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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5일 수요일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식 참석하라”

 

  •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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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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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신문 솎아보기] UN 사무총장 이스라엘에 즉각 휴전 촉구, 신문들 논조는

    이태원 참사 1주기에 생존자 목소리 전하는 신문들

    한겨레·경향 사설로 “전현희 표적감사 진상 밝혀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와 공습이 1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누적 사망자는 6545명을 넘어섰다. 아동 사망자만 270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봉쇄로 인한 병원 마비로 최악의 보건위기도 닥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아침신문들은 1면에 이스라엘 공습으로 다친 아동과 전기·연료 봉쇄로 인해 병원 외에 불이 꺼진 가자시티 사진을 실었다.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공습에 머리를 다친 남성이 상처 입은 아이를 안은 채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아침신문

    ▲26일 한국일보 1면

    ▲26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가 6500명으로 늘어 15년 동안 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사망자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첫 전쟁이 벌어진 2008년 이후 지난 15년 동안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망자 전체(6407명) 규모를 이번 전쟁이 시작된 지 불과 18일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한 후 지난 15년 동안 가자지구와 총 4차례의 무력충돌을 벌였는데 이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불과 18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경향신문은 가자지구 보건부를 인용해 “지상전을 앞둔 이스라엘이 공습의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가자지구 사망자는 24일(704명)에 이어 이틀 연속 700명대를 넘어섰다”고 했다.

    ▲26일 경향신문

    ▲26일 경향신문

    어린이 사망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규모를 넘어섰다. 경향신문은 “어린이 사망자가 270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1%를 차지한다”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어린이 사망자 535명을 4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일 경우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망자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1면 <공허한 인류애…가자 수천명 ‘사경’> 기사에서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가자지구의 물과 연료가 바닥나면서 이곳의 의료 체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수술을 하고 있으며 소독제가 부족해 식초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국민일보

    국민일보는 가디언을 인용해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와 대피하려는 민간인으로 꽉 찬 가자지구 병원들이 자원 부족으로 기능을 멈추고 있다”고 했다. 전쟁 18일째인 이날 기준 치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 부족으로 문을 닫은 병원은 6곳이다. 가자지구 보건부 메드하트 압바스 국장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할 연료가 없어 수술실과 중환자실, 응급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최근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통로’를 통해 식량 등 구호 물품이 반입되면서 연료 공급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연료를 작전상 필요한 곳에 쓴다는 이유로 불허했다”고 했다.

    ▲26일 한겨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4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을 논의하려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은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 동안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 왔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살해하고, 다치게 하고, 납치하고, 민간 표적에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하마스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을 당해왔다”며 “(유대인) 정착촌이 자신들 땅을 계속 집어삼키는 것을 지켜보고, 폭력을 경험하고, 경제가 억압 당하고, 쫓겨나고, 집이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26일 한겨레

    한겨레는 “미국 MSNBC는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민주당 안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그가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요구하고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스라엘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24일 이스라엘 봉쇄로 인해 연료 공급이 중단돼 구호활동이 중단될 위기라고 전한다. 이날 UNRWA 직원 3명이 사망하면서 지난 18일 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UNRWA 직원 사망자는 38명이 됐다.

    ▲26일 국민일보

    국민일보는 또다른 기사에서 “국제사회의 초점이 하마스에 대한 타격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에 따른 민간인 참화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며 “초기에는 하마스의 반격 역량을 꺾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던 서방 진영에서도 매일 수백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목격하면서 휴전론이 확산되는 중”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휴전 논의를 차단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수위를 대폭 높였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구테흐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하마스 공격 두둔 취지 발언 논란’이라고 규정했다. 동아일보는 “(그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정부 입장을 반영한 기사다. 조선일보는 “대체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책임론’을 고집하는 가운데, 각국 정상 중에도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나오면서 또다시 세계가 양분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26일 동아일보

    ▲26일 조선일보

    한국일보는 사설 <벌써 2,300여 명…더 이상 아이들을 죽이지 마라>에서 “아무리 전쟁이라지만 죄 없는 어린이들까지 숨지게 하는 건 용서받을 수 없는 폭력이고 범죄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당장 중단돼야 마땅하다. 필수 의약품과 구호품 공급을 허용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했다.

    ▲26일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그러면서도 “살던 땅에서 쫓겨난 뒤 숨 막히는 억압에 시달려온 팔레스타인의 분노엔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하마스의 기습과 민간인 학살·납치까지 정당화할 순 없다”며 “이스라엘도 하마스 기습이 민간인 230만 명이 거주하는 곳을 무차별 폭격할 권리를 부여하는 건 아니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수 없다는 당신에게>란 제목으로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기고를 실었다. 김정희원 교수는 “지상전이 전개되기도 전에 왜 (가자지구 내) 발전소가 멈추는가. 그것은 애초에 연료 공급도, 전기 공급도 이스라엘 마음먹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전기 공급의 3분의 2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며 나머지 3분의 1을 담당하는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는 이스라엘이 주기적으로 폭격한다. 그래서 가자지구의 사람들은 24시간 전기를 쓸 수 있었던 날이 없다”고 했다.

    김정 교수는 이어 “가자지구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최소한의 의식주도, 이동의 자유도, 언어와 문화를 지킬 자유도, 직업 선택의 자유도”라며 “당신은 이런 삶을 수십년 간 버틸 수 있겠는가? 오늘 태어난 아이가 기약없이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면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이 절박한 투쟁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면 하마스를 핑계로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회피하지는 말자”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추모제 참석하라”

    서울 복판에서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오는 29일 1주기를 맞는다. 신문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 유가족과 이들을 돌봐온 사람들을 취재한 기획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1년째 이태원 참사 관련 감사를 하지 않던 감사원이 25일에야 포괄적 ‘재난안전 체계’ 점검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26일 한겨레

    한겨레는 1면 인터뷰 기사에서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시달리는 자책감과 트라우마를 전했다. 한겨레는 “‘너는 살아남았다’는 혐오감은 아직도 생존자를 괴롭히고 있다”며 현재까지 책임을 진 정부 관계자는 없는 가운데 생존자인 김효진(가명)씨는 “나는 피해자도 가해자라고 생각한다”는 친했던 이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효진씨는 참사 뒤 답답함이 밀려와 몇번이나 옷을 갈아입고, 와이어 달린 속옷은 모두 버렸으며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지 못하는 날도 많다고 했다. 생존자 동은진씨도 “내가 그날 그곳에 가서 (밀집도가 올라가) 사람들이 다친 게 아닌가, 끝내 돕지 못해 참사가 커진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오래 했다”라며 자책감과 싸운다고 했다.

    ▲26일 국민일보

    국민일보는 1면에 이태원 참사 생존자이자 참사로 친구를 잃은 A씨 이야기를 전했다. 22세인 A씨는 이태원 참사로 중학교 때부터 단짝인 친구를 잃었다. A씨는 이후 밀집된 지역이나 지하철 등을 가면 숨이 막히는 증상까지 겹쳐 출퇴근 시간에 붐비는 곳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그를 다시 일상으로 돌려놓은 건 친구 박씨 어머니의 연락이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딸 몫까지 계속 열심히 살아줘야 해’라는 말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내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제에 참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의 부재로 벌어진 일이지만, 정부 고위직 중 책임진 이는 없고 희생자 유족들은 지금도 길거리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1주기 추모식 참석 여부가 민생과 통합을 향한 국정기조 전환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26일 한겨레

    중앙일보는 “‘10ㆍ29 이태원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지를 고민해온 대통령실이 결국 불참 입장을 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치집회라는 판단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는 것”이라고 했다.

    ▲26일 중앙일보

    경향신문은 1면에 “감사원이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이태원 참사를 포함한 ‘재난 및 안전관리체계 점검’ 예비조사에 착수했다”며 “외부 비판을 의식한 요식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26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도 했다. “통상 감사 착수부터 결과 발표까지 열 달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태원 참사의 감사 결과는 내년 4월 총선을 넘겨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이 총선 전 감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피하고자 감사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뤘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태원 참사를 따로 감사하지 않고 여러 재난 관련 대응 체계 감사의 일환으로 축소했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경향·한겨레 “전현희 표적 감사 의혹 밝혀야”

    감사원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에 대해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사설을 내고 “의혹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전현희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감사원 등 압수수색 영장 내용을 보도했다. 감사원 압수수색 영장에 ‘권익위 간부의 제보를 받은 대통령실 비서관이 이를 감사원에 전달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는 것이다. 영장에는 감사원이 권익위에 전 전 위원장 등이 사퇴하면 감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점도 적시됐다.

    ▲2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전 전 위원장을 찍어내기 위해 대통령실까지 나서 감사를 ‘사주’했다는 ‘하명 감사’ 의혹이 사실이라면 감사원의 독립성을 의심케 한다.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비위 의혹을 제보받았으면 직접 감찰 지시를 해야 한다. 몰래 감사원에 제보하는 것은 위법·편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26일 한겨레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월북 피살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등 전 정부 관련 사안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에 나서면서 정치적 중립 훼손 시비를 불러왔다”며 “정작 본연의 업무에 해당하는 이태원 참사 감사는 1주기가 다 돼서야 뒤늦게 착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감사원과 ‘짬짜미’를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 진위에 따라 정권의 도덕성을 의심해야 할 중차대한 사건이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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