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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8일 월요일

당 대표 출마 자격 없다는 말에 황교안의 답은?


홍준표, 자유한국당이 민주 정당인지 지켜보겠다
임병도 | 2019-01-29 09:03:2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황교안 전 총리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이야기하겠다”라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황 전 총리는 “저의 출마는 황교안 혼자만의 출마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책임과 희생을 다한 국민과 함께하는 도전”이라며 “황교안은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 여러분과 다시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 가겠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는 ‘황교안의 첫사랑과 함께 해주십시오’라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황 전 총리는 29일 오전 10시 30분에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당 대표 출마 선언했지만, 자격은 없는 황교안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출마 자격은 없습니다.
정당의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당선인이 될 수 있는 권리)이 필요합니다. 자유한국당 당헌 제6조를 보면 피선거권은 책임당원에게만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당규 제2조에는 ‘책임당원은 당비규정에 정한 당비를 권리행사 시점에서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 또는 행사 등에 참석한 당원’이라고 규정돼 있습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15일에 입당했기 때문에 3개월의 기한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현재는 물론이고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2월 27일에도 책임당원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출마 가능성은 있습니다. 당규 제2조 4항에 있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의 요청이 있는 경우 최고위원회의의 의결로 책임당원 자격부여 요건을 변경할 수 있다.’라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대위 의결을 책임지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를 가볍게 여기고 형식논리로 치부하는 건 비대위원장으로서 용납 못 한다.”라며 황 전 총리의 출마 자격이 당헌,당규에 맞지 않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황교안의 답은? 규정은 바꾸면 되는 것
▲2018년 출간된 황교안 전 총리의 수필집 <황교안의 답> 겉표지. ⓒ 여운
황교안 전 총리는 자신의 당 대표 출마 자격 논란에 대해 “당헌·당규에 정확하게 기록이 돼 있다”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황 전 총리는 “당헌에 보면 여러 조항이 있고 종합적으로 보면 결론이 있는 것”이라며 “전 계속 당에 있을 것이다. 규정은 바꾸면 되는 것이고,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 화합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황교안 전 총리의 말에는 자유한국당이 예외조항을 통해 자신의 당 대표 출마를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입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선관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황 전 총리의 출마에 대해 “관례로 보나 규정으로 보나 별 하자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이 민주 정당인지 지켜보겠다.
▲황교안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규정은 고치면 된다’라는 발언 이후 올라 온 홍준표 전 대표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황교안 전 총리의 ‘규정이야 고치면 된다’라는 말에 홍준표 전 대표는 “원칙에 어긋나게 당헌.당규까지 고치는 정당 이라면 그 당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당내 선거도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는다”라며 “이미 확정된 선거인 명부에 등재 되지 않아 선거권이 없는 분을 피선거권 자격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 중 난센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홍 전 대표는 황교안 전 총리의 경우 “아예 선거권,피선거권 자체가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없는 그 권리를 창설적으로 부여할 수는 없다”라며 “특정계파가 총궐기하여 전대를 혼탁하게 몰고 가는 것도 참으로 우려되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 당이 민주 정당으로 당헌.당규를 지키는 정당 인지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계파 줄 서기에 원칙이 무너지는 자유한국당
▲28일 오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자유한국당 비대위 회의가 열렸다. 이날 황교안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자격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출마 자격 논란은 황교안 전 총리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해당됩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지난해 11월 29일 입당했기 때문에 다음 달 27일 전당대회까지 책임당원 자격요건인 3개월을 채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2.27 전대 의장인 한선교 의원이 ‘두 사람 모두 후보 자격이 있다’라고 밝히는 등 자유한국당 내부 분위기를 보면, 당 대표 출마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황교안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자격을 옹호하는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권 때문입니다.
만약,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면 선거 경험이 없기에 전당대회에 힘을 실어줬던 의원들이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일부 친박 세력 등이 당헌,당규를 바꿔서라도 황 전 총리를 당 대표로 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주호영 의원이 ‘보수정당은 가장 기본 가치가 자유민주주의이고 자유민주주의 핵심 내용은 법치주의’라고 말해도, 홍준표 전 대표가 ‘민주 정당인지 지켜보겠다’는 글을 올려도, 공천권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728 

2019년 1월 27일 일요일

[인터뷰①] “원전 쇄국정책 넘어서야 에너지 전환 가능하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인터뷰 “원전 더 짓자는 건, 기존 기득권의 논리”
고희철·양아라 기자
발행 2019-01-28 10:22:03
수정 2019-01-28 10: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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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김철수 기자

"월성원전 1호기 영구정지하고, 6개 신규 원전 취소하면 탈원전은 다 끝난 겁니까? 그래도 원전하고 석탄발전소는 늘어나고, 원전 안전 강화 제도는 제자리걸음이고 정치인들은 이제는 더 짓자고 하는데... 에너지 전환이 안 되면 어떻게 미세먼지가 줄겠습니까."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원전산업계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대신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며 '원전 살리기'에 나섰다. 이에 합세한 정치인들은 '미세먼지가 탈원전 탓'이라며 '탈원전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탈원전 시대로 가는 길에 또다시 걸림돌이 놓였다. 
탈원전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원전을 줄여서 재생에너지로 바꿔내는, 에너지전환을 말한다. 에너지전환은 탈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즉, 탈원전, 탈석탄을 의미한다. 이처럼 에너지전환은 대용량, 원거리 집중방식의 원전과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 분산의 과정이기도 하다.
20년간 탈핵운동을 벌여왔던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을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다.  
미세먼지 농도 매우나쁨 수준을 보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가까운 건물 마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 매우나쁨 수준을 보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가까운 건물 마저 잘 보이지 않고 있다.ⓒ김철수 기자
양이원영 처장은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다, 미세먼지가 탈원전 탓이다, 그 말로 인해서 이익을 보거나 면죄부를 받는 쪽이 누구냐. 그래서 어떻게 할 건 데 하고 보면,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탓이라고 하면 국내 경유차나 자동차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는 거다. 석탄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많은 미세먼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신경 쓸 필요가 없지 않나."
양이원영 처장은 "중국 탓만 하면 우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노력을 하지 않게 만드는 핑곗거리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 비싼 '공기청정기'만 사는 것"이라며 "실내 대기 오염 물질에는 미세먼지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도 있다. 실내 대기 문제는 공기청정기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결국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매연이 너무 심했고, 지금처럼 뿌연 게 아니라 그때는 시커멨다. 수도권은 대기환경개선 특별법까지 만들어 수조원을 비용을 쓰는 등 여러 가지 노력으로 매연이 급속도로 줄어든 것처럼 미세먼지도 노력하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처장은 '기상 정체 현상'과 미세먼지의 관계를 주목했다. 그는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에 가두어져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충남에 있는 30개의 석탄발전소와 도심에 있는 경유자동차를 비롯한 내연기관차의 미세먼지 배출을 꼽았다.  
그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에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며 "기상 정체가 주로 일어나는 11월부터 5월까지는 시즌제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배출량을 미리 줄여야 기상 정체가 되더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60개의 석탄발전소가 있다. 수도권 바로 밑 충남에 있는 30개 석탄발전소 이것만 잡아도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빠른 석탄발전소 문제를 잡고, 동시에 주거지 인근의 경유자동차 문제를 접근을 해야 한다. 2천여만 대 차 중에 경유차가 약 990만 대다. 990만 대 차량 잡는 것보다 전국에 60여 개 있는 석탄발전소를 절반으로 줄이든지, 발전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게 훨씬 빠르고 쉽다"  
정부는 지난해 3~6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를 가동 중단했다. 그 결과 813톤의 미세먼지를 줄였다고 정부는 밝혔다. 하지만 현재 국내엔 2020~2022년 완공 목표로 신서천, 고성하이 1·2호기, 강릉안인 1·2호기, 삼척화력 1·2호기 등 석탄화력발전소 7기가 새로 건설 중이다. 정부가 2022년까지 추가로 폐쇄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6기로, 결과적으로 현재 총 60기인 석탄화력발전소는 2022년엔 61기로 오히려 1기 더 늘어난다. 신규석탄발전소는 폐쇄되는 노후석탄발전보다 3배 이상 더 설비가 커서 설비용량으로는 훨씬 늘어난다.  
원전을 줄여서 석탄 발전이 늘었다는 최근의 일부 주장과 관련해 양이원영 처장은 석탄발전량 증감은 원전이 아니라 가스 발전 증감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석탄발전이 줄어들면 가스 발전이 늘어나고, 석탄발전이 늘어나면 가스발전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의 그 많은 가스 발전은 팡팡 놀면서 몇백 킬로미터 떨어진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가동해서 수도권으로 가지고 오지 않냐"면서 "가스 발전과 석탄 발전의 비중을 바꿔야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문제가 그나마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양이원영 처장은 20%의 가스 발전 비중과 40%의 석탄 발전 비중을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석탄과 가스 발전 비중을 뒤집으면 전기요금이 11%가량 오른다고 한다"며 "이거야말로 공론화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 11% 올려서 미세먼지양 줄이는 게 얼마나 경제적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경제 망하다고 하지 않나. 전기요금 인상 논의는 지금이 적기가 아니냐"고 물었다.  
또한 그는 경유차량이 도심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경유차는 미세먼지만이 아니라 각종 중금속도 다량 배출된다.  
"주거지 인근에 미세먼지 약자들이 경유차의 나쁜 먼지와 공기를 들여마신다. 택배차량이 주거지를 저속운행하면서 20~30배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통학차량의 95%가 경유차량이다. 마을버스도 경유차량이다. 배출가스가 버스 안에까지 오염시킨다. 그런데 이런 차량들만이라도 가스차량이나 전기차량으로 전환하도록 정부가 정책을 쓰면 생활주변 미세먼지 농도가 현격히 낮아질거다"
양이원영 처장은 "경유 가격은 낮고 휘발유 값은 높다. 그래서 경유차의 비중이 43%나 되는 것"이라며 "경유세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휘발유세를 낮춰서 휘발유가격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경유자동차가 줄어들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이 아니라 최소한 앞으로 몇 년 안에 그렇게 하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제시하고 로드맵만 만들어도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원자력계 신년인사회' 에 참석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송영길 국회의원. 2019.01.11.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원자력계 신년인사회' 에 참석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송영길 국회의원. 2019.01.11.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뉴시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탈원전 반대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탈원전 반대 서명 청와대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양이원영 처장은 "신한울 3·4호기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고 말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신한울 3·4호기(3GW)는 경상북도 울진군에 9번째, 10번째 원전으로 총 8조2600억원을 투입해 2023년 12월 준공 예정이었다. 신한울 3·4호기는 현재 부지 조성만 된 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는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건설계획이 확정됐다. 2017년 산업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발전산업 허가를 내줬다. 이에 한수원은 건설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 설계용역과 원전에 들어갈 주기기에 대한 사전 제작을 외부에 맡겼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기로 했고,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취소된 6기 원전 중 2기다. 신한울 3·4호기는 계획 단계에서 취소됐고, 착공되기 전 백지화 것이다.  
최근 여당 중진 국회의원인 송영길 의원이 신울진 3·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보수 야당 원내대표들이 일제히 환영을 표하며, 신울진 3·4호기 건설 재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승빈 기자
양이원영 처장은 "송영길 의원이 정말 미세먼지 걱정이 되면, 인천에 있는 영흥도 석탄화력발전소를 문을 닫게 하던지 아니면, 지역구 시민들 설득을 해서 원전 지으면 되는 거 아닌가. 인천 앞바다에 원전 들어갈 수 있다. 원전은 2만 5천명이상 인구밀집 지역과 4km만 떨어지면 된다"며 "신한울 3·4호기를 세우면 전기를 송전탑 또 세워서 수도권까지 가지고 와야하지 않나. 300만 명 살고 있는 부산에도 원전이 들어가는데 여기는 왜 못 들어가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신한울 3·4호기가 10조원짜리 사업이다. 절반은 설비업체에, 절반은 건설업체에 돌아간다"며 "원전 핵심부품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 독점 공급업체는 두산중공업이고, 원전 건설회사는 현대건설 등 4대강 건설회사들이 주업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는 이유는 철저하게 '기존 기득권의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건설 중인 원전 5기는 이미 수주가 끝났다. 새로운 수주를 해야 원전산업계에게 돈이 도는데 그게 없는 것"이라며 "신한울 3·4호기가 되면 신규 수주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 돈을 에너지전환에 사용하면 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 실현이 될 거고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나눌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가동 중인 23기 원전에 2023년까지 추가로 5기의 신규 원전이 준공·운영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원전을 중단한 사례는 월성1호기가 유일하다.  
양이원영 처장은 "우리나라 원전은 전반적으로 노후화 돼 있어 언제 멈출 지 알 수가 없다. 월성 3호기 갑자기 멈췄다. 나중에 사후적으로 알지 않나. 원전은 안전 문제때문에 가동률을 보장을 못 한다. 원전 초기에 이용률을 엄청나게 끌어올리고 정비는 제대로 안 해 노후화가 빨리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얼마 전에도 월성 3호기가 갑자기 정지되고 일주일만에 한빛 2호기가 정지됐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과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데 무리해서 가동률을 올리라는 건 원전사고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전 수출과 관련해 "해외에도 원전 시장이 안 열리고, 먼저 사겠다고 하는 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정책을 수립한 적 없는 미국과 영국에서도 이미 원전은 시장에서 경제성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원전은 다른 발전원은 물론 재생에너지 발전원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나서, 정부 지원책을 요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풍력 발전소의 모습.
풍력 발전소의 모습.ⓒ뉴시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양이원영 처장은 그러나 정부가 재생에너지 규제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들어가는 현장에서 지자체는 100% 주민 동의 받아오라고 하고 환경부, 산림청, 해수부, 농림부 곳곳에서 에너지전환의 현 정부 방향을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다보니 각종 규제와 걸림돌이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는 "풍력이나 태양광을 반대하는 현장을 가보면, 결사반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실제 피해가 발생하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적절한 대안이 나오면 오히려 협력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사례를 소개했다. "주민들 중에는 상생방안을 직접 고민하기도 한다. 지속 가능하게 풍력발전과 함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자고 하는 분들도 있다. 원전 온배수 피해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아픔을 받았던 주민들이다. 그 분들이 풍력 발전소 문제는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한 거다. 그래서 주민 2천여명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특별지원금으로 바다양식장을 같이 준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소수 특정 지역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산과 논, 집, 도시, 바다에도 들어갈 수 있다. 양이원영 처장은 "모든 부처가 관련되고 모든 국민들이 다 관련이 돼 있다"며 "협력해서 같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하지만 없다"면서, "현장에서의 그 아우성들을 해결해 줄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사회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아니 되옵니다'하면서 '원전, 석탄 쇄국정책'을 쓰고 있다. 우리는 거의 수출 산업인데, 세계적인 표준에 맞추고 시장에서 경쟁하고 우위를 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만 고립된 섬인 갈라파고스로 남을 것이냐."

고희철·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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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 '유효기간 1년' 두려워할 필요 없다

19.01.27 19:52l최종 업데이트 19.01.27 19:52l





지금 한미 사이에 올해부터 적용될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과 관련하여 막판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2018년 12월 28일 주한미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이 12억 달러를 분담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10억 달러 미만은 수용할 수 없다. 협정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하자"면서 이것이 백악관 수뇌부 회의에서 결정된 최종안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하였다. 이 자리에서 해리스 대사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여 한국정부가 미국 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김으로써 청와대를 압박하였다.

정부의 입장 변화는 국익을 훼손하는 중대한 실책
 
이야기 나누는 한-미 방위비협상 대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방위비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Timothy Betts)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야기 나누는 한-미 방위비협상 대사 2018년 6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방위비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Timothy Betts)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주한 미대사가 통보한 안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은 무엇일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1조 원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1조 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그 대신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하자는 제안을 미국에 했다고 한다. (한겨레 2019년 1월 23일)

한국의 제안대로 하면 미국은 2019년 방위비분담금 총액으로 10억∼12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10차 SMA가 적용되는 첫해인 올해 방위비분담금은 최소 10억 달러(1조 1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효기간 3년을 얻어내기 위해 1조 원을 넘길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의 협상전술에 휘둘린 것으로서 국익을 훼손하는 중대한 실책이 아닐 수 없다.

유효기간 1년 제안에 줏대 없이 허둥대는 정부

문재인 정부는 10차 SMA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미국의 기습적 제안에 대해 허를 찔린 듯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이 협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제안을 처음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 11일 열렸던 10번 째 협상 때였다고 한다. 그 이전 회의에서 미국 협상대표는 6∼10년을 주장하였다.

미국 측 협상 대표는 1년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새로운 방위비분담 원칙을 마련하고 있으니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고 새 원칙에 따라 다시(2020년부터 적용될 협정에 대해서) 협상하자"(한겨레, 2019년 1월23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국대표는 방위비분담금 규모는 '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조 원을 넘을 수 없으며 1년짜리 협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고 한다. SMA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할 경우 10차 SMA가 체결되자마자 곧바로 내년(2020년)부터 적용할 협정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리스 주한미 대사가 청와대를 방문해 협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최후통첩성(?) 요구를 다시 꺼내자 우리 정부는 유효기간 1년 제안을 철회시키기 위해 1조 원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접기로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방위비분담금) 숫자에서는 우리가 상징성을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1년은 받아들일 수 없다. (협상하고) 돌아서자마자 다시 내년 방위비 협상을 시작"(위 한겨레기사)해야 한다는 정부관계자의 발언에서 우리 정부가 협상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줏대 없이 허둥대는 것이 보인다.

무원칙한 마지노선과 그것마저 포기하는 정부

우리 정부가 미국에 1조 원 이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은 정부가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9999억 원)을 포기하였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1조 원을 '국민들이 생각하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고 여겼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에도 1조 원을 넘는 것만은 막겠다는 의미다. 이 점에서 마지노선의 포기는 정부 스스로 협상 실패를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

사실 정부가 설정한 마지노선이란 것은 방위비분담금의 삭감을 바라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수세적이고 무원칙한 목표다. 2017년 12월말 현재 미집행된 방위비분담금만 1조 788억 원(미집행현금 3292억 원, 불용액 968억 원, 감액 5570억 원, 2017년 예산 중 다음연도로 이월된 금액 958억 원)에 이른다. 이는 한 해 방위비분담 액수보다 많은 것으로 현재의 방위비분담금(2018년 9602억 원)이 과도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다.

평택미군기지 이전이 마무리 단계인 것도 방위비분담(군사건설비) 삭감 요인이다. 미국이 불법적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이용해 얻은 이자소득만 최소 3500억 원이 넘는데 이 이자소득 역시 우리 국고로 환수하거나 아니면 그만큼 방위비분담금을 삭감해야 할 요인이다. 정부는 9차 SMA국회 비준 당시(2014년 6월 7일) 방위비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을 확인해 차기(10차 SMA) 협상 때 방위비분담 총액에 반영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마지노선'은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삭감요인을 반영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자충수였다. 이런 수세적이고 무원칙한 마지노선마저 정부가 미국에 휘둘려 포기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과도한 주한미군 유지비 부담으로 허리가 휜 우리 국민들이 입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협상을 두려워하면 필패다
 
정동 미대사관저앞, 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 규탄 2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미대사관저 앞에서 민주노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진보연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권, 국익, 평화정착에 역행하는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정동 미대사관저앞, 방위비분담금 인상 강요 규탄 2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미대사관저 앞에서 민주노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진보연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권, 국익, 평화정착에 역행하는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정부에 묻고 싶다. 왜 '돌아서자마자 다시 방위비분담 협상을 하면' 안 되는가? 왜 1년짜리 협정은 '현실성'이 없다고 미리 단정해 버리는가?

미국의 제안을 수용해 이번 10차 SMA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면 2020년 적용될 11차 SMA 체결을 위해서는 정부 말대로 올해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또 협상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왜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지 묻고 싶다.

그 어디에도 협정의 유효기간이 1년이면 안 된다는 원칙이 없다. 지금 한반도  정세로 보면 10차 SMA협정의 유효기간이 1년으로 되더라도 한국에 불리할 것이 없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관한 북미간 합의도, 적대행위 중지와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축에 관한 남북간 합의도 더 진전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 역할 및 기지 축소가 불가피해지는 등 주한미군 유지비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한국의 입장이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굳이 협정 유효기간을 1년이 아닌 3년으로 하기 위해 정부가 정한 마지노선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까닭이다.

SMA 협상에 관여하는 일부 관료 입장에서나 협상 안을 마련해야 하는 일부 정책입안자 입장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 또 협상을 한다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1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나아가서는 스스로 정한 방위비분담증액의 마지노선을 포기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주권과 국익이 걸린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해서 자신들의 편의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1조 원 미만이라는 마지노선을 포기하면서까지 3년 유효기간을 받아내려고 하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미국과의 협상을 두려워하면 우리의 주권과 국익이 지켜질 수 없음은 물론이다. 협정 유효기간이 1년이냐 3년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주권과 국익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하겠다.

미국에 당당히 맞서는 것이 국익을 지키는 길 

유효기간 1년 제안의 배경이 "해외파병한 모든 미군의 주둔비용 분담원칙을 전면 재검토한 뒤 한국, 일본, 나토 등과 올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미국 쪽 방침 변경에 따른 것"(한겨레 2019년 1월 26일)이라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해외 미군주둔비용 분담 원칙에 관한 새로운 협상기준을 마련하여 한국과 협상에 임한다 하더라도 한국은 이에 대해서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미국이 새 기준을 마련해 협상하겠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올해부터 적용될 방위비분담금으로 1.5∼2배 인상을 요구한 것이 객관적 기준에 의거한 것이 아니라 우격다짐식 요구였음을 미국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 유럽주둔 미군에 대한 각 주둔국가의 지원은 각 주둔국과 미국 사이에 맺은 주둔군지위협정(소파)을 법적 근거로 한다. 따라서 미국이 이 소파를 무시하고 해당 주둔국에 임의로 미군유지비용 부담 기준을 들이밀 수는 없다.

또 나토의 유럽회원국들은 어느 나라도 한국처럼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가 없다. 가령 독일이나 이탈리아는 자국에 미군이 주둔하지만 주둔미군에 대해서 한국처럼 방위비분담금조로 현금을 미국에 지급하지 않는다. 일본은 유일하게 한국처럼 미국과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을 맺고 있지만 주일미군에 대한 지원범위나 지원조건이 한국과 다르다.

한미소파 제5조는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분담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정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한국은 시설과 구역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며 그 외 모든 주한미군 유지비용은 미국이 책임지게 되어 있다. 미국은 걸핏하면 한국에 대해 불공정한 부담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이는데 한미소파 제5조에 비춰보면 주한미군의 유지비의 일부를 한국에 떠넘기는 자체가 한미소파 위반이고 불공정 행위인 것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5배나 많이 부담

주한미군 유지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부담하고 있는 비용을 비교하더라도 한국은 미국보다 몇 배나 많은 부담을 하고 있어 한국이 불공정한 부담을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2018년 방위비분담금 9602억 원(8억 7000만 달러)은 미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비인적주둔비 11억 6000만 달러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은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각종 명목으로 주한미군에 대한 직간접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 내역을 보면 아래와 같다. 평화통일연구소가 2018년 국방예산 사업설명서를 뒤지고 또 국방부와 환경부, 행정안전부 등에 정보공개청구하여 얻은 결과이다.

2018년 기준으로 직접경비는 주한미군기지 시설부지지원(73억 원), 평택미군기지 이전비(5704억 원), 미국 소유 연합C4I체계 및 통신선 사용료(209억 원), 한미연합연습비용 분담(32억 원), 주한미군 손해배상금 지급(450억 원), 카투사 인건비 216억 원(추정치임), 미군기지 및 주변지역 환경조사(63억 원), 반환공여구역 토지매입비 국비지원(506억 원), 평택·동두천·의정부의 미군기지주변지역 정비비(2832억 원) 등 1조 85억 원이다.

또 간접경비는 미군기지 임대료 평가(용산 미군기지 81만 평의 임대료 평가만  4조 4000억 원), 카투사 가치평가(1192억 원) 등 4조 5192억 원이다. 이 직접 및 간접 경비와 방위비분담금을 합하면 대략 6조 5000억 원가량 된다. 이는 미국이 부담하는 주한한미군 유지비(11억 6000만 달러=1조 3000억 원)의 5배에 달한다.  

우리 정부는 협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당당히 협상에 임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병행으로 바뀐 한반도 정세 변화, 평택미군기지 이전 마무리 국면, 불법 취득한 이자소득 환수, 1조 원 넘는 방위비분담 미집행금 등은 정부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방위비분담 삭감 요인들이다.

협상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상 유효기간 1년 제안을 과감히 수용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을 지켜야 함은 물론이고 방위비분담금을 삭감함으로써 주한미군 유지비에 대한 우리 국민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고 우리 주권과 국익을 지켜내길 바란다. 

심층분석 - 미국의 대폭후퇴, 조선의 압승예감

[개벽예감 332]심층분석 - 미국의 대폭후퇴, 조선의 압승예감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1/28 [08:49]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한반도 군비통제상황과 조미비공개접촉에 관한 특별보고
2.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새로운 비핵화 방안
3. 트럼프 대통령을 집단적으로 면담한 조선대표단
4. 워싱턴에서 진행된 김혁철-비건 실무급회담
5.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
6. 트럼프의 대폭후퇴로 조미협상의 견해차이가 해소되다


1. 한반도 군비통제상황과 조미비공개접촉에 관한 특별보고 

2018년 12월 2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미국인 중년남성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국무부 대조선정책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이었다. 하루 전 서울에 도착한 그는 숙소로 정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그날 아침 판문점을 향해 출발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그의 판문점 행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비공개방문이었다. 당시 그는 12월 21일에 예정된 한미실무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갔는데, 회의에 참석하기 전날 판문점부터 찾았던 것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전에도 서울을 네 차례 방문했었고, 방문할 때마다 2박3일 일정을 서울에서 보내곤 했는데, 2018년 12월 19일 서울에 도착하였을 때는 방문일정을 3박4일로 잡았다. 이것은 그가 방문일정 중에 시간이 남아서 즉흥적으로 판문점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서울로 출발하기에 앞서 판문점 비공개방문을 미리 준비하였음을 말해준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그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판문점에 머물렀다고 한다. 판문점에서 3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까? 판문점 방문시점이 사연을 말해준다. 그가 판문점에 나타나기 8일 전인 2018년 12월 12일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 감시초소 철거현장들에 대한 상호검증을 완료하였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군비통제를 시작한 중대한 변화다. 한반도 군사상황에 중대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미국이 그처럼 중대한 변화를 멀리서 구경이나 하고 있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은 정전체제를 뒤흔드는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은 군비통제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싶었다. 그래서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인 방문이 아니라 특별한 시찰이었다. 

비건 특별대표의 직속상관은 마익 팜페오 국무장관이지만, 그의 판문점 시찰은 국무장관이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비건 특별대표에게 판문점을 방문하여 군비통제상황을 현장에서 시찰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에 관한 보고를 이미 받았지만, 서면보고만 가지고서는 만족할 수 없어서 비건 특별대표에게 현장시찰임무를 주어 그를 판문점에 보냈던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2월 19일 서울에 도착하여 3박4일 머물렀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조선정책특별대표가 12월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실무단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상대로 즉석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비건의 서울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는 한미실무단 회의 전날 판문점을 비공개로 시찰하였는데, 그것은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을 현장에서 시찰하고 그 결과를 자신에게 보고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그는 서울방문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이미 결정해놓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중대한 정보도 흘려주었다. 또한 그는 서울방문기간 중에 주한미국군 주둔지원비 증액문제가 '북핵문제'와 직결되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국군 주둔지원비를 미국이 요구하는 만큼 증액하지 않으면 철군하겠다는 뜻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국 국방부를 통해 한반도 군비통제추진과정에 은밀히 개입하여 그 속사정을 알고 있는 마이클 미니핸 주한미국군사령부 참모장과 버크 해밀턴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이 비건 특별대표의 판문점 시찰에 동행하여 군비통제상황을 자세히, 그리고 아주 실감나게 해설해준 것으로 생각된다. 비건 특별대표가 무려 3시간 동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머물렀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는 판문점에서 군비통제상황을 시찰하고, 서울에 돌아가 한미실무단 회의를 진행한 다음 2018년 12월 22일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8년 12월 24일 백악관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미국인들이 들뜬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 전야를 맞이하고 있었던 그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두 사람이 들어섰다. 그 중 한 사람은 나흘 전 판문점 시찰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간 비건 특별대표였고, 다른 한 사람은 지나 해스펄 중앙정보국 국장이었다. 그 두 사람은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여기에 실린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곁에 서 있는 비건 특별대표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읽고 있고, 그 옆에 서 있는 해스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이 촬영된 것이다. 미국 국무부 관리들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에 들어가 직접 보고하는 사람은 팜페오 국무장관인데, 그날은 매우 이례적으로 비건 특별대표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였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8년 1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문건을 읽고 있는 장면이다. 그 문건은 비건 특별대표가 판문점을 시찰하고 작성한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에 관한 특별보고서다. 비건 특별대표 옆에 서 있는 여성은 지나 해스펄 미국 중앙정보국 국장이다. 사진 속의 해스펄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려는 특별보고서를 두 손으로 들고 서 있다. 해스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특별보고서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 초까지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측과 비공개접촉을 진행할 결과를 종합분석한 특별보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그것이 한반도 평화협정체결문제 및 주한미국군철수문제와 직결되는 선행조건으로 되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특별대표와 해스펄 국장으로부터 각각 특별한 보고를 받았다. 비건 특별대표가 제출한 보고서는 그가 판문점 시찰을 통해 파악한,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에 관한 특별보고서였고, 해스펄 국장이 제출한 보고서는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측과 여러 차례 비공개접촉을 진행한 결과를 종합분석한 특별보고서였다. <동아일보> 2019년 1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조미협상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던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 초까지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는 판문점 등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몇 차례 비공개접촉을 하였다고 한다. 

위에 서술된 몇 가지 정보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군비통제상황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조미협상 교착상태가 지속되던 기간에도 비공개접촉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간접적인 의사소통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특별대표와 해스펄 국장으로부터 각각 특별보고를 받고 자신의 트위터에 세 문장으로 된 메시지를 남겼다. 

“성탄절 전야에 우리 사람들로부터 북조선에 관한 설명을 들었음.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음. 김 위원장과 만날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음!” 

사건의 전후맥락을 파악한 사람들은 위의 인용문에 담긴 뜻을 다음과 같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성탄절 전야에 한반도 군비통제상황과 조미비공개접촉에 관한 특별보고를 받았다. 한반도에서 군비통제가 시작되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있으며, 조미비공개접촉으로 조미협상 교착상태를 넘어설 길이 열렸으므로,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좋은 여건이 마련되었다!” 


2.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새로운 비핵화 방안

2018년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아르헨띠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전용기를 타고 가던 중에 그는 자신을 수행한 취재진을 상대로 즉석회견을 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내즉석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월이나 2월쯤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회담개최지로 세 도시를 선정, 검토하고 있다고 하였고, 앞으로 어느 시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핏 읽어보면, 이건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기내즉석회견에서 위와 같이 말했던 2018년 12월 1일 당시까지만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2차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해 아무런 응답도 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아사히신붕> 2018년 12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2019년 초에 개최하는 문제를 타진하고 있었지만, 조선은 응답을 주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성급하게, 그리고 일방적으로 제2차 조미정상회담의 개최시기 및 개최지에 대해 언급하였고, 앞으로 때가 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워싱턴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혔던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을까?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에서 해담을 찾을 수 있다. 외교소식통의 제보를 인용한 <중앙선데이> 2018년 12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2018년 12월 21일 한미실무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었던 비건 특별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 로드맵(추진경로도라는 우리말로 써야 하는 외국어)을 완성했으며, 북한에 설명할 기회를 찾고 있지만 아직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로드맵에는 북한의 단계적인 비핵화조치와 연동된 미국의 상응조치가 담겨 있으며, 여기엔 대북제재이슈(문제라는 우리말로 써야 하는 외국어)도 담겨있다. 북미 간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 등을 망라하는 완전한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데 미국 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읽을 수 있다. 

(1) 비건 특별대표가 위와 같이 발언하였던 2018년 12월 21일 당시, 백악관은 한반도 비핵화 경로도를 준비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 경로도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선과 미국이 각각 실행해야 할 과업들, 단계적으로 실행해가는 순서들, 해당과업들을 언제 시작해서 언제까지 완료하는지를 표시한 추진일정표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보인다. 경로도를 완성했다고 밝힌 비건 특별대표의 말에 나오는 ‘완성’이라는 말이 바로 그런 사정을 반영한 표현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하고 결정한 한반도 비핵화 경로도는 미국의 대조선협상전략이 전면적으로 반영된 방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자신 있게 발언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의 지시와 결정에 따라 대조선협상전략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2) 조선의 핵신고를 받아내려던 비현실적인 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협상전략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조선에게 핵신고를 요구하는 것은 협상을 무한정 교착상태에 빠뜨릴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폭 후퇴하여 그 요구를 철회했던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대해 자신 있게 발언할 수 있었던 것은, 조미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린 핵신고서 요구를 스스로 철회하여 협상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3) 비건 특별대표가 위와 같은 발언을 꺼내놓았던 2018년 12월 21일 당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조선에게 설명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정을 좀 더 명확하게 서술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할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내심 안타까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1월 2일 새해 들어 처음 소집된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어 보이면서 제2차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해 3분 동안 설명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마련해놓고 제2차 조미정상회담 개최를 간절히 바란다는 소식을 통일전선부-중앙정보국 비밀연락선을 통해 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2월 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친서가 바로 그 친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헤아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에서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환영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선대표단을 곧 워싱턴에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 속사정을 알게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2월 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에서 제2차 조미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환영하면서,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선대표단을 곧 워싱턴에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응답을 학수고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내용의 친서를 받았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그는 2019년 1월 2일 새해 들어 처음으로 소집된 백악관 각료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나타났다. 미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면서 3분 동안 제2차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해 언급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 2019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북조선과 매우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 나는 그 이상 자세한 것을 말하지 않겠지만, 매우 특별한 대화라는 점만 말하겠다.” 매우 특별한 대화라는 것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 초까지 판문점 등에서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측과 여러 차례 비공개접촉을 진행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게 되었다는 뜻이다.  


3. 트럼프 대통령을 집단적으로 면담한 조선대표단

2019년 1월 17일 저녁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대표단이 워싱턴에 도착하였다. 조선에서는 제2차 조미고위급회담 대표단이라는 공식명칭을 쓰는데, 이 글에서는 편의상 조선대표단이라고 부른다. 

이튿날 조선대표단이 머무는 호텔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팜페오 국무장관 사이에 회담이 진행되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김영철-팜페오 고위급회담에 유별나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대표단을 워싱턴에 파견한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한 것이었다. 조선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한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 <워싱턴포스트> 2019년 1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하기 직전 중동지역을 순방하고 있었던 팜페오 국무장관은 순방일정을 줄이고 급히 워싱턴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선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시점을 임박해서야 알았다는 점을 말해준다. 조선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시점이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었기 때문에, 중동에 나가있던 팜페오 국무장관은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대표단을 워싱턴에 파견한 목적이 김영철-팜페오 고위급회담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있었다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영철-팜페오 고위급회담은 2019년 1월 18일 오전 11시에 시작되어 45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 그처럼 짧은 회담시간은 그 회담이 의례적인 회담이었음을 말해준다. 

조선대표단이 숙소로 정한 호텔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을 만나 의례적인 회담을 마친 김영철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선 시각은 12시 15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대표단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 자리에는 팜페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가 동석하였다. 조선대표단의 2019년 1월 18일 백악관 방문과 조선대표단의 2018년 6월 1일 백악관 방문을 비교하면, 몇 가지 다른 점들이 보인다. <사진 4>  

▲ <사진 4> 위쪽 사진은 2019년 1월 18일 조선대표단을 이끌고 백악관에 들어간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전했다. 아래쪽 사진은 조선대표단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는 장면이다. 그것은 단독 면담이 아니라 집단적인 면담이었다. 면담에는 팜페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도 동석하였다. 사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문건들을 자신의 책상 위에 잔뜩 펼쳐놓고 조선대표단에게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할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이 중대한 문제를 설명하느라고, 그는 30분 동안 예정되었던 면담시간을 2시간 가까이 연장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2018년 6월 1일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였는데, 2019년 1월 18일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하였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자신의 친서를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전하였다. 최근 두 정상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2018년 6월 1일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역관을 대동하고 백악관에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을 단독 면담하였고, 대표단 성원들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은 밖에서 기다렸었는데, 2019년 1월 18일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역관을 대동하고 대표단 성원들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 김혁철 참사, 박철 참사와 함께 백악관에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을 집단적으로 면담하였다. (공식직책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대표단 성원 두 사람에 대해서는 편의상 참사라고 부른다.) 

당시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대표단을 면담하는 시간은 1월 18일 오후 12시 15분부터 45분까지 30분으로 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대표단을 30분 동안 면담한 뒤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면담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이례적으로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면담시간을 1시간 30분 정도 뒤로 미루고, 장장 2시간 가까이 조선대표단과 면담하였다. 이런 이례적인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대표단과의 면담을 얼마나 고대하였고, 중시했는지를 말해준다. 

면담장면을 촬영한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서들을 집무책상 위에 펼쳐놓고 손짓을 해가면서 조선대표단에게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만 봐도, 그 면담이 외교관례에 따라 덕담이나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안할 중대한 기회를 기다려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기에게 대표단을 보낼 것이라는 연락을 받고, 자기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그들에게 진지하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관련문서를 보아가면서, 그리고 다른 면담일정을 한참 뒤로 미루면서 조선대표단에게 자기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설명하였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한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4. 워싱턴에서 진행된 김혁철-비건 실무급회담

2019년 1월 22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연단 화상연설 직후 질의응답시간에 조선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에 관해 언급하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조선에서 새로 지명된 회담상대와 만났으며, 그 만남에서 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 미국 국무부는 비건 특별대표와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조선반도사무특별대표가 1월 23일 워싱턴에서 진행한 미중실무급회담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난 1월 18일 워싱턴에서 조미실무급회담도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조선대표단이 워싱턴에 머물고 있었던 지난 1월 18일 조선에서 새로 지명된 회담상대와 비건 특별대표 사이에 실무급회담이 진행되었음을 말한 것이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새로 지명된, 비건 특별대표의 회담상대는 김혁철 참사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난 1월 18일 조선대표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숙소호텔로 돌아가서 팜페오 국무장관이 마련한 오찬을 마친 뒤에, 김혁철-비건 실무급회담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혁철 참사는 이전에 스위스 제네바 주재 조선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국제핵감축문제를 담당했다고 한다. 제네바에는 조선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나라들이 가입한 유엔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가 있는데, 핵보유국들과 비핵국가들이 그 국제기구에서 핵군비통제 및 핵감축문제를 논의한다. 김혁철 참사가 제네바 주재 조선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국제핵감축문제를 담당하였다면, 그는 핵군비통제 및 핵감축문제에 정통한 외교관이다. 

여기서 개념정리가 요구된다. 핵감축(nuclear disarmament)은 핵무기를 감축하는 것이고, 핵군비통제(nuclear arms control)는 핵무기를 폐기 또는 감축하지 않으면서,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중단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핵군비통제와 핵동결은 동의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중단하는 핵동결 완료를 선언하고, 핵군비통제문제에 정통한 외교관을 비건 특별대표의 회담상대로 임명한 것은 앞으로 조미협상에서 조선과 미국의 상호핵동결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2019년 1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워싱턴을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간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조선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결과를 청취하였는데, 그 자리에 김혁철 참사가 동석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9년 1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대표단 단장인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김영철 부위원장의 보고를 듣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어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에서 대폭 후퇴하였다는 사실을 김영철 부위원장의 보고를 통해 확인하였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처럼 환한 미소로 친서를 전달받은 것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9년 1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대표단 성원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 면담결과를 청취하는 장면이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옆에 앉은 사람은 조선대표단 성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김혁철 참사와 박철 참사다. 국제핵감축문제에 정통한 김혁철 참사는 비건 특별대표의 회담상대로 지명된 노련한 외교관이고, 영어에 능통한 박철 참사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소속 간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여기서 또 다른 개념정리가 요구된다. 조선과 미국의 상호핵동결은 조선이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완전히 중단한 것에 상응하여 미국도 조선을 겨냥한 핵무기의 연습, 위협,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핵동결에도 상호성의 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조선과 미국이 상호핵동결을 합의하고 이를 완전히 실행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 박철 참사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 소속된 간부인데, 그 위원회 위원장은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박철 참사는 영어에 능통하다. 영어에 능통한 그가 이번에 조선대표단 성원으로 망라된 데는 사연이 있다. 2018년 6월 1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단독 면담하였는데, 성격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시간을 거의 주지 않고 말을 길게 이어가는 바람에, 김영철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길게 이어진 발언내용을 통역을 통해 파악하느라고 어려움을 느꼈다. 그런 사정을 간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 조선대표단을 백악관에 파견하면서 영어에 능통한 박철 참사를 대표단 성원으로 임명하였고, 통역을 통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묘한 어감차이나 심리상태까지 세심하게 관찰, 파악하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워싱턴을 방문하고 평양으로 돌아간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고, 조선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결과를 청취하였는데, 그 자리에 박철 참사도 동석하였다.   

그런데 조선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일정은 김영철-팜페오 고위급회담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1월 18일 저녁, 본 비숍 중앙정보국 부국장과 존 플레밍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 신임 총책임자가 조선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대표단이 중앙정보국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비공개회담을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얼마 전 조미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조선과 미국은 비밀연락선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면서 비공개접촉을 추진한 바 있었다. 조미협상과정에서 뜻밖에 일어날 수 있는, 예측하기 힘든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조선과 미국은 비밀연락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5.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

2019년 1월 18일 저녁, 조선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일정이 거의 끝나가던 때, 미국 국무부가 뜻밖의 내용을 외부에 공지하였다. 비건 특별대표가 이튿날부터 2019년 1월 22일까지 사흘 동안 스웨리예(스웨덴)를 방문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리예 수도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국제회의에 참석한다는 뜻이었다. 스톡홀름 국제회의는 2018년 11월 초에 조미고위급회담이 무산되자 스웨리예 외교부와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가 공동주최한 것이다. 그래서 반관반민 국제회의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비건 특별대표가 워싱턴에서 김혁철 참사와 실무급회담을 마치자마자 급히 스톡홀름 국제회의에 참석한 까닭은, 그 회의에 최선희 조선외무성 부상이 참석하였기 때문이다. 최선희 부상이 스톡홀름에 도착한 때는 1월 17일 오후였고, 비건 특별대표가 스톡홀름에 도착한 때는 1월 19일 오후였는데, 그 사이에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월 18일 밤늦게 스톡홀름에 도착하였다. 스톡홀름 국제회의는 1월 19일 오후 6시에 시작되어 1월 21일 오전 10시에 끝났다. 스톡홀름 국제회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원래 스톡홀름 국제회의는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4일 동안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는데, 하루 일찍 끝났다. 이런 정황은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가 실무급회담에서 장시간 논쟁을 벌이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회담분위기는 좋았다. 

(2)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 2019년 1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스톡홀름 국제회의에서 지역안보체제문제를 논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할애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그 회의에서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가 동북아시아안보문제에 관해 긴 시간 동안 논의하였음을 말해준다, 왜 갑자기 동북아시아안보문제가 제기되었을까? <사진 6> 

▲ <사진 6> 위의 사진은 최선희 조선외무성 부상이 2019년 1월 21일 스톡홀름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비건 특별대표와 여러 차례 진행한 실무급회담을 모두 끝마치고 스톡흘름 주재 조선대사관에 도착하여 승용차에서 내리는 장면이다.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스톡홀름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별도로 실무급회담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회담들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수립방안과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되었는데, 참으로 놀랍게도, 쌍방의 견해차이가 사실상 해소되었다. 한때 견해충돌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조미협상의 내부사정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진전된 근본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에 제기하였던 종전의 비현실적인 요구들을 완전히 철회하면서 대폭 후퇴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지않아 제2차 조미정상회담이 열리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수립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극적으로 합의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 역사적인 합의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내년 10월까지 놀라운 격변들이 연속 일어나게 된다. 미국의 대폭후퇴가 조선의 압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동북아시아안보문제는 조선과 미국이 상호핵동결을 이행하는 비핵화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조선이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완전히 중단한 것에 상응하여 미국도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에서 조선을 겨냥하는 핵무기의 연습, 위협, 사용을 완전히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조선을 겨냥한 핵무기의 연습, 위협,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에 전진배치한 핵무기체계를 동원하는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영구히 중단하고,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로 조선을 위협하지 않고, 그 어떤 경우에도 조선에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조선과 미국이 역내 관련국들과 함께 조선과 미국의 상호핵동결을 공고하게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동북아시아안보체제를 세워야 한다. 새로운 동북아시아안보체제는 ‘안보’라는 간판을 내걸고 전쟁을 추구하는 낡은 군사동맹체제가 아니라,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지역평화체제로 되어야 한다. 그런 동북아시아평화체제가 한반도 평화지대 구축을 중핵으로 하여 세워질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므로 앞으로 제2차 조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한반도에 구축될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는 조선과 미국의 상호핵동결을 공고하게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동북아시아평화체제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지대를 구축하는 데서 결정적인 요인은 주한미국군 철수이며, 동북아시아평화체제를 세우는 데서 결정적인 요인도 역시 주한미국군 철수다. 주한미국군이 철수되지 않으면, 한반도 평화지대도 구축될 수 없고, 동북아시아평화체제도 세워질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조선은 오래 전부터 주한미국군 철수를 중핵으로 하는 새로운 동북아시아평화체제 구축방안을 연구해왔다. 10여 년 전 조선측 대표단 성원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여 지역안보문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은 최선희 부상은 그 문제에 정통한 노련한 외교관이다. 그에 비해, 비건 특별대표는 청년시절에 부쉬 행정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밑에 들어가 실무자로 일하면서 미국-로씨야 관계에 관한 실무를 잠시 맡아보다가, 포드자동차회사에 들어가 오랜 기간 일했던 경력밖에 없으므로, 동북아시아평화체제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는 애송이 외교관이다. 노련한 외교관과 애송이 외교관이 동북아시아안보문제를 놓고 회담을 하였으니, 그 회담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6. 트럼프의 대폭후퇴로 조미협상의 견해차이가 해소되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대표단에게 설명한 한반도 비핵화 방안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요미우리신붕> 2019년 1월 27일 보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19년 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스톡홀름 국제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과 최선희-비건-이도훈 실무급회담이 각각 병행되었는데, 그 회담에 참석하였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말을 인용한 것이 확실해 보이는 <요미우리신붕> 보도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중대한 사실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 비건 특별대표는 최선희 부상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계획의 폐기, 핵시설들의 폐기 및 검증을 요구하였다. 
(필자의 해설 -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라는 종전의 비현실적인 요구에서 대폭 후퇴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계획’을 폐기하라는 현실적인 요구를 제기하였다.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중단하는 핵동결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검증을 받으라는 종전의 비현실적인 요구에서 대폭 후퇴하여 핵시설들을 폐기하고 검증을 받으라는 현실적인 요구를 제기하였다. 이것도 역시 핵무기의 생산, 시험, 사용, 전파를 중단하는 핵동결을 의미한다. 미국이 이번에 새로 제기한, 종전보다 대폭 후퇴한 요구들은 명백하게도 핵동결 요구다!)   

(2) 최선희 부상은 비건 특별대표에게 제3국의 대조선석유수출과 조선-제3국의 국제금융거래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해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필자의 해설 - 미국은 위와 같은 조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은 미국에게 제재완화를 요구하지만, 제재완화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구는 평화협정체결이다. <로이터즈> 2019년 1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과 병행하여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스톡홀름 국제회의에서 “여러 가지 지역안보체제들”에 관해 논의되었다고 하였는데, 이런 보도내용은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문제가 논의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요미우리신붕> 서울특파원이 만난 익명의 제보자는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에서 평화협정체결문제가 논의되었는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평화협정체결문제는 철군문제와 직결되는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므로, 익명의 제보자가 그 문제에 대한 논의사실이 언론에 유출되지 않게 언급을 회피했을 수도 있고, 최선희-비건 실무급회담에서는 평화협정체결문제를 논의하였으나 최선희-비건-이도훈 실무급회담에서는 그 문제를 논의하지 않아서 제보자가 논의여부를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두 경우 중에서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3)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실행순서 및 실행시기와 관련하여 약간 견해차이를 보였지만, 상대의 요구를 “대체로 받아들일” 의향을 표명하였다. 
(필자의 해설 - 이것은 조미협상에서 견해차이가 사실상 해소되었음을 말해준다.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역사적인 대타결이 이루어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다.)

(4) 최선희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앞으로 조미협상에서 합의될 목표들의 이행을 “2020년 중에 완료하는” 문제를 논의하였다. 
(필자의 해설 -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임기가 사실상 끝나게 되는 내년 10월 말까지 조선의 핵동결문제와 미국의 주한미국군철수문제를 동시에, 완전히 해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내년까지 해결하고 통일국가건설을 한 걸음 더 앞당기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과 미국의 상호핵동결을 합의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과업을 합의할 것이다. 그 역사적인 합의에 따라, 올해 3월부터 내년 10월까지 놀라운 격변들이 연속 일어나게 된다. 미국의 대폭후퇴가 조선의 압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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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예타 면제 비난했던 文정부 내로남불”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일보,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 비판… 조선일보 “한국에서 호황은 민주노총 뿐”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9년 01월 28일 월요일

문재인 대통령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을 언급하면서 예타 면제사업 선정이 총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2018~2022)에 반영할 각 지방자치단체 예타 면제 신규 사업 발표는 오는 29일이다.
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회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다수 신문이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은 채 기득권만 유지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다음은 28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힘뺀다더니 ‘줄고발’로 힘싣기 ‘검찰공화국’ 앞장선 정부·여당”국민일보 “‘예규 로비’조사 착수 공직 기강 고삐 죈다” 동아일보 “고용재난에 울고, 사채에 피눈물” 서울신문 “#미투 1년…잠자는 법안 깨워라” 세계일보 “‘출산율 저하, 우리 탓입니까’ 인구정책 담당자들 울화통”조선일보 “軍이 앞장선 ‘한일 감정싸움’” 중앙일보 “예타 면제 신청 61조 내일 33건 운명의 날” 한겨레 “미투 1년, ‘피해자다움’ 굴레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한국일보 “국민 52% ‘文정부서 사회갈등 늘었다’” 
예타 면제, 선심성 정책 비판  
문 대통령은 울산·경남을 방문해 울산외곽순환 고속도로와 남부내륙철도 등 예타 면제를 암시했고, 대전 지역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세종~청주 고속도로 등 예타 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광역지자체별 1건’을 약속하며 기정사실화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북 익산을 찾아 새만금 신공항 건설과 상용차 혁신성장 구축산업을 위한 예타 면제 결정이 이달 안에 이뤄진다며 예타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 28일자 경향신문 만평
▲ 28일자 경향신문 만평
예타 조사제도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해 올해로 20년 됐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며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을 6개월 간 타당성을 조사해 국가재정 낭비를 줄이는 걸 목표로 하는 제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투자평가실이 담당한다.  
예타 사업은 경제성(35~50%), 정책성(25~40%), 지역균형발전(25~35%) 등 평가항목을 충족해야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나 경제·사회적으로 긴급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사업목적·규모 등 구체적 사업계획이 수립된 사업에 한해 제한적으로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 
전국 지자체가 정부에 요청한 30개 예타 면제 사업의 사업비는 경향신문 자체 추정 64조4000억원이 넘는다. 이 중 21개 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사업비는 41조원이 넘는다. 한겨레 추산 38개 사업 70조4600여억원이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추산으론 33개 사업 61조2500억여원 수준이다.  
국민일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가장 주목을 받으며 동시에 논란을 일으키는 사업”으로 꼽았다. GTX B노선은 수도권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광역교통망의 핵심축으로 인천시의 숙원사업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지역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은 인구가 많고 수요도 많아 예타를 수월하게 통과하지만 지역은 수요가 부족해 번번이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즉 ‘지역 균형’을 맞추는데 이바지 할 사업을 먼저 예타 면제할 방침이란 뜻이다.  
이를 고려할 때 수도권 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민일보의 예측이다. 이 신문은 “서울시의 동부간선도로 확장, 인천시의 GTX B노선 건설, 경기도 신분당선 수원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 등이 여기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경기지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겨레 “핵심 사업 탈락에…경기도 ‘수도권 역차별’ 반발”이란 기사를 보면 지난 25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부산시를 무가선 저상 트램 실증노선을 설치할 우선 협상 대상자로 발표했는데 10년간 트램을 준비해온 수원시와 트램 설치 구간을 이미 확보한 성남시는 모두 쓴잔을 마셨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정부가 수원 등 수도권 40여곳을 투기과열지구 조정 대상 지역으로 지정한 상태에서 트램 공모까지 탈락시켰다. 수도권 역차별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중앙일보는 지자체들이 신청한 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려 정작 필요한 사업이 예타 면제를 받지 못할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6면 기사에서 ‘평택~오송 복복선 고속철도 사업’을 언급하며 “이 구간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열차 운행을 늘릴 수 없어 이 구간 지하에 복선 고속철도를 놓아 병목을 해소”한다며 “하지만 현재 예타 기준에서는 후속 사업에 대한 내용과 효과는 반영되지 않는 탓에 경제성 분석(B/C)”에 따라 사업 타당성을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며 평택~오송의 병목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실제 남부내륙철도 열차를 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 사업이 우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역 현안에 가려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 밀려선 안 된다고 했다.
예타 면제를 위해 지자체들이 수요를 과다 추정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경실련은 국정감사 자료 등을 바탕으로 예타 면제 대상 사업 규모가 최대 42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히며 문재인 정부는 2017년 30조원 규모의 예타를 면제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추정까지 더하면 최대 72조원인데 이는 이명박 정부(60조원), 박근혜 정부(24조원), 노무현 정부(2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 28일자 한국일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관련 기사
▲ 28일자 한국일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관련 기사
예타 면제가 선심성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일보는 “투자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꾀한다는 명분을 강조하지만 정부 스스로 마치 선물을 나눠 주듯 지역 숙원사업을 콕 찍어 미리 언급하면서 면제 시에도 엄격한 요건을 거치도록 하는 예타 제도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타 면제를 통한 총선용 선심 정책을 문 대통령 스스로 공공연하게 말씀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사설에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4대강 ‘예타’ 면제 비난하더니…문정부의 내로남불”에서 “이명박정부가 예타 면제로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을 강력히 비난해 온 사람들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핵심들”이라며 “전 정부에서 하면 예산 낭비요, 자신들이 하면 예타 면제해야 할 필수사업인가”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국가 균형발전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대부분 조 단위 예산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지난 지방선거를 석권한 여당 출신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업적 쌓아주기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노린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역시 사설 “예타 면제, 객관적 검증으로 나라 곳간 축내는 일 없어야”에서 “매년 5000억원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는 4대강 사업 말고도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는 체육시설과 공항이 부지기수”라며 “그럼에도 선심성으로 예타를 면제해 준다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행보라는 의구심만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필요한 건 예타의 보완이지 예타의 정당성을 흔드는 게 아니다”라며 “올해 예정된 제도 보완 과정에서도 경제성과 지역균형발전의 균형을 꾀하는 동시에 지역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압박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정족수(과반 참석)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사실상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경사노위 참여 의지에 대의원들이 불참으로 비토를 놓은 셈이다.  
세계일보는 이번에 “대의원 정족수를 채운다 해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통과될지 미지수”라며 “특히 대의원 350여명이 소속된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반대하는데 주목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경사노위 참여를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친재벌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경사노위 참여가 자칫 ‘들러리’서는 꼴이라는 시선이 있다.  
세계일보는 “경사노위 참여 불발은 향후 민주노총 지도부에도 타격”이라며 “지도부가 상정한 동일한 안건이 두 번 연속 무산되는 것이어서 김 위원장을 필두로 한 지도체제에 대의원들이 불신임을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일부 산별노조의 반대에도 김 위원장이 경사노위 참여를 강하게 주장한 것은 그가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참여한다 하더라도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는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주요 의제를 반대해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기능이 희미해질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은 앞서 탄력근로제 확대, 정부의 최저임금 개편안 초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했다. 
▲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압박하는 게 다수 언론의 요구다. 국민일보는 사설 “민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할 좋은 기회다”에서 “좀처럼 타결될 것 같지 않은 쟁점을 놓고 인내심있게 대화를 이어가면서 결국은 합의점을 찾아가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때가 됐다”며 “사회적 대화와 타협 없이는 미래를 열어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와 근로자 파견 도입 등에 반발해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더 이상 총파업 같은 투쟁 일변도는 바람직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며 “지금은 노동계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시대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을 기득권세력으로 규정했다. 이 신문은 “대기업과 공기업 노조를 주축으로 한 민주노총은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등 기득권 세력으로 비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요구할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기어이 경제 멈춰 세우겠다는 민노총의 ‘7가지 청구서’”에서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라는 틀이 마련됐으니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요청했지만 냉랭한 반응만 돌아왔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큰 부작용을 낳자 정부가 최소한의 보완책을 만들겠다는데도 민노총은 한발도 양보할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비난이 이어졌다. 이 신문은 “연봉 1억원 가까운 조합원이 수두룩한 노동단체가 저소득층 일자리를 없애고 영세 자영업자 목을 조르는 일을 하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최소한의 노동 개혁까지 가로막고, 기댈 노조조차 없는 90%의 근로자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한국에서 호황을 누리는 것은 민노총 뿐”이라며 “총파업을 강행하는 그들의 오만은 민노총에 한없이 너그러운 이 정부가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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