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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주사위는 던져졌다…배추보이, 안경선배, 얼음공주가 간다

 등록 :2022-02-05 09:15수정 :2022-02-05 09:19

[한겨레S] 커버스토리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얼음 오륜 아래로 그리스 선수단이 첫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얼음 오륜 아래로 그리스 선수단이 첫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뉴스레터 공짜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폐막한 지 6개월. 여전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겨울스포츠 축제가 차분하고도 웅장하게 4일 막을 올렸다.

중국 춘절(설 명절·2월1일)에 맞춰 국가체육장(국립경기장)에 큼지막한 ‘복’(福) 자를 새기는 것으로 시작된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은 이날이 입춘인 점을 고려해 24절기로 카운트다운을 하는 등 중국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총연출을 맡은 장이머우 영화감독은 1만1600㎡에 달하는 무대를 에이치디 엘이디(HD LED) 스크린으로 꾸며 짧지만 강렬한 개막식을 선보였다.


도쿄올림픽이 팬데믹 시대 치러진 초유의 올림픽이었다면, 이날 개막한 겨울올림픽은 정치 논란까지 더해져 21세기 들어 가장 논쟁적인 올림픽으로 떠올랐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등 14개국의 외교적 보이콧이 이어졌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무력 충돌 가능성은 올림픽 기본 정신인 평화마저 위협하고 있다. 강력한 방역대책 아래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지만, 전염성 강한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나 다름없다.

암울한 상황에도 변함없이 빛나는 건 스포츠에 대한 열망이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이 흘린 땀과 열정은 그대로였다. 이들은 갈등과 대립을 넘어, 도쿄에서 보여줬던 감동을 또 한번 전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물론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이번 올림픽은 어떻게 막을 내리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대회에서, 보이콧을 중심으로 두개의 갈라진 세계가 충돌하는 셈이다. 그러나 한쪽에선 선수들이 보여줄 스포츠 정신으로 위기의 시대 우리가 되찾아야 할 가치를 보여주리란 희망도 조심스레 피어난다.

4일부터 17일간 91개국 5천여명 열전…한국은 이상호, 최민정, 팀킴 등에 기대

2008년과 2022년 베이징

중국 입장에선 이번 대회가 각별하다. 베이징은 이번 대회를 열며 세계 최초로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가 됐다. 아시아에서 3번 연속(평창·도쿄·베이징) 열리는 올림픽의 마무리이자, 겨울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컵이 잇달아 열리는 스포츠의 해 2022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은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도 개최한다.

2008년, 중국은 베이징여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14년 만에 계절만 바꿔 돌아온 올림픽에서 이들은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고, 중국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날 개막식은 이런 ‘중국몽’을 담은 한 편의 종합예술이었다. 2008년 개막식 총감독을 맡아 극찬을 받았던 장이머우 감독이 다시 한번 기획한 이번 개막식은 환경 보호와 과학 기술을 융합해 자연·인문·스포츠가 하나로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굴뚝의 나라’에서 벗어나, 친환경 첨단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력한 방역대책에선 중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며 사회적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이른바 ‘폐쇄 루프’ 시스템을 통해 대회 참가자와 중국 일반인을 완전히 분리하는 강력한 조처를 실시했다. ‘중국식 방역’을 통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체제의 우수함을 증명하겠다는 심산이다.

폐쇄 루프는 일견 성공적이다. 특히 ‘버블 방역’을 공언했지만, 개막 전부터 거품처럼 방역 체계가 무너졌던 도쿄올림픽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다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전염성 강한 오미크론이 골칫덩이다. 실제 이번 대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가파르다. 한국 선수단 본진이 입국한 1월31일 기준 대회 누적 확진자는 248명(1월4일부터 추산)이었는데, 개막 직전까지 3주 동안 12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도쿄올림픽보다 이미 두배 이상 많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양새다.

1월31일 베이징에 있는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중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을 하는 가운데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월31일 베이징에 있는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중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을 하는 가운데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 첫 여름·겨울대회 모두 연 도시…인권탄압 문제로 ‘외교적 보이콧’ 속앓이도

정치-경제의 포로 된 올림픽

정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티베트·위구르 문제와 중국 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미국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했고, 14개 나라가 공식·비공식으로 이에 동참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정상이 직접 참석한 나라는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몽골 등 20여개 나라뿐이다.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한 중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회에 참석할 만한 일부 정상만을 초청하는 등 외교적 보이콧을 무마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08년 티베트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등 100여개 나라 정상이 참석했던 베이징여름올림픽 개막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대회 시작이 되고 말았다.

이번 베이징 대회는 올림픽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도 촉발하고 있다. 먼저 정치적 책임에 대한 비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곤 있지만, 실제론 개최국 정권을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 베이징여름올림픽 유치 때 중국은 “올림픽이 중국 인권 현실을 개선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읍소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은 성장하는 시민사회와 노동운동 등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며 역행했다. 반면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진핑(69) 주석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주석 자리에 올랐다. 시진핑 주석은 올가을(10월) 열릴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선에 도전하는데, 겨울올림픽 성공이 그 발판이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림픽이 초국적 기업의 포로가 됐다는 비판도 이번 대회 들어 특히 거세졌다. 올림픽이 스포츠 정신이 아닌 대형 방송사와 다국적 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베이징 대회에선 각종 인권 문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돈줄’ 중국 시장 눈치를 보느라 대회 후원을 철회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크다. 후원사들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국내외 반대가 심했던 도쿄올림픽에 이어 베이징 대회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피하고 있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6)의 폭로와 실종, 그리고 번복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76) 전 부총리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글은 몇분 만에 사라졌고, 펑솨이도 자취를 감췄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금은 조용한 외교가 필요하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펑솨이와 화상 통화 장면을 공개하며 “그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펑솨이는 자신의 폭로를 부정했다. 그들이 말한 조용한 외교가 결국 문제 제기를 무마하는 것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 타임스>는 “바흐 위원장은 조직 수입의 91%를 차지하는 올림픽을 위험에 빠뜨릴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정치·경제적으로 올림픽 이용’ 논란 속에도 한계와 차별 넘는 스포츠 감동 예고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앞두고 1월21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앞두고 1월21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열정 불사르는 선수들

끝이 안 보이는 팬데믹,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 갈등, 그리고 올림픽의 변질까지.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스포츠다. 흔들리던 도쿄올림픽을 선수들이 바로 끌고 갔듯, 이번에도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코로나19에 지친 세계를 위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한국 선수단 초반 기세를 책임질 쇼트트랙 대표팀은 1월30일 베이징에 입국해 빙판 위 금빛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은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라는 평가를 받겠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승부처는 이번 대회에서 첫선을 보이는 혼성계주 2000m. 5일 열리는 이 경기에서 쇼트트랙 첫 메달이 나오는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도쿄올림픽 때도 한국은 양궁에서 김제덕-안산 짝이 혼성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최고 기대주는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4)이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2관왕(1500m, 3000m 계주) 최민정은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악재 등을 겪었지만, 여전히 세계랭킹 7위로 건재하다. 이번 대회에선 평창을 뛰어넘는 성과를 노리고 있다. 평창 은메달리스트(500m) 황대헌(23)도 주목할 만하다. 황대헌은 1000m 세계기록(1분20초875) 보유자로, 아시아 선수가 취약했던 500m 금메달도 노릴 수 있는 선수다. 한국은 그동안 겨울올림픽에서 31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이 가운데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추가하면, 양궁(25개)을 다시 제칠 수 있다.

루지 대표팀의 투혼도 눈에 띈다. 루지 국가대표 임남규(33)는 약 한달 전 정강이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다쳐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간절했던 그는 3일 만에 다시 출국해 붕대를 감고 대회를 치렀다. 썰매 위에 똑바로 누워 슬로프를 내려오는 루지는, 직접 코스를 볼 수 없는데다 최고 속도가 시속 150㎞에 달해 ‘공포의 썰매’라고 불린다. 정강이를 다친 그에겐 다리를 아래쪽으로 내밀고 썰매에 몸을 맡기는 일 자체가 고역이었지만, 그는 공포와 속도 모두 이겨내고 결국 올림픽 3회 연속 출전권을 따냈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귀화한 루지 국가대표 아일린 프리쉐(30)도 부상을 딛고 올림픽에 도전한다. 프리쉐는 2019년 대회 도중 양손이 부러지고 꼬리뼈가 골절됐다. 끔찍한 부상에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신음했지만, 그는 3년 만에 역경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림픽에 대한 열망이 이끈 기적이었다. 평창 대회 귀화 선수들 대부분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지금도 한국을 지키는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톱에 태극기 네일아트를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각 종목 첫 메달을 선사했던 이들도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기적 같은 드라마에 도전한다. 평창 때 아시아 최초 올림픽 스노보드 메달리스트에 오른 ‘배추 보이’ 이상호(27)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현재 세계랭킹 1위(360점)로, 2위 독일 슈테판 바우마이스터(290점)보다 70점을 앞선다. 이상호는 “하던 대로만 한다면, 금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번엔 아시아 최초 스노보드 금메달을 노린다.

“영미!”로 세계를 달궜던 컬링 대표팀 ‘팀 킴’도 같은 멤버로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안경 선배’로 불렸던 주장 김은정(32)은 “코로나19로 경험해보지 못한 훈련 환경과 대회 취소와 개최 번복 등 적응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2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꺾을 순 없었다”며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로와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박지윤이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박지윤이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눈 안 내려도, 협박 이기고…

국외에선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주목할 만하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1988년 캘거리겨울올림픽 도전 과정을 담은 영화 <쿨 러닝>으로도 유명하다. 열대 기후로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인 자메이카에서 온 이들은 1998년 나가노겨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다시 올림픽 트랙에 오른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4인승·2인승과 여자 1인승(모노봅) 등 역대 최다 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과정은 험난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전지훈련을 갈 수 없는 게 문제였다. 봅슬레이 트랙이 사시사철 운영되는 곳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썰매 대신 길거리에서 자동차를 밀어가며 훈련에 매진했고, 끝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자메이카 대표팀 션웨인 스티븐스(32)는 “이 모든 도전은 우리의 영광, 명예, 재산을 위한 게 아니”라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고 장벽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역시 겨울이 없는 나라인 아이티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겨울올림픽에 처음 선수를 파견한다.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19)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아일린 구는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로, 18살에 여자 선수 최초로 4회전 기술인 더블콕 1440을 성공한 타고난 스키 천재다. 구는 올 시즌 두차례 월드컵에서 하프파이프를 모두 석권하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주 종목 하프파이프는 물론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도 노린다.

스키 실력만으로도 이번 대회 최고 기대주로 꼽히지만, 구는 국적 문제로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그가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구는 2019년까지 미국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그해 6월 “앞으로 중국을 위해 뛰겠다. 엄마가 태어난 곳의 젊은이들,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 결정 때문에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땐 미국인,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이라며 국적 문제에 자신을 가두기를 거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그 자체로만 봐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 선수. AP 연합뉴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 선수. AP 연합뉴스
베이징이 묻는다, 올림픽의 길을

베이징겨울올림픽은 향후 올림픽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름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기존 올림픽 슬로건에 “다 함께”가 더해졌지만, 이번 올림픽은 준비 기간 내내 오히려 더욱 분열된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더욱이 갈수록 올림픽 개최 희망국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올림픽이 더욱 정치화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도 대회를 치러줄 나라가 필요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세력 사이에 이해가 맞닿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초국적 기업 문제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올림픽을 통해 희망을 찾는 건, 스포츠가 결코 극소수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빙판 위 칼날처럼 서 있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시원한 질주, 온몸으로 몇배의 중력을 받아내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썰매의 속도, 세상 어떤 아름다움도 표현해낼 수 있을 듯한 피겨스케이팅의 연기…. 91개 나라 약 5천명이 7개 종목에서 17일간 벌일 이번 여정이 선사할 감동은 결코 정치나 경제 논리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뜨거운 열정, 단단한 연대, 승패를 넘어선 우정까지. 여전히 이곳에서, 우리가 나아갈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여러 한계를 넘어왔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이제는 국적이 아닌 선수들이 보인 눈물에 열광한다. 메달 개수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차이에 차별로 답하는 대신, 각자의 특별함으로 여긴다. 이런 변화는 올림픽을 통해 확인됐고, 올림픽을 통해 다시 그 변화의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진정한 스포츠와 올림픽 정신에 가까워졌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나라 간 경쟁이나 선수들 사이 경쟁이 아닌, 스포츠와 이를 왜곡하는 자본의 욕망이 맞부딪히는 장일지도 모른다. 모든 굴곡을 넘어, 세계가 진정한 올림픽 정신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U 뭐란 걸 들어 본 적이"…TV토론서 확인된 윤석열의 부실한 '원전 확대론'

 '그린 워싱' 조차도 따라갈 수 없는 한국 원전…"EU택소노미, 오히려 원전 규제로 작용"


이재명 : EU 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 논란이 있다. 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갈 건가?

(…)

윤석열 : EU 뭐란 걸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좀 가르쳐달라.

이재명 : 녹색 분류 체계를 말하는데 원전을 포함시키느냐 말 것이냐 논란이고, 이걸 녹색 에너지로 인정할지 말거냐 인데, 우리나라는 (원전을)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주요 의제여서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녹색에너지로 분류가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 어디에다 지을 것인가?

(…) 

윤석열 : 원전 입지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 제가 어디다 짓겠다 할 수는 없다. 

이재명 : 이미 (핵)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윤석열 : 핵 폐기물은 향후에 파이로프로세싱이라든가 이런 걸 통해가지고, 폐기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아마 제가 볼 때는 신재생 에너지 고도화시키는 것 못지 않게 빨리 되지 않겠나 싶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원전을 '녹색'으로 분류한 유럽연합(EU) 택소노미(EU Taxonomy·녹색분류체계)를 언급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최근 EU 집행위에서 확정 발의된 EU 택소노미는 원전을 기후·환경친화적인 '녹색'경제활동으로 분류해 오스트리아 등 일부 회원국과 환경단체로부터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지적한대로, 원전이 '녹색'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확보하고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도입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같은 안전 조건을 제시한 유럽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은 '녹색'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한국 뿐 아니라 유럽의 원전도 현재로서는 만족시키기 어려운 기준이다. '그린'은커녕, '그린 워싱' 조차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는 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원전 산업의 실체라는 말이다. EU 택소노미를 구실로 한국의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원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원전 확대'를 공약으로 내놓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추가 원전 입지에 대해서도,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대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윤 후보가 '핵 폐기물 처리' 기술로 언급한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를 건식 방법으로 재처리하는 기술이다. 사용후 핵 연료를 다시 재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인데, 이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일 뿐 아니라, 핵연료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재활용하는 것이므로 결국 '핵확산성'을 높이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회에서 확인된 것은 윤 후보가 EU 택소노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가 주장하는 '원전 확대' 공약에는 EU 택소노미가 기준으로 제시한 '입지 문제', '핵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조차 제대로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책 없는 한국 원전…EU택소노미에 환영할 이유도 없다 

에너지전환포럼은 4일 논평을 통해 EU 택소노미가 원자력 업계에는 오히려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 놨다. 포럼은 논평에서 "EU 택소노미가 제시한 강화된 원전 안전성 개선 및 핵폐기물 처분책임 방침은 국내 원자력계가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고강도 방침"이라며 "원자력계는 전후맥락을 무시한 채 'EU가 원전으로 회귀했다'는 식의 여론 호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원전이 '녹색'으로 분류되기 위해 제시한 조건 중 하나로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확보 및 운영 세부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는데 현재 고준위 방폐장을 확보한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 뿐이다. 포럼은 논평에서 "스웨덴은 처분부지 확보에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썼고 운영은 2030년대에나 가능한 상황"이라며 "핀란드도 처분장 부지확보, 건설까지 40년이 걸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포럼은 "이 나라들은 인구밀도가 낮고 원전설비용량도 작아 부지확보가 유리한 편"이었다며 "나머지 유럽국가들이 30년 안에 처분장을 건설하고 운영 계획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이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에 포함하는 규정안을 발의하자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앞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가면을 쓴 국제 환경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 활동가들이 "가스와 원자력은 '녹색'이 아니다"고 항의하며 EU의 녹색성장 전략인 '그린딜'을 매장하는 장례식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럼은 EU 집행위가 제시한 원전에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조건도 유럽 원전이 만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거의 모든 원전에 적용된 지르코늄 피복 핵연료는 효율은 높지만 냉각에 실패할 경우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 위험이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원전 업계는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코팅의 핵연료를 연구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새 연료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포럼은 이것이 단순이 기존 원전에 원료만 갈아끼우는 문제가 아니기에 상용화의 길은 멀다고 봤다. 포럼은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핵연료 설계가 변경되면 원자로 핵설계 코드, 열수력설계 코드 등 원자로 안전운전과 관련된 컴퓨터 코드 시스템을 다 갱신해야 하고, 또 갱신된 코드가 안전한지 규제기관이 심사해 면허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그 뒤에도 기존의 핵연료 공장이 기존 제조공정을 변경해야하는 문제까지 이어져 실제 상용화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유럽의 원자력계는 이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실제로 신규원전 및 수명연장에 대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EU 택소노미는 단순한 금융지원조건을 넘어서 향후 세계 전력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기능할 전망이어서 원자력계에는 강력한 규제요인만 늘어난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럼은 EU의 분류체계를 근거로 한국의 기존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하며 "우리 정부는 안과 밖에서 지속가능성 부합 논란을 낳고 있는 'EU 분류체계'에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보다 이미 구축한 녹색분류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해 국내에서 국내에서 먼저 실효적인 지속가능 금융체계를 이행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논평을 작성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유럽에서는 이미 한국보다 안전 면에서 한 단계 앞선 기술이 적용된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이번 논의는 그보다도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한국보다 두 단계나 앞서 있는 논의"라면서 "그럼에도 EU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키기 위해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는 원전은 현재 유럽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녹색당도 이날 논평을 내 "한국의 핵발전이 EU택소노미의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은 0%다. EU택소노미에 핵발전이 포함되었다고 해서 핵발전이 친환경이라 인정할 수도 없지만, 한국의 핵발전은 그나마 EU가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도 만족시키지 못하기에 더더욱 친환경에너지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中 시진핑에 베이징올림픽 개막 축전..'불패의 전략적 관계'

 

  • 기자명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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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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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2.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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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베이징 국립 경기장 전경. [사진출처-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4일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베이징 국립 경기장 전경. [사진출처-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관계를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나는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제24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고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축전 전문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베이징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는 중국공산당과 인민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100년 여정의 첫해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경사이며 평화와 친선, 단결을 지향하는 세계의 모든 나라 인민들과 체육인들의 공동의 축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세계적인 보건위기와 유례없이 엄혹한 환경속에서도 베이징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막되는 것은 사회주의 중국이 이룩한 또 하나의 커다란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대회가 검박하고 안전하며 다채로운 대회로 국제체육운동사에 빛나는 한 페지(페이지)를 아로새기며 약동하는 중화의 기상과 국력을 힘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올림픽 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공동의 위업을 수호하고 전진시키기 위한 투쟁속에서 조중관계는 그 무엇으로써도 깨뜨릴 수 없는 불패의 전략적 관계로 다져졌으며 두 당, 두 나라 인민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체육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두 나라 사이의 단결과 협조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도 총서기동지와 굳게 손잡고 조중 두 당, 두 나라 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계속 승화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초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 명의로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중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은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의사를 수시로 표시해 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4일 개막해 20일까지 계속된다. 패럴림픽은 다음달 4일 시작해 13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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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억 클럽' 곽상도 구속 "범죄 혐의 소명, 증거 인멸 염려"

     서울중앙지법, 4일 밤 구속영장 발부... 1차 기각 이후 66일만... 검찰 수사 교두보 확보

    22.02.04 23:45l최종 업데이트 22.02.05 00:05l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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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상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구속됐다. '50억 클럽'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11시10분께 검찰이 청구한 곽상도 전 의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다음과 같다.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음."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은 지난달 1일 같은 법원이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지 66일만이다. 그만큼 검찰의 곽상도 전 의원 수사에 진척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달 25일 뇌물·알선수재(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곽상도 전 의원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받은 것에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를 동시에 적용했고, 1차 구속영장 청구 때는 없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새롭게 적용했다.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직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반면 곽 전 의원은 입장을 내고 "2016년 3월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는 5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는 1차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보다 3시간 늘어난 것이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의원이 돈을 달라고 한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문성관 부장판사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았다.

    녹취록에는 2020년 4월 4일 김만배씨가 정영학 회계사(천하동인 5호 소유주)에게 한 말이 담겨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병채 아버지(곽상도 전 국회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내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 그러니까, (곽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그래서 (내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 응?' 다 달라고 한 거지."

    [관련기사] 녹취록 속 김만배 "곽상도가 돈을 달라해, 골치 아파" http://omn.kr/1wyhw

    곽상도 전 의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검찰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문성관 부장판사는 검찰 주장에 손을 들었다.

    앞으로 '50억 클럽' 수사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0월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50억 클럽' 명단(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을 공개했지만, 구속영장 발부가 이뤄진 것은 곽 전 의원뿐이다.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제자리 걸음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차에 타고 있다.
    ▲ 두 번째 구속심사 마친 곽상도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차에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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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3일 목요일

    줄서서 한글 배운다… 세종학당 대기자만 1.2만명대

     

    줄서서 한글 배운다… 세종학당 대기자만 1.2만명대

    [한글, 新한류 기폭제 부상]③
    한국어 학습자 현황 들여다보니
    이집트·터키·러시아·브라질 순
    '오겜' 방송 후 英 76%·美 40%↑
    • 등록 2022-02-04 오전 5:32:00

      수정 2022-02-04 오전 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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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5일(현지시간) 주이란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2021 세종학당 수료식’에서 윤강현 대사와 학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방탄소년단,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열풍으로 그 어느 때보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관심은 한국어로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를 보다 더 자세히 이해하고, 또 다른 K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국제문화교류 기관 세종학당은 대기자로 넘치고 있다. 3일 세종학당재단에 따르면, 2021년 10월 기준 세종학당의 한국어 수강 대기자 수는 1만1906명에 달한다. 수강 대기자가 가장 많은 곳은 이집트(2822명), 터키(2506명), 러시아(800명), 브라질(697명), 인도(465명) 순이다. 한국어를 배우려면 번호표를 받고 수개월간 줄을 서야 한다는 말이 현지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올 정도다.


    듀오링고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1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방송 이후 한국어 학습자가 영국에서 76%, 미국에서 40% 급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듀오링고는 전 세계 5억명의 회원을 확보한 세계 최대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이다. 듀오링고는 외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의 3분의 1은 다른 언어의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어 학습 효과는 영상 콘텐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벨라루스 민스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드로스돕스카야 크세니아 씨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등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다. 최근 감상한 작품은 피천득의 수필집 ‘인연’이다. 드로스돕스카야 크세니아 씨는 “‘인연’은 내용이 간단하지만 굉장히 감동적인 작품”이라며 “‘인연’에서 영감을 받아 내 이야기를 풀어낸 글로 성균한글백일장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K팝 열풍에 힘입어 구보(2021년 이전 발매 음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K팝에 심취한 외국인들이 구보를 구매해 듣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2021년 이전에 발매된 15개의 앨범이 435만2311장이나 팔렸다. 2021년 발매한 싱글 CD ‘버터’의 판매량(299만9407만장)을 앞질렀다. 그룹 NCT, 에스파, 엑소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가 집계한 2021년 구보 판매량도 257만1000여 장에 달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K팝 아티스트들의 팬덤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면서 신보 발매 후 구보 판매량이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K팝 열풍에 힘입어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에서도 한국어 확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어가 한층 더 확산할 수 있도록 세종학당 지정 및 전문교원 파견 대상을 36개소 확대(234개소→270개소)하고, 현지 교원 양성과정 지원 국가도 12개국에서 16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 세종학당도 개설해 전 세계 한류 팬이 가상공간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2022년 2월 2일 수요일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3일 개최…'한국수어의 봄' 주제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3일 개최…'한국수어의 봄' 주제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22-02-03 06: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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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포스터© 뉴스1

    '한국수어의 봄'이라는 주제로 제2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이 3일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는 한국농아인협회와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을 함께 3일 오후 1시 서울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기념식은 한국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공용어로 인정받기까지의 힘든 시기를 거쳐 마침내 봄날을 맞이했음을 축하하며, 보이는 언어인 한국수어가 일상에서 소통의 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도로 기획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현장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기념식은 다양한 세대의 농인이 전국 각 지역의 수어로 '한국수어의 날'을 축하하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제1부에서는 한국수어가 지나온 과거를 헤아려 '한국수어의 날' 경과를 보고하고 수어 발전 유공자를 표창한다. 이어 방탄소년단 노래 '봄날'을 한국수어로 표현한 후지모토 사오리 씨가 창작 무용으로 축하 공연을 선사한다.

    제2부에서는 한국수어의 미래를 준비하는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 수어' 영상을 상영하고 '한국수어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문체부는 한국수어 사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한국수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6일까지 '한국수어 주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에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수어로 표현하는 사랑과 감사 인사'라는 주제로 수어 사진을 공모하고, 농아인협회가 지난달 '나에게 수어의 존재란'을 주제로 개최한 동영상 공모전의 수상작을 농아인협회 중앙회 누리집과 한국농아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시한다. 아울러 제2회 한국수어의 날을 축하하는 온라인 참여 잇기 행사 결과 영상도 게시한다.

    한편 문체부는 올해 향후 5년간 수어 정책의 청사진이 될 '제2차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제2차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한국어-수어 말뭉치를 구축하고 정부 정책이나 코로나19 방역 관련 발표 등에서 공공수어 통역 지원 범위를 확대할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art@news1.kr

    2022년 2월 1일 화요일

    [속보] 신규 확진 2만명도 넘었다…2만270명 ‘역대 최다’

     등록 :2022-02-02 09:37수정 :2022-02-02 10:06

    설 연휴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인 1만8천 명대를 기록한 1일 설날 아침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인 1만8천 명대를 기록한 1일 설날 아침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70명으로 나타났다. 전날 처음으로 1만8000명대까지 치솟은 데 이어, 1만9천명대를 건너뛰고 바로 2만명대에 접어들었다. 설 연휴 직후 검사자가 다시 늘어나면 확진자도 폭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270명(국내 2만111명, 해외 유입 159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1만8342명(당초 1만8천343명으로 발표됐다가 정정)에 비해 1928명이 늘었다. 지난 26일 1만3009명으로 처음 1만명을 넘은 뒤 일주일간 1만명대로 집계된 뒤 8일째 만에 2만명대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88만4310명(해외 유입 2만5675명)이다.


    설 연휴로 인해 검사자는 29일 73만4770명에서 30일 43만2939명, 31일 38만8944명, 1일 35만6384명으로 급감했으나, 확진자는 오히려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의 2~3배 이상이고, 설 연휴 사적모임이 급증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휴 직후 확진자가 폭증할 전망이다.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 6018명, 서울 4186명, 인천 1396명 등 수도권에서 전국 환자의 57%인 1만1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부산 1260명, 대구 1141명, 경남 893명, 충남 881명, 경북 771명 등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되는 비율이 지난주 80%로 나타났다. 전파력은 강하나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확실한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78명으로 전날보다 6명 많다. 사망자는 15명으로 누적 6787명이 됐다. 누적 치명률은 0.77%다. 코로나19 치명률은 지난달 초·중순에는 0.91%였으나 위중증률이 델타의 5분의 1 수준인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15.9%(2370개 중 376개 사용)로, 전국에 입원 가능한 병상이 1994개 남아있다.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8만9420명으로 전날(8만2860명)보다 6560명 늘었다.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전날 0시 기준 439곳이 있으며 총 10만6000명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전체 인구 대비 예방접종률은 1차 87.0%, 2차 85.7%, 3차 53.1%다. 3차 접종률은 고위험군인 60살 이상 고령층이 85.8%, 18살 이상 성인 기준으론 61.5%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