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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9일 화요일

6.15공동행사 보장 촉구, 통일부 앞은 지금 '문전성시'

통일 앞에 깊어지는 민관·남북 갈등의 골6.15공동행사 보장 촉구, 통일부 앞은 지금 '문전성시'
이태우 인턴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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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9  16: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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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는 9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6.15공동행사 보장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9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정문 인근은 돗자리와 현수막으로 대변되는 시민단체들의 연일 이어지는 농성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은 사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배치 반대와 전작권(전시전환작전통제권) 환수를 촉구하며 지난 1일부터 집회에 돌입했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광복70돌 준비위) 역시 북측이 지난 1일 '6.15민족공동행사' 분산 개최를 제의한 이래 정부에 대북정책 전환과 조건없는 민족공동행사를 요구하며 4일부터 철야농성을 개시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여성본부'(6.15여성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북정책 전환, 조건 없는 민족공동행사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최진미 6.15여성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통일은 준비하고 참여하는 만큼 가까이 다가올 것"이라며 "여성들도 한반도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통일을 위해 응당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통일을 향한 여풍(女風)이 세차게 불기를 희망했다.
  
▲ 6.15여성본부는 9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원들의 퍼포먼스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안김정애 상임대표의 개회사와 손미희·권오희 공동대표의 회견문 낭독 등 짧은 회견이 끝나고 회원들은 '대북교류 막는 5.24 조치', '한반도와 주변국의 핵 보유' 등 통일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문제들을 손을 잡고 함께 뛰어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오전 11시 30분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의 통일부 규탄 집회가 개최됐다. 김은진 6.15남측위 조직위원장은 "집회장 뒤에 위치한 정부종합청사는 본래 국민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제 철문을 굳게 닫고 국민들과 소통의 창구를 일체 폐쇄한 뒤 독선적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통일부의 민간단체와의 소통 거부를 비판했다.
또한 "'통일대박론'을 피력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헌신했지만 충정의 답례는 정부 주도의 공동행사 성사 훼방이었다"며 "남북회의를 위해 심양으로 파견된 대표단에 전화를 걸어 선결 조건 제시를 강요하고, 실무협의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나서 북한의 공포정치를 강도높게 비난하는 등 이번 정부는 남북관계 결속을 위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몇 주 전부터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며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종합청사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내 비상 상황을 대비해 대기 중이던 경찰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구호나 폭력행위는 없었지만 기존에 신고한 집회장소를 이탈했다는 이유였다.

  
▲ 6.15남측위 규탄 집회 참가자들은 9일 오후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정부종합청사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서울종로경찰서 강태곤 경비계장이 마이크를 잡고 "시위자들이 집회장소를 무단이탈하고 정부청사 정문 앞을 불법점거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종로경찰서장의 명을 받아 채증을 시작하겠다"고 공포하자, 이내 카메라를 든 병력들이 증원되어 집회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에 담으며 집회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결국 통일부 관계자가 서한을 수령하기 위해 청사 밖으로 나오자 집회자들은 자진 해산하며 소동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6.15남측위와 협의를 담당했던 통일부 사회교류협력과 과장이나 담당 사무관 대신 민원실 직원이 대리수령하자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통일부의 무관심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언론과 관료들은 앞다퉈 공격적 레토릭으로 상대를 비방하고 있고 양측 정부 모두 서로의 일보 후퇴를 요구하며 관계 개선을 위해 크게 공을 들이지 않고 있다.
  
▲ 9일 오후 광복 70돌 준비위는 정부종합청사를 1인시위로 에워싸는 압박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 광복70돌 준비위원회]
남측은 지난 3일 박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사거리 500km 이상의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이에 북한은 4일 대한민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 표결에 반대표를 던져 응수했다. 정회원 가입 무산으로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은 잠정적으로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냉랭한 남북관계 타개를 위한 유일한 통로로 민간 교류가 꼽히지만, 최근 6.15공동행사가 무산 위기에 처하자 민간 통일단체들은 당국을 향해 그간 쌓인 불만을 봇물 터뜨리듯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위시한 고위 관료들의 '불통' 이미지는 남북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민관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해를 논할수록 분쟁은 심화되는 '통일의 아이러니' 속, 뚜렷한 지향 없이 표류 중인 민관관계와 남북관계 모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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