를 일부 수정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국토교통부는 권한과 재량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대화 전부터 대통령이 엄단 선언, 이래서 파업 풀겠나’에서 “이날 협상에 나선 국토부 차관은 ‘화물연대 입장은 대통령실에 보고하겠으나, 이에 대한 국토부 권한과 재량은 없다’는 말을 반복하다가 교섭을 마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고 한다”며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이래 안전운임제 추가 논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더탐사 인터넷 생중계에 ‘금도 넘은 돈벌이’

    지난 27일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집 앞에 찾아와 인터넷 생중계를 했다. 이를 두고 한 장관이 ‘더불어민주당과 협업한 정치 깡패’라고 비판하자 정치권 공방이 일어났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런 식으로 거칠게 말을 내뱉고 사안의 성격을 과장하고 확대하려는 것은 결코 장관답지 않은 자세”라고 했다.

    ▲ 29일자 한겨레 10면.
    ▲ 29일자 한겨레 10면.

     

    29일 아침신문은 더탐사의 인터넷 생중계를 금도 넘은 ‘돈벌이’로 규정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취재 빙자해 선동, 돈벌이 노리는 ‘더탐사’류 유튜브’에서 “시위가 격해질 때마다 시청자들의 후원금인 ‘슈퍼챗’은 쌓여 갔다. 자칭 “시민의 편에서 진실만을 향해 나아가는 시민언론”의 민낯”이라며 “문제는 이 같은 반지성을 가려내야 할 정치권조차 유사 언론과 적극 손잡는다는 데에 있다. 기자 출신인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탐사’를 정쟁에 적극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이 거주하는 층과 자택 위치가 그대로 노출됐다”며 “당사자의 동의 없이 주거지를 특정할 수 있는 방송을 내보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상민 장관 거취와 국정조사 연계하는 국힘에 “무책임”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을 맞았다. 29일 아침신문은 참사에 대해 책임과 진상규명이 없었다며 시민들이 답답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 사설을 통해 참사 후의 정부 대응을 짚었다.

    29일 아침신문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감싸는 듯한 태도의 여권을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이상민 장관 거취와 국정조사 연계시켜선 안 된다’에서 “여권의 국정조사 보이콧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이 장관 경질 요구를 ‘정쟁거리를 만드는 무리한 요구’라고 했지만 오히려 국민의힘이 무리한 주장으로 국정조사를 정쟁화하고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 장관 경질이 결코 무리한 요구라고 할 수 없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만의 요구도 아니다. 이 장관은 재난안전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총괄 책임자인데도 참사 당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여러 차례 책임 회피성 발언과 태도로 공분을 샀다.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내각은 물론 대통령실에서도 참사 대응 책임을 진다며 물러난 사람이 없다”고 했고 서울신문 역시 사설에서 “참사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수록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길은 멀어진다.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와 국정조사가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라며 “행안부 등 이른바 ‘윗선’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수사 한 달이 돼 가는 만큼 특수본은 중간수사 결과라도 내놓기 바란다”고 했다.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날 이태원 참사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다.

    "헌재의 위헌 결정은 이 시대 양심의 승리될 것"

     

    국보폐지국민행동, 12월 9일까지 2주간 '국가보안법 폐지주간' 선포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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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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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11.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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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28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부터 2주일간(11.28~12.9)의 '국가보안법 폐지주간'을 선포, 판결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은 28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부터 2주일간(11.28~12.9)의 '국가보안법 폐지주간'을 선포, 국가보안법 2조, 7조의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9월 15일 국가보안법 독소조항의 위헌여부를 다루는 첫 공개변론이 시작된 이래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세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지난해 3월 전국 150여개의 종교·인권·시민단체들이 출범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국보폐지행동)은 28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부터 2주일간(11월 28일~12월 9일)의 '국가보안법 폐지주간'을 선포, 판결을 기다리는 국가보안법 2조, 7조의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국보폐지행동은 국가보안법 폐지주간 동안 헌재 앞 1인시위를 계속하고 12월 1일 오후 7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2층에서 국가보안법 피해자와 함께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12월 1일은 74년 전인 1948년 이승만 정부가 여수·순천 사건 이후 국헌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단체를 구성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각종의 행위를 처벌하겠다며, 일제의 치안유지법과 보안법을 기반으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날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박미자 국가보안법7조부터폐지운동 시민연대 공동대표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희생당한 열사들과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여 과거 역사정의를 실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을 사상의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미래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꿈꾸며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폐지주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가 흔들림없이 정의와 양심의 길을 따를 수 있도록 이곳에서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인 김재하 국보폐지국민행동 상임대표는 "지난번 헌법재판소 공개 변론 이후에 모든 이들의 시선은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관들의 결정에 쏠려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 제2조와 7조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면 그것은 이 시대 양심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헌재의 위헌결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위헌결정을 바탕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국가보안법폐지 법률안 2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 제22대 국회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를 고통에 빠뜨렸던 국가보안법을 끝내 폐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인 황인근 목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령처럼 배회하며 이 사회를 지배하는 국가보안법의 해악을 고발했다.

    국민의 대부분이 노동자인 나라에서 노동의 권리가 축소되고 8년 겪은 참혹한 참사가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으며, 지난 몇달간 전쟁연습으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중에 지난 9일에는 6명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강행되고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인 정대일 선교사를 긴급연행해 조사하는 등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려는 해묵은 악법이 버젓이 집행되고 있다는 것.

    황 목사는 "케케묵은 인습에서 벗어나 더욱 존엄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헌법재판소가 부디 용기 있게 이 그릇된 법들을 끊어버리고 더 발전된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 9일 말기암 투병중 국정원과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강은주 4.3민족통일학교 대표의 가족이 제주에서 긴급 상경해  여전히 활개를 치는 국가보안법의 '패륜성'을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관들이 구 시대가 만든 유령에 사로 잡히지 마시라고 강력히 권고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며, "헌법재판소는 더 이상 우리의 오래된 잘못된 과거가 우리의 미래를 덮어버리고 통제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헌법재판관들은 "얼마나 많은 허언과 거짓과 많은 위성이 그 안에 있는지, 과거 국가보안법을 유지했던 그 결정들을 차근히 읽어보고, 한번은 소리내서 읽어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 인권, 평화, 민주주의 등 현대 헌법이 지향하는 기본적인 가치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채 권위주의 체제로부터 고착돼 온 기성 권력의 이글거리는 탐욕만이 가득하다는 것을 분명히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이라는 유령이 더 이상 우리 삶을 지배하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며, "국가보안법 위헌 판결을 내려야 하는 9명의 헌법재판관이 부디 현실을 왜곡하지 말고 미래를 외면하지 말며, 용기 잃지않고 뒤로 물러서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상 반국가단체와 이적단체 및 이적표현물 관련 규정을 다룬 제2조 1항 및 제7조 1항, 3항, 5항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 대한 판결(2017헌바42  등 총 11건)을 앞두고 있다. 수원지법과 대전지법이 낸 위헌제청과 개인 헌법소원을 비롯해 총11건이 병합된 사안이다. 

    앞서 헌재는 지난 9월 15일 국가보안법 제정 이래 74년만에 처음으로 이 사건을 공개변론 형식으로 다룬 바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주간 선포 기자회견문 (전문)

    국가보안법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반헌법적인 사명을 다하고 있다. 지난 11월 9일, 국정원과 경찰이 암투병중인 한 환자의 집에 진입하여 압수수색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기업 살인에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그 사법기관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노동자의 절규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 그 사법기관이, 말기암과 싸우는 한 인간의 존엄을 무참히 짓밟을 수 있는 권리가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74년 전, 이승만 독재 정권이 만들어낸 임시 법률로서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던 치안유지법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해방 이후에는 통일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를 가리지 않고 탄압하며 민주주의의 발전과 평화 통일을 가로막았다.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유린한 악법 중의 악법인 것이다. 

    사람의 생각을 처벌하는 것은 온 국민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희생당한 열사들과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여 과거 역사정의를 실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을 사상의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미래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평화와 안전을 향한 우리의 소박한 염원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본격화된 미·중 갈등으로 인한 신냉전이 세계를 재편하는 가운데 새로운 질서를 강요받는 한반도에도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후손에게 평화롭고 안전한 국가를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결과 적대의 산물인 국가보안법을 지금 당장 폐지하는 것이다.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발전할수록, 국민들의 민주의식이 높아질수록 정권은 더 가혹히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탄압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민주사회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탄압을 뚫고 맞서 싸워왔다. 국가보안법, 이제는 정말 박물관으로 보낼 때가 되었다.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꿈꾸며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폐지주간'을 선포한다

    헌법재판소가 흔들림 없이 정의와 양심의 길을 따를 수 있도록 이곳에서 외칠 것이다. 


    2022년 11월 28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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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만 공무원, 윤석열 정부에 ‘레드카드’… 탄압 뚫고 총투표 성사

     

  • 기자명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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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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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3만 8천여 조합원 참여
    83.4% “이상민 장관 파면”... 87.9% “공공서비스 민영화 중단”

    공무원 노동자 83.4%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하라!”
    87.9% “공공서비스 민영화 중단하라!”

    공무원들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경고를 날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총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10.29 이태원 참사에 정치적·법률적 책임이 있는 ▲‘이상민 행안부장관을 파면 처벌’해야 한다는데 83.4%가 찬성했고, ▲‘2023년 공무원 보수인상률 1.7%’ 반대(86.2%) ▲공무원 인력감축 계획 반대(92.6%) ▲공무원연금 소득공백 반대(89.7%) ▲정부의 노동시간 확대, 최저임금 차등 정책 반대(89.4%) ▲공공서비스 민영화 정책 반대(87.9%) ▲부자감세, 복지예산 축소 정책 반대(89%) 의견이 집계됐다.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매일 국민과 대면하는 사람들로 정부 정책에 대한 이들 공무원의 평가는 정부에게도 중요한 조언과 자료가 된다. 투표에는 공무원노조 3만 8천여 조합원이 동참했다.

    ▲ 지난 15일, 윤석열 정부 정책평가 조합원 총투표를 선포한 공무원노조. [사진 : 노동과세계]
    ▲ 지난 15일, 윤석열 정부 정책평가 조합원 총투표를 선포한 공무원노조. [사진 : 노동과세계]

    ‘정권의 시녀’ 거부

    총투표를 통해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상식적인 행동에 사용자인 정부는 총투표를 방해했고, 노동조합의 자율적 운영과 활동을 간섭하고 개입하며 반노동 정책을 손수 보여줬다.

    공무원노조가 총투표를 선포하자, 전국민의 질타대로 이태원 참사를 막는데 ‘무능’을 떠올리게 했던 정부는 공무원들의 총투표를 막는 데는 적극적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행정안전부, 노동부, 인사혁신처, 교육부 등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투표를 방해했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임은 물론,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벌였다.

    ▲ 공무원노조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 평가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 뉴시스]
    ▲ 공무원노조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 평가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 뉴시스]

    지난 10일 행정안전부는 지방행정정책관 주재로 전국 시·도 행정자치국장 회의를 개최해 ‘법령위반’, ‘징계’ 운운하면서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16일엔 ‘투표금지 및 위법행위 엄중조치 협조 요청’ 공문을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했고, 투표를 못 하게 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복무, 감사 책임자 회의를 연쇄적으로 개최해 실시간 투표상황 보고, 복무점검, 현장 채증을 하게 하는가 하면, 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은 노조 간부들을 회유하려고 시도했다. 각 부서에 인력을 배치해 투표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곳도 있었다.

    윤 정부는 총투표를 방해하며 공무원들을 ‘영혼 없는 정권의 시녀’로 바라보는 구시대적 시각이 들통나고 말았다. 인권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다.

    정부는 왜 이런 행태를 저질렀을까. 정부 출범 6개월 동안의 실정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이 상황이 더욱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투표를 방해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방해를 뚫고 총투표를 성사했다. 공권력을 동원한 온갖 탄압과 방해에도 3만 8천여 명의 공무원들은 당당히 투표에 참여하며 ‘정권의 시녀’가 되는 것을 거부했다.

    ▲ 지난 8월, '임금인상 쟁취, 인력감축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공무원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 지난 8월, '임금인상 쟁취, 인력감축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공무원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공무원 노동환경과 무관하다고?

    정부는 총투표를 막아나서며 ‘공무원 정책과 관련이 없고, 공무원의 근무조건 개선과는 무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공무원노조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조합활동이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이밀었다. “공무원 관계법령상 각종 의무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정부 주장대로 공무원노조가 총투표를 실시한 문항은 정말 법 위반 사항일까? 아니다.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이태원 참사 대응’ 관련 문항은 현재 정부가 하위직 공무원들을 희생양 만들어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공무원노조에 소속된 소방공무원, 지자체 공무원들과 밀접히 관련된 사항이다.

    다른 문항들도 공무원의 노동조건과 직접 관련된 사안일 수밖에 없다. 공무원 보수 결정과 연금 정책은 120만 공무원 노동자들은 물론 국민의 삶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6월부터 최저임금도 안 되는 8,9급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답은 1.7% 인상이었다.

    또, 공무원 인력감축 정책은 공무원들의 노동환경과 대민행정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거기에 정부의 민영화 정책, 부자감세 등의 정책 역시 조직·인력감축을 낳을 뿐만 아니라 이는 공무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번 총투표 안건이 공무원 정책 및 노동조건과 무관한 사항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억지스럽기만 하다.

    민주노총도 이런 정부 투표방해 행태를 두고 “정당한 조합활동에까지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결국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 하라’는 편협한 반노동 인식의 발로이자 끝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파면 처벌 촉구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공무원들도 납득할 수 없는 정책을 추진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현장 공무원들의 입을 틀어막는 윤 정부의 정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공무원노조는 ILO를 비롯한 국제기구, 인권기구 등에 노동탄압을 자행한 대한민국 정부를 제소하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동탄압을 일삼고 참사 책임이 빠져나가기 바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즉각 파면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을 위한 행정,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가장 국민 가까이에서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이 나라 행정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 수장을 파면 처벌하라는 하는 데는, 국민 행정을 위한 정책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수장과 그 수장을 임명한 대통령만 그것을 모른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우리말 바루기] ‘선뵈’,‘선봬’

     

    [우리말 바루기] ‘선뵈’,‘선봬’

    입력 2022.11.24 13:27 수정 2022.11.24 14:27
    독자분께서 질문해 오셨다. 신문 제목에 나온 ‘~작품 선봬’라는 표현에서 ‘선봬’가 잘못된 말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뜻 봐서는 ‘선뵈’가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선봬’는 어딘지 모양이 아닌 듯싶다.

     
    ‘선뵈다’가 ‘선뵈고, 선뵈니, 선뵈면’ 등으로 활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선봬’도 ‘선뵈’가 아닌가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선뵈다’는 어간 ‘선뵈’로만 말이 끝날 수가 없다. ‘먹다→먹어, 예쁘다→예뻐, 우습다→우스워’에서 보듯 종결어미인 ‘-어’를 추가해야 한다. ‘선뵈다’ 역시 어간인 ‘선뵈’에 ‘-어’를 덧붙이면 ‘선뵈어’가 되고 이것이 줄면 ‘선봬’가 된다. 따라서 ‘~작품 선봬’에서 ‘선봬’는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만나 뵈/만나 봬) 반갑습니다”라고 할 때 ‘만나 뵈’가 맞을까 ‘마나 봬’가 맞을까? 여기에서도 정답은 ‘만나 봬’다. 이때도 ‘뵈다’의 어간인 ‘뵈’가 홀로 쓰이지 못하고 연결어미인 ‘-어’를 추가해야 한다. ‘뵈+어 → 뵈어 → 봬’가 되는 것이다.
     
    문제 하나 더. 헤어질 때 많이 쓰는 “내일 (뵈요/봬요)”는 어느 것이 맞을까? 이 역시 ‘뵈다’의 어간 ‘뵈’에 ‘-요’가 바로 붙지 못하고 ‘어’를 추가해야 한다. 즉 ‘뵈+어+요’ 형태가 되고 ‘뵈어요’가 줄어 ‘봬요’가 된다.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어린 세대 비속어 남용 심각하다

     

    <정광식 칼럼> 어린 세대 비속어 남용 심각하다

    ▲ 정광식 논설위원 교육학 박사     © 울산광역매일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욕설 섞인 언어 남용이 매우 심각하다. 어느 시대에서나 아이들은 기성의 질서를 벗어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었으며, 또래 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그들만의 언어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에게 국한되었던 욕설이 언어폭력의 정도를 넘어 이제 전체 아이들에게 확대되는 현상은 더 이상 방관할 수만은 없는 대상이 됐다. 

     

     욕설은 그 기능이 매우 다양하고, 쓰임새에서도 각양각색이다. 문제는 일반적인 욕설이 천박하고 거칠고 사나운 낱말과 단일 어구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욕설은 통사론적으로도 단순하고 간략해서 문법적인 왜곡 없이 그 의미가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된다. 과장법, 대유법, 은유법 등을 통한 욕설에 비해 일반적 욕설은 다양하게 직유법을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특히 아이들의 욕설 배경을 살피면 직유법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기분을 나쁘게 할 때, 짜증나게 하거나 화나게 할 때, 짜증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시험문제를 틀렸을 때, 게임에서 졌을 때, 상대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 생각에 행동이 뒤따르지 못해 답답할 때, 강해 보이기 위해서 등의 이유로 욕설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욕설이 그 원인에 관계 없이 듣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눈에 보이는 상처 대신 심각한 정서적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 그런데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예민한 아이들은 이런 언어폭력에 쉽게 깊은 상처를 받는다. 게다가 언어의 폭력성은 아이들의 사고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지적 상태가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도 크다. 또 언어폭력에서 비롯된 정신적ㆍ심리적 피해는 개인의 자존감 상실, 사회 부적응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극단적 선택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학교와 사회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욕설 대신 바른 감정 전달 표현 방식을 지도하고 있으며, 욕설 피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타인의 내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감정상태를 `나의 것`으로 이해하고 느끼며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개인이 욕설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욕설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일종의 병리현상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런 현상을 지닌 사람들이 자아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못한 아이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우리 사회의 경계 대상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연장선에서 보면 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언어폭력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기성세대는 대화 상황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혹은 자신과의 갈등에서 욕설을 사용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푸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이것은 사회 규범뿐만 아니라 인성 발전 측면에서도 잘못된 것이며, 이를 본받는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을 감아해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욕설은 기성세대의 폭력적인 문화와 경쟁적인 사회구조가 낳은 왜곡된 언어이며, 세대를 이어 전달되는 나쁜 사회적 현상이라는 것 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욕설이 주위 환경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몸으로 학습한 결과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고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담배 끊기가 힘들고, 도박 끊기가 힘든 이유와 같은 이치이다. 아이들의 학습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주위 환경 또한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최대 사회 안전망이 되어야 할 가정과 학교에서 욕설은 절대 금기 사항이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들 모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욕설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