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에 힘을 실었다. 이에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계속하려는 네타냐후 총리가 토사구팽 위기에 내몰렸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17일(현지 시각)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이스라엘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전시 내각’을 해체한 것에 관해 문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고 4일 뒤인 지난해 10월 11일 전시 내각을 설치했다. 전시 내각의 구성원은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6명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포함해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장관, 야당 인사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에게 전쟁 관련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 의결권을 줬다.
하지만 의결권을 가진 3명이 팔-이 전쟁의 방향성을 두고 충돌하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갈란트 장관은 집단학살을 밀어붙이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반발해 왔다. 지난 9일에는 간츠 대표가 즉각 휴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전시 내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지역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가 국방 담당 비서를 통해 이스라엘군에 “(전투 중단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전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이 이스라엘군의 전투 중단을 승인했다. 전시 내각 인사들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스라엘군이 총리에게 항명하는 하극상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밀러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투 중단 조치에 “매우 환영하는 조치”,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섬멸’을 완료할 때까지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했고, 미국도 이런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안팎에서 하마스 섬멸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지·옹호해 온 미국의 입지도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좁아져 갔다.
게다가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퇴진과 조기 총선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이를 볼 때 미국은 팔-이 전쟁에서 발을 빼고자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려는 듯하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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