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투쟁..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
3대 입법과제 쟁점화 선포

민주노총이 윤석열 퇴진 항쟁의 ‘도화선’을 만들었다.

22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로 인한 민생파탄, 그리고 ‘반노동’ 국정기조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숭례문부터 서울시청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다.

매해 여름 최저임금 투쟁에 앞장섰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3만 조합원이 참가한 상반기 최대 규모 투쟁이다.

▲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 6.22 전국노동자대회 ⓒ공공운수노조
▲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 6.22 전국노동자대회 ⓒ공공운수노조

대회 참가자들은 “취임 2년 만에 14번째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정지지율이 21%대로 추락한 윤석열 정부 ‘퇴진 투쟁’ 역사의 한가운데 있다”면서 “노동자들이 앞장서 정권 퇴진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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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히 아픈 내 통장
치를
게 맞은 듯한 느낌에
럽게 웁니다

_민주노총 ‘최저임금 드립 백일장’ 수상작 중

민주노총은 먼저 ‘모든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공공부문을 비롯해 각 산업별 임금단체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모든 노동자의 임금 인상 투쟁’으로 선포하고 투쟁 중이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인용 본부장은 “편의점 삼각김밥값까지 치솟는 고물가 시대, 저임금 노동자들은 생활비, 식비, 주거비, 공공요금 등으로 월급을 지출하면 저금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공공 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가치를 몰라주는 정부”를 규탄했다.

7년 째 배달노동자로 일한다는 김정훈 배달플랫폼노조 남서울지부장은 “최저시급 기준이 없는 배달노동자의 기본배달료 3,000원은 사업주들의 무료배달 경쟁으로 2,200원으로 내려앉았다”면서 “사업주들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플랫폼 노동자를 상대로 마음대로 배달료를 삭감해 우리의 실질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진 자들을 세금을 깎으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마저 깎으려는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고 따져 묻곤 “최저임금을 더욱 낮추는 차등적용이 아닌, 모든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 서비스노동자 사전 결의대회 ⓒ서비스연맹
▲ 서비스노동자 사전 결의대회 ⓒ서비스연맹

하루 전(21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노동생산성이나 지불능력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더 낮추는 방향의 차등적용 논의는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반하는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입법부 정책지원기관마저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 지적함에도, 최임위 논의에서 경영계는 물론, 윤석열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들의 ‘차등 적용’ 주장이 계속된다. 민주노총은 ‘차등적용’ 폐지를 넘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요구 중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용자, 공익위원들의 차등적용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등적용 논쟁을 뿌리 뽑고, 모든 노동자의 임금 인상 쟁취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 빗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외치는 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 빗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외치는 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를 외친 민주노총. ⓒ민주노총
▲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를 외친 민주노총.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가 노동권을 누릴 수 있도록 “3대 입법을 쟁취하겠다”는 결심도 밝혔다. 3대 입법 과제는 ▲노조법 2·3조 개정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초기업 교섭 법제화다.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히 하는 노조법 2조,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금지하는 노조법 3조 개정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규정도 적용받지 못하고, 부당해고를 당해도 구제신청을 할 수 없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적용 △비정규직, 작은 사업장, 플랫폼 노동자 등 사용자와 교섭이 어려운 불안정 노동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초기업 교섭 법제화가 그 내용이다.

민주노총은 이것이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을 안겨주는 사회대개혁 투쟁”이라며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사회 쟁점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양경수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결심을 더욱 독려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지 않고서는 임금 인상, 노동조건 개선, 법제도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2년의 교훈”이라며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시민들, 언론탄압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 평화를 사랑하고 차별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과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한 거대한 항쟁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 6.22 전국노동자대회 ⓒ공공운수노조
▲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쟁취!’ 6.22 전국노동자대회 ⓒ공공운수노조

다음 주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노사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곧 시작될 하반기의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비롯해, 노동기본권을 위한 입법 활동에 총력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에 변화가 없을 시 민주노총은 더 거대한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며 서울역을 거쳐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했다.

▲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민주노총
▲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민주노총
▲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뉴시스
▲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뉴시스

▲ 서울역 앞에 내걸린 ‘윤석열 퇴진’ ⓒ민주노총
▲ 서울역 앞에 내걸린 ‘윤석열 퇴진’ ⓒ민주노총

 조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