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9년 6월 2일 일요일

헝가리 유람선 사고, 그리고 '스위스 치즈'의 문제

[서리풀 논평] 위험의 '세계 체제'에 대항하려면…
2019.06.03 11:13:01



이번에는 나라 바깥에서 안타까운, 그러나 황당한 사고가 났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외국 여행이 흔해진 후 여러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터무니없는 '참사'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먼저,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일, 국내 여행만큼도 안전을 걱정하지 않았을 여정에, 그야말로 아무런 개인 책임도 없는 사고로 귀중한 목숨을 잃은 분들이다. 사정이 이러니 가족들의 황망함도 오죽할까,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도 어렵다. 

사고가 나면 으레 뒤따르는 그 숱한 '대책'은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당장 할 일도 많지 않다. 피해자가 속한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사고가 났으니, 장관이 직접 가도 지켜보고 당부하며 위로하는 정도를 넘지 못한다. 사고 장소는 온갖 나라에서 관광객이 오는 국제적인 곳에, 사고를 낸 크루즈 선은 스위스 선적에 선장은 우크라이나 사람이라고 한다. 

다른 것은 미루더라도, 이 시대의 안전 문제만이라도 따져보자. 세계화 시대의 안전과 생명은 흔히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나든다. 원인, 피해, 피해자의 회복, 대책, 예방이 모두 마찬가지다. 국민국가의 질서에 머물면 세계화된 위험은 패배의식과 냉소를 부르기 마련이다. 국경을 넘어 불어오는 먼지나 다른 나라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무력감을 넘는 일차 작업으로, 당장 답이 없어 보여도 원인을 찾다 보면 할 일이 드러나는 법이다. 이번 유람선 사고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우리가 살아낸 참혹한 시절로부터 이미 배운 것도 있다. 으레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이유가 얽히고 만나 불행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리라. 그 유명한 '스위스 치즈 모델'을 다시 동원해야 한다.(☞ 관련 기사 : 가습기 살균제, 누가 왜 다시 소환했나?) 

나라 안에서는 어김없이 저가 패키지 여행부터 문제 삼는다.(☞ 관련 기사 : [헝가리 유람선 참사] "비바람 속 무리한 선상관광" 여행사·관광객 안전 불감증 심각) 기상이 나쁜데 왜 일정을 강행했는지 묻는 것은 부질없고, 그 유람선에 구명복이 있었는지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쟁에 내몰린 국내 여행사가 무얼 어떻게 해서 돈을 맞추고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겠는가, 물으나 마나 뻔하다.(☞ 관련 기사 : 이번엔 유람선이지만…위험에 노출된 '유럽 저가 패키지')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 5월 31일(현지시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문구와 꽃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국내 여행사의 요구는 헝가리의 조건과 만나야 실현되는 법, 저쪽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사고 유람선이 70년이 된 낡은 배라는 것도 놀랍지만, 헝가리에 노후 선박을 규제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 더 충격이다(☞ 관련 기사 : 노후한 헝가리 다뉴브강 투어 선박들…"모두 허블레아니와 비슷") 그 악천후에 운항을 했다니, 아예 그런 규정이 없을 수도 있겠다.  

사회주의 국가 시절부터 있던 전통인지, 아니면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 그렇게 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사실, 후자라 해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긴 하다. 말하자면,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적 통제가 없는 상태란 소리가 아닌가?  

부다페스트의 '관광산업 과열'은 책임이 없을까? 하루 수백 척의 배가 다뉴브강을 오가고 야간에만 70척의 배가 운항한다니, 이 또한 큰 구멍이다.(☞ 관련 기사 : 다뉴브강 비극 뒤엔 과열된 관광산업…"야간유람선만 70척") 그 이유조차 찍어낸 듯 익숙하다. 

"야간 크루즈 운항을 적절히 규제해야 했으나 당국자들이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 안전을 도외시했다." 
 

아귀가 척척 맞는 또 한 가지. 사고를 낸 것과 비슷한 크루즈선의 선원들은 많게는 주당 95시간, 사실상 노예노동을 한다고 한다.(☞ 관련 기사 : 유럽 호화 크루즈의 이면…안전 위협 '노예 근로' 논란) 어느 곳이든 경제를 위해, 최대한 많은 물량에, 노동을 쥐어짜서, 이익을 남긴다.  

개인이나 어느 회사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될 일이 아니니, 이제 체제를 물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2010년 집권한 헝가리의 오르반 정권은 이른바 '권위주의적 신자유주의' 이념과 그에 기초한 국정 운영으로 이름이 드높다. 

헝가리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노동자들의 연장근무 시간을 연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늘리도록 허용했다.(☞ 관련 기사 : The deregulation of overtime in Hungary has triggered a social uprising) 3년 동안은 이에 대한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 법을 두고 오르반 총리는 "바보 같은 행정 규제를 없앤" 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더 오래 일해서 더 많이 벌려는 사람을 규제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말도 덧붙인다.(이 모든 것이 이렇게 비슷할 수가!)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한편으로 저 유명한 헝가리의 문인이자 철학자인 죄르지 루카치의 동상을 철거하고 아카이브를 없애는 것, 또는 소로스가 부다페스트에 개설한 중앙유럽대학을 내쫓는 억압과 함께 간다.(☞ 관련 기사 :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대학에서 젠더 전공의 석사학위도 없앨 정도다.(☞ 관련 기사 : Hungary's PM bans gender study at colleges saying 'people are born either male or female') 

극우 민족주의, 권위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동거는, 그 자유가 단연코 경제적 자유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조합도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최고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오히려 국가가 개입할 것을 요구하니, 권위주의야말로 효율성이 가장 높을 수도 있다.

한국인의 유람선 참사에서 오르반 체제까지 따지다니, 너무 멀리 간 것 아니냐고? 구조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지나친 해석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의 여러 재난과 사고가 단지 몇몇 사람의 잘못이나 우연이 아니라 명백히 '체제'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관련 기사 : 이대목동병원 사건, '일벌백계'가 되려면) 체제는 '스위스 치즈'의 여러 구멍을, 또는 아예 치즈 바깥까지 결정한다.  

체제 문제인 한 대안은 아직 미숙하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는 것이 더 어렵지만, 따지고 보면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또는 정치든,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는 문제를 어떻게 포착하고 대응할 것인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한국인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는 길이 있을까?

'세계화 시대'에 한 나라의 국가 권력이나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헝가리의 신자유주의 체제와 그에 바탕을 둔 사회 질서에 대한민국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인과관계와 논리가 비교적 분명한 미세먼지 건에서도 그토록 무력한 것이 주권인데. 

아마도 유일한 방법은 '밑으로부터' 시민이 연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식이든 이념이든 운동이든, 이 길을 통하지 않는 해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외국 여행만 하더라도, '공정여행'과 같은 국제적 시민 연대가 조금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여러 정치적 연대가 작동하는 것도 한 가지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에서는 신자유주의적이고 영리 중심의 건강 정책과 제도, 통상에 반대하는 국제적 연대로 '민중건강운동(People's Health Movement, PHM)이 있다.(☞ 바로 가기) 이들은 각 나라 안에서, 때로는 연대하여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규제 완화에 반대한다. 

공정여행이나 민중건강운동이 당장 다른 주권국가에, 그것도 체제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역부족이다. 다뉴브 강을 다니는 선박의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데도 무력하다. 언젠가 지식이, 그 지향이 힘이 될 것이나 아직은 미약하다.  

그래도 한 가지, 시민은 '수'가 곧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사고가 나고 하루 10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하지 않는가? 속생각이야 어떻든 다수가 움직이면 그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모으고 또 모이면, 체제를 움직이는 데도 무력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운전자론, 승용차 타고 하는 것 아니다”

 6.15남측위 '심양 정책협의' 공동단장 한충목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폰트줄이기프린트하기메일보내기
승인 2019.06.02  03:04:42
페이스북트위터
  
▲ 6.15남측위원회 실무회담 대표단 공동단장을 맡았던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29일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런데 내가 무슨 예견을 한 건 아닌데 어떤 측면이 뇌리를 스치듯 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아직도 좀 멀고 험난한 길을 가야되는 거구나’ 불현듯 정세의 긴박함이랄까 그런 게 쫙 와닿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본격화된 민간교류 19년간 현장의 중심에 서왔던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난달 23일 중국 선양(심양)에서 북측으로부터 실무회담 ‘취소’ 통보를 받고 강한 느낌을 받았다. 사전 취소가 아닌 당일 현지 취소통보는 19년만에 처음이었다고.
6.15남측위원회 실무회담 대표단 공동단장을 맡아 중국 심양을 다녀온 한충목 상임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현지에서 취소를 통보받았지만 만남은 성사됐고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고 결론내리게 된 경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한 대표는 북측의 현 기류에 대해 “지금 현 상황은 ‘북미 간에 근원적인 차이가 발생됐다’,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잠깐 뭔가 실무기술적으로 조정하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미국에게 올해 연말까지 빅딜(big deal)로 표현되는 안이 아닌, ‘싱가포르 안’에 가까운 그런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오라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이지 않나. 그것이 되지 않는 조건에서 민간교류나 인도적 지원이나 이런 것이 진행되기는 앞으로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함께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거기(북)서는 중요한 평가 기준인 것 같다”며 “남북간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왜 일일이 미국에게 허가를 받아서 해야 되느냐”는 북측의 불만을 전했다.
그는 “‘운전자론’이라 표현하는데, 개혁과 변화할 때는 승용차를 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보면 트랙터, 불도저에 앉아서 진짜 비탈길은 깎아내고 웅덩이는 메워내고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갈 때만이 그게 제대로 된 운전자론이 된다”고 비유했다. 북측 불만을 에둘러 통역한 셈이다.
그는 6.15공동행사를 북측에 제안했다며 “일단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14,15,16일 2박 3일 하자고 제안했다. 규모는 서로 합의해서 정하자고 했”다고 전하고, “6.15남측위로서는 어쨌든 6.15 당일까지도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려고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한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종교부터 시작해서 여러 지원단체, 지역별, 부문별 상당히 많이 하면 된다”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쨌든 4.27부터 9.19까지 남북공동선언 실천운동 기간 중에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 그리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우리 민간 차원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역할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까지 광범위한 평화통일 대중운동을 열심히 하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다짐으로 결론을 삼았다.
다음은 6.15남측위원회 후원의밤 행사가 열리기 직전, 5월 29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 커피숍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심양 정책협의’를 중심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
  
▲ 6.15남측위원회 공동단장을 맡았던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왼쪽)과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27일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심양 정책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실무회담 출발할 때는 북측의 취소 기류를 감지하지 못했나? 23일 현지에서 막상 취소 소식을 접하니 어땠나?
■ 한충목 단장 : 사실 출발할 때는 몰랐다. 가서 들어보니까 북측이랑 해외측은 그 전날, 22일 왔다는데, 북측과 해외측도 그 전날은 잘 몰랐다고 한다. 우리도 당일에 연락받아서 알았다. 사실 당황스러웠다.
□ 북측 대표단이 모르고 나왔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 자기들도 전날은 몰랐다고 하더라. 전날은 편하게 있었다고 그러더라. 어쨌든 그런가 보다 하지, 그 이상 알 수는 없다.
우리는 당일인 23일 아침 일찍 심양행 비행기를 타서 내려서 이동하면서 들은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게 뭐지?’ 나도 20년 가까이 남북관계를 오랫동안 했고, 수백 차례를 만났지만 처음 있는 일이니까 엄청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내가 무슨 예견을 한 건 아닌데 어떤 측면이 뇌리를 스치듯 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아직도 좀 멀고 험난한 길을 가야되는 거구나’ 불현듯 정세의 긴박함이랄까 그런 게 쫙 와닿았다.
□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했는데, 아예 만남 자체가 불발될 걸로 알았다. 그런데 만났다고 하니 의외였다.
■ 원래 내가 알기로는 아마 3시에 심양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을 거다. 그런데 자기들이 빨리 돌아가야 된다면서 시간을 앞당겨 만나자고 해서 2시에 만난 거다.
□ 취소가 됐는데, 만난 것도 이례적으로 보인다.
■ 아니, 그거야 당연한 예의다. 옛날에도 취소한 적이 있지만 아예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취소했으니까 만날 기회도 없었지만, 북과 해외가 지금 와 있고 남쪽도 왔는데 만나지도 않고 간다면 이것은 내가 볼 때는 예의가 아니다. 당연히 보는 게 맞다.
만나 보니까 이러이러한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 때문에 자신들이 실무회담을 취소하고 평양으로 빠르게 돌아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 거다.
□ 실무회담은 취소됐고, 만나기는 했고, 또 만난 결과도 발표하고,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 정확히 표현하면 정책협의를 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남북해외가 만났고, 북측은 먼저 “참 미안하다, 상황이 이렇고, 우리는 이러이러해서 지금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제기했다.
우리는 조성우 선배와 내가 “기왕 본 건데 그러면 남쪽의 이야기도 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 “그러면 여기까지 왔는데 말씀하시라” 그래서 우리가 남쪽의 사업계획 뿐만 아니라 현 정세에 대한 평가나 해법 등등에 대해서 상당히 길게 설명한 거다.
그것을 듣고 보니 북도 또 우리에게 답변을 하게 되고 그렇게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우리가 “어쨌든 기왕 만난 것이고, 우리가 이야기한 것 중에 그래도 가면 기자들도 궁금해서 물을 거고, 우리 내부에도 뭔가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고만 발표할 수는 없지 않느냐. 지금 이렇게 얘기된 것만이라도 우리가 발표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그렇게 의논이 되면서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 그래서 정책협의가 된 거다.
□ 알려진 바로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중재하려 한다든가 인도지원 문제 등 ‘진의 왜곡’이 우려돼서 취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일단 그게 기본적인 사유라고 봐야겠지만, 좀더 다른 사유나 근본적인 이유가 있나?
■ 정확히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해법을 푸는 관점, 방향, 이게 다른 것 같다. 거기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봐야 된다.
남쪽은 단체마다 편차는 있었다고 보지만, 남북 당국 간에 막혀있는 것을 민간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서 좀 풀어야 되겠다는 것이 많이 있었고, 그리고 정부에서 북에 인도적 식량지원을 제안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중재하겠다는 것도 좀 있었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교류협력사업들을 북쪽과 협의하겠다는 것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북쪽은 현 상황은 그런 수준의 논의로 타개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일단 확실히 정리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내가 긴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하고 느낀 것은 북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했고, 그 시정연설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와 만나는 6.15북측위원회를 포함하는 민간 차원도 정리됐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 한충목 상임대표는 심양 정책협의에서 파악한 북측의 기류를 가감없이 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큰틀에서 입장이 정리돼 있었다면, 그 핵심은 무엇으로 요약되나?
■ 북은 미국에서 제기한 ‘빅딜’(big deal)이라는 방식에 대해서,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안이다”. 그러니까 “싱가포르 선언을 사실상 뒤집는 행위다”라고 평가를 명확히 했다고 본다.
그리고 북의 비핵화 이후에 관계 정상화나 대북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리비아식 해법’으로서 북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거다. 이렇게 정리한 거다.
우리의 식량 인도적 지원이니 이런 것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정리를 한 거다. 현 국면을 바라보는 평가와 해법이 전혀 다름으로써 생길 수밖에 없었던 그런 것이었다.
□ 그렇게 평가한다면 의문이 드는 게, 시정연설 한 지도 꽤 됐고, 식량지원 논란도 며칠이라도 흘렀는데 어쨌든 북측 대표단이 나왔다. 그런 취지라면 취소를 시키든지 한두 명만 나와서 입장만 전달하고 가면 되는 것 아닌가. 북측 대표단이 나왔다는 것은 큰틀에서 민간 접촉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 당연하다. 나는 지금도 북에서 민간 차원을 다 닫겠다고 결정했다고는 생각 안 한다.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들은 당연히 하는 것이다.
특히나 우리가 새해맞이 공동행사에서 합의한 것 중의 하나가 4.27부터 9.19까지를 남북공동선언 실천기간으로 삼자고 했고, 그 실천운동을 뭘로 할지를 우리가 이 실무회의에서 협의하기로 의논이 돼 있었다.
그러니까 북은 당연히 실천운동을 뭘로 할 건지를 중심으로 의논을 하겠다라고 왔을 텐데, 남쪽의 이러저러한 단체들이 많이 가게 되면서 북에서 쭉 취합해 봤을 때는 그런 논의가 되기 보다는 뭔가 당국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든지 또는 식량지원 문제를 민간 차원에서도 제기한다든지 민간교류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든지 이런 것으로 파악이 됐을 것이다.
남북공동선언 실천 대중운동 중심으로 되기 보다는 이런 행사나 이벤트, 당국의 메신저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돼서는 오히려 북이 지금 평가하고 있고 해법을 갖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식의 만남이 되겠다, 아마 이렇게 평가를 한 것 같다. 그래서 지난 19년동안 한 번도 없었던 당일 취소까지 한 거다.
□ 그 표현 중의 하나가 현 상황을 ‘소강 국면’으로 보느냐 ‘교착 국면’으로 보느냐 이런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다. 정세인식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북에서는 현 상황을 ‘교착 국면’으로 보고 있나?
■ 소강과 교착의 차이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는데, 지금 현 상황은 ‘북미 간에 근원적인 차이가 발생됐다’,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잠깐 뭔가 실무기술적으로 조정하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다.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로 다시 서로 만남을 갖지 않고서는 현 국면이 타개될 수 없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북미 관계가 결정적이지만 남북 관계도 있지 않나. 북에서 문 대통령을 신뢰한다면 중재 역할, 메신저 역할을 맡길 수도 있는데, 북에서는 제안된 남북정상회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 우리 정부에 대한 입장을 들은 것이 있나?
■ 정부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아직도 높다. 이렇게 평가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중재자라고 표현했던 것 속에서 나와 있듯이 북미 간에 어떤 해법을 찾는데, 양쪽이 다 만족할 수 있을만한 중재를 찾는 것이 사실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평가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과 평화·번영·통일을 실현하는 당사자다. 미국과 북을 중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반도의 문제를 풀어내는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된다. 그렇게 보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함께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거기서는 중요한 평가 기준인 것 같다. 미국과의 문제에 있어서도 싱가포르 합의 문제 이듯이.
□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이나 평양공동선에서 합의한 내용들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북측이 판단하는 걸로 보면 되나?
■ 그렇다.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남북간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왜 일일이 미국에게 허가를 받아서 해야 되느냐.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면 되는 일인데, 그걸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되느냐. 이런 문제제기를 하나 들었다.
또 하나, 개성공단에 기업인들이 오는 문제도, “이것은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다. 개성에 가서 자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건데, 그것도 그냥 눈으로만 확인할 거다” 이렇게 발표했다고 한다.
9.19 평양공동선언에는 어쨌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푼다고 정리돼 있는데, “와서 뭘 확인하겠다고는 하는데 재개는 아니라고 하면, 그럼 이게 어떤 것이냐. 신뢰를 갖기가 어렵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다.
보다 더 남북 정상 간에 합의했던 것을 실천하는 방향에서 정리해야 만남의 의미가 생기지 않겠느냐, 그런 이야기였다.
“운전자론, 트랙터.불도저로 새로운 길 개척해야”
  
▲ 5월 14일 민화협, 북민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식량지원을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김연철 통일부장관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충목 상임대표는 북측이 식량지원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고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치관 기자][자료사진 - 통일뉴스]
□ 어쨌든 북미간에 풀어야 될 문제가 있고, 남북간에 풀어야 될 문제가 있는데 남쪽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했는데 답이 없고, 고위급 회담도 되고 있는 게 없다. 남쪽 통일부 장관이 바뀌었고, 북쪽도 통일전선부장이 바뀐 상황이지만 지금같은 흐름으로 봐서는 남북 당국 관계도 쉽지 않아 보인다.
■ 북쪽은 현재의 상황을 근본문제를 해결해야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정리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정부가 그렇게 풀어가지는 못하고 인도적 식량지원이라거나 다른 차원에서 풀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어찌보면 남쪽 당국도 결과적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선후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재는 신뢰가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남북당국 간에 서로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당국간 만남이 필요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 남북 정상간의 공동선언 이행이 중요하다는 지적인데, 정부가 처해 있는 현실에서 예를 들면 어떤 게 가능하다고 보나?
■ 예를 들어서 본질적인 얘기를 하자면, 개혁과 변화는 사실 늘 저항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운전자론’이라 표현하는데, 개혁과 변화할 때는 승용차를 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보면 트랙터, 불도저에 앉아서 진짜 비탈길은 깎아내고 웅덩이는 메워내고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갈 때만이 그게 제대로 된 운전자론이 된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다 이해하니까,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금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합의한 처음 마음, 처음 정신으로 돌아가서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를 보기는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가받아야 될 이유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적으로 실행해나가는 방향을 갖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이럴 때 정부가 민간을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예전 2005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들어서고 나서 한동안 남북관계가 엄청 막혔었다. 결국 6.15 공동행사를 평양에서 하면서 정동영 장관을 대동했고,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도 성사돼 엄청난 활로가 개척됐다.
그때 어쨌든 민간 차원에서 남북간 오작교 역할을 했다. 6.15남측위원회를 포함해 여러 종교, 시민단체들이 남북 사이에서 끊임없이 여러 활동을 했다. 나는 남쪽 당국이 그런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북쪽도 그런 것에 호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6.15남측위원회와 종교,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남북교류협력 사업들을 진행하도록 적극 돕는 방향에서 당국의 협력이 있어야 된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게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사회적 여론을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바꿔내는데 민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다.
□ 보통 북도 투트랙(two-track)으로 남북 당국 관계가 안 될 때는 그나마 민간교류 숨통을 열어놓았는데, 보수정권 때도 그랬고 현 정부 들어와서도 민간교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북쪽의 기조가 바뀐 것으로 봐야 하나?
■ 아니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현 정국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거다. 현 정국은 민간 간에 교류를 많이 하거나 인도적 지원을 많이 하거나 이렇게 해법을 찾고 있지 않다는 거다. 북 자체가.
지금은 북미 간에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에 근접한 안이 나와야 되는 것이고, 또 남북 간에도 정상 간에 합의한 것이 서로 지켜지고 있는지 평가돼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부차적인 문제 만으로 진행되는 것은 어렵다고 평가를 한 거다. 북쪽에서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근거하면, 사실상 미국에게 올해 연말까지 빅딜로 표현되는 안이 아닌, ‘싱가포르 안’에 가까운 그런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오라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이지 않나. 그것이 되지 않는 조건에서 민간교류나 인도적 지원이나 이런 것이 진행되기는 앞으로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식량지원,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
  
▲ 한충목 공동대표는 평양 6.15공동행사를 위한 노력을 끝까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심양 정책협의에서 6.15공동행사를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 물리적으로 6.15공동행사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나. 갑자기 상황이 풀려서 할 수는 없을 것 아닌가.
■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은 늘 절박한 문제라 생각한다. 긴급한 문제이기도 하고. 그래서 최후의 순간까지도 모든 노력을 성심성의껏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게 회사를 운영할 때 어디다 투자를 하면 확률이 높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매사 모든 문제에 올인해야 된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 남과 북이 어찌보면 하나씩 같이 갖고 있지 않나. 민간 차원에서 그 열쇠를 열려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할 때, 그 진정성이 전달돼서 상대방도 문을 여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북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서로 그렇게 해야 된다. 그럴 때 당국 간에도 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그런 계기들을 민간 차원에서 최대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해야 된다.
6.15남측위로서는 어쨌든 6.15 당일까지도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려고 한다.
□ 이번 심양 정책협의에서 6.15공동행사를 제안할 때 구체적인 제안들이 있었나?
■ 일단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14,15,16일 2박 3일 하자고 제안했다. 규모는 서로 합의해서 정하자고 했고 아직 육로나 직항, 이건 의논 안했다. 이건 어차피 당국끼리 의논해야 할 일이어서.
6.15공동행사가 되려면 당국끼리 협의가 되지 않고는 이뤄지기는 어려운 거지 않나. 그러니까 사실 우리 바람은 이것이 성사도 되고 이 성사를 위해서 당국끼리도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거다.
□ 그 정도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에서 충분히 논의 가능한 것 아닌가?
■ 당연하다. ‘성사시키자’라는 것만 방향적으로 결정이 되면, 우리가 예전에도 2,3일 전에도 사실은 뭐 성사시킨 일들이 있으니까.
□ 만약 성사된다면, 당국 대표단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런 형식도 가능한가?
■ 6.15남측위 차원에서 의논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당국은 물론이고 종교, 시민, 이러저러한 평화통일에 관계되는 많은 단체와 인사들이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 19년동안 사전논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건 당국끼리 의논할 사안이다. 나중에 당국과 우리가 협의하면서 “우리도 좀 갔으면 좋겠다” 이러면 데려가는 거다.
□ 전해 준 북측의 기류를 봐서는 현재 북측에서 인도적 지원, 식량지원 이런 것을 민간을 통해서 수용할 가능성은 좀 낮다고 보여진다.
■ 지금 현재로는 그것을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얘기했기 때문에 당연히 낮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명백히 이야기했다. 오히려 그렇게 제기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
□ 북은 6월부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공연한다는데, 남쪽에서는 가보지도 못할 것 같다.
■ 그것부터 풀리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예를 들어서 공동행사도 하고 금강산관광이 당장 풀기 어렵다면 민간 차원에서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종교부터 시작해서 여러 지원단체, 지역별, 부문별 상당히 많이 하면 된다. 그런 과도적 조치들도 신뢰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거니까.
이렇게 사회적 여론을 형성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좀 도움이 되고, 남북 간에도 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민간에서 하는 것 중에서는 금강산관광이지 않겠나 생각한다.
□ 6.15북측위원회는 인적구성에 큰 변화가 없었나?
■ 없다고 들었다.
□ 북측 대표단이 양철식 부위원장 등 5명이라고 돼 있는데.
■ 양철식 부위원장과 강승일 사무국장과 박성일 사무부국장 등 5명이 나왔다. 예전에 나온 사람 그대로 나왔다. 우리가 변화가 좀 있느냐 물었다. 그쪽 표현은 “큰 변화 없다” 이렇게 나왔다.
□ 우리가 알기로는 통일전선부장이 바뀌지 않았나? 조평통 위원장 교체설도 나왔고.
■ 그런 걸 이야기할 계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물어봐도 이야기 안 한다.
□ 최근 북측에서 제기한 ‘우리 국가제일주의’, ‘전민족적 통일방안’에 대해 이번에 혹시 토론회를 하자든지 이런 제안이 없었나?
■ 이번에는 민간 차원에서 어떤 것을 할지에 대한 토론은 사실상 못한 거다. 우리가 남쪽에서 가지고 있는 계획만 제안한 거다.
□ 끝으로, 큰 파란을 겪었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는 6.15남측위원회가 6.15북측위원회와 꽤 오랜 신뢰관계를 가지고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어려운 정세를 풀어내는데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된다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야 된다 생각한다.
어쨌든 4.27부터 9.19까지 남북공동선언 실천운동 기간 중에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 그리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우리 민간 차원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역할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까지 광범위한 평화통일 대중운동을 열심히 하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수정, 12:08)

[2신] 대우조선 노조, 현중 실사단 1차 진입 저지…사측 “오후에 재시도”

[현장] 실사단 노조와 대화 시도, 노조 “인수 철회 아니면 대화 없다” 정문 차단중…실사단장 “뒷문으로 들어가는 일 없다”

거제 = 윤정헌 기자
발행 2019-06-03 10:28:37
수정 2019-06-03 10:28:37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김수야 산업은행 실사 단장이 3일 오전, 노동조합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수야 산업은행 실사 단장이 3일 오전, 노동조합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민중의소리
[2신 | 3일 오전 10:20]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에 나섰다. 실사단은 3일 오전 9시 30분께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정문에 도착, 진입을 시도하다 노조가 출입을 거부하자 30여분 뒤인 10시 10분께 철수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실사단이 오후 1시에 재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45인승 버스 한 대를 이용해 대우조선을 찾았다. 버스에는 김수야 산업은행 실사단장과 현대중공업 강영 전무 현장 실사단장을 비롯해 20여명의 관계자가 타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실사단 출입을 막고 있다.
산업은행 김수야 실사 단장은 버스에서 내려 출입을 막고 있는 노조와 정문 앞에서 대화를 시도했다.
김 단장은 “실사를 위해서 찾은 것일 뿐이다. 출입을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고 노조 관계자는 “인수 철회가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사단 관계자는 ‘정문 이외에 다른 문으로 출입을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실사를 위해 온 것이다. 정문 이외에 다른 문으로 (몰래)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노조와 짧은 대화를 나눈 김 단장은 30여m 떨어진 버스로 돌아갔고 실사단을 태운 버스는 5분여 뒤인 10시 5분께, 현장을 벗어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 노조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오후 1시에 다시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실사단이 타고 있는 버스가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실사단이 타고 있는 버스가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민중의소리
노조는 500여명의 ‘실사 저지단’을 구성해 정문을 비롯한 6개 출입구를 모두 차단하고 있다. 실사단은 용역 경비 등을 대동하지는 않았다. 경찰 병력의 도움 없이는 조선소 내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정문 인근에는 거제도 자체 경력 100여명, 창원시 지원경력 10개 중대 400여명 등 총 500여명의 경력이 배치되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충돌 등 만약의 상황을 위해 나온 것”이라며 “실사단 진입을 위해 노조원을 소개하거나 정문 통과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민중의소리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민중의소리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조합원 400여명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정문을 차단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조합원 400여명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정문을 차단하고 있다.ⓒ민중의소리
[1신 | 3일 오전 09:00]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에 나서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정문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동조합은 실사단이 조선소 내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3일 오전 7시 30분부터 정문을 비롯한 6개 출입구를 모두 차단하고 실사단의 조선소 진입을 막고 있다.
신상기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 6명은 몸에 쇠사슬을 감고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다. 노조는 총 500여명 규모로 ‘현장실사 저지단’을 구성하고 출입문에서 신분증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하는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도 대우조선 정문에 천막을 설치하고 힘을 보탰다.
앞서 대우조선 사측은 지난 31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총 20여명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10일간 조선‧해양‧특수선‧유형자산 확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노조는 이날 아침 8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은 오로지 현대중공업 정씨 일가만을 위한 인수합병으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단 한명의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권력을 동원한 실사 강행 시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10개 중대 4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거제 = 윤정헌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김영철 건재... '조선중앙통신'의 '조선일보' 저격?

19.06.03 09:14l최종 업데이트 19.06.03 09:41l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최근 실각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흰색 원)도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했다. 2019.6.3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최근 실각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흰색 원)도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했다. 2019.6.3
ⓒ 연합뉴스
 
강제노역형설(說)이 나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숙청설을 일축했다. 

3일 치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앞서 5월 31일 치 <조선일보>는 한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뒤 자강도에서 '혁명화 조치'(강제노역과 사상교육) 중이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는 대미 실무협상을 맡았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 '1호 통역관'도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틀 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한 사실을 <조선중앙통신>에서 보도하면서 또다시 <조선일보>의 오보가 확인됐다. 이를 두고 "<조선중앙통신>의 <조선일보> 저격" "북한식 반론권" 등의 풍자 섞인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현송월 삼지연관혁악단 단장이 포르노 비디오 판매 등에 연루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 단장은 지난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사전점검단 일행으로 강릉과 서울을 방문하면서 그의 처형설도 오보로 판정난 바 있다.

<조선일보>의 오보 흑역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지난 1986년 11월 17일 '김일성 총 맞아 피살'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북괴 김일성이 총에 맞아 피살되었거나 심각한 사고를 당했다"라는 내용의 호외를 발행해 뿌리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전 10시 몽골 공산당 서기장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순안국제공항에 김일성 주석이 모습을 나타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조선일보>의 '김일성 사망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다. 
 
 지난 5월 3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 기사.
▲  지난 5월 3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 기사.
ⓒ 조선일보PDF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개벽예감 350]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6/03 [08:1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 
2. 두 가지 대응전략 서두르는 태평양제국
3.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1.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에 태평양지역의 약소국들을 강점하고 태평양을 불법점거한 대제국이 출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아메리카합중국이다. 미국은 1854년 3월 31일 페리원정군의 강압외교로 일본의 문호를 개방하고 조약을 맺었고, 1871년 6월 1일 강화도를 침공하였으며, 1893년 1월 17일 하와이왕국을 붕괴시켜 병합하였고, 1898년 12월 10일 필리핀을 식민통치해오던 에스빠냐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빠리조약을 체결하였고, 1902년 7월 2일 필리핀 제1공화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필리핀을 강점하였다. 미국이 태평양 전체를 불법적으로 점거하여 대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자행한 침략전쟁과 식민통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약소국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과 불행, 고통과 죽음을 들씌웠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인식하면, 1902년 미국의 필리핀 강점으로 완공된 태평양지배체제야말로 침략과 살륙, 억압과 강탈이 뒤엉킨 반인륜적 국가범죄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지구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태평양은 어느 한 나라가 마음대로 소유할 수 없고, 어느 한 나라가 독점적으로 지배해서도 안 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모든 나라들이 호혜적으로 공유해야 할 공리공영의 태평양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태평양을 불법적으로 점거하였을 뿐 아니라, 불법점거를 국제질서니 지역평화니 하는 말로 정당화, 합리화하면서, 100년이 넘도록 그 대양을 독점적으로 지배해왔다. 

그러나 태평양제국의 운명은 영원무궁한 것이 아니다. 달이 차면, 반드시 기울어지는 것처럼, 태평양제국의 운명도 반드시 기울어지는 법이다. 제국의 흥망성쇠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법칙이 아닌가. 침략과 살육, 억압과 강탈로 약소국들을 무참히 희생시키며 공룡처럼 몸집을 비대하게 키웠던 모든 제국들이 그 법칙에 따라 쇠망과 조락의 길을 걸었다. 이를테면, 지난 20세기 100년의 역사만 살펴봐도, 한때 제국의 위세를 떨치며 군림했던 대영제국, 대청제국, 대로씨야제국, 대일본제국이 흥망성쇠의 법칙에 따라 줄줄이 쇠망, 조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태평양제국이 전신쇠약증에 걸렸다.     

2009년 10월 26일 미국 언론매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 실린 ‘미국의 쇠락을 보여주는 9가지 징후들’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취업, 경제성장, 빈곤, 교육, 국가경쟁력, 번영, 보건, 인간개발, 생활만족도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다른 나라들에 내주고 뒤로 한참 밀려나는 쇠락징후를 보였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 분석기사는 태평양제국의 전신쇠약증을 사회경제부문에 한정시켰다. 무릇 제국의 몰락징후는 사회경제만이 아니라 정치군사에서도 나타나는 법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며 아시아전문가였던 차머스 존슨은 2009년 7월 30일에 발표한 ‘제국을 청산할 세 가지 충분한 이유와 그것을 위한 열 가지 방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후 팽창주의, 아프가니스탄전쟁 패전과 그 후과, 해외군사기지들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치욕적인 범죄를 태평양제국이 청산되어야 하는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 글은 10년 전에 조성된 국제정세를 염두에 두고 쓰인 것이어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전 세계에서 전쟁을 가장 많이 하는 전쟁국가의 병사들을 촬영한 것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자기들이 반인륜적인 침략전쟁에 동원되는 줄도 모른 채, 상관의 명령에 따라 전투에 참가하여 죽고 죽인다. 반인륜적인 살륙전이다. 미국은 반인륜적인 살륙전을 도발하여 태평양 전체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태평양제국의 운명은 영원무궁한 것이 아니다. 성립 후 100여 년이 지난 오늘, 태평양제국은 전신쇠약증에 걸렸다. 태평양제국은 아시아대륙에서 부단히 힘을 키워온 핵강국들로부터 정면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그 정면도전은 2012년에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의 존립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도전은 차머스 존슨이 별세한 때로부터 2년이 지난 2012년에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은 아시아대륙에서 부단히 힘을 키워온 핵강국들로부터 정면도전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정면도전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이 2012년에 시작된 것으로 보는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2012년 9월 25일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취역하였다. 만재배수량이 58,000톤인 이 항공모함은 함재기 및 헬기 40대, 병력 2,600명을 싣고 항해한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2017년에 취역한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은 만재배수량이 100,000톤이나 되고, 함재기 75대와 병력 4,300명을 싣고 항해한다고 말하면서, 랴오닝함은 제럴드 포드함에 비해 너무 열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량수치만 비교하는 초보적인 평가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물량수치비교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치군사적 의미는 알지 못한다.    

중국이 사상 처음 항공모함을 보유한 것은, 그 동안 아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그 나라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1964년 10월 16일 자국의 첫 핵시험으로 태평양제국에 도전하였는데, 2012년 9월 25일에는 자국의 첫 항공모함을 취역시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지난날 중국의 핵시험이 중미국교수립을 불러온 요인으로 되었다면, 오늘날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는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된다.  

(2) 중국이 첫 항공모함을 취역시킨 때로부터 약 넉 달이 지난 2013년 2월 12일, 로씨야 공군 소속 뚜뽈레브-95 장거리전략폭격기 두 대가 미국의 서태평양군사전략거점인 괌에 접근하여 주변상공을 돌며 선회비행을 하다가 북쪽으로 사라졌다. 뚜뽈레브-95는, 13km의 고도로 상승하여 재급유를 받지 않고 시속 550km의 비행속도로 15,000km를 날아가는데, 200킬로톤급, 1,000킬로톤급, 3메가톤급 열핵탄두를 각각 장착한 세 종의 순항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1,000킬로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Kh-22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항모타격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된 것인데, 사거리는 600km이며, 비행속도는 마하 4.6으로 엄청나게 빠르다. 이 장거리전략폭격기는 Kh-22 공중발사순항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다.   

태평양제국이 가장 중시하는 군사전략거점인 괌을 공중발사순항미사일 한 방으로 지도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로씨야의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가 그 섬의 주변상공에 접근하여 선회비행을 한 것은, 그 동안 유라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로씨야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3) 중국과 로씨야로부터 정면도전을 받은 태평양제국은 체면이 구겨졌다. 태평양제국은 체면이 구겨진 자기 모습이 친미추종국들의 눈에 나약하게 비칠까봐 은근히 걱정하면서 제국의 힘을 과시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태평양제국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이른바 ‘항행자유작전’이라는 무력도발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2015년 10월 25일 태평양제국은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기지화를 저지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구축함 래쓴함을 남중국해로 출동시켜 중국에 대한 제1차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였다. 또한 2018년 12월 5일 태평양제국은 로씨야의 태평양 군사활동을 억제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구축함 맥캠벨함을 연해변강 울라지보스또크 근해로 출동시켜 로씨야에 대한 제1차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였다.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려는 태평양제국의 ‘항행자유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남중국해에 들어가서 이른바 '항행자유작전'을 벌이는 장면이다. 2015년 10월 25일 첫 '항행자유작전'이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은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기지화를 저지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항행자유작전'으로 중국을 심히 자극하고 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미국 국기를 구축함에 내걸었는데, 이런 식의 국기게양은 통상적인 항해에서는 볼 수 없는 이례적인 행동이다. 자극을 받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혹시 자기들에게 기습공격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그런 이례적인 행동을 불러왔을 것이다. 2018년 12월 5일 태평양제국은 로씨야의 태평양 군사활동을 억제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울라지보스또크 근해에서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여 로씨야를 심히 자극하였다. 태평양제국의 '항행자유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4)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은 날이 갈수록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고, 그로써 미국-중국-로씨야 삼각관계에서 발생한 정치군사적 대립은 격화되었다. 특히 2017년에는 미국-중국-로씨야 삼각관계에서 새로운 대립양상이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무력대결양상은 중국과 로씨야가 각자 단독군사활동으로 태평양제국에게 도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합동군사활동으로 도전하는 새로운 방식을 취한 것을 뜻한다. 아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두 핵강국은 2017년부터 군사전략적 협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과 로씨야는 2017년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로씨야 오호쯔끄해에서 해상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였고, 2018년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로씨야의 동씨비리 자바이깔지방에서 연합전투지휘기구의 작전통제 아래 연합군사훈련 ‘동방-2018’을 진행하였으며, 2019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 산둥성 칭다오 앞바다에서 실전급 해상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5) 중국과 로씨야가 군사전략적 협동으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였던 2017년에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더 위협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1993년부터 장장 25년 동안 태평양제국과 치렬한 핵대결을 벌여오던 조선이 2017년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소형화된 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리는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국가핵무력을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의의는,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신흥핵강국 조선이 가세하였다는데 있다. 불과 몇 달 시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일어난 중국-로씨야의 군사전략적 협동과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은 2017년 이후 태평양제국이 세 핵강국을 상대로 힘겨운 대결을 시작하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기도 어려운 판이었는데, 신흥핵강국 조선까지 그 판에 가세하였으니, 태평양제국은 극도로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2. 두 가지 대응전략 서두르는 태평양제국

태평양제국이 극도로 곤궁한 처지에 놓인 2017년에 태평양제국에서 뜻밖의 정치이변이 일어났다. 정치를 돈으로 환산하기 좋아하는 재벌총수가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자’는 선동구호를 내걸고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2017년 1월 20일 태평양제국의 ‘황제’로 등극했던 것이다.    

핵강국들인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야 하는 어렵고도 힘든 과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를 짓눌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태평양제국의 존립이 위협받기 시작한 곤궁과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응전략을 서둘렀다. 태평양제국의 대응전략은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1) 노후한 핵무력을 현대화하고, 전술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새로운 핵전략

태평양제국의 힘은 해군함대에서 나왔다. 태평양제국은 태평양을 휘젓고 다니는 강한 해군력으로 건설되었다.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그러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사정이 달라졌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소련의 홋까이도 점령과 한반도 점령을 크게 우려한 미국은 너무 다급한 김에 아직 기폭시험도 하지 않은 핵폭탄을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하였고, 8월 9일에는 나가사끼에 투하하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49년 8월 29일 소련은 자국의 첫 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소련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핵보유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였다. 미국의 핵무력이 소련을 위협한 것만큼, 소련의 핵무력도 미국을 위협하였다. 그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소련은 무한정한 핵군비경쟁에 돌입하였다. 그것은 상대국가를 핵공격으로 멸망시킬 이른바 확증파괴의 전략핵무기를 누가 더 많이 보유하는가 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소모경쟁이었다. 존 케네디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직을 수행하던 로벗 맥나마라가 천명한 핵전쟁교리에 따르면, 교전상대국 전체 인구의 25%를 살상하고, 산업시설의 50%를 파괴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를 보유하여야 핵억제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군비경쟁에 빠진 핵강국들은 핵무기개발기술을 고도화시켰다. 소형화, 경량화, 정밀화된 핵탄, 증폭분열탄, 전자기파탄, 중성자탄, 열핵탄이 출현하고, 핵탄두를 장착하는 미사일도 여러 갈래로 발전되어 핵무력의 다종화가 실현되었다. 핵무력의 진화는 교전상대국을 멸망시킬 강력한 확증파괴력을 주장하는 핵전쟁교리를 폐기시켰다.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실전에서 사용하기 힘들었던 전략핵무기는 실전에서 재래식 무기와 함께 사용될 수 있는 전술핵무기로 변신하였다. 핵전쟁위험이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그런 위험은 미국과 소련을 핵군비감축으로 떠밀었다. 핵군비감축협정에 따라, 전술핵탄과 중거리 및 단거리탄도미사일이 폐기되었다. 

2016년 10월 8일 로씨야는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역외영토인 깔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전진배치하였다고 밝혔다. 이스칸데르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서 초정밀타격으로 파괴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로씨야의 핵무력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유럽에 B61 핵무기를 전진배치했는데, 1968년에 생산된 B61은 미사일에 장착되는 작고 가벼운 핵탄두가 아니라, 전폭기에 탑재하는 크고 무거운 핵폭탄이다. 미국은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네덜란드, 벨지끄, 뛰르끼에 같은 친미추종국들에 B61 핵폭탄 200여 발을 쌓아놓았다. 하지만, 핵무기고에 보관된 B61 핵폭탄를 꺼내 비밀암호(EAM)를 입력하여 전폭기에 장착한 다음, 전폭기를 출격시켜 적진 상공에서 투하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노후한 핵폭탄을 가지고서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기습발사하는 로씨야의 핵탄두 장착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도저히 당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낙후된 핵폭탄을 유럽 각지의 핵무기고들에 쌓아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하였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그를 더욱 경악시킨 일이 일어났는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는 장면이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통제실(launch control room)이다. 창문이 전혀 없고, 천정이 궁륭식으로 된 것을 보면, 지하시설이 분명하다. 사진에 보이는 왼쪽 구호판에는 "...(로케)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충성으로 (받들자)"라는 구호가 쓰여 있고, 오른쪽 직관물에는 "최고사령관 동지 결심하시면 언제든 타격"이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 그 구호들은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이 미사일발사통제실에서 통제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사진에 나타난 내부설비들은 미사일발사통제실이 아마도 1980년대쯤 건설되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통제실을 운영해온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에서 포위사격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였는데, 그것은 미국이 중시하는 태평양군사전략거점인 괌의 주변수역 동서남북에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하여 포위사격하는 계획이었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보고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였다. 그것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해 괌을 포위사격하는 작전계획이다. 만약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에 고폭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안에 있는 어느 특정시설물만 골라서 파괴할 수 있고,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그 공군기지 활주로는 복구할 수 없을 만큼 대파될 것이다. 그처럼 위협적인 화성-12형 4발이 동시에 괌의 동서남북 주변수역에 떨어지는 경우, 하와이와 괌을 비롯한 태평양작전구역에 분산배치된 미국군 184,460명은 공포에 질려 전의를 상실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그처럼 위협적인 탄도미사일을 가지고 태평양작전구역을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악하였고, 태평양제국이 그런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에 맞설 전술핵탄두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갖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악하였다. 그래서 그는 전술핵탄두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핵무력현대화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제한조치를 느슨하게 풀고, 트라이던트 미사일에 장착할 신형 저위력핵무기(low-yield nuclear weapon)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2) 무력을 증강시킨 방패막이를 최전선에 내보내는 군사전략

2017년 3월 22일 일본은 만재배수량이 27,000톤인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을 취역시켰다. 가가함에는 작전기 28대, 병력 400명, 적재량 3.5톤급 군용화물차 50대 또는 그에 상당하는 군사장비를 실을 수 있으며, 헬기 5대가 비행갑판에서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다. 가가함과 똑같은 헬기항공모함인 이즈모함은 2015년 3월 25일에 취역했다. 

2018년 12월 18일 아베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방위계획대강’ 개정안과 ‘방위력정비계획’이 의결되었다. 그 문서들에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처음으로 항공모함, 스텔스전투기,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보유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런 계획에 따라, 일본은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전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거기에 미국산 스텔스전투기 F-35B 42대를 탑재할 것이고,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장거리순항미사일도 도입할 것이다. 

이런 정황은 일본이 ‘전수방위원칙’을 내던지고 대대적인 무력증강책동에 광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무력증강책동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는 방패막이로 일본을 앞에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을 따르는 추종행동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견지에서 보면, 홋까이도에서 오끼나와까지 길게 내리뻗은 일본렬도는 미국의 태평양작전구역에 대한 조선, 중국, 로씨야의 공격위험을 막아줄 아주 좋은 지전략적 위치(geostrategic position)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은 조선, 중국, 로씨야로부터 정면도전을 받을수록 그에 대한 방패막이로 일본을 더욱 완강히 붙들어 두게 된다.    

다른 한편, 일본의 견지에서 보면,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이후 70년이 넘는 오랜 기간 태평양제국에게 안보를 위탁해온 나라가 이제 와서 독자로선을 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기의 단독력량만으로는 핵강국들인 조선, 중국, 로씨야에 맞설 수 없기 때문에 태평양제국에게 밀착하는 수밖에 없다. 

2019년 5월 25일부터 3박4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였다. 2019년 3월 19일 일본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루히또 국왕 즉위식에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한국 대통령, 중국 국가주석, 로씨야 대통령, 영국 수상, 프랑스 대통령 등 일본과 국교를 맺은 전 세계 195개 나라의 국가수반을 초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했는데, 미국 대통령 한 사람만 초대하기로 결정을 바꾼 것이다. 일본이 국왕 즉위식에 다른 나라 국가수반으로서는 미국 대통령 한 사람만 초대한 것은 태평양제국과 제후국이 정치군사동맹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사진 4>   

▲ <사진 4>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각각 부인을 대동하고 2019년 5월 28일 요꼬스까 해상자위대기지에 정박한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에 올랐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일본 군함에 승선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가함 격납고를 가득 메운 일본해상자위대 장병들과 미국 해군 7함대 장병들 500명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각각 연설에서 미일동맹이 굳건하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서 드러난 것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방패막이로 앞에 내세우려는 미국의 속셈, 그리고 미국에게 밀착하여 자기의 국가안보를 유지하려는 일본의 속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서 드러난 것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제후국을 방패막이로 앞에 내세우려는 제국의 속셈, 그리고 태평양제국에게 밀착하여 자기의 국가안보를 유지하려는 제후국의 속셈이다. 

2019년 5월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요꼬스까 해상자위대기지에 정박한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에 올랐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 군함에 오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가가함 격납고를 가득 메운 해상자위대 장병들과 미국 해군 7함대 장병들 500명 앞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미일 수뇌가 함께 자위대와 미국군을 격려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미일동맹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더없이 굳건해졌다. 우리 두 사람이 가가함에 서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연설에 이어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일본이 레이와 시대(국왕의 즉위로 ‘레이와’라는 새 연호를 쓰는 시대-옮긴이)를 시작하는 이 역사적인 시점에, 우리는 미일동맹과 우리 두 나라의 자유애호인민들의 친선을 축하하고 있다. 우리 두 나라의 무력은 여기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함께 훈련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매우 특별하다. 사실, 여기는 미국 해군함대와 동맹국 해군함대가 지휘부를 서로 곁에 두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군항이다. 이곳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병사들과 일본 해군병사들은 우리 두 나라의 훌륭한 우호관계가 얼마나 영속적인 힘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3.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2019년 5월 4일과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의 신속반응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한 훈련이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서 각각 진행되었다. 화력타격훈련에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로씨야가 2016년 깔리닌그라드에 전진배치하여 유럽전선을 바짝 긴장시킨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 초정밀타격으로 파괴하는 조선의 천하무적 미사일이 등장하였으니 백악관이 술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조선의 천하무적 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두고 백악관이 불안과 근심으로 술렁거렸으나, 백악관의 주인은 2019년 5월 25일 일본 도꾜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에 “북조선이 작은 무기를 발사하여 우리 사람들 중 몇몇 사람과 다른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으나, 난 그렇지 않다”고 썼다.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작은 무기’는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고,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미국의 안보부문 고위관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 대수롭지 않은 작은 무기라고 하면서, 자기는 참모들과 달리 조선의 미사일발사훈련 소식을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5월 9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현지지도 밑에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서 진행된 서부전선 화력타격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은 자행발사대차량의 덮개 반쪽이 열리면서 미사일 탄체가 수직으로 곧추서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사진에 나타난 미사일은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각종 재래식 탄두 또는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 파괴하는 천하무적 미사일이다. 이 위력적인 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보고, 백악관은 불안과 근심으로 술렁거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동요하지 않고 태연자약한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은 불규칙한 비행으로 모든 미사일방어망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초정밀타격으로 주한미국군기지들도 파괴할 수 있고, 동해에 출동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도 격침시킬 수 있는 천하무적 미사일이므로, 대수롭지 않은 작은 무기라는 말은 거짓이다. 또한 미국 온라인매체 <봑스>가 2019년 5월 4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조선에서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되었다는 긴급보고를 받고 “버럭 화를 냈다(pissed off)”고 하였으니, 미사일발사훈련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았다고 서술한 것도 역시 거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런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그의 트위터 메시지에 들어있다. 그는 위와 같은 거짓말을 늘어놓고 나서, 이렇게 썼다.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또한 그가 정신없는 사람 조 바이든을 지능 낮은 사람 또는 그보다 더한 말로 불렀을 때 나는 씩 웃었다. 그건 아마도 내게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피력하였고, 대선주자로 나선 자기의 정적 조 바이든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의 비난기사를 자기에게 보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협상재개신호로 여기고 싶은 속마음까지 드러냈다. 이런 정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3차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와 비핵화를 실현하는 문제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9년 5월 27일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작은 미사일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느냐?”, “북조선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여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직설적인 질문에 대해 그는 흥미로운 답변으로 응수했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측근들은 그것이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나는 다르게 본다. 나는 아마도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옮긴이)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는데, 아마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아는 것은 (그 동안 조선에서) 핵시험이 없었다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도 없었고, 장거리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나는 앞으로 우리가 (비핵화 문제에 관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    

관측시야를 넓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을 투시보면, 한 가지 사실이 돋보인다. 그것은 그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동일한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별적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과 로씨야에게는 대립전략으로 대응하고, 조선에게는 협상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나 뿌찐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위의 인용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중국과 로씨야에 대한 대응전략과 조선에 대한 대응전략 사이에 차별성을 두는 것인가? 의문을 풀어주는 해답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전략에 들어있다.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으로 태평양제국의 존립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무력을 증강시켜 방패막이로 최전선에 내보내면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막아내고 태평양제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다. 

태평양제국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태평양작전구역에 해군력과 공군력을 급속히 증강배치하고 있다. 태평양제국은 육군력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편성된 미일동맹군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고,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의 전략적 가치를 경시한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 추진될수록,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은 막대한 주둔경비나 소모할 뿐 전략적 가치를 잃게 되고,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각료들의 반대에 부딪혀 몇 차례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철군의사를 가진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1월 7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사진은 한미동맹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편성된 미일동맹군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고,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의 전략적 가치를 경시한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 추진될수록,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은 막대한 주둔경비나 소모할 뿐, 전략적 가치를 잃게 되고,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사라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소화되고, 미일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대화되는 현 정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주한미국군 주둔경비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워 주둔경비협상 자체를 깨버리려는 것을 보면, 자신의 철군의사를 버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위와 같은 정황은 조미핵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28일 윁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에서 철군의사를 표명하기는커녕, 조선을 심히 자극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꺼내놓고 회담을 결렬시켰다. 그런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소화되고 있는 현실을 알지 못하고, 상황을 오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고 조선식 비핵화 방안을 인정하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여야 제3차 조미정상회담 제의를 받아줄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려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상회담 개최를 간절히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식 비핵화 방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무턱대고 정상회담 개최만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인 개념만 제시하였을 뿐, 비핵화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식 비핵화 방안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명백히 제시되었다. 2006년 10월 3일에 발표된 조선외무성 성명은 “우리의 최종목표는 조선반도에서 우리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이어지는 <비핵화>가 아니라 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이다”라고 언명하면서, “우리는 온갖 도전과 난관을 과감하게 뚫고 우리 식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결의를 표명하였다.  

13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외무성 성명을 통해 부쉬 대통령에게 조선식 비핵화 방안을 제시하였지만, 부쉬 대통령은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고 압박소동에나 매달리기에 바빠서 그 성명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3년 전에 제시한 비핵화 방안을 일점일획도 변함없이 계승하였다. 위의 성명에 서술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방안은 조선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이어지는” 리비아식 비핵화가 아니라, 조미평화협정체결과 조미관계개선으로 “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거하여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식 비핵화 방안과 철군방안을 놓고 대타협을 단행하는 길밖에 없다.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후원하기

트위터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