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84] 아기와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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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유사’에 나타난 우리말을 계속 이어 보고 있다. 우리말에서 ‘아지’나 ‘아기’는 작고 어린 것을 이르는 말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계림유사’의 풀이를 보기로 하자. ‘아지(알지 ·閼智, 東史脫解王… 小兒名曰閼智 閼智者方言 小兒之稱: 한국 역사에서 탈해왕… 어린 시절에 아지라고 했다. 아지는 어린 아이를 이르는 말이다)’는 ‘어린 아이’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아가(丫加)’는 ‘아버지가 아들을 부르는 말(父呼子曰 丫加)’이었다. 지금도 부모가 아이를 부를 때 ‘아가’라고 하고 있으니 유래가 참 오래된 말이다. 시아버지나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부를 때도 ‘아가’라고 하니 참으로 정겨운 우리말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자도 원문에는 ‘了’로 되어 있는데 필자가 ‘丫’로 바꾼 것이다.
아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아기를 귀엽게 부르는 말. 시어머니가 젊은 며느리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아지는 접사처럼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강아지·망아지·송아지 등과 같이 동물의 어린 새끼를 이를 때 많이 사용한다. 결국 아지나 아기·아가 등은 모두 하나의 어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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