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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일 수요일

판문점 선언, 촛불집회에서 시작됐다

18.05.03 08:10l최종 업데이트 18.05.03 08:10l




"보수 정권 9년 간 국제사회의 끈끈한 공조와 대북제재로 김정은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가운데 주구장창 '드루킹 특검'만 외쳐대던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는 판문점 선언을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그 모든 것이 자신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자신들이 뉴스에서 사라지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아전인수식 주장이다. 

자유한국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결국 이번에 김정은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종전까지 논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인데, 이는 지난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이 이전 정권과 달리 북한과의 교류를 끊고 계속해서 압박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아전인수 
 자유한국당이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댓글조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이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댓글조작 규탄 및 특검 촉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 조혜지

대북제재가 북한 정권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틀림없다. 미국은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고강도의 대북제재를 추진했고, 중국도 미국과 공조하여 석유 제공을 제한하는 등 유래 없이 강한 제재에 나섰다. 인민들에게 핵과 함께 경제발전을 약속했던 북한 김정은에게는 이전과 차원이 다른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에게 출구가 없었다는 점이다.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체제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논할 수 있는 무대가 없었다. 중국의 시진핑은 재집권을 위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철수는 물론이요, 사드까지 배치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에게는 믿고 평화체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상대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출신의 대통령이 박근혜의 뒤를 이었다면 이번과 같은 성과가 나왔을까? 단연컨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번 판문점 선언이 가능했던 것은 남한의 대통령이 문재인이기 때문이며, 그 뒤에 촛불집회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 김정은에게 남한 정권과 함께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한 정부의 연속성이다. 북한은 최고 권력자가 죽을 때까지 권력을 잡는 체제인데 반해 남한 사회는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남한의 대북정책이 변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남한 정권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두 정상의 만남
▲  두 정상의 만남
ⓒ 청와대 홈페이지

이미 북한은 그와 관련하여 비극적인 경험을 겪은 바 있다. 남한의 대북정책은 김대중 국민의 정부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10년 동안 햇볕정책이었지만, 이후 MB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180도 변했다. 보수 정권은 햇볕정책을 일방적인 퍼주기로 규정했고, 상호주의를 주장했다. 말이 좋아 상호주의지 북한의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이 대북정책의 기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새롭게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해 김정은은 연속성을 가장 먼저 고민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맺는 협약이 얼마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지 살펴봐야 했을 것이다. 지금이야 비핵화, 평화를 주장하지만 5년 뒤 정권이 바뀌어 다시 상호주의를 외치기 시작한다면 핵을 포기한 북한으로서는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촛불이 바꾸어놓은 것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집회는 김정은 정권에게 중요한 기준이었을 것이다. 촛불집회는 단순히 정권교체가 아니라 남한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촛불집회를 겪은 남한 사회가 다시 퇴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판단한 듯하다.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분단에 기생하고 있던 남한의 보수 세력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 바로 이것이 북한이 적극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하고, 남한과 함께 종전을 논할 수 있는 바탕이 아니었을까?
문재인은 촛불혁명의 적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12월 3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 문재인은 촛불혁명의 적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12월 3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 문재인캠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깍듯이 존칭을 쓰며 예의를 갖추는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감인 동시에, 촛불시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이기도 하다. 요컨대 촛불집회는 종전에 이은 평화체제를 이끌어낸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촛불집회와 관련하여 우리가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촛불집회를 많은 북한 사람들이 봤을 거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북한사람을 아는 만큼 그들이 우리를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우리가 북한 사회를 아는 것 보다 북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더 많이 안다. 우리는 북한 방송을 찾아서 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북한 사람들은 우리 방송을 중국을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보기 때문이다.

예컨대 내가 인터뷰한 탈북자에 의하면 심지어 2000년대 중반에도 당시 북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연예인은 KBS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의 주인공 이태란이었다.
'촛불파도'  2016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을 위한 ‘송박영신’ 10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 '촛불파도' 2016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을 위한 ‘송박영신’ 10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따라서 남한의 촛불집회는 북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사람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남한 국민들이 직접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최고 권력자를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의 체제를 돌아봤을 지 모른다. 북한은 지난 잃어버린 11년 동안 우리가 아는 것 보다 훨씬 더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은으로서는 결국 두 가지 선택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개방되어 있는 사회를 되돌려 다시 통제하든가, 아니면 좀 더 합리적으로 사회를 통치하는 것. 이와 관련하여 김정은은 현재 후자를 택한 듯하다. 촛불집회를 본 북한 인민들을 예전처럼 통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핵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 북한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것이 현재 그가 가는 길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이 촛불집회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은 결코 원론적인 립서비스가 아니다. 남한의 촛불집회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실질적인 원동력이었으며,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평화체제의 초석이다. 이것이 우리가 촛불정신을 계속해서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에게 '공영 장례'를 보장하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고립사(孤立死)와 공영 장례


'고독사(孤獨死)'가 일상화하고 있다. 가족과 단절되고 사회와 인연이 끊어진 고립된 삶을 살다, 마지막 순간에도, 죽은 후에도 철저히 혼자 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흔히 이들의 죽음을 '고독사'라 부른다. 하지만 이들의 죽음은 '고독'이라기보다는 '고립'에 더 가깝다. 고립생(孤立生)을 살다, 결국 '고립사'한 것이다. 

고립사한 시신은 어떻게 될까? 단절된 가족이 나타나 슬퍼하며 장례를 치르는 흔한 장면을 생각하기 쉽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고립사한 상당수의 분들의 시신은 오랜 단절과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가족들이 시신인수를 포기하고 국가에 위임된다. 이렇게 되면 가족이 있지만 일명 '무연고 사망자'가 되고, 국가는 화장 처리만 한다.

'가난한 죽음' 그리고 부담스러운 장례비 
가족이 죽으면 남겨진 가족이 망자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난한 죽음' 앞에서 장례는 말처럼 당연하거나 쉽지만은 않다. 또한 가족의 죽음은 삶의 과정에서 큰 상실이자 슬픔이다. 하지만 '가난한 죽음'은 슬퍼할 겨를도 허락하지 않는다.  

당장 장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수중에 현금은 장례를 치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친척과 지인이라도 많으면 조의금으로 어떻게 장례를 치러볼 용기를 내보겠지만 친척과는 연락이 끊어진지도 이미 오래다. 친구들도 사정은 비슷하고 그나마 몇 명 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남겨진 가족은 '가난한 죽음'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난 12월 12일 이른 아침 새벽, 무연고 사망자 등의 장례를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나눔과나눔'으로 장례 지원을 신청하는 전화가 왔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버지가 위독해서 장례 지원을 신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자녀는 아들인 본인 한 명뿐,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많이 지면서 신용불량 상태로 고시원에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으로, 장례비를 치를 돈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연락했다고 한다. 

아들은 나눔과나눔에 전화하기 전에 공설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빈소를 차리지 않아도 200만 원 정도 장례비용이 필요하다고 들은 아들 수중에는 현금 30만 원뿐이었다. 나눔과나눔의 지원으로 장례를 마친 후 아들은 "아버지를 진짜 무연고 처리했으면,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 버텨내겠어요"라며 장례 지원에 감사 인사를 했다. 
▲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장례 후 지방을 태우는 모습. ⓒ박진옥

장례 지원을 받은 아들은 50대 초반의 나이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근로 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근로 능력은 있지만 아버지 간병과 본인의 질병 등의 이유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근로 능력이 있다고 지금 당장 돌아가신 가족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마도 나눔과나눔의 장례지원이 아니었다면 안타깝게도 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을 무연고 사망자로 보냈을지도 모른다.  

신사회위험(New social risks)으로서의 '죽음' 그리고 탈상품화
전통적으로 관혼상제는 개인과 가족 공동체에게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장례 절차와 같이 죽음과 관련된 문제는 가족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돌봄 서비스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이 해체되면서 이제는 장례 절차와 같이 죽음과 관련된 문제를 가족 공동체가 책임지고 해결하기에는 점차 한계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앞서 언급한 '고립사(孤立死)'와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다. 장례 절차와 같이 죽음과 관련된 사안을 가족 공동체가 대응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냥 개인과 가족의 문제이니 국가는 지켜봐야 할까? 

'질병'으로 가족 공동체가 위험에 빠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때 국가는 '건강보험'으로 질병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응한다. 실업에 따른 소득 감소로 가족 공동체가 위험에 빠질 때 국가는 '고용보험'으로 실업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개입한다. 이러한 사회보험 방식 외에도 소득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공공부조 방식으로 사회적 위험을 제거하기도 한다. 인구·가족구조·성 역할 등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의 돌봄 문제 즉 '신사회 위험(new social risks)' 역시 이제는 '사회서비스' 측면에서 새롭게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제 장례 절차와 같이 죽음과 관련된 사안을 가족 공동체가 대응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면 '죽음' 또한 신사회 위험으로 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복지국가의 발전 수준은 국민의 삶에서 시장 의존성을 얼마나 줄이느냐, 즉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의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탈상품화란, "탈시장화라고도 하며, 상품이나 서비스의 거래, 이용, 소비 등에 있어서 시장원리의 배제 정도. 즉, 돈이 없는 사람에게도 소비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복지국가에서는 이미 시장화되어 있는 부분을 공공의 영역으로 이전시켜 복지서비스와 관련하여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시켜기도 한다.  

시장을 통해서 복지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경우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삶의 질에 격차가 발생한다. 복지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강화시키고 집단적으로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제도로서 기능하려면 사회서비스의 탈시장화와 탈상품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회보장으로서의 '공영 장례' 
장례가 복시서비스로 탈상품화된다면 어떨까? 공영 장례제도가 마련되어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도 직장(直葬) 방식의 장례가 아닌 최소한 가족과 제대로 이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사회보장으로서 공영 장례제도가 마련된 사회를 상상해 본다. 

장례는 죽은 사람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그 기본적 의미가 있다. 또한 장례는 다른 가족과 지인들에게 돌아가신 분과의 감정을 정리하는 이별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재정적 이유로 장례가 생략된다면 살아 있는 가족에게는 평생 풀지 못하는 숙제가 남을지도 모른다. 결국 이것이 사회적 불안이 되고 사회적 비용이 될 수도 있다. 

장례와 같이 죽음과 관련된 문제를 이제는 '신사회 위험'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제는 가족공동체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고립사와 무연고 사망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국가가 어떻게 잘 보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죽음의 의식인 장례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죽음의 의식마저 상업화된 현실 때문에 고인에게 예의를 갖춰야 하는 산 자들의 부담은 커져만 간다. 경제적 이유 등으로 부모와 자녀가 그들의 가족의 시신인수를 포기하는 나라!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 빈소도 마련하지 못해 못내 미안한 자녀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존엄한 삶을 약속하는 '복지국가'에 '고립사'는 어디로 가야 하냐고 길을 묻고 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홈페이지 mrokh@naver.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시민들이 복지국가 만들기에 직접 나서는, '아래로부터의 복지 주체 형성'을 목표로 2012년에 발족한 시민단체입니다. 건강보험 하나로, 사회복지세 도입, 기초연금 강화, 부양의무제 폐지, 지역 복지공동체 형성, 복지국가 촛불 등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칼럼은 열린 시각에서 다양하고 생산적인 복지 논의를 지향합니다.

‘판문점 선언’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인 이유

남북 경협 추진, 국제사회 대북제제 해제 되면…러시아 PNG가 석탄 대체 할 수 있을까
홍민철 기자 plusjr0512@vop.co.kr
발행 2018-05-02 20:18:26
수정 2018-05-02 20: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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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이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를 걷어낼 수 있다”
다소 황당한 주장처럼 보이지만 ‘자연재해’ 수준의 위협이 된 미세먼지 완화에 ‘판문점 선언’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화해 분위기와 북미회담, 국제사회의 제재 해소 국면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단된 러시아-북한-한국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가스관을 통해 들어온 천연가스가 발전 원료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소를 ‘셧다운’ 시킬 수 있다.
뿌연 미세먼지 사이로 멀리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
뿌연 미세먼지 사이로 멀리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있다.ⓒ제공 : 뉴시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지시는 했는데...
높아지는 발전 단가 부담, 결국 국민몫?
“30년 넘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한 달간 가동을 중지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15일 내린 지시다. 전국 미세먼지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멈춰 ‘오염원’을 차단하자는 취지였다. 전국의 석탄발전소는 모두 59개가 있는데 이 중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8곳이 한 달간 가동 중지됐다.
가동 중단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보령의 석탄발전소에서 3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 봤더니 일 평균 미세먼지 8.6%가 개선됐고, 시간당 최고 14.1%의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전국적으로도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가동이 중단되면 매년 미세먼지 때문에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 23명을 미리 막을 수 있는 효과를 본다. 여기에 연간 3천569억원의 환경 편익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노후 석탄발전소 10곳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신규 건설되는 석탄발전소는 ‘천연가스’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제는 ‘돈’이다.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전력 생산을 천연가스발전소로 대체할 경우 발전단가가 높아진다. 2015년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석탄발전소의 킬로와트(kWh)당 발전 단가는 석탄이 60.1원인데 반해 천연가스는 147.4원이다. 천연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려면 석탄보다 2배 넘는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발전 단가가 올라가면 국민들의 전기료 부담도 높아진다. 당장은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가동 중단으로 발생하는 일부 전기 수요를 가스발전으로 돌릴 뿐이지만 장기적으로 59곳에 달하는 석탄발전을 모두 대체할 경우 부담은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단가 격차 축소를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석탄과 가스발전단가는 10%이상 차이가 난다.
‘경제급전’ 원칙상 연료가 상대적으로 싼 발전소부터 가동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은 전력이 필요할 경우 연료가 싼 석탄발전소를 먼저 가동하고 전기가 더 필요할 경우 가스발전, 유류발전 순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석탄발전 비중이 전체 전력 소비의 70%에 달하고 가스발전이 16.9%로 20%를 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지난해 가스발전소 평균 가동률은 30% 수준을 넘지 못했고 그만큼 수익성도 낮았다.
미세먼지 절감이라는 목표에 비해 국민 부담은 너무 높고 발전 산업 자체에도 큰 유인이 없었 것이다.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한-러-북 모두 이익
관건은 가스발전 단가를 낮추는 일이다. 가스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는 100% 수입이다. 절반은 카타르와 오만 등 중동에서, 나머지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호주에서 들여온다. 액화천연가스(LPG, Liquefied Natural Gas)는 생산국에서 채취한 가스를 영하 162도로 냉각시켜 액화 상태로 만든 후 저장해 화물선으로 운송한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육상으로 이송할 방법이 없는 나라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정제와 냉각, 운반비용이 추가되는 만큼 가격이 비싸다.
반면 유럽과 북미 등 대부분의 국가는 PNG(Pipeline Natural Gas), 즉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받는다. 생산지에서 곧장 파이프를 통해 필요한 곳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LNG 해상 수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PNG 최대 수출국 중 하나가 러시아다. 우리 정부는 오래 전부터 러시아 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러시아-북한-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연결해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수입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PNG를 수입하면 중동에서 LNG를 수입하는 비용의 1/4정도만 들이면 된다고 보고 있다. 수입처가 다변화 되면서 기존 수입처들과 가격 협상력도 올라간다. 이는 가스발전 생산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석탄발전소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천연가스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는데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회담, 이어지는 국제사회 제재 완화 국면이 오면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 위에서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 위에서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사진기자단
러시아 PNG 수입 사업은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정상회담에서 처음 합의됐다. 이후 2006년 한러 담당 장관 사이에 ‘가스산업 협력 협정’이 체결됐고 201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로드맵까지 합의됐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연이어 핵심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실시하며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며 사업은 중단됐다.
러시아는 적극적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주 수입원인 러시아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공급을 위한 가스관 공사도 상당히 진척됐다. 사할린-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가스관은 지난 2011년 이미 완공됐다. 푸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한국과 일본으로 천연가스를 수출 사업에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대통령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러시아 특사로 파견해 푸틴 대통령과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을 논의하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송 특사가 돌아온 4개월 뒤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9개의 다리(9브릿지_Bridges)’로 불리는 ‘신북방정책’을 발표했다.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력과 물류, 농업 등 ‘9개의 다리’를 놓아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신북방정책의 핵심이 바로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이라고 봤다.
북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북은 자국을 통과하는 가스관에 통과세 개념의 이용료를 붙여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이용해 발전 등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북의 젊은 두뇌가 경제문명강국을 겨냥하고 있다

[분석과전망] 북의 젊은 두뇌가 경제문명강국을 겨냥하고 있다
대학생통신원
기사입력: 2018/05/02 [23: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결국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다.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대한민국의 금기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김정은 위원장 재평가를 넘어 신드롬이 벌어진 듯 하다.
MBC 여론조사에 의하면 김정은 위원장 신뢰도가 77.5%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성과가 있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한 이들이 88.7%까지 된다고 한다.

▲ 김정은 위원장의 인식이 급변하고 있다. 주된 요인은 정치력,예의,인상으로 보여진다.     © 대학생통신원

언론입장도 대체로 호의적이다.
'나는 대신 저는...김정은의 겸손 화법,언행(MBC)', '김정은 만나봤던 폼페이오, 김정은 똑똑한 사람'(서울신문) '다 보여준 김정은(경향신문)', '김정은, 파격 또 파격(채널A)', '그 순간 결정적 장면 김정은의 유머코드(처널A)', '김정은 언론친화적 태도, 진정성 강조하려 노력(매일경제)'
기사제목만 봐도 언론입장이 친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 주권방송 스케치북 <북한 특권층의 실체>의 한장면, 현재 이 영상은 수 많은 인터넷카페,트위터에서 공유되고 있다.     © 대학생통신원
▲ 북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 대학생통신원

네티즌들이 주권방송에서 올린 '평양시민이 말하는 북한 특권층의 실체'라는 영상물을 재편집해 트윗,주요 인터넷 까페 등에 올리고 있다. 이 사진을 공유하며 함께 올린 글들의 반응은 '와...온 몸에 소름 끼친다. 말로 표현 안됨.필독 강추.' '북한 특권층이란...항일투사 유가족...우리나라의 특권층은 친일파&잔류일본인인데..멘붕' 등인데 대체로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난 놀란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가핵무력완성 이후 전 세계 외교를 주도하고 있던 북의 파급력이 대한민국에 상륙한 것이다. 현재 한반도 정치의 핵은 바로 북측의 행보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말과 행동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 대학생들에게 오늘날 북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북을 모르면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를 간파할 수 없다. 얼마 전, 북이 조선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노선을 제시하였다. 이를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진보적인 관점으로 파악해보려 한다.

▲ 지난 4월 20일 북은 조선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기존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하고,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는 노선을 새롭게 밝혔다.     © 대학생통신원

1. 북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 분석
지난 4월 20일 북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다음사항을 결정하였다.
-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 승리 선포
-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드 시험발사 중지 및 북부핵시험장 폐기
- 핵위협과 핵도발을 받지 않은 한, 핵무기 사용, 핵무기 사용과 이전하지 않을 것
-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
- 과학기술사업, 교육사업 국가적 투자 집중
한마디로 정리하면 북은 국가핵무력 건설을 완성하여 자신들의 체제를 보장할 군사력을 구축했으니 앞으로는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핵.경제 병진노선의 연장선에서 한 단계 높은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다.
차근차근 새로운 노선 성격을 분석해보겠다.

(1) 기존 병진노선의 연장선이다.
왜 연장선인가? 북은 핵능력을 앞으로 질적으로, 양적으로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노선은 핵시험과 미사일발사를 중지한다는 것이지, 핵무력 포기가 아니다. 충분히 여러 차례 시험을 통해서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검증하였기에 더 이상의 시험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국가핵무력 성능과 위력을 확인하였는데 국제평화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절차를 굳이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존 노선의 폐기인가 아닌가 혹은, 새로운 노선으로의 대체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기존 핵무력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번 결정 어디에도 핵무기를 폐기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새로운 전략노선의 핵심골자인 사회주의 경제건설 발전은 군사력 강화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북이 핵무기를 발전시켜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우위를 지켜가며 경제건설을 집중하겠다는 선언으로 봐야 한다. 이번 발표가 기존 핵무기 발전을 전제로 한 노선이기에 병진 노선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북은 2013년에 발표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하였다. 이 승리는 핵폐기가 아닌 핵무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대학생통신원

(2) 그러면서도 '새로운 노선'이다.
예전 병진노선과 똑같은 노선은 아니다. 기본 무게가 경제건설에 보다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핵무력 강화와 경제의 비중이 과거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8:2라고 한다면 지난 2013년 이후 병진노선의 시기에는 6:4였다. 그런데 앞으로는 2:8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도 최근 북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정황은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2016년 국내총생산(GDP)성장률 3.9%로 1999년 이후 최대치 기록, 여명거리,미래과학자거리, 마식령스키장등과 같은 주민생활관련대형시설 연속 건설, 핸드폰 사용자 500만여대 돌파 등이 그 예이다. 병진노선을 통해 경제비중을 높였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한 사회주의경제발전 총력노선은 병진노선보다도 경제에 2배 더 힘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핵무력을 개발하기까지는 많은 힘이 들지만, 일단 기술을 완성하고 나면 핵무력을 생산,강화 과정에는 기존만큼의 힘이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핸드폰 시장을 보더라도 최신기술을 개발하는데 비용이 훨씬 많이 들지, 이후에는 설계도대로 생산하기만 하면 된다.

▲ 2015년 11월 완공된 미래 과학자 거리     © 대학생통신원

(3) 북한식 혁명발전단계에 따른 새로운 노선이다.
북은 사회주의강성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북이 얘기하는 사회주의강성국가의 징표는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 문명강국으로 추정된다.
북은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을 순차적으로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북은 정부 수립 후 70년 동안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강화해왔다. 북은 스스로 비결을 국가발전의 주체, 수령-당-인민대중의 일심단결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소련을 위시로 한 동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줄줄이 포기하였지만 북은 미국과의 대결을 거듭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치체제를 지켜왔다. 이런 가운데 북은 지난해 국가핵무력을 완성시키며 미국,중국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명실상부한 군사강국반열에 올라섰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문명강국 건설을 하려고 선포한 것이다.
정치사상강국으로 강성국가 건설의 주체를 마련하고 군사강국으로 평화적 환경을 마련한 후 혁명의 기본역량을 경제문명강국에 쏟겠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 4월 20일 발표한 사회주의경제건설총력 노선은 북의 주체사회주의가 정치강국과 군사강국을 거쳐 경제문명강국이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4) 경제문명강국 열쇠는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이다.
북은 자체의 힘으로 경제문명강국으로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외국자본 투자가 있어야 북의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각으로 북을 해석할 때 나오는 결론이다.
북은 사회주의 국가이자 국가창립 이후 미국의 군사위협과 제재 속에서 70년을 버티고 자체 발전을 추구한 나라다. 지난 시기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은 북에게 자신들의 부속경제로 편입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들이 기계를 만들어줄 테니 북은 원료를 생산하는 농업과 경공업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은 이러한 제안을 거절하고 천리마운동을 벌이며 사회주의공업국을 지향해왔다. 이후 사회주의 소련은 제국주의 미국과 평화공존을 꿈꾸다가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했다. 중국은 북이 핵개발을 공식화한 후에는 이를 탐탁하지 않게 여기고 미국이 펼치는 대북제재에 편승하기도 했다.
북은 외부도움 없이 사회주의경제를 발전시키고 국가핵무력을 완성시켰다. 자체의 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 북 경제 자력갱생의 상징인 주체철. 외국원료인 콕스 대신 자체원료 무연탄으로 철을 만다는 북의 독특한 제철용법     © 대학생통신원

북은 지난 군사 및 경제발전 과정에서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이라는 두 가지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경제문명강국을 다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전략적 구호를 제출하였다. 과학기술을 강화하고 인재들을 육성해서 경제문명강국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북의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방향에서 자력생생과 과학기술이 중심이고 외국과의 경제협력은 부차적인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한국,러시아,중국 등은 북과의 경제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미국은 태평양을 넘어 유라시아를 잇는 물류이동거점, 자원이동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북과의 협력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북은 광물자원이 매우 풍부하다.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북의 광물자원 잠재가치를 7500조 가량으로 추정한다. 이미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딕체니 부통령이 경영자로 일했던 세계 최대 석유 채굴 기업 핼리버튼에서는 북한 원유 매장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영국의 레고박사는 북 전체 원유 매장량을 40억~50억 배럴로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8위에 해당하는 매장량이다. 오랜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경제는 북과 협력을 통해 활력을 찾고 싶을 것이다. 

▲ 북에서 공개한 석유매장 추정지역     © 대학생통신원

미국을 비롯한 대국들은 북을 거꾸러뜨리고 세계패권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북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면서 그 꿈은 불가능해졌다. 북과 대결해서는 전망 없고, 북과 협력해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속셈으로 미국,러시아,중국,EU 등 강대국들이 북과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북은 그 나라들과 기꺼이 공동번영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주의로 기울어지고 있는 세계경제를 되살리고 자신들의 자원과 지정학적 위치, 과학기술 등으로 다수 나라 민생을 살리는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5) 인재와 민수전환을 통해 억리마 시대를 예고하다.
이번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의 만리마 속도를 대입해서 통일의 속도를 앞당기자고 하였다. 만리마 속도의 원조는 1960~70년대 경제발전 속도를 표현한 천리마 속도이다. 지난 2013년 병진노선 발표이후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는 현상을 북에서는 천리마의 발전버젼, 만리마 속도라고 부른다.
이번 전략적 노선을 통해 북은 경제를 억리마 속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꿈을 드러냈다. 그동안 국가예산 과반이 넘었던 군사비용투자를 최소한만 남겨두고 모두 경제발전에 집중시켜 반드시 경제강국을 달성하고 눈부신 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망을 밝힌 것이다.
그 전망실현의 실체는 인재육성과 군사경제기술의 민수경제 전환이다.
인재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인재,수재들 가운데 다수가 의사와 판사,검사를 희망한다. 그러나 북의 인재는 대부분 핵무기 개발, ICBM개발 분야로 집중진출하였다. 그동안 핵무기개발, 미사일개발에 성공한 과학자,기술자들을 표창하는 북의 보도를 보면 20,30대가 주를 이루는 것이 알 수 있다. 그들의 역할은 핵무기,미사일 분야의 자체기술을 개척하는데 있었을 것이다.
이제 국가핵무력완성을 했다. 그들은 실업자가 될 것인가? 아니다. 최고인재이니만큼 그들의 재능은 국가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곳에 쓰일 것이다. 바로 경제분야이다. 핵,미사일,인공위성은 현대과학기술의 총합체이다. 이들이 민간경제로 이동하여 경제기술을 개발한다면 국가핵무력완성에 이은 경제강국완성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 2012년 12월,은하-3호의 발사가 성공하자 평양 위성관제지휘소에 모여 있던 북의 젊은 과학자들     © 대학생통신원

다음으로는 군사기술의 민간경제 전환이다.
이미 군사기술이 민간경제에 다수 확산된 것으로 짐작된다. 그 예로 생각되는 것이 소형휴대용 경수로 발전기다.
북은 대형경수로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경수로 발전소가 미국의 군사작전 안의 주요타격대상으로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소형 경수로 발전기,휴대용 경수로 발전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타임즈는 2012년도에 북이 휴대용 경수로를 자체 생산했다는 보도를 하였다.
지난 3월 2일에는 러시아가 휴대용 원자로를 장착한 순항미사일을 전격공개 하였다. 휴대용 경수로 실물이 전 세계에 밝혀진 것이다.
북에 다녀온 외국관광객들이 찍어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최근 북의 야경이 굉장히 화려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여명거리에 있는 70층짜리 아파트를 보면 조명을 통해 외벽 면 전체에 색깔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명은 선에 색깔을 준 정도이다. 이 정도라면 상당한 전력이 필요할텐데, 휴대용 경수로 발전기가 민간전력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용 경수로 발전기의 전 도시와 농촌, 전 경제분야의 보급은 북 경제에 상당한 경제발전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완공전 여명거리 야경모습     © 대학생통신원

2. 북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대한 편향을 바로잡자.
(1)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협상용이라는 편향
북이 미국,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염두하고 사회주의경제총력건설 노선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물론 북은 미국,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고, 실제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에서 남북경제협력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리,공영이란 기조 아래 미국의 북한투자은행설립, 자원공동개발, 북미경제특구같은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내외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은 전통적으로 외국과의 관계를 기본으로 자국국가전략을 수립하지 않는다. 자력갱생, 자강력을 강조하며 자립적 경제체제를 구축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 발표한 전략적 노선은 그동안 토대를 닦아온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총력을 더해 경제강국으로 나가겠다는 의도가 기본이다. 외교적 협상과 성과를 통해 사회주의경제강국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실현가능성이 없는 소리다. 외교 상대가 바로 사회주의 타도를 주장하는 미국이다. 미국을 등에 업고 사회주의 나라가 경제를 발전시킨 예가 있었던가? 소련과 같이 자본주의로 회귀한 나라들만 있었을 뿐이다.

(2) 북의 사회주의 경제건설이 외부 투자 없이 성공할 수 없는 것처럼 이해하는 편향
북은 국가 창건 이후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미국과 UN의 제재를 받아오며 자국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그 결과 경제발전이 더디게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지난 날, 척박한 외교무역관계는 결과적으로 북에게 자립경제 토대를 튼튼히 닦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자강력이라는 기치아래 북은 자체의 원료와 연료, 기술을 중심으로 한 내수중심 경제체제를 이룩한 것이다. 외교와 무역이 하루만 중단되어도 북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경제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자립경제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은 외부 도움 없이 경제를 발전시켜왔기에 자기 힘으로 경제강국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북의 경제에는 3가지 큰 무기가 있다. 자력경제체제 완비, 군사강국 완성과 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위치이다. 나라가 힘이 없을 때에는 지정학적 위치가 외세의 침략을 받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후에는 전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거점으로 자국 위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은 이 3가지 무기를 모두 활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민간 경제 활성화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북은 자국경제 살리기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들어서 북은 한국,미국,중국과 정상회담을 연속 벌이고 있다. 일본, EU, 러시아도 북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다.
국가핵무력 완성 이후 북이 왜 외교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일까? 자국 체제보장이나 경제협력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나서서 정상외교를 진척시킬 필요가 있겠는가? 군사강국은 이미 완성했고, 자기 힘만으로도 경제강국 전망이 보이는 상황이다.
바로 북은 자신의 군사력으로 정상적인 세계외교관계를 구축한 후, 평등한 교류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전 세계 경제를 살리려는 웅대한 포부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각 나라 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만 잘 살게 만드는 정치외교관계가 큰 요인이다. 이러한 비상식적 관계를 정상화시켜 전 세계 경제를 정상화,활성화 시키는 데 나서려는 것이 북의 최근 행보인 것으로 보인다.

(3) 북한 핵시험, 미사일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선제평화공세라는 편향
선제평화공세로 봐야 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선제평화공세냐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북은 더 이상 핵시험이나 미사일 개발을 할 필요가 없다. 수소탄 규격화 시험을 이미 성공하였고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 발사도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앞으로 무력시험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게 만든 것일까? 아니다.
미국에게 잘 보여 북이 자국의 체제를 보장받거나 외교적 물꼬를 트려는 선제조치라고 생각해서는 아니다.
오히려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어 자연스럽게 전 세계 평화와 정상적인 외교관계 복원에 미국이 나설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품 넓은 조치라고 봐야 한다.
얼마 전 트럼프는 연설을 하다가 관객들이 '노벨', '노벨'이라는 외치자, 미소를 숨기지 못하였다. 미국은 최소한의 체면이라도 챙기고 싶은 것이다. 북의 국가핵무력완성은 동북아에서 미국영향력의 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미국은 북에게 패배하는 그림으로 초일류강대국의 권좌를 내려오고 싶기보다는 평화를 선택한 모양새로 한반도에서 퇴장하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도 소박해진 미국의 마지막 소망을 핵시험 중지와 핵실험장 공개폐쇄로 북이 기꺼이 들어주려는 것이 아닐까?

▲ 노벨을 연호하는 관객들을 흡족해하는 트럼프     © 대학생통신원

3. 수재들의 일터에서 북과 미국의 미래를 엿보자.
북의 인재들은 그동안 완전히 차단된 극비 군사과학시설에 들어가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위하여 청춘을 바쳤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전략노선에 의해 이제 민간경제 활성화로 일터를 옮겨 자신들의 재능을 쓸 것이다.
북의 인재들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고 경제문명국가를 위해 땀을 바치는 동안 미국의 인재들은 무엇을 했던가? 바로 미국의 인재들은 경제,금융분야를 지원하여 월스트리트에 진출해 투자관련 사업을 맡는다. 자신들의 부를 넓히는데 재능을 소비한 것이다.
미국의 중심산업인 군사,과학분야는 중국,인도에서 온 과학자들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군사과학기술 유출이 심각한 것도 이것과 연관된다.
재능이 나라를 위하는 곳과 재능이 개인돈벌이에 국한되는 곳.
젊은 두뇌의 나라 VS 낡은 욕심만 남은 나라
이것이 북과 미국의 차이다. 미국이 과거를 지배했다지만, 오늘의 세계는 북이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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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제3 개성공단 모델 꽃피워, 사통팔달 남북 분업체계로”

등록 :2018-05-03 04:59수정 :2018-05-03 07:05

 남북경협 생태계 새 틀 짜자

개성공단 성공 모델이나 정세 취약
“돌이킬 수 없게 외풍 먼저 차단을”

’남 자본+북 노동’ 단순 결합 넘어
제조업 진출 지역·방식 다양화 필요
혜산·흥남 등 북 경제개발구 떠올라

“생산기지 아닌 ’시장’으로 접근해야”
북한 노동자들이 2007년 5월31일 개성공단 안 한 의류업체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북한 노동자들이 2007년 5월31일 개성공단 안 한 의류업체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있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은 요즘 봄바람이 한창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훈풍이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개성공단의 재개 여부를 단정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입주기업들은 곧 개성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지난 3~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철수당한 기업의 96%가 재입주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상회담 직후 입주기업 대표 17명이 참여하는 재가동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상태이다. 김서진 협회 상무는 “기존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의 이점이나 입주 절차 등을 묻는 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6·15 선언의 성과인 개성공단은 남의 ‘자본과 기술’, 북의 ‘값싼 토지와 노동’이 결합한 남북 경제협력의 성공 모델이면서도 굴곡진 한반도 정세의 그늘이기도 하다. 경제협력에 방점이 찍힌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 따라 개성공단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부침을 거듭하다 2015년 2월 가동 중지 이후 장기 폐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앞으로 후속 회담과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면 이번에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군사·안보적 변수나 정권의 성향에 따른 외풍이 사전에 차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용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장(신한물산 대표)은 “개성공단 같은 경협이 아래로부터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평화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난 10여년 동안 남북관계의 특수성은 그렇게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앞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평화체제를 먼저 확실하게 다진 다음에 민간 차원의 다양한 남북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사업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남북 당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4·27 판문점 선언에 ‘남과 북은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한다’는 합의도 있는 만큼 당장에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김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 경협과 관련한 법제는 남북 당국간 합의서, 남과 북 각각의 법령 등으로 중첩되어 있어 상호 법적 효력의 인정 여부가 불투명하고 불이행에 따른 제재나 문제 해결 방식도 애매한 게 적지 않다”며 “이번에 새로운 차원의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면 남쪽만이라도 현행법과 제도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내부 공감대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은 남쪽에서 대부분 원부자재를 조달하고 북쪽에는 임금과 임대료, 세금 등 최소 생산요소 비용을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을 한다. 하지만 이런 국지적이고 단선적인 사업 방식으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중소기업학회장)는 “개성공단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북의 생산기지는 남쪽의 영세 제조업체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고 국내 산업기반과 일자리의 국외 유출을 막게 해주는 효과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개성공단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며, 임금이나 토지 사용 비용이 적게 든다는 매력도 북한의 경제발전에 따라 점차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합자 공업단지 모델’은 남북 간 긴장완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넘어 해주공단 이야기를 꺼냈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애초 ‘해주에는 군대가 주둔해 있어 안 된다’고 했다가 오후 회담에서 해주공단 제안을 승낙한 바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가 집중 배치된 해주에 공단이 들어서면 북한 군사력은 한참 더 북쪽으로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남북 경협 시대에는 국내 제조업의 진출 지역을 좀더 넓히고, 방식과 형태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양한 형태의 제2, 제3의 개성공단 모델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의 북한 경제개발 전략은 지역별 특색에 맞는 산업을 여러 곳에 조성하면서 인민 경제의 생필품 소비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장화의 촉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북한을 단지 생산기지가 아니라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 신의주, 나진·선봉 등 규모 경제특구 지역에 수출 임가공 중심으로 진출해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의 각 지역별 생활밀착형 수요도 살펴보자는 얘기다.
특히 2013년에 북한이 발표한 21개 경제개발구 가운데 북-중 접경권의 위원공업개발구와 혜산경제개발구, 서해권의 송림수출가공구, 와우도수출가공구, 동해권의 현동과 흥남 공업개발구, 청진경제개발구 등은 원부자재 조달 여건과 판로가 비교적 안정적인 제조업단지로 꼽힌다. 북의 여러 지역에서 제조하는 상품은 남북 간 생산연계와 분업을 강화하면서도 북한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대외교역과 시장경제의 경험을 쌓게 하는 학습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사통팔달한 하나의 생산분업체계와 인구 8천만의 소비시장을 상상하게 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제2·제3 개성공단 모델 꽃피워, 사통팔달 남북 분업체계로”

등록 :2018-05-03 04:59수정 :2018-05-03 07:05

 남북경협 생태계 새 틀 짜자

개성공단 성공 모델이나 정세 취약
“돌이킬 수 없게 외풍 먼저 차단을”

’남 자본+북 노동’ 단순 결합 넘어
제조업 진출 지역·방식 다양화 필요
혜산·흥남 등 북 경제개발구 떠올라

“생산기지 아닌 ’시장’으로 접근해야”
북한 노동자들이 2007년 5월31일 개성공단 안 한 의류업체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북한 노동자들이 2007년 5월31일 개성공단 안 한 의류업체 공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있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은 요즘 봄바람이 한창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훈풍이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개성공단의 재개 여부를 단정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입주기업들은 곧 개성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으로 지난 3~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철수당한 기업의 96%가 재입주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정상회담 직후 입주기업 대표 17명이 참여하는 재가동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상태이다. 김서진 협회 상무는 “기존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의 이점이나 입주 절차 등을 묻는 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6·15 선언의 성과인 개성공단은 남의 ‘자본과 기술’, 북의 ‘값싼 토지와 노동’이 결합한 남북 경제협력의 성공 모델이면서도 굴곡진 한반도 정세의 그늘이기도 하다. 경제협력에 방점이 찍힌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에 따라 개성공단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부침을 거듭하다 2015년 2월 가동 중지 이후 장기 폐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앞으로 후속 회담과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개성공단을 재가동한다면 이번에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군사·안보적 변수나 정권의 성향에 따른 외풍이 사전에 차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용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장(신한물산 대표)은 “개성공단 같은 경협이 아래로부터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평화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난 10여년 동안 남북관계의 특수성은 그렇게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앞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평화체제를 먼저 확실하게 다진 다음에 민간 차원의 다양한 남북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사업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남북 당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4·27 판문점 선언에 ‘남과 북은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한다’는 합의도 있는 만큼 당장에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김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 경협과 관련한 법제는 남북 당국간 합의서, 남과 북 각각의 법령 등으로 중첩되어 있어 상호 법적 효력의 인정 여부가 불투명하고 불이행에 따른 제재나 문제 해결 방식도 애매한 게 적지 않다”며 “이번에 새로운 차원의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면 남쪽만이라도 현행법과 제도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내부 공감대도 쌓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은 남쪽에서 대부분 원부자재를 조달하고 북쪽에는 임금과 임대료, 세금 등 최소 생산요소 비용을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을 한다. 하지만 이런 국지적이고 단선적인 사업 방식으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중소기업학회장)는 “개성공단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북의 생산기지는 남쪽의 영세 제조업체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주고 국내 산업기반과 일자리의 국외 유출을 막게 해주는 효과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개성공단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며, 임금이나 토지 사용 비용이 적게 든다는 매력도 북한의 경제발전에 따라 점차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합자 공업단지 모델’은 남북 간 긴장완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넘어 해주공단 이야기를 꺼냈고,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애초 ‘해주에는 군대가 주둔해 있어 안 된다’고 했다가 오후 회담에서 해주공단 제안을 승낙한 바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가 집중 배치된 해주에 공단이 들어서면 북한 군사력은 한참 더 북쪽으로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남북 경협 시대에는 국내 제조업의 진출 지역을 좀더 넓히고, 방식과 형태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양한 형태의 제2, 제3의 개성공단 모델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의 북한 경제개발 전략은 지역별 특색에 맞는 산업을 여러 곳에 조성하면서 인민 경제의 생필품 소비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장화의 촉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북한을 단지 생산기지가 아니라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 신의주, 나진·선봉 등 규모 경제특구 지역에 수출 임가공 중심으로 진출해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의 각 지역별 생활밀착형 수요도 살펴보자는 얘기다.
특히 2013년에 북한이 발표한 21개 경제개발구 가운데 북-중 접경권의 위원공업개발구와 혜산경제개발구, 서해권의 송림수출가공구, 와우도수출가공구, 동해권의 현동과 흥남 공업개발구, 청진경제개발구 등은 원부자재 조달 여건과 판로가 비교적 안정적인 제조업단지로 꼽힌다. 북의 여러 지역에서 제조하는 상품은 남북 간 생산연계와 분업을 강화하면서도 북한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대외교역과 시장경제의 경험을 쌓게 하는 학습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사통팔달한 하나의 생산분업체계와 인구 8천만의 소비시장을 상상하게 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