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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일 금요일

1년 내내 전쟁 위기, 벗어나려면?

<기고> 장대현의 ‘다시 보는 2017년’ (1)
장대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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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1  13: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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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현 (한국진보연대 전 집행위원장)

1. 항모전단은 언제 오나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나듯 한반도 전쟁 위기는 북과 미국의 ‘말과 행동’이 충돌할 때 발생한다. 북에게 핵과 미사일이 있다면 미국은 더 그렇다. 그중 북이 가장 예민하게 대하는 것은 항모전단이다. B-1B 전략폭격기가 뜨면 비난과 위협 정도지만, 항모전단이 배치되면 차원이 다른 긴장이 조성된다.
이처럼 항모전단은 전쟁위기를 몰고 오는 미국 쪽 손바닥이다. 올해 들어 1개 이상의 항모전단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 전개된 경우는 알려진 것만 모두 4회다. 한 번에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까지 머물렀으니, 사실상 1년 내낸 전쟁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항모전단은 언제 나타날까? 첫째, 북의 도발을 사전 억제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4-5월의 두 개 항모전단이 그런 경우란다. 정말일까? 군사적 압박이란 단추를 누르면 더욱 강경한 대응이 나온다는 것이야말로 북미 관계 기본 원리다. 실제로 북은 5월 14일 화성-12형 중장거리미사일 최초 시험발사, 7월 4일 사상 첫 번째 ICBM(화성-14형) 시험발사, 9월 3일 수소폭탄 실험 등 초강경 반응을 했다.
둘째, 북의 핵, 미사일 도발을 사후 응징하는 차원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5월 14일 화성-12형 미사일 발사 이후 오히려 5월 31일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반도에서 철수했다. 또한 트럼프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던 북의 첫 번째 ICBM 발사 이후에도 오지 않았다. 더구나 가장 강력한 폭발력을 보인 9월 3일 수소폭탄 실험 직후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거대한 몸집이 다시 나타난 시점은 수소폭탄 실험으로부터 쳐도, 한 달하고 일주일이 지난 10월 10일 무렵이다.
미 항모전단이 한반도에 오는 이유가 북 핵, 미사일을 억지하거나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는 ‘다수설’은 이처럼 현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진짜 작동원리는 무엇일까? 북미 간 대결 밖으로 시야를 넓혀보자.
2. 말로는 억지, 실제로는 반작용 불러
1월 1일 북이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이 최종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자, 바로 다음날 트럼프 당선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철썩 같이 말했다. 당시 ‘그런 일’을 정말로 저지하려 했다면 방법이 있었다. 대화와 협상이란 단추를 누르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핵, 미사일 동결을 목표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1.9)”는 대화파의 권고, “미국이 핵전쟁연습을 그만두면 된다(최강일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NBC 인터뷰. 1.25)는 북의 사실상 협상 제안을 모두 일축했다. 거꾸로 그는 참수작전과 선제타격이란 초고강도 압박을 선택한다.
1월 12일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북한 핵 시설 격퇴 계획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해, 선제타격을 공론화한다. 2월 3일 매티스 국방장관은 3-4월 한미합동군사훈련 강도를 높이기로 한국과 합의한다. 3월 13일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됐다.
훈련은 이랬다. 참수작전 - 3월 10일 요인 암살에 특화된 미 해군 특수부대가 항공모함 칼빈슨에 탑승해 한국 주변 해역에서 임무를 연습했다. 선제타격 - 3월 19일 칼빈슨 항모전단에서 전투기들이 날아올랐다. 올해 처음 일본에 배치된 최신예 F-35B가 공중급유를 받으며 날아왔다. 폭격 후 주일미군기지로 돌아가려면 공중급유가 필수라는 점에서 훈련의 현실적 의미가 느껴진다. 점령 - 3월 27일에서 4월 5일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평양진격훈련이 진행됐다. 이처럼 긴장이 꼭대기에 이른 직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3. 시진핑과 틀어진 트럼프, 칼빈슨 항로변경
미‧중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 북 핵, 미사일, 둘째 미국의 무역 적자, 셋째 남중국해 등이다. 남중국해의 경우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차단하겠다(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 1.11)”던 미국이 “국제 규범의 준수를 촉구한다”는 수준으로 한 발 물러서며 잘 넘어갔다. 그러나 나머지 두 개는 달랐다. 북 핵, 미사일 관련,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유엔 제재 이행 등 기존 합의 사항을 재확인했으나, 북에 대한 중국의 독자 제재를 주장하는 미국과 북의 핵 프로그램, 미국의 한미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요구하는 중국이 충돌했다.
트럼프가 가장 중시하는 ‘돈 문제’에서 양측의 파열음은 더 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유일하게 합의했다고 밝힌 것은 앞으로 100일간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00일 계획을 공동으로 마련하겠다는 것밖에 없었다(조선일보. 4.10)”는데 이마저도 “중국 측 발표문에는 ‘100일 계획’에 대한 합의가 빠져 있다(중앙일보. 4.10)”니까, 아직은 미국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트럼프는 회담 다음날(4.8), 훈련을 마치고 한반도를 떠나갔던 칼빈슨 항모전단의 항로를 돌린다. 4월 9일 태평양사령부는 칼빈슨의 한반도 출동을 발표하고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다. 4월 11일 트럼프는 “거기에 잠수함도 보냈다”고 한 발 더 나갔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를 폭격한 것)처럼 북에도 할 것”이라며 선제타격 분위기 조성에 무게를 보탰다.
약효는 빨랐다. 4월 12일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투고 돌아선지 4일 만에 다시 대화를 요청한 건 물러설 용의가 있다는 것이며, 그 전화에 응한 건 최소한의 요구를 관철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것만 보면 중국과 미국은 서로 한 가지씩 양보했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 방안 관련, 정상회담에서 주장한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빼고 대신 “평화적 방식의 문제 해결”을 넣었다. 대화하라는 말은 안 할 테니 전쟁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 거래는 등가 교환이 아니다.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피비린내 나는 무역전쟁이 벌어지는데, 양국이 투자와 무역으로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이는 미국에 결코 이롭지 않다. 그럼에도 이는 트럼프 최대 공약이어서 함부로 철회하기 어렵다. “지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엄청난 양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핵심 공약 불이행에 대한 절묘한 변명, 손오공식 정치기술이다. 중국의 북미 대화 요청을 침묵시키고, ‘100일 계획’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고, 환율조작국 공약에서 자유로워진 트럼프. 손오공에게 머리카락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칼빈슨 항모전단이 있다.
4월 12일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하고 4월 13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이 30일 이내에 핵실험을 할 확률은 84%, 14일 이내에 할 가능성은 58%”라는 예측 결과를 공개한다. 그것을 ‘억지’하려면 항모전단이 필요하단 것이다.
니미츠 항모가 한반도 주변에 추가 배치됐다. 미국이 핵실험 예상일로 지목한 4월 15일(태양절)이 지나자 미국은 4월 25일(건군기념일)을 다시 찍었다. 4월 25일도 그냥 지나갔으나 항모전단은 여전히 한미연합 군사훈련이란 운동장에서 근육 자랑을 한다.
이 시점에 중국은 스스로 한반도 상황에 말려든다. “만약 한‧미 양국이 38선을 넘어 북한에 공격을 가하고 북한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하면 중국도 즉각 군사적 개입을 진행할 것(환구시보. 4.22)”이란다. 미국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면 중국은 ‘즉각 군사적 개입을 진행할’ 준비에 실제 돌입해야 하고, 국력의 상당부분을 거기 소진해야 한다. 지렛대가 마련된 것이다. 4월 30일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종료일을 맞았다. 그러나 미국은 5월 1일 B-1B 2대를 한반도에 출동시키고, 핵잠수함 미시간 호를 부산항에 진입시켰다.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5월 11일 ‘100일 계획’ 중간 합의사항이 발표된다. 미국산 쇠고기, 미국산 유전자조작식품(GMO)에 대한 시장 개방,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미국 카드회사들의 중국 진출 허용,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트럼프의 주요 요구사항이 망라됐다. 5월 14일 북이 새로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최초로 시험 발사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나 5월 31일 칼빈슨 항모전단은 유유히 한반도에서 철수한다.
3~5월 한반도 전쟁 위기는 미국인의 전쟁 불안감을 크게 높였다. 4월 19일 미국의 인터넷 미디어 <AOL 뉴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미국 영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는 사람이 10명 중 6명이나 됐다. 이런 여론 지형 위에서 트럼프는 5월 23일 전년보다 국방비를 10%(500억달러) 증액하고, 복지비를 18%(151억달러) 감액하는 2018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한다. 이라크 전쟁도 끝난 지 오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발을 많이 뺐는데 세계 최대 군사비를 쓰는 것도 모자라 그걸 10%나 올리다니? 그런 의구심이 드는 미국인들을 위해 언론은 3-5월 내내 북의 핵, 미사일 공포를 배달한 것이다.
4. 첫 번째 ICBM, 그러나 침묵
7월 4일 북이 사상 최초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대다수 한반도 전문가들은 7월 4일을 기점으로 한계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심리적, 현실적 '레드라인'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ICBM의 미 본토 본격 겨냥이란 '설마 했던' 상황이 현실로 닥친 데 따른 미국 내 충격은 대단했다(중앙일보. 7.5)”
트럼프도, 미국 안보집단도 정말 그랬을까? <한국일보> 7월 6일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들의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3시간 정도 골프를 즐겼다. 그리고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휴가 차 한국을 떠났다. 이들의 여유, 근거가 무엇일까?
7월 22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무기 카드를 갖고 있는 게 결국 많은 억지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는 점을 봐 왔다”는 발언에 답이 있다.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 책임자가 북의 핵, 미사일을 “생존을 위한 억지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생존하는 한, 먼저 핵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미국의 전쟁 지휘부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북을 자극할 수 있는 군사학적 이유다.
5. 미중 경제대화 결렬, 다시 긴장고조
7월 19일 제1차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가 열렸다. 7월 16일 종료된 ‘100일 계획’의 2라운드다. 여기서 미국은 ‘100일 계획’으로는 부족하니 ‘1년 계획’을 짜자고 중국에 요구한다. 100일 동안 ‘시정된 무역 불균형’이 결국 중국의 부를 미국으로 옮긴 것일 텐데, 그걸 앞으로 1년 동안이나 더 하잔다. 중국은 거부했다.
7월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다”라고 말한다. 다음 날 스콧 스위프트 미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대통령의 명령이라면 언제든지 중국에 대한 핵 공격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노골적인 위협이다. 7월 30일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채권 1위 보유국으로서 실제 달러화를 지탱하고 있는 건 중국이다. 중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좋다” 반격한다. 8월 1일 시진핑 주석은 ”모든 침략과 싸워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배수진을 친다.
한반도는 다시 가열된다. 8월 5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 대해 예방 전쟁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을 자극한다. 같은 날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도 발표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이번 세대의 가장 엄중한 제재”라고 만족스러워한 제재다.
북은 8월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미국이 경거망동한다면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8월 8일 트럼프는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한다. 8월 9일 북은 미국이 새롭게 고안해내고 감행하려는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북 총참모부 성명)이라면서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북 전략군 성명)고 발표한다.
“화염과 분노” 대 “괌도 포위 사격” 초강경 발언이 오고가는 상황을 언론은 ‘말 전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한가로운 용어로는 당시의 전쟁 위기를 실감할 수 없다. 미국이 ‘예방 전쟁’과 ‘화염과 분노’로 북을 자극했다면 북은 ‘괌도 포위 사격 검토’를 통해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제 미국은 북을 선제공격해도 할 말이 충분하다. 북도 미국을 주시하며 행동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한국 투자 외국인들이 먼저 움직였다. 8월 9일부터 사흘간 1조 1,000억 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미국 월가도 얼어붙었다. 8월 10일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가 전날 보다 44% 급등했다. 주식 값 하락 예측이 하루 새 44%나 올라간 것이다. 실제로 8월 10일 미 다우지수는 204.69포인트(0.93%), 나스닥지수는 135.46포인트(2.13%) 급락했다.
당시 위기의 실상을 간접 시사하는 두 장면이 있다. 먼저, <뉴욕타임스>의 ‘처절한 톤다운’이다. “뉴욕 타임스는 8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언급을 하면서 책상 쪽을 흘깃흘깃 쳐다봤지만, 그가 쳐다본 문서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 문제에 관련한 내용으로 확인됐다며 “완전히 즉흥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한겨레. 8.11)” 화염과 분노 발언에 아무 무게가 없으니 신경 쓰지 말라는 대북 메시지를 뽑아내기 위해 자국 대통령을 깔아뭉개는 상황, 미국 주류 언론의 걱정을 반영한다.
둘째는 러시아의 항공 정찰이다. “러시아 정찰기가 9일 두 차례나 미국 안보의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 DC 상공을 날며 국방부 건물(펜타곤), 버지니아주 랭리의 CIA와 메릴랜드주의 캠프 데이비드, 앤드루스 공군기지 상공을 정찰했다(조선일보. 8.10)“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2002년의 ‘영공 개방 조약’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의 동의와 미군기의 호위 없이는 불가능하다. 러시아가 미국의 개전 가능성에 상당한 의심을 품었다는 것, 미국이 북에 보내는 ‘톤다운’ 신호로 이를 활용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8월 13일 미 국무장관, 국방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 공동기고문을 통해 ”이번 사태는 한국 전쟁 이후 경험하지 못했던 긴장 상황이며,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다. 국무, 국방장관 공동명의라는 형식으로 상황관리 메시지에 무게를 싣고, 신문기고라는 방식을 통해 사후 책임성을 덜어보려는 행보다. 그리고 8월 14일 서울을 방문한 던포드 미 합참의장이 ”선제 타격에 관한 어떤 대화나 토론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8월 15일 북은 “좀 더 지켜보겠다”고 한다.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예정된 UFG(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에 눈길이 쏠렸다. 8월 18일 미군은 UFG훈련 참가 미군 병력이 작년 2만 5,000명에서 올해 1만 7,500명으로 7,500명 축소된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톤다운 흐름의 연속인가? 껍질을 벗겨보면 다르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병력은 오히려 500명 늘어났다. 원래 UFG는 한반도 증파 임무를 할당받은 해외 미군 단위부대 지휘부가 한국 전장에 휘하 병력을 투입하는 절차가 주요훈련내용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올해 UFG에 해외 미군의 참여숫자가 증가한 점이다. UFG는 축소된 게 아니라 지난해보다 강화됐고, 실질적인 규모도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경향신문. 8.21)”
UFG훈련이 시작된 다음 날 북은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다시 강력 반발하고, 8월 29일 화성-1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고각발사 방식으로 위협 강도를 조절하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정상발사, 일본을 넘어 역대 가장 멀리 날았다. ‘괌 포위 사격’ 프로그램의 재가동인 것이다. 그리고 9월 3일 북은 대륙간탄도로케트(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미 언론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뉴스 속보를 내보냈고, 트럼프는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한다. 그리고 어떤 대책이 나왔나? 다음날인 9월 5일 트럼프는 “나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상당히 증가한 규모의 매우 정교한 군사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들에게 군사행동을 제외한 다른 압박 수단을 먼저 취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다른 뭔가가 있다면 좋을 텐데, 라고도 말했다. 북핵 해법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조선일보. 9.8)”
그런 일은 없을 것, 이라더니 이제 와서는 해법이 없단다. 북 핵, 미사일을 동결할 수단이 미국 앞에 놓인 것은 벌써 몇 년 전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카드, 눈앞에 해결책이 있는데 없단다. 9월 11일 미국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통과시켰고 북은 9월 15일 화성-12형 중장거리 미사일 2차 시험 발사를 통해 괌 타격 능력을 처음으로 입증하며, ‘괌 포의 사격’ 위협을 가중시켰다.
8월 11일 중국 <환구시보>의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대북 공격을 시도한다면 중국이 막겠다”는 발언을 뒤집으면, 이 치킨 게임이 가열될수록 중국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고백이다. 9월 12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방미, 미중 국무장관과 회담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트럼프의 방중을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다. 9월 25일 미 상무장관이 중국에 날아가 사전협의를 마친 다음에야, 전리품 목록의 윤곽을 확인한 후에야 미국은 트럼프의 중국 방문을 공식 발표한다.
6. 항모전단 북상, 아베 총선 승리
중국의 타협을 도출했음에도 트럼프는 9월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다음날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모든 것을 걸고 미국에 대해 초강경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직접 발표한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북을 억지하는 효과는 전혀 없고, 오직 북의 더 강력한 반발 공간만 생길 텐데, 트럼프는 왜 이랬을까? 북의 반발, 그것은 미국에게도 공간이다.
10월 3일 한반도를 향하는 레이건 항모전단이 홍콩에 기항한다. 10월 6일 루스벨트 항모가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 태평양으로 이동한다. 10월 7일 핵잠수함 '투산'이 진해 해군기지에 도착한다. 10월 10일 B-1B 전략폭격기 2대가 한반도 상공에 날아왔다. 10월 13일 북은 “우리로 하여금 부득불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10월 16일 레이건 항모전단이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돌입한다. “보통 항모는 포항 동쪽 공해상에서 훈련을 하는데 이번에는 울릉도 남방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예상보다는 많이 위로 올라갔죠(한국일보. 10.21)”
9월 중순 갑자기 분위기를 만들고, 10월 초 항모전단을 파견하고, 10월 16일부터 3일간 항모전단을 이례적으로 북쪽 깊숙이 접근시킨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돌아간다. 트럼프는 왜 이랬을까? 일본으로 눈을 돌려야 답이 나온다.
7월 2일 아베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역사적인 대패를 당한다. 자민당은 전체 127석 중 겨우 23석에 그쳐, 도쿄도 의회 선거 참패 여파로 민주당에 정권을 뺏긴 2009년의 38명 당선보다 더 추락한다. 그 직후 일본의 주요 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의 지지율은 36%, 5월에 비해 무려 25%나 떨어졌다. 8월 3일 아베는 지지율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다. 첫째 개각이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등 여론의 지탄을 받는 각료를 해임하고 파벌 안배 등의 조치를 가미한다. 둘째 “아베 총리는 이날 개각 뒤 기자회견에서 “최우선시할 일은 경제재생”이라고 말했다. 헌법 개정 논의에 대해서는 “스케줄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한겨레. 8.3)”
그럼에도 8월 4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35%, 제 자리 걸음이었다. 이런 상태로 9월 말 가을 국회까지 가면, 사학 스캔들 등 아베의 치부를 향한 야당의 공세가 대폭 강화될 것이고 결국 아베는 결정적으로 휘청거릴 것이다. 그렇게 난타를 당해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가면 사퇴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9월 28일 국회가 열리기 전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9월 20일 트럼프의 유엔 총회 ”완전 파괴“연설은 이 즈음 터져 나온 것이다.
이후 ”태평양상 역대급 수소폭탄 실험“으로 북미 위기가 증폭되자 9월 25일 아베는 중의원 해산, 10월 22일 총선거 실시, 생사를 가르는 카드를 던진다. 항모전단, 핵잠수함이 몰려들고, 북이 “부득불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는 등 북미 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10월 8일 아베는 일본 기자클럽의 여야 당수 토론에서 “북한이 핵으로 일본 열도를 소멸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국난이다"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
그런 아베가 10월 13일 북의 “부득불 군사적 대응” 발언을 듣고 가슴이 설레지 않았을까? 10월 16~18일 미 항모전단의 동해 북상을 전후로 북에서 미사일이라도 올라오면, 그만큼 선거 승리도 가까워진다. “17일 밤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8일 오전 일정을 모두 비웠다는 소식이 전해져 북한이 도발하는 것 아니냐며 한바탕 소동을 치르기도 했습니다(한국일보. 10.21)”
북은 침묵했다. 그러나 아베는 22일 총선에서 대승했다. “회사원인 나카무라 테루히코(中村輝彦ㆍ45)씨는 “북한과 미국의 군사충돌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일본의 정권이 바뀌면 위험하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접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아베 총리밖에 없다”고 말했다(한국일보. 10.19)”
7. 60일 동결에 대한 대답, 테러지원국 재지정
트럼프는 아시아 순방을 앞둔 10월 24일 이 지역을 관할하는 7함대 작전지역에 기존 레이건함에,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을 추가 배치했다. 그리고 29일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태평양으로 출격시키고, 그 사진을 공개했다. 외교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력으로 하는 것, 협상력의 근원은 군사력임을 여실히 입증하는 사례다.
11월 3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아시아 매체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2차 대전이후 지난 70년간 강대국들이 충돌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미‧중 전쟁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 정상회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협상력 높이기다. 11월 6일 제주 인근 해역에서 한국, 미국, 호주 3국 합동훈련, 11월 7일 한반도 동해에서 미국, 일본, 인도 3국 합동훈련이 벌어지는 가운데 트럼프는 11월 8일 중국에 도착한다.
앞서 그는 11월 6일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미국 무기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사길 바란다”며 아베의 동의를 받았고, 7일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에서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이런 장비들을 주문하시는 것으로 말씀해 주셨다. 한국에도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역시 무기를 팔았다. 봄부터 뿌린 한반도 전쟁위기의 씨앗을 수확하는 또 다른 장면이다.
11월 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2535억 달러(약 282조원) 규모 무역협정을 체결, 기염을 토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것이 있다. 중국 상무부장이 282조원의 대미 투자 약속을 하면서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액수”라고 했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에 찍힌 한국의 무기 구매 및 투자 액수는 총 100조원에 이른다. 중국에서 3을 뽑았다면 우리에게선 1을 빼냈다. 중국과 우리 덩치를 비교하면 출혈이 도를 넘는다.
11월 11일 한반도 동해 NLL(북방한계선) 근접 해상에서 미 항모 3척과 이지스함 11척 등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시작한다. “항공모함 3척이 오늘부터 14일까지 우리 해군과 동해상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일본 해상 자위대도 12일, 이들 미 해군 전력과 공동으로 훈련에 나선다. 다만 한미일 3국의 대규모 연합훈련은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중앙일보. 11.11)” 사실상의 한‧미‧일 해상훈련이다.
11월 13일 레이건 항모 훈련 상황이 언론에 공개됐고 제5항모강습단장 마크 돌턴 준장이 기자회견을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대규모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우리는 훈련 중단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봄부터 지은 농사는 다 수확했으니, 다시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뜻이다.
북이 핵, 미사일을 동결한지 꼭 60일이 되는 11월 14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월 30일 “북한이 60일 동안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말하고, 틸러슨 국무장관이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슬쩍 받쳐주면서 힘을 얻게 된 이른바 ‘60일 시계’ 얘기다. 북이 60일을 참으면 미국이 대화에 나설까?
동결 59일째인 11월 13일 트럼프는 “15일에 무역, 북한 등에 대한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북미가 ‘60일 동결’을 조건으로 대화로 넘어가기로 물밑 합의를 했다는 추측 기사가 나오고, 15일 트럼프의 입을 고대하는 눈들이 늘었다. 그리고 11월 20일 트럼프는 북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 게다가 12월 4일부터 8일까지 미 공군기 150 여대에 우리 공군기 90 여대 등 240 여대가 참가하는 한‧미 공군훈련을 한다고 발표됐다. 일본과 한국에 배치된 미 공군기들을 거의 모두 동원하는 초대형훈련이다.
북은 11월 29일 화성-15형 ICBM을 시험 발사했다. 75일 만에 동결을 깬 것이다. 최대고도 4,475㎞에 비행시간은 약 53분이다. 7월 28일 화성-14형 2차 발사 당시 최대고도 약 3,700km, 비행시간 45분에 비해 훨씬 고도화됐다. 북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12월 미국의 전투기 150 여대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으면 북은 가만히 있을까? 가만히 있으면 미국이 가만 놔둘까?
8. 희망,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
11월 13일 유엔 총회는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의결했다. 내년 2월 9-25일 평창 겨울올림픽과 3월 9-18일 겨울패럴림픽 기간에, 개막 7일 전부터 폐막 7일 뒤까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미국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 결의를 준수한다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취소되거나 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엔 총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나라가 결정하면 강제력이 생기지만 유엔 회원국 모두의 결의에는 그런 힘이 없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순 없다. 올 봄 칼빈슨 항모전단을 되돌렸을 때 중국도 압박을 받아 일보 후퇴했고, 일본도 자장에 들어 아베 지지율 상승, 개헌 동력 확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는 달랐다. 트럼프발 북풍의 한가운데를 뚫고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갔다. 그 힘으로 할 수 있다.

노종면 YTN 보도국장 내정자, "적폐청산 없으면 지명 거부"

보도국장 내정 뒤 첫 입장 “노조, 최남수 사장 내정자 만나 개혁 의지 확인해주길”… 노사 담판에도 상황 변화 없을 경우 “지명 거부 여부 신중히 판단할 것”… 고심 끝 박진수 YTN 노조위원장 “단두대 서는 심정, 최 내정자 만나보겠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12월 02일 토요일
YTN 차기 보도국장으로 내정된 노종면 기자가 지난 1일 오전 YTN 노조에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와의 ‘담판’을 요청했다. 노조를 포함한 YTN 다수 구성원들이 최 내정자를 ‘부적격자’로 판단하고 사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 내정자의 개혁 의지를 최종적으로 노조가 확인해달라는 호소다. 
노 기자는 이 과정을 거쳤는데도 최 내정자가 노조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노조도 최 내정자의 YTN 정상화 의지를 신뢰하지 못하면 보도국장 지명 거부 여부까지 고려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노 기자는 2008년 MB 정부의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지난 9년 동안 ‘언론 정상화 투쟁’ 선봉에 섰던 언론인이다. 그가 지난달 30일 차기 보도국장에 내정되면서 YTN 정상화가 가시화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정작 노 기자는 노사의 담판을 요구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 MB 정부의 YTN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지난 8월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첫 출근했다. 노 기자가 YTN 동료와 부둥켜안고 복직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MB 정부의 YTN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지난 8월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첫 출근했다. 노 기자가 YTN 동료와 부둥켜안고 복직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노 기자는 이날 YTN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오는 7일은 보도국장 내정자인 제가 단체협약에 따라 ‘보도정책 및 운영방침’을 공표해야 하는 시한”이라며 “이 시한이 ‘YTN 정상화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에 노조와 노조위원장께 감히 한 가지 요청을 드린다. 박진수 노조위원장이 최 내정자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지어달라”고 호소했다.
노 기자는 “최남수 내정자에게 ‘적폐청산’ 의지가 있는지 노조위원장의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해달라”며 “시대의 요구이자 YTN 혁신의 출발이어야 할 ‘적폐청산’이 흔들림 없이 실행될 수 있는 것인지 구체적 방안을 확인하고, ‘적폐청산’의 선명한 기준과 단단한 제도를 확보해달라. 만약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구성원들을 믿고 주저 없이 회군하시라”고 말했다.  
노 기자는 “‘담판’ 이후 노조가 사장 내정자를 인정하기로 결정한다면 제 개인의 판단과 무관하게 노조의 결정에 따를 것이며, 즉시 보도국장 동의 절차가 요구하는 일정에 임할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라면 담판이 끝난 뒤의 상황을 본 뒤 지명 거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기자는 “‘선 보도국 정상화’의 현실적 필요성과 시급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인사권자와의 조율 없이는 조직 개편도, 보도국을 넘어서는 인력 재배치도 불가능하다”며 “혁신은커녕 최소한의 정상화도 이루기 힘들며, 오히려 섣부른 처방을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보도국 정상화’를 ‘YTN 정상화’의 큰 틀에서 이뤄내는 것이 순리라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노 기자 글이 게시된 뒤 한나절이 지나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박 지부장은 “아직도 최남수 내정자가 최선의 방법이 아님을 우리 모두가 아는 상황에서 노종면 선배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도 없이 제 소회와 다짐을 밝혀야 한다는 것에 속상함을 넘어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지부장은 “최남수 내정자와 배석자 없이 만나서 적폐청산 의지를 확인하고, YTN 미래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며 “선 보도국 정상화가 시급함을 알면서도 YTN과 보도국은 별개가 아니고, 더 이상 YTN 정상화를 방치해 둘 수 없기에 마지막 단두대에 서는 심정으로 최남수 내정자에게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최 내정자에 대해 “적폐청산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이어야 한다”며 “적폐청산은 YTN이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진정한 통합의 미래로 가기 위한 절대적인 대원칙이라는 점을 꼭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2008년 8월 구본홍 전 YTN 사장 체제부터 2017년 5월 조준희 전 사장 체제까지 부역한 언론이라는 과오를 벗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제 그 과오를 속죄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 날개를 펴야 한다. 이를 위해 적폐청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내정자는 복직기자들의 상처를 보듬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 내정자는 복직기자들의 상처를 보듬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를 지낸 최 내정자는 YTN 출신이다. 노조를 포함해 다수의 YTN 언론인들은 그가 MB 정부의 YTN 장악 국면에서 회사를 떠나는 등 개혁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최 내정자는 지난달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008년 MB 정부에서 해고됐다가) 복직한 후배들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다”며 “노종면·조승호·현덕수 등 복직 기자들에게 충분히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인적 청산’에 대해서도 “후배들의 이야기와 내가 봤던 것을 종합해보면, 이견의 여지없이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인사들이 있다”며 “책임 규명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언론 바로 세우기, 언론 개혁, 공정방송과 내부 적폐 청산에 대해 YTN 구성원들과 뜻을 같이 한다”며 “국민 신뢰를 받고 시대 아픔에 공감하면서 내용적으로 뉴스 혁신 리더가 되는 방송국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최남수 YTN 사장 내정자 “후배들과 세상 보는 관점 다르지 않다”]

아이들 죽인 현장실습, 정말 달라질까?

[기자의 눈] 칼 빼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
2017.12.01 17:16:16




지난 11월 19일, 제주도 음료회사에서 일하던 고 이민호(19) 군이 프레스기에 목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박모(19) 군이 자신이 일하던 안산 공장 옥상에서 투신해 중태에 빠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전주 여고생(19)이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이들은 모두 현장실습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주도 음료회사에서 일하던 이 군은 작업장에서 혼자 일했다. 현장실습생은 선임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규칙을 회사가 어겼다. 노동자 한 명의 임금이 곧바로 회사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프레스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이 군이 주변 동료들(현장실습생)에게 발견되기까지 5~6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공장 옥상에서 투신한 박 군은 안산 반월공단 내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10명이 조금 넘는 노동자가 전부다. 사장은 3년 전 이 업체를 세웠다. 박 군은 선임에게 욕설을 듣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체 사장은 욕설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투신 원인은 이처럼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곳 안산 반월공단은 소규모 업체들이 모여 공단을 이룬 곳이다. 불법파견의 온상으로 불리는 곳으로, 작업조건이나 급여 등이 매우 열악하다. 노동부의 감시도,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박 군이 다니는 학교는 이곳에 많은 학생들을 현장실습 보낸다. 그런 일자리라도 있는 게 어디냐는 식이다. 

지난 1월, 전주 LG유플러스 상담사로 일하던 홍은주(가명) 양은 일명 '욕받이' 부서에 배치됐다. 인터넷 해지 방어 부서로, 기존 베테랑 상담사들도 꺼리는 업무다. 고객이 해지하려고 하면, 이를 막는 게 홍 양의 업무였다. 그렇다 보니 손님에게 육두문자를 듣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홍 양은 그 부서에 배치됐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다.  

▲ 11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특성화고 실습생 고 이민호 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앉아있다. ⓒ연합뉴스
'묻지마 취업률‘에 목매는 학교들, 왜? 

현장실습을 하다 죽은 학생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2014년 1월에는 CJ 제일제당 진천공장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상사의 폭언, 폭행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2011년 12월에도 현장실습생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 70시간 가까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 실습생은 지금까지 뇌사상태라고 한다.

학생들이 열악한 처우에서 일하는 구조는 오래전부터 고착화됐다는 방증이다. 통계자료에도 나와 있다. 2016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특성화고 출신 취업률은 2012년 41.5%에서 2015년 62.6%로 증가한 반면, 고용보험이 보장된 일자리 취업비율은 2012년 79.6%에서 2015년 58.8%로 급감했다. 질 좋은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취업률이라는 실적이 급한 학교는 학생들을 사실상 목숨 걸고 근무해야 하는 곳으로 몰아넣었다는 얘기다.  

학교가 취업률에 전전긍긍하는 까닭은 돈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의 특성화고 사업 대상은 '취업률 45.5% 이상인 학교'로 제한돼 있다. 취업률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취업률은 말 그대로 '취업률'만 본다. 학생이 실습하는 업체와 학생의 전공 간 연관성, 노동조건 등은 따지지 않는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취업률이 미미하거나 일정 규모 이하인 특성화고는 종합고(인문계와 전문계가 같이 있는 학교)에 통폐합을 권고하고, 취업률에 따라 지원을 차등하는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대로면 아이들은 점점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장실습제도, 칼 빼든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는 그나마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해결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특성화고 학생의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하지 못한다.  

다만 정부는 예외적으로 실습 지도와 안전 관리 등이 확보된 현장에는 현장실습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수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각 학교에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 대해선 다양한 행정적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현재 고교생 실습이 이뤄지고 있는 모든 현장을 전수 점검해 학생의 인권보호와 안전 현황을 중점 확인한 뒤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즉각 학생들의 복교를 조치키로 했다. 직업교육훈련촉진법도 손질해 학생의 현장실습 자율성을 부여하고 '현장실습표준협약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도 부과키로 했다. 취업률 중심의 학교평가와 예산지원 체제의 개선도 약속했다.  

이러한 개선안은 학생들의 작업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조치를 조금 더 일찍 했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생을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지 않고, 산업을 중심에 둔 정책이 빚은 참화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리라 믿는다. 문 대통령은 1일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의 안전과 인권, 학습권이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앞으로도 학생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위한, 사람 중심의 정책이 보다 많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들의 업무는 또 다른 누군가가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라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누군가 프레스기에 끼여 사망할 것이고 상담을 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는 노동자들은 또 나온다. 

교육 당국과 학교 역시 작업 현장의 열악함, 위험성은 그대로 둔 채, 즉 노동하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와 모순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덮고 넘어가지 말기를 바란다. 그건 그저 '폭탄 돌리기'일 뿐이다. 

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아이들 죽인 현장실습, 정말 달라질까?

[기자의 눈] 칼 빼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
2017.12.01 17:16:16




지난 11월 19일, 제주도 음료회사에서 일하던 고 이민호(19) 군이 프레스기에 목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박모(19) 군이 자신이 일하던 안산 공장 옥상에서 투신해 중태에 빠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전주 여고생(19)이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저수지에 몸을 던졌다. 이들은 모두 현장실습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주도 음료회사에서 일하던 이 군은 작업장에서 혼자 일했다. 현장실습생은 선임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규칙을 회사가 어겼다. 노동자 한 명의 임금이 곧바로 회사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프레스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이 군이 주변 동료들(현장실습생)에게 발견되기까지 5~6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공장 옥상에서 투신한 박 군은 안산 반월공단 내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10명이 조금 넘는 노동자가 전부다. 사장은 3년 전 이 업체를 세웠다. 박 군은 선임에게 욕설을 듣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체 사장은 욕설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일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투신 원인은 이처럼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곳 안산 반월공단은 소규모 업체들이 모여 공단을 이룬 곳이다. 불법파견의 온상으로 불리는 곳으로, 작업조건이나 급여 등이 매우 열악하다. 노동부의 감시도,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박 군이 다니는 학교는 이곳에 많은 학생들을 현장실습 보낸다. 그런 일자리라도 있는 게 어디냐는 식이다. 

지난 1월, 전주 LG유플러스 상담사로 일하던 홍은주(가명) 양은 일명 '욕받이' 부서에 배치됐다. 인터넷 해지 방어 부서로, 기존 베테랑 상담사들도 꺼리는 업무다. 고객이 해지하려고 하면, 이를 막는 게 홍 양의 업무였다. 그렇다 보니 손님에게 육두문자를 듣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홍 양은 그 부서에 배치됐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다.  

▲ 11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특성화고 실습생 고 이민호 군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앉아있다. ⓒ연합뉴스
'묻지마 취업률‘에 목매는 학교들, 왜? 

현장실습을 하다 죽은 학생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2014년 1월에는 CJ 제일제당 진천공장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상사의 폭언, 폭행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2011년 12월에도 현장실습생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주 70시간 가까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 실습생은 지금까지 뇌사상태라고 한다.

학생들이 열악한 처우에서 일하는 구조는 오래전부터 고착화됐다는 방증이다. 통계자료에도 나와 있다. 2016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특성화고 출신 취업률은 2012년 41.5%에서 2015년 62.6%로 증가한 반면, 고용보험이 보장된 일자리 취업비율은 2012년 79.6%에서 2015년 58.8%로 급감했다. 질 좋은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취업률이라는 실적이 급한 학교는 학생들을 사실상 목숨 걸고 근무해야 하는 곳으로 몰아넣었다는 얘기다.  

학교가 취업률에 전전긍긍하는 까닭은 돈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의 특성화고 사업 대상은 '취업률 45.5% 이상인 학교'로 제한돼 있다. 취업률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취업률은 말 그대로 '취업률'만 본다. 학생이 실습하는 업체와 학생의 전공 간 연관성, 노동조건 등은 따지지 않는다.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취업률이 미미하거나 일정 규모 이하인 특성화고는 종합고(인문계와 전문계가 같이 있는 학교)에 통폐합을 권고하고, 취업률에 따라 지원을 차등하는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대로면 아이들은 점점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장실습제도, 칼 빼든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는 그나마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해결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특성화고 학생의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하지 못한다.  

다만 정부는 예외적으로 실습 지도와 안전 관리 등이 확보된 현장에는 현장실습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수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각 학교에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 대해선 다양한 행정적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현재 고교생 실습이 이뤄지고 있는 모든 현장을 전수 점검해 학생의 인권보호와 안전 현황을 중점 확인한 뒤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즉각 학생들의 복교를 조치키로 했다. 직업교육훈련촉진법도 손질해 학생의 현장실습 자율성을 부여하고 '현장실습표준협약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도 부과키로 했다. 취업률 중심의 학교평가와 예산지원 체제의 개선도 약속했다.  

이러한 개선안은 학생들의 작업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조치를 조금 더 일찍 했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생을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지 않고, 산업을 중심에 둔 정책이 빚은 참화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리라 믿는다. 문 대통령은 1일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의 안전과 인권, 학습권이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앞으로도 학생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위한, 사람 중심의 정책이 보다 많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들의 업무는 또 다른 누군가가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라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누군가 프레스기에 끼여 사망할 것이고 상담을 하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는 노동자들은 또 나온다. 

교육 당국과 학교 역시 작업 현장의 열악함, 위험성은 그대로 둔 채, 즉 노동하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와 모순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덮고 넘어가지 말기를 바란다. 그건 그저 '폭탄 돌리기'일 뿐이다. 

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美·中 사이버전 “미 해군함정 사고, 우연이 아니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7-12-01 15:15:55 | 최종:2017-12-01 15:42:4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중국의 사이버전 능력이 크게 향상돼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다!
지난 9월 조셉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14년 중국 사이버 보안을 총괄하는 기구 ‘정보화 영도소조’를 신설해 수장 자리까지 맡으며 관련 정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 다음 해엔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는 사이버전 전문부대를 창설했다. 해킹으로만 알려진 사이버전 양상이 국가안보 차원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조셉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 [출처: 워싱턴타임스]
시 주석은 한술 더 떠 이렇게 말했다.
제4전투공간인 우주, 사이버 및 전자기 작전 영역에서 우세권을 장악하여 국가 안보를 방어할 군사대국(軍事大國) 상징의 신형부대(新型部隊)다.
앞으로 중국군이 사이버전에 대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 더 나아가 중국군은 미국보다 한참 뒤처지는 전략 공백을 사이버 전력으로 메울 생각까지 한다.

원래 중국군의 사이버전 개념은 지금처럼 공격적이지 않았다. 2009년 중국군 육군 소장 다이칭밍(載淸民) 장군은 군전력 체계를 통합하기 위해서 사이버 부대 창설을 얘기했다. 하지만 전략지원사령부가 창설되자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의 지휘통제 체계를 교란시키고 작전부대 혼란을 야기하겠다는 공세적 태도로 변했다. 2013년 중국군사과학원(中國軍事科學院)도 중국군 개혁에 “사이버 공간 장악 부대를 추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략지원 사령부 미국 내 많은 방위산업체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반도체 공급 제휴를 맺고 있는 중국 내 정보통신업체들을 이용하여 미군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7월 자 ‘US NI Prceedings’지 [출처: 미 해사협회]
하지만 아직까지 전략지원사령부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지난해 중국 군사전문잡지 ‘함선지식(艦船知識)’이 중국 인터넷 업체와 중국군 간 군민융합(軍民融合)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정도다. 그래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중국군이 앞으로 사이버전에 어떻게 나설지는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 대상이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용 인터넷(LoT)을 활용하는 미 해군 함정, 잠수함 및 항공기의 생산을 담당하는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유수 방위산업체가 타깃이다. 여기에 반도체 공급을 맡고 있는 중국 민간·국영업체를 활용하는 방안도 중국군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난 7월 발간된 미국 해사협회에서 발간하는 ‘US NI Prceedings’지는 “중국 전략지원사령부가 미국 방위산업체 슈퍼컴퓨터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중국 업체를 통해 대미(對美)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최근 미 해군은 이상하리만큼 잦은 해상사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미해군 7함대 소속 함정 사고가 빈번하다. 올해 1월 31일 미해군 티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안티에탐(CG-54)이 일본 요코스카 근해에서 선체 접촉 사고를, 5월 9일엔 티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참프래인(CG-57)이 울릉도 근해에서 한국 어선 남양호와 충돌했다. 6월 17일에도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랄드(DDG-62)가 필리핀 상선과 일본 근해에서 부딪혔다. 그리고 8월 21일,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존 맥케인(DDG-56)이 리베이아 유조선과 충돌했다. 다수의 군사전문가는 중국 전략지원사령부가 벌인 사이버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에는 미 구축함 피츠제럴드호가 필리핀 화물선과 충돌하는 사고를 내 10명의 승무원이 실종됐다. [출처: 아시안 뉴스]
미 해군 당국은 당직자의 근무태만으로 결론지었으나, 석연치 않은 정황이 포착됐다. 8월 30일 미 해군 참모총장 존 리처드슨(Admiral John Richardson)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 제기를 염두에 두고 함정의 항해 컴퓨터를 조사 중”이라며 “올해 8월까지 총 4건의 해상사고를 단순히 인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해군 함정이 사용하는 각종 상용 장비와 주파수 대역은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 
지난 10월 영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IHS 제인은 “군용 표준이 아닌 민간 인터넷이 적용되는 90〜110㎑급 일반 대역폭에 중국군의 사이버 접속이 용이하다”며 “중국군이 미국 함정에 가짜 위치정보와 주변 선박 정보를 뜨게 해서 선체 접촉 및 해상 충돌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는 또 있다. 핵심 방어체계인 이지스의 무력화다. 1991년 미 해군이 이지스 전투 체계(ACS)를 도입했다. 이후 비용을 줄이겠다며 상용 정보통신기술(COST)을 활용하는 개방형 체계를 도입했다. 게다가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의 이지스 체계는 해군 인트라넷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소프트웨어적인 보수 및 점검을 할 수 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버지니아 달그랜에 있는 중앙 이지스 센터도 일본 요코스카에 파견소를 만들었다. 여기서 동아시아 전개용 미 해군 함정의 응급 수리를 담당하고 있다. 일종의 온라인 닥터인 셈이다.   

하지만 2014년 미 해사협회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중국 해군은 미 해군의 온라인 이지스 전투체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실제 중국 해군 함정의 기관 수리 온라인 체계와 유사한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잘 안다고 생각한 중국군은 오히려 사이버전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 해군의 이지스 온라인 수리 체계가 중국군의 사이버 공격에 얼마든지 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이는 미군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바다. 중국은 전략지원사령부를 세우는 등 태평양에서 사이버 공격에 다양한 대비책을 내놓고 있다. 미 육군은 훈련할 때마다 사이버 방어체계를 가동하고 미 해·공군은 함정과 항공기에 사이버전 침투방어체계를 탑재했다. 미 육군이 사이버 퀘스트 2017 시스템을 적용한 것과 미 공군의 F-22 전투기에 레이시온사의 방어체계를 해군 함정에 암호화된 항법시스템(e-Loran)에 부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래도 중국군에 뚫릴 수 있다는 불안은 여전하다. 이유가 있다. 중국군은 언제든지 중국 민간 통신업체 업무에 개입할 수 있다. 해외 합작업무도 전부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國家開發改革委員會)가 통제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미국 방위산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인 레노버,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두, ZTE 등 27개로 구성된 반도체 연합체를 꾸렸다. 미 정보당국도 화웨이와 ZTE가 중국 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파악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2005년 중국인 해커가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영국 롤스로이스 사를 해킹했다. 롤스로이스사는 각종 항공기 엔진에 쓰인 핵심 기술을 가진 회사다. [출처: 인디텐던트지]
전 세계 사이버 공간을 잇는 해저 케이블 공사도 다 중국 업체 차지다.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모바일이 저가수주를 무기 삼아 전 세계 케이블 공사 건 수주를 독점하다시피 한다. 자금이 풍부한 중국 국영기업도 재정난에 빠진 서구 방산업체 주식을 무더기로 사들인다. 이를 통해 얻은 접근 권한으로 기술이 빠져나가는 일도 발생한다.
2005년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영국 롤스로이스사의 해킹 피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롤스로이스사는 미국 F-35 전투기, 줌왈트급 스텔스 구축함, 그리고 T-AO-205급 대형 군수지원함의 핵심 엔진을 공급하고 있었다. 중국은 슈퍼컴퓨터 기술마저 수준급이다. 방대한 발생하는 방산 분야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 뛰어난 해독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반면 미 해군 함정을 제조하는 선박회사는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
그만큼 중국이 사이버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개연성도 크고, 실제 나선다면 상대국 전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21일 싱가포르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과 충돌해 선체가 파손된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존 S. 매케인함 [출처: CNBC]
물론 이번 미 해군의 함정 사고가 중국 사이버 공격 탓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미 해군의 첨단 장비 보안이 허술하다는 점과 중국군이 이를 잘 알고 적극적으로 사이버전 전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미 중국에선 미 해군의 첨단 장비와 무기체계가 일시적 교란 상태에 빠졌을 때 어떤 식으로 피해가 확산되는지를 정밀하게 따져보고 있다. 당장 미군과 대등할 전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사이버전 능력 키우기’는 매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전략일 수 있다. 당장 한국도 지난해 9월 국방부 국방중전소가 북한에게 해킹당해 약 235기가바이트 분량의 군사비밀이 빠져나갔다. 한국이 중국 전략지원사령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사이버전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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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5형, 초강력 쌍둥이엔진으로 힘 남아돌아

[동영상] 화성-15형, 초강력 쌍둥이엔진으로 힘 남아돌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12/01 [23:5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화성 15형 발사 동영상]

▲ 육중한 미사일을 순식간에 창공높이 쏘아올린 화성-15형 쌍둥이 로켓엔진이 힘차게 화염을 내뿜으며 대지를 박차고 있다.     © 자주시보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충분한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에 이어 국방부도 미국 서부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평가하여 세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보조로켓이 과연 없나?

이런 엄청난 힘을 만들어낸 로켓엔진에 대해 국내 로켓전문가들은 한결같이 3.18엔진, 일명 백두산엔진을 쌍둥이로 장착하여 엔진 1개를 설치했던 화성-14형보다 비추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평가했다.  

화성-14형은 한 개의 대형노즐에 소형 보조로켓노즐을 4개 장착하였는데 이 보조로켓노즐이 방향전환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추력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을 만큼 꽤 컸다. 그래서 발사단계에서부터 대형노즐과 보조노즐에서 모두 화염이 뿜어져나왔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 이 사진은 화성-14형이 상승비행하는 장면이다. 4개의 소형 보조노즐이 초기 발사단계에서 가동되고 있다.

화성-15형은 발사단계에서 쌍둥이 중심노즐 2개만 화염을 내뿜었고 모든 전문가들은 보조노즐이 없이 이 중심노즐만으로 비추력도 만들고 방향전환도 하게 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화성-15형은 중심노즐을 회전식으로 만들어 방향전환까지 해내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미국의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 연구원도 중심노즐을 움직여 방향전환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는 이를 짐벌(gimbal) 시스템이라고 말하고 매우 발전된 기술이라고 평가하였다. 첨단 전투기에서도 날개와 함께 노즐을 움직여 방향전환을 한다. 미국의 B-2스텔스기는 레이더 포착을 피하기 위해 수직꼬리날개조차 없애버리고 이런 노즐을 회전식으로 움직여 자유자재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루이스 연구원은 날개로 방향전환을 할 때는 뒤로 잡아끄는 힘이 생겨 비추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다만 보조로켓을 이용한 방향전환과 짐벌시스템에 의한 방향전환에 대한 비교대조는 하지 않았다.
무엇이 더 좋은 방식인지는 어느 쪽이 더 안정적이며 값이 싸고 가벼운 장치인가로 결정될 것이다. 특히 무거우면 그만큼 비추력을 확 떨어뜨린다. 

▲ 화성-15형 로켓 밑면, 대형 쌍둥이 노즐이 선명하게 보인다. 자세히 보면 작은 꼭지가 하나는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 3개정도 더 흐릿하게 보인다.     © 자주시보

필자는 화성-15형에도 보조로켓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승하는 로켓의 바닥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화염은 내뿜지 않고 있기는 하지만 작은 꼭지가 최소 2개에서 4개가 보이는데 그것이 방향전환용 보조로켓노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실제 발사 동영상을 보면 비상하는 도중에 이 보조로켓이 가동되어 양 옆으로 화염이 뻗어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도 포착되었다. 물론 대기권을 벗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 등 꼭 보조로켓 가동현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는 하다.

▲ 화성-15형 화염이 비상하다가 위에서부터 갑자기 두꺼워졌다. 보조로켓을 이때부터 가동해본 것이 아닌가 추정되기는 하는데 확신할 수는 없다. 보조노즐 크기에 비해 화염이 너무 굵어지고 있어서 더욱 확신은 할 수 없다.    ©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허나 짐벌시스템의 경우 무게를 특별히 늘리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추력을 뿜어내어 그 무거운 로켓을 그 빠른 속도로 비상하게 하는 반작용 힘을 견디어 내기 위해서는 튼튼한 구조적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할텐데 회전식으로 노즐을 만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그리 간단치 않아보인다. 
또 북이 그런 기술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한번 사용하고 나면 떼어내어 떨어뜨릴 1단로켓에 값비싼 돈을 들여 꼭 그런 체계를 적용하겠는가 하는 점도 의문이다. 
대신 보조로켓은 터보펌프에서 뿜어내는 가스화된 고압의 연료 중 극히 일부를 작은 관으로 빼서 작은 연소실을 만들어 연소만 시키면 되기 때문에 퍽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다만 이번에 그 보조로켓노즐이 매우 작았고 점화와 초기 상승단계에서는 아예 작동을 시키지 않은 것은 화성-14형처럼 비추력까지 담당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방향전환용으로만 이용하려고 아주 작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회전식 짐벌시스템을 도입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북이 첨단 전투기제작 기술에 있어서도 매우 높은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북이 핵무장력을 완전히 구축하고 나면 미국의 랩터에 대적할 최첨단 전투기 비행구름으로 창공을 뒤덮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필자는 쌍둥이 노즐을 달아 힘이 넉넉해져서 굳이 보조로켓으로 비추력까지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이번 화성-15형의 엔진은 힘이 남아돌 정도였던 것 같다. 
연합뉴스, YTN 등이 소개한 발사 동영상을 보니 정말 그 육중한 덩치를 순식간에 창공 높이 올려 한점 불빛으로 만들어버렸다.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안정적인 자세로 대지를 박차고 쓕~쓕~! 비상하는 화성-15형은 마치 힘을 주체하지 못해 콧김을 힝힝 내뿜으며 마구 돌진하는 코뿔소같았다. 

  
✦ 추종불허의 초강력 쌍둥이 노즐 엔진

발사 후 약 2분 10초만에 1단과 2단이 분리되어 2단로켓이 밝고 영롱한 힌 빛을 뿜으며 우주 공간으로 까마득히 사라져갔는데 이 1단 가동시간은 사실 매우 긴 시간이다. 화성 14형은 약 1분 5초만에 1단과 2단이 분리되었으니 화성-15형은 1단로켓가동시간이 거의 두배나 길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높이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노즐이 2개면 연료 분사량도 두배가 되기 때문에 비슷한 연료통이라면 오히려 비행시간이 단축되어야 하는데 2배로 늘었다는 사실이 잘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화성-14형의 큰 구멍 노즐 한 개를 화성-15형에서는 두 개 노즐로 쪼개 구멍을 작게 하여 더 적은 양의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내뿜는 속도를 훨씬 높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화염분출 속도가 비추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즐의 구멍을 줄이면 상식적으로 속도는 세제곱에 비례해서 높아진다. 하지만 구멍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최적의 구멍크기를 찾아서 노즐을 여러개로 만들어 다발로 묶는 것이 효율적인데 이 경우도 노즐이나 관등이 많아져 오히려 무게가 늘어나기 때문에 무한정 노즐수를 늘릴 수는 없다. 보통 대형 중심 노즐을 2-4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 9축 18륜 차량에 탑재된 육중한 화성-15형, 화성-14형에 비해 바퀴가 2개나 늘었고  운전석 앞으로 탄두부가 튀어나와있는 것을 보면 그 크기가 꽤 커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2단의 지름이 획기적으로 커졌다. 이로써 1단의 연료양도 약 10-20% 늘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1단 비행시간은 배나 늘었다. 1단 로켓의 효율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정섭 기자

북의 화성-15형은 두개 즉, 쌍둥이 노즐을 장착한 것이다. 물론 소모하는 연료양을 절반까지 줄이지는 못해 미사일 크기를 더 키웠고 차량의 바퀴도 16개에서 18개로 2개를 늘렸던 것이다. 필자의 계산으로는 1단만 따졌을 때 연료양이 약 10%, 많아야 20% 늘었은데 그 가동시간이 2배 즉, 100%나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화성-15형 엔진의 효율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4개 중심노즐을 한 다발로 묶은 은하-4호 로켓도 1단가동시간은 1분 30여초 정도였다. 지금까지 북이 쏜 로켓 중에서 화성-15형의 1단로켓 가동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래서 그 먼거리를 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 러시아의 스틸레토 대륙간탄도미사일 

따라서 이것은 거의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개발한 것이나 같다고 본다. 북이 러시아의 스틸레토 대륙간탄도미사일처럼 이 엔진을 4개 노즐 한다발로 만들어낸다면 세계 최강의 전략탄도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10발 이상의 다탄두에 수많은 기만탄까지 장착할 수 있는 괴물대륙간탄도미사일도 북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판단된다.  

▲ 북이 은하-4호를 이용하여 광명성위성 발사 성공 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위성개발 현지지도 관련 동영상에서 공개한 북의 은하-4호 엔진 노즐 대형 중심노즐 4개에 보조노즐이 4개장착되어 있다. 보조노즐은 회전식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있어 방향조종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은 이미 대형노즐4개를 하나로 묶은 은하-4호를 이용하여 광명성 위성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미 북도 러시아 못지 않은 다발엔진기술 즉, 엔진크러스터링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더 크고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의 로켓기술의 끝이 어딘지 도무지 짐작조차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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