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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3일 토요일
[단독]양진호, 유리방서 집단폭행 후 '맷값' 5만원권 수십장
2013년 회사 회장실서 전 직원 보는 앞서 5명이서 집단폭행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2013년 12월 한 대학 교수를 집단 폭행한 의혹과 관련해 당시 폭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됐다. 양 회장은 건장한 남성 네 명과 함께 회사 회장실에서 피해자를 두 시간 반에 걸쳐 집단 폭행했고, 가래침을 억지로 먹이고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을 암시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인격 모독 행위를 가했다.
폭행 사건 이후에도 양 회장은 상당 기간에 걸쳐 피해자에게 수시로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내 정신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피해자는 외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약 3개월 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2일 <프레시안>은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함께 2016년~2017년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가 법원과 검찰 등에 제기한 소장을 입수, 사건 당시 무자비한 폭행 정황을 확인했다.
유도 전공자 포함 5명이 집단 폭행
소장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 2일 오후 3시경부터 같은 날 오후 5시 30분까지 약 2시간 30분에 걸쳐 경기도 분당구의 이지원인터넷서비스(위디스크 운영사, 이하 이지원)의 회장실에서 대구광역시 소재 한 대학의 ㄱ교수 집단 폭행을 교사했다. ㄱ교수를 주도적으로 폭행한 건 이지원 직원들이었다.
폭행에는 용인대 유도학과를 졸업한 양 회장의 동생 양모 씨(이지원 직원)와 같은 대학 동창으로 추정되는 이지원 직원 임모 씨, 윤모 씨, 전모 씨 등 3명이 가담했다. 즉 양 회장을 포함해 5명의 이지원 직원이 ㄱ교수 집단 폭행에 관여했다. 이들 중 양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넷은 모두 유도를 전공한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다.
이번 사건은 양 회장이 자신의 아내와 대학 동창인 ㄱ교수를 내연남으로 의심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양 회장은 대구에 거주 중인 ㄱ교수를 성남의 자기 회사로 불러 내연 관계에 관한 해명을 듣겠다고 유인했다. 결백하다는 입장이었던 ㄱ교수는 오해가 있다고 판단해 회사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봉변을 당했다.
소장에 묘사된 폭행 상황은 실로 끔찍한 수준이다. 다섯 명은 회장실에서 두 시간 30여분에 걸쳐 ㄱ교수를 무차별 폭행했다. 임모 씨 혹은 윤모 씨 중 한 명은 폭행을 당하는 ㄱ교수가 두 팔로 얼굴과 머리를 막으려 하자, 이를 막지 못하도록 바닥에 두 손을 짚고 엎드리게 한 후 얼굴을 집중적으로 가격했다.
양 회장의 동생 양모 씨는 폭행 도중 ㄱ교수에게 '양 회장의 구두를 핥을 것'을 명했고, ㄱ교수의 얼굴에 십여 차례에 걸쳐 가래침을 뱉은 후 ㄱ교수에게 이를 핥아 먹게끔 강요했다.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ㄱ교수는 양 씨의 지시대로 굴욕적인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양 씨는 이 와중에도 ㄱ교수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했고, ㄱ교수의 얼굴에 묻은 가래침을 손바닥에 모은 후 ㄱ교수의 입에 억지로 집어넣는 가혹행위를 했다. 양 씨는 또 ㄱ교수에게 손바닥을 땅에 펼치게 한 후, 공중에 뛰어올라 발로 손등을 짓밟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ㄱ교수는 손가락에 장애가 있어 더 큰 공포감을 느낄 상황이었다.
이 폭행의 한가운데서 양 회장은 '책상에 머리를 박으면 (이 상황을 끝내고) 죽을 수 있다'고 조롱하며 ㄱ교수의 인격을 모독하는 등 폭행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 양 회장이 카카오톡을 통해 피해자를 협박한 내용. ⓒ피해자의 소장 증거자료 캡처
전 직원 보는 앞에서 폭행... 사전 계획 의심돼
양 회장의 회장실은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다. 즉, 직원 모두가 회장실 내부를 지켜볼 수 있는 구조다. 전 직원이 보는 앞에서 ㄱ교수는 끔찍한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폭행 상황을 말리는 이, 폭행 사실을 신고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전에 공개된 양 회장의 전 직원 폭행 동영상 사례와 비교해 보면, 평소 이 회사가 어떤 분위기로 운영되었는가를 짐작 가능케 한다.
소장에 이름이 명기되지 않은 이의 폭행도 있었다. ㄱ교수가 폭행당하는 도중 회장실에 보고를 위해 들어온 이 회사 모 부장은 꿇어앉은 ㄱ교수의 뒤통수를 두 차례 당수로 가격한 후 "이 XX 어디서 바람을 펴"라며 욕하고 회장실을 나갔다. 소장에 따르면, 이 모습을 본 양 회장은 ㄱ교수에게 "우리 회사 부장님이셔"라고 말하고 비웃었다.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음에도 직원들이 침묵을 지켰다는 점,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부장이 ㄱ교수가 어떤 연유로 그 같은 상황에 처했는지를 알고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보면, ㄱ교수 폭행은 회사 차원에서 사전 공모된 계획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족 위해 위협
폭행만으로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 양 회장과 양 회장 동생 양 씨는 ㄱ교수의 신체를 수색해 지갑의 신분증과 카드 등을 빼앗아 사진을 촬영해 개인 정보를 저장했다. ㄱ교수를 강압해 휴대전화 잠금 상태를 해제한 후 ㄱ교수의 통화내역, 사진 등 전화기에 저장된 모든 개인정보를 저장했다. ㄱ교수를 강압해 그의 부모와 형제, 자녀, 장인과 장모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모조리 수집했다. 향후 위협을 위해 주변인도 무사하지 못하리라는 암시를 준 것이다.
법정 싸움을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ㄱ교수를 위협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동생에게 "이래봤자 폭행죄로 벌금 정도 나올 텐데, 너 벌금 정도는 괜찮지?"라고 물으며 ㄱ교수를 조롱했다. 양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2000억 원이라고 말한 후 자신의 롤스로이스 자동차와 스피커, 구두 등이 얼마짜리인가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자산 규모를 과시했다. 소장에서 ㄱ교수 측은 "이런 잔악무도한 일을 당하고도 법보다 주먹, 아니 돈으로 실제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겠다 싶어 더욱 공포에 휩싸였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또 ㄱ교수에게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어라', '여기서 뛰어내리면 모든 일이 끝난다', '자살하지 않으면 너와 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말하며 자살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처럼 심각한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공포감과 수치심에 판단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 상황에서 자살 조장은 매우 심각한 수준의 위협이다.
양 회장은 폭행이 끝난 후 꿇어앉은 ㄱ교수에게 5만 원 권 수십장을 억지로 주머니에 집어넣게끔 강요하기도 했다. 재벌의 폭력을 과도하게 묘사한 영화에서처럼 이른바 '맷값'을 주며 돈으로 인격을 무너뜨리려 한 것이다.
ㄱ교수의 아버지는 자식이 양 회장 회사에 도착한 지 3시간이 가까워서도 연락이 없자, 서울에 거주 중인 ㄱ교수의 형에게 연락해 회사를 찾아가 볼 것을 요청했다. 이에 형이 왔다는 사실을 폭행 현장으로 찾아온 비서가 양 회장에게 보고하자, 양 회장의 동생은 '형도 패버리게 데려오라'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비서 역시 해당 폭행 상황을 목격한 것은 물론, 사전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았으리라 추정 가능한 대목이다.
▲ 양 회장과 ㄱ교수 통화 녹취록의 일부. '양'이라는 인물이 양진호 회장이다. ⓒ소장 증거자료 캡처
PTSD 3개월 진단
ㄱ교수는 형의 부축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나왔다. ㄱ교수는 서울역의 역내 철도 경찰서를 찾아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그러나 양 회장이 공권력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공포, 자신의 가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신고를 포기하고 바로 거주 중인 대구로 내려왔다.
이후에도 양 회장은 ㄱ교수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수차례 협박했다. 소장에 동봉된 ㄱ교수와 양 회장의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보면, 양 회장은 ㄱ교수가 회사를 찾기 전날인 2013년 12월 1일, 오후 4시 50분부터 같은 날 오후 5시 2분까지 12분간 총 7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폭행 사건 발생 후 ㄱ교수가 동대구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탄 후에도 양 회장은 전화로 협박을 계속했다. 녹취록을 보면, 양 회장은 이날 저녁 8시 56분 통화에서 "제 전화는 꼭 받으세요. 그거 하나만 잊지 마세요. 그게 편안히 쉬는 길입니다. 그것 하나만 꼭 기억하세요"라고 ㄱ교수를 협박했다.
해당 통화에서 양 회장은 범행을 자인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ㄱ교수에게 "병원 한 번 가보시지요. 제가 분명히 치료비 200만 원까지 드렸는데... 대답하기 싫으면 마시고"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밤 9시 2분 통화에서는 자신의 아내와 연락하지 말 것을 강요한 후, 연락이 된다면 "내가 당신 죽일 겁니다"라고 말했다.
12월 10일 오전 9시 56분 이뤄진 통화에서 양 회장은 ㄱ교수에게 '양 회장의 아내와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ㄱ교수가 이를 거부하자 양 회장은 "어저께 (각서를) 썼으면 됐잖아 XXXX야, 열 받게 하고 있어. 이 XXX 같은 XX가"라고 욕설한 후 12월 12일 각서를 쓸 것을 강요했다. 이 같은 협박은 이 해 12월 말까지 이어졌다.
이처럼 무자비한 폭행과 협박에 시달린 ㄱ교수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12월 4일 찾은 대구의 한 병원에서 뇌진탕, 경추부 염좌, 다발성 좌상, 외상성 턱관절 장애, 두통, 어지러움증, 오심 등의 증상을 진단받아 3주의 외상 장애 진단을 받았다.
또 같은 달 6일 찾은 한 정신과에서는 PTSD로 인한 3개월 간 정신 치료를 진단받기도 했다. 폭행 후유증으로 인해 곧바로 수업을 휴강할 수밖에 없었고, 한 출판사와 계약한 전공 서적은 집필을 포기하기도 했다. 교수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한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음에도 ㄱ교수는 공포로 인해 양 회장 측의 폭력에 법적 대응을 포기했다. 하지만 양 회장이 2016년 ㄱ교수를 상대로 자신의 아내와 외도했다며 위자료 50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자, ㄱ교수도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양 회장이 ㄱ교수에게 각서를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ㄱ교수와 ㄱ교수의 부모는 양 회장 등을 상대로 2016년과 2017년, 민·형사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정보통신망 침입죄, 협박, 감금, 감금치상, 상해, 중감금, 신체수색, 강요, 명예훼손,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양 회장 등을 고소했다. 해당 고소장에는 양 회장과 ㄱ교수의 녹취록, 협박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 폭행 피해 이후 외상 사진, 병원 진단서 등이 증거자료로 첨부됐다.
이 사건은 최초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처분이다. 소장에 묘사된 폭행 정황은 매우 구체적이고, 관련 증거들도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은 제대로 된 소환 조사조차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서울고검이 재검토를 지시해 지난 4월 말 수사가 재개된 상태다.
현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40여 명으로 편성된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양 회장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양 회장은 다음 주 초순에는 소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시안>은 집단 폭행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ㄱ교수의 소장 내용에 관한 양 회장의 입장을 듣고자 통화를 시도했으나, 양 회장은 현재 기존 휴대전화 번호를 폐기하고 잠적한 상태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 ㄱ교수 측이 당시 폭행 상황을 정리한 소장 내용.ⓒ소장 내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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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실행자 여전히 활동, 예술인 청와대 행진
[현장] 2018문화예술인 대행진, 블랙리스트 책임자 처벌 촉구하며 국회~청와대 행진…6일 이해찬 대표와 면담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2018년 11월 03일 토요일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정부차원에서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추진단’이 꾸려졌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자 문화예술인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특히 이들은 블랙리스트 실행자로 분류되는 용호성 당시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이 현재 런던한국문화원장으로 영화제를 기획하는 등 여전히 문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국회와 정부가 블랙리스트 실행자 처벌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인들은 3일 오후 국회 정문 앞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 선언’에 이어 △블랙리스트 불법공모 131명 책임규명권고안 즉각 이행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책임규명이해 축소·왜곡·방해·셀프면책 책임자 문책 △대통령·정부·국회 차원의 구체적 대책 수립 △문화예술정책과 행정 등 민관협치에 대한 정부차원의 제도화 △블랙리스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대행진은 국회 앞 회견을 시작으로 청와대까지 8.8km를 행진하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발언과 선언문 낭독 시간을 가진다. 동시에 청와대 측과 면담도 추진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블랙리스트’ 때문에 피해 입은 예술인들이 나와 발언했다.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를 담은 만화 ‘끈’을 그린 유승하 만화가는 “2015년 연재만화 제작지원사업에 총 174개 신청작 중 1차 심사를 통과한 77개 가운데 제 만화는 3등이었는데 갑자기 2차 심사에서 66등으로 밀려나 최종탈락이 됐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세월호를 주제로 한 만화여서 배제됐고, 저를 포함 제가 속한 ‘우리만화연대’가 블랙리스트였다”고 했다.
김서령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 회원은 “2015년 11월 공연할 ‘소월산천’은 국악그룹 앙상블시나위, 박근형 연출가가 이끄는 ‘골목길’과 협업 공연이었는데 갑자기 국립국악원이 ‘골목길’의 연극부분을 빼라고 했다”며 “2년 전 이맘쯤 무용인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넉달동안 몸짓으로 시위했는데 또 여기에 섰다”고 말했다.
|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 기자회견에서 김서령 희망연대 오롯 회원(왼쪽)과 유승하 만화가(오른쪽)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당시 앙상블시나위는 공연 수정을 거절했고 국립국악원은 공연을 돌연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이 사건에서 박근형 연출가를 공연에서 배제하라고 했다고 알려진 사람은 용호성 당시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이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블랙리스트 조사위)의 발표에 따르면 용호성 단장은 2014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 행정관 시절 영화 ‘변호인’의 파리 한국영화제 출품 배제도 지시했다.
당시 용호성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은 현재 주영한국문화원 원장이고 11월1일부터 한달 간 진행되는 13회 런던한국영화제를 기획했다. 블랙리스트 실행자라고 알려진 사람이 여전히 문화예술 현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용호성 원장을 “당시에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던 자가 현재 영화제를 기획하고 있다”며 “이게 문재인 정부의 현실이며,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문화행정 개혁을 엄중 요구한다”고 말했다.
|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에서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제대로된 처벌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
현린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이미 2013년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11월, 런던 한국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설국열차’와 ‘관상’이 갑자기 ‘도둑들’로 교체되고,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전시에서 임옥상, 이강우의 작품이 중도 탈락하고, 2014년 11월 CGV 등 대형 영화관이 ‘다이빙벨’ 상영을 거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공연예술센터는 2015년 10월18일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며 연극 ‘이 아이’ 공연을 방해했고, 국립국악원은 퓨전국악그룹 앙상블 시나위에게 무대를 함께 꾸미기로 한 연극연출가 박근형의 극단 ‘골목길’ 배제도 요구했다. 이때부터 문화예술인들은 ‘예술 검열’을 느꼈고 2016년 당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문화예술계 블랙이스트 명단 공개로 이어졌다.
현린 위원장은 “블랙리스트 책임규명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진상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도종환 장관을 믿고 기다렸는데 결과는 처참했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구성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공동위원장 도종환, 신학철)가 지난 6월28일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관련 131명의 수사의뢰 및 징계 권고안을 발표했으나 7명을 수사의뢰하고 2명을 주의조처하는데 그쳤다. ‘주의’ 조처는 국가공무원법상 징계조차 아니라 “사실상 징계 0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화예술인 2166명과 단체 131개가 참가한 이번 ‘2018 문화예술인 대행진 선언’에서 이들은 “현재 블랙리스트 진상조사는 현저히 부족한 조사기간과 인력, 장관 자문회라는 권한 부족, 진상조사위 예산을 삭감한 국회의 방해와 기존 관료사회의 비협조로 최소한의 진상규명조차 이루지 못해 이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국회 각 정당과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그 결과 중 일부로 오는 6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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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일 금요일
아직도 학생들은 '노동자'를 이렇게 그린다
[시민정치시평]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관련하여
2018.11.03 00:01:29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노동자' 라는 단어를 듣고 떠오르는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게끔 했다. 대부분 안전모를 쓰고 일하는 사람, 빗자루나 걸레를 들고 청소하는 사람, 택배 상자를 들고 뛰어가는 사람 등을 그렸다. 교사인 필자가 사전 설명 없이 시작한 수업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학생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노동자'의 얼굴, 표정과 옷차림이다. 여러 그림 중에 자세히 표현된 그림들이 있었는데, 이를 살펴보면 땀에 흠뻑 젖은 표정과 일그러진 얼굴, 흙을 뒤집어 쓴 듯한 옷차림, 긴 장화나 두꺼운 신발 등으로 모습이 나타나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눈에 노동자란 이런 모습이지 바로 앞 교사의 모습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교사가 노동조합을 만들 이유가 있습니까?"
다양한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나에게 해 온 말이다. 여러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내 차례가 되어 발언을 하고 서로 질문을 하는 시간에 누군가 물었다. "교사는 직업도 안정되어 있고 사회적으로 명망도 있는데 굳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고 말이다.
여러 다양한 조합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내가 느낀 것은 이들에게 노동조합은 삶이고 생존이라는 것이었다. 당사자도 아닌 사람이 느끼는 것을 본인들은 얼마나 절실하게 느낄까? 아마 그 분은 "너희들에게 절실한 것이 있느냐"며 질문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권리와 권한은 모두에게 절실하다
최근 학교는 민주적인 문화가 많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 숨은 곳곳에는 비민주적 행태가 만연하고 모두에게 주어져야 하는 권리·권한이 배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에는 '안전교육'이 화두가 되어 물밀 듯이 들어왔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성매매 예방교육, 성폭력 예방교육, 생존수영 등. 교육을 위해 누군가는 '안전하다'와 '위험하다'는 것을 구분한다. 상식적인 기준에 의해 결정될 수 있겠지만, '안전'의 중대성에 비해 논의주체는 몇몇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
상층 소수에 의해 이미 항상 결정되는 학교는 사실 다양한 주체들의 장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 외에도 등하굣길 교통 봉사자, 배움터 지킴이, 위생 관리원, 급식 조리원, 시설관리자, 행정직원, 미화원 등이 있다. 이들에겐 어떤 권리와 권한 주어졌을까? 오직 주어진 것만 한다. 학교라는 공통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결정으로부터 배제된다. 이들은 스스로 대표될 수도 없고, 누구로부터 대표되지도 못한다. 학교의 구성원이되 비구성원인 유령 같은 존재인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교사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리와 권한을 돌려주고 공통의 문제를 공통의 힘으로 풀어가기 위해 결성된 노동조합이다. 소수가 주인노릇을 하는 학교가 아닌 '모두가 주인인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 권한과 권력은 나눌수록 강해지기 마련이다.
법외노조 5년, 이제 우리의 권한과 권리를 찾을 때다
5년 전, 10월 24일. 한 장의 팩스로 전교조는 '노조 아님' 통보를 받았다. 헌법으로 보장된 노조 할 권리를 이렇게 하루아침 빼앗긴 것에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단식과 농성투쟁, 전교조 선배들의 삭발투쟁은 가슴 한 구석을 아련하게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법외노조 취소'의 기회가 왔다고 한다. 촛불정부를 자처하는 지금의 정부도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인가. 왜 아직도 법외노조 취소에 대한 확답은 없는 것인가. 수구세력의 눈치를 살피고 길거리로 나온 교사들을 언제까지 외면 할 것인가.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깜짝쇼를 그만하고 청와대 앞에서 연일 농성하며 곡기를 끊고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 초등 6학년 학생들도 담임 교사가 자기들을 진심으로 대하는지, 쇼를 하는지 다 안다.
'상상은 연민을 동반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정부는 다르겠지", "혹여나 무슨 사정이 있겠지"하는 막연한 상상만을 거듭한다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정부에 대한 연민으로 그저 기다림만 지속할 뿐이다. 기다리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내게 주어진 권리와 권한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권리와 권한의 중심은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나'가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동시에 나 홀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힘은 연대를 필요로 하고 이는 노동조합을 통해 나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는 달리진 것 같기도 하고, 또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것도 같다. 학교는 여전히 소수에 의한 권한의 독점이 만연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은 대표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학교에 노동조합을 돌려줘야 한다. 더많은 이들이 대표될 수 있고, 그에 맞는 권리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일 것이다.
정부교 금촌초등학교 교사는 전교조 경기지부 파주지회 조합원입니다.
2018년 11월 1일 목요일
트럼프-시진핑 통화... 무역 분쟁·북한 문제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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