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MB 빨리 사, 朴 빨리 팔아, 혈세 수십조 펑펑


해외자원 살 때는 ‘글로벌 호구’ 팔 때는 ‘헐값 잔치’ 육근성 | 2014-10-28 12:40: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MB 정권 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종종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복음(기쁜소식)을 국민에게 전했다. 그 ‘복음’의 내용은 유전 개발 계약이 체결돼 중동과 북미에 ‘우리 유전’을 갖게 됐다는 것. 해외자원 개발 사업이 눈부신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자화자찬이었다. MB의 ‘복음’(기쁜소식) 알고 보니 ‘뻥’ 이 ‘복음’ 전파는 정권 말까지 이어졌다. 2012년 3월 6일에도 MB는 아랍에미레이트 유전 개발 본계약이 체결됐으니 기뻐해 달라며 방송을 했다. 대통령이 직접 제 입으로 ‘복음’이라고 강조한 이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 총 799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수율은 고작 9%. ‘깡통’이 됐다는 얘기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대표적 공기업이다. 적극적이었던 만큼 출혈이 극심하다. 석유공사의 경우 MB 정권 5년 동안 부채가 3조 6천억원에서 21조 3천억원으로 7배 증가했으며, 이중 민간차입과 회사채는 103억원에서 12조5천억원으로 1216배나 폭증했다. 금융이자만 연 4110억원에 달해 벌어서 이자 내기도 빠듯한 형편이다. 광물자원공사 상황은 더하다. 이자 감당도 못한다. 부채는 7배 이상 급증했지만 투자액(3조2천억원)에 비해 수익(6년간 2200억원)은 보잘 것 없다. 금융이자로 연간 865억원이 나가지만 당기순이익은 189억원. 벌어들이는 돈보다 이자가 5배나 많다. 이런데도 연봉이 높아 사장의 경우 2억원 넘게 받아왔다. 최근 임원 연봉을 크게 낮췄지만 감사 연봉은 오히려 올랐다. 친박 낙하산에 대한 배려다. 현재 상임감사는 18대 대선 새누리당 공동여성본부장 출신인 홍표근씨다. 비싸게 사서 ‘헐값 잔치’, 공기업 해외자산 매각 ‘러시’ 뻥 뒤에 남은 건 빈 깡통. MB의 자원외교는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MB정권 동안 앞뒤 안 가리고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던 공기업들. 이젠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산을 내다 파느라 정신이 없다. 박 대통령이 부채 줄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 내다 팔 공기업 해외자산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하베스트 정유 자회사 NARL을 포함해 다수 해외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석유공사의 매각 규모는 2조7천억원. 광물자원공사 1조4천억원, 한국전력 1조4천2백억원, 가스공사 5천8백억원, 한국수력원자력 1천4백억원 등 해외자산 매각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헐값 매각이다. 국민 혈세를 펑펑 쓰며 비싸게 사더니 이젠 절반도 못 건진 채 마구잡이로 내다 팔려고 한다. MB 정권 5년 동안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이 벌인 해외 자원 투자 규모는 26조원. 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3조6천억원에 불과하다. 실적이 이러니 매물로 내놓아도 제 가격 받을 수 있겠나. 자신들 돈이 아니니 펑펑 쓰다가 안 되면 휴지조각처럼 버려도 그만이란 말인가. 1조원에 사서 900억원에 팔기도, 부도난 회사 인수에 2조원 퍼줘 석탄공사가 보유한 몽골 홋고르 탄광. 2011년에 274억원을 주고 사더니 이제 111억원에 팔려고 한다. 투자금의 절반도 못 건지게 됐다. 광물자원공사의 남아공 블락플라츠 유연탄광. 2010년에 지분매입 명목으로 187억원을 투자했지만 3년 만에 176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투자금의 95%를 날린 것이다. 대부분 상황이 이렇다. 어이없어 입이 떡 벌어지는 사례 하나. 1달러짜리를 1조원에 사놓고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혈세로 매우다가 4년 만에 900억원에 매각한 경우도 있다. 2009년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에너지를 인수한다. 애당초 인수가격은 2조5천억원. 하지만 석유공사는 2조원 웃돈을 얹어 4조5천억원을 건넨다. ‘2조원 웃돈’에는 하베스트에너지 자회사인 NARL 인수대금 1조원이 포함됐다. 1986년에도 NARL이 매각된 적이 있다. 당시 소유주인 캐나다 국영석유회사는 NARL을 단돈 1달러에 팔았다. 판 것이 아니라 거저 줬다는 얘기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정유업체지만 섬에 위치해 입지도 안 좋은데다 40년 이상 된 설비라 노후화가 심각해 연간 1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베스트에너지가 ‘애물단지’ NARL을 석유공사에 거액을 받고 끼워 판 것이다. 1달러짜리인데 1조원을 줬다. 누가 석유공사를 ‘글로벌 호구’로 만들었을까. 턱없는 요구에 응하도록 자문한 곳은 메릴린치 서울지점. 김형찬 지점장은 MB의 40년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다. 이 황당한 거래의 배후에 MB와 김백준이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알고도 호구 행세를 했나? 그럼 사기를 친 것이다. 환상의 콤비… MB는 ‘빨리 사라’, 朴은 ‘빨리 팔아라’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투자도 있다. 2008년 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지분 30%를 인수한다. 이게 화근이 됐다. 2011년 제련시설이 착공되지만 개발회사인 바하마이닝은 2억9천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발표한다. 그러자 채권단은 추가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광산사업권이 채권단 수중에 들어가자 광물자원공사가 나서 채권 권리유보 협상을 벌여 투자지원 계약을 맺고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선다. 이미 부도난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고 채권단의 권리집행을 막기 위해 광물자원공사가 쓴 돈은 현금과 지급보증 등을 합해 모두 2조원. 엄청난 돈을 들여 바하마이닝의 Default를 풀고 70%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볼레오 광산 사업성은 부정적이다. 미국 증권선물위원회가 밝힌 ‘볼레오 사업성 분석 자료’에는 온통 빨간불이다. 참여연대는 멕시코로 건너간 돈 가운데 일부가 행방이 묘연할뿐더러 비정상적인 송금이 이뤄진 사실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 볼수록 재미있다. ‘얼른 투자하라’고 닦달했던 MB. ‘빨리 팔아치워 부채 줄여라’고 볶아대는 박근혜. 손발이 척척 맞는다. 살 때는 턱 없이 비싼 값 치러 글로벌호구 되더니 팔 때는 ‘헐값 잔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두 정권의 팀워크 덕분에 국민혈세만 폭포수처럼 새어 나간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46

[MB의 비용]'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MB의 비용'을 따져야만 하는 이유 [MB의 비용]'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유종일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 2014.10.28 10:00:34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지식 협동조합 '좋은나라'(이사장 유종일)는 직전 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로 'MB의 비용'을 공동 기획, 연재했다. 연재 1부를 마무리하는 글을 유종일 이사장이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1. '돈벌레, 사기꾼, 도둑놈, 철면피, 기생충, 대왕쥐, 재테크, 슬픈 역사'가 SNS에서 “이명박은 … 다”라고 규정해보라는 요청을 한 결과 얻은 답 중 일부다. 조금 긴 것들로는 ‘칠 사기는 다 치는 놈, 나라를 거덜 낸 놈, 우리가 똥 밟은 것’도 있다. 많은 이들의 분노가 담겨있었지만 아쉽게도 대단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현은 없었다. 그런데 똥 밟은 것이라는 표현에는 선뜻 수긍이 가면서도 뭔가 미진한 느낌이 든 것은 왜일까? 그 정도가 아니라 아주 똥통에 푹 빠진 것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 같았다. 혹 똥을 밟아본 사람은 있어도 똥통에 정말로 빠져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는 군복무 중에 매우 지근거리에서 간접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날이 흐려 캄캄한 밤이었고, 우리는 야영훈련 중이었다. 항상 하던 대로 소대원 하나가 한밤중에 몰래 마을에 나가 소주를 사서 오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가 텐트로 돌아오다가 그만 논두렁 옆에 똥과 섞어서 썩히던 커다란 두엄더미 저장고에 빠져버린 것이다. 한잔 하고 자려고 텐트 안에서 기다리던 우리는 소주는커녕 엄청난 똥 냄새의 공격을 받으며 잠을 청해야 했다. 똥통에 빠진 병사가 냇가에 가서 온몸을 씻었고 군복도 빨아 입고 왔지만 그래도 여전히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그 병사는 그날 이후로 틈만 나면 씻고 또 씻었지만, 악취는 며칠이 가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참 지독했다. 지금 우리 국민의 꼴이 똥통에 빠진 격이다. MB가 '싸질러' 놓은 거대한 똥 무더기에 빠져 사방에서 진동하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으니 악취가 더욱 진동한다. 2. 4대강 사업 이후 여름만 되면 보에 고인 물이 ‘녹조라떼’로 변하고, 녹조가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큰빗이끼벌레라는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고약한 벌레가 창궐하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에 비추어 4대강 사업 추진 당시부터 능히 짐작했던 바다. 작년에 MB는 "녹조가 생기는 건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언을 하여 우리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원래 유체이탈화법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우리의 의표를 찌른 한 차원 높은 발언이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의 계산에 의하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22조 원의 사업비보다 3배나 되는 65조 원이 필요하다. 복지 예산에는 그렇게 돈을 아끼면서 이런 황당한 짓을 벌여놓은 것이다. 낙동강의 썩은 물에서 풍겨오는 악취는 4대강 사업과 MB정권의 상징적인 유산이지만, 앞으로 수자원 공사의 부채를 갚기 위해 우리의 세금이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수도요금이 오를 때 서민의 호주머니에서 비명이 새어나올 것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3. MB정권 5년 동안 정권 실세들의 주도하에 온갖 구린 일들이 벌어졌다. 위장 대운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은 물론 MB 본인이 주도한 것이고, MB와 더불어 '만사형통' 이상득과 '실세차관' 박영준은 자원외교라는 미명아래 천문학적 돈을 뿌리고 다녔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의 추정에 의하면 자원외교는 약 56조 원의 부채를 우리에게 남겼다고 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지는 얘기들을 보면 아마도 손실액은 더욱 불어날 것 같다. 금액은 적지만 영부인 김윤옥도 한식세계화 사업에 편승해서 참으로 민망한 짓을 하고 다녔다. 탐욕의 촉각을 지닌 정권 실세들은 정부 사업 외에도 수많은 구린 일에 손을 뻗쳤다. 이상득은 수많은 서민의 가슴에 못을 박은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되었고, 박영준은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한수원 비리에 연루되었다. KT나 포스코처럼 완전히 민영화된 기업도 정권이 점령군처럼 운영했고, 정권과 가까운 롯데그룹이나 효성그룹에 대한 특혜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을 모조리 MB맨으로 채운 결과 이들은 ‘금융권 4대천황’이라 불리며 우리나라 금융을 주물렀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화제가 된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우선주 20억 불 투자건도 MB정권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황증거가 매우 많다. 여론의 반대로 무산이 되기는 했지만 인천공항을 민영화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구린 일들이 구린 것으로 끝난 것만은 아니다. 국고의 손실만 해도 100조가 훌쩍 넘고, 정부 사업을 떠맡은 공기업들은 부채더미에 올라앉았으며, 정권의 낙하산들이 점령한 KT, 포스코, 금융지주회사 등에서는 각종 부실과 비리가 터져 나왔으며 당연히 경쟁력을 잃어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구린 일에 앞장서고 몸 바친 결과, 온몸에서 구린 냄새가 펄펄 나는 이들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기세등등하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주도한 자들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정부의 포상까지 받고 희희낙락하고 있으며, 자원외교 한답시고 혹은 멜리린치에 투자한답시고 조 단위로 돈을 날린 자들이 오히려 영전하여 잘나가는 것이 오늘날의 뒤틀린 현실이다. 지난 지방선거를 계기로 소위 친이계 부활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매우 구리다. 4. 흔히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한다. 보수정권인 MB정권의 부패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니 그걸 탓하지 말고 얼마나 유능한 정권이었는지 평가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겠다. 권력의 부패와 그로 인한 공적 권위에 대한 불신은 그 자체로 매우 중대한 평가 잣대가 되어야겠지만, 국정운영을 잘했다면 어느 정도는 용서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MB정권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활력을 살려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왔는가? MB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경제성장이다. ‘747’을 이루겠다는 정권이었다. 하지만 MB정권 5년간 연평균성장률은 불과 2.9%였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연평균성장률 5.1%나, 노무현 정부의 4.3%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였다. 글로벌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니 핑계는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혜택도 누렸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도 IMF위기가 있었고 노무현 정부도 정권 초에 카드채 위기를 맞았다. 성장은 결국 국민이 잘살기 위해 하는 것이므로 임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보자. 10인 이상 업체 비농전산업 연평균실질임금상승률은 김대중 정부 동안에는 3.5%, 노무현 정부 동안에는 3.7%였던데 반해 MB정권 동안에는 고작 0.2%였다. MB 정부 아래에서 재벌 대기업들의 이윤은 폭증했지만 실질임금은 완전히 정체했던 것이다. ▲역대 정부의 국정성과 지표. 1)5년간 연평균 2)정권 말 2007년, 2012년 기준(단 IT산업경쟁력 순위는 2007년, 2011년 기준) ©유종일 ▲역대 정부의 국정성과 지표. 1)5년간 연평균 2)정권 말 2007년, 2012년 기준(단 IT산업경쟁력 순위는 2007년, 2011년 기준) ©유종일 5. 경제성장의 이면도 살펴보자. 가장 큰 문제는 MB정부의 초라한 경제성장마저도 엄청난 빚더미 위에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기재부 발표로는 국가채무는 2007년 말 약 299조 원에서 2012년 말 약 448조 원으로 50%나 증가했다. 그 결과 GDP대비 비율도 30.7%에서 32.8%로 증가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7년 말 약 249조 원에서 2012년 말에는 498조 원으로 정확하게 두 배로, 즉 100%나 증가했다. 정부만 빚진 게 아니고 가계부채 또한 폭증했다. MB정부 5년간 금융권 가계대출은 222.3조 원 증가했으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은 20.3% 증가한 데 비해 금리가 높은 기타금융기관 대출은 46.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것을 경제고통지수라고 한다. 한겨레신문에서는 경제고통지수에 소득불평등, 범죄율, 자살률을 더해 사회경제고통지수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1993년부터 이 지수를 산출한 결과 김영삼 정부 집권 시기엔 -3.8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김대중 정부 0.6, 노무현 정부 0.7로 높아지더니 이명박 정부에서는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줄어든 것도 있다. 남북통합지수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고안한 남북통합지수는 2007년 270.9에서 MB정부가 들어선 직후 200년 214.2로 급락하고 2012년에는 197.6까지 하락했다. 사회경제고통지수나 남북통합지수가 진보편향적인 지표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보수성향 단체들의 평가를 보자.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2007년에는 11위였으나 MB정부 출범 후 2008년 13위, 2009년 19위, 2010년 22위, 2011년 24위, 2012년 19위로 2012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뒷걸음질 쳤다. 또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하는 IT산업 경쟁력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2007년 세계 3위에서 2008년 8위, 2009년 16위, 2011년 19위로 급락했다. 미국의 NGO인 프리덤하우스는 언론부자유지수를 매년 발표하는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30점 이하를 기록해 줄곧 언론자유국으로 분류되었으나, MB정부 집권 3년차에 32점으로 상승해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되었다. MB정부도 잘한 일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외환 및 자본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프린스턴 대학 신현송 교수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일한 덕택이었다. 하지만 잘한 일을 아무리 꼽아보아도 위에서 살펴본 거시적인 지표의 부진을 극복할 수는 없다. <표1>은 이들 지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6. 필자의 SNS 질문에 MB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안의 욕심이 MB를 만들었다는 답들도 꽤 있었다. 나는 이런 관점을 존중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에 대해 ‘내 탓이오’ 하는 종교적 자세에 배울 점이 있고, MB를 낳은 얄팍한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불의와 맞서 싸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그래야만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은근히 MB에게 투표한 유권자를 탓하는 것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많은 유권자가 MB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물어야 한다. 뭔가 잘못된 것이 있을 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원인과 책임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사회과학적 분석이나 정치적 실천에 매우 중요하다. 누가 우리를 MB라는 똥통으로 이끌었던가? 두 말 할 나위 없이 노무현 정부의 실정이었다. 넓게는 민주개혁진보 세력의 정치적 실패였다. 이에 관한 솔직한 인식을 회피하고 반성을 거부한 채, 그저 정권 심판론에 기대어 눈앞의 선거승리와 계파간 패권다툼에만 몰두해온 야권은 참패를 거듭해왔고 결국 선택을 받은 것은 박근혜 정권이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솔직한 고백이 주는 신뢰, 정책과 정당운영에 관한 참으로 진지한 성찰, 이런 것들 없이는 야권에 희망이 없다. 지금의 야권은 MB가 싸질러 놓은 똥 무더기 이상으로 악취를 풍길 따름이다. 7. 박근혜 정부가 꾸린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중립적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구실 아래 비판론자들을 배제하고 사실상 찬성론자들을 여럿 포함시킴으로써 공정하고 엄정한 평가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 이런 구성 때문에 박근혜와 MB 담합설까지 흘러나왔다. 둘 사이에 쌓인 사적인 감정으로 보나 전두환의 은닉재산 추징에서도 나타난 정치적 셈법으로 보나 MB에 대한 추상같은 응징이 마땅하련만, 박근혜 대통령이 MB를 감싸고돌고 있으니 이는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대선을 매개로 해서 둘 사이에 끊기 어려운 연결고리가 형성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난무하지만, 어디까지나 정황증거에 기반한 추측일 뿐이고 진실은 알 수 없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의 비호로 인해 우리는 MB의 똥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똥 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게 억울하지만, 그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때그때 권력에 줄서기만 잘하면 출세도 하고 이익도 향유하며 잘못에 대해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참으로 나쁜 교훈 말이다. 해방 후 친일파 청산에 실패함으로써 발생한 ‘역사의 도덕적 해이’가 오늘까지도 반복되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 총리지명자 문창극 씨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했는데, 신임 적십자총재 김성주 씨도 유사한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이 땅에서 신나게 먹고 신나게 싸지른 자들은 권력이 바뀌어도 항상 승승장구했고, 우리 국민들은 진동하는 구린내를 맡아가며 똥 치우기에 바빴던 게 한국현대사의 한 흐름이 아니었던가? 지난 2일 82Cook, 리멤버0416 등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을 해온 60여개의 풀뿌리시민모임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다. “사악한 집권여당도, 나약한 거대 야당도 정파적 이해에만 고립되어있는 소수야당도” 신뢰하지 않으며 오직 국민들만 신뢰하고 싸워나가겠고 했다. MB가 끼친 해악, 진동하는 구린내를 청산하는 노력도 정치권에서는 기대난망이다. 국민이 직접 나서야만 한다. 8.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MB정권이 우리 국민에게 끼친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단편적으로는 많은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흩어진 정보를 종합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억투쟁'을 위해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합원들께서 분야별로 나누어 맡아 연초부터 작업을 했고, 그 성과의 일부를 8월 1일부터 <프레시안>에 연재하였다.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우리가 제기한 이슈들이 확대‧재생산되기도 하였다. 일과성으로 지나가면 끝나버리는 정치권과는 달리 우리는 MB정권의 폐해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조만간 MB의 비용에 관한 단행본을 출판하려고 하니 독자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기억투쟁'은 '청산투쟁'의 초석이다. 학문적 업적으로 쳐주지도 않는 글을 쓰느라고 고생한 조합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창근 교수님, 고기영 교수님, 김용진 교수님, 김학진 교수님, 이후천 교수님 등 <프레시안>에 글을 연재하신 분들 외에도 조애리 교수님, 남준우 교수님, 황평우 소장님 등이 기획 및 집필에 참여하여 많은 수고를 해주셨다. 필자의 조교인 신호정 씨는 방대한 자료를 추적하고 집적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도 기획에 도움을 주고 지면을 할애하여 주었다.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1> MB의 비용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① "박근혜 정부 5년 수질 관리 비용만 20조 원" <2> MB의 비용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② "4대강 사업 부작용 바로 잡으려면 65조 원!" <3> MB의 비용 : 4대강 사업, 22조 원 부은 '밑 빠진 독' ③ "4대강 사업의 실체적 진실은 3년 반 후?" ▲ MB의 자원외교 <1> MB의 비용 :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① MB 자원외교, 71건 MOU 중 계약은 딱 1건! <2> MB의 비용 :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② MB정부, 자원외교에 43조 원 투자했으나… <3> [MB의 비용]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③ 에너지 자립? 돈만 날린 MB 자원외교 <4> [MB의 비용] MB자원외교의 虛와 實 ④ MB 자원외교…묻지마 투자, 수 조원 손실 <5> [MB의 비용] MB 자원외교의 虛와 實 ⑤ "MB 자원외교, 국민에게 56조 부채 남겨" ▲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1>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① 부실 논란 제2롯데월드, 알고보니 특혜? <2>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② 'MB 낙하산' 이석채의 KT, 비리 집합소 되다! <3>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③-上 'MB맨' 정준양, 4년 만에 포스코 부채 14조 원! <4>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③-下 MB 실세들, 포스코로 '짬짜미' 시도? <5>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④-上 MB와 롯데의 밀월관계…'친구 게이트'? <6>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④-下 속속 드러난 'MB정권-롯데' 밀월관계 증거들! ▲MB의 한수원 비리 <1> [MB의 비용] MB의 한수원 비리 : 고비용·비리 백화점 한수원, 이래도 안전한 원전? ▲MB의 한식세계화 예산낭비 <1> [MB의 비용] MB의 한식세계화 예산낭비 : 한식세계화 예산낭비 유종일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 메일

'PD수첩'이 '촛불' 불렀단 적개심에서 끝내 교양국 '해체'까지


[MBC 시사교양국의 수난사]지속적이고 꼼꼼했던 폭력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입력 2014.10.28 12:08:51 MBC ‘교양제작국’이 끝내 해체된다. 교양제작국 소속 PD들 일부는 외주 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제작국으로 나머지는 예능1국의 제작4부로 이동한다. 이와 함께 MBC 대표 교양 프로그램 <불만제로>, <원더풀 금요일> 등이 폐지가 이미 확정됐다. MBC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김문환 이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성과가 적어서”라고 답했다. MBC 이번 조직개편은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역할이 아닌 사업자로서의 ‘수익성’과 ‘성과’가 전면화 된 것이다. 보도국 내에 ‘뉴스사업부’를신설한 것은 너무 적나라한 위악이다. MBC의 교양제작국의 뿌리는 ‘시사교양국’이다. 2012년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를 맞았다는 김재철 전 사장이 조직을 개편하기 전 ‘시사’와 ‘교양’은 한 몸이었다. 그걸 김재철 전 사장이 쪼개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해체한 것이다. 근 5년 여의 세월이다. 수난의 MBC 시사교양국, 과연 MBC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 MBC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MBC ‘시사교양국 수난’의 시작, 흔들기에서 시작 MBC ‘시사교양국’의 수난은 2008년 정권교체부터 시작됐다. 타깃은 정확했다. 이었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사는 수난사와 궤를 같이 한다. 그렇잖아도 '방송 때문에 정권을 잃었었다'는 적개심에 불타던 정권에게 ‘광우병 편’은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했다. 이 한 편의 보도를 보수언론 전체는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방통위원회,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매일 같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물어뜯었다. 당시, <조선일보>는 ‘PD수첩의 광우병 사망자 조작 사실 밝혀졌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었다. 지금까지도 보수언론들의 대표적 왜곡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기사다. 협공이었다. 여당의 진성호·김용태 의원은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PD수첩, 광우병 위험 어떻게 왜곡 과장했나’를 배포했다. 곧바로 바통은 정부여당 추천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방통심의위가 이어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철저히 다수결 원리에 따라 MBC 에 최고 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했다. 당시, 여당 추천 박명진 방통심의위원장(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은 을 두고 “제작진들의 의욕이 넘쳐서 알면서고 그런 것(오역) 아니냐”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정부여권은 물론 보수세력 전체가 MBC 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했다. 해당 심의결과는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의 명예훼손 근거가 되면서 형사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내부에도 적은 있었다. MBC 경영진과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MBC 경영진들은 제작진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통심의위의 ‘시청자사과’ 결정에 일방적으로 사과방송을 송출했다. 그리고 당시 정호식 시사교양국장을 다른 보직으로 인사발령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김우룡 이사장은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이 분리돼 있어 소재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한 뒤, 사실상 두 부처의 통폐합을 종용했다. 언론의 자유를 위해 외부의 간섭을 배척해야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시사교양국 PD들의 적으로 나선 격이었다. ▲ PD수첩 동료인 이춘근 PD 연행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김보슬 PD ⓒ민중의소리 검찰 역시 뜨겁게(!) 화답했다. MBC에 촬영원본 제출을 요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많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검찰은 한 발 더 나아갔다. MBC 이춘근 PD를 시작으로 밤 12시~새벽2시 사이에 조능희 PD와 송일준 PD, 김은희·이연히 작가를 연이어 체포했다. 도주의 우려가 없는 언론인에 대한 긴급체포, 결코 벌어져선 안되는 일이 대명천지에 벌어진 셈이었다. 이후 MBC ‘광우병 편’ 제작진들은 길고 긴 법정 투쟁을 통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들이 그 당시 겪었던 수많은 고초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리고 MBC 시사교양국에 대한 수난은 그렇게 시작됐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2,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해야할까, MBC 은 그래도 살아남았다. 최승호 PD의 역할이 컸다. 2010년 4월 MBC ‘검사와 스폰서’ 편은 향응 및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담긴 문건을 공개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비롯해 법무부 고위직 인사와 부장검사들이 다수 연루돼 있었다. 훗날, 최 PD는 그 압력을 버텨낼 수 있던 까닭에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에 방송이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MBC 제작자율성에 대한 간섭은 점차 심해졌다. 시사교양국의 칼끝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할수록 그 권력자들은 MBC를 압박했다. 그리고 그해 8월 일이 터졌다. MBC 최승호 PD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제작했으나, 김재철 사장은 ‘방송 보류’를 결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국책사업이자 천문학적 규모의 토목공사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권 입장에서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하는 문제였다. 많은 논란 끝에 방영이 됐지만, 이미 그때 시사교양국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때부터 MBC 경영진은 노골적으로 조직개편을 압박하며,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흔들었다. ‘시사교양국’ 조직 전체가 타깃이 됐다. MBC 사측은 <후플러스>, <김혜수의 W>를 폐지했다. <후플러스>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가치를 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이었고, <김혜수의 W>는 심층적인 정규 해외 시사 프로그램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MBC 경영진은 해당 프로그램들에 일방적인 폐지를 통보했다. ▲ MBC <후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그리고 MBC는 2011년 2월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이 속한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하는 조직개편안이었다. MBC 경영진은 조직개편의 이유를 ‘조직의 슬림화’를 들이댔다. 교양국을 폐지한 지금과 같은 논리다. 당시, 시사교양국 소속 PD들은 “시사교양국이 편성제작본부로 이동할 경우 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경영진의 노골적인 간섭이 용이해지게 된다”, “편성본부장이 아이템 기획과 결정, 예산 확보 등에 직접 관여함으로써 제작의 완성도보다는 사측의 입김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시사교양국장 자리는 김재철 사장과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윤길용 씨에게 돌아갔다. 에 대한 직할통치의 시작이었다. 윤길용 효과는 강력했다. 의 상징과 같던 최승호 PD가 직격탄을 맞았다. 2011년 3월 이명박 대통령의 인맥으로 활용되고 있는 소망교회를 취재하던 중 최 PD는 갑자기 강제발령 났다. 그 후, 소망교회 취재는 중단됐고 관련 방송은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 때 최 PD와 함께 을 만들던 제작진 11명 가운데 6명을 이후 다른 부서로 강제 발령났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사의 2라운드의 허망한 종료였다. 당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PD수첩 희석시키자는 게 솔직한 속내”라고 대놓고 커밍아웃을 하기도 했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3,…방송프로램 ‘직접개입’ 이후에도 의 수난은 계속됐다. 1차 조직개편을 통해 을 편성제작본부로 이동시키고 최승호 PD등 유능한 PD들을 타 부처로 발령 낸 MBC는 급기야 프로그램 내용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기 시작했고, 소속 PD들에 대한 감시도 노골적으로 시행했다. 전성관 PD가 의 코너 아이템으로 ‘MB 국가 조찬기도회 무릎 논란’을 방송하려했지만 막아섰다.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다만 “민감한 사안이다”, “헤프닝성 아이템”이라며 취재를 막았다. 민감한 사안을 다뤄야 할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민감성을 빼라는 지시였다. 문제는 취재중단에서 그치지 않았다. 윤 시사교양국장은 전 PD를 취업규칙 위반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버렸다. 이 밖에도 윤 시사교양국장은 을 통해 ‘남북 경협 파탄 그 후’ 아이템을 방송하려던 이우환 PD와 '황우석' 편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한 한학수 PD를 각각 용인드라미아와 경인지사, 비제작 부서로 인사 발령했다. 갑작스런 인사였다. ▲ MBC스페셜 홈페이지 캡처 MBC 경영진들은 간섭은 이후 더 꼼꼼해졌다. MBC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 편 불방(2011년 6월)을 결정했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 체제에서 ‘MB 무릎기도 사건’과 ‘남북경제협력 중단 1년’ 아이템에 이은 세 번째 불방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논란은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해당 편 불방이 ‘경남 사천’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의 아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재철 사장이 해당 지역구에서 한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언론계에 파다할 때였다. 이후, 김 전 사장은 지난 4월 새누리당 사천시장 후보 경선에서 출마해 탈락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멀쩡하게 완성돼 내부 시사회까지 거친 프로그램을 불방시킨 셈이었지만, 이후 김 전 사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시사교양국 PD들에 대한 감시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같은 해 7월 담당 김철진 부장이 제작진의 노트북을 뒤적이고 책상을 열어보는 등 사찰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으켰고, 새누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다룰 예정이던 방송은 경영진과 시사교양국장의 지시로 인해 상당 부분 수정되기도 했다. 회사의 이런 기류는 노동조합에 속해있던 이들은 물론 비조합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김영호 PD는 한미FTA 아이템과 관련해 촬영까지 모두 마쳤지만 김철진 시사교양2부 부장의 반대로 방송이 무기한 보류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1년 9월 14일에는 MBC ‘광우병 편’ 제작진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선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김보슬·송일준·이춘근·조능희 PD등 제작진을 재차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조능희PD와 김보슬PD에게 정직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가 달렸다. MBC 시사교양국 수난4…‘시사’와 ‘교양’ 쪼개기 그리고 교양국폐지까지 MBC노조가 2012년 초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내걸고 파업에 들어간 사이 MBC는 2012년 4월 이 속한 시사교양국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안(제2차)을 발표했다. 편성제작본부 아래 이 속해있던 시사교양국은 보도제작국과 통합돼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됐다. 그리고 시사제작국장에 심원택, 교양제작국장으로는 김현종 씨가 각각 배치됐다. 심원택 시사제작국장은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다루려 했던 국정원 아이템을 불방시킨 장본인으로 지속적으로 시사·고발 보도를 막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인물이다. 김현종 교양제작국장 또한 을 망가뜨린 인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던 이였지만 회사는 오히려 보란듯 그들을 임명해 시사와 교양을 보는 시작을 과시(!)했다. 그리고 끝내 최승호 PD를 해고(2012년 6월)했다. 최 PD가 MBC노조 파업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고, 적절한 해명도 듣지 않은 채 해고가 확정됐다. 그리고 PD를 넘어 시사교양국 내 작가들까지 손보기에 돌입했다. 작가 해고사태가 벌어진 게 2012년 7월의 일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에 걸쳐, 길목을 끊고 핵심 인사들을 축출하며 MBC 길들이기, 시사교양국 장악은 완성됐다. 그 결과 의 위상은 말할 수 없이 쪼그라들었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이지만 ‘돈’을 위해서는 언제든 방송시간을 내주어야했고, 연성 아이템으로 점철된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 되었다. 방영 시간에 철지난 영화가 틀어지기도 했고, 드라마 제작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을 때도 또 속절 없이 방송 시간을 내줘야 할 정도로 초라한 프로그램이 됐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 앞에서 교양제작국 해체 반대 피케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끝없이 이어지던 MBC의 ‘시사교양국’ 손보기는 안광한 사장 체제에 이르러 조직개편을 통한 아예 교양제작국을 해체해버리는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시사교양국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하나의 ‘국’이 통째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MBC를 대표했던 교양 프로그램들이 사실상 전부 사라지게 됐다. 은 간판이 남을지도 불확실하지만, 남더라도 계속된 수난사 속에 이미 죽은 프로그램이 된지 오래다. 뭐가 더 남아있을까. MBC 경영진은 회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직원들을 아예 회사 밖으로 내쫓을까.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기대는 너무 낭만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영방송이 교양국이 없앨 수도 있다는 걸 언제 상상이나 해봤는가. <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신해철, 당신은 우리들의 영원한 마왕입니다 · ‘오만과 편견’, 오만한 그와 편견에 사로잡힌 그녀의 ‘무난한’ 출발 · 'PD수첩'이 '촛불' 불렀단 적개심에서 끝내 교양국 '해체'까지 ·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마왕 신해철의 너무 이른 죽음 · 공무원 연금 보도, '잔머리' 굴리느라 '언론이길' 포기한 어떤 언론들 권순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중국 1894년 갑오년 '일본 학살에 맞선 민중투쟁기'


'영원히 잊지 않는다' 우리는? 정찬희 기자 기사입력: 2014/10/28 [10:27] 최종편집: ⓒ 자주민보 올해 2014년은 한국은 갑오농민전쟁 120주년의 해다. 양반 기득권에 썩어문드러진 기득권을 지키려는 왕조와 세상을 개혁해보려는 아래로 부터의 혁명의 기운이 충돌, 그 와중에 왕조는 자국민을 치기위해 외세를 끌어들이고 관군까지 합세해 자국백성을 학살했다. 그것이 바로 1894년 우금치 전투이다. 중국의 1894년은 어땠을까? 그 일면을 중국 여순 '만충묘 기념관'에서 볼 수 있었다. ▲ 중국 여순 만충묘 기념관. 일본군은 중국으로 들어와 수많은 양민을 학살했고 중국인은 저항했다 © 정찬희 기자 무력침탈의 야욕에 불탄 일본은 신식화력을 앞세워 조선과 중국에 진출했다. 일본은 중국 여순에서 수많은 학살과 양민수탈을 자행하여 2만명 이상의 인민을 학살하고 그 만행에 중국인들은 죽음을 불사한 강력한 저항으로 맞섰다. 중국여순의 만충묘 기념관은 일제의 만행에 순국한 이들의 무덤과 그 저항의 기록이 남겨져 있는 기념관으로 수많은 일제의 만행과 그 저항의 기록이 남아있었다. 자주민보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내부의 전시모습을 일부 공개한다. (원래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이나 플래쉬를 터트리지 않고 찍는 사진은 허용해주어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기념관 관계자들께 감사를 표한다.) ▲ 중국 여순 만충묘 기념관을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는 사람들 © 정찬희 기자 입구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문구는 '여순대도살(학살)' 이라는 표식이다. ▲ 여순 대도살(학살)이라 적힌 표지판 © 정찬희 기자 일제의 만행은 잔인했다. 이 만행을 기념관의 사실적 그림들과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신식무기를 앞세워 진군하여 양민을 총칼로 학살하여 길가에 시체를 늘어놓았다. ▲ 여순 만충묘 기념관 내 전시된 일제의 중국인 학살 장면 © 정찬희 기자 ▲ 여순 만충묘 기념관 내 전시된 일제의 중국인 학살 장면 © 정찬희 기자 ▲ 여순 만충묘 기념관 내 전시된 일제의 중국인 학살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 © 정찬희 기자 ▲ 여순 만충묘 기념관 내 전시된 '일본군의 신랑살해, 신부겁탈' 장면 그림 © 정찬희 기자 하단의 그림은 민가에 들어와 신랑을 살해하고 신부를 겁탈하는 일본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2만수천명의 숫자조차 정확히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중국인이 일본군의 무력에 의해 도살(학살)당하고 중국인은 울분에 분노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이 일본의 무자비한 악행에 참지않고 일어났다. ▲ 변발을 한 남자가 일본군을 죽이는 모습을 담은 그림 © 정찬희 기자 ▲ 일본군 진영에 침투에 몰래 우물에 독을 타는 중국인 © 정찬희 기자 침략자 일본군 진영에 몰래 침투해 식수 우물에 독을 타는 그림도 있었다. 학살자 일본에 대한 중국인의 뜨거운 분노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 일제의 만행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중국인의 다짐 © 정찬희 기자 이 기념관의 한면에는 커다랗게 이런 글귀가 박혀 있었다. '永失不忘(영실불망)' 즉 '영원히 잊지 않겠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고 말한다. 일본이 용서를 구한적이 없음에도 '경제관계' 등의 관계를 이유로 용서하고 쉬쉬하자 한다. 심지어는 친일을 미화하는 이가 국무총리 후보가 되고 공중파 이사에 취임하고 있음이 떠오른다. 중국은 우리 못지 않게 일본과 많은 경제적 교역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를 보면 잊지 않는 것과 경제는 별개가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올해는 갑오농민투쟁 12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이 같은해 일본에 의해 우리못지 않은 참극을 당했음을 눈으로 확인하며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 만충묘기념관 내 만충묘 © 정찬희 기자 중국 여순 만충묘 기념관은 여순 버스터미널(火車站 훠쳐짠) 인근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참고로 여순 버스터미널에서 길을 건너 3번 버스를 타면 10여 분정도면 안중근, 신채호 선생 등이 순국한 여순일아감옥에 도착할 수 있다. 3번버스 종점이고 택시로는 기본요금거리. 여순감옥 또한 입장료 무료. 오후 3시 반 폐장한다)

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경찰, 전국 모든 운행 차량 실시간 감시시스템 구축했다


[단독] 경찰, 전국 모든 운행 차량 실시간 감시시스템 구축했다 등록 : 2014.10.26 20:08수정 : 2014.10.26 23:35툴바메뉴 스크랩 오류신고 프린트기사공유하기facebook911twitter182보내기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전국 도로 CCTV 6천여대에서 차량 번호 실시간 전송받아 전국민 이동 경로 추적 가능 수사권 남용·사생활 침해 심각 경찰청 “시험 운영 중단” 경찰이 전국 도로에서 운행중인 차량을 자동 식별·감시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시험운영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권 남용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막을 안전장치 없이 시스템이 구축돼 ‘도로 위 실시간 사찰’이라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수배차량 검색체계 개선사업’ 자료를 보면, 경찰은 차량번호 자동 수집이 가능한 전국의 차량방범용 카메라 5929대에 찍히는 차량정보를 경찰청 서버로 실시간 전송하는 시스템을 지난 3월 구축하고 7월까지 4개월 동안 시험운영까지 했다. 경찰이 전송받은 차량정보를 미리 입력해놓은 차량번호와 자동 비교·판독한 뒤 수배·도난 차량 등으로 확인되면 지역 경찰에 곧바로 ‘모바일 검문 지령’이 내려가게 된다. 경찰은 1992년 실시간 검색과 현장 검문소를 연결한 시스템(AVNI)을 도입해 서울 9곳을 포함해 전국 주요 길목 76곳에서 가동하며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의 사진을 촬영하고 차량번호를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 경찰이 구축한 새 시스템을 가동하면 각 지자체 관제센터에서 보관 중인 동영상까지 더욱 쉽게 검색할 수 있어 차량 이동 상황 파악이 수월해진다. 차량정보는 최소 석 달 이상 저장할 수 있으며,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과거·현재의 이동 경로와 탑승자 영상까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진 의원은 “기존 시스템이 작동하는 76곳에서 한 달 동안 수집되는 차량정보는 2300만건에 달한다”며, 새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차량 이동 감시가 사실상 무제한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찰은 살인·강도·성폭력·납치·절도 등 범죄 수사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새 시스템에서 개인정보 오·남용을 막기 위해 접속자 로그 기록을 주기적으로 관리하도록 했지만 조회 권한을 누구에게, 어떤 범죄 혐의에 한정해, 어디까지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스템 구축 주무 부서인 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실은 “인권침해 우려가 있어 시험운영을 중단하고 구체적인 운영 방법을 수사 부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톡 사찰 논란에서 보듯 ‘투망식’ 사찰이나 수사에 악용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찰은 지난해 말 철도노조 파업 당시 업무방해 혐의로 수배된 노조 간부의 행적을 찾겠다며 기존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을 통해 노조 간부 친인척들의 몇 달치 차량 이동 정보까지를 추적했다. 진 의원은 “일반 국민들의 차량운행 정보를 영장도 없이 수집하는 것은 헌법이 정하는 영장주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심각한 사생활 침해다. 경찰은 국민들의 차량을 사찰하는 수배차량 검색체계 도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다시 분열하는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의 미래는?


한겨레 | 작성자 최상원 기자 게시됨: 2014년 10월 26일 15시 46분 KST 업데이트됨: 2014년 10월 26일 15시 46분 KST DEFAULT default 지난달 16일 경남 창원시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성일(왼쪽) 창원시의원이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 구단 전용구장 후보지 이전을 결정한 안상수(오른쪽) 창원시장에게 날달걀을 던지고 있다. 박재현(가운데) 창원시 제1부시장이 팔을 뻗어 막았으나, 안 시장은 2개의 달걀 가운데 첫번째 달걀을 오른팔에 맞았다. 경남신문 제공 지난달 16일 김성일(69·진해 너) 경남 창원시의원은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68) 창원시장에게 날달걀 2개를 던졌다. 안 시장은 오른팔에 첫번째 달걀을 맞고 전치 2주 부상을 당했다. 이 장면은 언론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눈요깃감이 됐다. 4선 국회의원 출신에 여당(한나라당) 대표까지 지낸 안 시장은 왜 시의회에서 달걀을 맞았을까? 지난달 4일 안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 구단 전용구장 후보지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옛 육군대학 터에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달걀 투척은 야구장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게 된 진해 출신 시의원의 ‘응징’이었던 셈이다. 김 의원이 달걀을 던질 당시 창원시의회 앞엔 야구장 후보지 이전에 반대하는 진해지역 주민 수십명이 몰려와 항의하고 있었다. 달걀 투척 다음날인 17일 창원시 간부공무원 27명은 김 의원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남지방경찰청에 고발했고,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default 창원은 야구에 열광하는 도시라서 ‘야도’라고까지 불린다. 그렇다고 과연 창원시민은 프로야구 앞에선 폭력도 서슴지 않을 만큼 비이성적인 사람들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에 동의할 창원시민은 아무도 없다. 이번 ‘달걀 투척사건’을 창원시민 대부분은 “의회 내 폭력은 드러난 현상일 뿐, 본질은 통합 창원시 어거지 출범의 후유증”으로 이해한다. 달걀 투척사건 직후 창원시의회가 옛 창원과 진해 분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만 봐도 통합 창원시 출범 그 자체에 문제의 뿌리가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09년 정부가 예산 지원 등을 내세워 경남 창원·마산·진해 등 3개 시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자, 해당 지역 많은 시민들은 통합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0년 7월1일 통합 창원시 출범 때까지 주민투표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했고, 경남도의회와 창원·마산·진해 시의회에선 절대다수인 한나라당 의원들끼리 통합을 밀어붙였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비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의회 앞은 성난 군중으로 들끓었다. 당시 정부는 전국 여러 곳에서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했으나 유일하게 창원·마산·진해 통합만 성사시켰고, 이를 두고 ‘주민자율형 통합’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 7월1일 충북 청원군과 청주시가 합친 통합 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에서 “통합 청주시 출범은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 주민이 자율적으로 통합을 이룬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통합 창원시는 ‘주민자율적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엔 ‘어거지 통합’의 후유증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통합 창원시는 국회의원 선거구에 맞춰 5개 행정구를 설치했다. 구청장은 창원시장이 임명한다. 마산지역의 2개 행정구는 ‘마산’이라는 이름을 잃어버린 옛 마산시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라는 어색한 이름을 갖게 됐다. 고속열차가 서는 역은 마산역, 창원역, 창원중앙역 등 세곳이나 된다. 통합 결정 직후인 2010년 2월 ‘창원·마산·진해시 통합준비위원회’는 통합시 이름과 시청 위치, 통합에 따른 정부 지원금 분배 등의 문제를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창원·마산·진해 주민 2000명씩 모두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통합시 이름을 ‘창원시’로 결정했다. 시청 위치는 당분간 창원시청을 임시청사로 사용하되, 마산의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의 옛 육군대학 터를 공동 1순위, 창원의 육군 39사단 터를 2순위로 정해 통합시 출범 이후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 특별교부세는 마산과 진해가 40%씩, 나머지 20%를 창원이 갖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 창원시 출범 이후, 창원시의원들은 창원·마산·진해 등 소지역주의로 갈려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고, 시청 위치 관련 약속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창원시의회는 ‘창원시 청사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회’를 만들어 백지상태에서 이 문제를 재검토했고, 지난해 4월23일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가결해, 통합 창원시 임시청사로 사용하던 옛 창원시청을 통합 창원시 청사로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약속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었다. 이 과정에 옛 창원과 진해 지역 창원시의원들이 힘을 합쳤고, 그 결과로 엔씨 다이노스 프로야구단의 전용구장 위치가 진해의 옛 육군대학 터로 결정됐다. 야구장 후보지 발표와 동시에 잘못된 결정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창원시는 3단계 용역조사를 거쳐 야구장 후보지를 결정했는데, 11곳을 추린 1차 후보지에서 옛 육군대학 터는 꼴찌를 기록했다. 접근성과 이동성 등 평가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종 평가에선 1차 평가에서 1등과 2등을 차지했던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과 마산종합운동장 옆 공터를 모두 꺾고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default 창원시 마산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 야구장 후보지 결정에 관여한 창원시 한 간부는 “창원시가 프로야구단을 유치한 것은 통합 창원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한 것이 아니다. 야구장을 진해에 건설하면서 도로를 신설하거나 확장하면 접근성과 이동성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진해지역의 발전도 함께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옛 마산시민들은 “시청에 이어 야구장까지 빼앗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산지역 창원시의원들은 ‘통합 창원시에서 구 마산시 분리 건의안’을 시의회에 냈다. 한국야구위원회도 “옛 육군대학 터는 새 야구장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 새 야구장은 옛 창원이나 마산에 건립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엔씨 다이노스 구단도 “옛 육군대학 터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한 과정의 타당성·공정성·신뢰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창원시에 새 야구장 입지 변경을 요청했다.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7월1일 취임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달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야구장 후보지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옮기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마산종합운동장은 엔씨 다이노스가 임시구장으로 사용하는 마산야구장에 인접한 시설로, 마산회원구청이 입주해 있다. 이번엔 진해지역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창원시는 지난 8일 옛 육군대학 터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진해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김성일 창원시의원이 안상수 시장에게 달걀을 던진 것도 진해지역 시민들의 상실감과 분노를 표현한 것이었다. 갈수록 증폭되는 통합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라도 주민투표를 하자는 여론이 최근 강하게 일고 있다. 박춘덕 창원시의원은 다음달 6일 창원시의회 임시회에 ‘통합 창원시 정당성 확보를 위한 지역별 주민투표 실시 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건의안 자체가 법적 효력은 없지만, 김성일 의원과 유원석 의장을 제외한 전체 창원시의원 41명 가운데 이미 35명이 서명했다. 창원진보연합 등 창원지역 28개 시민단체도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창원시 찬반 주민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차윤재 마산와이엠시에이(YMCA) 사무총장은 “달걀 투척 등 최근 몇 년 동안 창원시의회에서 일어난 모든 의회 폭력은 통합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반강제적으로 통합 창원시를 출범시켰고, 가장 중요한 시청 위치 관련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한다면 다시 분리하자고 결정될 것이 확실하다. 뻔한 결과를 보기 위해 주민투표까지 할 바에는 차라리 창원지역 국회의원 5명이 협의해 통합 특별법을 개정함으로써 국회 차원에서 예전의 3개 시로 되돌리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호 창원진보연합 대표도 “야구장 문제는 통합 갈등이 드러난 여러 현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반강제 통합에 따른 갈등을 끝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더 보기:마창진 분열마산 창원 진해창원통합시 분열창원 분열창원 야구장안상수 창원시장달걀 시장지역통합시지역자치지자체정치

"전작권 전환 무기한 연기는 '갑오보호조약'"


정세현 "박정희의 피맺힌 '자주국방', 그 딸이…" [정세현의 정세토크] "전작권 전환 무기한 연기는 '갑오보호조약'" 이재호 기자(정리) 2014.10.26 15:39:06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대해 군사주권을 사실상 포기한 행위라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은 "1894년 갑오년에 민족자주와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갑오 농민혁명'이 일어났었는데, 그로부터 120년 후 오늘, 2014년 갑오년에는 우리 정부 장관들이 자진해서 미국에 군사주권을 무기한으로 맡기는 일이 일어났다"며 씁쓸해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905년 일본과 맺은 을사늑약을 거론하며 "지난 1905년 일본이 힘으로 외교주권을 빼앗아갔던 경우와 지금은 또 다르기 때문에", 즉 "미국은 전작권 찾아가라고 하는데 우리가 매달려서 맡겼으니까 '늑약'은 아니고. 한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군사주권을 갖고 있기로 했으니 '갑오 보호조약'이라고 불러야 할까"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중, 대북한 외교에서 한국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전작권 환수를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는 수순을 밟아갈 것으로 보여,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장관은 "한국이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대중국 봉쇄에 나서는 것으로 비쳐지면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 압박카드를 쓸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가인 데다 무역 흑자의 상당 부분이 대중 교역에서 나온다. 이런 상태에서 중국이 실력 행사를 하면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과 관계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도발을 저지른 이후 전작권이 있는 미국에게는 바로 사과했지만 남한에게는 큰 이익이 걸려있지 않은 이상 사과한 적이 없다. 정 전 장관은 "만약 북한이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에 대해 군사문제라는 이유로 미국에게 사과한다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우리는 완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꼴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정부가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한 이유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크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2010년 기준 북한의 국방비 예산이 8억 1000만 달러, 같은 해 남한의 국방비 예산은 225억 7000만 달러다"라며 "단순히 국방비만 놓고 봐도 우리는 지금 북한이 '위협적'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정상이다. 그 많은 국방비는 다 어디에 썼나?"라고 반문했다. 북한 핵과 미사일이 위협이 된다는 것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 중에는 실체적 진실보다 부풀려지고 왜곡된 것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2002년 부시 정부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유통시킨 사례를 들었다. 미국에서 이야기가 돌면 그것이 곧 실체적 진실이 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군사주권 포기는 정권의 도덕성, 정통성과도 관련되는 것"이라며 야당에서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25일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박인규 대표와 대담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지난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안보연례협의회의(SCM)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에 합의했는데요. 따로 기한을 정하지 않고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겁니다. 이로써 당초 2012년으로 예정됐던 전작권 환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2015년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이번 결정이 한국의 대외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세현 : 이번 결정으로 군사주권 환수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게 됐습니다. 국가의 주권은 군사주권, 경제주권, 외교주권이 있는데, 한 나라의 외교는 사실상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력은 장비와 병력 외에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군을 통제할 수 없다면 군사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바로 이러한 군의 '통제권'을 미국에 무기한 맡겨버린 겁니다. 조선 조 말 이완용 등 조정 대신들이 1905년 을사늑약을 통해 외교주권을 일본에 넘겼습니다. '늑약'은 일본이 우리에게서 강제로 빼앗아갔다는 뜻인데, 일본은 '보호조약'이라고 말해왔지요. 1894년 갑오년에 민족자주와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갑오 농민혁명'이 일어났었는데, 그로부터 120년 후 오늘, 2014년 갑오년에는 우리 정부 장관들이 자진해서 미국에 군사주권을 무기한으로 맡기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1905년 일본이 힘으로 외교주권을 빼앗아갔던 경우와는 또 다른 것이죠. 미국은 전작권 찾아가라고 하는데 우리가 매달려서 맡겼으니까 '늑약'은 아니고, 한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군사주권을 갖고 있기로 했으니 '갑오 보호조약'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1905년 일본에 외교주권을 뺏기기 전 우리는 이미 경제주권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군사훈련을 일본 교관들한테 받다 보니 군사주권도 일본에 뺏긴 것이나 다름없었죠. 이렇게 군사주권이 넘어가면 국가 운영이 상당히 힘들어집니다. 외교적으로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결국 군사주권을 미국에게 무기한으로 맡긴 이번 결정으로 우리 외교의 운신 폭이 대단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에 정부는 전작권을 환수하지 않은 이유로 북핵 위협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 위협이 없어지거나, 위협에 대비하는 군사적 예방책이 완비되면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위협에 대비하는 군사적 예방책은 킬체인과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구축, 그리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포함되는데 이들은 사실상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들어가는 도입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국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사드 배치에 대해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추 대사는 사드를 두고 "북핵 대응이 아니라 한반도를 훨씬 넘는 범위를 커버한다"면서 우려를 표명했죠. 즉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겁니다. 전작권 전환 연기와 KAMD, 킬체인, 사드 배치가 모두 하나의 연결고리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작권을 찾아오지 않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대북억지력을 강화하는 시간을 버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으로 비쳐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중 간 외교문제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중국은 전작권 전환 연기를 계기로 한미일 정보공유가 강화되는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치 중국은 아직 미국을 대적할 수 없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미국은 전 세계를 무대로 국제정치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일단 동아시아만 자신의 세력권 아래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만일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 태평양 가운데나 유럽 어딘가에 있다면 중국이 그러든 말든 상관없지만, 우리와 중국은 같은 동아시아에 포함돼 있는 국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웃나라 한국이 중국의 인중(人中: 코와 입 사이의 급소)에 비수를 들이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국이 우리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는 경제입니다. 중국이 한중경제관계에서 실력 행사로 나오면 우리는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즉 대중 경제외교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가인 데다 무역 흑자의 상당 부분이 대중 교역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한국이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대중국 봉쇄에 나서는 것으로 비쳐지면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 압박카드를 쓸 겁니다. 그럴 때 우리가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런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전작권을 환수하기 위한 '조건'이 결국 미국의 대중국 압박 및 포위 전략의 일환이 된다는 생각은 못하고, 북핵 위협 핑계를 대면서 아직 전작권을 찾아올 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건, 바둑 용어로, 패착(敗着)입니다. 프레시안 : 북한과 관계에서도 남한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요? 정세현 :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남북 간 군사문제가 터지면 북한은 전작권도 없는 남한정부를 상대로 웬만해서는 사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요. 즉 사과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챙겨야 할 큰 이익이 없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몰라도. 예를 들어 2002년 6월 29일 서해교전이 터졌을 때, 당시 북한은 쌀과 비료를 챙겨가야 했기 때문에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가 통일부장관 앞으로 사과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사건이나 1975년 8월 15일 문세광 사건, 1983년 10월 9일 아웅산 사건 같은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북한은 사과는커녕 잡아떼기로 일관했습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북한은 대신 전작권이 있는 미국과는 사건 발생 즉시 협상을 하거나 사과도 했습니다. 김신조 사건 이틀 후 발생한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때 북한은 바로 미국과 협상했습니다. 물론 그건 미국이 잘못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고 미국이 먼저 제안은 했지만, 아무튼 미국과는 그런 식으로 합니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도 김일성 주석이 미국에 직접 사과했었죠. 북한은 미국을 '화가 나면 바로 군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국가'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한은 화나게 만들어도 미국의 허락이 없으면 북한에게 결정적인 군사적 대응조치를 할 수 없다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실제 1996년 9월 18일,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당시 북한은 사건 이후 100일 만에 남한이 아닌 미국에 사과했습니다. 그때 제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근무했었는데 우리 대통령과 나라가 참 처량하게 보이더군요. 북한이 우리 바다에 침투해서 우리 땅에 올라와 총격전을 벌였고, 우리 군에서 조사하고 결과 발표했는데 정작 사과는 미국에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정부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은, 평시작전통제권은 1994년에 환수 받았지만 사실상 진짜 지휘권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작권이 미국에 있었기 때문이죠. 북한은 자신들의 도발에 대해 사과할 때 주어를 명시하지 않고 얼버무립니다. "OO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식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필요에 따라 북한이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이같은 방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 있는데, 만약 이런 식의 사과마저 군사문제라는 이유로 미국에게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만약 그리된다면 우리는 완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는 겁니다.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군 통수권자'입니다. 군통수권은 인사·재정 등 군정권과 작전지휘 등 군령권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일로 앞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에게는 인사권만 있고 군 지휘권은 없는 거나 다름없이 됐습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군정권은 국방부 장관이, 군령권은 합참의장이 집행하는데, 대통령이 합참의장에게 지시를 해도 합참의장은 ‘협의’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주한미군사령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6.25동란이 터진 지 40일 만인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이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 모자를 쓴 주한 미군사령관에게 넘긴 이후 그래 왔습니다. 그걸 노무현 정부가 2012년 4월 17일에 찾아오게 만들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2015년 말로 연기시켜서 안타까웠는데 박근혜 정부는 한 수 더 두었습니다. 아예 무기 연기시켜 버렸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린 1.21사건이나 아내의 목숨까지 앗아간 '문세광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은 북한이 미군 장교가 죽게 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는 미국에 즉각 사과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엄청난 굴욕감과 비애를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시절에 '자주국방'이라는 구호가 나온 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자주국방'은 멋진 수사(修辭)가 아니라 피맺힌 절규였다고 봅니다. 이게 40년이 넘었고 자주국방의 기치를 내걸고 그동안 엄청난 국가예산을 국방비에 투자했는데도 아직도 군사력으로 북한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전작권을 무기한 미국에 맡길 수밖에 없이 됐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자주국방을 피맺히게 외쳤던 아버지의 딸이 40여 년 후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서 '의존국방'의 시대를 열어 놓은 셈입니다. '북한 곧 붕괴' 예상하면서 북한 핵미사일은 위협적이다? 프레시안 :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고 후속 조치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군 출신인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이 ‘2015년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을 외쳤다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붕괴를 가정한 흡수통일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북한의 체제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인데 불과 9개월 만에 북한이 위협적이라면서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요. 정세현 : 통일대박론과 전작권 환수 무기한 연기는 상충되는 이야기입니다. 말씀하신 통일대박론, 2015년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론, 통일준비위원회 등은 모두 사실상 북한 붕괴나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고 이야기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곧 붕괴할 북한, 흡수할 북한을 상대로 해서 군사력을 강화한다? 이게 말이 됩니까? 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습니다. 통일대박론이 세상에 나온 지 이제 겨우 9개월 남짓입니다. 이 짧은 시간에 ‘곧 붕괴할 북한’, ‘흡수통일 대상인 북한’이 ‘무시무시한 핵·미사일 강국’으로 변했습니다. 청와대나 군부는 이걸 국민들이 그대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번에 이런 큰일을 벌인 거겠지요?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도 한심한 수준입니다. 불과 2년 전,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당초 계획대로 전작권을 2015년 12월에 찾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청와대 대변인은 “공약보다는 국가 안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변인은 대통령을 2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당장 2년 전에 했던 말을 뒤집어야 할 정도로 사안을 보는 통찰력이 없다면 안보 책임을 맡을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민경욱 대변인은 대통령을 무능력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죠. 대선 끝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국가 안보 상황이 어려워져서 전작권을 찾아오지 못하게 됐다는 말을 어느 국민이 믿겠습니까. 한쪽에선 북한 붕괴를 전제로 통일 대박론을 얘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북한의 군사력이 커지고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2020년대 중반까지 우리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북한은 언제 붕괴하는 건가요? 대박은 언제 터집니까? 킬체인, KAMD 개발· 배치하면서 드레스덴 선언에서 제시한 대북지원 프로그램을 쓸 수 있을까요?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만들겠다는 각종 정책과 프로그램은 언제 쓰려는 거죠? 요컨대, 통일이 임박했고 그래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해놓고는 전작권은 2020년 이후까지 연기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붕괴 직전에 있는 집단의 군사력이 무서워서 국가주권의 핵심인 군사주권, 그것의 핵심인 전작권을 미국에게 무기한 맡긴다? 국방비 차이 30배, 그런데도 북한이 위협적이다? 프레시안 : 정부는 전작권 환수 무기한 연기의 이유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40년 동안 자주국방을 외쳐왔고 경제 규모로는 북한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경제강국인 한국이 아직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두려워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세현 : 북한의 군사력은 재래식 전력과 비대칭 전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 재래식 군사력 면에서는 우리가 북한을 겁낼 것이 없습니다. 하기야 한때 무인기 가지고도 법석을 떨었으니까 재래식 무기나 원시적 무기에도 대비는 해야겠지만, 문제는 핵과 미사일 같은 비대칭 전력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자금이 없으면 만들 수가 없습니다. 결국 군사력은 경제력과 직결되는 겁니다. 부국강병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 23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도착해 사전 의전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한민구(왼쪽)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 23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도착해 사전 의전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한민구(왼쪽)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북한의 국방비 예산은 8억 1000만 달러입니다. 같은 해 남한의 국방비 예산은 225억 7000만 달러였습니다. 국방비만 따지면 28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 예산 규모로 따져 봐도 북한은 남한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2010년 남한 국가 총예산이 1740억 달러인데, 북한은 52억 달러입니다. 만약 북한이 이 국가 예산 전부를 국방비에 쓴다고 가정해도 남한 군사비 225억 7000만 달러의 4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국방비만 놓고 봐도 우리는 지금 북한이 “위협적”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정상입니다. 대체 그 동안 그 많은 우리 국방비는 어디에 사용한 겁니까? 북한보다 30배나 많은 투자를 했으면 이제는 북한의 군사능력이 위협적이라는 말은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렇게 문제가 될 것 같으면 미국에 떼를 쓰던지 애원을 해서라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 등을 해결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건 정권의 성격과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군부의 사고방식과 의식구조의 문제입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북한을 상대할 수도 이길 수도 없으니까 모든 걸 힘이 센 미국에 맡겨야 한다는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으니까 애당초 이런 요구도 할 수가 없었을 겁니다. 프레시안 : 결국 자주국방이란 고가의 첨단무기를 갖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 평화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주체적 고민, 즉 의지의 문제라는 말씀이군요. 제가 최근 한 공직자로부터 들은 얘긴데 우리 군에 별을 단 장성이 400명, 대령은 3000명이라고 하더군요. 이 수많은 별들이 북한보다 30배나 많은 국방비를 쓰면서, 자주국방을 외친 지 40년이 지나서도 북한 군사력이 무서워 전작권 전환 무기 연기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현 : 그렇습니다. 여담이지만 북한은 장성이 1000명이 넘기는 하지요. 그래서 무섭다고 할 수도 있지요(웃음). 아무튼 우리는 그 많은 국방비로 북한에 대응할 무기를 샀지만 그냥 무기만 사다 놓은 겁니다. 고가의 미국 무기를 열심히 구매해준 셈입니다. 북한 무기에 대응해야 하니까 우리도 고성능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략적 판단 없이 미국이 사라고 하는 것을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식으로 구입해준 겁니다. 한국 무기의 80%가 미국산 무기라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최근 언론 보도를 보니 전작권 전환 연기를 위한 미 의회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미제 무기 구매를 대폭 늘였다고 하더군요. 우리 군은 기본적으로 전략 판단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골치 아플 일이 없죠. 그러니까 군의 기강이 안 잡히고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들이 생기는 겁니다. 전략적인 고민을 하는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에 간부가 부하를 성추행하는 사고를 일으키겠습니까? 국가를 지킬 전략 짜느라 밤을 새는 상관 모시려면 술 진탕 마시고 딴 짓 할 시간이 없습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전력이 위협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전작권 전환 협상이 타결된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정세현 : 저는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 중에는 실체적 진실보다 부풀려지고 왜곡된 것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정보라는 것이 원래 객관적 사실이기보다 가공된 해석 아닙니까? 그 가공되고 해석된 정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몇 번 구르고 나면 별것 아닌 위협이 엄청난 괴물로 과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강원도의 고랭지 채소가 밭떼기 상인한테 싼값에 팔렸으나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올 때까지 여러 유통단계에서 엄청난 마진이 붙음으로써 생산가의 몇 배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북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도 많은 전문가와 씽크탱크 등의 발언과 해석을 거치는 동안 가공되고 과장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2002년 10월, 미국 부시 정무는 북한이 연료봉을 재처리 하지 않고도 막 바로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자백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발표가 제네바 합의 파기의 직접적 원인이 됐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과정은 사실 당시 부시 정부의 정책적 의도가 개입돼서 나온 과장·왜곡된 정보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부시 정부가 그걸로 북한을 압박해도 문제가 해결 안 되니까 나중에는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슬그머니 말을 바꾸더군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즉 HEU(Highly Enriched Uranium)이 아니라 그보다 급이 낮은 ‘농축 우라늄’으로 슬그머니 용어도 바꿨습니다. 그냥 ‘우라늄 농축’은 북한이 원자로 연료봉을 만들기 위해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입니다. 이처럼 미국이 내놓은 북한 관련 정보라는 것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얼마든지 가공·왜곡·가미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과학·기술 면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나라이다 보니까 그들이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기 정보를 가공하고 왜곡해도 그것이 불변의 진실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개된 진실’ 이면에는 사실은 별것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는 명분이자 근거로 내놓는 북한 핵능력에 대한 판단도 실체적 진실보다는 가공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무기 시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장 관리 차원에서 정보를 가공하기도 합니다.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죠. 군산복합체에 유리한 쪽으로 정보를 가공하고, 이런 정보들을 우리처럼 대미 의존성이 강하고 친미를 넘어 숭미, 종미 하는 사람들이 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에 흘립니다. 그럼 여지없이 이것이 진실이 되는 겁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북한에 대한 평가는 일단 싱크탱크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곳이 대부분 군산복합체와 연결돼 있습니다. 제대로 된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군산복합체에 이익이 되는 정보들로 가공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리 보수성향의 지도층과 군은 북한의 군사력과 병력에 대해 트라우마, 즉 근원적 공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싱크탱크와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실체적 진실과 다른 이른바 ‘괴물’ 북한이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 미국은 사실 우리와 정보를 100% 공유하지 않습니다. 1995년엔가 오산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북한 전역을 인공위성이나 U-2기로 볼 수 있는 방이 있는데 한국 장교도 거기까지는 들어갈 수 있더군요. 그런데 소리를 듣는 방에는 한국 장교건 사병이건 들어가지 못하더란 말입니다. 군사정보가 됐건 정치정보가 됐건 영상정보보다 음성정보가 핵심인데, 미군사병도 들어가는 방에 한국 장교도 못 들어간다는 겁니다. 한국은 핵심 정보에 접근을 못하는 겁니다. 아니 미국이 핵심 정보는 안 주는 거지요. 프레시안 :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KAMD와 킬체인 등이 마련돼야 전작권을 환수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유치한 발상 아닌가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너무 1차원적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입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현 원광대 총장) ⓒ프레시안(최형락) 정세현 : 과거 정부는 다른 방법을 썼습니다. 보수 정치인인 김영삼 대통령도 미국에 의존해 북한의 대남 군사적 위협을 군사력으로 상쇄하거나 억지시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남한의 우월한 경제력을 앞세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1994년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던 김영삼 대통령의 기본 구상은 “북한의 대남 위협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경제협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경협이 심화돼 남북간 상호 의존성이 커지고, 이를 통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혜택을 본다면 북한이 쉽게 군사적인 도발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으로 북한의 위협을 줄이려고 했습니다. 이후 김대중 정부 때 2000년 6월 6.15 공동선언이 나왔는데, 당시 정부는 이 정상회담과 그 이후 장차관급 남북회담들에서 경협을 레버리지로 삼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고 완화시키려는 전략을 썼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때 북한의 대남 군사적 위협이 현저하게 줄어든 측면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 우리에게 MD를 팔려고 혈안이 돼 있던 때, 당시 김대중 정부는 무기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우리에게 미사일을 쏘지 않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의 안보 위협을 해소한다는 발상이죠.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군사주권의 포기입니다. 어쩌면 훗날 박근혜 정부가 남긴 가장 부정적 유산으로 기록될지 모릅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공사보다도 치명적 피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대한 결정이 아무런 사회적 토론 없이 밀실에서 은밀하게 결정됐습니다. 게다가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도 이번 결정의 중대함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정세현 : 전작권 전환의 무기한 연기는 야당 전체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도 모자랄 일입니다. 군사주권 포기는 정권의 도덕성, 정통성과도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바쁘고 전문성이 없으면 연구소라도 잘 만들어서 제대로 된 정책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는 그런대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연구소는 해당 전공도 아닌 사람들이 연줄을 타고 내려온다고 하더군요. 다 자신을 밀어준 이른바 ‘보스’가 있구요. 제대로 된 정책 조언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야당은 여당을 비판하고 견제함으로써 국가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우리 야당은 그런 개념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전작권 전환 연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과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주권의 핵심인 군사주권을 국민과는 일언반구의 논의도 없이 미국에 갖다 바쳤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군사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엉뚱한 곳에 가 있습니다. 지금 대통령이 가진 것은 군 인사권뿐입니다. 인사권만 가진 지휘권은 반쪽에 불과합니다. 야당은 이런 점을 잘 파고들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지금 하는 걸로 봐서는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야당, 참 한심합니다. * 지난 연재 모아 보기 이재호 기자(정리)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