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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8일 일요일

금성다리 위에 서면 오끼나와 보인다

 

[개벽예감 505] 금성다리 위에 서면 오끼나와 보인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8/29 [08:14]

<차례>

1. 장거리순항미사일 탐지하지 못하는 E-737

2. 청천강 굽이치는 금성다리 위에서

3.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사거리는 1,800km

4.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으로 오끼나와 청소한다

 

 

1. 장거리순항미사일 탐지하지 못하는 E-737

 

2022년 8월 17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8월 17일 평안남도 온천군 온천읍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이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의 발사 시각과 비행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고, 비행거리와 탄착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군 미사일탐지체계는 그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왜 탐지하지 못했을까?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탐지하는 유일한 감시 수단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데, 그날 한국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감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탐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2022년 8월 20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한국군이 운용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당일 감시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탐지하지 못했고, 미국군이 운용하는 미사일탐지레이더가 그것을 탐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2022년 8월 17일 한국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감시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 10월 24일 한국 공군은 ‘피쓰아이(Peace-Eye)’라고 부르는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제4호기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마지막 물량으로 인수했다. 그로써 2006년 11월 이후 미국 보잉사로부터 E-737기 완제품을 수입하여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내부를 개조하고 장비를 설치해온 공중조기경보체계가 6년 만에 완성되었다. 2012년 10월 24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국 공군이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전력화를 완료함에 따라 1,000여 개 비행체를 동시에, 360도 전방위로 감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한반도 전역의 공중표적과 해상표적을 감시할 수 있게 되었고, 산악지대를 침투하는 저고도 비행기도 모두 잡아낼 수 있게 됐다”고 허풍을 쳤다.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운용하는 한국 공군부대는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인데, 2010년 9월에 창설된 이 비행전대는 공군작전사령부 직할부대다. 

 

대당 가격이 4,000억 원이나 하는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8시간 동안 초계비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3대가 교대로 비행하면서 우리나라 전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고, 나머지 1대는 차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상적인 정비를 받게 된다. 이런 사정은 한국 공군이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3대를 교대로 운용하는 24시간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24시간 감시체계를 가동하는 한국 공군이 2022년 8월 17일 감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린가.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지상은 감시하지 못하고 해상과 공중만 감시할 수 있는데, 9~12.5km 고도로 올라가 370km 밖까지 탐지할 수 있다.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백령도 서쪽 상공에 출동시키면, 중국 랴오둥(遼東)반도 서남쪽 끝에 있는 다롄(大連)항 앞바다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할 이유는 좀처럼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한국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2021년 9월 11일과 12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때도 한국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그 미사일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당시 장거리순항미사일은 8자형 비행 궤도를 따라 1,500km를 126분 동안 휘저으며 날아다녔는데도 한국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국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장거리순항미사일 공격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날,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감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서툰 거짓말을 꾸며냄으로써 한국군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장거리순항미사일 공격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감춰보려고 했다.   

 

 

2. 청천강 굽이치는 금성다리 위에서

 

한국군 합참본부 관계자는 2022년 8월 17일 평안남도 온천읍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이 발사된 것을 탐지했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미국군이 제공한 탐지정보에 의거하여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는 발사 시각과 비행 방향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비행거리와 탄착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은 미국군 미사일탐지레이더가 발사지역만 탐지했을 뿐, 발사 시각, 비행거리, 탄착점을 모두 탐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그들이 말한 것처럼, 만일 미국군 미사일탐지레이더가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지역을 탐지했다면, 당연히 발사 시각도 탐지했어야 하는데, 발사 지역만 밝히고 발사 시각은 밝히지 않았다. 왜 그런 것일까?

 

<동아일보> 보도기사에는 미국군 미사일탐지레이더가 탐지했다고 기술되었지만, 그 어떤 나라의 미사일탐지레이더도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실제로 탐지한 것은 미사일탐지레이더가 아니라 조기경보위성이다. 조기경보위성은 적도 36,000km 고도에 있는 정지궤도에서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비행하면서 지구상 어느 특정 지역을 24시간 계속 감시하다가 탄도미사일이 발사될 때 내뿜는 로켓분사화염을 적외선감지기로 포착, 추적할 수 있다.

 

그런데 구름이 낀 흐린 날에는 미국군 조기경보위성이 미사일 발사 현상을 탐지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될 때 내뿜는 로켓분사화염이 구름층에 의해 가려지는데, 조기경보위성은 구름층을 뚫고 화염열을 포착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조기경보위성은 탄도미사일이 구름층을 벗어나 10km 고도까지 솟구쳐 오른 이후에 탐지할 수 있다. 이것은 조기경보위성이 탄도미사일 발사 후 약 40초 지난 뒤에서야 탄도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탐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탄도미사일과 달리 장거리순항미사일은 발사된 직후 2km 고도로 상승 비행하여 타격 대상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탐색하여 비행 방향을 잡고 다시 하강하여 50~100m에 이르는 저공으로 비행한다. 이처럼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지표면에서 아주 가까운 낮은 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장거리순항미사일이 구름 낀 흐린 날에 발사되면 조기경보위성은 그것을 전혀 탐지하지 못한다. 

 

<조선중앙방송> 일기예보를 되짚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했던 2022년 8월 17일 오전 북측 서해연안 상공에는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다. 이런 기상조건은 그날 미국군 조기경보위성이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국군 조기경보위성이 탐지할 수 없는 흐린 날을 택해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던 것이다.  

 

미국군 조기경보위성체계가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는데도, 미국군은 평안남도 온천읍 일대에서 그 미사일 2발이 발사되었다는 엉터리 정보를 한국군에게 넘겨주었다. 왜 그런 엉터리 정보를 넘겨주었을까?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이 2021년 3월 21일 평안남도 온천읍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경험을 상기했으므로, 2022년 8월 17일에도 그와 유사하게 조선인민군이 온천읍 일대에서 또 다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것으로 제멋대로 추정했다. 그러나 2021년 3월 21일에 발사된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300km로 추정되는 지대함순항미사일이었고, 2022년 8월 17일에 발사된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1,800km인 지대지순항미사일이었다. 미국군의 빗나간 추정은 엉터리 정보를 만들어냈다. 

 

조선에서는 2022년 8월 17일에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전혀 탐지하지 못한 미국군이 발사지역을 엉뚱하게 온천읍 일대로 잘못 지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지역을 외부에 공개하여 미국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폭로했다. 2022년 8월 19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발표한,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그런 사실이 폭로되어 미국군은 망신을 당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끝으로 한 마디 더, 참으로 안됐지만 하루 전 진행된 우리의 무기시험 발사 지점은 남조선 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평안남도)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다고 밝혔다. 

 

금성다리는 평안남도 안주시를 왼쪽에 끼고 서해로 흘러가는 청천강에 놓여 있다. 안주시에서 금성다리를 건너면 평안북도에 들어선다. 1994년 10월 10일에 준공된 금성다리는 4차선인데, 길이가 꽤 길다. 2022년 8월 17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5축10륜 발사대차를 바로 그 금성다리 위에 정차시키고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던 것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목한 안주시는 평안남도 서북단에 있고, 미국군이 지목한 온천읍은 평안남도 서남단에 있다. 안주시에서 온천읍까지 직선거리는 약 90km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역은 안주시였는데, 미국군은 그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이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서 발사된 것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으면서도, 그 미사일 2발이 온천읍에서 발사되었다는 엉터리 정보를 한국군에게 넘겨주었다. 그 정보가 엉터리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길이 없는 한국군은 엉터리 정보를 공개해 망신을 당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8.18 담화에서 “늘쌍 <한>미 사이의 긴밀한 공조 하에 추적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 어째서 발사 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라고 지적했다. 

 

 

3.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사거리는 1,800km

 

2022년 8월 17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5축10륜 발사대차를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 정차시키고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쪽으로 발사하는 위력발사훈련을 진행했다. 주목되는 것은,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이 서해쪽으로 날아간 비행 방향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2022년 8월 17일에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조선국방과학원이 2022년 1월 25일과 27일 각각 시험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과 같은 종류다. 같은 종류의 장거리순항미사일이 1월과 8월에 각각 발사되었으나, 비행 방향은 정반대였다. 2022년 1월 25일과 27일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이 동해쪽으로 발사되었는데, 2022년 8월 17일에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이 서해 쪽으로 되었다. 발사목적이 서로 달랐으므로, 비행 방향도 당연히 달라졌다. 이를테면, 올해 1월에 동해 쪽으로 2발을 발사한 목적이 장거리순항미사일 성능을 갱신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지난 8월 17일에 서해 쪽으로 2발을 발사한 목적은 위력발사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서해쪽으로 발사했다는 말은 서쪽으로 발사했다는 뜻이 아니다. 만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에서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서쪽으로 발사하면, 그 미사일은 중국 본토 내륙 깊숙한 지역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에서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서쪽으로 날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안주시 금성다리에서 서해쪽으로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중국 대륙이 있는 서쪽으로 날아간 것이 아니라, 동중국해가 있는 남쪽으로 날아갔다.  

 

2022년 1월 25일과 27일 각각 동해 쪽으로 시험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2시간 32분 17초를 비행하여 1,800km 밖에 있는 목표섬을 명중했다. 그런데 2022년 8월 17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서해 쪽으로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얼마나 먼 거리를 날아갔는지 알 수 없다. 김여정 부부장은 8.18 담화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2022년 8월 17일에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의 “제원과 비행자리길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는데 이제 저들 국민들 앞에서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그날 위력발사훈련에서 사용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에 어떤 탄두가 장착되어 어느 지역으로 날아갔는지를 알게 되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날 위력발사훈련에서 사용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에 어떤 탄두가 장착되는지를 알려면, 2021년 10월 11일 조선로동당 창건 76돐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진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전시된 두 종의 장거리순항미사일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전람회에 전시된 두 종의 장거리순항미사일 중에서 하나는 원통형 발사관 5문에 들어가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인데, 원뿔형 탄두부와 날개를 각각 흰색으로 칠했고, 탄체를 검은 색으로 칠했다. 이 장거리순항미사일에는 전술핵탄두가 아니라 고폭탄두가 장착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11일과 12일에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발사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원뿔형 탄두부와 날개를 각각 흰색으로 칠했고, 탄체를 검은색으로 칠한 것이었다. 이 장거리순항미사일은 고폭탄두를 장착하고 1,500km를 날아간다.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전시된 두 종의 장거리순항미사일들 가운데 다른 하나는 원통형 발사관 4문에 들어가는 장거리순항미사일인데, 원뿔형 탄두부와 날개를 각각 검은색으로 칠했고, 탄체를 흰색으로 칠했으며, 탄두부와 탄체의 연결부위를 세 줄의 격자무니로 장식했다. 탄체를 격자무니로 장식한 조선의 미사일에는 반드시 핵탄두가 장착된다. 격자무니 장식은 핵무력을 상징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세 줄의 격자무니가 장식된 장거리순항미사일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2년 8월 17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서 발사한 장거리순항미사일 2발은 탄두부와 탄체의 연결부위를 세 줄의 격자무니로 장식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이었다. 이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사거리는 1,800km다. 이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이 바다 위를 날아갈 때는 불과 20m 고도를 유지하면서 날렵한 갈매기가 날개깃으로 해수면을 스치듯이 날아간다. 그러므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이 자기 쪽으로 날아오는 급박한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다. 사거리가 1,800km인 조선의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은 5축10륜 발사대차에 4발이 탑재된다. 

 

 

4.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으로 오끼나와 청소한다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서 발사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2발이 날아간 비행방향을 따라가 보면, 일본 오끼나와에 이르게 된다.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오끼나와 최남단까지 직선거리는 1,520km인데,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위력발사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은 한미련합군의 미사일 방어망과 미일 동맹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해 직선비행을 하지 않고 선회비행을 할 것이므로,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그 미사일이 오끼나와 최남단까지 날아가는 실제 비행거리는 1,700~1,8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로 오끼나와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성다리 위에 서면 오끼나와 전역이 조준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다. 

 

전술핵순항미사일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에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을 쏘면, 1,800km 밖에 있는 버스 크기의 표적을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으로 적출, 제거할 수 있다.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여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으로 적출, 제거하려는 타격 대상들은 오끼나와 곳곳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주일미육군기지는 모두 15개소인데, 그중에서 오끼나와에 4개 육군기지가 있다. 

주일미해군기지는 모두 31개소인데, 그중에서 오끼나와에 7개 해군기지가 있다.

주일미해병대기지는 모두 35개소인데, 그중에서 오끼나와에 29개 해병대기지가 있다. 

주일미공군기지는 모두 20개소인데, 그중에서 오끼나와에 7개 공군기지가 있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보면, 오끼나와에 47개소에 이르는 주일미국군기지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순전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5축10륜 발사대차 12대를 동원하여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47발을 쏘면 오끼나와에 있는 주일미국군기지 47개소는 잿가루로 허공에 날아갈 것이다. 미국군에게 오끼나와는 사실상 죽음의 섬으로 되었다.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 김여정 부부장이 8.18 담화에서 언급한 것처럼, 백악관은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러울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위력발사훈련이 동아시아 군사 정세에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오끼나와 방향으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2발을 쏘는 위력발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에 나서는 경우 그들을 전술핵무력으로 지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해방전쟁을 시작하면, 미국은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오끼나와에 전진 배치된 주일미국군을 동원하여 대만해방전쟁에 불법적인 무력 개입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급변사태를 예상한 조선은 전시에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오끼나와 각지에 빼곡히 들어선 주일미국군기지 47개소를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로 날려 보내는 전시작전계획을 세워놓았다. 2022년 8월 17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안주시 금성다리 위에서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 2발을 오끼나와 방향으로 쏘는 위력발사훈련을 진행한 것은 그런 전시작전계획에 따른 준비행동이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시에 중국인민해방군을 전술핵무력으로 지원하려는 무력 사용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2021년 6월 18일과 6월 29일 <데일리 NK> 보도들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6월 11일에 진행된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날로 심화시키고, 대만 문제에 대한 내정간섭을 날로 심화시키는 상황에서 조선이 중국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중국과 미국의 대결이 더 격화되는 사태에 대비해 조선은 형제국가인 중국을 지원하기 위한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그 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야전지휘체계를 서해지구와 동해지구로 나누고, 기존 핵전략을 부분적으로 수정하여 서해지구 전략군의 전술핵무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김정은 총비서는 만일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경우 조선인민군 전략군 서해지구 핵전투 부대들이 중국을 방어해주고 대응핵타격으로 미국군을 제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2년 8월 1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리영길 국방상은 중국인민해방군 창건 95돐에 즈음하여 중화인민공화국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조선인민군은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해 중국인민해방군과의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을 긴밀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하였”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2년 8월 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보낸 연대성 편지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앞으로도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공산당의 정당한 립장과 모든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그 실현을 위한 길에서 언제나 중국 동지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확언하였다고 한다. 2021년 8월 11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 모든 부대들에 “항시적 발사 대기상태에서 결전준비태세를 유지하라”는 특별명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해수면을 날개깃으로 스치는 날렵한 갈매기처럼 오끼나와를 깨끗이 청소할 조선의 장거리전술핵순항미사일들이 오늘도 항시적 발사 대기상태에서 발사 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창간기획] 대한민국 관문 인천…중국과의 지난 30년, 다가올 30년

 


한중수교 30주년, 인천도 톈진과 자매결연 29주년
인천항·인천공항 수출입규모 중국이 압도적
"한한령에도 지방정부는 교류 가능, 중국 이해해야"

    2016년 3월 28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여 명이 치맥파티를 열고 있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 2016년 3월 28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4500여 명이 치맥파티를 열고 있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대한민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국교 정상화를 선포하는 수교를 맺는다. 앞선 1989년 12월 미국과 소련이 냉전 종식을 선언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양국은 1992년 무역협정과 1998년과 2003년 경협 추진, 2009년 한중경제통상 협력,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016년 7월 경북 성주군에 사드(고고도 지역 방어체계, THAAD)가 배치되자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으로 경제적 보복을 시작했다.

     

    이 조치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부터 생산공장을 둔 여러 기업들의 중국 철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천도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만큼 타격이 컸다. 이미 예약된 중국의 대규모 단체관광이 취소됐고 개인 관광도 발길이 끊겼다. 관광산업에서 시작된 불황은 화장품 등 뷰티산업부터 각종 판매업과 외식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관광 금지가 해제되면서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부터 윤석열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우리나라와 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 참여 이슈가 여전히 중국과의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중 관계의 새 판을 짜려는 모습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예측하기 어려운 앞날을 위해 광역자치단체에 불과한 인천도 생존의 활로를 찾아 스스로 무엇이든 해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1993년 12월 7일 인천시청에서 진행된 인천시와 중국 톈진시(옛 표기 천진시)의 자매결연 행사. 최귀선 당시 인천시장(오른쪽)과 톈진시장이 조인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 = 인천시의회 포토의정자료관 )
    ▲ 1993년 12월 7일 인천시청에서 진행된 인천시와 중국 톈진시(옛 표기 천진시)의 자매결연 행사. 최귀선 당시 인천시장(오른쪽)과 톈진시장이 조인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 = 인천시의회 포토의정자료관 )

     

    한중수교 30년, 인천과 중국은

     

    인천시는 한중수교 이듬해인 1993년 12월 7일 톈진(天津)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후 1994년 4월 다롄(大連)시, 이듬해 9월 단둥(丹東)시와 칭다오(青島)시까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4개 도시와 자매·우호 결연을 맺었다.

     

    이렇게 1990년대는 4곳, 2000년대 산둥성(山東省)·옌타이(煙臺)·하얼빈(哈爾濱)·충칭(重慶) 4곳, 2010년대 허난성(河南省)·광저우(廣州)·선양(瀋陽) 3곳과 교류를 갖게 됐다.

     

    인천시는 현재 세계 17개국 37개 도시와 자매·우호 결연을 맺고 있다. 동북아에서 가장 많은 곳은 중국으로 모두 11개 도시다.

     

    인천시의 2010년~2019년 시정백서에 따르면 이 기간 누적 교류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 역시 중국이다. 전체 731건 가운데 중국이 263건으로 전체의 35.8%를, 일본이 128건으로 17.4%를 차지했다.

     

    2016년 6월 1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차이나포럼 창립식'이 진행됐다. 인차이나포럼은 인천과 중국의 학술 및 경제협력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오는 9월 27일 열리는 포럼은 인천과 중국이 공동 개최한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 2016년 6월 1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차이나포럼 창립식'이 진행됐다. 인차이나포럼은 인천과 중국의 학술 및 경제협력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오는 9월 27일 열리는 포럼은 인천과 중국이 공동 개최한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다만 양적으로는 중국과의 교류가 크게 줄고 있다. 2011년 11건에서 2016년 47건 고점을 찍었으나, 2017년 22건으로 줄은 뒤 3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류사업 비중을 보면 행정·인적 분야와 파트너십이 각 149건(57%)과 35건(13%)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반면 경제통상과 문화·예술은 각 34건(13%)과 15건(6%)에 불과했다.

     

    인천과 중국의 교류가 행정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산둥성이 76건(27.3%)으로 가장 많았고, 랴오닝성(遼寧省) 56건(20.1%)과 톈진 39건(14%), 충칭 24건(8.6%) 등이 뒤를 이었다. 산둥성엔 칭다오·옌타이시가, 랴오닝엔 선양·다롄·단둥시가 있다.

     

    교류가 활발한 곳은 주로 인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화북과 동북 지역에 몰려 있다.

     

    인천 최고의 경제 파트너 중국

     

    인천의 대중국 수출입 규모는 2004년 약 35억 달러에서 2020년 153억 4751만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2020년 전체 무역액 762억 9145만 달러의 20.1%로, 미국의 111억 9709만 달러(14.7%)보다 많다.

     

    2014년 이미 수출입 규모 1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그 이상을 찍고 있고, 사드 이슈가 있던 2016년에도 전년 대비 13.3% 늘었을 정도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통해 드나드는 수출입 규모도 중국이 압도적이다.

     

    2020년 기준 인천항에 드나든 수출입액은 537억 5138만 달러로 전체의 61.6%, 인천공항은 913억 1020만 달러로 전체의 31.3%를 차지한다.

     

    인천항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고, 인천공항은 2위 미국의 423억 2566만 달러(15.4%)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항만의 대중국 수출입 규모도 인천이 가장 높다. 2003년까지만 해도 부산항이 인천항의 두 배였는데, 2009년을 기점으로 인천항이 앞서기 시작해 꾸준히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인천항이 537억 5138만 달러, 부산항 486억 8383만 달러다.

     

    지난달 26일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둘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27일 열리는 인차이나포럼을 공동개최하기로 했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 지난달 26일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둘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27일 열리는 인차이나포럼을 공동개최하기로 했다. ( 사진 = 인천시 제공 )

     

    패권 넘보는 중국…“혐오 넘어야 상생 가능”

     

    소수민족 탄압과 남중국해 등 영토 분쟁을 지켜본 우리는 중국이 패권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챘다.

     

    특히 인천은 인천은 서해5도 해상에서의 중국어선 불법 조업으로 오랜 기간 고통 받아왔다. 경제적 협력관계를 떠나 반중(反中) 정서가 턱밑까지 차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도 있다.

     

    인천 출신의 중국 전문가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강해질수록 인천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미중 패권경쟁이 격해질수록 우리 정부와 중국은 냉각기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건 지자체 중심의 경제교류, 즉 민간교류다”고 말한다.

     

    이어 “중국은 정치에서 공산주의를 택했지만, 경제는 어느 국가보다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명분을 원한다. 그동안 인천시, 인천의 경제·학술·문화 분야의 민간단체는 중국 지방정부와 교류하길 중국 중앙정부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인천시의 대 중국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회장은 “인천시와 중국 지자체는 업무협약이나 전시회, 기업 소개 등에 국한돼 실질적인 교류가 없다시피 하다”며 “결국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 담당자마저 자주 바뀌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우 회장은 인천시의 중국주재 국제자문관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유정복 시장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정적 인식과 혐오를 넘어 중국과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며 “중국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경제적 논리로 생각한다면 어려울 게 없다”고 말했다.

     

    1994년 5월 22일 인천시에서 중국 대련시 경제대표단을 인천으로 초청해 환영만찬을 열고 있다. ( 사진 = 인천시의회 포토의정자료관)
    ▲ 1994년 5월 22일 인천시에서 중국 대련시 경제대표단을 인천으로 초청해 환영만찬을 열고 있다. ( 사진 = 인천시의회 포토의정자료관)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2022년 8월 26일 금요일

    [우리말로 깨닫다] 한국어 어휘력 사건

     [우리말로 깨닫다] 한국어 어휘력 사건

    •  조현용 교수
    •  승인 2022.08.25 12:00
    •  댓글 0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어휘력 사건이라고 쓰고 나니 왠지 강력 사건이 연상됩니다. 사회가 흉흉해져서 강력사건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정말 그런가 하고 의심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 청소년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는 말도 마찬가지로 의문입니다. 강력 사건이 예전에도 많았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깡패와 조직폭력배로 난리였었죠. 정치 깡패도 있었습니다. 하긴 우리나라도 군인이 폭력으로 정치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어휘력이 문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런 문제가 최근의 문제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겠죠. 실제로 예전에도 어휘력은 늘 문제였고, 지금 어휘력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어른들도 어휘력이 문제인 사람이 많습니다. 요즘 학생의 어휘력이 문제라고 할 때 그 때 등장하는 많은 어휘는 실제로는 학생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접하지 않는 어휘는 모를 수밖에 없거나 부정확하게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의 어휘력에 대해서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제 기억 속에는 세 번 정도 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어휘력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만들어낸 말입니다. 앞으로도 어휘력 사건은 또 일어날 겁니다. 아니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일 겁니다. 폭력 사건이 많이 일어나지만 모두 보도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첫 번째 사건은 ‘북침 사건’입니다. 기억하는 분이 많을 겁니다. 이 사건 때문에 흥분하는 사람이 많았었기 때문이죠. 한국전쟁이 남침인가 북침인가 묻는 질문에 북침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많았다는 내용의 사건입니다. 현대사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둥 논란이 되었지만 사실은 역사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국어교육의 문제였고 어휘력의 문제였습니다. 북침을 북쪽에서 침략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 학생들이 그렇게 대답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북침이라는 말의 어휘구조가 좀 혼란스럽기는 합니다. 북쪽으로인지, 북쪽에서인지 방향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어휘 설명이 필요함을 깨달았던 사건입니다.

    두 번째 사건은 사흘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사흘이라는 말이 4일이 아니냐는 그런 농담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사흘연휴라는데 왜 삼일만 쉬냐는 이야기였기에 저는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재치인 거죠. 하루라도 더 쉬고 싶은 마음이 어휘를 오해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사흘의 어원에 대해서 명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흘을 잘 몰랐던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사흘 나흘이라고 이야기해 주면 금방 이해하였을 겁니다. 또한 사흘이라는 말을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혼란이 왔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자주 안 사용하면 깜빡깜빡 합니다.

    세 번째 논란이 된 말은 최근에 일어난 심심한 사과 사건입니다. 심심한 사과가 매우 깊고 간절한 사과라는 뜻임을 모르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의미의 심심하다로 오해한 사건입니다. 어쩌면 심심하다의 또 다른 뜻인 조금 싱겁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요? 저는 심심한 사과라는 말이 그냥 형식적인 말투로 들렸을 가능성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심한 사과라는 말에서 진심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인 거죠. 심심하다는 말이나 유감이라는 말이 이제는 사과와 안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억지로 사과하는 말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어휘력 사건을 보면서 저는 교육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해나 실수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어휘 자체의 문제인 경우도 있고, 사용빈도의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말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한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상호적입니다. 어휘력이 문제라고만 말하지 말고 진정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합니다.

    2022년 8월 25일 목요일

    "웅진북센, 1만6천종 저작권 침해"…출판사들 집단 반발

     

    "웅진북센, 1만6천종 저작권 침해"…출판사들 집단 반발

    송고시간2022-08-25 13:59

     

    국립국어원 말뭉치 사업 참여해 북토피아 콘텐츠 무단 사용

    말뭉치 서비스 일부 중단…웅진북센 "저작권 정산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성도현 기자 = 웅진그룹의 출판물류회사인 웅진북센이 국립국어원 말뭉치 사업에 참여하면서 약 1만6천종의 저작권을 무단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피해 출판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25일 출판계에 따르면 웅진북센은 국립국어원 말뭉치 사업에 참여하면서 자사가 2010년 인수한 북토피아의 콘텐츠 1만5천933종에서 6억2천271만7천166개 어절을 빅데이터로 활용했다.

    국립국어원의 말뭉치 사업은 문어 자료를 모아 말뭉치를 구축해 공공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 사업이다. 국립국어원이 2019년 발주했고, 웅진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30억9천만원이 들었다.

    웅진북센은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1천226개 출판사의 2만53종의 저작물을 사용했다. 이 중 북토피아 콘텐츠 1만5천933종을 제외한 4천60종은 저작권 대리인을 통해 해당 출판사와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지난 3월 한 출판사가 해당 저작물 사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음을 국립국어원과 웅진북센에 고지하면서 불거졌다.

    북토피아에 콘텐츠를 제공한 1천188개 출판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웅진북센이 북토피아 콘텐츠를 무단사용했다는 것이다.

    웅진북센은 "북토피아와 자산매매계약서 및 계약서 별지 등을 검토했으나 관리 부족으로 매매계약서 외에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임을 입증할 만한 보완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캡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캡처

    [국립국어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문제를 인지한 웅진 측은 북토피아 콘텐츠 제공업체와 저작권 관련 정산을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1만5천993종 가운데 현재 30%(6천194종)를 정산했고, 28%(5천299종)는 정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콘텐츠는 폐업 등으로 정산하지 못했다. 웅진은 관련 법에 근거해 공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북토피아로부터 인수한 콘텐츠를 조속히 폐기하기로 했다. 폐기 과정에서 협회 등 유관기관의 감독이나 제3자 확인서 등을 통해 폐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저작권을 침해받은 출판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출판사는 형사고소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저작권을 침해당한 출판사들은 모두 웅진북센의 처사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출판인 단체를 통해 일단 공론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3일 웅진북센과 출판사 관련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문어 말뭉치 사업'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출판사와 웅진 측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한국출판인회의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가한 40여 개 출판사가 대부분 웅진북센의 처사에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저작권 문제가 비화하자 국립국어원도 말뭉치 사업 서비스 중 문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국어원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최근 국립국어원 문어 말뭉치 일부에 저작권 문제가 있어 전수 검토, 수정 후 재공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국어원은 9월 초부터 저작권 문제가 없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말뭉치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다.

    buff27@yna.co.kr

    2022년 8월 24일 수요일

    '오직, 민생' 현수막 조용히 거둔 집권여당

     [창비 주간 논평] '민생'이라는 말의 참뜻

    송종원 문학평론가  |  기사입력 2022.08.25. 07:40:56


    "조용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았다." 

    김수영의 시 '애정지둔(愛情遲鈍)'의 첫 구절은 어딘지 속 시끄럽고 불안한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마치 표어처럼 보이는 "생활무한(生活無限) / 고난돌기(苦難突起) / 백골의복(白骨衣服) / 삼복염천거래(三伏炎天去來)"라는 데까지 읽어 내려오면 김수영이 그리는 저 시간이 퍽 고된 시절이었음을 더욱 짐작하게 된다. 저 구절들은 어쩌면 전지구적 팬데믹을 경험하며 도달한 세계의 모습이나 대선 이후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혼란스러운 여름과도 꽤나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경제지표나 전쟁과 같이 극단으로 치닫는 세계 정세 등은 생활 내지 생계의 문제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예측을 하게 하고('생활무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여주는 여러 한심한 작태들은 고난이 수시로 찾아올 수도 있다는 예감에 빠지게 한다('고난돌기'). 고단한 생활과 고난의 예감이 불우한 삶의 그림자를 불러오고('백골의복'),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에서 감지되는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은 이제 우리 일상의 정서 밑바닥에 자리하게 되었다('삼복염천거래'). 



     이러한 때, 정치권은 또 익숙한 단어를 들고나왔다. 집권여당의 비대위 수립 논란을 보도한 기사 사진에는 빈 사무실에 걸린 '오직, 민생'이라는 현수막이 보인다. 저 문구가 전달하는 기시감은 연이어 들려오는 소식들에 의해 한층 커진다. 각종 규제의 완화로 기득권세력의 사익 부풀리기가 쉬워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밀양의 사드반대 집회, 용산 남일당, 쌍용자동차 공장 등지에서 드러난 경찰의 과잉진압을 거론하며 신설된 경찰국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또 (지금은 철회 수순으로 바뀌어 다행인 일이지만) 돌봄 주체들과는 아무런 논의도 없이 경제적 효과를 앞세워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겠다고 했던 발언과, 수해현장을 방문해 정치인들이 보여준 참담한 언행은 어떤가. 이들의 '민생 없는 민생' 이야기가 이렇듯 다시 떠돌고 있다.

    '민생'은 사전상으로는 '일반 국민의 생계나 생활' 정도의 의미로, 이때 생계는 물가라는 단어와 연동하며 먹고사는 일을 주로 지칭하고는 한다. 민생물가나 민생안정이라는 표현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민생은 물가와 생활의 문제들, 노동·빈곤·교육·가족·노인 문제를 자주 호출한다. 일례로 참여연대는 가계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3대 지출 요소인 주거비·교육비·의료비를 기준으로 민생 문제에 접근하기도 했다. 민생만큼 자주 언급되는 '서민'이라는 단어를 통해 민생의 맥락을 그려볼 수도 있다. 서민은 사전적으로는 보통 '아무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일반 사람'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하지 못한 사람'으로 풀이된다. 그러고 보면 정치인들이 선거용 이미지를 담기 위해 찾는 곳들, 가령 재래시장, 쪽방촌, 대중교통 시설, 청소노동의 현장 등은 실로 민생과 연결된 서민들의 삶의 자리이다.

    민생에 대한 조명은 불안정한 사회에서 생존의 위협을 실감하는 이들의 삶을 보살피려는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는 따로 있다. 민생의 현장이 곧 우리 사회의 주요 모순이 집약된 자리라는 사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터전, 그리고 여전히 그림자노동으로 취급받는 각종 돌봄노동이 수행되는 곳 등이 바로 민생의 긴박한 현장이다. 따라서 민생을 해결하는 과정은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하고 각종 차별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을 문제 삼아 체제를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하청노동자가 참담한 산업재해로 희생되지 않게 하는 것, 영세 자영업자의 가정파탄 관련 보도를 더이상 사회면에서 보지 않게 하는 것,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더는 통용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고 신체적 약자를 돌보는 일의 고귀한 가치를 알아보는 것 모두 민생을 돌보는 일과 긴밀하게 연동하는 우리의 과제이다. 더불어 민생은 '빚투' '영끌' '파이어족'이라는 단어들을 빚어내는 투기와 노동혐오의 세계를 벗어나, 노동과 꿈이 분리되지 않는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절박한 사회적 과제와도 결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 

    민생을 돌보는 정치는 민(民)이 사랑하고 꿈꾸는 일을 도와야 한다. 민의 생존을 돌보는 일은 그것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물론 이것을 정치권 인사들에게만 맡길 일은 아니다. '애정지둔'에서 김수영은 고난의 시기에 오히려 사랑이 굵어졌다고 말한다. 고단한 삶들이 지속되는 "첩첩이 무서운 주야"를 지나면서도 어찌되었든 사랑과 관련한 자신의 노래는 땅으로 스민다고 적었다("나의 노래는 물방울처럼/땅속으로 향하여 들어갈 것"). 이것은 현실을 외면한 어리석은 노래인가, 시인의 환상인가. 둘 다 아니다. 김수영의 저 시는 1953년, 그러니까 6.25를 경험하는 중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창작 시기를 염두에 두면 '백골의복'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며 이 시가 말하는 고난이 상상 이상의 고통이었음을 비로소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기에 시인이 땅에 심어둔 사랑이라니, 그것이 얼마나 격렬하고 깊은 생의 욕망인지를 감히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그것이 살아 있는 존재들이 현재의 속박에서 벗어나 다른 미래를 꿈꾸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과 관련한다는 사실을 추정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리는 또 시인이 노래한 사랑이 아무리 특별할지라도, 그 사랑은 다름 아닌 이 땅의 민의 삶들을 관찰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발견한 결과라는 사실도 안다. 김수영이 살았던 땅 위에 우리가 산다. 이제 그 땅에서 올라오는 사랑의 노래를 배우자. 현재의 사는 모양새에 속지 말고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되묻자. 

    *이 글은 <창작과비평> 2022년 가을호 '책머리에'의 일부입니다.

    [기획연재] 공감 능력 ‘0점’인 대통령, 입으로만 국민 외쳐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8/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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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사진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이 되기 전에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인사 문제’, ‘독단·독선’, ‘무능’, ‘김건희 씨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요인으로 꼽혔다. 

     

    그래서 사람들은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아래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해 어떤 의견을 낼지 지켜봤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이런 내용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자화자찬만 늘어났다. 

     

    국민은 이런 윤 대통령을 보면서, 윤석열 정부에 기대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확신을 했다.

     

     

    공감 능력 ‘0점’인 대통령, 입으로만 국민 외쳐

     

    “지난 휴가 기간, 정치를 시작한 후 한 1년 여의 시간을 돌아봤고,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습니다. 국민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늘 국민의 뜻을 최선을 다해 세심하게 살피겠습니다.”

     

    “국정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입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습니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작과 끝에서 국민을 언급하며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려면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부터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에 공감해야 한다. 

     

    공감은 상대가 경험한 바를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 공감 능력이 0점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이 원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궁금해하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근본 요인, 김건희 씨 문제, 인사 실패, 독단·독선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내용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에 관해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과 관련한 질문에 “지지율 그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회피했다

     

    그리고 김건희 씨 등 관련한 질문은 아예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질문하는 기자를 선별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이는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에 대해 준비하지 않았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자기중심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 등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이러니 독단적이고 독선적으로 국정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섬긴다면 이런 기자회견을 할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국민이란 말은 단지 수사에 불과했다.

     

     

    반성하지 않는 대통령

     

    윤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인사 실패는 계속됐다. 검찰 편중 인사가 논란의 발단이 됐고 잇따른 고위공직자 낙마로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졌다. 

     

    이렇다면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사 실패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인사 문제를 꼽았는데 왜 인사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봄으로써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말은 인사 실패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채 그냥 잘해보겠다는 성의 없는 답변이었다. 

     

    이쯤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대표적인 인사 문제를 살펴보자.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낙마자는 지난 5월 3일 사퇴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이다. 김인철이 한국 ‘한미 정부 장학금(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을 때 아들과 딸을 모두 장학생으로 선정한 ‘아빠 찬스’ 의혹으로 사퇴했다.

     

    또한 각종 혐오, 차별 발언을 한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사퇴했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자녀들 특혜 의혹으로 사퇴했다.

     

    그 외에도 정호영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승희는 부동산 ‘갭투자’ 의혹, 정치자금 사적 사용 의혹으로 사퇴했다. 최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사퇴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도 만취 음주운전 경력, 논문 표절이 큰 문제가 됐으나 윤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는 고위직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지인 채용 논란 등 끊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법에 정해진 수사 감찰 기구로 하여금 민주적 통제를 받으며 투명하게 그 기능을 법에 따라 수행하도록 하고, 대통령의 제왕적 초법적 권력을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 들어오게 했습니다”라면서 법무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성과로 꼽았다.

     

    인사정보관리단은 지난 6월 출범했다.

     

    인사정보관리단에서 공직 후보자의 재산이나 비위 경력을 검증하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인사기획관실이 최종 검토해 후보자를 인선하게 된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속인 인사정보관리단에서 일차 검증하면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최종 검증을 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이런 체계라면 검찰 출신들이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를 장악한 것이다. 

     

    한겨레는 지난 5월 27일 자 사설에서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은 대략 7천 명으로 알려져 있고,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넓히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검찰의 입김도 걱정이지만, ‘검찰의 눈’으로만 살아온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고 참신한 인재를 찾아낼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인사정보관리단이 첫 번째로 검증한 사람이 서울대 교수인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였다. 윤 대통령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송옥렬은 성희롱 문제로 지명된 지 5일 만에 사퇴했다. 

     

    지난 7월 11일 문화방송은 “송 교수가 과거 발언이 문제 될 걸 알고 처음부터 고사했다”라면서 “오래 고민하다 제안을 수락했었다”라고 송옥렬 동료 교수의 말을 보도했다. 

     

    즉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인사참모들이 성희롱 문제를 검증과정에서 알았으나,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책임지는 사람들이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찰국 신설 문제도 짚어보자.

     

    경찰국은 치안본부의 부활이라며 각계는 물론 경찰 안에서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로 군부독재 시절 정권의 시녀 역할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로 경찰국을 새로 만들었다.

     

    만들 때부터 논란이었던 경찰국은 초대 국장 문제로 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는 ‘밀정’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이 노동운동을 했던 동지들을 경찰에 팔아 경찰로 특채됐다는 것이다. 그 이후에도 많은 공안 사건에 정보를 제공해 초고속 승진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순호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윤 대통령은 묵묵부답하고 있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인사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반성할지 모르는 윤 대통령의 모습에 한탄만 나올 뿐이다. 

     

    국민은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국정운영 방향을 전환하거나 인적 쇄신을 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서 개선할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 

     

    인적 쇄신도 기자회견 후 소폭으로 했다.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이른바 ‘윤심’으로 불리는 김은혜 전 국회의원을 앉혔다. 이는 김 비서관을 통해서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듣겠다는 자세가 아니다. 

     

    국민을 섬길 줄도 모르고 잘못을 반성할 줄도 모르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은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뒤에 “참을 만큼 참았다. 퇴진시키자”라며 촛불집회를 곳곳에서 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더 크게 불러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