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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8일 월요일

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망국증상> 15. 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광명성4호는 유엔제재 대항용도, 대화유도용도 아닌 자체발전 전략의 산물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6/02/08 [19:12]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북한이 2월 7일 오전 9시 30분. 평안북도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해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직까지 한미일 진영에서 북한의 위성발사가 실패하였다는 분석은 없습니다. 차후 정황을 살펴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볼 때 북한의 이번 인공위성 발사는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가수 신해철 씨는 “북한 로켓발사 성공, 민족의 일원으로 경축”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지요. 마왕 신해철 씨가 살아계셨더라면 뭐라 하였을지 궁금합니다.


인공위성 vs 미사일

언론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보도를 해버려 설 귀성길에 깜짝 놀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미사일과 인공위성은 다릅니다. 미사일이라면 북한은 이미 차량이동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2015년 10월 10일에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내놓았습니다. 12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에도 성공하였습니다. 북한은 지금 이동식 차량에서, 그리고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이미 미사일을 갖추고 있는데, 동창리 인공위성 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는 것은 미국이 텍사스 휴스턴의 NASA 우주센터에서 ICBM을 쏜다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AFP> 통신도 1월 28일, 미 국방관리의 말을 인용해 “(위성사진 등) 최근 정황을 보면 북한이 모종의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게다가 2015년 10월 13일, <뉴시스>는 <NK뉴스>를 인용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국제우주연맹(IAF) 총회에서 회원국에 오를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라고 총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주연맹 가입국이 우주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언론들은 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이나 서로 연관되는 기술이라며 인공위성도 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으니 위험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국내언론들이 일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전쟁무력을 가질 수 없는 일본도 최신로켓 <H2>를 개발해서 우주공간으로 마구 쏘아대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인공위성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기 위해 위성의 무게까지 시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정상적인 위성이라면 무게가 800-1500kg은 되어야 하는데 광명성 4호는 약 200kg으로 추정되므로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 거짓말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나로호가 쏘아올린 나로과학위성은 광명성 4호보다 더 작은 100kg이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3년에 발사한 과학기술위성 3호 (STSAT-3)도 발사중량이 170kg이었습니다. 그럼 나로호와 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한 과학기술위성도 무게가 800kg이 되지 못하니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었던 것입니까? 국정원의 논리대로라면 나로우주센터도 비밀 탄도미사일기지가 될 판입니다.


‘광명성’ 로켓이 쏘아올린 광명성 4호

북한 인공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했다고 깜짝놀라는 것은 이미 지난 일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기술은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킬 때 미국이 이미 인정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북한 인공위성이 실패냐 성공이나를 언급하는 것보다는 어떤 위성을 발사하였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도 단지 자기들이 인공위성 발사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위성을 발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모란봉악단 공연에서 조선은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은하 3호 운반 로켓의 성공과 함께 은하9호 로켓 모형물을 공개해 우주개발을 계속 할 것임을 시사했다.  


2012년 12월 12일,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하였을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위성개발자들을 축하하는 환영 연회에서 은하 9호 모형을 제시하였습니다. 북한이 은하3호에 그치지 않고 인공위성을 연이어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내보였던 것입니다. 

이번 발사도 단순히 성공이냐 실패냐의 이분법을 벗어나 순차적 위성발사계획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은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과학기술중시정책을 높이 받들고 앞으로도 주체의 위성들을 더 많이 만리대공으로 쏘아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언론은 이번 “광명성” 로켓이 기존의 은하 계열의 로켓과 완전히 구분된 새로운 기종으로 볼 수 있다고 떠들썩합니다. <한겨레>는 “북한 새 장거리 로켓 ‘광명성’,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분석기사에서 국정원은 “전반적으로 2012년 12월 발사된 ‘은하 3호’보다는 성능이 다소 개선됐다”며 “위성체 중량도 당시(광명성 3호)에는 100㎏이었는데, 지금은 약 두 배인 200㎏ 정도로 (증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울러 로켓의 발사대가 2012년 50m에서 이번에는 67m로 17m나 높아진 점을 들어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전환할 경우 사정거리가 1만2000-1만3000km에 달해 미국본토 전역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다만 북한의 순차적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이번 로켓이 다음단계 로켓, 즉 은하 4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로켓의 발사시기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날로 중시하는 “광명성절”인 2월 16일로부터 9일 전이었기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 로켓을 특별히 “광명성”으로 명명한 것은 아닐까요? 2009년에도 광명성 2호를 발사할 당시 로켓의 외형에는 “조선”이라고 씌여 있었지만 그 당시엔 누구도 그 로켓을 “조선”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수소탄에 이은 광명성

그렇다면 북한이 광명성을 쏘아올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식적인 소리지만 북한도 인공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어느 정도의 산업과 정치외교역량을 갖춘 나라들치고 인공위성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인공위성에는 군사위성, 통신위성, 과학위성, 기상위성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북한은 광명성 4호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탐사하는 비군사위성입니다. 이는 과학위성과 기상위성의 기능을 수행하는 위성으로 보입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정지위성이 아닌 이상 전 세계를 다 돌게 됩니다. 북한 인공위성이 미국 백악관 위를 지나고 서울의 청와대 위는 물론 북경과 모스크바도 지날 것입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그것도 비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지구관측위성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북한의 행보는 그들이 이미 공지한 2016년 5월의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 북의 6차 당대회 사진,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전면적 등장을 의미하는 대회였다. 이번 조선노동당 7차당대호에서는 김정은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자주시보, 출처: 국정원

<통일뉴스>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의 신년사에서 2016년을 “올해는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뜻깊은 해입니다.”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노동당 7차 대회를 두고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는 위대한 수령님들의 현명한 령도밑에 우리 당이 혁명과 건설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고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것입니다.”라고 하였으며 “우리는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력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대회를 승리자의 대회,영광의 대회로 빛내여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2016년 5월에 예정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의 성과들을 젼면적으로 과시, 평가하고 향후 승리로 나아갈 설계도를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이 1월 6일에는 수소탄 시험, 2월 7일에는 광명성 4호를 올리고 있는데 이것은 그간 북한의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이번 광명성 4호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를 앞두고 그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강성국가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지난 수소탄 시험이 그러하였듯이 이번 광명성 4호도 미국을 협상탁에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카드로는 설명이 되지 않고 박근혜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설명될 수 없으며 유엔에서 계류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항하는 차원으로도 셜명될 수 없습니다.

수소탄 시험에 이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 식의 “마이웨이” 선언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다른 나라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별다른 정치적 의미 없이 당일 날씨를 보아가며 날짜를 정할 뿐입니다. 북한도 그렇게 주권국가의 당당한 권리를 마음껏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대응할 군사적 수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한미동맹 

문제는 정초부터 수소탄, 광명성이라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미국입니다. 이번 2016년 라운드는 오바마행정부의 마지막 라운드인데요, 첫 시작부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마이웨이”가 동북아의 정전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정전체제를 통해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주한미군과 미 태평양사령부를 묶어 중국과 러시아를 완강하게 견제해 세계패권을 누렸습니다. 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한미동맹을 강화해왔고 일본을 자기 편에 묶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중국과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견제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의 핵보유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마음대로 올렸다 내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보유는 미국의 핵독점체제를 허물었습니다. 지금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논란이 되는 것도 북한에 핵폭탄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타격수단이 미국의 근심거리가 된 것입니다. 입니다.

북한은 수소탄을 시험하고 광명성 4호를 우주로 쏘고 있는데,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전략적 인내”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국이 하는 일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며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를 북한의 상대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것을 모를까요? 


아베 정권은 이제 미국의 공개적 후원 아래,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더욱 다그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박근혜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등에 업을 것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한시적이지만 전면적으로 무너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포석은 원투 펀치로 끝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이 계류 중이고, 이제 곧 북한이 강하게 반대해왔던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세 번째 포석은 키리졸브 훈련 국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잔뜩 비난해 놓은 마당이니 대북대결태세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미국은 대결을 회피하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대신 나설 수 있습니다. 미국만 철썩같이 믿고 있는 보수세력은 4월 총선 때문이라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길 바랄 것입니다. 그런데 국면이 이렇게 이어지다보면 위험의 징후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한미당국이 북한을 격퇴하는 시늉을 하다가 실제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버리는 상황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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