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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일 목요일

극우, '격차 사회'가 만든 신세계의 주인공

극우, '격차 사회'가 만든 신세계의 주인공
2016.06.03 12:07:41
[프레시안 books]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는 충격에 휩싸였다. 극우파인 진보당을 지지하는 중산층 청년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우퇴위아섬에서 노동당 정치청년캠프를 찾은 아이들 69명을 총살했다. 그는 "좌파들이 유럽을 무슬림의 손에 넘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알던 노르웨이는 이미 흔들리는 중이다. 극우 포퓰리스트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진보당은 노르웨이 원내 2당으로 부상했다. 극우의 목소리를 퍼뜨리는 인터넷 사이트 'right.no'는 노르웨이 외교부의 지원금을 받는다. 이들은 친 이스라엘, 반 무슬림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유럽 좌파가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해 무슬림과 손잡았으며, 그들의 이민을 종용한다"는 음모론을 공공연히 퍼뜨린다. 

노르웨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의 영국수호연맹, 이스라엘의 레하바, 프랑스의 국민전선, 그리스의 황금새벽당…. 지금 유럽은 극우 신경증을 앓고 있다. 적잖은 나라의 의회에서 극우 정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민자를 공격하라는 음악이 활개치고, 극우주의자가 서포터 석(영국에서는 엔드(end)라고 함)을 차지하는 축구 클럽이 힘을 얻는다. 국민전선의 거두였던 장마리 르펜은 제2차 세계 대전 때나 거론되던 우생학을 거론했다. 나치 제국을 찬양하던 오스트리아 극우당 대표 외르크 하이더의 장례식은 TV로 생중계됐고, 온 나라가 추모 열기에 휩싸였다. 유럽 대륙 전 지역에서 극우가 일어나고 있다.

비단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과 박정희를 신화화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일어난다. 넷우익을 중심으로 한 증오의 언어가 인터넷을 장악했다. 일본의 혐한 시위는 이제 대중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했다. 전 세계가 극우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 주변부로 밀려난 유럽의 백인 중산층, 노동계층 사이로 극우가 스며들었다. ⓒyoutube.com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펴냄)은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목소리를 키워가는 극우 포퓰리즘 현상을 정면으로 조명한다. 이 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좌파 언론 <르몽드>의 자회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격월간으로 펴내는 단행본 '마니에르 드 부아' 시리즈의 하나다. 번역본은 유럽 지식인 28명이 유럽 극우 포퓰리즘 현상을 주제별로 나눠 실은 글에 국내 필진 8명의 글을 추가했다. 국내 필진의 글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극우 현상을 다뤘다. 

책은 유럽을 중심으로 우경화가 득세하는 현상을 소개하고, 여러 각도에서 이를 분석한다. 콕 집어 이 세계적 흐름의 근본 원인을 하나로 설명하긴 어려우나, 경제적 불평등의 가시화가 중요한 단서로 꼽힌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특히 우리에겐 살기 좋은 국가 정도로 이해되는 북유럽, 서유럽 복지국가에서 일어나는 우경화 대목이 흥미롭다.

노르웨이는 중요한 본보기다. 노르웨이의 우경화에 관해 쓴 레미 닐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는 신자유주의가 노르웨이에 극우주의 창궐을 자극했다고 본다. 1990년 이후 노르웨이 상위 1% 계층의 수입과 평균 임금의 격차는 같은 기간 영국이나 미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벌어졌다. 1984년부터 2008년 사이, 노르웨이 전체 금융 자산 중 중산층 보유분의 비중은 절반으로 감소했다. 

절대 빈곤, 절대 소득의 문제가 아니다.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불만은 쌓이고, 갈등은 표면화한다. 누군가의 주머니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데, 나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느끼는 이가 많아진다.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한 노르웨이 중산층은 이민자를 노려봤다. 진보당은 이에 편승했다. 더는 복지 국가 모델이 작동하지 않으리라고 강조했고, 이민자를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맥락에서 우퇴위아섬 학살 사건이 송곳처럼 어떤 경계면을 뚫었다. 책은 이 사건으로 확인된 노르웨이 우파 중산층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그들은 자신이 국가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믿지만, 더는 국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 새로운 국가 공동체 개념, 즉 민족·국가적 소속보다 시민권을 강조하는 조금 더 세계주의적이고 평등한 개념을 강요받기 때문이다." 

주변부로 밀려난 중산층은 필연적으로 나의 불만을 합리화할 논리를 찾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는) 우파의 달콤한 목소리는, 필연적으로 우리의 공동체를 해하려는 이민자를 껴안자는 세계주의적 좌파 사상보다 더 설득력을 얻기 마련이다. 그리스의 네오나치 세력인 황금새벽당이 무자비한 폭력에도 불구하고 의회에 진출한 배경에는 그리스 경제위기가 있다.  

실제 극우주의자를 책이 굳이 '포퓰리스트'로 명명하는 이유는 달콤함에 있다. 극우 세력은 답답한 이들에게 청량제와 같이 명쾌한 논리를 제공하고, 저들이 잘못이지 너의 잘못은 아니라고 설득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우리가 극우주의자에 관해 갖는 선입견과 약간 궤도를 달리하는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네덜란드 극우파 정치인 핌 포르투완이 대표적이다. 2002년 암살된 그는 한때 사회주의자였으며,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였다. 그는 여성과 동성애자 인권을 침해하는 이슬람 문명을 혐오하다 극우주의자가 되었다. 아버지 장마리 르펜의 뒤를 이어 국민전선의 대표가 된 마린 르펜은 금융 자본 반대, 신자유주의 반대 목소리를 높인다. 마린 르펜은 한편에서 "유럽의 마지막 마르스크주의자"로도 불린다. 이들에게 기존 좌·우파 개념은 의미가 없다.  

실제 지금 유럽 극우의 대표 얼굴은 나치와 같은 이들이 아니다. 독일 공화당, 스페인 팔랑헤당, 이탈리아의 삼색의 불꽃과 같은 파시스트 단체들은 거의 멸종 위기에 가깝다. 유럽 극우 전선을 대표하는 모습은, 마치 한국의 새누리당과 비슷하다. 극우적 공감대를 분명히 갖고 있지만,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좌파적 정책을 사용하는 데 거리낌 없다.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벨기에의 민족전선, 덴마크의 민중당, 핀란드의 진정한 핀란드당, 프랑스의 국민전선, 헝가리의 조빅, 네덜란드의 PVV, 러시아의 민주자유당 등이 그러하다. 이들은 제도권 진입을 목표로 하며, 실제 적잖은 정당은 자국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선명한 기치로 진짜 극우에 머무르는 단체는 유럽에서도 한국의 일베와 같은 변방의 목소리에 불과하다.

▲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펴냄). ⓒ프레시안
때문에 프랑스 국제외교전략연구소(IRIS)의 장이브 카뮈 객원 연구원은 이들을 극우파로 부르는 것을 반대한다. 대신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UFO와 같은 이들로 '네오-극우주의 단체'를 설명하며, 이들을 급진주의자, 외국인 혐오자, 포퓰리스트와 같은 명칭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유럽에 전염병처럼 번지는 극우 포퓰리즘의 진정한 맨얼굴은 무엇으로 이해하면 될까. 반 이슬람이다. 늘어나는 이민자에 관한 혐오가 각개 약진하는 극우 포퓰리스트를 하나로 묶고 있다. 유럽으로 건너온 2500만 명의 무슬림이 5억 유럽인을 지배하리라는 공포가 노동자, 빈곤자, 중산층 백인을 극우의 이름 아래에 묶고 있다. 

이는 약자를 린치하는 전형적인 증오다. 경제 위기가 유럽의 백인을 주변부로 몰아냈고, 그들의 분노를 사회적 약자(무슬림)에게로 돌리는 목소리가 이 기회를 틈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극우의 새로운 얼굴들>은 이 이야기를 정치,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한국, 일본, 이스라엘, 인도에서 일어나는 극우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불행히도, 책을 덮고 나면 누구나 제2차 세계 대전 이전 세계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6월 1일 수요일

<곡성>과 강남역 살인, 악마는 없다


2016.06.02 07:53:34
[시민정치시평]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곡성>

한 살인 사건이 한국 사회의 여론을 달구고 있다. 지난 5월 17일 새벽 1시 강남역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 이야기다. 이 사건은 내용 자체보다 이 사건을 '여성 혐오'에서 비롯한 살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며 결집한 여성들의 추모 열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되었고, 이후 이런 현상에 불편함을 느낀 남성들이 "모든 남자들을 가해자로 몰지 말라"고 외치며 기이한 방식으로 가열되었다.

여자들은 추모글에 '#나는 살아남았다'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음을 깊이 실감한 데서 비롯한 공포심을 표출했다. 그리고 이 사건 이전에 누적되어 왔던,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당해야 했던 폭력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아닌 여성만을 노린 사건이고, 이런 범죄가 일어난 데에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사회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자신의 잘못도 있다며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몇몇 남성들은 갑작스레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귀를 기울이고 이 현상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대다수 남성들의 반응은 '이해가 안 된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왜 '여성 혐오' 사건인지 그 연관성을 잘 모르겠고, 여자들이 왜 이렇게 무서워하고 분노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의 성으로 싸잡아 가해자 취급을 받는 것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경찰청 측의 수사 결과 발표는 이들의 이런 억울함에 손을 들어주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사건 발생 후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이 사건이 정신병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이며 '여성 혐오 범죄는 아니다'며 단언했다. 정부와 경찰청이 내놓은 이번 사건의 대안은 남녀 공용화장실을 분리를 강화하고 범행의 우려가 있는 정신 질환자들을 격리(강제 입원)시키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다 보니 사건이 발생할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던 영화 <곡성>의 내용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의 충실한 재현이다. 곡성에서 중요한 것은 범인 혹은 악마가 누구냐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악마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이다. 

▲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 살인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이 옮겨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24일 시민들이 추모 글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항상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뚜렷한 '원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사실 인과가 딱 맞아떨어지는 단 하나의 원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총체적인 비극은 단 한 명의 악인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마을 전체에 전염병이 돌고 수많은 사람들이 미치게 되었다면 그건 아주 오래 전부터 내부에서부터 쌓여온 여러 가지 요소들이 누적되어 초래된 결과일 것이다. 9.11 테러는 단 한 명의 악인이 저지른 것이 아니다. 세월호 사건은 단 한 명의 잘못으로 비극이 된 것이 아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 또한 단 한 명의 '정신 질환자' 개인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우리 사회가 지금껏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온 수많은 작은 악덕들과 그로 인해 빚어낸 거대한 구조 때문에 벌어진 사회적 비극이다. 때문에 이 비극에 대고 '그래서 악마가 누구냐?'고 묻는 것은 우문이다. 곡성에서 '악'으로 구현하는 외지인이 일본인이라는 것은 과거 식민지 시절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절대악으로서의 일본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차용한 것이다. 마지막에 스크린에 구현된 악마는 실재하는 악이 아니다. 사회적인 비극에 대해 단 하나의 '악'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응답하여 감독이 우리나라의 역사적 과거에서 호출하여 재구성한 존재이다. 

이처럼 강남역 살인 사건을 단순히 한 '정신 질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규정시키고 이 사건의 원인을 정신 질환자에게서만 찾으려 하는 것은, 재난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적인 타자화된 집단에서 찾으려고 하는 게으른 주체의 기만적 행위이다. 구성원 내부에 일상적으로 만연해 있는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섣불리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범죄자 한 명에게만 모든 탓을 돌리는 것이다. 

악마는 없다. 사회적인 차원에서 개개인의 일상에 퍼져 있는 사소한 악이 있을 뿐이다. 범죄자는 사회적으로 이미 만연한 악을 직접 실행하는 매개자일 뿐, 악마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혐오의 분위기와 구성원 한 명, 한 명 안에 있는 차별 의식과 폭력성에 대한 광범위한 성찰 없이 단 한 집단만을 악의 종주로 몰아가려는 이러한 처벌 방식은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화장실을 분리하고 정신병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도, 이대로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이상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 살해)는 앞으로 더 광범위하게 자행될 것이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여성 혐오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자 앞으로의 우리나라 젠더문화 변화에 기점이 될 중요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치안의 문제' 또는 '한 개인의 일탈'로만 취급하여 넘어간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반성하고 사유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만들지 않는다면, 여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죽어 나갈 것이다. 굿을 했는데도 사람들이 계속 미치고 죽어 나가던 곡성 마을처럼. 이제 누구와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알아야 할 때이다. 가지 말라고 손목을 붙든 무명의 차가운 손을, 당신은 붙잡을 것인가, 뿌리칠 것인가. 여기저기서 곡성이 들린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리수용-시진핑 회견, 북중우호관계 고도로 중시

리수용-시진핑 회견, 북중우호관계 고도로 중시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6/02 [04: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6년 6월 1일 리수용 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회견, 시진핑 주석이 반가워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부위원장, 국제부 부장인 리수용이 인솔한 조선노동당 대표단 일행을 중공중앙 총서기이자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習近平)이 베이징에서 회견했다.

1일 신화망은 조선노동당에서 대표단을 보내 중국에 제7차 당대회 상황을 통보한 데 대해 시진핑이 환영을 표하면서 "조선노동당의 제7차 당대회 상황 통보는 양국 정당이 중대 문제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진행하는 전통을 반영한 것으로서 김정은 위원장 및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양국 정당과 정부 간 관계에 대한 중시를 보여주었다. 조선 인민들이 경제 발전, 민생 개선과 조선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이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화망은 이 자리에서 리수용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총서기에게 보낸 구두 서신을 전달했으며 조선노동당 제7차 당대회 상황에 대해 중국 측에 통보했으며 김정은은 구두 서신에서 "조선 측이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양국 간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고 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화망은 또한 회견에서 시진핑이 "중국 측은 조선과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요시하고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해 양국 관계를 잘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원한다. 중국 측은 조선반도 문제에서의 입장은 일관적이고 명확하며 관련 각 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 김정은위원장 구두친서를 그렇게 반가워한 시진핑 주석

결국 북의 김정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북-중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강화발전시키고,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점이다.

'냉정과 자세'는 미국이 도발하면 서슴없이 불의의 선제타격으로 미제를 소멸해버맀겠다는 일관된 김정은위원장의 강력한 대미경고와 위력적인 군사력을 과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담은 표현으로 보이며 '소통과  대화'는 제발 중국과 사전에 통보라도 좀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는 그간 북의 단호한 결단과 물리적 조치들이 사전에 중국과 상의없이 김정은위원장의 자주적인 결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준 것이다.

중국은 상황에 따라 김정은위원장이 무서운 결심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항시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냉정과 자제'를 바라는 시주석의 바람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 친서가 아닌 구두친서를 보낸 것만 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이 뭐라고 하건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1일 “국가 간 의전상 ‘구두 친서’라는 말은 없다. 친서는 말 그대로 서한에 적어서 전달하는 것이다. 구두 메시지를 중국어로 그렇게 번역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라고 지적하고 "북이 구두 메시지를 택한 것은 상대로부터 서한 답변을 받기 어렵거나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만큼 북-중 관계가 돈독하지 않고 중국이 ‘비핵화’를 요구하는 만큼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라는 7차 당 대회 결과를 문서로 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자의적인 해석의 여지가 많다고 본다. 친서는 기록에 남기 때문에 구두친서보다 훨씬 더 강한 확약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이 특사를 보내 북에 체포된 미국인을 데려올 때 친서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방지 약속 등을 좀 더 명백히 표현하기를 북이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구두친서는 주로 중국이 주변국 정상들에게 친선의 우의를 전하는 등 인사성 메시지를 전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중국이란 대국이 주변국에게 글로써 뭔가 약속하는 친서를 전하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구두친서를 주로 사용해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런 구두친서 방식으로 중국 주석에게 인사를 전한 것이다.

이는 북이 중국에게 뭘 약속할 것도 없고 중국에 절실히 부탁할 것도 없으며 항일, 항미 공동의 전선에서 함께 피흘려 싸운 전통적인 혈맹국에게 친선의 마음을 전하는 차원에서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이며 이번 리수용 부위원장의 파견도 그런 차원에서 진행된 것임을 짐작케 한다.

결국 북은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는 보내지 않은 제7차대회 성과에 대한 사절단을 유독 중국에만 보낸 것은 선대로부터 그간 북중이 그런 혈맹관계를 유지해왔었기에 그 혈맹관계을 이어갈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김정은위원장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북미대결전과 관련하여 스스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중국과 상의없이 단호하게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다. 북중우호관계의 발전에 따라 통보정도는 미리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결정은 김정은위원장이 당적 논의를 통해 결심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다.

이를 모르지 않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이 정도의 구두친서마저도 무척 반가워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북중우호관계를 간절히 바라는 중국

전통적인 북중 혈맹관계 속에서도 북은 자신의 노선에 대해 중국이 조금이라도 간섭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용납한 적이 없고 북도 중국의 자주권을 존중해왔다. 문화대혁명과 같은 문제점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는 했지만 내정간섭까지는 가지 않았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건 말건 관여하지 않았고 원자탄, 수소탄을 개발했을 때는 북이 먼저 축하의 메시지까지 전했었다. 그리고 북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니 중국과 아무 상의 없이 핵과 수소탄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이 시주석과 회견을 하는 날 북이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동영상을 전격 공개한 것도 북의 결심과 결단에 중국의 어떠한 간섭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물리적 선언과 다를 것이 없는 행동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해서 김연철 교수 등 보수적인 대북전문가들도 언론에 나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위성발사에 대해 중국이 간섭하려고 하자 북은 모란봉 악단 공연 4시간 전에 전격 철수시켜버리는 등 단호한 대중국 자주적 입장을 천명하였다. 이후 이어진 수소탄 시험을 두고 중국이 미국과 제재 공조에 나서자 대국주의자들이라고 공개적인 비판도 가했다.

하지만 7차 당대회에 시진핑 주석이 다시 축하전문을 보내고 친선농구단까지 평양에 보내는 등 우호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이자 북도 이번에 리수용 부위원장을 보내 혈맹국으로 다시 손잡을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것을 시진핑 주석을 그렇게 반가워했다는 것은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중국이 더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북중관계는 알게 모르게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실상 2270호의 유엔대북결의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애닳을 정도로 북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게 된 것에는 여러 사정이 작용했겠지만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 구축 압박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이 급격히 미국에 기울면서 이러다가는 베트남 항구에 미 항공모함 기지가 들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과 손을 잡고 미국에 대항해도 어려울 판에 북과 대립하고 갈등한다는 것은 중국  스스로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자초하는 자해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이거야 사실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그것을 중국이 이제야 깨닫는다는 것이 좀 이상할 따름이다.


✦ 전망

중국이 대북제재에 나서기만 하면 북은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언론들은 심각하게 동북아정세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국이 제재를 가한다고 북이 붕괴될 가능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그 대북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전인수식 주관적 판단으로 외교전략을 짠다면 필히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갈퉁 “트럼프의 ‘미군철수’ 한국엔 큰선물”

함석헌학회 초청강연 “클린턴, 대통령되면 한반도 상황 더 악화될 것”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길 원한다. 비핵화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붕괴되기를 원한다. (중략)미국은 (북한과)평화협정이나 국교정상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남한이 그것을 주동해야 될지 모른다.”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돼서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면 미국이 대한민국에 준 최대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략)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지난 30일 함석헌학회(회장 김영호)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마련한 ‘갈퉁 교수와의 대화’ 초청 강연에서 한반도와 북미관계 등에 대해 요한 갈퉁(Johan Galtung) 교수가 한 얘기다.
▲ 평화학의 아버지 요한 갈퉁 (사진제공 NGO신문 은동기)
‘평화연구와 평화운동’을 주제로 한 이날 ‘대화’에서 갈퉁 교수는 이밖에 한일관계, 미국 대선 등 여러 문제에 관해 얘기했다. 86세의 노구에도 통역을 포함해 2시간여 동안 대화를 열정적으로 이어간 ‘평화학의 아버지’ 갈퉁 교수의 주요 발언 내용을 소개한다.
■ 한반도 문제 = 폭력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갈등이 있고 갈등에 따른 트라우마가 내재돼 있다. 폭력에 대한 위협이 한반도에는 있다. 갈등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1972년부터 연구해왔다.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갈등이 남북 간의 갈등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길 원한다. 비핵화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붕괴되기를 원한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3가지다. 국교 정상화, 평화협정, 한반도 비핵화다. 흔히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 없애는 것만 생각하는데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한(전 지역의) 비핵화를 의미한다. 이런 갈등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평화이론가로서, 교수로서, 평화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해오는 사람으로서 분쟁지역인 한반도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어떠한 한반도에서 여러분이 살기를 원하십니까?’
한반도는 남북한 이외에 미국과 함께 3자로 볼 수 있고 러시아, 중국, 일본까지 포함한 6자로 본다. 6자 회담은 2000년에 시작했는데 점점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북미 문제만 푼다고 한반도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동북아의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풀 수 없다. 한반도에는 남북 갈등뿐 아니라 북미간 등 갈등이 많다.
미국은 (북한과)평화협정이나 국교정상화 않을 것
북한의 인권과 자유(문제)에 대해 얘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북미 사이에서는 미국인들이 그렇게 얘기한다. 하지만 인권과 자유를 가지고 북한을 구석으로 모는 것은 점점 더 대화를 어렵게 한다.
미국은 (북한과)평화협정이나 국교정상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남한에서 그것을 주동해야 될지 모른다. 동등한 관계에 의해, 관계를 더 좋게 수립하는 것에 의해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지만 북한도 하나의 독립적인 국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남한도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국가 아닌가.
북한 체제에 대해서 얘기하면 기본적으로 굉장히 유교주의적인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서 다시 손자로 ‘김·김·김’으로 이어지는, 충효사상에 바탕을 둬서 계속 아들에서 손자로 이어지는 한국 정신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굉장히 유교적인 전통이 강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평화를 마련하고 평화를 형성하기 시작한다면 북한도 변화할 것이다. 북한이 붕괴하기를 기다린다면 북한은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에 붕괴 직전까지 간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상하건데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된다. (문제 해결의)추동력은 한국사회에서 나와야 한다.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남한사회에서 나와야 한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 한일관계 =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일본의)사과를 먼저 받아야 된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일본이라는 사회를 더 작은 규모로 복사한, 그런 점이 많이 발견되는 사회다. 한국사회가 일본사회를 닮은 점은 1000가지도 더 된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사실이 많고, (국제)법이 지켜져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쟁 같은 분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력하는 거다. 역사나 법적인 문제, 독도가 합법적으로 누구의 땅이냐 하는 문제는 평화를 지키는 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내가 옳으면 당신이 틀린 거고 당신이 옳으면 내가 틀린 거고 이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자기(일본)가 옳고 한국인이 틀리다고 주장하는 거다. 이런 문제에는 민족주의가 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데 과거에 대해 배상하라는 것만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성노예(위안부) 문제도 중요하지만 강제노동 문제도 중요하다. 성노예뿐 아니라 노예노동도 같이 봐야 한다. 우리가 과거에 대해 얘기하면 과거의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무엇이 과연 대한민국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대한민국이 과거의 문제만 얘기하지 말고 현재의 문제, 특히 미국에 대항해서 미국에 자주독립을 주장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지 않는지 현실을 다시 한 번 다른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 갈퉁교수와 통역을 맡은 원코리아 대표 정연진씨
■ 평화저널리즘 = 미국에서 발생한 9.11사태를 예로 들어보면, 폭력적 사태가 일어났을 때 언론인들은 대통령에게 ‘이 폭력에 내재하는 갈등을 뭐라고 생각합니까? 이런 갈등을 어떤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고 합니까?’라고 질문을 해야 한다.
어떤 폭력을 테러라고 부를 수 있다. 문제는 이 테러가 어떤 갈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났는지 봐야 하는 거다. 그 테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물어야 한다. 미국의 대통령은 그 질문을 회피할 것이다. 만약에 그런 질문을 회피한다면 계속 똑같은 질문을 해야 하며, 대중에게도 그 질문을 똑같이 하게 해야 한다.
■ 남북의 신뢰구축 = ‘신뢰’라는 말은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전형적으로 쓰는 말인데 나는 이 신뢰에 대해서 믿지 않는다. ‘신뢰를 구축해야 된다’고 하기보다는 ‘평화를 구축해야 된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신뢰구축이라는 것은,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선전하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제 경험에 근거해서 볼 때는 갈등 분쟁지역에서 서로가 협력하게 하고 상호간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면 이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
만약 미국의 신뢰 형성, 미국의 외교정책에 의해 갈등이 해결됐다고 하면, 2차 대전 이후에 37개국에서 2000만 명 이상이 희생이 됐는데 그런 희생이 왜 일어났겠나?
■ 미국 대선과 한국 = 지금 (미국의)지도적인 정치인 4명이 미국의 계속되는 전쟁에 대해 굉장히 혐오한다. 트럼프, 샌더스, 테드 크루즈, 오바마다. 트럼프는 ‘우리가 전쟁을 수행할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고 한다. 테드 크루즈는 ‘전쟁이 비생산적이다’고 얘기하고, 오바마는 뭔가 좀 해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대통령 중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대통령이 되어 버렸다. 센더스는 여기에 대해 대안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문제에 대해 대안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돼서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면 미국이 대한민국에 준 최대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고 한국이 비무장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스위스 같은 사례가 있는데 국방을 유지하더라도 공격적인 무기가 아니라 다른 무기로써 국방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핵우산 안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방법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전쟁은 보통 어리석은 분석에 의해 일으킨다. 전쟁을 일으켜도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소말리아 등 이런 나라에서 미국이 전쟁을 했지만 무엇을 얻었는가. 오바마 대통령 임기 안에서 이런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오바마도 책임이 있다.
▲ 갈퉁교수와 대화를 하고 있는 함석헌학회 회원들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 북한은 아직도 일본,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못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이것이 첫째 과제다. 둘째는 평화협정이다. 1950년부터 3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 53년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비정상적인 상태를 종전협정,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 남한은 미국의 핵우산을 갖고 있고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해왔다. 어떻게 하면 남북한 비핵화를 이룰 것이냐 이것을 강조했다.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다.
국교정상화는 외교 기관을 바꾸는 것이다. 대사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얼마나 실행할 의지가 있는 것이지, 그런 구체적인 사례가 부족해서 못 이루는 것이 아니다. 비핵화를 할 때도 어떤 식으로 검열을 해서 비핵화를 할 수가 있느냐는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할 만한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북한과)평화협정도, 국교정상화도 원치 않는다.
한반도 평화의 첫째 과제는 북미관계 정상화
지난 천년 동안 전쟁을 가장 많이 일으킨 세 나라가 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과 영국이다. 이 세 나라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주장하는 나라들이다. 세 나라는 투표가 중심이 된 정치적인 민주주의를 얘기한다. 평화를 생각할 때 투표권 민주주의와 인권이 평화에 필요한 일인가, 자유가 필요하지만 자유와 인권이 있어야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냐 이렇게 질문해볼 수 있다. 냉전시기에도 미국보다 소련이 더 평화를 많이 얘기했다. ‘미국은 소련을 봉쇄해야 한다’는 말을 평화보다 더 많이 얘기했다. 냉전시기에 평화가 공산주의자들이 쓰는 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그런 넌센스를 극복해냈다. 그것은 평화운동과 독일에서의 사회민주주의라는 정치다. ‘평화라는 단어는 공산주의다’라는 개념을 극복하게 하는데 도움을 줬다.
평화에는 두 가지가 있다.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다. 소극적 평화는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를 이루는 것이다. 적극적 평화는 협력하고 조화를 증진하는 것이다. 두 개가 다 필요하다.
한국이 자주독립적인 나라가 되어야 된다. 어느 나라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만약 원한다면 남북 간에 평화협정을 먼저 하고 관계정상화를 하면 미국도 따라오지 않겠는가. 미국은 지구상에서 노예제를 오랫동안 유지한 나라다. 제국으로 본다면 영국제국이 망하고 소련제국이 망하고 미국이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제국이다. 미국에 새로운 정치인들이 나와서 미국의 변화를 요구하는데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 한국 대선주자 =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대선 주자가 필요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주자로 언급되는데 그에 대해서는 세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유엔 사무총장으로 별로 성공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야심이 있는 사람이어서 임기 안에 성과를 남기기 원하는 것 같다. 반기문은 남북한의 대화를 강조했는데 그가 (남북간, 북미간)대화를 원한다면 국교정상화, 평화협정을 맺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는 유엔의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화협정을 위해 평화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기문 총장을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반기문이 만약 대통령이 될 경우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식으로 반기문이 할 수 있다면 자기의 업적을 남기는 것이다.
* 갈퉁 교수는 ‘평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석학으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 베를린대 교수를 역임했다. 오슬로평화연구소 설립을 주도했고, ‘폭력, 평화 그리고 평화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국제평화학의 나침반이라고 불린다. 
권미강 기자  kangmomo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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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메트로 구의역 사고대책 발표장에서 민주노총 반발

"자회사 설립하겠다" - "그게 무슨 안전대책이냐?"

16.06.01 21:17l최종 업데이트 16.06.01 21:1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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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과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대합실에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유성호



"자회사를 통한 직접통제 방식으로 철저한 안전관리를 이루겠다."
"자회사는 또 다른 용역이다, 안전사고의 근본적 대책이 아니다." 

1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2층 통로. 나흘 전인 지난달 28일 발생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대해 서울메트로가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정수영 안전관리본부장은 메트로와 노조 간부들과 함께 나와 침통한 표정으로 어젯밤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늘은 기자들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사과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은 고인의 잘못이 아니라,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임을 재차 강조했다. 사고 초기 서울메트로가 마치 고인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발표해 여론이 나빠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정 직무대행이 발표한 대책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서울시와 함께 사고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관과 안전, 조직 등 관련 분야 외부 전문가 3명, 서울메트로 안전조사 담당직원 3명, 노조 2명 등 '노·사·민·정' 11명으로 꾸려지며 서울시 감사위원회 기술조사팀장이 총괄 반장을 맡기로 했다.

작업 내용이 관련 부서에 모두 공유되고 승인되지 않으면 작업자가 스크린도어 문을 열 수 없도록 하기로 했다. 장애 발견 시 기존에는 승무원, 종합관제소, 전자운영실, 용역사까지만 통보되던 것을 해당 역과 전자관리소까지 통보해 작업 내용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비시 서울메트로 전자관리소 직원의 입회하에 작업이 진행되도록 하고, 스크린도어 마스터키 관리주체도 용역업체에서 서울메트로로 이관하여 승인 없는 작업은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스크린도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관제시스템을 오는 12월까지 구축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 도시철도공사의 ATO시스템을 서울메트로도 2020년까지 2호선 본선에 도입해 스크린도어와 열차가 자동 연동돼 스크린도어 개발 시 열차 진입이 불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서울메트로는 부족한 인력과 과도한 업무량 등 인력 운용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8월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회사의 자회사 전환은 지난해 강남역에서 2번째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한 뒤부터 재발방지대책으로 추진돼왔던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자회사가 출범하면 증원된 인력을 통해 현재 2개 거점사업소를 4개로 확대하고 관리구간을 나눠 출동시간을 단축하는 등으로 2인1조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 나온 이찬배 민주노동 여성연맹 위원장은 정 직무대행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손을 들어 서울메트로의 대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우선 노·사·민·정 위원회에 사고를 당한 김아무개씨가 소속된 은성PSD의 노조가 배제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왜 정규직 노조는 같이 발표하고 대책기구에도 들어가는데 비정규직은 못들어가나, 비정규직은 언제까지 투명인간인가"라고 따져 정 직무대행으로부터 "잘못했다, 참여시키겠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자회사 설립의 허구성을 질타했다. 그는 "공사에서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지만 공사와 자회사와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지방계약법 적용을 받게 되며 모든 책임은 자회사가 지는 것"이라며 "무늬만 다른 또 다른 용역업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탁계약이냐 용역계약이냐 이름만 다르지 자회사 역시 용역도급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강남역 사고 때에도 서울메트로는 28명을 충원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이후 18명으로 줄였다가 결국 8명은 다른 일을 시키고 보수 유지에 충원된 인원은 불과 10명뿐이라며, 서울메트로가 안전대책보다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시간 끌기만 해왔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여성연맹과 은성PSD노조는 지난 23일 회사가 자회사 설립을 발표하자, 6일째 농성 및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지나는 시민들이 "사고가 일어날 때만 반짝 신경 쓰지, 3일만 지나면 다 잊어먹을 것", "진작 이렇게 신경 썼으면 사고가 없었을 텐데"라고 서울메트로 간부들을 향해 고함을 질러 회견이 여러 번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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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구의역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목숨을 잃은 김아무개(19)씨를 추모하기 위해 붙여놓은 글을 읽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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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구의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목숨을 잃은 김아무개(19)씨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 유성호

“남북노동자통일축구 서울 개최, 민족의 기쁜 일”


민주노총·6.15서울본부, 남북노동자통일축구 성사촉구 기자회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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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01  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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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과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과 민간교류 보장 및 남북노동자통일축구 성사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성사야말로 날로 첨예해지고 있는 남북 간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고 대화의 장을 열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1999년 평양에서, 2007년 창원에서, 그리고 2015년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는 1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남북 노동 3단체가 합의한 2016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의 서울 개최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들은 민주노총·한국노총이 제출한 북측 조선직업총동맹(직총)과의 접촉 신청을 정부가 계속 불허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과 민간교류 보장을 촉구했다.
  
▲ 8.15 서울에서 만나요.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석주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지난 18일 통일부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태도변화가 없고 도발위협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민간교류를 실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위한 접촉신청을 최종 불허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남북간의 민간교류는 결코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장 부본부장은 “통일부가 접촉 불허의 전제로 하고 있는 내용은 남북 관계에서 아주 복잡한 전략적 문제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과제로 차차 해결책 모색하도록 하고 우선은 민간교류를 통해서 대화와 교류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며, 각계각층의 교류를 통해 경색된 정국을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과 같이 당국 간의 대화가 꽉 막혀 있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당국이 나서서 민간 교류의 물꼬를 트고 새로운 실마리를 찾기 위해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데, 이 조차 막으려고만 하는 협소한 태도를 보여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1999년 첫 노동자통일축구대회부터 지난해 평양 대회까지 역사적 의의에 대해 설명한 후 올해 서울에서 개최하려는 대회는 남측 선수단이 방북하는 대회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노동자·시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99년 민주노총과 북측 직총이 합의하여 분단 이후 54년 만에 남북의 첫 하늘 길을 열어낸 노동자통일축구대회는 이듬해 6.15남북공동선언 발표로 이어 지는 초석을 닦았으며, 2007년 창원대회는 그해 평화의 선언인 10.4선언 발표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성사를 자신할 수 없었던 지난해 평양대회는 5.24조치 이후 대규모 방북을 통해 전쟁과 분단의 상태가 아닌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동자들의 결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평양대회에서, 올해 서울에서 축구를 통해 분단의 현실을 뛰어넘어 통일을 이야기하자는 합의 외에도 남북의 노동자가 일제의 강제징용 문제를 파헤치는데 앞장서고 백두산 기행을 포함한 자주 교류를 하자는 약속도 있었다며, 어려운 남북관계일수록 약속을 지키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지역 예선에 참가한 축구단이 조별 추첨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최근 중국 선양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에서 올해 8.15민족공동행사를 서울에서 열기로 하고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도 함께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올림픽 개최에 버금가는 온 민족이 함께 할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노동자들의 이 같은 합의에 대해 정부는 마땅히 환영하고 범정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라며, “정부가 합의 직후부터 ‘불허’ 운운하는 것은 천만 서울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오는 11일 ‘서울시민 300인 원탁회의’를 진행해 8.15민족공동행사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성사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시민들에게도 함께 해줄 것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지역 예선에 참가하는 철도노조·서비스연맹 등 민주노총 소속 7개 축구단 선수들이 참가한 조별 추첨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5.24조치', '개성공단 폐쇄', '민간교류 불허' 등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를 세워두고 축구공으로 부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이달 24일까지 16개 지역본부 중 한 곳을 제외한 15개의 지역 예선을 치르고 7월 2일 충남 부여에서 16강·8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서울 지역 예선은 4일 철도노조축구단, 교보생명축구단, 한국인터넷진흥원노조축구단, 신한카드FC축구단, 서비스연맹축구단, NH농협중앙회노조축구단, 기아자동차노조축구단 등 7팀이 모여 안산가스공사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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