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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30일 일요일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헌법재판관님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헌법재판관님들, 불초 변방의 한 경제기자가 한 말씀 올립니다. 경제기자가 경제 기사나 열심히 쓰지 뭘 안다고 헌법재판에 관해 떠드느냐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이렇게라도 한 말씀 올리지 않으면 진짜 큰일 날 것 같아 하는 말입니다.


저는 헌법재판이 정치재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속된 말로 헌법재판소가 정치적으로 간을 좀 보더라도 그러려니 하는 쪽이라고요. 3월 14일로 기대됐던 선고일이 미뤄졌을 때에도 대충 이해했습니다.

21일을 넘기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2심 재판 이후에 헌재의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뭐 그런 개떡 같은 논리가 다 있나?’ 싶었지만 그것도 참았고요. 그런데 28일까지 입을 꾹 닫고 있는 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가 정립한 자아고갈 이론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폭발 직전이에요. 인내심으로 치면 한 인내심 하는 저조차도 일상이 망가진 지가 너무 오래됐고요.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경제

그런데 헌법재판관님들, 그거 아십니까? 우리 같은 민중들은 서부지법에 난입한 폭도들과 달라서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도 응원봉 들고 노래 부르며 빠른 선고를 촉구하는 것 외에 달리 뭘 할 방도가 없어요.

하지만 경제는 다릅니다. 제가 이 칼럼의 제목을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붙였는데, 여기서 인내심은 저의 인내심, 혹은 민중들의 인내심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을 말하는 거라고요.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시지요? 복잡한 숫자를 말씀드리면 이해를 못 하실 테니 쉽게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최근 두 달 새 자영업자가 20만 명이 폐업을 했어요. 이게 다 윤석열의 내란으로 연말 특수를 날려버린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이라는 사실은 재판관님들도 아시겠지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헌법재판관 등이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5.02.25. ⓒ뉴시스

이게 어느 정도 큰 문제냐? 자영업자가 20만 명이 폐업을 하면요, 대충 그 가족까지 어림잡아 50만 명 정도가 생존의 기로에 섭니다. 50만 명이 어느 정도 숫자인지 감이 잘 안 오시나요? 시흥, 안양, 김해, 평택 같은 수도권 도시 하나가 날아가는 거예요. 지방으로 치면 목포, 경주 같은 도시 두 개가 한꺼번에 죽음의 위기에 빠진 꼴이고요.

일개 경제 기자가 이야기하니 심각성이 잘 안 느껴지실 것 같은데 정부의 공식 발표를 보자고요. 그린북이라는 게 있어요.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간하는 경제 종합 보고서입니다. 미국 연준이 발간하는 정기 보고서가 ‘베이지북’이어서 이 책에도 비슷한 별명이 붙은 거죠.

이 그린북은 기재부가 발간하는 것이다 보니 자기 잘난 척을 엄청나게 합니다. 자기들이 운영하는 경제를 나쁘다고 표현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죠. 오죽하면 그린북이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라는 헛소리를 해댔겠냐고요.

그런데요, 내란 이후인 작년 12월 13일 그린북에서 14개월 만에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이 사라졌어요. 그 자리를 ‘경기 하방 위험’이라는 표현이 대신했고요. 이게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감이 잘 안 오시죠? 속된 말로 졸라 위험한 상황인 겁니다. 다른 책도 아니고 그린북이 이렇게 말하면 진짜 안 좋은 거거든요.

더 미뤄지면 호흡기 떼야 할지도 모른다

경제기자이긴 하지만 저는 웬만해서는 경기 예측을 부정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어요. 보수언론의 “우리나라가 곧 망한다”는 호들갑이 민중들에게 어떤 협박으로 작용했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런데 2월 14일 발표된 그린북에 “내수 회복이 지연됐다”는 표현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감이 잘 안 오시죠? 진짜 큰일입니다. 왜냐하면 기재부가 이 사실을 그동안 결사적으로 부정했거든요.

사실 내수 부진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수많은 연구기관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기차게 경고한 거였어요. 그런데도 그린북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더라고요. 윤석열 정권이 뭘 잘못하고 있지 않다는 억지 주장을 편 거지요. 그러다가 2월에 마침내 그린북이 이를 인정한 겁니다.

3월 14일 발간된 그린북의 입장은 진짜 심각해졌어요. 내수 부진을 인정한 건 물론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표현이 새로 추가됐거든요. 그린북에 수출 부진이 언급된 건 2023년 6월 이후 무려 21개월 만이어요.

윤석열 집권 이후 내수 부진은 오래된 일인데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 지표는 수출로 겨우 버티는 형국이었어요. 그런데 수출이 박살 났다니까요? 제 이야기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기재부 말이 그렇다고요. 제 경험상 그린북이 이 정도 표현을 한다면 한국 경제는 삐뽀삐뽀 상황인 겁니다.

헌법재판관님들의 시급한 선고가 왜 중요한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 원래 내수는 소득과 소비심리의 2차 함수 문제여요. 이 정도는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그 중 소득이라는 변수는 당장 어쩔 수가 없어요. 윤석열이 망쳐놓은 저소득 구조가 하루 이틀 만에 바뀔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소비심리는 다릅니다. 정치적 지형이 안정되면 미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이 줄어요. 당연히 지갑을 엽니다. 게다가 헌재의 선고가 나오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거잖아요? 설마 재판관님들이 탄핵을 기각하는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에요.

그렇게 대선이 시작되면 어떤 후보건 자영업자들 문제를 간과할 수가 없어요. 거기 표가 얼만데요? 당연히 이런저런 공약들이 나올 겁니다. 지금 문제는 한덕수-최상목 듀오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자빠져 있다는 겁니다. 이러면 소비심리가 살아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대선이 빨리 시작돼야 한다고요. 저는 지금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정지된 정부 기능에 파워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는 후보들이 너도나도 정책을 제시하는 그런 국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헌법재판관님들, 진짜 이러다가 경제가 골로 가는 수가 있습니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어요. 하지만 지금부터 하루하루는 진짜 소중한 시간이에요. 두 달 동안 20만 명의 자영업자가 폐업을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하루에 3,000명입니다. 1분에 두 명꼴로 개인사업자가 망하고 있다고요.

재판관님들이 아무 생각 없이 하루 더 미루잖아요? 하루 3,000명, 가족까지 하루 7,000~8,000명이 죽음의 구렁텅이에 내몰려요. 제발 더 이상 한국 경제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세요. 한국 경제가 그런 인내심을 갖출 정도로 단단하지가 않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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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미국의 움직임... 윤석열, 한미동맹 무너트렸나

 


[강명구의 뉴욕 직설] 보수우파가 윤석열과 결별해야 하는 이유

25.03.31 06:52최종 업데이트 25.03.31 06:52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전광훈 목사 주도 집회에 윤석열 지지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부근 미대사관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권우성

한 손엔 태극기, 다른 손엔 성조기를 들고 "탄핵 기각"을 외치는 시위대. 과연 그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이 지키려는 한미동맹에 가장 큰 상처를 낸 인물이 바로 윤석열이라는 사실을.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은 미국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 병력을 동원했다. 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핵심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였다. 조약 제2조는 위기 시 양국 협의를, 제3조는 공동 대응을, 제4조는 주한미군의 주둔 권리를 명확히 규정한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의를 생략한 건 동맹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중대한 배신이었다.
미국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단호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사전 통보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이를 "위법이며 심한 오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며 충성을 맹세하던 윤석열의 돌발적 행동에 미국 정부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주한미군이 우리 정부와 상의 없이 북한을 상대로 독자적 작전을 벌였다면, 우리는 어떤 배신감을 느꼈을까? 그 감정을 떠올려 보면 바이든 정부의 당혹감이 이해될 것이다.

동맹도 예외 없는 미국의 정보 전략

미국 버지니아 랭글리에 위치한 CIA 본부 내부 모습.EPA/ 연합뉴스

한 국가의 정보 수집 능력은 그 나라의 실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도 단연 압도적이다. 미국이 우리 정부와 청와대 주요 인사들을 도청해 왔다는 사실은 해제된 기밀문서를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1976년 미 중앙정보국(CIA)이 청와대를 도청해 정보를 수집한 사건이다. 이는 '박동선 사건'으로 알려진 코리아게이트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4월 국가안보실 도청 사건이 있었다.

당시 미국 언론이 공개한 비밀문건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을 논의한 대화가 상세히 담겨 있었다. 정보 출처는 '신호정보(SIGINT·시긴트)'로 명시돼 있었다. 미국이 전자감청을 통해 우리 외교·안보 수뇌부의 통신을 도청했다는 직접적 증거였다.

그럼에도 윤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지난해 10월까지도 '위조 문서'라며 도청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미국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미국 법원은 해당 기밀문서를 유출한 잭 테세이라 일병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문건이 실제 기밀이라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미국의 정보 수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공개된 위키리크스 문서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까지 동맹국 정상들의 통신도 감청해 왔다. 정보의 세계에는 적과 동맹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정황이 여럿 있다. 폭로된 문서들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미 국무부 외교전문,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내부 논의, 북핵 대응 방침, 통일 시나리오까지 미국과 실시간으로 공유되거나 도청된 기록이 존재한다. 이것이 한미동맹의 또 다른 얼굴이다.

미국의 글로벌 정보 수집 체계

미국은 주한미군 정보부, CIA, NSA, 국방정보국(DIA) 등 다양한 기관을 통해 한국 내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에서 통합·분석되어 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보고된다.

특히 미국은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운영하는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통해 전 세계 통신을 감청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 네트워크의 핵심은 NSA가 주도하는 '에셜론(ECHELON) 프로젝트'다.

에셜론은 1970년대부터 운영된 감청 시스템으로, 위성 통신, 해저 케이블, 인터넷 교환 지점을 통해 전화, 이메일, 인터넷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한다. 2013년 전직 NSA의 컴퓨터 전문가였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그 실체가 확인됐다. 이 시스템은 키워드 검색과 음성 인식을 통해 특정 인물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NSA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프리즘(PRISM)'은 인터넷 통신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며, 에셜론과 연계되어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특정 인물이나 기관을 표적 삼아 통신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한국 내 주요 인사나 기관도 이 감시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군의 정보 활동과 결합될 경우, 미국은 한국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확보하게 된다.

윤석열은 대통령 취임 후에도 개인 휴대폰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통화 내용이 도청에 취약했음을 보여준다. 설령 계엄 관련 내용은 비화폰을 사용했다 해도, 미국이 비상계엄 전후 한국 상황에 대해 언론 보도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고급 정보를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계엄 선포 이후, 추락한 한국의 신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미국 에너지부 민감국가 지정 관련 긴급 현안보고 및 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지난 1월, 바이든 정부는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다. 이는 국가 안보, 핵확산 방지, 테러 방지 등 전략적 우려가 있는 국가에 부여되는 분류다. 미국 에너지부는 구체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 배경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미국과 사전 협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 그로 인한 정치 불안, 그리고 국내 일각의 핵무장 논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더는 믿을 수 없는 동맹'이라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정부와 협의하면 쉽게 해제될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 중에 유일하게 '민감국가'로 지정된 현실 자체를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측도 '민감국가' 해제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미국 내에서 초당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다.

더 심각한 것은 외교적 배제다. 바이든 정부뿐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유력 인사들 역시 계엄 사태 이후 한국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번 달에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하와이, 괌, 필리핀, 일본을 방문했고, 국가정보국장 털시 개버드는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 등을 순방했지만 한국은 일정에서 빠졌다.

미국 정부는 "일정 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상은 명확하다. 동맹의 기본을 무시한 윤석열 정부를 더 이상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이라는 제도적 틀에 대한 신뢰와 윤석열이란 인물에 대한 불신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층이 윤석열과 결별해야 하는 이유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창문을 열고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의 비상계엄 시도는 한미 간 신뢰 체계를 무너뜨렸고, 미국이 동맹으로서의 한국을 재평가하게 만든 중대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극우 세력은 그의 복귀가 오히려 한미동맹을 강화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는 현실을 외면한 집단적 망상에 가깝다.

그들의 말대로 진정 '강한 동맹'을 원한다면, 오히려 윤석열과 결별해야 한다. 그가 직무에 복귀하면, 트럼프 정부, 나아가 미국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한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주한미군과 그 가족, 나아가 국내 거주 미국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내용을 아무런 사전 조율 없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동맹국 지도자를 신뢰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보수우파라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정보기관은 윤석열의 계엄 시도에 대해 많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손으로 하늘을 모두 가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동맹국 지도자가 신뢰를 저버린 상황에서, 트럼프의 미국이 아무런 대가 없이 과거와 같은 관계로 돌아가 줄까?

윤석열 파면은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다. 헌재는 지체 없이 결단해야 한다.

헌법 농락하며 '헌정위기' 늘린 한덕수에 '최후통첩'

 김진호 에디터

gino77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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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3.30 18:10

  • 수정 2025.03.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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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월 1일까지 마은혁 임명 거부땐 중대 행동"

한덕수·최상목 '쌍 탄핵'…필요하면 추가 탄핵설도

4월 18일 임기 종료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도 추진

국회의장,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가처분 신청

한덕수 임명부작위, 윤석열 탄핵선고 일정도 질의

"한덕수 총리가 4월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다. 한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가 헌재 정상화를 막고 내란수괴 단죄를 방해, 국가를 위기로 내몬 죄는 매우 크고 무겁다." (30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보류가 심각한 국헌문란 상태라고 판단하고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과 마은혁 헌재 재판관의 임시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 (28일, 국회의장실 보도자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2025.3.24. [국무총리실 배포] 시민언론 민들레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자의적, 정치적으로 거부하며 헌법재판소의 정상 가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와 국헌문란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헌재를 상대로 국회와 민주당이 최후통첩을 보냈다. 헌정질서 수호의 책임을 갖고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헌재가 스스로 헌정질서 혼란을 유지하는 상황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박찬대 대표는 30일 "대한민국이 직면한 최대 위기는 헌정질서 붕괴 위기다. 한 총리와 최 부총리가 그 책임을 져야 한다"라면서 4월 1일을 시한으로 최후의 행동 돌입을 공개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총리와 최 부총리를 상대로 "우리 헌정사에 이렇게 헌재 선고를 무시한 사례가 없다. 자신은 불복하면서 국민에게 헌법과 법률을 따르라 뻔뻔하게 말하는 한덕수, 최상목이야말로 대한민국 헌정질서 파괴의 주범"이라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이어 "그가 4월 1일까지 마은혁 재판관 임명이라는 헌법 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다 행사하겠다"라고 못 박았다.

이날로 국회의 헌재 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한 지 95일째, 헌재가 마은혁 임명 거부가 위헌이라고 선고한 지 32일째, 국무총리 한덕수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한 지 7일째. 박 원내대표는 권한대행 "한덕수의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는 철저하게 의도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4월 18일까지 고의로 미룬 뒤 권한대행일 뿐인 그가 선출직 대통령의 몫인 재판관 2명을 임명,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헌재의 탄핵 기각 결정을 만들려는 공작"이라는 것.

29일 오후 서올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7차 범시민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3.29. 사진 이호 작가


많은 시민들이 헌정위기의 조속한 종결을 요구해 온 지난 며칠 동안 한가하기 짝이 없는 국무총리실의 보도자료들. 헌법재판소가 "국회 의결 헌법재판관 임명부작위는 위헌"이라고 결정했음에도 의도적으로 딴전을 피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025.3.30. [국무총리실 누리집] 시민언론 민들레


박 원내대표는 이날 '중대 결심'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덕수에 대한 재탄핵 결의 및 최상목에 대한 탄핵 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국회 안팎에서는 한, 최에 대한 쌍탄핵은 물론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승계할 차순위 국무위원들마저 임명부작위를 한다면 연쇄 탄핵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4월 1일까지 한 총리의 행동을 지켜보고 내용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4월 18일 임기가 끝나는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 개정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서는 "(중대 결심에는) 필요하면 법률 개정을 관철하는 행동도 포함돼 있다"라고 확인했다.

민주당은 31일부터 '4월 1~3일 본회의 개최'를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야당이 이미 발의한 최 부총리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보고되면 24시간~72시간 안에 표결이 이뤄진다.

박 원내대표는 권한대행 한덕수가 쿠데타 수괴 전두환의 정권 찬탈을 도운 최규하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럼에도 내란을 이어간다면 국민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동석한 김민석 최고의원도 헌재 선고가 비정상적으로 늦어지는 현 상황을 "윤석열 복귀와 제2 계엄을 위한 총체적 지원작전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윤석열의 복귀는 계엄이 일상화되는 군사통치의 시작이겠지만 "대한민국은 눈 뜨고 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헌재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기한 임시 지위 가처분 신청을 신속히 인용할 것"을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있다. 2024.12.14. 연합뉴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 28일 권한대행 한덕수의 마은혁 재판관 임명보류는 심각한 국헌문란이라는 판단에서 권한쟁의 심판과 마은혁 헌법재판관에 임시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우 의장은 헌재가 권한대행들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미임명이 위헌, 위법이라고 잇달아 판단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럼에도 임명하지 않는 위헌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중대한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헌재는 지난 2월 27일 국회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기획재정부장관 간의 권한쟁의 사건(2025헌라1)에서 헌재 재판관 8인의 전원일치 결정으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미임명은 국회의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위헌 행위"라고 판결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2024.헌나9)에서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도 헌법재판관 미임명에 대해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결정했었다. 이번 권한쟁의 심판 및 가처분 신청에는 (헌재가) 헌법재판관 9인의 온전한 상태에서 권한쟁의 심판뿐 아니라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등 국회가 당사자인 사건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취지가 추가됐다.

우 의장은 또 헌재를 상대로 "승계집행문 청구 및 국회법 제122조에 의한 대정부 서면질문 등 위헌 상태 해소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천명했다. '승계집행문'은 국회와 최상목 간 권한쟁의 판결의 효력이 한덕수 권한대행에 승계됨을 확인하는 절차로 민사집행법을 준용해 신청한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정부 서울 청사에서 방한한 마이크 던리비 미 알래스카 주지사와 환담하고 있다. 2025.3.25. 연합뉴스


민주당의 '쌍 탄핵' 추진 시사 및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을 위한 법률 개정 움직임, 또 국회의장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은 그동안 헌법학계가 촉구해 왔던 행동이다. 헌재 헌법연구관을 역임한 황치연 한국법치진흥원장은 지난 26일 자 <시민언론 민들레> 기고문에서 "국무총리 한덕수가 국회의장 또는 국회의원들의 마은혁 재판관 즉시 임명 요구를 거부한다면 그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과 함께 권한쟁의 심판 및 재판관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헌재에 당장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원장은 "피청구인 한덕수가 국회 권한 침해 또는 위헌 확인 결정에도 불구하고 계속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헌재 결정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마 재판관이) 임명된 것으로 본다"고 결정하는 비상 입법 기능까지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28일 국무총리 한덕수와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에게 서면질문서를 각각 발송했다. 권한대행 한덕수에게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부작위가 위험임을 헌재가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임명하지 않는 사유 △국무총리는 이러한 부작위 탓에 위헌상태가 계속되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지 △마은혁 후보자를 미임명하는 위헌상태를 계속 방치할 계획인지, 또 위헌상태 해소를 위한 계획이 있는지와 있다면 어떤 구체적 일정과 내용인지 등 세 가지 질문을 보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7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에게는 △국회와 최상목 부총리 간 권한쟁의 사건(2025헌라1)에서 최상목의 마은혁 후보자 임명부작위가 국회의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결정에 따른 처분의무가 한덕수 총리에게도 승계되는지 △한 총리의 임명부작위가 2025헌라1 결정 취지에 반해 국회 권한을 침해하는 위헌인지 △헌법재판소법 제66조 제2항은 부작위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인용 결정이 있으면 피청구인은 "결정 취지에 따른 처분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바 한 총리의 임명부작위가 헌재법을 위반한 것인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에 대한 헌재의 입장은 무엇인지 등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국회의장과 민주당의 결정은 12.3 위헌, 위법 계엄령 탓에 시작된 헌정 중단 기간을 무작정 늘리고 있는 권한대행 한덕수와 최상목의 위헌, 위법 부작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특히 헌정 위기를 방치하면서 산불 현장 방문 등의 민생행보로 딴전을 피고있는 권한대행 한덕수를 겨냥한 특단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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