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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5일 월요일

미, 바그다드 대사관 철수 가능성...이란·이라크 유대 강화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0.10.05(461)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 시위대가 불을 지르며 시위하고 있다.
▲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 시위대가 불을 지르며 시위하고 있다.

1. 이란 이슬람혁명근위대 살라미 최고사령관은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고립되어 있고 중동지역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이란을 고립시키려 압력을 가하고 있는 미국은 스스로 고립되었다. 점차 (중동)지역과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정치적 측면에서 소외되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주일보>

☞ 살라미 "이란, 거대한 전쟁터에서 워싱턴의 음모를 무너뜨리고 중동을 정치적으로 재편하려는 의지 막아내...워싱턴, 예상보다 빨리 쇠락, 스스로 만든 비현실적 상징 찢어, 무력하고 지쳐가고 있으며 쇠약해진 상태에서 철수하고 있다"

☞ 이란, 자체 생산 첨단 항공우주무기전시관 개관

2. 미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이라크 정부에 미 대사관과 미군에 대한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대사관 완전 철수 가능성을 이라크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W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알카드히미 총리에게 철수 계획을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헤럴드경제>

☞ <메흐르통신> "미,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폐쇄, 외교관들 철수 계획...90일 소요" → 폐쇄 계획 철회될 수도

3. 대(對) 이란 최전선 국가로 꼽히는 이라크에서 조금씩 영향력을 줄여가고 있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이란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강 상태였던 이라크와의 정치·경제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이라크 내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존재가 중동 평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라크 내부의 '친미 정책'을 약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후세인 이라크 외무장관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했습니다. 후세인 장관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자리프 외무장관,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 고위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며 정치·경제적 유대 관계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향후 2주 내 알카드히미 총리의 승인을 받은 이라크 특별위원회가 이란을 방문해 국경, 교통, 무역 관계 진전을 위한 양자 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고, 이라크 주요 도시인 바스라와 이란 호람샤르를 철도로 연결하고 이라크의 주권을 강화하는 각종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헤럴드경제>

4.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출신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가 북과 중국의 공동대표단이 올해 초 비공개로 이란을 방문했다고 주장했다고 VOA 방송이 전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정보분석 전문가로서 40여년 동안 북의 움직임을 주시해왔지만, 북과 중국이 이란 방문 공동대표단을 구성한 것은 자신이 아는 한 처음"이라며 "이는 북이 이제 명백히 중국과 함께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회담 의제가 북과 이란 간 불법 무기 거래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연합>

5. 로동신문은 '여러 나라에서 국방력 강화 조치' 제하 기사에서 이란 국영방송을 인용해 "이란군이 최근 잠수함 발사 미사일 '저스크-2'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미사일은 선진적인 수중탐지체계를 갖춘 국내산 신형 잠수함 '파테흐' 호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란의 신형 레이더 체계 '소루쉬'와 '미사그'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북은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란의 사거리 700km 신형 해상 탄도미시일 '졸파카르 바시르'의 공개 사실과 함께 '제재를 국방공업을 발전시킬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는 이란군 총사령관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연합>

6. 로동신문은 5일 '위대한 당, 위대한 인민 만세'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에서 김 위원장의 집권에 대해 "흘러간 9년의 해와 달을 합치면 인민이라는 두 글자가 나온다"고 주장하며 "우리 당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중대사는 인민의 생명과 보금자리를 보위하는 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의 길,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생을 바치고 진한 고통과 아픔을 묻으며 여기까지 온 것인가. 중도반단하면 가슴 아픈 후회의 길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체제 고수를 위해 현재의 노선과 정책 방향에서 탈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합>

☞ 김정은 "인민과 후대들에 천년만년 끄떡없을 안전담보력을 마련해주기 전에는 떠난 길을 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 길에서 꺾이지도 쓰러지지도 않을 것"

☞ 로동신문 "피어린 천만리길도 끝까지 가야 영광의 길이 되고 중도반단하면 가슴 아픈 후회의 길이 된다...(사회주의의 길, 강국의 길)이 성스러운 의무는 무겁다고 벗어놓아도 안되고 힘들다고 피해서도 안되며 멀다고 늦추어서도 안된다"

☞ 로동신문 "20세기 마지막 연대는 사회주의 붕괴라는 가슴 아픈 교훈을 남겼지만 21세기에 자본주의는 영원히 해가 지고 역사의 나침판은 명백히 사회주의를 가리키게 될 것"

7. 김성 유엔주재 북 대사는 지난달 29일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사는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공화국은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담보할 수 있게 된 현실 위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대사는 "허리띠를 죄어가며 쟁취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이 있어 조선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이 굳건히 수호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북에 대한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는 어느 일방이 바란다고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전쟁을 억제할 힘을 가질 때만 평화수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

☞ 김성 "코로나 방역형세 안정적 유지관리...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계 건설 목표...자력갱생 정면돌파전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유엔 75년, 지배와 예속, 침략과 간섭이 없는 자주화된 세계 바라...쿠바, 팔레스타인, 베네수엘라 지지·연대"

☞ 로동신문 "강력한 전쟁억제력, 인민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 굳건히 담보...전쟁 위험 영원히 방지"

8. 국방부는 '유엔군사령부'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허가 여부 결정과 관련해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출입에 대해서만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습니다. 그동안 유엔사는 비군사적 목적의 출입을 불허하는 등 DMZ 출입 승인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처음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유엔사와의 협의가 주목됩니다. <뉴스1>

9.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이재정 의원이 법무부와 관세청으로 제출받은 '2011년~2020년 8월까지 연도별 주한미군 관련 미약 사범 처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군사우편물을 이용한 마약 단속은 증가하는 반면에 주한미군 마약사범 기소율은 2017년 28.6%, 2018년 0%, 2019년 26.7%밖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2015년, 2016년, 2018년에는 불기소율이 100%로 주한미군이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에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주시보>

☞ 이재정 "주한미군의 군사우편물을 이용한 마약 관련 범죄가 줄지 않는 이유는 현행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 때문"

10. 주한미군이 국내에서 일으킨 각종 사고로 우리 정부가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해줬지만, 이를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군이 SOFA의 '독소조항'을 근거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향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불합리한 SOFA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법무부와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미지급 분담금 현황' 등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을 상대로 손해배상액 구상권 청구 92건을 진행 중입니다. 해당 사건들로 우리 정부가 지급한 손해배상액은 898억원으로, 이 가운데 미군 측 부담으로 청구한 액수는 약 671억원입니다. <연합>

11. 지난달 29일 미 육군에 의하면 육군 3보병사단 예하 1기갑여단전투단이 가을 남코리아에 순환배치된다. 미 육군은 2015년부터 남에서 9개월마다 순환배치병력을 교대하고 있는데 따라 올해 2월부터 현재 주둔중인 1보병사단 예하 2기갑여단전투단과 11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3사단 1여단이 남에 순환배치될 경우 미 대선 이후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1월까지 주남미군 감축 가능성도 적어진다.

3사단의 경력은 미국의 제국주의성·침략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습격자>라는 별명처럼 3사단은 주요 침략전쟁에 동원된 대표적인 미 육군부대다. 창설된 지 100년이 넘었으며 1·2차 세계대전, 코리아전, 걸프전, 이라크 침공 등에 모두 참전했다. 코리아전 이후 냉전체제하에서는 소련·동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위해 최전선인 서독에 배치됐다. 걸프전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는 시가전연습을 전개했으며 이는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를 침공·함락시킴으로써 그 침략적 성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남과 이라크 간에는 미군 주둔과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가 쥐고 있다는 공통성이 있다. 이라크 침략의 선봉부대였던 3사단이 남에 배치된다는 것은 남과 이라크 둘 다 미국에 의해 군사·정치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외국군의 해외주둔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모든 해외주둔 미군의 본색은 침략군이자 점령군이다. 지금은 3사단의 남코리아 배치가 아닌 모든 미군을 철거해야 할 때다. <21세기 민족일보>

12. 북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진출 추진을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은 과거 일본의 침략사와 반인륜적 행위를 언급하며 "과거청산을 한사코 회피하는 일본은 절대로 상임 이사국이 될 수 없으며 그에 대해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라고 반발했습니다.

북 외무성은 "일본은 우리나라를 비법(불법)적으로 강점한 후 100여만 명의 조선사람들을 학살하고 840만여 명의 조선인 청·장년들을 강제로 납치·연행하였다"라며 "20만 명의 조선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만들었다"라고 과거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을 고발했습니다. <뉴스1>

☞ 북 외무성 "일본, 더러운 개 주둥이에서는 언제 가도 상아가 돋을 수 없다"

13.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방문에 앞서 기자들에게 "쿼드(Quad) 파트너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가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중요한 발표, 중요한 성과를 얻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폼페오가 4일부터 6일까지 도쿄를 방문해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외무장관과 인도태평양 지역 내 긴급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폼페오의 방한은 연기됐습니다. <뉴스1>

14. 예멘 안사룰라 혁명위원회의 의장인 알-후티는 예멘에서 벌어지는 민간인 학살과 파괴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알-후티는 "예멘에 대해 간섭하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아랍에미레이트와 그 동맹국들은 예멘 인민들에 대한 파괴와 죽음의 근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파르스통신은 "사우디와 지역 동맹국들은 하디 정부를 복귀시키려는 목적으로 2015년 3월 예멘 전쟁을 시작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전쟁으로 10만 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숨졌습니다. <자주일보>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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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4일 일요일

“한 세기 빛바랜 적 없었던 통일의 붉은 꽃”

 

‘통일애국열사 박정숙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 열려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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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4  23: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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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열사 박정숙 선생 민족통일장 장례위원회’는 4일 오후 6시 빈소가 마련된 서울 망우동 삼육서울병원추모관 1층 행사장에서 추도식을 거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장 참석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그 누가 말했습니까? 우리는 한 세기 어느 한 때도 빛바랜 적 없었던 통일의 붉은 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가슴 가슴마다 새겨졌습니다.”

‘통일애국열사 박정숙 선생 민족통일장 장례위원회’는 4일 오후 6시 빈소가 마련된 서울 망우동 삼육서울병원추모관 1층 행사장에서 추도식을 거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장 참석인원은 50명으로 제한됐고, 많은 이들이 빈소에서 영상으로 추도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최고령 통일원로 박정숙 선생은 2일 오후 10시 40분경 경기도 남양주 새봄요양병원에서 104세를 일기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5일 오전 7시 빈소에서 발인해 벽제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서울 종로구 소재 금선사에 모실 예정이다.

추도식은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 원진욱 범민련남측본부 사무처장의 사회로 공동장례위원장인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과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의 추도사로 시작됐고, 임방규 통일광장 전 대표와 함께 호상을 맡은 김영옥 범민련남측본부 고문의 인사말로 마무리됐다.

6.15남측위원회와 한국진보연대, 범민련해외본부의 추도사와 박금란 시인의 조시, 희망새의 조가, 김진열 감독의 추모영상, 고인을 극진히 모셨던 박윤경 씨의 추모편지, 유족을 대표한 조카 김동운 씨의 감사인사도 전해졌다.

  
▲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권오헌 명예회장은 해방 전부터 큰언니의 영향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체포된 경력부터 ‘모진 고문’을 겪은 10년 감옥생활 등을 소개하고 “이제 마지막 104살, 100년 대장정을 마감하시고 저희들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보내드리게 된다”며 “우리 역사에 있어서 빛나는 과정이었고 장정이었고, 그리고 우리는 더 빛나는 길을 영광스럽게 권해드리고 싶다”고 기렸다.

1917년 강원도 양양에서 출생한 고인은 1944년 처음으로 체포됐고, 1948년 조선민주여성동맹에서 활동했다. 전쟁시기 남북을 오가며 활동하다 1952년 국방경비법으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4.19혁명으로 출소해 사회당 활동을 했고, 1963년 만화가게를 열기도 했지만 1975년 ‘오작교 사건’으로 2년간 옥고를 치렀고, 이후 민가협양심수후원회와 범민련남측본부, 통일광장 등에서 활동했다.

박정숙 선생 걸어오신 길 

1917.6.18. 강원도 양양 외물치에서 아버지 박장우, 어머니 이씨 두 분의 3녀 중 막내로 출생.

대포초등학교 1회 졸업. 여성으로는 첫 졸업생.

큰언니 영향으로 항일의식과 진보사상을 익히고 해방공간에서 단선단정 반대운동과 여성운동 전개. (큰언니는 일제시기 항일독립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드나들고, 해방공간에서는 자주통일운동을 하며 1948년 남북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

1944. 항일 지하활동을 하던 언니와 형부가 연행. 박정숙 선생 또한 체포

1948. 중앙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에서 활동. 이때 나이 32세

1949. 전남여맹조직이 드러나면서 중앙여맹까지 화를 당하고, 박정숙 선생은 최고 책임자로 지목되어 고문을 당함

1950.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북으로 가게 됨

1951.10 전쟁시기 남북을 오가며 활동

1952.2. 국방경비법으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마포형무소에 수감. 옥고를 치르면서 모진 고문을 당함

1960.10. 4.19혁명으로 감형, 석방, 이때 나이 44세. 가족도 머물 곳도 없는 터에 공안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계속 이어짐.

1960.11. 사회당준비위원회 여성위원회 참여 활동.

1961.5.16이후 ‘사회당 최백근 사건’에 연루, 6개월간 감옥생활 후 출소

1962. 감옥에서 연을 맺은 8살 아래인 김선분 선생을 다시 만나 언니·동생 사이로 그리고 평생의 동지로 동고동락하며 생활.

1963. 만화가게를 비롯한 궂은일을 하며 고난의 삶을 살아옴.

1972.7. 7.4남북공동성명 발표에 크게 고무받고 옛 동지들과 의기투합.

1975. 소위‘오작교사건’으로 반공법 및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주명순, 박정숙, 김선분 선생을 비롯한 11명이 체포, 2년간 옥고를 치름.

1992.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회원으로 활동.

1993. 범민련 남측본부 준비위원회 활동.

1995.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에 참가.

1995.11. 범민련 대탄압 時 범민련 사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함.

1996.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으로 활동.

2000. 통일광장 회원으로 활동.

2001.11. 김선분 선생과 제7회 불교인권상 수상.

2001.6.15~16 6.15 공동선언 발표 1돌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 대표단(금강산)

2003. 김선분 선생과 함께 장례비용으로 마련해놓은 기금 전액을 범민련 남측본부에 기부.

2005.7.15.~17. 범민련 남측본부 후원회 주관 금강산 통일기행 참가.

2005.10. 광복 60년 기념 평양문화유산 참관차 평양행.(평양, 묘향산 등 참관. 김선분 선생과 함께 4박 5일)

2008.5.22. 범민련 남측본부 후원회 주관 개성 민족유산 답사.

2011. 건강악화로 입원치료, 요양 등을 반복하며 투병생활

2011.7.16.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갈현동모임 주최로 박정숙,김선분 선생 동고동락 60년 기념 후원모임

2015.8.1. 양심수후원회, 통일광장, 범민련 남측본부 등 주최로 서울 수유리 한 식당에서 ‘통일할머니 박정숙 선생 백수 축하 잔치’

2015.8.4. 평생 동지로 동고동락하시던 김선분 선생 간경화 등 숙환으로 별세

2020.10.2. 오후 10시40분경 남양주 새봄요양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 향년 104세.

(자료제공 - 장례위원회)

  
▲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의장은 “범민련에 대한 대탄압 속에서도 평생 동지 김선분 선생과 범민련 사무실을 굳건히 지키며, 범민련 사수에 가장 앞장서 싸우셨다”며 “광풍같이 몰아치는 탄압속에서도 인자하신 미소로 동지들과 함께 하며 후배들을 다독이며, 시련의 세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도록 힘을 주셨던 선생이셨다”고 각별히 회고했다.

범민련해외본부도 모성룡 범민련남측본부 부의장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우리는 또 한 분의 범민련 할머니를 이별하는 슬픈 소식을 접했다”며 “통일된 조국의 품에서 영면 하옵소서”라고 추도했다. 1962년부터 동고동락을 함께해 온 8살 아래 고 김선분 선생(2015년 별세)과 나란히 얻은 ‘범민련 할머니’라는 별칭이 해외서도 회자된 것.

  
▲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는 고인을 자주 찾아뵙게 된 동기를 “이 자리에 앉아있는 박윤경, 최진수 이 젊은 후배가 자기 부모보다도 더 극진히 하는 것을 보고 부끄러웠다”고 밝히고 “박정숙 선생님은 착함보다도 자기의 주체성과 자기의 갈 길을 분명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조직가였다”고 평가했다.

고인은 양심수후원회와 범민련남측본부, 통일광장에 속해 조직가로서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공동장례위원장은 이 단체 대표들이 맡았다.

조성우 상임대표의장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추도사 낭독을 통해 “참으로 자그마한 체구이셨으나 그 뜻과 의지는 참으로 거대한 분, 큰 어르신 이셨다”고 기리고 “남북의 소중한 약속들이 종잇장으로 전락되지 않고 새로이 꽃필 수 있도록, 자주와 평화 통일의 새 역사를 하루빨리 앞당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기자회견 장소든, 집회 장소든, 행사 장소이든, 몸이 아파 쓰러지기 전까지는 한 번도 빠짐없이 참여하셨다. 90이 넘을 때까지 늘 현장의 투쟁가였다. 현장의 활동가였다”고 회고하고 “이제 우리들에게 남겨진 미국을 극복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투쟁에 함께 힘을 합쳐서 나가자는 것, 결심하자는 것, 결단하자는 것, 이것이 우리 어머니 영전에 바치는 대중운동조직의 결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추모영상 속의 고인은 이라크파병 반대시위, 국가보안법 폐지투쟁 등 늘 길거리 투쟁의 현장을 지켰고, 2001년 금강산 방문을 시작으로 평양과 금강산, 개성을 다녀오기도 했다.

  
▲ 박윤경 씨가 추모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고 박정숙·김선분 선생이 옥고를 치른 1975년 ‘오작교’ 사건의 주역 고 주명순 선생의 딸 박윤경 씨는 “할머니를 알고 지낸 세월이 어느덧 50년이 훌쩍 넘었다. 할머니와 함께 한 순간 늘 재치와 재미로 가득가득했다”며 “할머니, 많이많이 보고싶을 거예요. 그동안 제 곁에 계셔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라고 물젖은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의 조카 김동운 씨는 “(고인이 운영한)만화가게에서 제가 만화를 보면서 한글을 깨쳤다”며 “범사에 반듯하셨지만 너그러우셨고, 어떤 경우에도 무시하거나 폭언하거나 경망스럽게 행동하신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지나치실 정도로 경우가 있으셨다”고 회고하고 “고인이 정말 바라셨던 자주통일의 그날이 꼭 오리라 믿는다”고 인사했다.

김영옥 범민련남측본부 고문은 호상인사에서 “고인은 이제 더 이상 저희들이 직접 만나 볼 수 없는 마지막 길을 보내는 자리에 모두들 이렇게 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고 박정숙·김선분 선생은 여성 통일원로로서 주변의 믿음과 존경을 받았고, 후배들이 2011년 박정숙·김선분 선생 만남 60년을 축하하는 잔치와 2015년 고인의 백수 축하 잔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 추도식은 분향과 헌화로 마무리됐다. 공동호상인 김영옥 범민련남측본부 고문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통일애국열사 박정숙 선생 민족통일장 장례위원회

■ 장례명칭 : 통일애국열사 박정숙 선생 민족통일장

■ 공동장례위원장

권낙기(통일광장 대표)

권오헌(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이규재(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 고문

강순정 구연철 권오창 권오헌 권처흥 기세문 김광옥 김교영 김금수 김동환 김병길

김병태 김수남 김순자 김승균 김시현 김영만 김영승 김영식 김영옥 김을수 김정숙

김종대 김준기 김한덕 김한성 김해섭 나창순 남정현 노수희 노중선 박덕신 박순경

박순자 박종린 박중기 박홍섭 박희성 방국진 배은심 배종렬 배춘실 변숙현 서경원

소순관 안학섭 양득승 양연수 양원진 양재혁 양희철 염성태 유선근 유정식 윤한탁

이 영 이문교 이문상 이세춘 이창복 이천재 이태성 임방규 장은기 장창원 전기호

전창일 정동익 정병호 정현찬 정혜열 정효순 조순덕 조영건 최사묵 하해룡 한기명

한상렬 한창우 홍갑표 황 건 황금수

■ 호상

김영옥(범민련 남측본부 고문)

임방규(통일광장 전 대표)

■ 집행위원장

원진욱(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 장례위원(가나다순)

가명현 강경구 강병기 강선일 강영희 강은주 강정희 강진희 강태희 고광성 고권섭 고송자 고승우 고영대 고창권 곽호남 권영국 권용식 권진덕 김 식 김광태 김경구 김경림 김경호 김광례 김규열 김근래 김기완 김길자 김남훈 김도경 김래곤 김미경 김민섭 김민재 김병규 김병균 김병동 김병철 김삼열 김선규 김석균 김선기 김성곤 김성만 김성훈 김세원 김세창 김수형 김승균 김시현 김애자 김영의 김영식 김영호 김옥임 김용택 김윤기 김윤미 김인수 김임수 김재명 김재선 김재연 김재철 김정길 김정수 김종선 김주업 김준태 김준희 김지영 김지혜 김지훈 김진한 김철호 김차경 김태임 김택진 김현수 김현주 김현호 김혜순 김호현 김환석 김후식 남궁석 남주성 남현주 노 혁 노정현 노중선 도상록 류경완 류봉식 류연석 류정애 류제춘 류현진 리명환 림추섭 명 진 모성용 문경식 문민정 문제열 문현숙 문홍주 박경림 박광수 박광호 박교일 박금란 박동기 박민호 박병언 박봉열 박상춘 박석운 박석준 박영휴 박인기 박준홍 박점옥 박정일 박정훈 박종덕 박종익 박현희 박혜정 박혜정 박홍섭 박효경 박흥식 박희성 방석수 배성식 백성덕 백승평 백운성 백현국 변연식 서원주 서원철 서짐미 선애진 설선길 설용식 성영애 성훈화 소수영 송경아 송경용 송계호 송명숙 송무호 송영섭 송우엽 송익근 송창익 송형석 신건수 신미자 신병륜 신영선 신성재 신창현 심규협 심영보 심웅섭 심재환 안수창 안주용 안지중 안호국 양고은 양득승 양회중 양옥희 양원진 양진복 양희철 엄경애 여명순 오순이 오영관 오인환 오주현 오하나 우기수 우득종 원진욱 위두환 유미하 유한상 유화영 윤기진 윤용배 윤주형 윤희숙 이 윤 이 적 이경민 이경원 이관우 이근미 이길연 이단아 이대종 이덕우 이득길 이만교 이맹구 이명주 이문상 이미숙 이민애 이병고 이병화 이상국 이상도 이상훈 이선우 이성우 이소진 이순애 이순이 이승구 이원규 이양수 이연희 이영길 이영복 이영선 이영희 이용위 이용재 이용준 이윤석 이은정 이일영 이정이 이정섭 이정태 이정훈 이재익 이종문 이준일 이진호 이창욱 이창호 이천우 이태형 이혜선 이혜진 임문철 임상호 임선호 임종철 임지영 임헌영 임형진 장경욱 장남수 장선화 장세레나 장영철 장우식 장채선 전기호 전덕용 전현정 전흥준 정대식 정동근 정동익 정복권 정영근 정용범 정용식 정우철 정종근 정종길 정종미 정종성 정종태 정태상 정한길 정현우 정혜열 정효진 정훈철 정희숙 조대회 조동주 조민호 조성우 조순덕 조순형 조동주 조영건 조영주 조용신 조장래 조태환 조해연 조헌정 조현환 조회환 주무늬 주재석 주제준 진상우 진영식 차은정 차준원 차준호 채승필 채희관 채희준 최건석 최병조 최선윤 최선희 최영규 최영덕 최요식 최은섭 최은아 최을상 최창훈 최형권 탁무권 하성원 하원오 하일민 하태봉 하해성 한경준 한도숙 한명희 한미경 한미영 한선범 한점순 한찬욱 한충목 허연도 현 지 현진희 홍만희 홍성관 황 건 황규원 황남순 황순규 황아영 황은희 황재현 황홍영

■ 유족

김동운 임은주

박윤경 최진수 

(자료제공 - 장례위원회)

 

2020년 10월 3일 토요일

코로나19 집단감염 불씨된 개별 교회 자율성… 줄어든 헌금에 대면예배 포기 못해

 


[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 감염 온상이 되었나?②] 교회마다 재정따로, 활동따로

권종술 기자 epoque@vop.co.kr
발행 2020-10-04 10:31:02
수정 2020-10-04 1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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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교회 예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김철수 기자

개신교 교회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떠오른 이유로 지난 기획기사에선 극우적 극단주의를 원인으로 꼽았다. 자기 종교의 형식만을 고집하는 종교적 극단주의와 극우적 정치신념이 결합한 악마적 시너지가 결국 감염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배와 집회를 강행했고, 이런 때문에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원인과 함께 개신교 특유의 개별 교회 자율성을 중시하는 문화인 개교회주의(個敎會主義)도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로 손꼽힌다.

[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 감염 온상이 되었나?①] 나만 옳다는 극우적 근본주의가 일으킨 반사회적 비극

성당은 ‘직영점’,
불교는 ‘프랜차이즈’
개신교는 ‘자영업’?

흔히 농담으로 천주교 성당은 ‘직영점’이고, 불교 사찰은 ‘프랜차이즈’, 개신교 교회는 ‘자영업’이라고 말한다. 천주교는 교황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집권적 체제이고, 불교는 조계종 중앙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개별 사찰의 자율적 권한도 존중한다. 반면에 개신교는 중앙집권적 권한은 거의 없고, 개별 교회가 모든 걸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재정과 인사권이 중앙에 있는 다른 종교와 달리 개신교는 개별 교회가 독립된 운영체제를 갖는다.

개신교가 이런 체제를 가지게 된 건 개신교의 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수도사 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크성 교회 문에 로마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고발하고, 교황의 권위와 지배에 도전하는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했다. 이날이 바로 종교개혁의 시작이었고, 개신교의 출발이다. 교황권에 의문을 제기하고,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고발하며 출발한 개신교는 이런 이유로 하나님 앞에서 특권은 없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만인제사장설’과 교황청의 지배를 거부하는 ‘개교회주의’가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됐다. 물론 개신교에도 교회들이 함께 모여 교단을 만들기도 했지만, 천주교나 불교와는 성격이 다르고, 중앙집권적이 아닌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교회들이 느슨한 형태로 모인 연합체다.

개별 교회가 교단의
비대면예배 요청 거부하기도…
다양한 교단과 연합체,
행동 통일 어려움

이런 구조는 교단의 결정을 거부하고, 각 교회가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에선 각 교단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활할 것을 요청했을 때 천주교와 불교는 중앙의 결정을 바탕으로 일사불란하게 비대면 종교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반면 개신교는 교단 중앙에서 요청이 있어도 거부하는 교회가 많았고, 심지어 상당수 교회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지조차 않은 상황이어서 일사불란한 집행이 애초에 불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태영·류정호·문수석 목사,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소강석 목사(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상임고문), 10개 주요 교단 교단장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의하면 한국 개신교 전체 교단은 374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태영·류정호·문수석 목사,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소강석 목사(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상임고문), 10개 주요 교단 교단장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의하면 한국 개신교 전체 교단은 374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아울러 다양한 교단과 교단연합체로 갈라진 상황도 통일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9년 1월 발표한 ‘2018 한국인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교단은 374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수시로 이합집산하면서 교단 숫자는 해마다 변한다. 교단 연합체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한국교회총연합회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외에도 지금은 세력이 축소돼 유명무실해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갈라진 한국교회연합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교단 연합 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예배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호응하며 비대면 예배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교연은 지난 9월 9일 평신도위원회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매 주일 한국교회가 드리는 공 예배에서 스스로 철저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한국교회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대면 예배를 금지한 것은 국민의 기 본권인 종교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에 대한 정치적 억압으로 받아들이며, 따라서 정부가 모든 교회에 적용하고 있는 대면 예배의 금지조치를 조속히 해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초기엔 정부의 방역강화에 반발하다 개신교 교회가 코로나 19 재확산 진원지로 지목되자 지금은 목소리를 줄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헌금도
대면예배 고집하게 된 원인

아울러 각 교회가 독립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현실은 대면예배를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교회 운영을 위한 재정은 100% 교회 소속 교인들의 헌금으로 충당된다. 교단의 지원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면예배를 하지 않게 되면 헌금 수입이 줄어든다. 비대면 예배도 온라인을 통해 헌금을 걷지만, 대면예배와 비교하면 금액이 많이 차이 날 수밖에 없다. 헌금 수입이 줄어들면 교회 건물 임대료 등 교회의 고정지출조차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규모가 큰 교회라면 건물도 교회 소유이고, 쌓인 재정도 많아 견딜 수 있겠지만, 작은 교회들은 버티기 힘들다. 더구나 작은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를 위한 장비조차 갖추기 힘들어 비대면 예배를 꺼리게 된다.

2019년 12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 전국교회 주일연합예배' 부스에 본부 헌금함이 놓여 있다.
2019년 12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 전국교회 주일연합예배' 부스에 본부 헌금함이 놓여 있다.ⓒ뉴시스

이런 현실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은 지난 6월 15일 열린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목회자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가 진행했으며 예장 통합 교단 소속 담임목사 1,135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로 교회 헌금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체 목회자 가운데 68.8%가 헌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변화 없다’는 응답은 30.1%에 그쳤고, 1%만 헌금이 ‘늘었다’고 밝혔다. 헌금이 줄어든 비율에 대해선 ‘20~40% 미만’이 53%로 가장 많았고, ‘20% 미만’ 23.8%, ‘40~60% 미만’ 17.3%), ‘60% 이상’ 5.8%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헌금 감소 비율은 28.7%였다. 이번 조사에선 출석 교인도 코로나 19가 급증하던 당시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등 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외부 지원 없이 홀로서야 하는 개교회들은 대면예배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개신교 교회 중에서도 중앙집권적 구조를 갖추고, 개별 교회에 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구세군이나 성공회의 경우 중앙의 결정을 바탕으로 각 교회에서 일사불란하게 비대면 예배를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개신교의 개교회주의가 대면예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알 수 있다. 작은 교회가 비대면 예배를 할 수 있도록 큰 교회에서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여러 개신교 단체에서 지원 운동을 벌였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개신교 특유의
잦은 예배와 모임도 영향

개신교 특유의 잦은 소모임도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영향을 미쳤다. 개신교는 지난 1970~8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그런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새벽예배, 주일 오전 예배, 주일 오후 예배, 주일 저녁 예배, 수요 예배, 금요 구역예배 등 잦은 예배와 소모임이 자리하고 있다. 순, 다락방, 셀, 가정, 목장 등 다양한 소모임을 통해 신도들간에 친밀감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전도 활동을 벌이는 등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런 과정에서 식사를 함께 나누는 것도 친밀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다. 여러 집단이 계속 밀접 접촉을 하고, 함께 식사하게 되면서 감염 위험성은 당연히 높아졌다.

이런 이유로 방역 당국은 지난 7월 10일 교회 방역 강화 방안으로 정규 예배 이외에 소모임과 식사 등을 금지했다. 정세균 총리는 “최근 감염 사례를 분석해보면 교회 소규모 모임과 행사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전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면서 전국 교회의 식사 제공과 소모임·행사 등을 금지하고 정규 예배만 허용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5일 광주 북구 모 교회에서 일부 교인들이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구청 공무원들이 종교시설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7월 5일 광주 북구 모 교회에서 일부 교인들이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구청 공무원들이 종교시설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

이런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한국교회총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 세력은 반발했다. 바로 당일 긴급 성명을 내고 “중대본의 교회 내 소모임 금지 및 단체식사 금지 의무화 조치는 그간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한 교회의 노력에 반하는 것으로서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중대본은 이번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7월 14일 정세균 총리와 가진 오찬 자리에서 정 총리가 한교총에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방역지침 철회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7월 15일 상임회장회의를 연 한교총은 언론브리핑을 통해 “종교단체 중 교회만을 지정하여 지침을 낸 것은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며, 주일 아침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되는 교회 출석 금지 문자는 예배 방해이므로 중지되어야 한다”면서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결국 정세균 총리가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7월 24일부터 해제하고자 한다”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방역 관련 조치를 취한지 불과 2주일 만이었다. 정 총리는 “대부분 교단과 성도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 덕분에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해제 이유를 설명했지만, 한교총을 비롯한 개신교계의 거센 반발도 한몫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개신교 교회 방역 강화조치가 해제된 지 불과 2주일 만에 사랑제일교회 등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등 코로나19는 재확산되고 말았다.

‘통성기도’와 ‘찬양’도 영향…
개신교 기도·찬양 문화 바꿔야

여기에 더해 개신교 특유의 목소리를 높여 다수의 신도가 함께하는 ‘통성 기도’와 ‘찬송’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통성 기도와 찬송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말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랑제일교회도 연일 예배를 통해 찬송과 통성기도를 했고, 심지어 합숙까지 진행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 7월 교회 소모임과 식사를 금지시키면서 “예배 시 찬송 자제, 통성기도 등.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행위 금지, 찬송하는 경우 마스크 필수 착용(성가대 포함)”이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8월 9일 열린 사랑제일교회 예배 모습.
지난 8월 9일 열린 사랑제일교회 예배 모습.ⓒ유튜브 캡쳐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개신교의 기도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호숙 박사(기독인문학연구원)는 지난 8월 말 ‘민중의소리’에 기고한 글에서 “샘터교회 안중덕 목사가 ‘코로나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라는 글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라’는 뜻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나는 안 목사님의 이 메시지를 ‘입은 잠잠하고 이웃을 위해 마음을 여는’ 교회의 기도 문화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경은 ‘귀를 막아 가난한 자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들을 자가 없으리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잠언 21:13)”이라며 “어쩌면 코로나19 시기에 경험하게 되는 ‘비대면 예배’와 ‘조용한 기도’ 가운데서, 우리가 그동안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이웃의 슬픔에 탄식하고 계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진실한 기도는 나 자신과의 화해를 넘어, 이웃을 위해 마음을 여는 기도요, 이웃과의 화평 중에 거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하는 통로이니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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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일 금요일

여야 모두 선긋는데도 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강행'

 여당,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경찰 엄정 대응 주문... 이낙연 "합법 외 허용 안돼"

20.10.02 19:28l최종 업데이트 20.10.02 23:18l
추석 연휴에도 집회 대비 훈련하는 경찰 개천절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0.10.2
▲ 추석 연휴에도 집회 대비 훈련하는 경찰 개천절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에서 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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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개천절인 3일 개최 예정인 보수단체 집회와 관련해 차량을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허용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정치권은 선 긋기에 나섰다. 특히 개천철 집회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집회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여당은 경찰의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2일 개천절 집회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방해 행위가 있다면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도 당 차원에서 집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찾아 경찰의 철저한 대처를 주문했다. 

2일 기준으로 경찰에 접수된 개천절 차량 집회는 새한국 6건, 애국순찰팀 1건 등 모두 7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이 허가한 집회 외에는 모두 금지 통고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국순찰팀 등 일부 보수단체들은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아래 새한국)'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지난달 30일, 해당 집회와 관련해 총 9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법원은 ▲집회 참가자의 이름·연락처·차량번호를 경찰에 제출하고 집회 시작 전 확인받을 것 ▲집회 전후로 대면 모임이나 접촉을 하지 않을 것 ▲차량에 참가자 1인만 탑승할 것 ▲집회 도중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거나 구호를 제창하지 않을 것 등을 내세웠다.

이낙연 "합법 아닌 집회 허용돼서는 안돼"
 
의경 격려하는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추석연휴인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5기동단51중대 생활관을 찾아 의경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0.2
▲ 의경 격려하는 이낙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추석연휴인 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5기동단51중대 생활관을 찾아 의경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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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추석 연휴의 코로나 19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모임 ▲종교행사 ▲집회를 위험 요인으로 꼽고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르신들이 주로 감염이 발생하는 여러 종교행사나 방문판매 설명회, 집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시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연휴 동안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여부가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추석 연휴기간 여행이나 고향 방문 등 사람 간의 이동과 고령자의 위험요인 노출에 대비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도 보고 있다. 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60명대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30일에는 113명, 1일 77명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추석 직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법원이 내린 지침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1일) 한 언론사의 인터뷰를 통해 "불법 집회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해산도 시키고, 책임도 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역시 개천절 집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찾아 개천절 집회를 앞두고 경찰에 철통경비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법원의 판단으로 약간의 위험 요인이 생겼다"라며 "합법이 아닌 어떠한 집회나 행위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해야만 코로나19에서 우리가 빨리 벗어날 수 있고, 그래야만 경제도 살아나고 시민들의 삶도 되돌아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단체는 개천절 집회 강행의 뜻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은 개천절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예고하는 등 대면집회로 번질 조짐도 감지된다. 이날 오전 기준 개천절 당일 경찰에 신고된 집회 건수는 1344건이다.

새한국 역시 서울 5개 구간에서 차량집회를 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단체는 ▲ 마포유수지 주차장∼서초소방서 10.3㎞ ▲ 사당공영주차장∼고속터미널역 11.1㎞ ▲ 도봉산역 주차장∼강북구청 6.1㎞ ▲ 신설동역∼왕십리역 7.8㎞ ▲응암공영주차장∼구파발 롯데몰 9.5㎞ 등 5개 구간에서 운전자 9명씩 참가하는 차량집회를 열겠다고 추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때와 마찬가지로 광화문에서의 대규모 거리 집회를 신고했다가 경찰로부터 금지통고를 받은 보수단체 '8·15 비상대책위원회'(아래 8·15 비대위) 측은 법원으로부터도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자 1인 시위로 변경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인 시위의 경우 집회로 보지 않아 경찰에 신고할 의무는 없다. 다만, 경찰은 1인 시위라 해도 집단 행위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로 신고된 집회를 면밀히 따져 대응할 방침이다. 

트럼프, 코로나 확진 직전엔 "전염병의 종말이 오고 있다" 연설

 트럼프 주치의 "현재 상태 양호"...NYT "트럼프 정치 생명에 재앙"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 @FLOTUS(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와 내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며 "우리는 격리와 회복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부부의 감염은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1일 양성판정을 받은 후 진행된 코로나 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힉스 보좌관은 지난 9월 29일 첫 대선후보 TV토론, 30일 미네소타주 선거 유세 등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함께 탑승하는 등 트럼프의 대선 유세에 동행하는 멤버로 트럼프가 매우 신임하는 참모 중 한명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상태에 대해 "두 사람 모두 현재 양호하며, 이들은 요양기간 동안 백악관에 머물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치의는 이어 "백악관의 의료진과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며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 전문가와 기관들의 지원에 감사한다"며 "앞으로의 전개 상황에 대해 계속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플로리다 유세 등 대면 일정은 전면 취소...두번째 TV 토론 개최 여부도 불투명


 

트럼프는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려기 불과 몇시간 전 진행된 '알 스미스 디너' 행사에서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염병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며 내년은 우리 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연설하기도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2일 예정돼 있던 모금 행사와 플로리다에서의 유세 등 모든 대면 선거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낮 고연령층 등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전화 모금 행사는 일정대로 진행하다고 한다. 현재 증상이 양호하다고 하지만 최소 2주간의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15일 예정된 두번째 대선후보 TV토론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첫 TV토론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기면서 대형유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지자들을 감염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면서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관중을 끌어들일 수 없어서 안하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전 세계의 보건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사회자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복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며 "나도 필요할 땐 마스크를 쓴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바이든에 대해 "200피트 떨어져 있어도 엄청나게 큰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면서 마스크에 대한 거부 입장을 숨기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당시 고글을 쓰고 마스크를 생산하는 하니웰 애리조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美 주식시장 '출렁'...NYT "트럼프 정치생명에 재앙"


 

트럼프와 백악관은 "상태가 양호하다"며 감염 사실과 관련된 충격을 숨기려고 하지만 이날 새벽 대우존수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이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고 나스닥 지수도 200포인트 이상 빠지는 등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아프기까지 한다면 (대통령 후보로서) 투표용지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심각하게 아프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양성 판정 자체만으로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한 그의 정치생명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월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해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초래할 수 있으며 트럼프 임기 내에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내용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저서 <격노(Rage)>를 통해 폭로했다. 트럼프는 2월초 우드워드와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말했지만, 그 이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는 "독감"에 비유하면서 문제를 축소시키려고 했다. 트럼프는 우드워드와 3월 인터뷰에서는 "나는 이 문제를 축소(downplay)시켜 말해왔다. 나는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새벽(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9 양성 판정 사실을 밝혔다.

배럿 대법관 인준 절차 등 정치 일정에도 차질...상태가 심각해지면 펜스-펠로시 순으로 권한 대행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은 또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등 주요 정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로 공석이 된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후임 인선을 서둘렀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 9개월을 앞두고 연방 대법관 공석이 생겼을 때 공화당의 반대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지 못한 전례,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내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긴즈버그 대법관의 유언, "차기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 등을 모두 무시한 처사였다.


상원은 오는 12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대선 4일 전인 29일 인준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상원은 100석 중 53석이 공화당이며, 2명의 공화당 의원만 대선 전 인준 투표를 반대해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다. 배럿 대법관이 임명 되면 연방 대법원은 '보수 6 대 진보 3'으로 보수 절대 우위로 바뀌게 된다.


NYT는 또 대통령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트럼프의 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 순으로 대통령 권한이 승계된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2일 아침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지난달 29일 TV토론 때문에 트럼프와 대면 접촉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219433382354#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남은 추석 연휴 코로나 위험 요인, 지인 모임·종교 행사·개천절 집회”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 “주말까지 방심말고 방역수칙 준수해 달라”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0-10-02 17:45:07
수정 2020-10-02 17: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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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자료사진.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자료사진.ⓒ뉴시스

방역 당국이 남은 추석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 요인으로 지인 모임·종교 행사·개천절 집회 3가지를 꼽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일 오후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주말까지 남은 추석 연휴 동안에도 방심하지 말고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3명 늘었다. 국내 발생은 53명, 해외 유입은 10명이다. 전날(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발생이 진행되고 있고, 부산 지역에서도 유행이 보고되고 있다”며 “추석 연휴 기간의 이동 또는 노출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휴 기간 선별진료소 운영이 일부 제한되고 방문자 숫자가 줄면서 검사 건수가 줄어든 것도 확진자 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남은 연휴 기간 위험요인으로는 3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지인 간 모임이다. 정 본부장은 “과거에도 지인 간 모임을 통한 전파 사례는 굉장히 많았다”며 “가급적 지인 간 모임을 최소화하고 모임을 할 경우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둘째는 주말 종교 행사다. 정 본부장은 “최근에도 종교 행사나 소모임 활동, 온라인 종교 행사를 준비하는 모임 전후의 식사 등을 통해 소규모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며 “고령의 어르신은 반드시 비대면 종교 활동을 하고 종교 시설 내에서는 환기·소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했다.

셋째는 개천절인 오는 3일 예정된 도심 집회다. 법원은 서울 시내 일부 지역에 한해 10인 미만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조건부로 허용했다. 앞서 8·15 광복절 도심 집회로 참석자 227명이 확진된 데 이어 전국적인 추가 전파로 12건의 집단감염과 332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내일도 여러 지역에서 집회가 예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많은 사람이 밀집해 구호 제창과 음식 섭취 등 위험 행동을 하면 모두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동체 안전과 개인 건강을 위해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기를 바라며, 집회 참석 시에도 반드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강고했다.

그러면서 “남은 3일 연휴 기간에 거리두기 실천, 의심증상 시 신속한 검사 당부드린다”며 “방역 당국도 경계심을 높여 연휴 기간 감염 관리과 유행 억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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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일 목요일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명절 인사 잘못하셨습니다

 


어법에 어긋난 인사말은 그만, 이제는 '되세요' 말고 '보내세요'·'쇠세요'를 쓰자

20.10.01 20:23l최종 업데이트 20.10.02 11:30l

 시내 어느 마트 앞에 걸린 한가위 인사 펼침막.
▲  시내 어느 마트 앞에 걸린 한가위 인사 펼침막.
ⓒ 장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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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같은 비문(非文,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늠름하게 쓰이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되세요'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글로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가겨찻집' 문을 연 게 2007년이다.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를 주절대면서 8년쯤을 보냈다.

아무리 그게 '대세'라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아무도 청하지 않은 일을 8년간 이어간 것은 자신이 국어 교사라는 사실을 늘 확인하면서 살아온, 넘치는 자의식 때문이었다. 국어를 가르친다고 해서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 시비를 걸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 터이지만, 그렇게 오지랖을 떤 것도 앞의 이유 탓이다.

8년간의 오지랖이 막을 내린 것은 지난 2015년이다. "'한가위 되세요', 진보 진영의 동참"이라는 글을 끝으로 메아리 없는 푸념을 그만뒀다.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말 쓰기에 유난스러웠던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교열부'라는 거름망을 갖춘 일간지마저 '한가위 되세요'를 태연하게 쓰는 걸 지켜보면서 푸념을 끝낼 때가 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못 쓰인 말이 아무리 대세가 된다고 해도 아닌 게 '기'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무심히 '되세요'를 입에 달고 사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게 턱도 없는 문장이라는 게 더욱 굳어지니, '사람들이 너나없이 쓰니까...' 하고 적당히 현실을 핑계로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거리 곳곳에 '어떠어떠한 한가위 되세요'가 박힌 펼침막이 슬슬 걸릴 때가 되었다. 아침에 시내 나갔다가 마트 앞에 걸린 펼침막을 보니 잊고 있었던 좀이 쑤셔온다. 예전에 쓴 글을 읽어보다가 다시 글을 시작하지만, 정수리가 뜨끈뜨끈하다. 누가 공식 감시자 구실을 맡겨준 것도 아닌데 하나 마나 한 소리를 다시 하는 기분은 정말 '아니다'. 
 
 우리 동네 길가에 걸린 펼침막. 코로나19와 관련하여 내용도 '편안하고 안전한 추석 되세요'다
▲  우리 동네 길가에 걸린 펼침막. 코로나19와 관련하여 내용도 "편안하고 안전한 추석 되세요"다
ⓒ 장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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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좋은 하루'나 '즐거운 주말', '행복한 쇼핑'이 되라는 인사가 일상이 되다 보니 어쩌다 콜센터 상담원의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끝인사만 들어도 기분이 새롭고 신선하다. 아, 개중에는 이런 인사를 하는 데가 있구나 싶어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이다. 

사람들의 입에 붙은 '~ 되세요'가 왜 잘못된 어법인가.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뜻이 통해서 서로가 알아들으면 되지 않는가"라고 되묻는 이들이 많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가 말과 글을 굳이 배울 이유가 없어진다. 어법 없이 낱말을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뜻은 그럭저럭 통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법에 어긋난 "한가위 되세요"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의 서술어 '되다'는 앞에 보어(補語)의 도움 없이 쓰일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그 앞에 '기워주는 말'인 보어가 와야 한다. "그는 중학생이 되었다"에서 '되다' 앞에 쓰인 '중학생이'가 보어다. 이때, 보어는 주어와 동격이므로 '그(주어)=중학생(보어)'이 된다.

"한가위 되세요"를 분석해 보자. 생략된 것으로 보이는데, 주어는 뭘까? 주어가 흔히 생략되는 우리말에서 주어는 대체로 청자인 '당신'이다. 그러면 이 문장은 "당신은 한가위 되세요"가 되는데, '당신'은 한가위가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주말'도 '여행'도, '시간'도 '쇼핑'도 될 수 없다. 

그런데 '한가위 되라'는 덕담을 건네면서 아무도 상대를 한가위로 만들 의도는 없다. 화자의 의도는 다음과 같다. 
 
"(나는) 다가오는 명절이 (당신에게) 넉넉한 한가위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다가오는 명절이 (당신에게) 넉넉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어떤 조화를 부려야 "한가위 되세요"가 될 수 있는가. 백번 양보하여 주어를 보어인 한가위와 같은 뜻인 '명절'이라고 본다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되세요'는 명령형 어미다. 무정 명사인 '명절'을 의인화하지 않는 이상, 명절에다 명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의 분석. 주어를 청자로 봐도, 보어와 같은 의미로 보아도 어법에 어긋난 문장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의 분석. 주어를 청자로 봐도, 보어와 같은 의미로 보아도 어법에 어긋난 문장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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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한가위 되세요"를 쓸 것인가. 상대방에게 하는 말로 '되세요'가 쓰일 수 있는 보어는 사람과 호응하는 낱말이어야 한다. 한때 유행한 "부자 되세요"나,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같은 문장은 아무 문제가 없다. 당신은 '부자'도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하루, 주말' 같은 '시간' 관련어나 '쇼핑, 여행, 식사' 같은 '행위'를 나타내는 낱말 뒤에선 쓰일 수 없다. 그것은 인간과 호응하는 의미의 낱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과 호응하는 낱말인 '부자, 시인, 의사, 군인, 회사원, 교사' 등은 얼마든지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으레 좋은 뜻의 덕담으로 받아들이고 말아서지만, 만약 '한가위 되세요'라는 말이 잘못 쓰인다는 사실을 아는 이라면, 그건 덕담이 아니다. 화자의 본의와 무관하게 그의 인사는 상대방에게 '한가위'가 되라고 윽박지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한가위 인사는 "넉넉하게 쇠세요(보내세요)"로

그럼 어떻게 쓸까? 어법에 맞게 쓰기는 매우 간단하다. 내 뜻이 드러나게 하려면 '되세요' 대신에 '보내세요', '쇠세요', '지내세요' 등의 서술어를 쓰면 된다.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 한가위 넉넉하게 쇠세요.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 한가위 행복하게 보내세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한가위 즐겁게 지내세요.

'한가위'를 꾸미는 '넉넉한'·'행복한'·'즐거운' 등의 관형어는 '되세요' 앞으로 옮겨 서술어를 꾸미는 부사어로 자리바꿈을 했다. 그래서 훨씬 우리말 어법에 가까운 문장이 되었다. 문장에서 체언을 꾸미는 관형어는 서술어 앞으로 자리를 옮겨 부사어로 쓰이는 게 올바른 어법에 가까운 것이다.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와 같이 체언(명사·대명사·수사)을 꾸미는 관형어가 부쩍 쓰이기 시작한 것은 외국어의 영향이다. "참석을 많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많이'는 '해 주시기'를 꾸며야 외국어 번역처럼 어색한 문장이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잠깐 볼일로 다시 시내를 다녀왔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일까, 한가위 인사 펼침막이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앞서 얘기한 마트의 현수막 말고 정치인의 펼침막이 두어 개, 그리고 축협 명의와 아파트 주변에 걸린 펼침막이 다다. 뜻밖에 '한가위 보내세요'로 제대로 쓴 펼침막을 두 개나 만난 게 소득이다. 하나는 지역 축협에서 내건 거고, 나머지는 인근 아파트에 걸린 아파트 위탁 관리업체의 펼침막이다. 
 
 제대로 쓴 한가위 인사말. 지역 축협에서 내건 이 펼침막에는 '즐거운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라 쓰였다.
▲  제대로 쓴 한가위 인사말. 지역 축협에서 내건 이 펼침막에는 "즐거운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라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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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 글린 위탁관리업체의 한가위 인사 펼침막. '보내십시오'를 '-요'로 쓴 게 흠이지만, 정중한 명절 인사로 손색이 없다.
▲  어느 아파트 단지 안에 글린 위탁관리업체의 한가위 인사 펼침막. "보내십시오"를 "-요"로 쓴 게 흠이지만, 정중한 명절 인사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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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십시요." 

축협의 인사말은 '명절'을 꾸미는 말로 '즐거운'을, 서술어 '보내세요' 앞에는 부사어 '행복하게'를 써서 제대로 된 우리말 어법을 따랐다. 업체의 펼침막은 '보내십시오.'를 '-요'로 쓴 게 흠일 뿐, 정중한 명절 인사로는 손색이 없다. 

'한가위 되세요'를 바로잡는 데 가장 중요한 단위는 언론이다. 그런데 몇몇 신문은 이미 강을 건너 버렸고, 그나마 가장 영향력이 큰 방송은 아슬아슬하게 바른 표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역시 '대중이 쓰는 말'이라면서 '한가위 되세요'의 물결을 따라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바른 말글살이를 이끌어야 할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한글 관련 단체들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언중들 개인의 사소한 실천에 맡겨진 셈이라면, 이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글날 앞에 맞을 한가위를 씁쓸하게 기다리는 까닭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qq9447.tistory.com/)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