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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2일 월요일

2015 ‘방위협력지침’ 개정 어떤 내용인가?


2015. 0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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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일합동군사연습에 참가한 미군들

   미일동맹의 행보가 석연치 않다. 그동안 숨고르기 하며 기회만 엿보고 있던 독수리가 날개를 펴며 힘차게 비상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중국이 글로벌 강국으로 부상하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대응 카드로 나오면서 일본이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미일동맹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여정을 거쳐 왔으며, 앞으로 어디를 지향할 것인가? 두번에 걸쳐 실릴 이 글은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으로구성된다. 국제체계론의 관점과 미국의 전통적 세계전략 구상에 준거하여 미일동맹의 발전 정향을 풀이하고,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진단한다.<편집주>                                           

 국가 간에 동맹이 결성되는 주된 이유는 두 나라가 특정 국가를 공동의 적 이라고 간주하고 함께 대응할 것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은 이런  조건에서 벗어난 형태로 동맹을 체결하였다. 공식적으로는 두 나라 사이에 ‘미일 안전보장조약’ (Treaty of Mutual Cooperation and Securit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Japan)이 체결되면서 동맹관계가 시작되었다. 이  때가 1952년이었고, 1960년에 새로운 조약이 탄생되면서 구 조약은 효력을 잃었다. 두 조약의 전체적인 맥락은 같으나 차이점은 대체로 주일미군의 주둔 요건과 관련 있다. 구 조약은 주로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반영되었다. 그 요점은 일본 영토 내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되 다른 제3국에게는 어떠한 군사시설이나 기지도 미국의 승인 없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일본 내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소요 사태 (large scale internal riots and disturbances) 에서도 일본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미국이 이를 진압하는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미국이 일본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다는 것을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1960년의 신 조약에서는 일본 내부의 소요사태 지원 조항이 삭제되었고, 양국의 불평등성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 방위임무를 더 구체화하고, 미국이 군사동원 하는 경우 일본에 사전 통보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에 더하여 조약 이름에 mutual cooperation 이라는 키워드가 추가되면서 양국의 포괄적 협력 의지도 내용으로 담았다.
  
 국가간 동맹과 미일안보조약

  양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새롭게 개정해야 하겠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배경은 미국에 대한 일본 사회의 비판론 때문이었다. 일본 내의 진보세력들은 미국이 군사시설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면서 크게 저항하였다. 구체적인 쟁점은 오키나와 미군시설에 대한 반대였다. 결국 이 문제는 신 조약에서 국제연합의 원칙과 목표를 준수한다는 것, 미군의 배치 조건을 언제든 협의한다는 것, 발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는 것 등을 명기함으로써 미국의 일방적 주둔 조건을 제한하고 일본의 독립적 지위를 확보하는 효과를 남겼다. 신 조약에 따르면 조약 발효 10년경과 후  어느 일방이 종료를 선언하면 그로부터 1년 후에 폐기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발효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미일 동맹의 결속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일본보다는 미국이 동맹 필요성에 대해 더 애착을 보이는 듯하다. 물론 일본 역시 미국과의 동맹을 약화시킬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흔히 19세기는 동맹이 번성하던 시기라고 한다. 이 말은 유럽의 지역정치 특성을 잘 대변한다. 제1, 2차 세계 대전을 벌어지던 시기의 유럽에서는 국가들 사이에 제휴와 배신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라는 말은 그만큼 국가 관계가 이익 중심으로 변화무쌍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동맹의 지속성은 비교적 짧았고, 결속력 또한 강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유럽에서도 동맹외교가 가장 극에 달한 시기는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보불전쟁’ (프러시아-프랑스 전쟁; 1870-1871년) 이후 유럽의 질서를 세력균형 방식으로 관리하던 때였다. 비스마르크는 프랑스가 복수전쟁을 벌이지 않도록 억누르기 위해 주변 여러 나라와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다중적인 동맹관계를 결성하였다. 러시아와 오스트리아를 끌어들여 1873년 소위 ‘삼제동맹’을 결성하면서 유럽은 변화무쌍한 동맹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삼제동맹’ 체결 후 불과 2년이 지난 1875년 러시아는 독일의 독주에 불만을 품게 되고 결국 1879년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는 러시아와 결별하여 새로운 동맹 체제를 형성했다. 이후 1882년에는 이탈리아가 독일-오스트리아 동맹에 가담하게 된다. 1892년 러시아는 프랑스와 동맹을 체결하고, 1904년에는 영국이 프랑스와, 그리고 1907에는 영국이 러시아와 동맹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에서 보듯 당시의 동맹은 외교의 한 방책으로 서로 제휴하는 형태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동맹의 결속력과 응집력이 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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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의 동맹구도는 대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형성된 질서가 장기간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냉전구도의 골이 그만큼 깊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 탈냉전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정치-군사적 차원에서의 대립구도는 그대로 지속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미국은 유럽과의 연대를 지속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여전히 전략적 제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새로운 동맹이 결성되는 사례도 줄어들었고, NATO와 같은 다자동맹은 적대진영이 해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맹 목표를 수정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과거에 체결된 동맹이 약화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필리핀의 동맹관계 약화,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해체, 중국-북한, 러시아-북한 관계에서 보듯 동맹 결속력이 약화되는 사례도 관측된다. 미일 동맹은 NATO나 한미동맹과 유사한 모습으로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동맹의 목표와 가치를 수정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고 동맹 결속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행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패권적 입지가 약화되지 않고 강한 모습으로 유지되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일본, 한국,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지위 아래에서 ‘편승’ (bandwagoning)하고 싶은 것이다.

2015 ‘방위협력지침’, 어떤 내용인가?

   미일동맹에서 ‘방위협력지침’은 상호방위조약에서 천명한 군사협력을 실제에서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조약은 동맹을 체결하기 위한 선언적 약속이다. 이 약속 아래에서 군사협력을 실제에서 추진하려면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필요하다. 처음 이 지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는 냉전 시기였던 1978년이었고, 이어서 탈냉전 시기가 시작되자 1997년에 첫번째 개정안이 나왔으며, 2015년에는 두 번째 개정안이 나오게 되었다. 한 가지 특징은 개정안이 나올 때마다 일본의 군사 역할이 확장되는 것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안보환경의 시대적 흐름이 일본을 ‘보통국가’ 혹은 ‘정상국가’로 발전하는 것을 요구하고, 미국이 이 흐름을 선도하거나 추인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이를 선도하였다면 과연 이 선택은 옳은 것인지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일본이 이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 일본의 국력과 위상이 신장된 것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어느 나라든 지금의 일본과 같은 처지라면 대외적으로 힘을 투사하고 국격을 높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의 이러한 선택이 지역안보를 저해하고 세계 안보에도 결코 좋지 않은 결과를 파급시킨다는 점이다. 
    2015년 4월 27일, 미국과 일본은 ‘미일방위협력지침’의 두번째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 핵심 내용은 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이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도서지역은 물론 아시아 주변지역의 군사행동에 대해 두 나라가 ‘동맹조정 메커니즘’ (Alliance Coordination Mechanism)을 통해 공동 작전을 벌인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군사력 강화와 관련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조항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1978년에 처음 방위협력지침이 만들어졌을 때의 취지를 점차 확대, 발전시킨 것이다. 처음 제정되었을 때의 취지는 당시의 냉전 상황을 반영하여 구소련의 공격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명시하는 것이 중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을 때와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로 구분하여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작전을 전개할 것인가를 규정하였다. 특징적인 대목은 실제로 공격이 감행되었을 때 분쟁 급 수준의 공격에서는 일본 스스로가 자력으로 방어 작전을 전개하고, 더 강도 높은 수준의 공격에 대해서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작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냉전이 종식되자 세계 안보환경은 급변했다.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때 일본은 이미 130억 달러에 해당하는 거금을 지원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북한이 핵무기 위협 국가로 등장하는 등 세계 및 지역 안보정세가 급변했고, 이것이 1997년 2차  개정을 낳게 되었다. 요점은 일본 자위대의 군사 활동을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2차 개정에서는 일본 주변지역에서의 군사위협 상황이 추가로 포함되었다. 일본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 위협이 아니라 난민 보호와 수색 및 구조 활동, 민간인 철수 작전 등이 군사적 임무의 주된 과제로 상정되었다. 그리고 미군의 군사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해상에서의 기뢰 제거와 정보 수집 등 지원 활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제2차 개정안에서 특징적인 대목은 부록에 일본 주변지역에서의 군사협력 내용을 표로 작성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한편, 이번 이루어진 3차 개정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과 일본이 동등한 동맹국 지위 아래에서 아시아 지역의 군사안보 활동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다. 그리고 방위협력지침은 필요에 따라 군사협력의 범위와 세부 활동을 수정 및 개정하도록 되어 있어, 앞으로 일본의 군사 활동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준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써 제2차 대전 패전국 일본은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억눌렸던 군사주권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고 새로운 강자로 군림하기 위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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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장으로 구성된 2015 미일방위협력지침

 2015‘미일방위협력지침’ (The Guidelines for U.S.-Japan Defense Cooperation) 내용은 총 8개 장 (chapter)으로 구성된다. 제1장은 방위협력의 목표 또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서, 다음 문장은 우리의 주목을 끈다.
“Japan will possess defense capability on the basis of 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and the "National Defense Program Guidelines".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extend deterrence to Japan through the full range of capabilities, including U.S. nuclear forces. The United States also will continue to forward deploy combat-ready forces in the Asia-Pacific region and maintain the ability to reinforce those forces rapidly.” 
   그동안 일본이 ‘보통국가’로의 지위 회복을 외쳐왔던 만큼 이번 지침에서 미국은 일본이 자신의 안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할 수 있고, 또 필요한 군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동안 일본이 ‘전수방어’ 개념에 고착되어 있었고 일본 영토 너머에서 전개되는 안보문제는 미국이 전담하였지만 이번에 이런 공식을 깨버린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한편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전투력을 유지하고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이 의미는 미국이 광활한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겠지만 일본 방어문제는 일본 스스로의 자력으로 전담하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마치 과거의 ‘닉슨 독트린’과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미국의 피로도가 증가하는 만큼 동맹국 각자가 자신의 방어문제를 전담하고 미국은 뒤에서 지원하는 쪽으로 선회하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표현은 ‘미일동맹의 글로벌 성격’ (the global nature of the U.S.-Japan Alliance) 을 언급한 대목이다. 이 표현은 미일동맹이 아시아 지역을 넘어서 글로벌 수준에서 협력을 추진할 어젠다가 있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일본은 결코 아시아 지역에 한정되는 국가가 아니다. 과거에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그들이 말하는 ‘생존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세계 전체와 교류해야 하는 글로벌 국가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국가 위상을 미국이 간파하고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 끌어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2장은 방위협력 전제와 원칙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며, 4가지 항목으로 기술된다. 첫째, 미일 상호방위조약과 미일동맹의 기본 정신은 그대로 유지된다. 둘째, 국제법과 유엔 헌장 정신을 계승하고, 개별 국가의 주권 평등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준수한다. 셋째, 각자의 국내법 원칙에 부응하며, 특히 일본의 ‘비핵3원칙’과 ‘전수방어’ 원칙을 준수한다. 넷째, 방위협력 지침을 기준으로 어떠한 법적 행정적 조치도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이 4가지 원칙을 자세히 보면 과연 그대로 지켜질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우선 일본의 전수방어 원칙을 고수하면서 어떻게 아시아 지역에서 방위협력을 추진할지가 의문이다. 아마도 미국이 필요한 군사행동을 선도적으로 하고 일본이 보조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원칙은 주변국들의 비난과 국내 비판세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된다. 또 하나, 방위협력 지침을 이용하여 파트너 국가에게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어디까지나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고 본다. 현실로 들어가면 미국의 정책방향에 따라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동맹국은 행정적 법적 적응조치를 강구해야 할 때가 많다. 예컨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THAAD 문제만 해도 그렇다. 미국이 이 무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결정하면 일본이나 한국은 그것을 수용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3장은 동맹 조정에 관한 내용이며, 총 3가지 분야에서의 조치가 제시된다. 첫째, ‘동맹조정체제’ (Alliance Coordination Mechanism)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이 기구의 필요성은; “This mechanism will strengthen policy and operational coordination related to activities conducted by the United States Armed Forces and the Self-Defense Forces in all phases from peacetime to contingencies.” 라고 설명한다. 즉,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하여 구체적으로 군사협력을 꾀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런 기구는 한미동맹에서 ‘연합사령부’를 설치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본다. 한미동맹의 연합사령부와 같은 견고한 공동작전 사령부는 아니지만 군사정보를 공유하고 군사행동을 협의하기 위한 기구이므로 형태만 다를 뿐 사실상 미국이 주도할 것이므로 같은 내용이라고 해석된다. 만일 한국이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찾아온다면 대략 이와 유사한 협력기구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구가 신설된다는 것은 일본의 군사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원칙 하에서 군사작전에서의 조정과 협력을 (locating operational coordination functions to strengthen cooperation) 구체적으로 시행한다는 것이 둘째 항목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셋째 항목에서는 양국의 안보정책 협의 채널 (SCC; The Security Consultative Committee)을 구성한다고 규정한다. 이 회의체는 처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1978년 제1차 방위협력지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미 작동되고 있었다. 이 회의체는 한미동맹의 ‘안보협력회의’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와 유사한 것이다. 다만 일본의 SCC는 SCM처럼 매년 정기적으로 1회 개최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양국의 군사작전을 기획하기 위한 협의체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미동맹에서는 SCM이 양국 국방장관이 주관하는 최고 결정기구인데 반해 미일동맹에서의 SCC 는 새로 신설되는 ACM의 하위 군사협의체로 작동하게 된다.

  제4장은 일본의 평화와 안보에 관한 역할을 규정한다. 이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은 일본이 왜 군사안보 분야에서 역할을 확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기술한다. 양국의 상호안보조약에서는 일본이 외부의 적이 일본 영토를 침략할 때를 제외하고는 군사행동을 취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져서 이제는 외부 안보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일본이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변화를 몇 단계의 국면으로 구분하는데, 첫째는 평화 시기의 협력조치이다. 이 단계에서는 안보 정세 파악을 위한 정보수집 및 정찰활동, 방공 및 미사일 방어, 해양안보, 자산보호와 병참 지원, 군사훈련 등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정한다. 둘째는 일본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공동 대응이다. 이 단계에서는 양국 국민을 제3국으로부터 철수시키는 작전, 해양안보 활동, 일본 영토로 진입하는 난민 보호활동, 군사 수색과 구조 활동 등에서의 협력을 설정한다. 셋째는 일본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가해질 때의 대응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부 가정 상황이 설정된다. 우선 일본에 대한 공격이 예상될 때이다. 이때에는 외교 수단을 총동원하여 위협을 제거하고 위기 상황을 해소하는데 주력한다. 다음은 일본에 대한 공격이 실제로 가해질 때이다. 이때는 근본적으로 일본이 자국의 영토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전개하고 미국은 이를 지원한다. 그리고 군사작전의 영역을 지상전투, 해상전투, 공중전투 등으로 구분하여 필요한 협력 조치들을 강화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에서 미국과 일본이 긴밀히 협력한다는 것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구체화됨에 따라 미일동맹 차원에서 공동 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위협의 실체를 더 세부적으로 해부하면서 화생무기 위험, 방사능 위험과 핵 방어 등을 묶어 CBRN (chemical, biological, radiological, and nuclear) 으로 제시한 것이다. 넷째는 일본 이외의 국가가 공격을 당했을 때의 대응이다. 이 단계에서도 일본이 역할을 담당한다고 규정한다. 아마도 이 대목이 가장 큰 쟁점이라고 여겨진다. 방위협력지침에서는 일본과 우호적인 나라가 공격을 당했을 때로 가정하므로 이것은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본다. 이 단계에서도 미국과 일본은 필요한 군사작전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을 규정한다. 다섯째는 일본에서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미일동맹 차원에서 필요한 협력을 강구한다고 설정한다.
  
 제5장은 아시아 지역 및 글로벌 수준에서의 안보협력을 설정하는 내용이다. 서설에서 두 나라가 지역과 세계안보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In an increasingly interconnected world, the United States and Japan will take a leading role in cooperation with partners to provide a foundation for peace, security, stability, and economic prosperity in the Asia-Pacific region and beyond.”)  이 말의 뜻은 미국이 주도하는 역할에 일본도 거들어야 한다는 의미이겠지만 어제의 전범 국가가 오늘의 세계 평화를 말할 수 있으며, 그러한 여건이 실제로 조성되어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을 포함하여 중국과 주변국들이 크게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두 나라의 협력은 구체적으로 평화유지 활동, 인도주의적 지원활동과 재난 구호활동에서의 협력, 그리고 해상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해적 소탕작전, 지뢰 제거,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 등에서의 협력으로 나타난다.

  제6장은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 조치로 구성된다. 그리고 제7장은 양국의 방위산업 분야와 IT 분야, 교육 및 연구 활동 분야 협력 조치들을 포함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방산분야 협력은 앞으로 일본의 첨단 군사력이 강화되는 것을 미국이 주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비경쟁이 본격화 될 것을 예고한다. 일본의 과학기술이 세계 첨단수준을 달리고 있고, 축적된 군사기술 및 지식과 결합된다면 세계 2위 3위권의 군사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양국이 설치하기로 합의한 협의체 SCC에서 방위협력지침의 실행 계획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개선 및 보완하는 조치를 강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이민용 숙명여대 안보학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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