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헷갈리는 친인척 ‘호칭’…이참에 제대로 배워볼까
입력 : 2024-09-05 16:05
수정 : 2024-09-06 06:28
# A씨는 추석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아내 오빠의 처를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할지 몰라서다.
# B씨는 남편의 여동생을 아가씨로 불러왔다. 아가씨가 결혼하게 되자 호칭을 바꿔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평소 얼굴 보기 힘들었던 친척을 만나게 되는 추석, 반가운 마음을 표현하려 했지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난처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촌수 계산법부터 쓸 일은 많지만 헷갈리는 인척 호칭까지 정리해봤다.
◆촌수 확인하는 방법=촌수란 혈연관계간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뜻한다. 부모와 자식처럼 수직관계는 단계마다 1촌씩, 형제간처럼 수평관계는 2촌씩 늘어난다. 삼촌(3촌)의 경우 나와 아버지 간 1촌에다 아버지의 형제이니 수평관계로 2촌이 더해진 셈이다. 할아버지는 나와 아버지 간 1촌과 아버지와 할아버지 간 1촌이 더해져 2촌 사이다. 삼촌의 자식인 사촌(4촌)은 3촌에서 1촌을 더해 나온 촌수다. 이러한 방식으로 나와 같은 고조부를 둔 동기 친척 형제들은 8촌이 된다. ‘동고조팔촌’이라는 말이 있듯 8촌까지를 ‘일가(一家)’로 칭하며 민법에서는 8촌 이내의 혼인을 금한다. 부부 사이는 ‘무촌(無寸)’으로 촌수가 없다.
◆결혼 후 생긴 친·인척 호칭법=본인 혹은 형제가 결혼하게 되면 알아둬야 할 호칭도 늘어난다. 먼저 남편을 화자로 처가 식구 호칭법을 살펴보자. 아내의 남자 형제는 나이와 관계없이 ‘처남’으로 부르는 게 관행이지만 현대에 들어선 아내의 오빠이거나 화자(남편)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님’으로 부른다. A씨 사례에서 아내 오빠의 처에게는 ‘아주머니’ 혹은 ‘아주머님’이라는 호칭이 적절하다. 아내 남동생(처남)의 처를 부르는 호칭은 ‘처남댁’이다. 아내의 언니는 ‘처형’이며 처형의 남편은 일반적으로 ‘형님’, 나이가 어리면 ‘동서’라고 한다. 아내의 여동생은 ‘처제’이며 처제의 남편을 부를 땐 ‘동서’ ‘(성)서방’이라고 한다.
아내를 중심으로 볼 경우 남편의 형에 대한 호칭은 ‘아주버님’이며 아주버님의 아내는 ‘형님’이다. 보통 화자(아내)보다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으로 칭하고 존댓말을 쓴다. 남편의 남동생은 미혼일 땐 ‘도련님’, 기혼일 땐 ‘서방님’으로 부르며 시동생의 아내는 ‘동서’로 부른다. 남편의 누나는 ‘형님’이라고 하며, 그의 남편은 ‘아주버님’으로 칭한다. B씨의 사례에서 남편 여동생은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아가씨’로 부르고, 아가씨의 남편은 ‘서방님’이라고 한다.
형제자매의 남편 혹은 아내를 가리키는 호칭은 무엇일까. 화자가 남자라면 형의 아내는 ‘형수’ ‘형수님’ ‘아주머니’ ‘아주머님’으로 부르며, 남동생의 아내는 ‘제수씨’ 혹은 ‘계수씨’라고 한다. 누나의 남편은 ‘매형’ ‘자형’ ‘매부’로 부르는데 중부지방에선 ‘매형’, 남부지방에선 ‘자형’을 주로 쓰며 ‘매부’는 여러 지역에서 사용한다.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말은 ‘(성)서방’ ‘매부’ ‘매제’다.
화자가 여자라면 오빠의 아내는 나이와 관계없이 ‘새언니’ ‘언니’로 부른다. 또 남동생의 아내를 일컫는 말은 ‘올케’다. 언니의 남편은 ‘형부’로, 여동생의 남편은 ‘(성)서방’ 또는 ‘제부’로 부른다.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원은 “친척간 호칭은 지역이나 가풍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전통만을 고집해 갈등을 빚기보단 상황에 맞게 서로 배려하는 호칭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참고자료=‘한국민속사회사전’(국립민속박물관), ‘표준 언어 예절’(국립국어원),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국립국어원)
황지원 기자 suppor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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