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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7일 수요일

젤리코우, “비핵화만 앞세우면 성공 못해”

닝푸쿠이, “양자 협상 진전되면 조속히 4자회담 열어야”
제주=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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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10: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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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젤리코우 교수가 27일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평화 프로세스 전략이 더 실효적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2018제주포럼조직위]
필립 젤리코우 버지니아대 석좌교수가 27일, “좁은 범위에서 비핵화만 추진하면 실효적이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젤리코우 교수는 6자회담이 한창 가동되던 2005~2007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고관으로서 대북 접근법을 설계한 인물이다. 특히, ‘종전선언’ 구상을 라이스 장관과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27일 밤 8시 20분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제주포럼-특별대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참석해 “비핵화에만 집중하는 외교전략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2018년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를 한 단계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하여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접근을 받아들이면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비핵화와 그다지 관계없는 요구가 들어와서 협상이 방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핵화’ 의제의 특별한 전문성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맞상대할 경우 한국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외교적 전략이든 한국 정부를 프로세스의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한다”면서 “결국 평화 프로세스 전략이 북한 이슈 해결에서 (비핵화 집중 전략보다는) 더 적합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스 전 장관과 함께 『독일 통일과 유럽의 변환』을 저술한 그는 “냉전 직후엔 6개의 다른 트랙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협상이 진행됐다”며, 그 틀을 통해 당사자들이 원하는 모든 주제를 다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젤리코우 교수는 “편협한 (비확산) 전문가들의 기술적인 협상보다는 남북이 (중심에서) 서로 이해하는 주제로 협상할 때 감정적으로 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예측 못했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2시 부시 행정부 말기에 가동된 그의 구상이 실패로 끝난 이유로는 부시 행정부 안팎의 사정을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종전선언’ 의지가 있었으나, 행정부 내에서 이를 뒷받침해줄 틀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 외에 외부 지지자가 없었다. 10여년 전과 달리, 지금은 각국 정상들의 종전선언 의지나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보다 중요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젤리코우 교수는 2006~2007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서 전쟁을 끝내는 게 어떠냐’는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 특별대담을 이끌었다. [사진제공-2018제주포럼조직위]
대담자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2007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종전선언’에 동의한다는 확답을 들은 직후 후진타오 주석에게 물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2007년 남북 정상 간 10.4선언에 ‘3자 또는 4자 정상에 의한 종전선언’이라는 애매한 문구가 들어간 배경이다.”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닝푸쿠이 대사는 “당시 노 대통령이 어떻게 얘기했고 후진타오 주석이 어떻게 얘기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곤혹스러워했다. 
  
▲ 닝푸쿠이 대사는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역설했다. [사진제공-2018제주포럼조직위]
그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 전혀 관여하지 않았던 중국이 2000년대 들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현 단계에서 당사국들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4자회담을 개최해서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하는 게 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가 “한국 정부의 구상은 올해 안에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하고 그 이후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미중 4자가 평화조약을 체결하자는 것인데 중국은 이를 수용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닝 대사는 “굉장히 큰 질문”이라며 “제가 답변할 권한이 없다”고 피해갔다.    
‘6자회담은 사실상 죽은 것 아니냐’는 문 특보의 도발적 질문에, 닝 대사는 “무슨 의도로 질문하신건지 모르겠다”고 펄쩍 뛰었다. “중국에서 6자회담은 각 당사자들의 대화를 촉진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시키는 굉장히 중요하고 효과적인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 메커니즘은 적절한 시기에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특보는 “북한과 협상할 때 전제조건을 갖고 너무나 경직되게 하지 말고, 모든 아젠다를 열어놓고 협의하되 멀티트랙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젤리코우 교수의 제안에 동의하고, 중국은 한반도 평화의 실질적 당사자로서 종전선언이든 평화조약이든 중요한 부분이고 중요한 공헌국이 되고 싶다고 닝푸쿠이 대사가 말씀해주셨다”고 이날 대담을 요약했다.
문 특보는 이어 “두 분 다 강조하신 건 외교의 중요성”이라며 “외교는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인데, 경직된 입장보다 외교를 통한 현안 문제 타결이 가장 바람직하고, 평화 프로세스 대화와 협상의 중요성, 이 모든 것이 역사적 대세를 이루면서 지금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단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사석에서 만난 전직 고위당국자는 이미 4자 평화회담이 추진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삼 대통령 때는 4자회담의 의미가 뭔지 몰랐고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이 했던 것과 달리 하고 싶어서 남북이 하겠다고 차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펑, 슈욱…불난 아파트 곳곳에 사람들 매달려 있었다”

등록 :2018-06-27 16:05수정 :2018-06-27 17:44


[증언으로 본 26일 세종시 아파트 화재상황]
노동자들 점심먹고 오후 작업 준비중 폭발음
불길·연기 치솟아…곳곳 “구해달라” 아비규환
에폭시 유증기·불완전연소 연기 등 폭발 추정
뚫린 지하주차장에 가연성 자재 불쏘시개 구실
28일 현장 감식해 최초 발화점 등 규명하기로
지난 26일 대형화재로 노동자 43명과 소방관 4명 등 47명이 사상한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난 26일 대형화재로 노동자 43명과 소방관 4명 등 47명이 사상한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7일 오후 1시,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 건물엔 전날 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외벽 패널이 모두 녹아 내렸고 지하주차장에서 24층 꼭대기 층까지 그을음으로 덮여있었다. 26일 오후 1시10분, 이 건물에서는 폭발과 함께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아 3명이 숨지고 41명(소방관 4명 포함)이 다쳤다. 사상자들은 모두 공사 현장 노동자들이었다. 당시 이 건물에는 10개 하청업체 소속 직원 169명이 일하고 있었다.
“장마가 져서 비가 많이 내렸어요. 점심을 먹고 오후 일을 하려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지하에서 ‘펑’하는 소리와 났어요. ‘뭐지?’ 하는 순간 불길과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솟구쳤습니다.” ㄱ씨는 2동 쪽으로 걸어가다 불길을 만났다. 시뻘건 불과 엄청난 열기, 숨이 막히는 매캐한 연기가 코를 스쳤다. ㄱ씨는 놀라서 엎드렸다가 다른 동료들을 따라 한 블록 건너 한누리대로까지 내달렸다. ‘펑’, ‘슈욱’ 폭발음이 마치 포탄 터지는 것 같았다.
ㄴ씨는 3동 8층에서 동료 3명과 같이 오후 작업을 시작했다가 연기와 불길에 휩싸였다. 창문으로 몸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이곳 저곳에서 고함이 들렸지만 밑에서 올라오는 연기와 열기가 심해 앞을 볼 수 없었다. 후들거리는 손발로 굴절 사다리를 타고 지상에 내리는 순간 안도의 눈물이 쏟아졌다. ㅇ씨 등 8명은 애초 불이 처음으로 났다고 전해진 7동의 4~5층에 고립됐다가 대테러구조단에 구조됐다.
세종소방서 소방관들은 이날 오전 청렴 교육을 받은 뒤 차를 마시는 중이었다. 갑자기 출동 사이렌이 울려 창밖을 보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었다. 이진호 세종소방서 대응예방과장은 “신고 3분 만인 오후 1시19분에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5분 뒤 대응 1단계를 내렸다. 건물 이곳 저곳에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매달려 있었다. 방화복을 입었는데도 300m 전방에서 열기를 느낄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다”고 전했다.
소방관들이 증원되고 특수구조대가 도착하자 소방본부는 방어적 진화에서 공격적 진화로 전환했다. 3동 지하에 갇힌 3명을 구하러 인명구조 베테랑인 윤종혁 소방관과 김동철 소방관 등이 투입됐다. 1m도 안 보이는 짙은 연기 속에서 윤 소방관이 맨홀에 빠져 중상을 입었다. 김 소방관은 일단 자신의 산소통을 벗어주고 탈출했다가 구조 장비를 갖추고 다시 돌아와 윤 소방관을 구해냈다. 3층 지하주차장의 3명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26일 대형화재로 노동자 43명과 소방관 4명 등 47명이 사상한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난 26일 대형화재로 노동자 43명과 소방관 4명 등 47명이 사상한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종시 소방본부는 “화재가 광범위해 정확한 발화 지점을 예단할 수 없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하로는 모두 통하지만 지상은 7개 동으로 분리돼있다. 건물 지하에 적치된 단열재, 에폭시(접착·방수제), 건축재 등이 불쏘시개 구실을 하고 지상의 동들이 굴뚝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재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지상에서 지하로 옮겨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본부는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리고 불길이 치솟은 것은 뜨거워진 에폭시에서 발생한 유증기에 불이 붙은 뒤 2차로 단열재, 건축재 등에 옮겨붙은 불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소방과 경찰은 연기를 완전히 뺀 뒤 28일 오전 현장을 감식해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임동권 세종소방서장은 “현장에 임시 대피 안내판과 간이 소화기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화재 감시자나 방화수를 배치하는 조처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하 주차장에서 용접 설비가 발견됐으나 이를 사용하다 불이 났는지는 확실치 않다. 공사 관계자들이 화재 초기에 진화를 시도했는지도 현장 감식 과정에서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조선일보가 무서운가

벗어야 할 기레기 왕관
이기명  | 등록:2018-06-27 16:33:07 | 최종:2018-06-27 16:34:46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한 가지 물어보자. 한국과 미국 중 언론자유가 더 보장된 나라가 어느 국가인가. 웃을 것이다. 감히 미국과 비교를 하다니 말이 되느냐고. 과연 그런가.

‘국경 없는 기자회’라는 것이 있다. 국경이 없으니 자유스러운 조직이다. 여기서 각국의 언론자유를 평가했다. 1위는 노르웨이, 2위는 스웨덴, 3위는 네덜란드. 그럼 한국은? 순위를 매긴 180개국 중에서 43위에 올랐다. 미국은 45위다. 만세! 우리가 미국을 눌렀다. 일본이 67위. 중국이 176위. 북한은 꼴등이다. 기분 좋은가.

“한국이 언론자유 지수에서 미국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2016년 70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그럼 한국 언론의 뉴스 신뢰도는 어떨까. 언론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국언론진흥 재단에서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 리포트 2018’ 데이터를 분석했다. 결과는 어떤가. 한국 언론의 뉴스 신뢰도는 25%, 조사 대상 37개국 중 꼴찌였다고 밝혔다. 얼굴이 화끈 단다.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자료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조선일보가 무섭다

의사를 믿지 못하면 병원에 못 간다. 운전자 못 믿으면 택시 못 탄다. 마누라 못 믿으면 어쩌나. 그건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나라를 못 믿으면 어떻게 되는가. 끔찍한 일이다.

오늘 쓸 주제는 언론이다. 뉴스다. 왜 언론이 중요하고 뉴스가 중요한가. 바로 신경이기 때문이다. 신경이 망가지면 몸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우리 몸에 신경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살아 있어도 산 게 아니다. 몸에 병이 들어서 그렇게 됐다면 내 탓이나 하지만 외부작용으로 그 지경이 됐다면 참 억울한 일이다.

■언론은 왜 정직해야 하는가


미국의 언론자유가 처음으로 헌법에 명문화로 보장된 것은 1791년 제정된 미국 헌법 개정 제1조(The First Amendment)였는데, 이 조항은 “연방의회는…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예 언론자유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헌법에 못을 박았다.

한국의 언론자유는 어떻게 보장되어 있는가.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이 밖에 조항은 생략하자.
한국 기자들에게는 다시는 꿈도 꾸기 싫은 악몽이 있다. 젊은 기자들은 모를 것이다. 그러나 선배 기자들에게 들어서 알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이다. 그들은 펜은 들고 있었지만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아니 쓸 수는 있었다. 그다음은 말을 말자.

흔히들 ‘순치(馴致)’라는 말을 한다. 잘 길들여졌다는 뜻이다. 기자들이 길들여졌고 국민들은 길들여진 기자들이 쓴 기사를 읽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불신이다. 기사가 어떻게 쓰였던 국민들은 눈이 있고 눈으로 본 사실과 기사와의 차이는 바로 불신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자의 자존심이 사라진 시절이다.

권력에 영합하는 언론이 생겨났다. 강요된 영합도 있었고 자발적 영합도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른다면 그건 기자도 아니다. 그 얘기도 줄이자.

■경고. 조선과 싸우면 죽어

언론과 싸우면 손해라는 것을 가장 잘 인식하고 있는 부류가 바로 정치인이다. 특히 조선일보에 찍히면 죽는다는 인식을 정치인들은 갖고 있었다. 말이 험하지만 사실이다. 기자들이 버릇처럼 하는 말은 ‘까불면 죽어’다. 그럼 누가 까부는가. 그들 말대로 누가 까불었나. 노무현이다.

노무현 변호사는 당선된 후 이른바 ‘스타’가 됐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증인 대신 회장님이라는 존칭으로 부르는 정주영의 말문을 막히게 했고 전두환은 진땀을 뺐다. 언론은 그를 주목했다. 언론은 ‘청문회 스타’라는 호칭을 노무현에게 달아 주었다. 노무현은 언론이 만들어 낸 스타인가. 국민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국민의 대표로 평가했다.

그는 언론에 고개 숙이지 않았다. 문제가 터졌다. 조선일보 종로지국 배달원들이 청원했다. 지국장의 갑질을 호소한 것이다. 배달원들을 만나고 있는 노무현에게 전화가 왔다. 정치나 잘해라. 왜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 노무현이 대답했다. 기사나 잘 써라. 노무현의 자전적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에 자세히 나와 있다.

노무현이 찍혔다. ‘노무현 죽어’ 이제 그는 죽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주간조선에 표지와 함께 기사가 실렸다. ‘노무현 의원은 과연 재산가인가’ 우종창 기자의 기사다. 노무현은 거의 벌거벗은 채 실린다. 천하에 부도덕한 정치인이다. 청문회 스타가 아니라 정치 쓰레기다. 노무현이 고소를 했다. 법정 구석에 있던 우종창 기자의 얼굴이 선하다. 당연히 승소다. 조선일보가 사과했다. 아는 언론인들이 충고했다. 어쩌자고 조선일보와 맞붙느냐고. 대답은 명료했다. 정치 안 하면 된다. 조선일보가 이를 갈았으리라. 이제 노무현은 없다. 조선일보가 이겼는가. 시원한가.

■ TV조선의 보도

자랑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못된 정치인들이 왜 기자들을 귀신 보듯 두려워하는가. 자신들의 비리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설설 긴다. 정치인들이 저지른 비리는 국민의 행복을 파괴한다. 이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국민을 위하는 것이다.

한국 언론에 국민이 주는 점수는 몇 점인가. 솔직히 그들 자신이 잘 알 것이다. 굳이 ‘디지털뉴스 리포트 2018’ 데이터를 인용할 필요도 없다. 신뢰도 25%다. 조사 대상 37개국 중 꼴찌라는 잔인한 평가다.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그런데도 그런 기자들 앞에서 정치인은 고양이 앞에 쥐다. 왜일까. 정치인이 대답해야 할 것이다. 신뢰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금의 무게를 지닌다. 신문에 전면을 도배한다고 해도 신뢰가 없으면 이건 낙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실수다. 아무리 훌륭한 기자라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오보를 낼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인정하고 사과하면 된다. 인정하지 않고 사과 안 하면 국민들이 모르는가. 오만이다. 누가 감히 우리한테 시비를 걸 것이냐고 자신한다면 바보다. 등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국민의 시선을 견디며 산다는 것은 기자로서 수치를 넘어 파렴치다.

한국에서 조·중·동이라고 하면 언론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무슨 기준이냐고 묻지 말라. 신뢰도다. 신뢰도 1위의 한겨레나 시청률 1위의 JTBC가 얼마나 부러우랴. JTBC가 출발할 때 걱정하던 국민들이 지금 가장 많은 시청을 한다. 이유는 국민이 알고 JTBC도 알고 조선도 알 것이다.

최근 ‘TV조선의 종편 허가 취소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23일 현재 20만600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TV조선은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TV조선이 관련된 심사에서 5대3으로 주의 결정을 내렸다. 주의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

■ TV조선의 기사가 왜 문제인가

최근 문제가 된 조선일보 기사를 보자.

韓美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 (5월 28일 조선일보)
풍계리 갱도 폭파 안 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5월 24일 TV조선)
北, 美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달러 요구 (5월 19일 TV조선)

‘실제로 풍계리 연막탄’ 보도는 오보로 판명됐고, 1만 달러 보도와 국정원 평양행 보도는 오보 논란이 불거졌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강효상 의원은 “(이 보도가) 지금은 오보지만 나중에는 오보가 아닐 수 있다”며 옹호했고 청와대 논평을 가리켜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청와대는 무슨 소리든 입 다물고 있으라는 요구다. 이것이 언론의 자유인가. 언제까지 기다려 달라는가. 그냥 웃고 말자.

■ 언론의 제 자리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미국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북미회담을 두고 미국의 일부 언론은 트럼프를 호되게 비판한다. 비판하는 언론은 누구인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CNN, NYT, WP, ABC, NBC 등 진보언론이며 이들은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트럼프의 한국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은 하되 사설과 칼럼과 통해서다. 의도적인 불공정과 비난은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반도 전문가 ‘도널드 그로스’는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비판적 반응은 늘 있었던 것”이며 대통령은 이를 이겨 낼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북미 외교를 망치려는 ‘부정론자들을 무시하라’고 까지 충고했다. 이는 북미회담을 의도적으로 폄훼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한국의 일부 언론들에 대한 충고로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북미회담에 대해 한국 국민은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고 한국의 대통령은 불퇴전의 용기가 있다.

언론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견제 역시 있어야 한다. 미국의 언론이 재판에 패소하고 징벌적 배상판결을 받으면 그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한다. 언론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다.

한국은 지금 특수한 의미에서 세계정치의 중심에 있다. 부산에서 베를린까지 기차여행을 하는 것이 꿈만이 아니다. 남과 북이 서로 만나 증오에 불길을 끄고 손을 잡는 모습은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의 메시지다. 어느 누구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이제 우리 언론이 해야 할 일이 있다. 평화통일의 앞장을 서야 한다는 것이다. 걸어 온 발자취는 바로 자신의 역사다. 잘못된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불신으로 도태되는 불행한 언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의 오만이 문제다. 특히 조선의 오만이 문제다. 조선이 앞장 서자.

존경받는 언론. 존경받는 언론인은 모두가 바라는 소망이다. 무서워하는 언론이 아닌 존경받는 언론이 되자.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562&table=byple_news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다시 아침을 달군다…시사 라디오 ‘4색4파전’

등록 :2018-06-27 04:59수정 :2018-06-27 10:39

손석희 하차 5년만에 청취율 ‘최고 전성시대’
KBS·MBC 전열 재정비하며 경쟁 치열
피디·교육평론가·변호사 등 진행자 다양
‘뉴스쇼’ 10년 내공으로 현안 잘 이끌어내
‘뉴스공장’ 젊은층에 인기 청취율 1위
‘시선집중’ 언론비판 기능 회복 노려
‘최강시사’ 무리수 없는 팩트 전달 집중 
‘공영방송 정상화’ 이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이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아침 출근시간대 주파수 경쟁도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한동안 유지돼온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95.1MHz 오전 7~9시),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98.1MHz 오전 7시30분~9시) 양강체제는 지난 4월9일부터 새로 단장한 <문화방송>(MBC) ‘이범의 시선집중’(95.9MHz 오전 7시30분~9시)에 이어 지난달 28일 <한국방송>(KBS) 1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97.3MHz 오전 7시30분~9시)가 뛰어들며 4파전을 펼치고 있다. 하루중 라디오 청취율이 가장 높은 이 시간대는 한때는 음악 프로그램에 대세를 넘겨주기도 했으나, 방송인·피디·교육평론가·변호사 등 4인4색 진행자들의 경쟁이 펼쳐지며 세상 돌아가는 소식이 궁금한 출근길 시민들의 선택권도 풍요로워졌다. 10% 아래로 떨어졌던 이 시간대 시사 라디오 총청취율은 최근 치열한 경쟁 속에서 18.8%(4월 조사)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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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전성기는 손석희 앵커가 문화방송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하던 때다. 그는 2000년부터 13년간 이 프로그램을 맡아 당시 정치부 기자들만 취재하던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는 ‘당사자 중심주의’를 도입해 라디오 저널리즘의 새로운 장을 펼쳤다. 지금도 이런 포맷은 분석·해설에 무게를 두거나 대담 토크쇼로 재미를 추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신문·방송·인터넷 뉴스로 확산되며 위력을 발휘하는 만큼 진행자들의 공세적 질문이 잇따른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현정의 뉴스쇼’는 2008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10살이 된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출산 등으로 잠깐씩 자리를 비웠던 때를 제외하곤 줄곧 마이크를 놓지 않은 김현정 피디는 “사안을 바라보는 안목, 섭외, 인터뷰 실력 등 10년의 내공”을 자랑하며 이슈 당사자들로부터 생생한 목소리를 끌어낸다. 김현정씨는 특유의 톡톡 튀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사회 비판적 발언으로) 지난 10년간 핍박도 많이 받았다. 그런 일을 겪으며 프로그램도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진행자 외에 피디 7명과 작가 2명 등 스태프가 모두 10명으로 다른 방송보다 많은 숫자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2016년 9월 출범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열풍의 주역인 김어준씨가 시니컬한 시각으로 유쾌하게 시사를 진행해 손석희씨의 시선집중 하차 뒤 내리막이었던 시사프로그램 청취율을 반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파탄난 공영방송 대신 사회 이슈를 예리하게 파헤쳐 청취율 1위에 올랐다. 김어준 공장장을 발탁한 정찬형 교통방송 대표는 “김어준씨는 궁금한 사안들에 대해 청취자와 소통해가며 스스로 터득하고 깨우쳐가는 분석가”라고 짚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아직도 ‘좌빨 방송’이라고 비판하지만 그 영향력을 함부로 무시못한다.
MBC ‘이범의 시선집중’
MBC ‘이범의 시선집중’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과학탐구 스타강사 출신으로 경제·고용·청년문제에 관심이 많다. 제작진은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교육을 고리로 맥락을 잘 전달해주기를 그에게 바라고 있다. 시선집중 진행 제안을 받고 “진땀이 났다”는 그는 “프로 방송인이 아니기도 했지만 엠비시 간판이어서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녁인간형’이어서 새벽같이 일어나는 게 곤욕스러웠지만 이젠 새벽 4시면 저절로 눈이 떠지고 아침의 활기를 전하기 위해 목소리 톤도 더욱 높인다고 한다.
KBS1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
KBS1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
‘최강시사’의 최강욱 변호사는 요즘 법정보다 방송을 무대로 이름값을 올리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의 ‘외부자들’에 이어 한국방송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에도 패널로 활약하고 있다. 아직 ‘방송 초보’라며 겸손을 보이지만 여러 방송사에서 그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는 이미 팟캐스트 <전국구>에서 3년 넘게 갈고닦은 입담 실력이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도 그동안 존재감이 없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강화하며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변호사는 “무리한 추정이나 근거를 들이대기보다 팩트 중심 전달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궁금한 것은 미적거리지 않고 확실하게 묻되 비판은 시원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침방송 진행자들은 어둠을 뚫고 새벽 출근해야 하는 고달픈 일상을 살아간다. 사회적 이슈가 뜨거울수록 섭외 경쟁도 불붙는다. 출근길 청취자들은 ‘냉정’해서 인터뷰나 뉴스 분석이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다른 채널로 돌리기 때문에 이들의 귀를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선 치열한 전략이 필요하다. 아침 시사 라디오의 과도한 ‘정치뉴스 편향성’도 극복 과제다. 이범씨는 “방송 쪽에 와보니 의외로 경제, 사회정책, 산업·기술 등의 이슈가 중요도에 비해 저평가됐다. 선거기간이 지나도 정치 중심으로 돌아간다”며 “다른 이슈들을 균형감있게 배치해 여론이 쏠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올해 개천절 민족공동행사, 성대하고 규모있게”

 윤승길 개천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 사무총장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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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6  17: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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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승길 개천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사무총장과 26일 서울 체부동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 21,22일 양 일간 평양 보통관려관에서 개최된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위원장회의’에서는 노동.농민.청년.여성.지역 등 다양한 부문별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6.15남측위원회가 25일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가장 확실하게 내세운 것은 10.4선언 11주년 공동행사와 개천절 민족공동행사, 그리고 내년 3.1절 100주년 공동행사였다.
특히 윤승길 개천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년도 10월 3일 개천절 행사를 평양 단군릉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7월 중에 학술회의를 비롯한 전반적인 실무협의를 하기로 약속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또한 8.15 광복절에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을 남북이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승길 사무총장은 26일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개천절 행사는 평양 단군릉에서 대규모로 성대하게 치르기로 합의했다며, 남측 대표단 300명 규모로 직항편을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 사회과학원 역사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학술회의에서는 단군과 고조선을 주제로하되 ‘단군릉 개건’의 의미도 조명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광복절, 올해 3.1절에 각각 33구의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를 모셔온 바 있는 있는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위원회’는 올해도 8.15광복절에 35구의 유해를 일본 국평사로부터 모셔올 예정이며, 일본과 북측에도 같은 명칭의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 윤승길 사무총장은 새로 마련한 한옥 사무실에서 올해 개천절 공동행사와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단통협)과 개천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사무총장을 겸하고 있는 윤승길 사무총장을 26일 오전 10시 15분 서울 체부동 한옥 사무실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성대하고 규모있게 하자고 합의했다”
□ 통일뉴스 : 오랜만에 평양에 다녀왔을 텐데, 몇 년 만인가?
■ 윤승길 사무총장 : 2014년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평양 단군릉에서 개최한 후 4년만에 다녀왔다.
□ 어제 6.15남측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남북해외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민족부문을 대표해 다녀왔는데, 북측 상대는 누구였나?
■ 개천절 공동행사를 주관하는 단군민족통일협의회(단통협) 려정선 서기장을 만났다.
□ 민족부문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나?
■ 크게 두 가지였다. 개천절 공동행사와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이다.
□ 먼저 개천절 공동행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에 몰아치고 있는 변화된 정세 속에서 반만년 유구한 우리민족의 동질성을 담보하는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평양 단군릉에서 개최하자는데 대해서 논의했다.
올해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성대하고 규모있게 하자고 합의했다. 10월 3일 평양 단군릉에서 남측 대표단이 방북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 방북단 규모나 교통수단 등도 협의했나?
■ 7월 중순 후속 실무협의를 평양이나 제3국에서 하기로 했다. 우리는 300명 이상 대규모 대표단을 구성해서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북측도 성대하게 하자고 했다. 우리는 당연히 직항편을 생각하고 있다. 북쪽과 잘 협의할 예정이다.
  
▲ 2003년 평양 단군릉에서 남북해외가 함께 개천절민족공동행사를 치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개천절민족공동행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은 민족공연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는 이미 몇 차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치를 예정인가?
■ 2002년, 2003년, 2005년, 2014년 개천절 행사를 진행했다. 남북해외가 함께 평양 단군릉에서 원시조 단군을 기리는 천제를 봉행했다.
올해도 천제를 지내고 공동기념식과 경축 민족공연을 진행하고 4박 5일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구월산 삼성사를 비롯한 단군 유적지를 꼭 참관할 예정이다. 단군과 고조선을 주제로 한 남북해외 학술회의도 동시에 개최한다.
□ 학술회의에 대해 소개해 달라.
■ 개천절공동행사준비위원회에서 단군학회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단군 관련 연구자들과 함께 방북해서 북의 사회과학원 역사학회와 학술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해외는 관련 학술단체가 없다.
2003년 북의 사회과학원 역사학회와 학술토론을 진행한 적이 있고, 단군은 신화가 아니고 실존인물이라는 것을 남북이 공인했다. 올해 학술주제에 대해서는 관련 학자들과 논의해야 하지만 고조선과 단군을 주제로 하되, 단군릉 개건의 중요성도 다루고 싶다.
□ 10월 3일 개천절은 10.4남북공동선언 기념일과 겹쳐있다.
■ 단군릉에서 함께 천제를 지내고 다음날 10.4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6.15남측위원회 등 10.4 기념행사 주관 단위와 잘 협의해서 협조해나가야 한다. 통일부와도 잘 협의해야 한다.
□ 10.4 기념행사 대표단과 개천절 공동행사 대표단은 별도로 구성되나?
■ 정확한 상이 나와 있지 않다. 향후 협의해야 한다. 10.4 공동행사는 당국과 정당 등도 참석하는 걸로 돼 있지만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는 아무래도 민간 위주로 별도로 꾸려야 할 것 같다.
□ 민족부문 쪽의 희망사항은 무엇인가?
■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서 개천절 민족공동행가 각계각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전민족적 공동행사로 자리잡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열어두고 있다.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남북 공동위원회 구성 추진
  
▲ 지난해 8.15 광복절에 일본 국평사에 모셔진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3구가 처음으로 남북해외의 3자 합의에 의해 봉환돼 광화문에서 추모제가 거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올해 3.1절에 일제 강제진용 희생자 유해 33구를 모셔와 광화문에서 추모제를 지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관련한 협의를 소개해달라.
■ 일제 과거사 청산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게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봉환 문제다.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돌아가신 분들의 유골, 유해가 무려 50만구 이상 일본에 방치돼 있다.
작년 8.15 광복절과 올해 3.1절에 각각 33위의 유해를 모셔 와서 국민추모제를 치렀다. 종교계와 공동주관을 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표하고 싶다. 올해 8.15 광복절에 35위 유해를 모셔오기로 했다.
남쪽에는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일본에도 강제연행 관계된 단체들과 실제로 유골을 모시고 있는 국평사 등이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일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돼 있다. 오는 29일 8.15 광복절 유해봉안을 위해 일본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북측에도 7,8년 전부터 계속 관련 협의를 해왔고, 이번에 동일한 명칭의 북측위원회를 만들어서 남북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역시 7월 중순 후속 실무협의에서 다룰 것이다.
북측도 우리의 유해봉환 실적에 대해 평가했고, 공동위원회 구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 사업에는 많은 단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노동계나 종교계, 민화협 등 여러 단위에서 유해봉환을 위해 일본측과 북측과 접촉했던 것으로 안다. 함께 연대하고 공동의 사업으로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유해봉환은 민족의 한이 서려있는 문제로, 각계각층이 함께 해야 하고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 협조해야 할 민족사업이라 생각한다.
종교계는 두 차례 국민추모제를 공동주관했고, 강제징용은 노동자 문제와 직결돼 민주노총, 한국총과도 연대해서 함께 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했다.
  
▲ 21,22일 평양 보통강려관에서 윤승길 사무총장이 북측 파트너인 려정선 단군민족통일협의회(단통협) 서기장(가운데)과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 단통협]
□ 이미 일본 국평사에 모셔져 있는 유해 일부를 모셔왔는데, 북측과 공동위원회가 구성되면 신원 확인 결과에 따라 북측에 인계될 수도 있나?
■ 북일 간에 수교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남북공동위원회를 통해 북쪽 분은 모셔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DNA 검사 등 확인절차 같은 것도 필요할 텐데.
■ 유해봉환 연구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DNA 감식도 준비하려 한다. 정부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실제 유해는 일본에 주로 있지만 괌과 사이판, 사할린까지 흩어져있다. 여러 나라와 접촉하기 위해서 통합적인 단일 창구가 필요하다.
일본에 집단 수장된 곳도 있어 UDT(해군 특수부대) 출신과 심해잠수사들과도 협의하고 있다. 참여하겠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 6.15남측위원회가 개최한 6.15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위원장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민족부문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는 윤승길 사무총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어제 6.15남측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의 질문이 있었는데, 다른 분이 답했다. 답하고 싶은 말이 있나?
■ <교도통신> 기자가 8.15에 35분을 모셔오는 것을 북측과 함께하느냐고 물었다. 북측과 공감 속에서 하고 있다.
8.15에 북측 추모대표단을 서울로 초청할 계획이다. 8.15민족공동행사와 연관돼 있어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공동추모사는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8.15 광복절 유해봉환 행사에 북측 대표단을 초청한다고 이번 평양 회의에서 제안했나?
■ 의사는 전달했고, 현재 정세로는 북측 대표단이 오기 어렵지 않나 본다. 올 수 있다면 유해봉환 추모제에 모시고 싶지만,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에 해결해야 될 선결적 과제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
6.15공동위원장회의에서 “앞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논의하기로” 했으니 다소 희망은 가지고 있다.

신임 교육감들에게 드리는 제언

[복지국가SOCIETY] 지금이 교육 개혁 이룰 절호의 기회다



지난 6월 13일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북미 정상회담에 묻히고,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져 정책 이슈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아쉬움을 가진 분들도 있겠지만, 개표 결과는 엄정했다. 여전히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야당들에 내려진 국민들의 심판은 가히 제2의 촛불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고 엄중했다.

특히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지 않아 '깜깜이 선거'라고 불린 교육감 선거에서도 지난 2014년에 이어 다시 진보를 표방하는 분들이 대거 당선되었다.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마찬가지로 교육감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국민의 요구도 지속적인 교육 개혁이었다. 다수의 국민은 더 이상 국정 교과서를 통한 역사의 왜곡이나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하는 소모적인 무한 경쟁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이고 과감한 교육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정책의 진보적 입장이 업무의 유능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난 4년 동안 진보 교육감들이 열심히 노력은 했지만, 진보가 아닌 교육감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래의 글은 재선이나 3선 또는 초선으로 당선된 분들을 막론하고 새로운 4년을 시작하는 신임 교육감들에게 약속한 공약들을 이루어내는 방법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교육 개혁 요구들 

이번 6·13 교육감 선거에 나선 진보 교육감 후보들은 1)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2) 자율형 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폐지, 3) 북한 수학여행 추진 및 통일 교육 강화, 4) 성 평등 교육 강화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면 보수를 표방하고 당선된 분들은 이들 정책에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교육감들의 공약 첫머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입시 경쟁 교육 해소를 위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 대입 전형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반면에 보수 교육감들은 정시 확대와 경쟁력 강화 공약을 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것들은 중앙정부의 정책 영역이거나 국가교육위원회에 판단이 맡겨진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 교육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분야이다.

고입 경쟁을 유발하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도 극명하게 의견이 대립되는 분야이다. 하지만 교육감들은 이들 학교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을 따름이고, 관련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권한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방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시기에는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해 취직을 원하는 숫자보다 고용을 원하는 일자리가 더 많은 시대가 된다. 10년 뒤의 상황을 예측하고,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교육감들이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입시교육에 찌들고 매몰되지 않도록 혁신학교의 확대와 다양한 활동 중심의 혁신교육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학교 민주화와 교육자치 활성화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였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확대하고 한발 더 나아가 교직원·학부모·학생이 교장을 직접 선출하는 '교장 선출 보직제'를 도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법외노조 상태인 진보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재합법화와 선거 연령을 낮추어 학생들도 투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쟁점에 매달려 당장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을 유보하거나 방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서 재선을 한 조희연 현 교육감은 '고등학교와 사립초등학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를 대표적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 교육감은 지난 임기 동안 최대 업적 중의 하나로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식재료를 사전에 미리 조사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이용 학교를 900곳에 가까운 숫자로 최대한 늘렸고, GMO 없는 급식, 방사능 없는 급식을 실천하는 등 무상급식을 정착시킨 것을 꼽고 있다.

중학교까지 의무 교육으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립초등학교라고 해도 무상급식을 하는 것이 당연하며, 아직 다른 교육 자치에서는 하지 못하고 있는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유치원들에 대해서도 무상급식을 추가로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별도의 조리실을 모든 유치원마다 설치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미 시설이 확보되어 있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부터 시작하여 지역 거점 급식센터를 설치해 배달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재원이다. 연간 7조 원이 넘는 서울시 교육청 예산의 경우에도 실제로 교육감이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첫째, 학생 수의 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예산을 활용하면 된다. 둘째, 기존의 학교 증설 예산은 특수학교 등 몇 곳을 제외하면 서울시의 경우 인구가 감소되면서 학교 설립에 대한 요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토목과 건설 관련 예산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교육청 예산에서 담당하던 부분이 중앙정부에서 지원되도록 변경되었으므로 이 부분을 중앙정부와 협의하면 삭감하지 않고 무상급식 확대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마음만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무상급식의 확대 시행이 가능할 것이다. 

울산에서는 7명이 출마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 그러나 진보 교육감들이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다른 지역과 달리 처음으로 당선된 것이라서 노옥희 교육감의 역할이 쉽진 않을 것이다. 무상급식 확대 등은 상당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예산만 확보되면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기존 예산을 줄여야 하는 교육지원청과 교장 선생님들의 반대도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럴 때 노옥희 교육감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큰 틀에서 혁신학교나 교장선출공모제 등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무상 교복이나 무상 준비물 등 실질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시행해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 동의를 얻어가는 방법이 더 유용할 것이다.

특히 울산은 노동의 힘이 센 곳이라서 노조와 연계한 학부모 직업 체험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송철호 신임 울산 시장님과 MOU와 정례 협의회를 통해 울산의 박물관, 체육관, 미술관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기회의 확대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광주에서 당선된 장휘국 교육감은 광주학생문화예술체험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광주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엄청난 문화적 인프라를 이미 가지고 있는 곳이기에 다른 지역보다 문화예술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교육 자치의 효과를 살리는 방안이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광주학생문화예술체험센터 건립하기 보다는 기존의 공간을 임차하거나 협약을 통해 활용하고, 대신 예산을 문화예술인들이 학생 지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비로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같이 거대한 시설이 2년마다 하는 광주비엔날레 기간 외에는 활용도가 낮고, 광주문화예술회관도 엄청나게 잘 지어져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이용섭 시장과 협약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학생들의 문화예술 교육과 체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광주학생문화예술체험 지원센터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이번 선거과정 중에 서울시의 조희연 교육감은 한국미협과 MOU를 채결했다. 서울시 교육청 소관의 학교로 찾아가는 미술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국 미협의 25개 지부와 회원들이 지원을 하게 될 것이다. 미술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들에게만 예술 교육을 맡겨 놓지 말고 광주에서 열리는 연주회에 학생들이 참여하여 설명도 듣고 감상도 할 수 있는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직접 미술가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학교의 실내 체육관과 복도를 활용하여 찾아가는 미술관으로 전시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참고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민병희 현 교육감이 교육복지 공약으로 '돈 안 드는 유아교육'을 내세워 당선되면서 3선에 성공했다. "유치원은 지금보다 더 좋아져야 합니다. 돈이 들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집 가까운 곳에 좋은 공립유치원을 확대하고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공립유치원의 확대와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 강화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해 2022년까지 공립유치원 취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출생아 수가 너무 적어서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들도 정원 미달이 속출하고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는 인구의 감소가 더 심하기 때문에 국·공립유치원의 신설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사립유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거의 실천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방법은 사립유치원의 지원을 강화하되 공공화를 조건부로 해서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이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한 방법이다. 기존의 사립유치원을 법인화하도록 유도하고, 법인의 이사들 중 일정 비율을 공익이사로 넣어 공공성을 보장하는 강원도 형 준공공유치원으로 전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 조건을 충족하는 곳에 한해 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 공약은 현재 상황에서 논란만 일으키고 실현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대구에서 첫 여성 교육감이 된 보수 성향의 강은희 당선인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간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행 방안으로 제시한 대구특수교육원과 장애인 직업특성화 고등학교를 설립하는 것으로 대구시의 특수교육이 정상화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특수 교육원 설립이 건물을 짓는 것으로 한정되면 임기 동안 건물 하나 건립하는 것으로 마감하게 될 공산이 크다. 강 교육감 공약의 이행 방안을 다음과 같이 변경할 것을 권해드린다. 

우선, 기존 학교들에 장애인 특수학급을 늘려 장애통합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 비장애 아동과 장애 아동들이 같이 지내면서, 서로 어울려 사는 방법도 배우고, 협력하는 것은 교육학적으로 검증된 의미 있는 방법이다. 또 새로운 대구특수교육원을 짓거나 장애인 직업특성화 고등학교를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학교 건물을 증축하거나 대구시 교육청이 소유한 건물의 공간을 활용하도록 해서 인건비와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수 성향의 김성진 후보를 20% 이상의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한 부산 김석준 교육감의 공약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김 교육감은 교육 복지 공약으로 계층 간 교육 격차를 완화하는 구체적인 이행 방법을 제시했다. 노후 특수학급 리모델링 및 특수학교 내 '다목적 직업 훈련실' 구축, 취약 지역 노후 학교 개축 추진 및 신·개축 학교 디자인 혁신, 학생 선택권 보장과 수업 환경의 변화에 따른 창의적 교실 구축,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책 읽기 좋은 환경의 조성 등, 건물을 신축하기 보다는 대부분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활용하고 검증된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제2의 촛불혁명이 되기 위한 제언 

선거에서 승리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현직 교육감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고, 보수 진영의 무능과 국민적 심판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요인은 바로 촛불혁명을 통해 모아진 우리 사회 전반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요구일 것이다. 교육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도 이제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고, 이런 시대적 요구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교육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교육감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특히 확연하게 갈라진 교육감 선거 결과는 어떤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지, 분명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교육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그리고 일선 학교에 두루 만연해 있는 구시대적 관행 및 행태들과 어떻게 싸워나갈 것인가가 될 것이다. 지역별로 다양하게 선택한 국민의 교육 개혁 요구를 반영한 공약들이 헛된 공약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실질적인 조직 장악을 통해 확실한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감의 강력한 추진 의지이다. 신임 교육감들이 매일 만나는 분들은 "안 됩니다. 전례가 없습니다. 학교장이나 보직 교사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를 이야기할 것이다. 학부모나 학생들은 자주 만나기도 어렵고, 조직화되어 있지 않아 반대하는 세력들을 극복할 만큼의 목소리로 교육감을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혼자 싸워야 한다는 외로움과 답답함의 긴 시간을 인내하며 보내야 한다. 그러나 온갖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신념과 의지만 있다면 필요한 재원이나 구체적인 진행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과감한 조직 장악이다. 교육감은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우수한 공무원들을 움직여야 하는데, 학교 교사를 하시던 분이나 교수 생활을 하던 분이 짧은 시간 내에 그렇게 행정 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개혁 대상들은 아는 분들이나, 앞으로도 같이 일해야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 달리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인간적으로도 쉽지 않다. 

진보 교육감들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동안은 왜 그리 눈에 띄는 개혁 작업을 하지 못하였는지 냉정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실제로 교육감이 되어도 외부에서 데리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은 정책보좌관 한 명과 교육연구정보원장 정도에 불과하다. 과감하게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뜻을 같이하는 분들을 조직적으로 배치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책 보좌관이나 자문관 제도를 충분히 활용해 이 분들과 협의한 후 교육감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힘을 실어주고, 교육청 밖 세력들의 목소리를 합법적 방법을 통해 반영해야 한다.

교사 출신 중에서 개혁적인 분들을 장학사로 발탁해서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배치하고 교육감의 뜻이 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챙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외부의 뜻이 맞는 분들을 영입해 자문위원 등으로 같이 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가장 보수적인 기관 중의 하나인 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까지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안 된다'거나 '못 한다'는 공무원을 해고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다'거나 '하겠다'는 분들을 찾아 일을 맡기는 것은 시민들이 교육감에게 준 인사 권한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합법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셋째, 적극적으로 학부모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의 동의와 협력을 얻어야 한다. 교육청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뉴스거리가 아니다. 진보적인 언론조차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필요하다면 팟캐스트에 출연하거나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매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교육감들이 한국교육방송(EBS) 등에 요청해서 현장의 소식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본인이 직접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고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공무원들에게 둘러싸이게 되고,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4년이 금방 흘러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 변화하는 세계의 중심, 새롭게 시작되는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다. 대통령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국정을 잘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필요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는 것이 같이 진행돼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해진다. 교육부총리가 개혁을 상징하는 분으로 있을 때, 전국적으로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지금, 촛불혁명으로 모아진 국민의 열망과 에너지가 여전히 용솟음치고 있는 이 시간이 교육 개혁을 이룰 절호의 기회다.  

mendrami@pressian.com다른 글 보기

2018년 6월 25일 월요일

건설노동자들 “주52시간 앞서 ‘일자리 개선대책’ 이행해야”

건설노동자들 “주52시간 앞서 ‘일자리 개선대책’ 이행해야”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8/06/25 [22: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이 주52시간제 시행에 앞서 ‘건설산업 일자리 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사진 : 민중의소리)     © 편집국

전국 건설노동자들이 ‘건설산업 일자리 대책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중의소리>보도에 따르면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소속 건설노동자 1200여명은 5일 오후3시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주52시간 노동제에 앞서 ‘일자리 개선대책’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7월 1일부터 주52시간 노동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안착화를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주52시간 노동이 건설사에 임금 삭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작년 12월 임금보장 강화, 근로환경 개선 등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개선대책 시행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중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 이영철 수석부위원장은 “임금 체불과 외국인 불법고용 등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선 주 52시간 노동은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결의대회 후 참가자들은 일자리위원회가 있는 KT본사까지 행진했다.

한편 건설노조는 7월 12일 3만5천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상경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