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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8일 월요일

농민은 죽고 세프만 산다?

[한도숙 칼럼] 농민은 죽고 세프만 산다?

행복한 농사를 꿈꾸며 씨앗을 넣던 백남기 농민이 지금도 병원에서 삶과 죽음의 어름을 헤매고 있다. 이 정권 누구도 나서서 미안해하거나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하지 않는 상황을 두고 나라가 아니라는 장탄식이 나오는 세상을, 죽지 못한 농민들이 살아내고 있는 세월이다.
참 선한 눈빛으로 밀 파종을 하면서 밀싹이 돋아난 파란 고향들판을 생각했을, 그것으로 세상이 선해지기를 욕망했던 철없는 농부는 지금 병상에서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징을 울리며 동네를 돌며 복을 빌며 액을 쫒는 '설'이 돌아왔으니 신명나게 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민족의 대명절 '설'이 다시 돌아왔다. '설'이 지나고 나면 가정파탄이 늘어난다는 재미있는 보고가 있다. 지지고 볶는 전통적 농경가족 관계에 서툰 현대인들이 참는 법을 잊고 살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미사여구로 '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어떤 연유가 있기 때문일까.
한 해 농사의 시작인 설
'설'은 사실 입춘과 관련이 있다. 입춘은 농경과 끊을 수없는 관계가 있다. 농경사회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야말로 모든 먹고 사는 문제의 출발이 담겨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요즘의 취업시즌과 같다고 해도 될성부른 것이다.
입춘은 지구 황도가 320도로 돌아간 상태로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는 시기다. 태양력으로는 이미 일 년을 시작해 한 달이 넘어간 상태이지만 지구로 보면 비로소 긴 겨울을 지나 일 년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입춘과 음력 일 년의 시작인 '설'은 며칠 차이로 나타난다. 입춘과 '설'은 약간의 오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농경민족의 일 년의 시작이고 농기구를 손보고 장만해야하는 즉 농사를 준비 하는 시점이다.
실제 '설'은 보름날까지 기간이다. 지금은 설날 전후로 공휴일로 지정해 3일간 쉬도록 하고 있지만 농경시대엔 보름이라는 오랜 시간을 '설' 연휴로 즐겼다. 특히 이 기간 머슴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보름날 오곡밥을 먹고 나서야 나무를 아홉짐 한다고 했으니 보름간의 긴 시간을 쉬면서 봄을 맞이하는 것이다. 오고가는 손님도 서두를 일이 없다. 어른들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도 보름날까지 해도 무방하다. 음식도 보름까지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떡국을 설날 아침에 한 그릇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오면 무조건 오곡밥을 하는 보름 전까지 떡국을 끓이는 것이다. 가래떡이 딱딱해질 정도까지 먹고 또 먹는 것이 떡국이다.
'설'이 민족의 대명절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농사가 잘돼야 세상이 탈나지 않는 법, 풍흉을 점치고 농사준비에 부정 타는 일 없도록 치성을 드리고 몸을 추스른다. 그런 의미의 '설'이기에 농경민족인 우리들에게 큰 명절이 아닐 수 없다.
쓰러진 백남기 농민과 TV에 넘쳐나는 요리쇼
현대에 와서 민족의 대명절은 이만저만 비틀어진 게 아니다. 산업사회로의 이동이 잘 살게 된 것으로 착각들 하지만 사람은 없고 자본만 판을 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상생은 없고 경쟁만이 자리잡은 세상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람이 상해나가기 쉽다. 그렇게 상한 사람이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백남기 농민이 저렇게 석 달 가까이 병원에서 의식조차 되돌리지 못한 채 누워있어도, 병원 앞에 엄동을 나는 농민들이 백남기를 살려 내라고 소리를 쳐도 TV에선 자막 하나도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음식을 만드는 이른바 '세프'들은 이곳저곳에 얼굴을 내밀고 설탕이 어쩌고 소금이 저쩌고, "얼마나 맛있게요"를 외치며 살판이 났다. 생산자는 사라진 소비만 있으니 자본만 과대하게 비춰주는 꼴이다. 누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가. 무생물이면서 스스로 자기증식이 가능한 자본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실로 인간은 무서운 괴물을 만들어놓았다.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씨 위로 계속 최루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씨 위로 계속 최루액이 쏟아지고 있다.ⓒ양지웅 기자
그 결과는 인간소외, 노동소외로 나타난다. 노동의 가치가 인간을 빠트린 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니 일회용 나무젓가락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세상이다. 더욱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도록 법을 고치라며 종주먹을 대고 있는 대통령의 꼴을 보라. 오로지 자본만이 살길이라며 사람들을 다그치며 현혹하는 자본성장지상주의 권력의 전형적 모습이 아닌가.
농경문화의 생산적 문화, 농민적 문화는 모두 사라지고 소비적 문화가 자본주의와 결탁하여 소비만이 강조되는 '설'이 되어버렸다. 선물은 얼마가 좋고, 백화점은 어디가 좋고, 택배는 얼마나 늘고, 젯상은 얼마가 들고 하는 언론보도로 '설'이 채워지는 것은 우리의 삶을 유감스럽게도 돈의 사슬 속에 가두어 두려는 자본의 교묘한 책략 때문이다. 하다못해 어린아이들도 마음에서 우러난 어른존경의 세배를 드리는 것보다 세배돈 때문에 형식적인 절을 하게 되는, 젯밥에만 정신을 팔게 되는 것이다. 어른에 대한 존경이 돈의 크기에 좌우되는 슬픈 자본주의적 사고는 자승자박이 되어가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쌀값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려하는 정권에 대해 그것이 '언 발에 오줌 누기'로 나중에는 동상 걸린 발목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경고의 목소리는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 되었고, 당장 할 이유도 사라진 밥쌀 6만 톤의 수입은 결정났다. 더구나 TPP에 뒤늦은 승차비로 또 얼마간의 농민들의 울음을 바쳐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치다. 이번 설 술안주는 총선이 될 것이다. 안주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심각하게 우리의 삶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선을 바라봐야 한다. 새누리당 모 국회의원이 한말이다. "당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만드세요." 뼈에 사무치는 말이다.
농경민족의 손에서 농사가 사라진다는 것은 모든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사는 협동과 상생을 지속적 생명을 만들어온 우리들의 삶이요 문화다. 오늘 아침,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할 것인가.
귀여재에서 새해 설날 아침 한도숙 독자들께 세배 드립니다.

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망국증상> 15. 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광명성4호는 유엔제재 대항용도, 대화유도용도 아닌 자체발전 전략의 산물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6/02/08 [19:12]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북한이 2월 7일 오전 9시 30분. 평안북도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해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직까지 한미일 진영에서 북한의 위성발사가 실패하였다는 분석은 없습니다. 차후 정황을 살펴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볼 때 북한의 이번 인공위성 발사는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가수 신해철 씨는 “북한 로켓발사 성공, 민족의 일원으로 경축”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지요. 마왕 신해철 씨가 살아계셨더라면 뭐라 하였을지 궁금합니다.


인공위성 vs 미사일

언론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보도를 해버려 설 귀성길에 깜짝 놀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미사일과 인공위성은 다릅니다. 미사일이라면 북한은 이미 차량이동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2015년 10월 10일에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내놓았습니다. 12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에도 성공하였습니다. 북한은 지금 이동식 차량에서, 그리고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이미 미사일을 갖추고 있는데, 동창리 인공위성 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는 것은 미국이 텍사스 휴스턴의 NASA 우주센터에서 ICBM을 쏜다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AFP> 통신도 1월 28일, 미 국방관리의 말을 인용해 “(위성사진 등) 최근 정황을 보면 북한이 모종의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게다가 2015년 10월 13일, <뉴시스>는 <NK뉴스>를 인용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국제우주연맹(IAF) 총회에서 회원국에 오를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라고 총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주연맹 가입국이 우주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언론들은 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이나 서로 연관되는 기술이라며 인공위성도 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으니 위험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국내언론들이 일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전쟁무력을 가질 수 없는 일본도 최신로켓 <H2>를 개발해서 우주공간으로 마구 쏘아대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인공위성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기 위해 위성의 무게까지 시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정상적인 위성이라면 무게가 800-1500kg은 되어야 하는데 광명성 4호는 약 200kg으로 추정되므로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 거짓말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나로호가 쏘아올린 나로과학위성은 광명성 4호보다 더 작은 100kg이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3년에 발사한 과학기술위성 3호 (STSAT-3)도 발사중량이 170kg이었습니다. 그럼 나로호와 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한 과학기술위성도 무게가 800kg이 되지 못하니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었던 것입니까? 국정원의 논리대로라면 나로우주센터도 비밀 탄도미사일기지가 될 판입니다.


‘광명성’ 로켓이 쏘아올린 광명성 4호

북한 인공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했다고 깜짝놀라는 것은 이미 지난 일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기술은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킬 때 미국이 이미 인정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북한 인공위성이 실패냐 성공이나를 언급하는 것보다는 어떤 위성을 발사하였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도 단지 자기들이 인공위성 발사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위성을 발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모란봉악단 공연에서 조선은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은하 3호 운반 로켓의 성공과 함께 은하9호 로켓 모형물을 공개해 우주개발을 계속 할 것임을 시사했다.  


2012년 12월 12일,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하였을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위성개발자들을 축하하는 환영 연회에서 은하 9호 모형을 제시하였습니다. 북한이 은하3호에 그치지 않고 인공위성을 연이어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내보였던 것입니다. 

이번 발사도 단순히 성공이냐 실패냐의 이분법을 벗어나 순차적 위성발사계획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은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과학기술중시정책을 높이 받들고 앞으로도 주체의 위성들을 더 많이 만리대공으로 쏘아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언론은 이번 “광명성” 로켓이 기존의 은하 계열의 로켓과 완전히 구분된 새로운 기종으로 볼 수 있다고 떠들썩합니다. <한겨레>는 “북한 새 장거리 로켓 ‘광명성’,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분석기사에서 국정원은 “전반적으로 2012년 12월 발사된 ‘은하 3호’보다는 성능이 다소 개선됐다”며 “위성체 중량도 당시(광명성 3호)에는 100㎏이었는데, 지금은 약 두 배인 200㎏ 정도로 (증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울러 로켓의 발사대가 2012년 50m에서 이번에는 67m로 17m나 높아진 점을 들어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전환할 경우 사정거리가 1만2000-1만3000km에 달해 미국본토 전역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다만 북한의 순차적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이번 로켓이 다음단계 로켓, 즉 은하 4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로켓의 발사시기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날로 중시하는 “광명성절”인 2월 16일로부터 9일 전이었기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 로켓을 특별히 “광명성”으로 명명한 것은 아닐까요? 2009년에도 광명성 2호를 발사할 당시 로켓의 외형에는 “조선”이라고 씌여 있었지만 그 당시엔 누구도 그 로켓을 “조선”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수소탄에 이은 광명성

그렇다면 북한이 광명성을 쏘아올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식적인 소리지만 북한도 인공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어느 정도의 산업과 정치외교역량을 갖춘 나라들치고 인공위성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인공위성에는 군사위성, 통신위성, 과학위성, 기상위성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북한은 광명성 4호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탐사하는 비군사위성입니다. 이는 과학위성과 기상위성의 기능을 수행하는 위성으로 보입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정지위성이 아닌 이상 전 세계를 다 돌게 됩니다. 북한 인공위성이 미국 백악관 위를 지나고 서울의 청와대 위는 물론 북경과 모스크바도 지날 것입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그것도 비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지구관측위성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북한의 행보는 그들이 이미 공지한 2016년 5월의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 북의 6차 당대회 사진,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전면적 등장을 의미하는 대회였다. 이번 조선노동당 7차당대호에서는 김정은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자주시보, 출처: 국정원

<통일뉴스>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의 신년사에서 2016년을 “올해는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뜻깊은 해입니다.”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노동당 7차 대회를 두고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는 위대한 수령님들의 현명한 령도밑에 우리 당이 혁명과 건설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고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것입니다.”라고 하였으며 “우리는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력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대회를 승리자의 대회,영광의 대회로 빛내여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2016년 5월에 예정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의 성과들을 젼면적으로 과시, 평가하고 향후 승리로 나아갈 설계도를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이 1월 6일에는 수소탄 시험, 2월 7일에는 광명성 4호를 올리고 있는데 이것은 그간 북한의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이번 광명성 4호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를 앞두고 그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강성국가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지난 수소탄 시험이 그러하였듯이 이번 광명성 4호도 미국을 협상탁에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카드로는 설명이 되지 않고 박근혜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설명될 수 없으며 유엔에서 계류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항하는 차원으로도 셜명될 수 없습니다.

수소탄 시험에 이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 식의 “마이웨이” 선언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다른 나라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별다른 정치적 의미 없이 당일 날씨를 보아가며 날짜를 정할 뿐입니다. 북한도 그렇게 주권국가의 당당한 권리를 마음껏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대응할 군사적 수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한미동맹 

문제는 정초부터 수소탄, 광명성이라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미국입니다. 이번 2016년 라운드는 오바마행정부의 마지막 라운드인데요, 첫 시작부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마이웨이”가 동북아의 정전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정전체제를 통해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주한미군과 미 태평양사령부를 묶어 중국과 러시아를 완강하게 견제해 세계패권을 누렸습니다. 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한미동맹을 강화해왔고 일본을 자기 편에 묶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중국과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견제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의 핵보유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마음대로 올렸다 내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보유는 미국의 핵독점체제를 허물었습니다. 지금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논란이 되는 것도 북한에 핵폭탄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타격수단이 미국의 근심거리가 된 것입니다. 입니다.

북한은 수소탄을 시험하고 광명성 4호를 우주로 쏘고 있는데,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전략적 인내”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국이 하는 일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며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를 북한의 상대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것을 모를까요? 


아베 정권은 이제 미국의 공개적 후원 아래,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더욱 다그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박근혜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등에 업을 것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한시적이지만 전면적으로 무너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포석은 원투 펀치로 끝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이 계류 중이고, 이제 곧 북한이 강하게 반대해왔던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세 번째 포석은 키리졸브 훈련 국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잔뜩 비난해 놓은 마당이니 대북대결태세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미국은 대결을 회피하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대신 나설 수 있습니다. 미국만 철썩같이 믿고 있는 보수세력은 4월 총선 때문이라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길 바랄 것입니다. 그런데 국면이 이렇게 이어지다보면 위험의 징후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한미당국이 북한을 격퇴하는 시늉을 하다가 실제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버리는 상황입니다. <끝>

영일만 고래는 왜 나뭇잎과 함께 묻혔나

영일만 고래는 왜 나뭇잎과 함께 묻혔나

조홍섭 2016. 02. 08
조회수 239 추천수 0
[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3-3> 신생대 화석의 보고 포항 두호동

  1600만~1100만년 전 쌓인 퇴적층
 가장 다양한 화석이 가장 풍부하게 나와
 
 육지와 바다 생물 흔적 동시에
 얕은 바다 화석와 깊은 바다 화석도 같이
 
 온난기후와 한랭 기후 환경을 다 보여줘
 퇴적 당시 기후가 어땠는지도 불확실
 
 1574개체 거미불가사리 미세 구조까지 생생
 산 채로 급속하게 매몰된 듯
 
 퇴적이 천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심해운반설, 대홍수설, 동해 해류변화설 등 다양


du0.jpg»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해안도로변에 있는 신생대 화석산지. 낙석을 막기 위한 사방공사가 반쯤 이뤄졌지만 그나마 비만 오면 무너져 내린다. 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고래부터 메타세쿼이어 잎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화석이 풍부하게 산출되는 곳이 있다. 영일만 건너 포스코의 공장들이 보이는 . 화석 연구자는 물론 아마추어 화석 동호인 사이에 ‘신생대 화석의 보고’로 오랫동안 알려진 곳이다.
 
지난달 14일 환호공원 옆 화석산지를 찾았다. 포항시의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로 대부분의 화석산지가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몇 곳 가운데 하나다.
 
도로 확장을 위해 잘라낸 산자락에 연한 갈색의 이암층이 드러나 있다. 이곳은 신생대 마이오세 중·후기인 1600만~1100만년 전 쌓인 퇴적층이다. 이곳에서 참나무, 오리나무 등 식물을 비롯해 갯가재, 게, 벌 등 곤충, 성게, 거미불가사리, 조개, 물고기 등의 화석이 나왔다.
 
이봉진 박사(경북대 고생물학연구실)는 “이곳은 좁은 지역에서 매우 다양한 화석이 나오는 곳”이라며 “홍수 때 휩쓸려 들어온 육지 생물과 바다 생물 화석이 모두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duho6.jpg» 두호동에서 다량 발견된 거미불가사리 화석. 모두 현재도 한반도 근해에 살고 있는 종이다. 사진=경북도
 
이 박사는 이곳에서 세계적으로 드문 대규모의 거미불가사리 화석 집단을 찾아내기도 했다. 4m 두께의 퇴적층에서 1574개체의 거미불가사리 화석을 찾아냈다. ㎡당 274개체인 이런 높은 화석 밀도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거미불가사리는 해삼, 멍게, 불가사리 등과 함께 극피동물을 이룬다. 불가사리보다는 성게에 가까워 몸과 다리가 쉽게 분리된다. 이곳의 화석은 현재 우리나라 바다의 수심 200~300m에 서식하는 2종의 거미불가사리와 동일한 종이었다.
 
죽으면 며칠 안에 분해되는 약한 몸을 지녔는데도 이 거미불가사리는 팔의 끄트머리와 가시 등 미세한 구조까지 온전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이 박사는 “불가사리가 산 채로 급속하게 매몰됐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두호동화석단지4.jpg» 유기물이 많은 퇴적층 안에서 이물질이 한가운데로 침전해 성장한 결핵체. 퇴적층 중간에 박혀 있다.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그러나 모든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닐 터이다. 퇴적이 천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 도로변 퇴적층 사이에는 지름 1~3m 크기의 렌즈 모양을 한 결핵체가 여럿 끼어 있다. 유기물이 많은 퇴적층 안에서 이물질이 한가운데로 침전해 성장한 것으로, 오랜 기간 퇴적층이 서서히 쌓였음을 보여준다.
 
포항분지는 남한의 신생대 퇴적분지 가운데 가장 크다. 여러 화석 증거는 이곳이 반쯤 닫힌 만이었음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두호층은 거미불가사리가 가리키는 대로 얕은 바다였을까. 연체동물 화석도 발견돼 천해 환경이었음을 알려준다.
duho3.jpg» 두호동 퇴적층에서 발견된 게 화석. 사진=경북도
 
그러나 깊은 바다에서 퇴적된 화석도 나왔다. 김정민(진주교대 지질유산연구센터)·백인성(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질학회지> 2013년 6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생물 흔적 화석을 근거로 두호층이 반 원양 환경에서 퇴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원통형 흔적들을 남긴 생물은 해저 퇴적물을 먹고사는 벌레로서 산소가 부족한 깊은 바다 환경에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호층의 입자가 가늘고 고른 이암층은 저탁류가 깊은 바다에 쌓인 결과로 보았다.
duho4.jpg» 두호동 퇴적층은 바다 밑에서 쌓인 지층이지만 다량의 식물과 곤충도 함께 출토된다. 사진=경북도
 
이들은 얕은 바다에 사는 갯가재와 연체동물 화석이 두호층에서 발견된 까닭은 얕은 바다에서 죽은 이들 동물이 저탁류에 실려 심해분지로 옮겨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 강돌고래 화석과 다량의 육상식물 화석이 발견된 것도 큰 홍수가 육상에서 깊은 바다로 밀어낸 결과로 보았다. 두호층이 발달하던 시기에 해수면이 하강했고, 이때 늘어난 강수량과 퇴적량이 이런 현상을 불렀다는 것이다.
 
퇴적 당시의 기후가 어땠는지도 불확실하다. 이 지층에서 나온 식물화석은 온대와 아열대에 해당하는 따뜻한 날씨에서 자라는 식물종이 육지에 살았음을 보여준다.

duho11.jpg» 김종헌 공주대 교수가 두호동층에서 발견한 자귀나무속 식물의 꼬투리 화석. 사진=김종헌 교수
 
김종헌 공주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최근 두호층에서 자귀나무의 씨앗 꼬투리와 황금낙엽송의 씨앗 비늘 화석을 발견해 학회에 보고했다. 자귀나무는 마이오세 동안 열대와 아열대, 온대 지역에 걸쳐 널리 분포했다. 또 황금낙엽송은 현재는 중국 중부와 남동부에만 분포하지만 당시 북반구에 널리 자랐던 식물이다.
 
그러나 바다에 살던 유공충과 규조류 등 미소생물 화석의 연구 결과는 처음 온난했던 환경이 차츰 한랭한 환경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동행한 김태완 박사(대구 청구고 교사)는 “활엽수와 침엽수 잎 화석이 번갈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동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바다가 열렸을 때는 구로시오 난류 영향을, 닫혔을 때는 한랭 기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du1.jpg» 두호동 화석산지에서 화석을 찾고 있다. 앞에 보이는 것은 발견한 참나무속 식물 화석. 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이처럼 두호동 퇴적층이 쌓인 당시의 환경을 규명하기에는 연구가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두호동 퇴적층을 퇴적 환경의 차이에 따라 층을 분류하는 층서조차 학계에서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학술 연구 이전에 화석 산지의 보호와 화석 보관도 허술하다. 아마추어 사이에서도 다양한 화석이 나온다는 사실이 수십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산출된 화석을 보관 전시하는 박물관은 없다.

duho15.jpg» 두호동 지층에서 발견한 조개 화석. 사진=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화석 산지 자체도 아무런 관리 없이 방치돼 있다. 이봉진 박사는 “퇴적층이 미처 암석으로 굳기 전이어서 비만 와도 쉽게 부서진다. 보호조처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포항/조홍섭 환경전문기자

누가 한국의 '코커스'를 파괴했나?


[강응천의 역사 오디세이] 정치인의 '샌더스 팔이'를 보면서
강응천
문사철 주간
| 2016.02.08 09:57:06



<경제를 점령하라>(한상연 옮김, 돌베개 펴냄)라는 책으로 한국에도 알려진 미국의 진보적 경제학자 리처드 울프는 매달 뉴욕 저드슨 메모리얼 교회에서 '세계 자본주의'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2월 특강에서 그는 지난 2월 1일 버니 샌더스가 보여준 선전을 '놀라운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울프는 이를 두고 미국 사회가 동면에서 깨어나는 곰처럼 65년에 걸친 금기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의 존재가 자연스러운 유럽과 달리 반공 콤플렉스에 시달려 온 미국에서 '사회주의자' 샌더스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 대회)에서 절반의 지지를 얻은 사건은 믿기 어려운 쾌거라는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가 매력을 발산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겼기 때문이고, 2011년의 월가 점령 시위는 그 전조였다고 그는 보았다.

울프는 특히 샌더스가 17~29세의 젊은 층으로부터 84%(클린턴은 1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사실에 무척 고무되어 있었다. 자신이 민주당 지도부라면 이런 현상을 보고 덜덜 떨었을 거라고도 했다. 미국의 미래 세대가 이제 더 이상 사회주의라는 말에 겁먹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울프의 강의를 듣다가 국내 정치인들의 반응을 보면 누구 말마따나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다. 주먹을 쥔 샌더스의 모습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안철수나 경제 민주화 코드와 70대의 고령에서 샌더스와 김종인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사회주의'라는 말은 하려고도 않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을 비판하는 '진보' 지식인도 그 말만은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란 곰은 동면에서 벗어나려면 멀어도 한참 멀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 놈 촘스키는 샌더스가 말은 사회주의자라고 하지만 사실은 '뉴딜주의자(Newdealer)', 즉 대공황기 루스벨트의 수정 자본주의 노선 위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이처럼 샌더스가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엄존하는 분단 현실에서 이 땅의 정치인이나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기피하는 현상을 경직되게 평가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미국 못지않게 자본주의가 절망을 안겨주고 있는 한국에서 사회주의자가 됐든 진보적 자유주의자가 됐든 샌더스 같은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나아가 '깜도 안 되는'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의 샌더스를 참칭한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때가 때인지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주목하게 된다. 우리는 미국이란 나라의 온갖 문제점을 비판하다가도 선거철에 들려오는 미국 민주주의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 넋을 잃고 구경에 몰두하곤 한다. 특히 예비 선거 가운데서도 코커스, 그 가운데서도 민주당의 코커스를 보는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코커스는 일종의 당원 대회이다. 즉, 민주당 코커스는 민주당원, 공화당 코커스는 공화당원만 참여해 자기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다. 따라서 코커스를 주관하는 것도 주 정부가 아니라 그 주의 정당위원회이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가 주관하고 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등록된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당적에 상관없이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개방형 프라이머리 등으로 나뉜다. 얼마 전 국내 정가의 화두가 되었던 오픈프라이머리가 바로 이 '개방형 프라이머리'이다.

코커스의 진행 방식은 당에 따라 다르다. 공화당은 당원들이 기표 용지를 받아서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따른다. 반면 민주당의 코커스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롭다. 여기서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 당원들은 저녁 일곱 시 무렵 마을회관, 학교 체육관, 교회 등 정해진 장소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 아이오와 주 전역의 1681개 기초선거구(precinct)에서 이런 일이 동시에 벌어진다. 30분 정도 토론을 마치면 참가자들은 흩어져 각자 지지하는 후보 쪽에 모인다. 그때 일정한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는 자격을 잃는다. 4명 이상의 대의원이 배정된 기초선거구에서는 그 기준이 참가자의 15퍼센트이다.

탈락 후보를 거른 뒤에는 다시 토론 시간이 주어지고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탈락 후보의 지지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오기 위해 밥을 사겠다는 둥,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겠다는 둥 온갖 방법으로 설득 공세를 편다. 지지 후보를 잃은 참가자는 다른 후보 진영에 가담해도 되고 그냥 집으로 가도 된다. 물론 다른 이들도 후보를 바꾸거나 퇴장할 수 있다.

30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 후보별로 집합하고, 그때 모인 숫자의 비율에 따라 각 후보 진영에 대의원을 배당한다. 그런데 남은 사람들이 최초의 참가자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때는, 그만큼에 해당하는 대의원을 배정하기 위해 각 후보 진영끼리 동전 던지기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일어난다. 2월 1일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최소 여섯 차례의 동전 던지기가 있었는데, 모두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고 한다. 

이렇게 각 후보에게 배정된 기초선거구의 대의원들은 주내 99개 군에서 군 대의원을 선출하고, 군 대의원들은 다시 주 전당 대회에서 주 대의원을 선출한다. 그러니까 2월 1일의 코커스는 이렇게 긴 과정의 첫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과 각 정당이 2월 1일의 결과에 집중하는 것은 그것이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예비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 후 대중의 관심은 이어지는 다른 주의 예비 선거로 쏠리고 아이오와 주는 잊혀가지만, 향후 판도에 따라 아이오와 주 대의원의 최종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코커스는 흥미롭고 역동적이지만 문제점도 많이 제기된다. 지지자 집계 과정도 혼란스럽고 동전 던지기처럼 비합리적 방식도 동원되기 때문에 정작 미국에서는 이를 부끄러워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커스 방식이 살아 있는 것은 그것이 미국적 토양에 뿌리박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통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코커스의 어원에 관한 설명 중 하나는 원주민 부족인 알공퀸 족이 '회의'라는 뜻으로 쓰던 '카우카우아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원주민의 공동체에서 열리던 부족 회의나 추장 회의가 이주민들에게 영향을 준 셈이다. 또 하나는 술잔을 가리키는 중세 라틴어 '카우쿠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초기 코커스의 참가자들이 들던 술잔을 가리키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코커스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미국이 독립하기도 전인 1763년이다. 정치 서클에 속한 사람들이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 모여 혼합주를 마시며 토론을 벌여 공직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정하곤 했다. 이렇게 밀실 담합의 느낌을 주던 코커스는 그 후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모든 정당원이 참여하는 미국 특유의 선출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코커스의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는 어떤 정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독특한 역사적 조건 아래 민초들이 만들어 가는 것 같다. 그러한 풀뿌리 전통이 미국 정치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슈퍼팩이니 슈퍼대의원이니 하는 기득권 세력의 횡포 속에서도 샌더스 같은 돌풍의 주역이 배출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에는 왜 코커스 같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통이 보이지 않을까? 왜 모든 것이 중앙의 소수 '내부자들'에 의해 휘둘리는 것처럼 보일까? 누구 말마따나 우리는 미국에게 선물 받은 민주주의를 아직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의 민중적 전통이라면 우리도 꿀리지 않는 민족이다. 1894년 동학 농민 운동 당시의 농민 조직, 1898년 만민 공동회에 참여하던 시민 조직 등은 동시대 어디에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민주적 지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발적 조직들은 일제 침략으로 사라졌지만, 그 뿌리는 각지에 남아 해방 직후 인민위원회 등으로 분출했다.

1945년 8월 일제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국 각지에는 민중 스스로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치안대, 인민위원회 등 자치 조직이 생겨났다. 몇 주 만에 전국 13개 도에 도 인민위원회가 구성되고, 145개 지역에 시-군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들 자치 조직은 여운형이 주도하는 건국준비위원회의 지방 조직으로 편제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각지 민중의 손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겨나 자발적으로 운영되었다.

인민위원회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친일파나 민족 반역자를 제외한 다양한 계급과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지역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지역민의 보통-직접 선거에 의해 간부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인민위원회의 활동은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때가 때인지라 각지의 인민위원회는 대체로 비슷한 강령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일본의 재산은 한국인에게 돌려준다는 것, 모든 토지와 공장은 노동자·농민에게 속한다는 것, 모든 남녀는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 지극히 올바르고 민주적이지 않은가? 그밖에도 각종 센서스를 실시하는 일, 면마다 국민학교, 중학교 등을 설립하는 일, 주민의 보건 후생을 관리하는 일, 귀환 동포를 정착시키는 일 등 산적한 과제를 감당해 나갔다.

그러나 인민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매우 짧았다. 1945년 9월 9일 서울에 들어와 12일 군정을 선포한 미군이 인민위원회를 전면 부정하고 강제 해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군정이 그렇게 자생적인 자치 기구들을 불법화하고 나서 고른 파트너는 놀랍게도 일본의 식민 통치 기구와 그곳의 한국인 관리들이었다. 그들의 경험이 군정을 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그리하여 친일 경찰, 지주 등 인민위원회에서 배제되었던 인사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다. 

한국의 '코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인민위원회 등의 활동은 코커스의 본고장에서 온 군인들에 의해 싹이 잘리고 말았다. 더욱이 그 후 진행된 남북 분단으로 인해 우리는 미국보다 훨씬 더 심한 반공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사회주의'는 물론 '인민'이라는 말조차 북한에서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금기가 되어 버렸다. 인민위원회는 그 이름만으로도 거론하기 거북한 존재로 잊혀 갔다. 사실 '인민'은 왕조 시대에 피치자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던 말이고, 해방 직후만 해도 새로운 민주 정치의 주체를 가리키는 말로 국민보다 더 많이 쓰이던 말이다. 

분단 이후 온갖 시련 속에서도 한국민이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를 보면, 개화기와 해방 전후에 싹텄던 민주주의의 전통이 단절 없이 이어져 왔더라면 얼마나 더 대단했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차다. 그런데 잊히고 단절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전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뚱맞은 '샌더스 팔이'나 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노라니, 그 같은 단절에 책임 있는 미국이 샌더스 같은 사회주의자의 권력마저 허용해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운다면 정말 배가 많이 아플 것 같다.  

"사드 협의 발표 너무 성급했다 병자호란·마늘파동 잊었나"


16.02.08 20:26l최종 업데이트 16.02.08 20:26l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미국과 협의한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대해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의 한국 제재뿐 아니라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7일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한미 사드 배치 협의' 발표에 대해 항의하고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안에 대해 연일 비판 논평을 내고 있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역시 8일 사설에서 사드가 북한만을 감시 대상으로 하며 중국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이 같은 해석은 무기력하다"며 "전략적 단견"이라고 일축하면서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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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 소장(자료 사진).
ⓒ 유성호

국내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얼마나 출구전략을 숙고하고 사드 배치 논의를 발표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닥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발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참혹한 역사로 기억되는 병자호란과 같은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며 "마늘파동 같은 조치로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지 않았느냐"고 우려했다. 단순한 경제 관련 조치만으로도 한국경제를 휘청이게 할 수 있는 중국인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고 사드배치 논의를 시작했느냐는 지적이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사드 배치 문제로 초점이 옮겨 가게 된 상황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문제의 본질은 핵실험을 한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도록 하는 게 첫 단계다. 하지만 갑자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체재로 들어가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스스로 몸을 던져버리는 상황이 돼, 한반도 정세 자체가 우리 손을 떠나게 된다"며 "사드 논의가 이 상태로 계속 진전되면 미국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규정되고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우리가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2000년 마늘파동 잊었나? 중국은 다양한 제재 수단 갖고 있다"

- 중국은 그동안 관영매체나 외교부 논평을 통해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하지만 한국이 사드도입 논의를 공식화하자마자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했다. 더 이상 말로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읽힌다.  
"이제는 그런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중국이 지금껏 '자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에는 반드시 대응한다'는 얘기를 해 왔고,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국가 정체성이 발전도상국에서 강대국으로 바뀌었다. 동시에 강대국으로서 위신을 지키고 국가 이익을 지키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하는 얘기를 무시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닥친 실질적인 상황으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행동을 할 때는 중국의 대응을 예상하면서 충분한 검토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참혹한 역사로 기억되는 병자호란과 같은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 마늘파동 같은 조치로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지 않는가(2000년 한국 정부가 마늘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마늘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중단했다. 1999년 기준 중국산 마늘 수입액은 898만 달러, 한국산 휴대전화 수출액은 4140만 달러, 폴리에틸렌 수출액은 4억7130만 달러였다. - 기자 말).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고, 향후 상황 진행에 따라 중국이 이 같은 수단들을 하나하나 사용할 텐데, 우리 정부가 너무 빠르게 한중관계를 대립과 갈등관계로 만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 지난 1월 13일 신년 대국민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달 25일 한민구 국방장관이 비슷한 발언을 했고, 이제 논의 사실을 공식발표했다. 중국으로서도 놀랄 만한 속도인 것 같다. 
"사드 배치 논의가 왜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1월 6일 북한의 수소탄 실험이 있었고 대통령 담화가 13일에 있었다. 왜 이렇게 빠르게 발표했는지, 대통령이 관련 발언을 하게 된 과정, 논의 발표를 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출구전략을 숙고하고 발표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사드 문제를 우리가 진전시키면서 북핵 문제 자체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략경쟁 구도 속으로 우리 스스로 들어가는 수순인 것 같아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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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 연합뉴스

- 북한의 핵실험 직후 국내 보수 언론은 '이젠 중국이 북한을 혼 내 줘야 한다'거나 '그동안 한국이 잘해 준 것에 대해 중국이 보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책 결정자들도 그런 시각으로 사드 배치 논의를 언급하고 있는 게 아닐까.
"현재 상황에 대한 좌절감, 절박함, 중국에 대한 서운함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이렇게 조급한 정책 결정이 나왔다고 본다. 우리가 중국을 여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변화하는 여러 정세 속에서 중국이 취하는 옵션과 중국의 국가 이익, 또 우리의 국가이익을 어떻게 합치시킬까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고자 마치 개인과 개인의 거래처럼 우리가 이렇게 잘 하고 있으니 중국도 잘 해줘야 한다고 일방적인 기대치를 높였다. 

국가 간의 관계는 도의나 정의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국가 이익에 의해 움직인다. 이건 기본이다. 각각 처한 지정학적 상황과 강대국과 약소국이라는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 정세를 신중하게 이해하고 단기적인 측면을 넘어 중장기적인 정세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현안 중심으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이 문제의 본질은 핵실험을 한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도록 하는 게 첫 단계다. 하지만 갑자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체제로 들어가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의 정세 자체가 우리의 손을 떠나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상황이 된다. 사드 논의가 이 상태로 계속 진전되면 미국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규정되고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우리가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북핵 제재 본말전도, 미-중 소용돌이에 스스로 몸 던지는 상황"

- 중국이 한국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는 구체적으로는 어떤 형태가 가능한가. 
"대단히 많다. 비공식적인 제재라고 할 수 없는 비공식적인 불편함들을 많이 안겨주는 형태의 것들이 너무 많다. 제재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 자체로도 한국 기업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삼성이나 LG가 만들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바꿔 버렸다(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상을 고시하면서 혜택 대상을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리튬인산철 방식 배터리를 쓴 버스로만 한정했다.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로 생각하는 LG화학과 삼성SDI를 사실상 배제한 것이다. - 기자 주). 비슷한 일을 두세 번만 당하면 이 경제가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유커(중국인 여행객)대상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의 여행회사는 대부분 국영이다. 중국 정부에서 '한국 여행 자제' 이런 식으로 조용히 통지 하나만 내려도 한국에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이 온다. 여론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상에서 오가는 한국에 대한 다양한 불만들을 굳이 제재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반감 여론이 형성된다. 지금은 북한에 대한 반감이 훨씬 크고 한국에 우호적이고 그런 분위기지만, 사드 배치 문제에 따라 이게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이런 걸 중국은 아무 티 내지 않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불만을 갖고 있는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대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중국의 군용기가 이어도 상공에서 방공식별구역을 허가 없이 들어오면서 이미 한번 보여줬다. 이 일은 결코 우연으로 일어났다고 볼 수 없다. 중국은 한국이 설정한 서해 해상경계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중국측이 목포 앞바다 쪽으로 넘어오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중관계가 좋게 유지되고 있어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이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에 대해서 하듯이 이어도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이 북한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중국은 아주 약간의 경제적 지원만으로도 북한 경제를 바꿔놓을 수 있다. 또 약간의 지원으로 북한군의 낙후된 재래식 전력도 확 바꿔놓을 수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S-400(나토 식별명 SA-21)이라는 대공 방어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이를 한반도의 사드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북중 접경지대에 갖다놓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게 항공작전능력의 우위인데, 북한과 동맹인 중국이 S-400 레이더망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 항공작전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북한이 체제유지 용이한 냉전상태로 한국을 몰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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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일 광명서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 보도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7일 논평을 보면 한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비판하면서 "중국은 이 지역의 긴장이 약화되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보여준 선의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이 북한에 충분한 제재를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그동안 한국에 선의를 보여줬다는 반응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있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을 거꾸러뜨리거나 붕괴되게 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중앙 정부 차원의 경제지원이나 군 현대화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해왔다. 김정일은 '남북한 간의 재래식 무기의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핵무장이 불가피한데, 이 낙후된 재래식 무기 현대화를 중국이 지원해주면 한반도가 안정될 것'이라고 요구해왔는데 이에 중국이 호응을 해준 적이 없다. 

최근까지 중국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유지돼 왔다. SNS에서도 한국에 우호적인 내용이 넘쳐흐르고 심지어는 중국 군부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보고서도 나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하는 통일 관련 프로그램들을 베이징·상하이·옌볜에서 개최하도록 허용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다.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여러 가지로 배려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갖기를 원해왔고 중국 나름대로는 북한보다는 한국에 편파적으로 해줬다는 생각이 충분히 가능하다."

-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논의를 한다고 공식 발표를 해버려 없었던 일로 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수습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당국도 사드 배치 논의를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지금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는 북핵 위기에 대한 어떤 절박감 같은 게 있지 않나 생각된다. 사드시스템은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제)의 한 축인데, 여기에 끼지 않으면 우리가 한·미·일의 정보 공유의 축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또 이를 통해 북핵에 대한 미국의 적극성을 끌어내기 위해서 사드 배치 논의를 급진전 시키는 게 아닌가 한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우리가 우리 돈으로 사드를 사서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아직은 한미협정 상의 미국의 권리, 즉 주한미군에 대한 자기보호 차원으로 미국이 미국 돈으로 사드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는 게 현재의 논의 내용인 것 같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사드 배치를 멈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후의 북한의 움직임도 이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냉전상태로 가는 게 체제 유지에 유리한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핵 우위를 앞세운 위협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한국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

2016년 2월 7일 일요일

‘위성 발사.. 발 뻗는 북한, 매 든 국제사회’

‘위성 발사.. 발 뻗는 북한, 매 든 국제사회’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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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07  16: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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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한이 7일 오전 9시 30분경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새로 연구개발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완전성공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국가우주개발국의 발표문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운반로켓을 ‘광명성호’, 궤도에 진입한 지구관측위성을 ‘광명성 4호’라고 각각 명명했습니다.
앞서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 12일에 발사해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한 위성이 ‘광명성 3호 2호기’이고 운반로켓이 ‘은하 3호’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위성은 ‘광명성 3호 2호기’에서 ‘광명성 4호’로 버전업이 됐고 운반로켓은 ‘은하 3호’에서 ‘광명성호’로 아예 명칭 변경이 됐습니다.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수준이 발전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북한은 “‘광명성 4’호 발사의 완전성공은 위대한 조선노동당의 과학기술중시 정책의 자랑찬 결실”이라며 “자주적인 평화적 우주이용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여 나라의 과학기술과 경제, 국방력을 발전시켜나가는데서 획기적인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북한의 이날 위성 발사는 하루 전인 6일 국제해사기구(IMO)에 광명성 발사 일정을 8-25일 사이에서 7-14일로 앞당긴다고 통보했을 때 이미 예견됐습니다. 북한이 발사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첫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광명성절’에 맞춰 그 이전에 축포용으로 발사하고, 둘째 발사하기 좋은 기상조건의 날짜를 빨리 잡겠다는 의도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발사 성공 후 북한이 “광명성절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2월의 맑고 푸른 봄하늘가에 새겨진 주체위성의 황홀한 비행운은 우리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이 위대한 김정은 동지와 존엄 높은 우리 당, 우리 국가와 인민에게 드리는 가장 깨끗한 충정의 선물”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번 위성 발사는, 북한이 지난 1월 6일 수소탄 시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의식하거나 또는 외부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는 자체 내 계획과 일정에 따라 특히 성공적 발사에 초점을 맞췄음을 보여 줍니다.
북한의 의도는 명백합니다. 할 일은 하겠다는 것입니다. 자위력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핵시험이든 위성 발사든 뭐든지 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은 자신의 입장에서는 할 일을 다 한 셈입니다. 한 달여 사이에 전략적 노선인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속하는 수소탄을 시험하고 지구관측위성을 발사해 모두 성공했으니 이젠 발 뻗고 쉬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국제사회의 매를 맞아도 안 아플까요.
결국 문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입니다. 한국과 미국을 위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수소탄 시험에 대한 제재를 정하기도 전에 북한의 위성 발사를 맞이했으니 두 배로 제재에 나서야 할 판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대북 제재에 흔쾌히 나설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또한 북한에 ‘혹독한 대가’를 안겨줄 제재 내용이 무엇인지 가늠이 안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했다며 한국과 국제사회는 매를 들고 응징하겠다며 한잠 못자고 벼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며 북한은 다리 펴고 한 숨 잘 태세일 듯싶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이리 다른 모습이 벌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